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19도~25도 한때 비



1차로 솎아냈던 진주대평무싹이 제법 자랐다. 빨리 자란 것은 아이들 손바닥 크기만해졌다. 그런데 상태는 썩 좋지 않다.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이렇게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는 것은 보나마나 벌레들의 소행이다. 새싹이 났을 때는 아무래도 독성(벌레의 몸집에 비해 사람의 몸집은 워낙 크다보니 이런 독성이 사람에겐 약성이 된다. 하지만 좋다고 너무 많이 먹는다면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이 있어 벌레들의 접근이 없었을 것이다. 새싹 나름대로의 생명유지법일 터이다. 하지만 점차 성장을 위해선 독성을 내뿜는 대신 자라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만큼 독성은 약해지고 벌레는 거침없이 진격해오는 것이다. 



무잎에 유독 이 벌레가 많이 몰려들었다. 아직은 유충같아 보이는데, 어떤 벌레의 유충인지는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천적이 나타나면 좋을련만, 아무래도 무잎이 다 사라지기 전에 나타날 모양새는 아닌 것 같다. 톡톡 튀어 달아나는 것이 손으로 잡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성장 초기에 천연농약을 한 번 쳐주어야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토양속 미생물 살충제인 BT균을 희석해 한 번 뿌려주었다.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보아야겠다. 


벌레들아, 좀 나눠 먹어보자. 너희들 혼자 다 먹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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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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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는 유독 기후가 순탄치 않았다. 최장기간의 장마에 이어 강력한 태풍 3개가 한반도를 스쳐 지나갔다. 재난 방송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물에 잠긴 마을과 산사태에 쓸려간 집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폭우와 바람 속에서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안전한지 자꾸만 둘러보게 됐다. 즉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 자연재해로부터 큰 걱정없이 살 만한 곳인지의 여부를 따지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 더 할 것이 많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을 택할 땐 아이를 생각해 학교가 가까운지, 혹시나 아팠을 때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근처에 있는지 등을 꼼꼼히 둘러보아야 했던 것이다. 


사람이 살 곳을 정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인간이라는 종족은 개인이 홀로 떨어져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에 모여 살 수 있는 조건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풍수지리란 단독체로서의 개인을 위한 땅과 물의 조건이 아니다. 마을을 전제로 한 선택지다. 크게는 수도를 어디에 정할 것인지까지도 생각했다. 


인류 초기엔 그저 먹을 것이 풍부한 곳이면 족했을 것이다. 농경이 시작되면서는 농사에 유리한 곳을 찾게 됐을 것이며, 농사 덕분에 생기게 된 여유분은 교류를 불러오고, 점차 교류에 유리한 곳의 중요도가 커졌을 것이다. 점차 커져가는 인류의 거처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집단체를 만들었을 것이며, 그뜻을 함께할 수 있는 거리의 마을들이 합쳐져 국가를 형성했을 터이다. 


하지만 제국주의로 인해 국가의 국경선이 자연적 형태가 아닌 자로 그어서 생겨나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렇게 형성된 국가는 그 국경의 인위적 분할로 인해 분쟁의 터전이 되어버렸다. 


인위적 국경만이 문제는 아니다. 국가라는 존재가 탄생하고 나서는 국가의 이익을 위한 힘의 싸움이 본격화된다. 이 힘이 미치는 범위는 기본적으론 그 힘의 크기에 달려있겠지만, 지리적 조건도 크게 좌우한다. 히말라야같은 산맥을 군대를 이끌고 넘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며, 길고 긴 동토의 땅을 식량지원없이 행군하는 것은 자멸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최근엔 인도와 중국이 히말라야 국경선에서 다툼을 벌였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의 해군들이 자주 충돌한다. 러시아는 동해상에 전투기를 자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경 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 어떻게 전개되어질까. 왜 미국은 세계의 초강대국이 되었으며, 그 힘을 어떻게 분산시키려 하는 것일까. 이책 [지리의 힘]은 지리적 배경을 통해 국가의 형성과 분쟁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데 일조했는지가 궁금하다면, 즉 지정학이란 무엇인지 알고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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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겠는가? 작물이 자라고 꽃이 피고 단풍이 드는 자연의 변화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느끼는 행복감 뒤편엔, 모기나 벌레에 뜯기는 아픔이 있다. 여기에 더해 생각만해도 얼굴이 찡그러지는 뱀과도 가끔 마주친다.



집에선 그리 자주 뱀을 마주치진 않지만, 오늘 아침은 아찔했다. 지난 장마와 태풍으로 대추나무 열매가 다 떨어지고 나서는 한동안 찾지 않았던 대추나무 쪽을 둘러볼 때였다. 갑작스레 스르르~ 기어가는 놈을 만났다. 아찔했다. 혹시나 밟았더라면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을터. 다행히 50센티미터 정도 거리에서 점차 멀어져간다. 


그런데 놈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기운이 싸~한 느낌이 몰려온다. 우수로에서 뭔가 꿈틀꿈틀 똬리를 틀고 있던 것이 움직이는 것이다. 앞서 도망친 놈은 꽃뱀이었지만, 이번건 독사다. 그런데 양파망을 쳐놓아 들어갈 틈새가 없었을텐데 어떻게 저 안에 들어가 똬리를 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뚜껑을 열고 쫓아보내야 할텐데 전혀 엄두를 못내겠다. 우수로도 한 번 청소해야하는데.... 아무래도 겨울이 되어 뱀들이 겨울잠에 들어가면 시도해야 하겠다. 쌓인 흙을 손으로 거둬내야 하는 일인지라...


갑작스레 뱀을 두 마리나 만나게 되니 신경이 곤두선다. 주위를 살펴보니 뱀이 허물을 벗어놓은 것도 보인다. 발걸음이 뜸하다보니 뱀들이 서식하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잡다한 것들을 치우고 풀을 뽑아서 주위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정리를 해야할 성싶다. 


뱀의 독은 생명을 위협한다. 이런 위험성 탓에 뱀을 보면 멀리하려는 본능이 꿈틀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뱀과의 거리두기를 위한 방법을 모색해봐야 하려나 보다. 끔찍한 기분에 계속 휩싸이기 보다는 말이다. 


최근 조두순의 출소가 임박하면서 그가 출소후 가고자 하는 도시가 시끌벅적하다. 시민의 안전과 평온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고 실행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혐오와 분노에 휩싸여 감정적으로 큰 에너지를 소모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조두순 뿐만이 아니라 아동성폭행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조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방책을 세우는 일이 병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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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16도~27도 맑음



풀을 정리하다 어라? 웬 참외지? 깜짝 놀랐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열매를 얻었으니 말이다. 지난해 참외 모종을 10개 정도 심었다가 다 물러터지고 벌레가 먹어서 고작 3~4개 정도 맛봤던 것 같다. 아마 그때 물러터진 것 중 일부에서 씨앗이 흙속에 묻히면서 자연스레 싹이 나, 이만큼 자랐는가 보다. 호박줄기에 파묻혀 있어서 참외가 자라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다 샛노란 참외를 봤으니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흙을 털고 보니 아직은 조금 덜 익은 모양새다. 노랗게 변하긴 했지만 초록색이 조금 남아있다. 하지만 놔두고 익히기에는 참외 줄기가 연약해 버틸 수 없어보인다. 그래서 냉큼 참외를 따 버렸다.



잘 씻어서 칼로 쪼개보니 제법 괜찮아보인다. 곯지도 않고 단단한 것이 아무 이상이 없어보였다. 한 입 베어물었다. 아삭한 식감이 좋다. 하지만 맛은 맹맹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참외맛은 조금 풍긴다. 아마도 줄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열매가 맺히다보니 당도가 떨어진듯 하다. 이번 장마에 참외가 견디지 못한 것이 아닌가싶다. 



정성들여 키웠던 포도는 모두 벌레와 벌, 개미에게 내주었다. 반면 텃밭에 방치되어 있던 포도나무에서는 포도가 조금 열렸다. 포도나무줄기가 크게 자라지 못하고 곁가지만 네다섯개 뻗어나간 상태인지라 마치 야생의 포도나무를 연상시킨다. 키가 기껏해야 1미터도 되지 않는 덤불형태의 포도나무인 것이다. 


그래서 열매도 무척 작다. 포도송이를 이루지 못하고 듬성듬성 열렸다. 포도알도 블루베리 정도 크기밖에 되지않는다. 알을 떼어내서 놔두면 블루베리로 착각할 정도다. 한 알을 입에 쏙 넣어봤다. 생각보다는 달짝지근하다. 열매가 작아서인지 씨가 절반은 넘은듯하다. 과즙은 잠깐 혀를 적시고 씨가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갈아먹는게 좋을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열매를 얻어 입안에 넣어보는 행운을 얻었다. 참외는 방치해서 키우기에는 너무 어려운 작물이다. 개량종일텐데 어떻게 열매까지 맺어줬는지 대견스럽다. 곁가지만 무성한 포도나무는 올해 죽은 포도나무 자리로 옮겨심어볼까 고민중이다. 벌레가 무성하다보니 관리를 잘해주지 못하면 데크만 더럽힐 수도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냥 이 자리에 놔둘까. 벌써부터 내년엔 어떻게 덩굴성 작물들을 유인할지 상상해보게되니 꽤나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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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드라마를 멀리한 지 꽤 됐다. 대부분 사랑이야기이면서, 대부분 삼각관계이면서, 대부분 해피엔딩이어서다. 청춘을 정의하는 나이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젊은 청춘들의 사랑이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청춘기록]을 보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음악을 소재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생각에 끌렸다. [청춘기록]은 순전히 박보검 때문이다. 그의 순진한 이미지는 마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꺠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두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첫째는 20대 청춘의 꿈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늦깍이 대학생 29세 채송아(박은빈)가 졸업을 앞두고 문화재단에서 공연기획 등을 업무로 인턴생활에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계속하고 싶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자꾸 좌절한다. [청춘기록]에서는 26세 사혜준(박보검)이 모델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하지만, 든든한 지원자 없이 혼자서는 무리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이 두 주인공은 가슴이 설레는 일에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현실의 벽은 높지만, 크나큰 성공을 바라는 것이 아니기 떄문이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싶을 뿐이다. 


둘째는 20대 청춘의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감정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실제 브람스와 슈만, 클라라의 관계처럼, 세 주인공 남녀 사이에서 우정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청춘기록]은 찐한 우정의 사혜준과 원해효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정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변할 듯 보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채송아와 박준영(김민재)은 이제 좋아하는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드라마는 그 감정의 시작을 아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닿을듯 말듯한 손과 밝힐듯 말듯한 고백들 사이에서 모든게 수줍다. <수줍음> 실로 언제 느껴본 감정인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가 이슬비처럼 가슴에 스며드는 것은 이 수줍음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감정의 끈을 찾은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청춘기록]의 사혜준과 안정하(박소담)의 이끌림은 덕질에서 출발했지만, 그 매력은 <솔직함>에서 찾을 수 있다. <솔직함> 감추지 않고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드러내주는 것. 사랑에 있어 솔직함은 금과옥조다. 솔직해지지 않는 순간 사랑이라는 성도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두 주인공의 통통 튀는 솔직함이 드라마를 경쾌하게 만들어준다. 


청춘드라마 속에서 <수줍음>과 <솔직함>이라는 감정의 결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참 좋다. 당분간 월요일과 화요일을 기다리는 행복감에 젖어 살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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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수 2020-09-15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준영 캐릭터는 조성진을 많이 참고한 것 같아요. 헤어스타일부터요. ㅎㅎ 쭉 따숩게 갔으면 좋겠네요.

하루살이 2020-09-15 18:19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마음이 아련하게 따스해지는 드라마에요. ^^

stella.K 2020-09-15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보람이 아니라 박보검인데...
저도 청춘드라마는 좀 안 보는 편인데 브람스는 음악 드라마라
관심이 갑니다. 나중에 tv 다시보기로 챙겨 볼까 합니다.^^

하루살이 2020-09-15 19:29   좋아요 0 | URL
앗차차, 그렇네요. 수정합니다.^^;
브람스,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캐모마일 2020-09-16 0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관심 갖는 드라마들인데 직접 보지는 못했네요. 글을 읽으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나중에 시간 나면 몰아봐야겠습니다.

하루살이 2020-09-16 08:36   좋아요 0 | URL
몰아보는 재미도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