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지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물방울이 언제 지구에 도착해요?"
"뉴스에서 열 몇 시간 후면 도착한다고 했지."
"물방울이 뭘 하러 오는지 알아요? 그놈의 임무는 연합함대를 섬멸시키는 것도 아니고 지구를 공격하러 오는 것도 아니에요. 바로 나를 죽이러오는 거예요. 그놈을 만났을 때 다스가 내 곁에 있는 건 바라지 않아요."
"낄낄......."
스창이 또 입을 가늘게 찢으며 비웃었다.
"열 시간도 더 남았는데 뭘 그래? 그놈이 오면 내가 자네한테서 도망칠게."
뤄지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P644

"내 말을 믿지도 않으면서 왜 나를 도와줘요?"
"자넬 믿고 안믿고는 위에서 할 일이야. 나는 무슨 일이든 제일 안전한방법을 택하지. 
200년 전 수십억 인구 중에 자네가 선택된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 지금 자네를 혼자 보냈다가 내가 역사의 죄인이 되면 어쩔 거야. - P644

... 위에서 자네 의견을 무시한다 해도 나는 손해 볼 게 없어.
시내 구경 한번 한 셈 치지. 아무리 그래도 지금 지구로 날아오고 있는 그놈이 자넬 죽이러 오는 거란 얘긴 못 믿겠어. 살인에 대해서는 내가 전문가야. 아무리 상대가 삼체인이라 해도 그건 너무 황당해." - P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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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아나로 가는 길>
로버트 바이런Robert Byron
1933년부터 1934년까지 약 10개월간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라크,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을 여행하고 1937년 베이징에서 이 책을 완성했다.
그는 비잔틴과 이슬람의 역사뿐 아니라 건축과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베네치아 하면 먼저 떠오르는 기억..
산 마르코폴로 광장 근처 아케이드에서 팔찌 사다 사기 당할뻔한 기억.. 지나고 생각하면 웃음만 ..ㅎ



베네치아 Venice
ㅡ1933년 8월 20일
2년 전 주데카Giudecca에 있는 펜션에 머물렀을 때와는 달리 이곳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오늘 아침 우리는리도Lido에 갔다. 총독궁(베네치아 산 마르코폴로 광장에 있는 두칼레 궁을 가리킨다)은 곤돌라에서 보는 것보다 쾌속정에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바람 없는 잔잔한날, 유럽에서 해수욕을 하는 것은 분명 최악이다. 물은 시가의 끄트머리가 떠다니는 입속의 뜨거운 침과 같고 해파리 떼가 몰려 있다. - P13

리파가 저녁 식사를 하러 왔다. 버티는 모든 고래는매독에 걸린다고 말했다. - P13

ㅡ8월 22일
곤돌라를 타고 산 로코San Rocco 대회당으로 갔다.
거기서 틴토레토 Tintoretto‘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Crucifixion을 보고 숨이 멎을 만큼 감동했던 사실을 완전히잊고 있었다. 레닌의 이름이 적힌 오래된 방명록은 치워졌다. 리도에는 산들바람이 불었고 바다는 거칠고 시원했으며 쓰레기는 없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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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 처음 듣는 이야기
우치다 다쓰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유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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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하는 절박함이 나에게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교화되기 쉬운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에 감사^^ 오늘도 ‘죽을 때까지 읽지 않을 책 만여 권‘에 둘러싸여 생활해야 하는 의무를 스스로 부과했고, 그것이 ‘가시화된 자신의 무지‘임을 자각하는 나란 사람의 서재도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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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출판인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독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독자가책을 계속 읽을 수 있도록, 더불어 문해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지요. 높은 문해력을 가진 독자를 수백 명 수천 명 만들어 내어 그들이 지갑을 열고 처음 책을 구매할 때 그 선택을 받는 책을 만드는 것. 그것이 출판인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P210

‘출판 비즈니스‘라는 것이 성립하려면 읽는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만들어 내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P210

...  누군가 재미없는 이야기를 할 때 다른 쪽을 쳐다보는 일, 그런 행위는 힘이 셉니다. 대세에 반기를 드는 행위에는 굉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 말을 잠시 빌리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홀로 총을 쏘며 이 세상에 나 홀로 있다고 생각할 때 멀리서 총성이 들리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는데, 바로 그런 겁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면 용기를 얻게 되지요. - P215

출판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판에 길이 있다면 저 먼 어딘가에서 같은 적에 맞서 싸우는 사람과 연대하는것, ‘싸우는 소수‘와 연대하는 것, ‘마이너리티‘를 갖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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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종이책보다 더 나은 것을 발명하지 못했다
/내 손으로 책을 만들수 있다는 발상... 재밌겠다.
정말로 아무 것도 읽을 것이 없다면..?
내가 쓰고 책을 만들면 된다. 그것을 읽으면 된다.
간단하네!

제가 책이 굉장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1995년한신 대지진 때였습니다. 아파트가 기울 정도의 재난 상황이었으니 가구는 전부 다 넘어지고 당연히 책장도 넘어졌습니다. 철로 만든 책장은 엿가락처럼 휘어져서 전부 버렸습니다. 그런데 책은 무사했습니다. 표지가 파손된 책은 있었지만, 제본이 흩어지거나 찢어져서 읽지 못하게 된 책은 수천 권의 장서 중 한 권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대체로 꽂아 둔 대로 바닥에 떨어졌으니 책을 금방찾을 수 있었습니다. 책장을 새로 사서 책을 원래 자리에꽂는 작업도 간단했죠. 대학 연구실의 책장은 붙박이장이라서 책만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더군요. 이것도 몇 시간만에 원래대로 돌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 P113

우리 집은 다행히 곧 전기가 들어와서 불빛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설령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도 종이책은낮이라면 자연광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책이라면 전기가 없으면 끝입니다. 그래서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읽을 수 없습니다. 만약 장기간 정전 상태가계속된다면 인프라가 부활할 때까지 수 주간, 수개월 책없이 생활해야 합니다. 저처럼 활자가 없으면 살아 있는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에게 아주 괴로운 일입니다. - P114

그때 종이책은 정말로 ‘위기에 강하구나‘ 하고 
절실하게 생각했습니다. 홍수가 와서 책이 다 젖어도 말리면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화재로 타 버리면 끝이긴 합니다만 그것 이외의 자연재해에는 강합니다. - P114

게다가 전자책은 손으로 만들 수 없지만 종이책은스스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시중에서 팔리는 책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요. 하얀 종이에 연필이든 펜이든 문자를 써서 그것을 철하면 ‘책과 같은 것‘을 만들 수있습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읽을 것이 없다면 저는 아마도 책을 쓸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읽을 겁니다. 다른 사람이 읽어 주는 일도 가능합니다. 원한다면 손수 만들 수있다는 것도 종이책의 최대 강점이죠.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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