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기쁨과 슬픔 - 인간이 꿈꾼 가장 완벽한 낙원에 대하여
올리비아 랭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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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낙원인 정원은 세상의 해로움과 맞서는 곳, 인간과 비인간을 배려하는 육신과 정신의 피난처이지만,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정원은 이제는 공동의 비용으로 누리는 ˝개인의 사치˝가 되었다. 그럼에도 ˝《정원의 기쁨과 슬픔》은 활짝 열려 넘쳐 흐르는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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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자기 활동을 포함하여 모든 예술 활동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자신이 만든 아름다운 물건들이 루이 16세와 그가 만든 자물쇠보다 나을 것이 있겠냐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적도 있다) 또 예술과 혁명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틀렸으며, 예술은 "불안 없이 번영하는 삶"에서 나오므로 사회질서의 대격변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저 자본주의의 부산물, 아름답지만 무의미한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P210

모리스가 이해하는 예술은 사치와 무기력함이 아니었다. 예술가에게 해야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양분과 갈망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다음 문장은 무척 거대한 신념의 보루를 보여준다.

예술의 영역은 인간에게 충만하고 합리적인 삶의 진정한 이상을 제시 - P210

하는 것이다. 그러한 삶에서 아름다움의 인식과 
창조, 즉 진정한 즐거움의 향유는 일용할 양식만큼이나 사람에게 필수적이라고 느껴져야하고,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도 단순한 반대 때문에 이를 박탈당해서는 안 되며 그럴 경우에는 그에 맞서 
힘껏 저항해야 한다!
- P211

...정원을 가꾸는 이들처럼 모든 사람은 하고 싶어서.
뭔가를 만드는 일에 대한 순수한 사랑 때문에 일을 한다. 노동을 소외시키는 자본주의 체제는 공기 중으로 사라지고 없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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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3종 중 1종 랜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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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소리, 채운 세 청소년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되어 다소 혼란스럽지만 각자가 품고 있는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힘들어하면서도 길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엿보게 되었다. 세 아이 모두 엄마의 부재를 경험한다는 점이 아팠고 그래서 가정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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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비행기 좌석까지 배정하고 나니 마음이 들뜨는 건 어쩔 수 없다.

여든이 넘으신 엄마가 이제 멀리 가는 여행을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성화를 부리셔서 5월 마지막 주에 출발해서 6월 초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튀르키예 여행을 예약했다. 여행 경비는 엄마가 다 내신단다~~끼얏호~~~ 


이름도 생소한 레겐보겐 북스에서 펴낸 이 책이 지난주에 눈에 띄었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도시들을 여행하고 적은 글이라기에 궁금해서 주문했다. 아무리 패키지 여행이라지만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갔다 오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건 진리.

동유럽 여행 갈 때도 미리 둘러보고 돌아와서도 관련 여행 책자를 읽으면서 공부 아닌 공부를 했더니 다녀왔던 도시와 헷갈리기 쉬운 그 많은 성당과 교회 이름이 지금도 기억나는데 적당히 공부하고 다녀와서도 여행기 정리도 안했더니 이탈리아의 도시와 성당들은 더 최근이었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특히나 아들램만 따라 다녔던 호주 시드니 여행은 진짜 다녀온 줄도 모르게 기억이 안난다. 여행은 가기 전부터 이미 시작된 거란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미리 공부해가서 엄마한테 설명도 좀 해드리고 싶은 마음인데 이 책 의외로 재미가 없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나 '사진'일 것인데 ...ㅠㅠ 사진이 없다... '아나톨리아'만 보고 망설임 없이 샀더니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책을 보며 관광지와 명소는 검색으로 다시 찾아보면서 한 장 한 장 읽고 있다.

어쩔 수 없지 뭐.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니니까. 

네모즈로 조용필의 nfc 앨범 플레이 시켜놨더니 이러신다~~

 

  그래도 돼~~ 늦어도 돼~~~ 새로운 시작~~

  비바람에, 두려움에 흔들리지 않아 Oh~~~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이 도시의 이름이 '이스탄불'로 불리게 된 것은 오스만의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1453년이다. 이때 오스만 비잔티움 제국을 멸망시키고 제국으로 비상한다. 그리고 이곳은 '이스탄불'로 불리며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되었고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세계의 수도임을 자처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패배하면서 멸망하고 뒤를 이어 튀르키예 공화국이 건설된 것이 1923년이다. 이 때 튀르키예는 수도를 지금의 '앙카라'로 옮기면서 그동안 이스탄불'이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벗겨주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스탄불은 옛 역사를 간직한 '살아있는 거대한 박물관' 도시가 되었다. 박물관 도시라고 해서 결코 박제된 도시는 아니다. 지금의 이스탄불은 여전히 북적이며 꿈틀대는, 역동적 도시이기 때문이다.(17쪽 참조)


책을 읽지 않고 검색만으로 책 한 권 분량의 역사와 문화 정보를 다 읽기는 쉽지 않다. 책을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PROLOGUE의 문장들을 읽고 있자니 나도 이 여행이 설렌다. 나도 곧 보게 되겠지? 바다에 의해 둘로 나뉜 도시 이스탄불을...

나의 튀르키예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P.S 읽다 보니 재미있다. 튀르키예와 도시, 유적의 역사를 들려준다.^^



긴 비행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흐르자 고요했던 기내 분위기가 들썩였다. 그동안 지쳐있던 승객들이 모두 작은 창가로 눈길을 돌렸다. 그때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며 한 쪽으로 기울자 창밖을 바라보던 승객들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옸다. 비행기 아래의 지형이 또렷이 보였기 때문이다. 바다로 인해 두 개로 나뉜 도시, 이스탄불이었다.(9쪽)

이스탄불로 들어가는 가장 멋진 방법은 바다, 즉 마르마라 해를 거쳐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스탄불 할리치 만의 부두를 통해 입성하고 싶었던 우리 역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공에서 이스탄불의 지형을 제대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두 대륙을 보는 순간 튀르키예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한층 더 커졌다. 잠시 후 비행기는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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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화를 그리는 화가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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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움베르코 에코라 불리는 아르투로 페레즈 레베르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작가의 소설로 처음 읽었던 <뒤마클럽>에 완전 빠진 이후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남부의 여왕>을 잇달아 읽었고

지난달에 <검의 대가>를 읽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읽는 작품이다.


지중해 연안의 작은 마을의 한 망루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안드레스 파울케스는 젊은 시절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을 찍는 사진 작가였지만 사진이 더 이상 현실의 참상을 고발하지 못하고 사진으로 인해 현실이 작위적이 되고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이유로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화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금이 가고 곧 무너질지도 모를 망루 안에서 몇 년 간 준비한 전쟁화를 그리며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곳에 어느 날 한 남자가 찾아온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가 전쟁 중일 때 파출케스는 적을 피해 피신하는 크로아티아 민병대원의 얼굴을 찍은 적이 있는데 

그 사진으로 파울케스는 유럽포커스상을 수상하지만 그 병사는 그 사진으로 인하여 아내와 아들이 끔찍한 죽임을 당하고 자신은 가혹한 포로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병사는 이제 자신의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파울케스를 죽이기로 했다고 말한다.

파울케스는 전쟁화를 그리며 인류의 모든 면면들을 용해시키려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나비효과로 인한 결과에 죗값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병사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모든 일에는 결과가 있으니 그 어떤 행위도

무죄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과연 여기서 누구의 말이 옳다 그르다 명확하게 결론지어 판단할 수 있을까?

소설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 혼돈 속에 처해 있을 때 얼마나 잔혹해질수 있는지, 또 공포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 두려움을 표출하며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반문하거나 아니면 말도 안된다며 돌아서 잊어버리고 마는 경우 등 - 다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전쟁이 만든 혼돈조차도 나름의 질서로 규정하고 자연이 주는 공포가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뿐 일상적 현실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작가는 "자연은 본성 자체가 악하므로 우리가 그것을 두고 선이네 악이네 함부로 판단할 수 없으며 우리를 둘러싼 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소설의 결론은...

카론에게 던질 동전을 혀 밑에 넣고 햇살이 비치는 바닷 속으로, 통증을 참으며 오로지 팔을 저어 헤엄쳐 가는 파울케스의 모습이 그려질 뿐이다.

그리고... 다시 일방적으로 휴전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지역에 공습을 감행한 이스라엘과 본격 휴전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작가의 강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 우리를 둘러싼 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는 말. 하지만 전쟁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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