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선생님 잠든 우리말을 깨우다 - 국어사전에서 살려낸 우리말 100
박일환 지음 / 작은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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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은 이렇게 풀이되어 있다.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표준국어대사전)

 

그렇다면 국어사전은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하겠다. 옛날에 쓰던 말부터 표준어, 사투리, 외래어, 심지어는 외국어까지.

 

이 중에서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낱말은 얼마나 될까?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낱말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다양하지도 않다. 늘 쓰던 말만 쓴다.

 

이런 현실이니 사전 속에 잠들어 있는 말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게다가 사전에는 우리가 쓰는 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사전에는 사전편찬자의 그물에 걸려든 낱말들만 실려 있다. 사전편찬자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은 낱말들은 우리들이 쓰더라도 사전에는 없으니, 이들은 살아있으되 존재하지 않는 낱말이 된다.

 

이런 낱말을 열외로 하더라도 사전에 기록이 되어 있다는 것 자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썼다는 의미인데, 그럼에도 잠들어 있는 사전 속에만 있는 낱말들이 많으니...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낱말을 잃어가는 만큼 우리들의 사고도 협소해지고 말텐데.. 우리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 언어가 단일화되어 갈수록 사고도 단일화되어 가니, 사고의 다양성, 삶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낱말은 다양할 필요가 있고, 사전 속에 잠들어 있는 낱말을 깨울 필요가 있다.

 

참, 재미있는 말들, 아름다운 말들, 좋은 말들, 그리고 살렸으면 하는 말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총 100개의 표제낱말이 있지만, 사실 100개가 훨씬 넘는다. 이 표제낱말들과 관련된 낱말들이 도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전에 잠들어 있는 말들 중에서 동식물, 물건이나 도구, 음식, 사람, 자연과 물리현상, 풍습으로 분류하여 이에 해당하는 낱말들을 사전에서 불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지금도 쓰면 좋을 말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삶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도 가끔은 사전을 볼 일이다.

 

한 번에 주욱 읽기보다는 한 낱말씩, 또는 몇 낱말씩 생각날 때마다 들춰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학생 때 한 번쯤 이런 책을 손에 잡으면 우리말에 대해서 더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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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집
정경섭 지음 / 레디앙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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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장소가 되는 곳.

 

그냥 스쳐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삶이 녹아 있는 곳.

그런 곳에서의 만남은 형식적인 만남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자연스레 지니게 된다.

결국 만남을 통해 따로 가되 함께 갈 수 있고, 함께 가되 따로 갈 수 있는 협동과 연대성이 발현되는 장소, 그러한 장소가 필요하다.

특히 풀뿌리들에게는.

 

풀뿌리들이 지니고 있는 큰 장점이 서로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 그래서 함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것.

서로의 힘듦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 바탕이 있다는 것, 경험이 비슷하다는 것. 그래서 그들은 신경림 시인의 시구절처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고 할 수 있는 상태에 처해 있다.

이것이 바로 민중이 지니고 있는 힘이다.

 

그러한 민중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로서 '민중의 집'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엔 지금 세 군데에 있다고 하던데...(책의 주에 보니까 마포, 구로, 중랑에 있다고 한다. 382쪽 후주 21)

 

이 민중의 집은 민중들이 서로 소통하고 어울리는 장소로서의 기능을 한다고 하는데... 민중들이 함께 어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조와 시민단체와 인권단체와 환경단체와 그밖의 지역에 자리잡은 단체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함께 어울리는 공간, 이 곳이 바로 '민중의 집'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포 민중의 집을 운영하며, 세계 곳곳에서 민중의 집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을 방문한다.

 

이 책은 그 방문의 기록이다.

 

이탈리아와 스웨덴은 지금도 민중의 집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스페인의 경우에는 민중의 집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고...역사가 100년이 넘은 민중의 집이 지역에서 민중들의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음을 두 나라의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정당과 노조와 시민단체가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정당인도, 노조원도, 시민단체 회원들도 자신의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 이들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드는 장소로서 '민중의 집'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겐 유럽의 이런 나라들과 같은 역사는 없지만, 비슷하게 함께 어울리는 장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 급속한 근대화로 파편화된 삶을 살고 있지만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민중의 집'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하여, 지금 우리에겐 이런 민중의 집이 필요하다.

각 단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만 움직이고 있는 현상태에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이러한 민중의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다.

사회의 변혁이 위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라면 민중의 집은 반드시 필요한, 우리가 먼저 만들어가야 할 우리들의 장소가 된다.

 

즉 사회변혁의 기점이 바로 민중의 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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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통권 59호.

이 호에 이어서 다음 호는 한 해쯤 뒤에 나올 예정이란다. 격월간지였는데, 이 책에 대해서 다른 방향으로 준비를 하겠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월간지였다가, 격월간지가 되었고,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 모르겠는데...

이런 형식의 책으로 발간되는 마지막 책이라고 하니, 아쉽다.

인권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과, 또 생각할거리들이 많았는데...

책이 아니더라도 인권의 관점에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람들을 살펴본다면 이 책이 한 소임을 제대로 받아들였다고 해야겠지.

조금 아쉽더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책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그러다보니 내용을 보는데, 인권의 정치에서는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데... 이 책이 나온 시점을 지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이의 단일화는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일단락이 되었다.

경선이든, 여론조사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면서 축제의 장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으련만, 치열한 경쟁이 일상화된 나라답게 두 후보의 단일화 노력도 너무 식상하지 않아나 싶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를 잘했다 못했다 평가히지는 않으련다. 다만, 그의 사퇴로 힘을 얻은(?) 문재인 후보가 인권변호사 출신답게 인권 문제에 관한 공약을 제대로 내놓았으면 한다.

 

역사는 반복이 되지 않는다고 했으니, 만약 비슷하게라고 반복이 된다면 앞의 것이 비극이었다면, 뒤의 것은 희극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맑스의 말도 있으니, 희극이 되지 않게 그가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힘의 논리가 아니라 옳음과 그름으로, 해서는 안될 것과 꼭 해야만 할 것을 구분하는 정치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아직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고 또한 정치는 대통령 혼자만 하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국민들이 정신차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똑바로 정치하라고 압력을 넣을 수 있는 힘을, 아니 권리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더 중요하겠지만)

 

이번 호는 긍정적인 내용이 많다.

"폭력을 물리친 노동자 스타일"은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오랫만에 노조가 자신의 권리를 찾은 이야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같은 방식이 아닌, 노조만의 방식으로 악덕 사업주에게 노조의 의견을 관철시켰기 때문인지도... 이런 일들이 다른 노조들에게도 잘 전파가 되었으면...

또한 녹색당의 재창립 소식도 좋았고.

단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정당을 해산해야 한다는 그런 독소조항이 행정법원에 의해 위헌제청되었다는 사실...

소수정당은 자신들이 정책을 꾸준히 홍보하고 밀어가야 하는데... 특정한 비율의 지지율이 없으면 정당을 해산한다니.. 이게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는지...이런 헌법에 위배되는 정당법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집단들이 생존할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

 

인권에 관한 정기적인 책이 당분간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인권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은 인권 담론들이 형성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인권센터... 잘 개관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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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내부의 적 - 자유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다
츠베탕 토도로프 지음, 김지현 옮김 / 반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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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로프, 문학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가 사회에 대해서도 많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진정 지식인이란 자신만의 분야에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고 옳바른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쳐주고 있다. 마치 촘스키처럼. 하긴 러셀도 마찬가지고. 이러한 지식인이 필요한 시대이기도 하고, 이런 지식인을 그람시의 용어로 하면 유기적 지식인이기도 하겠다.

 

민주주의 내부의 적, 제목이 호기심을 유발한다. 자본주의, 공산주의의 대립이 끝나고 이제는 자본주의가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자본주의도 민주주의,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토도로프는 공산주의는 민주주의를 내세웠지만 전체주의에 가까웠다고 이야기를 하고,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잘 발현되었다고 한다.

 

그가 불가리아에서 산 이십여 년과 자본주의 국가인 프랑스에서 산 그보다 더 긴 세월의 경험에 의하면 공산주의 국가는 전체주의고, 자본주의 국가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공산주의라는 대립체가 있었기에 더욱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와 공산주의는 없어졌고, 자본주의도 대립항을 잃었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런 위기가 외부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바로 민주주의 내부에서 온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논점이다.

 

무엇이 민주주의 내부의 적인가? 그것은 진보, 자유, 인민이다.

 

진보는 과학기술의 진보도 있지만, 제도의 진보를 들고 있는데,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다른 나라에 전파하려는 의도, 이것이 민주주의 내부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적 메시아주의로 나타나는데,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에 이 제도를 강제적으로 강요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정치적 메시아주의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강제로 하게 하면 그것은 이미 좋은 것이 아닌데, 민주주의도 역시 강제로 주입이 되면 이미 민주주의가 되지 못하고 만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고나 할까.

 

마찬가지로 자유도 그렇다.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이 자유이지만 자유를 극도로 강조하면 결국 공동체가 파괴된다. 공동체의 파괴는 힘없는 사람들의 자유를 구속하게 되고, 결국 강자들의 자유만 살려두게 된다.

 

하여 토도로프는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데, 신자유주의가 국가의 공동체성을 무시하고 강자들의 자유를 극한까지 밀고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전세계가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쓸리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내부의 적이다.

 

세번째 적이 바로 인민인데, 이를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다른 말로 하면 극단적 인종주의, 민족주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종교인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 다른 인종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 등을 강하게 내세우는 사람들, 정치인들, 그들이 바로 민주주의 적이라는 것이다. 유럽에서 이러한 포퓰리즘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렇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이 명확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그는 유럽에서 희망을 보는데, 그 이유는 유럽이 다양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양성,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탱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인종의, 민족의,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강한자의 권력을 규제하는 법을 제정하고, 마찬가지로 힘없는 사람도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체성을 확보한다면 민주주의는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새겨두어야 할 지점도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도 진보, 자유, 인민에서 위기를 맞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도 다문화라고 하여 인민 부분에서는 배타적인 모습을 지워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자유 부분에서는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다못해 의료민영화, 공기업의 민영화도 서두르려고 하고 있으니.(민영화라는 말이 잘못되었다고, 민영화가 아니라 사유화라는 말을 써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유지하려면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해야 한다. 진보는 정치적 메시아주의는 우리나라의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잘 생각하되, 우리의 제도를 강제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도록,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부터 실천해야 한다.

 

민주주의 내부의 적, 남들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새겨둘만한 좋은 논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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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의 편지
마크 트웨인 지음, 윤영돈 옮김 / 베가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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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신이 있을까? 신이 있다면 지금 이 지구의 모습을 보고 무엇이라고 할까?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나?

 

믿는 신들은 이리도 많고, 신들의 성전은 저리도 많은데, 인간은 과연 행복한가? 지구는 과연 행복한가?

 

여기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약 신이 있다면, 그래서 그 신이 자신의 사자를 지구로 보내 지구인들의 행태를 보고하도록 한다면 어떤 보고서가 작성이 될까? 그 보고서의 내용은 긍정적일까?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는, 그래서 다른 생물들을 다스리는 역할을 맡았다는,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인간들에 대해서 신의 사자는 무엇이라 평가할까?

 

갈수록 늘어나는 성전에 비례하여 사람들의 근심도 늘고 있지는 않은지. 종교에 따라서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난리이니... 인육 괴담 운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종교의 차이나 사상의 차이로 인해 서로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 사회 아니던가.

 

마크 트웨인의 "전쟁을 위한 기도"에 이어 "지구로부터의 편지"를 읽다. 이 책 역시 통렬한 풍자를 담고 있다. 이런 풍자를 기독교계에서 가만 두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신랄하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지구에서 인간들이 믿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 존재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창조한 존재라고 한다. 여기에 사탄이 지구에 와서 보고하는 형식으로 인간들의 온갖 모습을 비판적으로 살피고 있다.

 

성에 관한 규제부터, 질병에 이르고, 뒤에 가서는 대량학살에 관해서까지 도대체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이성적인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풍자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구약을 중심으로 성서의 몇몇 내용들을 비꼬고 있으니... 아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면 이 책은 이단의 작품에 불과하리라. 태워버려야 할 불경한 작품이리라.

 

그러나, 인간의 관점에서, 순수한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많다. 특히 현재를 즐기지도 못하면서 내세를 내세우는 모습이라든지, 자신들의 사상만을 인정하고 다른 집단들은 멸절되어야 할 존재로 몰아가는 모습 등등.

 

단지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풍자라고 보기보다는 지금, 이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작품이다.

 

톰 소여와 허클베리로 알려진 마크 트웨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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