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4월 26일 비온 후 갬 4도 ~14도
올 봄 처럼 뒤죽박죽인 날씨는 없었던 듯하다. 그런데 풀이 자라는 속도는 여전한가 보다.
작년과 재작년 풀 베기 작업을 언제 했는지 기록을 살펴보니, 비슷하게도 4월 마지막 주에 시작했다. 올해도 4월 마지막 주에 들어서니 예초를 한 번 해야 할 시점이 왔다.
올해 달라진 점은 충전식 예취기를 하나 장만했다는 것이다. 보호장구를 포함해 30만원대의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 웬만한 풀은 다 벨 수 있다기에 구입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낫으로 풀을 벴는데, 8월쯤 가면 풀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점점 방치에 가깝게 됐다. 올해는 예취기를 활용해서 가을까지 정리를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북성이라는 회사의 예취기로, 2시간 조금 넘게 충전을 하면 1시간 조금 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저속으로 사용하면 5500rpm의 회전력이 나오는데, 다소 힘이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예상보다는 훨씬 잘 베어졌다. 다만 아직 예취기를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다 보니, 안타깝게도 블루베리 가지 2개를 꺾어 먹고, 주 줄기 2개에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예취기 사용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블루베리 근처의 풀은 남겨두고 작업을 해야 할 성 싶다. 1시간 남짓 예취기를 돌리고 나니 예취기 모습이 무척이나 혹사당한 듯하다 ㅋ.
낫으로 벨 때보다 어깨도 안 아프고, 속도는 대략 2배 정도 빨라 좋다. 다만 예취기가 블루베리를 상하게 하거나, 예취기 날이 땅을 건드리면서 흙이 블루베리에 튀어 묻는 것이 단점이다. 속도를 얻는 대신 낫을 쓸 때 처럼 세밀하게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은 잃었다. 물론 이 단점은 예취기 사용이 숙달 되면 다소 해소되리라 기대된다. 게다가 70~80분 정도 예취기를 돌리면 충전기가 다 닳아서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일을 알아서 그만둘 수 있어서다. ^^ 지난해 블루베리 밭 예초에 매일 1시간 씩 일주일 정도 걸렸는데, 올해는 3~4일 정도면 끝낼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대충 풀베기했던 체리나무밭과 경사진 곳도 어느 정도 손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만큼 관리가 잘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고장 없이 오랫동안 예취기를 쓸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