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란다.
뮤지컬로도 상연되고 있는데...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니.
이미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가. 몇 번 본 기억이 있는데...
책은 어렸을 적,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이 아니라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읽었다. 한 권으로 이루어진.
그러다 어느 순간 완역이라는 이름으로 위고의 "레미제라블이" 긴 장편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지.
프랑스 혁명의 순간들이 아주 자세하게, 길게 묘사되어 있다고.
여러가지 이유들이 이 영화로 날 이끌었다.
일년에 몇 편 보지도 않는데, 그래도 평이 좋으니 봐야지.
아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휴지를 준비하란다.
어라, 장발장에 휴지라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있었던가.
기억을 되살려도 그닥 눈물을 흘릴 장면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장발장이 코제트를 두고 죽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곳곳에서 눈물이 난다. 그냥 주르륵... 눈물에 익숙하지 않은데... 참.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그냥 흐르게 놔둔다. 그러면서 영화를 본다.
영화, 노래들이 좋다. 혼자서, 함께 부르는 그 노래들이 마음에 콕콕 와서 박힌다.
혁명은 실패로 돌아가고, 혁명의 와중에서 시민들은 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나중에 그들이 흘린 피를 닦으며 하는 말들...
왜 자꾸 우리나라와 겹칠까. 왜 그런 장면에서 우리나라 생각이 날까. 슬프게.. 더 슬프게...
그래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한 번 왕을 죽여봤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언제든 다시 왕은 죽일 수 있는 존재다.
혁명의 경험은 그들에게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하여 그들은 희망을 찾는다. 희망은 언제든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려 있으니 말이다.
이런 혁명의 순간을 장발장이란 사람의 삶이 관통하고 있다. 그 자신의 고난과 더불어.
그의 고난은 가난으로 시작되었다. 이 가난이 평생동안 그를 범죄자로 쫓기게 한다.
그리고 가난이라는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책임을 사람에게만 지우는 자베르 경감, 그는 평생

토록 장발장을 쫓는다.
그에게는 사람은 없다. 오직 범죄만이, 범죄자만이 있다. 그렇담 그에게 혁명군은?
역시 범죄자일 뿐이지 않는가. 그런 그에게 범죄자 또한 사람임을 알려준 존재는 장발장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그 전에 그는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소년 혁명군의 주검에 자신이 차고 있던 훈장(?)을 떼어놓는 장면.
그 장면이 내게는 눈에 선하다. 이 때 그는 사람을 볼 수 있는 눈, 마음을 지니게 되었다.
결국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년의 죽음은 구세대의 끝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대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정권은 존재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담 우리는?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소설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결국 새로운 시대는 올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 레미제라블.
이 시대의 장발장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말자. 우리에겐 아직도 많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