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심었던 수박과 참외 중 수박만 열매를 맺힌 줄 알았는데, 덩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참외도 몇 개 열린 걸 발견했다.

수박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늦게 열리기 시작했지만,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수정이 이루어져 열매를 맺은 것이 놀랍기만 하다. 어쨌든 참외도 수정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니 마음이 놓인다.
내친 김에 수박의 곁순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수박이 자라는대로 그냥 두었더니 덩굴이 사방팔방으로 뻗어가고 있다. 수박으로 영양이 집중되어 크기도 커지고 당도도 올라가야 하는데, 덩굴을 뻗는데 에너지를 쏟고 있는 걸 놔두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다. 이래저래 곁순을 제거하다 아차차! 그만 수박이 달린 곁순마저 따고 말았다.

주먹보다 조금 더 크게 자란 것인데, 너무 아깝다. 판매용이 아니기에 수박이 엄청 클 필요가 없으니, 달리는 대로 키우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그만 얼떨결에 알 솎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미 따 버린 것이니 아까워할 필요는 없고, 다른 수박이 조금 더 크게 자라는데 도움을 준 것이라 위로한다. ^^

요즘 같은 땡볕은 수박이 탈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수박을 키우는 일부 농가에서는 수박 위에 신문을 덮어주기도 한다. 풀과 함께 키우고 있는 내 입장에선 따로 신문 같은 것으로 가리기 보다는 그냥 풀 속에 놓아두면 될 일일 듯하다. 물론 이렇게 풀이 무성하면 간혹 벌레들이 수박을 먼저 먹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직 약 한 번 치지 않고 이 정도 자라준 것 만도 기특하다. 수확 때까지 과연 건강하게 잘 자라줄 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