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몸도 차가워진다. 이럴 땐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근육을 이완해주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약초차를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잔대, 둥굴레, 쑥을 겨울철에 좋은 ‘약초’로 소개하고 있다.

둥굴레차는 마트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다.

잔대는 약재로 쓸 때는 사삼이라고 부르는데, 초롱꽃과에 속한다. 동의보감에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폐를 맑게 한다고 한다. 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둥굴레처럼 끓여서 차로 마시면 된다.


쑥도 차로 마시면 좋다고 한다. 특히 복부와 자궁이 찬 것을 따뜻하게 해주어 여자에게 좋다. 봄부터 여름 사이엔 지천에 쑥이다. 번식력도 강해서 그냥 놔두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다. 블루베리와 체리를 키우는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하지만 쑥을 잘 캐서 요리에 쓸 수 있다. 애엽이라는 약재로도 사용한다. 차로 이용할 때는 꽃이 피기 전에 줄기 윗부분의 싹과 잎을 뜯어서 그늘에 잘 말리면 된다. 내년엔 겨울을 대비해 쑥차 좀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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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에 대한 생각 - 세계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데 우리의 식탁은 왜 갈수록 가난해지는가
비 윌슨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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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으면 죽는다. 하지만 잘못 먹어도 죽는다. 그래서 인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수렵, 채집 시절엔 독성의 여부가 중요했을 것이다. 먹어보고 체득한 것들이 유전적, 문화적으로 이어지는 시대로 보인다. 다양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중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맛있다'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그렇지않다면 우리는 먹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어 농경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때 그때 필요한 것들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곡물 덕분에 잉여와 보관이 가능한 시대였다. 그 덕분에 인구도 증가했고, 남는 인력으로 문명이 발전하게됐다. 하지만 먹는 종류는 단조로워졌고, 이로 인해 건강은 위협을 받았다. 한두가지 작물에 치중함으로써 환경변화에 취약해지기도 했다.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 위한 생산력 향상이 필요한 시기였다. 녹색혁명이 문제를 풀었다. 음식의 방점은 양이었다. 모두가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 목표였다. 기술적 문제는 해결됐지만, 정치적 문제는 기아를 해결하지 못했다. 


값싼 가공식품의 시대가 도래했다. 가난하더라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먹을 것을 구하는게 쉬워졌다. 또한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시간을 빼앗아, 최소한의 식사 시간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하면서 먹든가, 재빨리 먹고 잠깐 쉬든가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를 찾았다. 또한 패스트푸드는 문명의 상징이 되어, 개발도상국들의 국민들에겐 현대인이라는 이미지를 먹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음식의 변화는 영양의 전이를 가져왔다. 비만과 성인병, 각종 대사성질환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책 <식사에 대한 생각>은 13가지 식사전략을 주장한다. 적게 먹고, 간식 대신 식사에 집중하고, 물이 아닌 것을 물처럼 마시지 말고, 다양하게 천천히 먹고, 요리를 배우고,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등이다. 한마디로 장금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진짜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에 대한 생각]은 이런 음식에 대한 접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제도적 문제라고 본다. 사회 구성원 개인 각자가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레스토랑의 접시를 작은 것으로 바꾸고, 신선한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가게가 걸어서 갈 수 있을만큼 집 근처에 위치하도록 하는 등등. 물론 이런 변화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 말이다. 


장금이의 말을 떠올려본다. 
"저는,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우리는 홍시맛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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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날씨가 매섭다. 찬 공기 때문인지 미세먼지가 없는 날엔 일출이 멋드러진다. 잠깐 하늘을 쳐다보다 개밥을 챙겨주고, 개똥을 치우려했다. 


하지만 흠칫! 한 발 뒤로 물러섰다. 털복숭이 하나가 웅크리고 있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가만히 살펴보니 꼼짝을 않는다. 죽은척 하는건가? 계속해서 요지부동인 것이 아무래도 죽은 듯하다. 자세히 보니 너구리처럼 보인다. 


요 몇일 전 백구가 집 옆 복숭아밭을 쳐다보며 '컹컹' 짖어댔다. 뭐가 있나 살펴봤지만 눈에 뜨이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슬금슬금 움직이다가 눈이 마주치자 슬그머니 도망치는 것이 아닌가. 너구리였다. 설마 지금 눈앞에 죽은 너구리가 그때 봤던 너구리일까. 그런데 왜 여기서 이렇게 죽음을 맞이했지?


딸내미에게 너구리가 죽어있다고 하니 잠이 덜 깬 눈을 한 채 쏜살같이 달려온다. 어라? 무섭다거나 징그럽다며 도망칠 줄 알았더니.... 반대로 너구리가 궁금하다며 다가갔다. 웅크러져 있는 너구리를 뒤집어달랜다. 얼굴과 배 쪽도 보고싶단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아무튼 이래저래 죽은 너구리를 살펴보다 왜 너구리가 이곳에 죽어있는지 의문이 갔다. 딸내미 또한 이렇게 저렇게 추측을 해본다. 



어디에선가 독극물을 먹고 나서 죽었을까. 딸내미가 입에 거품자국이 없다며 아닐 것 같단다. 그렇다고 하필 여기서 얼어죽었을리는 없고...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작은 개가 너구리를 물어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것. 초코라고 부르는 이놈은 올 여름엔 뱀을 물어뜯어 죽이기도 했다. 하지만 너구리가 죽은 위치는 초코가 묶여 있는 곳에서는 닿지 않는 거리다. 혹시나 초코에게 물린 후 경사진 곳으로 굴러떨어졌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너구리는 묶여있는 개조차 피하지 못할 정도로 무뎠다는 것인데... 


알쏭달쏭 미스터리다. 게다가 죽은 너구리를 보고도 신기해하는 딸내미도 미스터리?^^ 하기야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 박제 박물관도 좋아했으니, 겁낼 이유는 없어보인다. 어쨋든 비명횡사한 너구리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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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일 맑음 영하 6도~5도


개밥그릇에 담겨 있는 물이 아침이면 꽁꽁 얼어있다. 벌써 겨울 추위가 매섭다. 어슬렁어슬렁 늑장을 부리다보니 12월이 코앞이다. 



집 주위를 둘러보며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서기 전에 갈무리해야 할 것들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감국이었다. 허리춤 이상으로 길게 자란 것들이 꽃이 지고 나니 다소 어지럽고 지저분해 보인다. 깔끔하게 정리도 할겸 내년에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밑둥까지 잘라내는 작업을 했다. 



감국을 다 쳐내니 진입로가 훤해졌다. 잘려진 가지는 블루베리밭 사면에 두었다. 삭아서 퇴비가 되면서 풀이 자라는 것을 막아주기를 기대한다. 



잘려진 밑둥을 보니 새로 싹을 내서 꽃이 핀 것들이 보인다. 이번주 추위가 찾아오기 전까지 따듯했던 기후 영향인 듯하다. 


감국처럼 보다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 위해 기존의 줄기를 싹~둑 잘라내야 할 때가 있다. 아마도 코로나19가 가져오는 삶의 변화는 이같은 <싹둑>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 코로나19는 뭇생명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삶,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아닌 균형을 갖춘 삶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요구는 개개인의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생명과의 조화, 균형잡힌 삶이라는 가치에 공감을 한다면, 지금까지의 내 삶의 태도를 <싹뚝> 자를 각오를 해야하지 않을까. 잘려진 감국은 내년 샛노란 꽃을 더욱 화사하게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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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로 가끔씩 접하는 보복운전은 재수없는 사람들이 겪는 황당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음 속에 분노로 가득찬 운전자가 시한폭탄과 같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영화 [언힌지드]는 짜증스런 경적 소리가 어떻게 자신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의 목숨을 위협하는지를 짜릿하게 보여준다. 안전운전은 기본, 방어운전은 필수! 그리고 이젠 양보운전을 장착하라~


2. 레이첼은 아이를 학교에 등교시키려 차에 올랐지만, 고속도로는 꽉꽉 막혔다. 그런데 이게 한두번이 아니다. 엄마는 아이의 지각을 교통정체 탓으로 돌리지만, 아들은 엄마가 늦잠을 잤기 때문이라 여긴다. 꽉 막힌 도로를 감안해 일찍 서두를 생각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첼의 지각은 습관화된 듯하다. 미용사로서 고객과의 약속에서도,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늦는 일이 잦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가 지각을 할 판, 게다가 앞차가 신호등이 바뀌었는데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 짜증섞인 경적을 울리며 추월한다. 그런데 이 차가 자신의 차를 쫓아와 정중하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주의를 주는 경적이 아니라 짜증을 내는 경적이었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레이첼은 사과를 거부한다. 픽업트럭의 운전자(러셀 크로우)는 "힘든 하루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협박한다. 그리고 그 협박은 말로 그치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서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3. 보복운전을 소재로 했지만,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노로 가득찬 세상이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 사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직의 두려움, 이혼이나 상실의 아픔을 언제 맞이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다. 이런 불안감 속에서 항상 무엇인가에 쫓기는듯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 신경이 닳고 닳는 순간 화가 언제 터져나올지는 알 수 없다. 


4. 영화의 제목 [언힌지드]는 경첩이 빠진 문의 상태를 말한다. 언제 떨어져나갈지 모르는 문짝이란 얼마나 불안정한가. 현대인이 겪고 있는 삶이란 경첩빠진 문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첩>이다. 문을 꽉 잡아줄 <경첩> 말이다. 그 경첩은 실직을 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반, 가족과 친구를 잃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 여러번의 스타트업 도전이 가능할 정도의 지원 등등 소위 말하는 삶을 견고하게 해줄 수 있는 복지정책이 될 수 있겠다.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양보는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도로위의 보복은 자신이 손해봤다거나,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했다는 피해망상에서 비롯되었을 테니 말이다. 자신이 조금 손해를 봐도, 피해를 입어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면, 보복심리는 조금도 꿈틀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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