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으로 걸어 나온 시 - 김선우, 손택수가 들려주는 시와 시인 이야기 담쟁이 교실 17
김선우.손택수 지음 / 나라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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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3 -문

호그와트 가는,
나니아로 가는,
이상한 나라로 가는,
신비한 세계로 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는,
토토로를 만나게 되는,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이상한 나라의 폴, 신비한 스쿨버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웃의 토토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이는 꼭 책이 아니어도 좋다. 단순히 영화여도 좋고, 그림이어도 좋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책을 찾을 수 있고, 책을 찾아야 한다. 

 

책은 이렇게 신비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책 중에서도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는 대상은 바로 시이다. 

시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경이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시를 아는 사람과 시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시 하면 짜증나고 어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학교 교육에서 시험을 통한 시교육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시는 애매한 것, 도저히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해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가 과연 그러한가? 

시가 모호한가? 

김상욱은 "시의 길을 여는 새벽별 하나"에서 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이야기가 우리가 시를 대해는 태도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사과를 하나 갖다 놓고 분석을 하면 우리는 사과에 대해 많은 것을 놓치게 되는데, 그냥 과감하게 사과를 한 입 베어물면 맛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단 이야기. 

즉 사과는 먹어보아야 사과를 알 수 있듯이 시도 잘게 잘게 무슨 요소별로 쪼개지 말고, 시 자체를 그냥 맛보듯이 읽어보면, 낭송해보면 된다는 이야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다. 김선우, 손택수 시인이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이들은 시를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시를 읽고 시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교실에서 배운 시하고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울리는 시는, 그 마음의 울림을 즐기면 되고, 눈에 확 들어오는 시는 그렇게 즐기면 되고, 어느 순간 내 마음과 같은 상태의 시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된다는 사실. 

이 사실을 두 시인이 해주는 시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시는 교실 밖으로 나와야 한다.  

아니 교과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교과서 밖으로 나와, 우리가 언제나 손에 잡고 싶어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시는 나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어야 한다.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시들이 있는가. 

이 시들이 어느 날 나에게 다가오면 나는 시와 하나가 되고, 내 삶은 더욱 더 풍요로와진다. 

 

이 책의 시 한 구절. 

천양희 시인의 최고봉이란 시 중에서(252쪽) 

울면서 짐을 싼 적이  있다 그에게 산이란 가야 할 곳이므로/울면서 떠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가야 할 길이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시는 울면서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웃으며 가야 할 길이다.
  

 

시를 읽자. 

우리 맘을 풍요롭게 하자. 

그런 면에서 이 시는 시를 즐길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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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즈음에 우리나라 절기인 청명이 있고, 한식이 있다. 청명이야 24절기 중 하나라고 알고 있는데, 한식은 뭘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한자 그대로 찬 밥을 먹는 날이라니... 

이 말의 유래를 알려면 중국의 고사를 알아야 하는데. 

중국의 고사를 알기 위한 가장 좋은 책은 "열국지"라고 생각한다.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를 소설식으로 풀어쓴 책. 

읽기에도 좋고, 읽은 다음에 얻는 내용도 많은 책. 

이 책이 좀 길긴 하지만, 각 나라, 각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읽기에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한 번 읽으면 엄청나게 많은 고사성어를 알게 되기도 하는 장점이 있으니.. 

시간을 내서 한 번 읽어보자. 

그러면 한식의 유래가 된 인물인 개자추도 만날 수 있다. 

또 우리가 우정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관중과 포숙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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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
제이슨 델 간디오 지음, 김상우 옮김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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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운명을 바꾼다고 할 수 있으려나. 

이 책을 읽으면 위의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생각을 지니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말이 꼭 우리가 생각하는 말을 의미하지는 않고, 글과 말과 몸을 의미한다고 보면, 결국 말을 바꾸면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급진주의자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가 바로 수사학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런 말이 있었지. 머리 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들어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똥에 불과하다고. 

급진주의자들이 아무리 올바름을 견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생각을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있으나마나한 올바름일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더라도, 급진주의자로 불릴 수 있는 정당이나 노동조합을 보면, 이들의 주장이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가 구호로만 남고, 대중들은, 아니 그들의 말대로 민중들은 그들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그들의 행동을 관망하거나 아니면 냉소적인 태도로 대하거나, 이를 넘어서 오히려 자신들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집단을 지지하기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를 대중들이, 민중들이 아직 깨우치치 않아서 그렇다고 책임을 민중에게 전가한다고 해서 해결되겠는가. 

이 책의 저자인 간디오는 책임이 급진주의자에게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급진주의자들이 자기들의 주장을 제대로 전달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얻고, 대중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사학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뭐야, 순간 반감이 들기도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결국 자신들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변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고 행동을 하다가는 얻을 것이 하나도 없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 급진주의자들의 행동이 그렇지 않은가.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았던가. 그들의 주장이 백번 옳더라도, 그 옳음이 그냥 옳다로 끝나고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인식만을 주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급진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대중들에게 관철시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 전략이 바로 수사학이라고 간디오는 말하고 있다. 

수사학,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 주장을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면 그게 바로 수사학이다. 글로든, 말로든, 몸으로든,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상대를 설득하여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수사학, 이 수사학을 마련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급진주의자가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아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을 만들어가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잣대가 되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수사학을 개발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따라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끝내서는 안되리라. 그렇다고 수사학을 현학적으로 배울 필요는 없을테고, 다만 급진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를 공부할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글, 말,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이미 광고에서 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지 않은가?  

광고주와 광고를 보는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 나가는 광고는, 단지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없어져야 하는 대상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이 광고에서 표현의 힘, 표현의 방법 등을 배운다면, 급진주의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고, 행동을 바꾸는데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말을 당연히 중심이 없는 운동, 다양한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운동을 해나가는 집단이 급진주의자들이니 진보는 분열이 있어야 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분열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어감을 우리가 많이 듣던 한자어로 이 말을 바꾸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가 아니라 '진보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라는 말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  

큰 틀은 함께 하되, 작은 부분에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는 모습을 지니고, 그것을 서로 인정해주는 모습, 급진주의자들이 지녀야 할 자세 아니던가. 즉, 급진주의자들끼리도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그리고 함께 하는, 그러나 하나일 수 없는 하나로 되려면 서로에게도 수사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우선 자신이 급진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부터 읽어야 할 듯하다.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사람들, 진보적인 사회단체들, 진보적인 노동, 농민운동 단체들, 기타 진보적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고, 서로 대화하고, 그리고 '다르게 가되 함께 가고, 함께 가되 다르게 가는' 모습을 만들어 가면서, 급진주의적이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함께 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영어 원제목이 급진주의자를 위한 수사학이지만, 번역을 한 책에서 붙인 제목처럼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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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너무도 부정적인 말로 쓰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날. 

한 때는 사태라고도 했고, 항쟁이라고도 했는데... 

아직도 4.3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분단이라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4.3에 관해서 역사책을 읽는 것보다 소설을 읽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엄정한 통계와 역사적 사실을 나열한 책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문학을 읽는 것이 더 실감있게 다가올테니 말이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고..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현기영이라는 제주도 출신의 작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가 쓴 "지상에 숟가락 하나"

이데올로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가가 창조해냈다고 보면 된다. 역사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4.3같은 비극이 다시 한 번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4.3을 알아야 한다. 관념 속에서만, 이론 속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에서 알아야 한다. 

마음 속에서 4.3을 알아가는 과정에 바로 문학이 있다. 현기영의 작품이 어른들이 읽기에 좋다면 청소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박재형, 다랑쉬오름의 슬픈 노래.  

동화라고 하기엔 너무도 슬픈 우리 현실을 형상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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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에 고 박지연 양의 일주기를 맞이하여 시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렸다. 

단지 고 박지연 양만이 아니라, 많은 노동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히 밝혀야 하는데, 우린 아니다 하고 넘어가는 자본의 논리에 노동자들과 노동자들의 가족들은 슬픔만 삭이고 있을 뿐인데...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선진화될 때 더 쉽고 편하게 열리지 않을까 한다. 

이건 우리 회사 책임이 아니다, 노동자들 개인 건강의 문제다 하고 넘어갈 일은 절대로 아니다. 

자기 회사의 노동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다면 최소한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한 조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 그리고 노동자의 처지에서 조사를 하는 모습.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그 사진을 보고 이 책이 생각났다.   

박일환, 반올림,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덧말  

2011년 6월 23일 법원에서 삼성반도체에서 숨진 몇 명의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를 인정한는 판결을 내렸다. 아직도 완전히 모든 것을 인정하고, 재발을 방지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은 한 단계 나아가지 않았나 싶다. 

노동자들이 삶, 농민의 삶, 아니 모든 사람의 삶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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