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 <매드 유니콘>. 태국. 리미티드 시리즈 7부작. 매 회 1시간 내외. 15세 이상. 드라마. 태국의 첫 유니콘 기업 '플래시 익스프레스'의 탄생을 소재로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있게 그려내다. 믿음이라는 연료를 가지고, 배신이라는 역풍을 뚫고, 유니콘이라는 목표로 끝까지 항해하는 창업가를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 8점/10점

  

2. 태국의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모래채굴장에서 일하던 산티.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던 덕분에 망해가던 채굴장을 살려내고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도시로 향한다. 여행가이드를 하면서 마주친 사업의 기회. 하지만 콘도를 팔려던 계획은 오히려 사기를 당한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 만은 없던 산티는 대그룹 총수 카닌을 만나면서 전화위복이 된다. 중국에서 택배 물류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산티는 태국에서 카닌의 지원을 얻어 물류사업을 시작한다. 그의 창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3. 실제 태국에서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된 물류회사 '플래시 익스프레스'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시리즈이다. 주인공 산티는 플래시 익스프레스의 창업가와 닮아 있지만, 극적 재미를 끌어내기 위해 허구가 많이 가미된 인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시리즈를 보는 중간중간 때론 거슬리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산티가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최대의 적은 바로 대기업 카닌. 그의 성공을 가로막기 위해 카닌은 온갖 방해를 저지른다. 시리즈의 재미는 이 방해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에 있다. 


4. 태국도 완전히 자본주의 사회임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기도 하고, 명품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자랑인 듯 보여진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 기류를 감독도 눈치챈 듯 돈 보다는 아니더라도 돈 만큼 귀중한 것도 있음을 얼핏 보여주기도 한다. 가족애, 우정, 사랑 등등. 그럼에도 결국은 산티의 우정과 사랑의 지킴 보다 그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큼을 느낀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너무나도 극명한 삶의 차이를 가져오기에. 


5.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각종 사건의 밑바탕에는 믿음과 배신이 깔려 있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주인공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배신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를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믿음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성공일지도 모를 일이다. 산티의 성공은 믿음을 먹고 자랐다. 그의 성공이 그를 믿었던 많은 이들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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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25년 5월 16일 오픈. 11부작. 미스터리, 멜로, 액션, 사극. 이재욱, 조보아 주연. 김홍선 연출(루카:더 비기닝,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등). 클리세로 가득한 멜로는 빼고 미스터리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을. ★★★ 6점/10점


2. 조선 최대 상단의 외동아들인 홍랑은 어렸을 적 실종되었다. 이복누이 재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홍랑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 왔다. 가끔 홍랑이라며 찾아오는 이들이 있었지만 죄다 가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 홍랑이 찾아 왔다. 

상단은 민연의의 소유이지만, 실제 상단을 이끌고 있는 것은 남편 심열국이다. 심열국은 양자 심무진에게 자신의 힘을 넘길 생각이지만, 민연의는 돌아온 홍랑에게 상단을 물려줄 심산이다. 상단을 둘러싼 부부간의 권력 싸움과는 별개로 심열국을 도우면서 조종하고 있는 한평대군의 야망도 상단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다. 

한편으론 재이와 홍랑, 심무진 사이 가늠할 수 없는 애정의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3. <탄금>의 재미는 실종되었던 홍랑이 돌아오면서 이 홍랑이 진짜 홍랑인지가 밝혀지는 과정에 있다. 진짜와 가짜라는 구분은 상단의 중요 재물 중의 하나인 그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와 맞물려, 흥미진진한 구도를 이끌어 간다. 자꾸만 가짜인 것 같은 증거가 쌓여가면서도, 혹시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이 엇갈리며 긴장감을 높여간다. 

하지만 이 미스터리한 재미는 진짜와 가짜의 판명이 난 이후 급속히 떨어진다. 이 미스터리가 홍랑이 찾고 있는 화공이 누구인지와 왜 화공을 찾는지를 밝혀지는 과정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데, 화공에 대해 미리 짐작 가능하고, 왜 라는 이유는 그다지 궁금증을 크게 유발하지 못한다.


4. 반면 홍랑과 재이는 이복 누이이지만,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에 더해 양자이자 오라버니인 무진은 재이를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연인으로서 좋아하는 감정을 내비친다. <탄금>을 이끌어가는 멜로라는 다른 물줄기이다. 

하지만 이 물줄기는 너무나 상투적이어서,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다. 게다가 작가의 무엇인가 멋진 말을 늘어놓고 싶은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을 완전히 빼앗아 버린다. 이들의 사랑이 너무나 애달프고, 간절하다고 소구하지만, 보는 이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이들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희생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전혀 와 닿지 못하는 것이다. 


차라리 사랑 이야기는 빼 버리고 미스터리에 집중했더라면 훨씬 재미있는 사극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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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 25년 5월 17일 개봉. 2시간 49분. 15세 이상 관람가. 첩보, 액션, 스릴러. 시리즈물 중 8편. 1996년 1편 개봉. 물에서 하늘에서 죽을 고비 넘기며 시간과 싸우다. 결국 위대함은 <타이밍>이니까. ★★★★ 8점/10점


2. 7편이었던 전작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과 이어짐. 전 세계의 디지털 정보망을 점령해 버린 인공지능 NTT. NTT는 자신의 생존과 지구의 통제를 위해 인간을 제거할 계획이다.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핵무기. 전 세계 핵무기를 손에 넣고 동시에 핵 미사일을 세계 곳곳에 발사시키려고 한다. 미국은 NTT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전 세계에 핵무기가 터지기 전에 다른 국가의 핵무기고를 없애고, 이를 미국의 소행이 아닌 NTT의 소행으로 덮기 위해 미국 내 소도시 하나도 핵마사일로 희생할 생각이다. NTT가 핵무기를 발사하기 전에 이단 헌트와 그의 동료는 NTT를 제거해야 한다.


*** 이것도 스포일러일 수 있겠다.

3. <미션 임파서블> 8편인 <파이널 레코닝>은 제목에 파이널이 들어가면서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주인공인 톰 크루즈의 나이도 60이 넘어 지금까지 보여준 스턴트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도 한 몫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9편이 안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 도대체 어디서 8편이 마지막이라는 소문이 떠돈 것일까. 톰 크루즈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 아니라면 시리즈의 끝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긴장감을 더 한 것 중 하나는 시리즈가 끝이 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었다. 즉 이단 헌트가 죽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영화를 더 쫄깃쫄깃 만들어 주었다.



4. <미션 임파서블>의 트레이드 마크는 아찔한 스턴트 액션이다. 톰 크루즈가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한다. 미친 속도감으로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쾌감이 있다. 이번 8편에서도 이런 속도감이 등장한다. 바로 1943년식 보잉의 복엽기에서 벌어지는 비행기 쟁탈전이다. 공중에서 비행기를 옮겨 타고, 조종석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과 탈출 장면은 아찔아찔하다.




더불어 미친 속도감과 정반대의, 말 그대로 숨 막히는 수중 장면도 압권이다. 실제 54키로그램이나 되는 잠수복을 입고 촬영했다는 잠수 장면은 리얼타임과 가까워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특수 잠수복을 입고 잠수함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정도. 잠수함에서의 활동은 거의 실시간 중계마냥 이어진다. 이것이 어떤 이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수중 장면이 주는 압박감을 표현하기에는 제격이지 않았나 싶다. 또한 속도감이 사라지고 수중에서의 둔탁함으로 인해 다소 지겹다는 평가도 많지만, 바로 이런 둔탁함이 긴장감을 더욱 끌어올렸다고 할 수도 있겠다. 


5. 이번 <파이널 레코닝>에서 간과되어진 액션은 바로 격투씬이다. <미션 임파서블>의 또다른 장점은 격투씬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액션 영화보다 훨씬 타격감이 실재적이다. 거의 대부분의 액션 영화는 카메라 트릭과 편집은 물론 배우들의 합을 맞춰 실제 주먹과 발이 닿는 것처럼 격투 장면을 보여준다. 즉 실제 치고 받고 하지 않고서 치고 받고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액션씬은 이런 합과 트릭이 눈에 보인다. 그럼에도 극중 몰입의 정도에 따라 실제 액션으로 여기게 될 수도, 다소 엉성하게 보일 수도 있다. <존 윅>은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인식하면서도 숨가쁜 전개로 액션의 탁월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미션 임파서블>의 경우에는 계속되는 숨가쁜 전개가 아니지만 짧고 강렬한 격투 장면이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매끈하게 전개된다. 


6. 문제는 러닝타임이다. 3시간에 가까운 이야기이기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중반까지는 지금까지 시리즈의 떡밥을 회수하고 설명하는 한편,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음지에서 일하는 이들에 대한 찬양이 이어진다. 이렇다 할 액션 장면 없이 회상과 말이 주가 되다보니 다소 지루해질 수 있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시간마저도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7. 훌륭한 소매치기와 위대한 소매치기의 차이는 <타이밍>에 달려 있다. 이 타이밍은 8편 내내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잠수복을 입고서 펼치는 액션 장면도 잠수복 내 산소량 때문에 시간이 제한되어졌다는 것. 비행기 액션도 미국이 핵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또는 NTT가 핵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것. 제한된 시간이 주는 긴장감이 폭발한다. 게다가 NTT를 잡기 위해서는 몇 백 만분의 1초도 안 될 눈 깜짝할 새보다 짧은 타이밍을 요구한다. 

사랑도 행운도 실은 타이밍이 아니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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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영화 <해벅>. 25년 4월 25일 오픈. 미국. 액션. 청불. 가렛 에반스 감독. 톰 하디 주연. 근거는 없지만 1980~1990년대 홍콩 영화를 현대적으로 조금 세련되게 그려낸 영화처럼 느껴진다. 이제 나쁜 짓은 그만하고 싶어. 제발 내 앞을 가로막지 마! ★★★ 6점/10점


2. 마약 거래에 나섰다 실패하고 사람을 죽이게 된 형사. 그다지 정의롭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악당 또한 아닌 듯하다. 시내에서 총기 사건이 벌어지고, 진범과 함께 현장에 있던 절도범들이 범인으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부패한 유력 정치인이 형사에게 자신의 아들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 아들은 다름아닌 총기 사건 범인으로 내몰리고 있는 절도범. 형사는 이번 건을 마지막으로 나쁜 짓에서 손을 떼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을까. 


3. <해벅>이란 대파괴, 혼란, 피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형사가 맡게 된 사건도, 정치인의 청탁도, 형사 자신의 마음도 뒤죽박죽임을 나타내는 듯하다. 영화 <해벅>은 톰 하디가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끄는데, 실은 주연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가렛 에반스라는 감독이 흥미롭다. 이 감독은 웨일스 태생으로 영국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영화는 인도네시아에서 제작, 감독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특히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 실랏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로 이름을 알렸다. <레이드>시리즈가 유명하다. 


4. 가렛 에반스의 액션 장면은 좁은 곳에서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타격감과 칼과 총을 무기로 피가 무자비하게 튀기는 잔혹함이 생생하게 전달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은 얼핏 1980~1990년대 홍콩 영화를 연상케 한다. 물론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인 실랏과 중국의 쿵푸는 다른 무술이긴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둘이 아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아무튼 영화 <해벅>에서도 탄창을 갈아 끼우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발사되는 총알 세례와 총구를 서로에게 겨누는 1대 1 결투 등이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의 홍콩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영화 <존 윅>의 탄창 갈아 끼우기와 같은 현실감과 세련미는 없지만, 과거 홍콩영화보다는 세련된 모습으로 액션을 연출하고 있다. 


5. 줄거리 또한 홍콩 영화와 닮아 있다. 악당이긴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당들. 이제 나쁜 짓은 그만하겠다는 주인공이 악전고투 끝에 악당들을 쳐 부수고, 자신의 죄를 짊어지며 개과천선의 길로 나서겠다는 서사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물론 <해벅>이 복잡한 플롯이나 반전을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선물하는 영화가 아니기에, 화끈한 액션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그만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만큼은 해 준다.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피 터지는 총격 액션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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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폭락>. 2025년 1월 15일 개봉. 4월 23일 넷플릭스 오픈. 대한민국. 드라마.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고 송재림 주연. 권도형의 테라, 루나 폭락 사태 실화를 바탕으로 함. 사건의 진실이라기 보다는 권도형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냄. 영화 속에서는 양도현이라는 인물로 그려지고 마미라는 코인을 개발한다. 실제 권도형과 얼마나 닮았는지는 모르겠다. 성공하면 기업가, 실패하면 사기꾼? ★★☆ 5점/10점


2. 고등학생 도현은 대치동에 위장전입해 학업에 열중한다. 하지만 그토록 고대했던 교환학생의 기회는 부자이지만 장애인이었던 친구에게 빼앗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친구는 장애 특혜를 받기 위해 장애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창업동아리에 가입했는데, 한 선배가 창업지원금으로 해외여행을 하고 분식회계를 부탁한다. 도현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이 눈 먼 돈임을 알게 되고, 각종 창업 지원 프로젝트에 도전해 10억에 가까운 지원금을 받는다. 물론 창업은 모두 망한다. 정부지원금은 청년들이 도전해서 망해보는 경험을 위한 돈이라 생각해서아무런 죄책감없이 일을 저지르고 개인적으로 유용한다. 이후 잘 나가는 청년투자자 케빈으로부터 거액의 암호화페 창업 투자금을 받는다. 케빈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돈을 가져온다"며 돈이 복사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도현의 대담함은 이제 억 단위가 아니라 조 단위가 되었다. 


3. 권도형은 현재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2022년 60조 원에 가까운 피해액을 남긴 '폰지 사기'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테나와 루나라는 암호화폐가 열흘 만에 아무 쓸모가 없을 정도로 폭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권도형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무죄와 유죄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만든 가상화폐 제도의 부실함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투자를 유도했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영화 <폭락>은 과거의 행적을 통해 테라와 루나가 사기였을 확률이 높음을 시사하면서도 살짝 애매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다. 실제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기업가로, 실패하면 사기꾼으로 내몰릴 가능성을 품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만으로 보자면 과거의 행적을 돌아보는 일련의 사건들이 조금은 느슨하게 이어져 긴장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러닝타임이 10여 분 정도 줄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게다가 정확히 영화 <폭락>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영화적 재미를 잃은 부분이라 생각된다.  


4. "있는 놈이 더해"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잘 안다"와 같은 말은 기득권과 경험치를 은유하는 말일 것이다. 영화 <폭락>에서는 소수자를 위한 혜택이나 지원금을 소위 부나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더 잘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양도현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세상에 눈 먼 돈이 있음을 알게 되고, 뛰어난 머리로 이 눈 먼 돈을 잡아채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점차 눈 먼 돈을 넘어 욕망으로 가득 찬 돈을 가로채는 데까지 나아간다. 영화 <폭락> 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현실 속 일부에서 눈 먼 돈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애당초 한 번 실패로 인생이 끝장 날 수 있는 위험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임에도 그 관리의 부실로 있는 사람들의 용돈으로 전락한 것이 눈 먼 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 먼 돈을 못 가진 사람이 바보 취급 받아서는 기회의 공정성이 훼손되어진다. 눈 밝은 지원금이 필요한 곳에 골고루 쓰여질 수 있는 관리와 체계가 필요하다. 눈 먼 지원금은 바늘 도둑을 소 도둑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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