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연습 푸른숲 필로소피아 13
한나 아렌트 지음, 서유경 옮김 / 푸른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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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사이라는 제목으로 묶인 이 책은 아렌트의 글 8편이 소개되어 있다. 과거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글들이 혼합되어 있는데, 아렌트는 과거를 이야기해도, 미래를 이야기해도 결국은 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인 현재를 중시하고 있다.

 

무한한 미래로 뻗어나갈 수 있는 행위의 순간이 시작되는 점이 바로 현재이며, 이 현재는 인간이 지닌 필멸성으로부터 인간을 무한으로 확장시켜 나갈 수 있게 한다고 한다. 결국 현재는 과거를 통해 결정되지도 않고, 미래로부터 규정당하지 않으며, 이 과거와 미래의 틈새에서 자신의 사유와 행위로 인해 무한을 향해 뻗어나가는 시간-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이를 사유를 통해서 또는 행위를 통해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워낙 철학적인 내용이고, 서양의 문화,철학 전통이 이 글들에 녹아 있어서 읽기가 녹록치 않은 책이다. 아렌트의 글들이 대부분 쉽지 않듯이 이 글들도 쉽지 않은데, 서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아렌트의 독특한 현재관이. 카프카를 인용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그 부분이.

 

권위, 자유, 교육, 문화를 다루고 있는 글들은 그 한 편 한 편이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연결고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 현재 교육의 위기를 말하며, 권위의 상실을 한탄하고, 문화의 상실을 이야기하는 우리 현실에서 이 글들을 곱씹을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교육은 세계를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아렌트의 말, 그리고 권위란 강제도 아니고, 설득도 아니라는 말, 그렇지만 이 권위는 과거에 기대고(로마의 경우), 외부에 의존한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어떤 것에 기대어야 제대로 권위가 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법도, 전통도 많이 상실되었고,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권위를 찾으려는 노력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권위가 부정이 되었을 때는 아렌트의 말대로 정치행위를 할수밖에 없는데, 이 정치행위를 하는 장소가 공공영역이라면, 우리는 학교라는 공공영역에서 또하나의 규범, 권위를 만들어가는 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행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 자신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공적 영역에 자신을 온전히 던지고,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타인과 만남을 가진다는 사실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이런 용기야 말로 행위의 기본 요소라는 생각...

 

권위, 문화, 교육이 위기에 처한 우리 현실에서 이러한 용기를 가지고 행위를 해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럴 때 자유가, 즉 시작으로서의 자유를 우리가 갖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렌트는 시작할 수 있는 능력, 그를 자유라고 보았고, 인류의 행위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가 필멸의 존재에서 다른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았기에, 우리는 이들을 명심하고 용기있게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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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사이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연습 푸른숲 필로소피아 13
한나 아렌트 지음, 서유경 옮김 / 푸른숲 / 2005년 11월
구판절판


주목할 점은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도 하나의 힘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 기원으로 되돌아가는 모든 길에 도달한 이 과거는 뒤로 잡아 당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밀게 되어 있다. ... 우리를 과거로 몰아붙이는 것은 미래이다. ... 시간은 '그'가 서 있는 가운데 지점에서 끊어져 있다. '그'가 서 있는 자리는 ...'그의' 지속적 투쟁, 즉 그가 과거와 미래에 대적하여 '그의' 자리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시간 속의 틈새이다. 오직 사람만이 시간 속으로 틈입하기 때문에, 무차별한 시간의 흐름은 사람이 자신의 토대를 세우는 만큼만 시제, 즉 과거와 미래로 나누어진다.-19쪽

오직 사유하는 한, 그리고 나이를 먹지 않는 한에서만 인간은 자기의 구체적인 있음의 온전한 현실태로서 과거와 미래 사이의 틈새에서 살아간다. ... 이것은 인간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것과 동시에 발생한다. 시간 속의 틈은 아마도 정신의 영역이거나, 아니면 차라리 사유함에 의해 마련된 통로라고 말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사유 활동이 필멸할 인간의 시-공간 속에 설치한 이 협소한 비-시간의 선로로 사유,기억, 기대의 수송열차가 역사적이고 전기적인 시간의 폐허에서 만난 것들을 실어온다. ... 시간의 심장부에 마련되는 이 작은 비-시간-공간은 단지 암시될 수 있을 뿐, 과거로부터 계승하거나 물려받을 수 없다. ... 모든 인간은 이 통로를 발견해야 하고 꾸준히 새롭게 닦아야 한다.-23쪽

노동 뿐만 아니라 정치로부터의 자유라는 이중적 여가 개념은 철하자들에게 가장 넓은 의미에서 철학과 지식에 헌신하는 관조적 삶을 위한 조건이 되어 왔다.-33쪽

개인적 삶은, 말하자면 생물학적 삶의 순환운동을 관통하는 그것의 직선운동 과정에 의해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구별된다. 이것이 필멸성이다. ... 단일 사건과 단일한 몸짓은 늘 주목을 받는다. 이러한 단일사례, 행적 또는 사건들은 인간의 직선적 삶이 생물학적 삶의 순환운동에 끼어드는 것과 동일한 의미에서 일상생활의 순환운동에 끼어든다. 역사의 소재는 이런 개입들-다른 말로 이례적인 것들-이다.-64쪽

대중사회는 여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과거에 그들 모두에게 공통으로 존재했던 세계를 상실한 인간들 사이에서 자동적으로 생겨난 조직화된 삶일 뿐이기 때문이다.-125쪽

권위는 외부적 강제 수단의 사용을 사전에 배제한다. ... 권위는 설득과도 양립할 수 없다.-129쪽

권위주의 정부가 지닌 권위의 원천은 언제나 권력의 외부에 있고 그 권력보다 우월하다.-135쪽

권위는 권력과 대조적으로 그 뿌리를 과거에 두고 있었으며, 이 과거는 산 자들의 권력과 저력 못지않게 도시의 실제 생활 속에 현전했다.
... 권위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권력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168,169쪽

정치의 존재 이유는 자유이며 그것이 경험되는 장은 행위이다. -199쪽

행위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동기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예측가능한 결과인 의도된 목표로부터 자유로와야만 한다. -207쪽

인간은 이전이나 이후도 아닌 행위하는 동안만큼은 자유롭다. 그 까닭은 자유롭게 되는 것과 행위한다는 것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209쪽

용기는 세계의 자유를 위해, 생활에 대한 근심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다. 정치에서 생활이 아니라 세계가 문제시되므로 용기는 정치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213쪽

모든 새로운 시작의 본질은 '무한한 비가망성(infinite improbability)'으로서 세계 속에 틈입하는 것이다.-231쪽

우리가 위기를 사전에 형성된 판단, 즉 편견으로 대응할 때 위기는 재앙이 된다. 그러한 태도는 위기를 더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위기가 제공한 현실의 경험과 성찰의 기회를 박탈한다.-237쪽

교육의 주체인 아이는 교육자에게 이중적 측면을 갖는다. 그는 자신에게는 낯선 세계에 들어선 새로운 존재이다. 또한 생성과정 속에 있고 한 사람의 새로운 인간이며 인간이 되어가는 존재이다.-250쪽

교육은 새로움을 보전하여 새로운 것으로서 낡은 세계에 소개해야 한다. 세계는 그것의 행위가 얼마나 혁신적인가와 관계없이 , 차세대의 관점에서 볼 때는 언제나 낡아빠지고 파괴 일보 직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259쪽

우리는 교육의 영역을 다른 영역, 무엇보다도 공적, 정치적 삶의 영역에서 확실하게 떼어내야 한다. ... 권위의 개념과 과거에 대한 태도만을 교육의 영역에 적용하기 위해서이다. ... 이것의 첫번째 결과는 학교의 기능이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어떤 곳인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한 명확한 이해일 것이다.-262쪽

대중사회는 문화가 아니라 오락을 원하며 오락 산업이 제공한 상품은 사회에서 다른 소비재와 똑같이 소비된다. -275쪽

대중문화는 대중사회가 문화물을 포획할 때 그 실체를 드러낸다. ... 문화는 물건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세계의 한 현상이다. 반면에 오락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생활의 한 현상이다. 어떤 물건이 지속되는 한 그것은 문화적이다. -278쪽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의 사물성은 그것의 형체속에 있으며 오직 예술 작품만이 외견이라는 유일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다. 외견을 판단하는 올바른 기준은 미이다. ... 외견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자신과 물건 사이의 거리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물의 순수한 외견이 중요할수록 올바른 감상을 위한 거리가 한층 더 요구된다.-281쪽

문화는 행위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확보한 공영역이 본질상 나타나는 것이자 아름답게 되는 것인 사물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 말과 행위의 순간적 위대함은 그것에 미가 부여되는 한 세계 속에서 버틸 수 있다. ... 예술과 정치를 연결하는 공통의 요소는 그것들이 공적 세계의 현상이라는 점이다. -292쪽

논리의 건전성은 자아의 현전에 달려있고, 판단의 타당성은 타인의 현전에 달려 있다. ... 판단의 재능은 명확하게 정치적인 능력, 즉 자기자신의 관점뿐 아니라 그곳에 불가피하게 현전하게 된 사람들 모두의 시각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295쪽

모든 사람이 모든 중요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곳에서 진실을 말하는 삶은 그가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행동을 개시한 것이고, 또한 정치에 연루된 것이다.-337쪽

거짓말쟁이는 '사실'을 이득과 쾌락, 또는 청중의 단순한 기대치에 들어맞도록 자유롭게 날조하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더 설득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거짓말쟁이는 통상적으로 그럴듯함을 우군으로 가질 것이다.-337쪽

이야기꾼-역사가 또는 소설가-의 정치적 기능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용인하도록 가르치는 일이다. 진실성이라고도 바꿔부를 수 있는 이 용인으로부터 판단 능력이 나온다.-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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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 - 원자력 전문가가 원자력을 반대하는 이유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김원식.고노 다이스케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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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많다. 그러나 그 길은 험난하다. 진실로 가는 길에는 이정표가 없거나, 중간 중간 길이 끊겨 있기도 한다. 또 갖가지 위험요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서 포기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감춰지게 된다.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그 자리를 거짓이 차지하게 된다. 거짓이 진실인양 가장하고서.

 

원자력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환경오염을 없애는데,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청정에너지일까? 인류를 대재앙으로 이끌 핵발전일까?

 

영어로 'nuclear'라고 쓰는 이 말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쓰면 '원자력'이고 북한이나 이란 등에서 쓰면 '핵'이 되는데, 같은 대상을 놓고도 이렇게 다른 용어로 쓰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원자력에 대한 정확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같은 사물을 다르게 사용할 때 우리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부정적 작용과 긍정적 작용이 있을 때 어느 면을 우선 고려해야 할까를 생각하면 원자력의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가령 의약품의 경우 두 경우가 다 있을 때 과연 우리는 그 약품을 사용하게 될까, 극단적인 경우 아니면 사용하지 않을텐데... 이 경우를 원자력에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 우리 인류는 에너지 자원에서 극단적인 경우에 처하지 않았고, 오히려 에너지 과잉 상황에 처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시대에 우리는 원자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에너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즉 극단의 경우에 처해 있지 않다. 그런데도 원자력 발전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원자력으로 이득을 얻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 집단은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 이익을 감추기 위해 여러 통계들을 조작하거나 누락하여 제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자료들에 대한 접근이 어렵도록 하는 비민주적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연간 방사능피폭량이 정해져 있기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자주 바뀔 수밖에 없으며, 이렇게 자주 바뀌다 보니 숙련된 노동력이 원자력 발전소에 투입되기는 힘들고, 따라서 이들 노동력들은 대부분 하청, 재하청업자에 속하게 되고, 사회에서 이중으로 고통을 받게 되기 쉽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다는 통계도 역시 원자력 발전에만 한정하고 있는데, 발전을 하기 위해 우라늄을 채취, 이동, 정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고의로 누락시키고 있으며, 또한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생기는 쓰레기의 처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계산에 넣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다 계산에 넣으면 오히려 화력발전보다도 이산화탄소의 양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사라지므로 이들은 이런 식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바닷물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머금고 있는데,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바닷물 속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이 된다고 하는데,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바닷물 온도는 다른 곳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곳에서도 역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양이 말이다. 이 얘기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는데... 작가는 이런 예를 사이다로 들고 있다. 사이다에 열을 가하면 탄소가 증발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닷물도 같은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책의 곳곳에서 원자력 발전이 안되는 이유를, 그리고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를 쉽게 잘 알려주고 있다. 원자력 하면 고도의 과학지식을 알고 있어야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우리가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원자력에 대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공방. 아니, 이는 공방할거리도 아니다. 이제는 원자력 발전은 멈춰야만 한다. 그렇다면 원자력에 많은 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하는 의문이 들면 이 책을 읽어보라.

 

원자력에 우리나라만큼 의존하던 일본도 원자력 발전 없이도 충분히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그러나 지금 충분히 에너지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 한다. 우리는 충분히가 아니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면, 그렇게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쓰면서, 후손에까지 엄청난 부담을 주는 원자력을 쓰겠다고 할 수 있는지 저자는 우리에게 되묻고 있다.

 

이제 대답은 우리가 할 차례다. 우리는 원자력을 필요로 하는가, 필요로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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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지금 왜 녹색당인가이다. 얼마 전 호부터 곁표지에 제목을 달기 시작했다. 그 호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 또는 중요한 말이 제목이 된다고 생각하면 이번 호는 녹색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제목을 잊혀져선 안되는 원자력 발전 사고라고 하고 있다. 좀 다른 쪽으로 이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겠지만, 아니다. 녹색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원자력 발전이기 때문이다.

 

지금 각 정당들 중에서 원자력 발전 중지를 선명하게 내세운 정당이 어디인가? 아니 원자력 발전 전면 중지, 기존 가동 원자력발전소는 점점 폐기 등으로 정강을 내세운 정당이 있던가? 그냥 말로만 우리는 원자력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뿐이지 않은가?

 

정부는 강원도에 원자력 발전소 부지를 선정했다고 한다. 20기가 넘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나라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 중인 원자력 발전소가 10여 개가 넘는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의 천국이라고 할만하다.

 

이런 원자력 발전에 대하여 올해 이루어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게 쟁점이 될 수 있을까? 이를 쟁점으로 내세우는 정당이 있을까? 다들, 복지, 복지 하면서도, 민주, 민주 하면서도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 폐기되어야 할 가장 비민주적인 발전인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 않은가?

 

원자력 발전을 문제삼을 수 있는 정당은, 아니 문제삼을 정당은 녹색당이고, 이렇게 중요한 문제점을 기존의 정당이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기에 녹색당의 필요성이 대두했다고 볼 수 있다.

 

야권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른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겠지만, 녹색당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니고 정강을 정하고, 주장을 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시급한 환경, 생태 문제들이 뒤로 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그리고 따로 가되, 함께 간다는 원칙을 견지한다는 생각에서 녹색당은 창당되어야 한다고 한다.

 

어떻게 되어갈지 지켜볼 일이고...

 

이번 호를 읽으면서도 참으로 답답했다. 아직도 원자력 발전을 하려고 하다니... 그것도 국민들이 반대를 하는데...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는데도, 바로 이웃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여 지금도 고통받고 있고, 우리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도무지 배우려고 하지 않으니...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교과서에만 존재하나 보다. 우리나라 위정자들에겐. 그들은 이미 원자력 발전은 돌이킬 수 없다고, 이미 너무 진행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말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가 있다는 말, 학교 다닐 때 배우지 않았단 말인가.

 

제 필요에 의해서만 배움이 이루어졌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이번 호에 실린 배병삼의 글에서 자로의 경우를 다시 한 번 읽어야 한다. 세계 문제, 우리나라 문제, 그리고 바로 자신의 문제에서, 크게 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를 자로의 경우에서 배워야 하는데...

 

녹색당, 창당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이 원자력 발전을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게 주요한 쟁점사항으로 제기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폭발의 위험이 우리들에게 각인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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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에 광고가 크게 났다. 흑백사진인데... 어, 많이 보던 얼굴인데 했더니, 이런 박인환이었구나. 목마와 숙녀의 시인, 아니 세월이 가면의 시인. 김수영의 친구. 1950년대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 등등. 그의 얼굴이 정말로 멋있게 난 사진이 신문에 실려 있으니, 호기심이 동할 수밖에.

 

그동안 임응식이란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으니, 내 무식을 탓할 수밖에 없겠지만, 사진가 하면 최민식밖에는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내 문화적 한계도 이 광고를 통해 통감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광고 사진이 바뀐다. 김환기 사진도 있고, 구직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단 사람의 사진도 있다. 야, 보고 싶다. 한 번 가보고 싶다. 어디서 하나? 덕수궁 미술관에서 한다. 가격은 5000원. 이 정도면 갈만하다. 아니 가야겠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니, 생각난 김에 가야겠다. 하여 오늘 갔다 온 길.

 

4개의 전시관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하나도 놓치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 모두가 흑백사진인데, 사진을 감상하는 능력이, 사진의 기법을 읽는 능력이 있는 나는 아니지만, 그 사진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일제시대부터 1980년대까지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우리나라 근대사의 모습 중에서 여러 인물들과, 우리 문화재들과 그리고 우리 역사, 우리 자연이 사진 속에 녹아 있었다.

 

특히 내 맘에 든 전시관은 3관. 명동시대 전시관. 여기에는 명동에서 생활했던 작가들의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들.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작가만 해도 김동리, 백철, 손소희, 최정희, 오상순, 조병화, 정한모, 그리고 박인환이니... 그들의 사진과 더불어 그들의 작품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기쁨. 오길 잘했다는 생각.

 

사진사에서 유명하다는 임응식. 그를 발견하고 즐거워진 오늘이다.

 

사진으로 남긴 기록.

글과는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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