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2일 10도~24도 맑음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긴 장마와 태풍이 지나고 나서인지, 청명한 하늘이 이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다. 햇빛이 부족했던 작물들도 마음껏 해바라기한다. 



고구마도 수확시기에 접어들었다. 집에 심어놓았던 고구마도 잎이 무성하다. 배수가 잘 되는 곳이 아니라, 장마 기간동안 걱정이 많았지만 용케 잘 견뎌주었다. 고구마가 얼마나 컸을지 기대가 됐다. 눈으론 볼 수가 없으니 직접 땅을 파서 확인해보는 수밖엔 없다. 



시험삼아 고구마 한 줄기를 캐보았다. 줄기가 무성하게 자라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실은 이 뿌리를 내린 곳에도 고구마가 달려야 할테지만 단 한 개도 찾을 수 없다. 그저 잎만 무성하게 키운 것이다. 



고구마를 심었던 곳을 찾아 호미로 주위의 흙을 파냈다. 고구마가 몇 개 나오긴 했지만, 갓난아기 주먹만할 정도로 작았다. 아직도 한참 더 커야한다. 아무래도 줄기를 무성하게 키워내느라 뿌리쪽은 부실한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이곳 날씨는 벌써 아침 최저 기온이 10도다. 조금 있으면 10도 아래로 떨어지고 서리도 내릴것이다. 과연 그때까지 충분하게 고구마가 자랄 수 있을지 조마조마하다. 


감자의 경우엔 잎이 무성할 수록 감자의 씨알도 굵고 갯수도 많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구마는 전혀 다른듯 보인다. 뭐, 그렇더라도 좋다. 고구마를 캐먹지 못한다면 고구마 줄기라도 실컷 먹으면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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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렌트하우스에서 벌어진 몰카범죄. 몰카를 발견한 커플이 경찰에 신고하면 사건은 해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수 없는건 카메라에 찍혔을 불륜의 장면. 그 와중에 몰카범인이라 생각했던 관리인마저 폭력에 의해 죽고 말았다. 이 사건을 은폐할 수도 밝힐 수도 없는 상황에 빠져버린 두 커플의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지만, 공감과 몰입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2. 공유

최대한의 소비가 이루어져야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 그 대안으로서 공유경제는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움직일 수 있다. 공유경제를 악용하는 범죄가 늘어가면서 공유경제의 확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렌탈은 공유경제의 한 요소. 에어비앤비처럼 집도 렌탈의 대상이 됐다. 공유는 공공성과 개인성의 경계에 서 있는듯하다. 몰카범죄는 대부분 사적 공간보다는 공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몰카가 렌탈된 집에 설치되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우리는 공적공간의 사적 사용에 있어서 얼마만큼 자유로울/안심할 수 있을까.


3. 신독

아무도 보지 않는 사적인 공간과 시간에서조차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을 갈고닦는 것이 신독이다. 즉 언제 어디서나 한치의 벗어남도 없는 정도의 길을 걷는 것. 소위 유교에서 군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덕목이다. 

영화 [더 렌탈]에서는 몰카범죄의 현장을 발견하고도 신고할 수 없었다. 몰카 속에 찍힌 모습 속엔 부끄러운 행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떳떳했다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이후 이어지는 끔찍한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몰카는 그 어떤 경우에라도 용납되어질 수 없는 범죄임에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영화[더 렌탈]은 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탈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


4. 선입견

렌탈하우스에 처음 렌탈을 예약했던 미나는 예약이 거부됐지만, 한 시간 후 찰리의 예약은 성공했다. 미나는 자신의 이름때문에 벌어진 인종차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관리인과 마주쳤을 때 이를 항의한다. 그리고 이후 관리인을 대하는 태도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시선으로 모든 행동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조쉬는 폭력전과가 있다. 자신의 애인인 미나가 관리인과 다툼을 벌이자 다짜고짜 관리인에게 주먹을 날린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조쉬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찬성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전과가 정당방위 조건을 인정하지 못하도록 만들까 걱정되서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리고 영화 [더 렌탈]에서는 사건을 더욱 꼬이고 확장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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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킬링타임용 코믹액션. 큰 폭소는 아니지만 자잘한 웃음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액션은 크게 기대하지 말고...


2. 영화 [오케이 마담]의 장점은 비행기의 디테일. 정말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비행기를 타고 갈 때 벌어질 수 있는-물론 납치 사건은 말고 ^^; - 다양한 일들을 소재로 했다. 또한 승객은 모르는 승무원들의 공간과 조종석, 화물칸, 내부시설 등등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석은 구경도 못해본 소시민으로서 눈요기도 했다.^^  


3. 북한의 공작원과 국정원 요원이라는 신분을 숨긴채 결혼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다, 결혼 후 첫 가족해외여행에서 비행기가 납치된다. 이 납치극을 해결하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영화는 지극히 정석적으로 코믹액션을 풀어나간다.영화 [오케이 마담] 속 주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정체를 감추려 하는데 이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과 정체가 드러난 후의 모습 간의 차이에서 웃음이 유발된다. 사회적 풍자나 블랙코미디는? 없다. 국회의원은 그저 '내가 누군줄 알고'만 외치다 된통 당하는 등 깊은 웃음 보다는 가볍게 웃어넘기는데 이걸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저 깔깔 웃으며 보기에 적당한 영화니까.

반전도 준비되어 있다. 충격을 줄 만큼의 반전은 아니더라도 코믹맥션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4.아쉬운 것은 액션이다. 자잘한 웃음과 함께 통쾌한 액션이 곁들였으면 좋았을텐데, 액션이 통쾌한 맛까지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폭망 수준은 아니고. 기본은 한다. 이것저것 잴 필요없이 그냥 한바탕 가볍게 웃어넘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킬링타임용으로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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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19도~25도 오후 소나기


가을이 오긴 오려나보다. 식물들이 종자를 맺고 익어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언제 다 커서 익을까 걱정했던 멧돌호박도 이제 크기를 키우는 것을 멈추고 서서히 익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익은 호박을 하나도 못 건지고 덜 익은 멧돌호박만 몇개 건졌다. 잘 익어간다 싶은 것 한두개도 벌레들 차지였다. 


지난해보다 조금 일찍 심은 멧돟호박은 아직도 성장에 한창이다. 하지만 지난해 다 익은채 벌레가 먹었던 익은호박에서 저절로 난 것은 제법 크기를 키워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러 모종을 키워 옮겨심은 것에 비해 익는 시기가 더 빠르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다 익어 늙은 호박을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물론 여전히 호박꽃을 피우고 이제 갓 수정이 되어 주먹만한 호박도 있다. 이제 열매를 맺은 것들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다 자라기도 함들 것 같다. 호박의 성장점을 자르고(적심), 곁순을 다 제거하고, 꽃들도 따줘야 하는 건 아닐까. 열매가 맺힌 것이라도 다 키우고 익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저절로 자랐던 자소엽도 종자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는가 보다. 종자를 따로 채취하가 보다는 지난해처럼 그냥 놔두어서 자연스레 씨앗이 떨어져 자라도록 할지 고민 중이다. 지금 자라고 있는 장소가 애매해서다. 어느 한쪽에 자연스레 무리를 짓도록 유도하는게 나을련지 모르겠다. 


옿해는 유독 저절로 자란 것들이 많았다. 지난해 여름 이후 텃밭 관리를 전혀 하지 못한 결과다. 수확을 제대로 하지못한 결과가 뜻밖에 올해 풍성한 결실을 맺도록 해주었다. 올해 텃밭을 보면 새옹지마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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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885'라는 숫자를 기억하는지? 추격이라는 소재로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2008년 영화 [추격자]의 대사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범인을 쫓는 전직 형사가 추격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단서를 찾아가다 범인을 확정하게 만드는 휴대폰 번호 뒷자리였다. 영화 [추격자]는 빨리 범인이 잡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지켜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인남(황정민)은 자신의 딸을 납치해 죽였다고 여긴 범인을 쫓는다. 레이(이정재)는 자신의 형을 죽인 인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뒤를 쫓는다. [추격자]와 달리 쫓는자와 쫓기는자가 명확하다. 이들이 언제 만나게될지, 그리고 그 만남은 어떤 결말을 맺을지의 궁금증과 함께 두 배우의 액션이 볼거리의 전면에 나선다. 


즉 [추격자]는 심리극에 가까운 반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극이라 할 수 있다.


2.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액션장면은 배우의 움직임 보다는 시간의 움직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요즘 최신 스마트폰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슬로우모션을 집어넣을 수 있다. 화면의 빠르고 느린 장면은 평상시 우리가 접하는 시간의 흐름과 다르기에 흥미와 함께 집중도도 높인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배우간의 직접적 타격에서는 아주 빠른 화면으로, 사람이나 물건이 공중에 뜨거나 튀어오르는 장면에선 느린 화면으로 편집되어져 있다. 빠른 화면은 타격감을 더욱 배가시키고, 느린 화면은 세밀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적시적소에 쓰인 이런 시간의 재편집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액션을 차별화 시켜준다.



3. 영화 [악에서 구하소서]의 재미는 황정민과 이정재라는 두 배우의 대결이 큰 축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살리는 것은 두 배우의 액션에 더해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등장이다. 정말 말 그대로 '네가 거기서 왜 나와?"다. 

뜻밖의 등장에다 캐릭터마저 상상을 뛰어넘는다. 아마 영화 홍보를 하면서 박정민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할 터이다. 아무튼 박정민의 능청스런 연기는 무겁게만 느껴지는 영화의 전개에 가벼운 발걸음을 선물한다. 


4. 인남은 정부요원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흔적을 없애야 하는 존재가 됐다. 대한민국을 떠나 외국에 거주하면서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고 지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쿠자를 죽이고 은퇴해 파나마로 건너가 여생을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살인이 하필이면 백정이라 불리우는 레이의 형이었다. 은퇴를 향해 걸어가지만 뒤에는 추격자가 쫓아오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영화가 어떤 메타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은퇴를 꿈꾸는 것은 커녕 무엇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을 떠올려본다. 쫓기듯 살아가는 삶. 인남의 마지막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악'이란 내가 무엇인가를 쫓기에 오히려 쫓길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은 아닐련지. 다만 악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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