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3종 중 1종 랜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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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소리, 채운 세 청소년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되어 다소 혼란스럽지만 각자가 품고 있는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힘들어하면서도 길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엿보게 되었다. 세 아이 모두 엄마의 부재를 경험한다는 점이 아팠고 그래서 가정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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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비행기 좌석까지 배정하고 나니 마음이 들뜨는 건 어쩔 수 없다.

여든이 넘으신 엄마가 이제 멀리 가는 여행을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성화를 부리셔서 5월 마지막 주에 출발해서 6월 초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튀르키예 여행을 예약했다. 여행 경비는 엄마가 다 내신단다~~끼얏호~~~ 


이름도 생소한 레겐보겐 북스에서 펴낸 이 책이 지난주에 눈에 띄었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도시들을 여행하고 적은 글이라기에 궁금해서 주문했다. 아무리 패키지 여행이라지만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갔다 오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건 진리.

동유럽 여행 갈 때도 미리 둘러보고 돌아와서도 관련 여행 책자를 읽으면서 공부 아닌 공부를 했더니 다녀왔던 도시와 헷갈리기 쉬운 그 많은 성당과 교회 이름이 지금도 기억나는데 적당히 공부하고 다녀와서도 여행기 정리도 안했더니 이탈리아의 도시와 성당들은 더 최근이었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특히나 아들램만 따라 다녔던 호주 시드니 여행은 진짜 다녀온 줄도 모르게 기억이 안난다. 여행은 가기 전부터 이미 시작된 거란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미리 공부해가서 엄마한테 설명도 좀 해드리고 싶은 마음인데 이 책 의외로 재미가 없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나 '사진'일 것인데 ...ㅠㅠ 사진이 없다... '아나톨리아'만 보고 망설임 없이 샀더니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책을 보며 관광지와 명소는 검색으로 다시 찾아보면서 한 장 한 장 읽고 있다.

어쩔 수 없지 뭐.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니니까. 

네모즈로 조용필의 nfc 앨범 플레이 시켜놨더니 이러신다~~

 

  그래도 돼~~ 늦어도 돼~~~ 새로운 시작~~

  비바람에,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아 Oh~~~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이 도시의 이름이 '이스탄불'로 불리게 된 것은 오스만의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1453년이다. 이때 오스만 비잔티움 제국을 멸망시키고 제국으로 비상한다. 그리고 이곳은 '이스탄불'로 불리며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었고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세계의 수도임을 자처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패배하면서 멸망하고 뒤를 이어 튀르키예 공화국이 건설된 것이 1923년이다. 이 때 튀르키예는 수도를 지금의 '앙카라'로 옮기면서 그동안 이스탄불'이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벗겨주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스탄불은 옛 역사를 간직한 '살아있는 거대한 박물관' 도시가 되었다. 박물관 도시라고 해서 결코 박제된 도시는 아니다. 지금의 이스탄불은 여전히 북적이며 꿈틀대는, 역동적 도시이기 때문이다.(17쪽 참조)


책을 읽지 않고 검색만으로 책 한 권 분량의 역사와 문화 정보를 다 읽기는 쉽지 않다. 책을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PROLOGUE의 문장들을 읽고 있자니 나도 이 여행이 설렌다. 나도 곧 보게 되겠지? 바다에 의해 둘로 나뉜 도시 이스탄불을...

나의 튀르키예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P.S 읽다 보니 재미있다. 튀르키예와 도시, 유적의 역사를 들려준다.^^



긴 비행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흐르자 고요했던 기내 분위기가 들썩였다. 그동안 지쳐있던 승객들이 모두 작은 창가로 눈길을 돌렸다. 그때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며 한 쪽으로 기울자 창밖을 바라보던 승객들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옸다. 비행기 아래의 지형이 또렷이 보였기 때문이다. 바다로 인해 두 개로 나뉜 도시, 이스탄불이었다.(9쪽)

이스탄불로 들어가는 가장 멋진 방법은 바다, 즉 마르마라 해를 거쳐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스탄불 할리치 만의 부두를 통해 입성하고 싶었던 우리 역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공에서 이스탄불의 지형을 제대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두 대륙을 보는 순간 튀르키예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한층 더 커졌다. 잠시 후 비행기는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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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화를 그리는 화가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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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움베르코 에코라 불리는 아르투로 페레즈 레베르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작가의 소설로 처음 읽었던 <뒤마클럽>에 완전 빠진 이후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남부의 여왕>을 잇달아 읽었고

지난달에 <검의 대가>를 읽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읽는 작품이다.


지중해 연안의 작은 마을의 한 망루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안드레스 파울케스는 젊은 시절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을 찍는 사진 작가였지만 사진이 더 이상 현실의 참상을 고발하지 못하고 사진으로 인해 현실이 작위적이 되고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이유로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화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금이 가고 곧 무너질지도 모를 망루 안에서 몇 년 간 준비한 전쟁화를 그리며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곳에 어느 날 한 남자가 찾아온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전쟁 중일 때 파출케스는 적을 피해 피신하는 크로아티아 민병대원의 얼굴을 찍은 적이 있는데 

그 사진으로 파울케스는 유럽포커스상을 수상하지만 그 병사는 그 사진으로 인하여 아내와 아들이 끔찍한 죽임을 당하고 자신은 가혹한 포로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병사는 이제 자신의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파울케스를 죽이기로 했다고 말한다.

파울케스는 전쟁화를 그리며 인류의 모든 면면들을 용해시키려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나비효과로 인한 결과에 죗값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병사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모든 일에는 결과가 있으니 그 어떤 행위도

무죄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과연 여기서 누구의 말이 옳다 그르다 명확하게 결론지어 판단할 수 있을까?

소설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 혼돈 속에 처해 있을 때 얼마나 잔혹해질수 있는지, 또 공포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 두려움을 표출하며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반문하거나 아니면 말도 안된다며 돌아서 잊어버리고 마는 경우 등 - 다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전쟁이 만든 혼돈조차도 나름의 질서로 규정하고 자연이 주는 공포가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뿐 일상적 현실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작가는 "자연은 본성 자체가 악하므로 우리가 그것을 두고 선이네 악이네 함부로 판단할 수 없으며 우리를 둘러싼 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소설의 결론은...

카론에게 던질 동전을 혀 밑에 넣고 햇살이 비치는 바닷 속으로, 통증을 참으며 오로지 팔을 저어 헤엄쳐 가는 파울케스의 모습이 그려질 뿐이다.

그리고... 다시 일방적으로 휴전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지역에 공습을 감행한 이스라엘과 본격 휴전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작가의 강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 우리를 둘러싼 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는 말. 하지만 전쟁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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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마지막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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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젠더: 역사 분석의 유용한 범주




전통적인 정치사가들이 자신들의 연구에서 젠더 개념이 과연 유용한 것인지 의문을 던질 때 자주 언급하는 것이 전쟁, 외교, 상위 정치와 같은 주제들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우리는 행위자와 그들의 말에서 드러나는 표면적 의미 이면의 것을 봐야 한다. 국가 간의 권력관계나 식민지 [지배자들과] 피지배자들의 지위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에 빗대어 논의됨으로써 이해할 수 있는 것(따라서 정당한 것)이 되었다.  - P98

전쟁 - 국가를 지키기 위해 젊은 생명을 소비하는 
일의 정당화는 남자다움(그들이 아니었으면 공격에 취약했을 여자와 아이들을 지켜줘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노골적 호소, 지도자나 (아버지인) 왕을 섬겨야 할 아들의 의무라는 믿음에 대한 암묵적 의존, 남성성과 국력의 연계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해 왔다. 
상위 정치는 그 자체가 젠더화된 개념이다. 왜냐하면 상위 정치의 결정적 중요성과 공적 권력, 곧 그것이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는 사실과 그 근거가
바로 그 작동에서 여성을 배제함으로써 확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 P98

젠더는 정치권력을 이해하고 정당화하고비판할 때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것들 중 하나다. 그것은 남/여의 대립이 갖는 의미들을 참조할 뿐만 아니라 그 의미를 확립한다. 
정치권력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면, 그 논거가 확실하고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즉,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 혹은 신의 질서의 일부처럼 보여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젠더 관계의 이항 대립과 [젠더 관계가 만들어지는] 사회적 과정은 둘 다 권력 자체가 갖는 의미의 일부가 된다. 따라서 그것의 어떤 측면에 대해서든 의문을 제기하거나
바꾸는 것은 전체 체계를 위협하게 된다. - P98

어떤 의미에서 정치사는 젠더라는 장을 무대로 삼아 왔다. 그 장은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미는 경합하고 있으며 항상 유동적이다. 
만약 우리가 성별 간의 대립을 주지의 사실로서가 아니라 문제적인 것으로, 즉 맥락에 따라 정의되고 계속해서 구성되는 것으로 다룬다면, 젠더를 가져와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는 선언이나 논쟁에서 무엇이쟁점이 되는지뿐만 아니라 젠더에 대한 암묵적인 이해가 어떻게 환기되고 재각인되는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질문해야만 한다. 

여성과 관련한법률과 국가권력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우리는 여성 또한 인간역사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참여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그리고 언제부터) 역사의 주체로서는 비가시적 존재가 되어 버렸는가? 젠더는 전문직의 출현을 정당화해 주었을까? (프랑스 페미니스트 뤼스 이리가레가 쓴 최근의 논문 제목을 인용하자면) 과학의 주제는 성별화되어 있는가? 국가정치와 동성애의 범죄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사회제도는 어떤 식으로 젠더를 그 전제나 조직에 통합해 왔는가? 진정으로 평등한 젠더 개념에 바탕을 둔 정치 체계가 건설되거나 최소한 계획되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 P100

이런 문제들에 대한 연구는 새로운 역사학을 창출할 것이다. 그 역사학은 (정치적 지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혹은 전쟁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오래된 질문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이며, (경제나 전쟁 연구에 가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검토를 도입하는 식으로) 오래된질문들을 새로운 용어로 재정의할 것이고, 여성을 능동적인 참여자로서 - P100

가시화할 것이며, 과거의 고정돼 보이는 언어와 우리 자신의 용어 사이에 분석적 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게다가 이 새로운 역사학은 현재 페미니즘의 정치전략과 (유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새로운 역사학은, 젠더가 섹스뿐만 아니라 계급과 인종까지 아우르는 정치적·사회적 평등의 비전과 함께 재정의되고 재구성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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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3-18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장 읽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은하수 2025-03-18 08:29   좋아요 0 | URL
저두요~~
전 2/5 정도만 알아들은거 같아요.
그래도 투지를 샘솟게 하는 문장들이 있어 계속 가게 만드네요.
3장 시작부터 어려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