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교육혁신을 말하다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 공공부문총서 6
김상곤.김윤자.강남훈 외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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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학교, 교육 혁신... 

이 말들이 우리 사회를 규정짓고 있는데... 

교육학자들이 쓴 교육 혁신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쓴 교육 혁신에 관한 책이다. 

경제학적으로도 교육혁신이 이익이라는 사실을, 학자들이 논증해내고 있으니... 아무래도 교육혁신은 우리 시대의 화두이면서, 실행해야 할 다급한 실천과제라 할 수 있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교육에 관한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자, 교육은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지대에 해당된단다. 생산해낸 무엇이 아니라, 가만히 있음에도 가치가 상승하는 지대. 그래서 이 불로소득에 가까운 지대를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이 필요하고, 이는 곧 교육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필연성을 제기한다. 

2부에서는 대학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교육학자의 교육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경제학자의 손익을 계산한 논의가 이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바로 대학  시간강사를 국가연구교수로 고용하자는 제안과, 국립교양대학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시간강사, 박사 학위를 받고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이들을 나라에서 고용해, 각 대학에 수업을 하도록 보내고, 이들 강사에게 지급하던 돈을 학생들 등록금을 인하하는데 쓰자는 제안은 경제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그리고 윤리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는 제안이다. 이런 제안을 실효성있게 하려면 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나오면 되겠다. 

국립교양대학은, 대학서열화, 학벌사회를 타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학제의 개편과 함께 가야 할 문제이기에 전국민적인 이슈로 만들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국민투표로 나아가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국민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정책에 참여하는 것이 그 다음에 일어날 사회적 갈등에 들어갈 비용을 절약하는 길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3부는 초중고 개혁을 위한 제안이다. 여기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많이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학적인 면의 논의가 첨가되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4부와 3부는 굳이 따로 나누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을 하게 되는데... 4부가 재정이나 친환경, 또는 평화교육 등 좀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서 따로 분리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서는 논자들의 좌담이 이어지는데... 앞의 논의들을 총정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교육혁신,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도 하고. 

모든 문제의 근원이 교육이라면, 우리는 교육을 혁신하는 문제를 다른 문제들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즉 4대강이나 한미 FTA 등 다른 문제들보다 교육의 문제를 더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민적인 대토론을 거치고,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강제해야 한다.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렇게 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육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고 한다. 교육 문제는. 그렇다고 우리가 마냥 알렉산더를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이 매듭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단 칼에 끊을 수 없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결국 풀릴 때까지. 

그렇다. 교육은 교육학자들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이 책처럼 경제학자도 말해야 하고, 정치학자도, 사회학자도, 과학자도, 철학자도, 그리고 우리들도 이야기해야 한다. 백가쟁명이 되어야 한다. 백가쟁명을 통해 교육 혁신을 이끌어가야 한다. 

그래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에 제시된 좋은 방법들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입안하게 해야 한다. 또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이야기하고 공유해야 한다.  

교육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각자 자신들이 제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통합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교육은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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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에 관한 글들 

녹색평론 120호를 읽다.  

이번 호까지 벌써 세 번째, 원자력에 대한 글들이 눈에 띈다. 물론 예전에도 원자력을 반대하는 글들이 실렸지만, 거의 6개월이 흐른 지금에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는 책은 내가 읽은 바가 적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녹색평론이 앞서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원자력이라는 괴물은 핵무기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이는 가장 비민주적인 발전임을 수차례 주장해왔는데도,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이 있고 잠시 동안만 언론이 다뤄줄 뿐... 그 다음에는 게 눈 감추듯 원자력에 관한 이야기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왜 안 다루고 있는지, 못 다루는 것은 아닌지는 이 책에 '방사능과 언론'이라는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반감기가 아무리 짧아도 몇 십년에서부터 몇 십만년 아니 몇 십억 년까지 있는 이 방사능 물질이 유출이 되었는데,,, 몇 달만에 관심을 접다니... 아무렇지도 않은양 지내고 있다니... 

이것은 지식인들의, 언론인들의 책임방기 아닌가. 

왜 자꾸 문제를 제기해 불안을 조성하냐고? 허... 바다에 유출된 방사능이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바다 생물들이 제 자리만 지키고 있단 말인가? 바람이, 공기가 일본에만 머문단 말인가? 

보이지 않기에, 그 부작용이 몇 년에서 몇 십년이 지나야 나타나기에 우리가 느끼고 있지 못할 뿐 위험은 지금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방사능의 위협을,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요나스의 이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전체적 지식은 점점더 비교적인 것이 되어 일반인들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되고,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에서 소외된다. (요나스, 책임의 원칙: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서광사  278쪽) 

그러니 일반인들은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모를 수밖에.

하지만 위험을 녹색평론이 계속 경고음을 내어 알려주고 있다.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경고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나?

따라서 녹색평론은 요나스의 이 말을 실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결정은 최고의 선을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최고의 악을 회피하기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후자의 생각만이 항상 우선권을 가지며, 또 필연성이라는구실을 가진다.(요나스, 같은 책 79쪽) 

우리는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 최악의 상태를 생각하고, 이 최악의 상태가 도래할 가능성이 0.00001%라도 있으면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난 이 생각에 동의한다. 

녹색평론을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최소한 우리는 최악의 경우가 예상되는 일들은 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머리를 울린 글 

배병삼의 글이다. 유교와 시장이라는. 

이 글에서 맹자가 양혜왕에게 했다는 말, 하필왈리(何必曰利)잇고?  

하, 왜 하필이면 이로움을 말하냐?  

의로움을 말해야지 하는 이 맹자의 첫구절에서 유교는 시장을 반대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배병삼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유교도 시장을 반대하지 않는다. 상당히 긍정한다. 다만 시장은 시민의 영역이고, 정치의 영역은 아니라고 말한다. 

맹자가 양혜왕에게 한 말은 왕은 시민사회의 영역에 관여하지 말고, 정치의 영역에, 즉 공공의 영역에 힘써야 한다는 뜻으로 말했다고 한다. 왕이 시장의 영역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 나라는 힘들어진다는 이야기... 

머리에 갑자기 대통령이 떠올랐다. 

최고경영자를 자처하는 대통령. 맹자가 그 분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허... 몇 천 년 전 맹자가 어찌 이리도 시대를 앞서갔을꼬?  

공자, 맹자를 배운 사람이 이리도 많은데.. 왜 대통령에게 하필왈리(何必曰利)잇고 하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하는 생각. 

맹자를 가까이 불러 이야기를 듣지 않아서 그런가?   

 

덧글 

요나스의 책은 과학자들, 기술자들,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는 너무도 앞선 첨단 과학기술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 인간이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이야기한 책은 없다. 

요나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서광사, 1994년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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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보이는 창 82호를 읽다. 

아직도 여러 군데서 삶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한 곳에 삶이 보이게 조그만 창을 하나씩 내주고 있는 책이다.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따뜻한 눈으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려 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고, 일터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도 있고, 요즘은 옛날 잡지에 난 글을 다시 소개하는 꼭지도 있어, 그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은 포이동 사람들의 삶. 

강남이되, 강남이 아닌 곳, 우리 국민이되, 국민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 곳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호에 있다.  

무엇보다 이번 호는 종합편성채널에 관한 이야기가 특집으로 실려 있다. 

지금 제주도에서 강정마을이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고, 김진숙은 아직도 크레인 위에 있으며, 명동에서도 철거 작업이 시작되고 있고... 등등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도, 방송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까지 거대 보수 언론의 손에 들어간다면, 우리가 보고 듣고 하는 내용들은 다양성을 잃은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되기 십상이다. 

다양성을 상실한 사회, 이것은 위험하다.  

종편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번 호를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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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용산, 두리반, 한진중공업, 포이동, 그리고 강정 마을... 

쫓겨가는 사람들이라고 제목을 붙여야 하나. 

자신의 고향, 삶터를 잃고, 어디론가 가야 하는 사람들. 

이들은 노마드의 삶을 선택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노마드가 되고 만다. 

호모 노마드. 세상을 발전시키는 주역이어야 할 이들이, 세상에서 내던져지고 버려지게 된다. 

우리는 사실, 노마드보다는 정착민의 삶을 더 좋아하지 않던가. 

그래서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던가.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52호에서 강정마을과 그밖의 다른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 시작이 강정마을이고, 거의 끝부분이 다시 강정마을이다. 

아니 풀뿌리 민주주의를, 한밭레츠를 다룬 부분도, 협동조합을 다룬 부분도 다 강정마을과 연결이 된다. 

그리고 한진중공업을 다룬 부분도 마찬가지고... 

류은숙의 글 '고향에 대한 권리'에서 국가안보라는 말 대신에 인간 안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무기와 군사기지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존엄성에 대한 관심사에서 지켜진다'(179쪽)고 한다. 

우리가 우리의 삶터를 지키는 행위, 그 자체가 바로 인간 안보이고, 이는 바로 인권을 지키는 행위가 된다는 이야기다. 

인권은 인간의 권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존재의 권리를 존중하고, 인간과 그 존재들이 공생을 해야하는 권리로 해석이 된다.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는 자신을 위해서 다른 유전자와 공생하기를 선택한다고 한다. 가장 이기적인 행위가 결국은 이타적인 행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존재들을 위해서도 고향을, 삶터를 지켜야 한다. 

이번 호는 이를 말하고 있다. 

제목처럼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또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고... 

세상은 아직도 희망이 넘친다고...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고, 이번 호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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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내가 뽑은 나의 시 -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신경림.도종환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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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누가 누가 시를 더 잘 쓰나 

싸우는 나라 

 욕심쟁이 거인 이야기가 

국민교육헌장인 나라 

사법시험이 시 창작인 나라 

그런 나라에 가고 싶다                         (김율도, 율도국에 가고 싶다 2,3연. 이 책 76쪽)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에서 내가 뽑은 나의 시를 선보였다.  
  
다른 시선집들이 선정위원이 있고, 이 선정위원들이 한 해 동안 나온 시들 중에 괜찮다고 여기는 시를 뽑아 선집을 만들었다면, 이 시집은 직접 시인들에게 자신들이 한 해 동안 쓴 시 중에서 남에게 알리고 싶은 시, 자신이 아끼는 시 등 한 편을 선정해 보내달라고 하여 그 시들로 책을 엮었다.  

한 시인이 자신의 시들을 엮어 낸 시집을 대학 동창회에 비긴다면, 이렇게 여러 시인들이 보내준 시들을 엮어 만든 시집은 초등학교 동창회에 비길 수 있다. 

대학 동창회는 사는 모습도 엇비슷하고, 생각도 엇비슷해, 그 집단의 경향을 읽어낼 수 있다면, 초등학교 동창회는 서로들 다들 한 시기를 함께 했다는 공통점 외엔 사는 모습도, 생각하는 경향도 매우 다르다. 

이들은 함께 했던 시기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만나 자신들의 삶에 대해, 생각에 대해,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자유롭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또 누구의 비난도 받지 않고. 

이 시집이 그렇다. 

다양한 시인이 한 해 동안 그 시기를 함께 했다는 공통점 외엔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를 썼고, 자신만의 시를 보내 시집으로 엮었다. 

그렇다고 이 시집의 시들이 다 다르지는 않다. 초등학교 동창회의 다양함 속에서도 나름 비슷한 삶을 사는 동창들이 있듯이 이 시집에도 경향이 비슷한 시들이 있고, 정말로 다른 삶을 사는 동창이 있듯이 아주 다른 경향의 시들도 있다. 

말 그대로 시의 백화점이요, 다양한 시가 준비되어 있는 뷔페다. 

우리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면 된다. 그리고 그 시를 맛있게 먹으면 된다.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친구들의 말을 재미있게 듣듯이, 그들의 삶에 공감하듯이, 나와 다른 삶을 산다고 배척하지 않듯이, 다양한 시들에서 재미를 느끼고, 마음의 위안을 받고, 정신의 포만감을 느끼면 된다. 

그것이 어느 시든 상관없다. 뷔페에서 모두가 똑같은 음식을 먹지 않듯이, 맛에 대한 품평이 다르듯이, 초등학교 동창들의 삶에 우열을 가르지 않듯이, 그냥 내 맘에 드는 시를 고르면 된다. 

이런 마음이 계속되면 시는 즐거운 내 일상이 된다. 

다양한 경향의 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우리 사회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와,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네 하는 시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시는 결코 어렵지 않다. 이런 말을 누차 하지만... 사실, 아직도 시는 우리에게 어렵게 다가온다. 그럴 때 이런 시집을 보자.  

잘 보이는 곳에 시집을 두고 눈이 갈 때마다 집어들자. 집어들고, 아무 곳이나 펴자. 아무 시나 읽자. 

시집을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을테니까. 빨리 읽을 필요도 없을테니까. 

시간이 날 때, 눈이 갈 때 내가 펴본 시들이 어느 순간 내 맘에 들어올 때가 있다. 그러면 성공이다. 

시는 바로 그 때 내 것이 된다. 그리고 계속 내 눈을 끌고, 내 손을 자기 쪽으로 이끌게 된다. 

나를 앞세우는 시대에 이 시집에 나와 있는 이 시... 이성준의 사진을 찍으며 중 한 부분(256쪽) 

(전략) 

나보다는 

카메라 앞의 상대를 먼저 생각해야 했고 

대상을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 

나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피사체와 촬영자와의 함수관계 

나와 나의 의지를 지우고 

배경과 빛과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며 

상대 중심으로 나를 움직이다 보면 

(중략) 

나도 어느새 상대와 하나가 되었음을 

끄덕임 속에서 알게 되었다 

시는 이렇듯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기도 한다.  

때로는 지성을 자극하고, 때로는 감성을 자극하고, 시는 천의 얼굴도 우리에게 다가온다.

특히 이런 시집들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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