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일 23도~32도 폭염경보


올해는 참 이상하다. 더덕인줄 알고 뿌렸던 씨가 나고 보니 황기였고, 뿌리지도 않았던 오이와 호박이 지난해 씨앗에서 저절로 싹이 나 수확까지 하는 기쁨을 주었다. 



오미자 뿌리를 몇 개 얻어 심어놓았던 곳에 유독 두 줄기 정도가 빨리 자랐다. 잎 모양새도 색도 다르다. 물론 초기에는 구별이 쉽지 않았다. 8월 더위에 쑥쑥 자라다 보니 자라는 것에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오미자는 이제 겨우 무릎 정도까지 자랐는데 다른 것은 사람키를 훌쩍 넘었다. 



꽃이 핀 걸 보고서야 오미자가 아닌 걸 알아챘다. 박주가리다. 야생에서 흔히 볼수 있는 풀이다. 약초로도 사용한다. 관절에도 좋다고 한다. 어린 잎은 나물로도 먹는다. 다만 잎줄기를 끊어보면 나오는 흰 줄기에 독성이 있어 데쳐서 조심스레 먹어야 한다. 

줄기, 뿌리, 꽃 전체 즉 전초를 말려서 차나 약재로 쓸 수 있다. 열매 또한 마찬가지다. 열매는 10월쯤 익는다. 


문제는 박주가리의 성장세가 워낙 좋다보니 오미자가 치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주가리는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왕지사 이렇게 됐으니 열매까지 달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열매가 달려 익으면 종자를 채취하고 수확해서 말려 차로 마셔보는 거다. 그리고 이 열매를 내년에 다른 곳에 심고, 이곳은 오미자를 위한 자리로 관리해야겠다. 


세상은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화를 내거나 섭섭해하지 말자. 이루어진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의도한대로 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면 된다. 박주가리꽃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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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이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도 나왔듯이 1953년 체결됐던 정전협정에는 대한민국의 서명이 없다. 북한과 중국, UN의 사령관이 협정체결서에 서명을 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통일에 대한 희망을 부풀게 만들었던 북미회담 또한 우리의 자리는 크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 대통령의 약속이란 것이 얼마나 약한 토대위에 있는지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평화협정에서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강철비2]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희생정신과 소통력을 통해 들러리 역할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그려보인다. 


2. [강철비2]에서는 중국, 일본, 남한, 북한, 미국이 각자의 국익을 위해 복잡한 셈법을 펼친다. 특히 일본은 중국과의 다오위다오-센카쿠 분쟁, 한국과의 독도 분쟁을 자국 자위대의 희생을 빌미로 국방력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카게무샤 계획을 세운다. 물론 영화속 상상이다. 이 상상이 공상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 현실에서 간혹 벌어지기 때문이다. 


3. [강철비2]는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역학관계를 드러내는 극사실적 영화가 아니다. 오락영화다. 오락의 핵심은 북한의 핵잠수함을 두고 벌어지는 미국, 일본, 한국의 군사력 대결이다. 그 중심에 남북미의 정상을 납치해 감금한 북한의 핵잠수함이 있다. 일본 초계기와 잠수함이 북한의 핵잠수함을 공격하고 이에 맞대응하는 장면은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잠수함의 전술이 다소 단순하다는 점만 빼면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잠수함 영화 [유령](이 영화에서도 정우성이 주연으로 나온다)으로부터도 진일보한 모습이다. 


4. [강철비2]의 또다른 오락적 측면은 블랙코미디일 것이다. 삼국의 정상이 잠수함의 좁은 공간에서 벌이는 행태는 마치 사춘기 사내아이들의 자존심 싸움처럼 보인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유머가 극의 강약을 조절한다. 반대로 이 웃음이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측면도 없지않아 보인다. 아무튼 미국 대통령의 억지같은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 덕분으로 생각된다. 


5. [강철비2]의 감독은 정우성의 입을 통해 묻는다. 통일이란 통솔자가 이루어내는 일이 아니라, 온 국민의 열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러분은 통일을 진정 원하는가? 라고. 맞다. 국민적 지지없이 통솔자만의 독단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간혹 있다 할지라도 끝내는 좌초하고 만다. 

그런데 통일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과연 옳은 질문일까. 통일은 목적이 아니다. 통일은 수단이다. 목적은 평화다. 평화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 중의 하나가 통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물어야 한다. 당신들은 전쟁 없는 평화를 원하느냐고? 그 평화의 길을 걷기 위해 통일이라는 다리를 선택할 것이냐고 말이다. 이 땅에는 아직도 전쟁을 원하는 자가 있고, 전쟁을 위협삼아 이익을 챙기는 무리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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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한자루 농법 - 귀농, 귀촌 그리고 도시농부를 위한 9가지 농사 비법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53
안철환 지음 / 들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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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한자루 농법]은 소위 저투입농법, 탄소(순환)농법, 저탄소농법, 자연농법 등등 친환경 농법의 다른 이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에서 비쳐지듯 호미 한 자루만 들고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트랙터나 관리기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업농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조그마한 텃밭에 건강한 농산물을 얻기 위한 자급형 농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9가지 농사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1. 작고 적게 키운다. 2. 땅에 맞는 걸 심는다. 3. 땅을 갈지 않는다. 4. 거름은 직접 만들어 쓴다. 5. 늦게 심어야 적기에 심을 수 있다. 6. 직파한다. 7. 물을 함부로 주지 않는다. 8. 섞어 심고 돌려 심는다. 9. 씨앗 받는 농사를 짓는다.


이 9가지 비결의 핵심은 땅을 살리는데 있다. 작물을 키우는 흙이 탈진하지 않고 건강하면 병충해에도 강하고 영양도 좋은 농작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4,8의 경우가 흙을 살리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땅을 갈지 않는다는 것은 흙을 살리는 가장 큰 비결이다. 이 책에서는 땅을 갈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크게 내세우고 있지 않지만 데이비드 몽고메리가 쓴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 흙]이나 [발밑의 혁명]에서는 경운이 땅을 망친다는 것을 역사적 사례는 물론 현재 세계 각국의 농업 현장에서 밝혀내고 있다. 


이와함께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토종씨앗이다. 씨앗받는 농사란 결국 토종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농업은 종자회사에서 개량한 씨앗들을 대부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F1으로 다음 세대에서 현재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질 수 없을 뿐더러, 혹여 그 특성을 이어받은 것을 골라 키운다 하더라도 저작권 문제에 걸리게 된다. 토종은 씨앗을 받아 그 특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뿐더러 다양성의 보루이기도 하다. 다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어 갈 수 있느냐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책의 말미엔 고추, 호박, 가지, 밀, 벼, 마늘, 양파 등등 다양한 작물의 직파 또는 정식 시기와 채종 시기 등의 재배력을 싣고 있어 유익한 정보를 준다. 게다가 토종종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등은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토종과 일본벼를 비교하면서 보다 찰진 일본벼의 끈끈한 성질이 우리의 소화기관을 거칠 때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는냐는 식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들이 간혹 실려있어 편견을 확장시킬 수 있는 부분이 염려스럽다. 


아무튼 이 책은 작은 규모의 텃밭에서 자급형 농사를 짓는 이들을 위한 1년생 작물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소 큰 규모의 밭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경우엔 다년생 나무를 중심으로 한 자급형 친환경 농법인 퍼머컬쳐의 먹거리숲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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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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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디에 서 있는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보인다. 코끼리가 들어가 있는 캄캄한 방에 들어가 코끼리를 설명하라고 하면 자신이 있는 위치에 따라 설명은 제각각일수 밖에 없다. 그 설명은 분명 코끼리의 일부이지만 코끼리라고 할 수는 없다. 코끼리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선 이 설명들을 취합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목수정이 쓴 [아무도 무릎꿇지 않은 밤]은 파리에서 살아가면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다. 혁명이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런던이 아닌 자유와 평등, 박애를 내걸고 혁명이 일어났던 파리에서의 삶이 작가의 시선을 새롭게 확장했다. 그리고 그 확장된 시선으로 파리는 물론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그 풍경을 전달하고 있다. 옳고 그름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코끼리 전체를 완성하기 위한 다른 시선으로 읽으면 좋을듯 싶다. 


[아무도 무릎꿇지 않은 밤]에서는 파리와 서울의 다른 일상의 모습들이 비교가 된다. 예를 들자면 책의 저자 소개란에 잔뜩 스펙과 수상을 채워넣는 한국의 도서와 달리 프랑스의 도서에는 거의 이름만 달랑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책 자체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권위에 기대는 모습이, 마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명예나 권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듯하다. 실력쌓기보다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사회를 책의 저자 소개란을 통해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교에 지각했을 때 대처하는 학부모의 모습이나 생일파티의 모습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문제는 다양한 일속속의 이 차이가 그냥 다름이 아니라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불평등과 차별, 혐오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일상 속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목수정 저자가 유럽이나 프랑스가 최고라고 말하진 않는다. 최근 신자본주의의 덫에 걸린 모습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내세웠던 자유와 평등이 자본에 의해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도 그리고 있다. 다만 신자본주의라는 괴물에 무릎꿇지 않는 시민들의 저항정신이 꿋꿋하게 살아있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혁명의 땅 파리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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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삼겹살과 함께 쌈으로 싸먹는 채소로는 단연 상추를 으뜸으로 뽑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즐겨먹는 것이 바로 깻잎이다(잎으로 먹는 깻잎은 참깨가 아니라 들깨라는 사실). 깻잎은 쌈채소와 함께 장아찌로도 많이 먹는다. 


깻잎 특유의 향은 '페릴라케톤'으로 항균작용을 해서 여름에 식중동 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회나 고기를 먹을 때 쌈을 싸기에 제격인 것이다. 다만 향이 너무 강해서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긴 한다. 


깻잎을 활용하는 정도는 대부분 이정도다. 깻잎도 허브의 한 종류일텐데 요리에 이용하는게 너무 단순해보인다. 그래서일까. 농진청에서 깻잎을 활용한 요리법을 선보였다. 페스토와 주스. 


깻잎 페스토의 농진청 레스피는 깻잎 30장에 마늘 1큰술, 견과류 3큰술, 치즈가루 3큰술, 소금, 후추 약간을 함께 갈아서 들기름으로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스토는 샐러드 등에 뿌려먹으면 된다.


깻잎 주스는 깻잎 5장에 키위 1개, 우유 25미리를 섞어서 갈면 완성. 키위가 아니더라도 깻잎과 어울릴만한 다른 과일을 이용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과일에 깻잎 조금을 섞어서 시도해보면 좋을듯. 



올해는 텃밭에 깻잎을 심지 않았는데, 내년엔 들깨를 조금 심어서 다양한 요리로 활용해보아야 겠다. 아참. 깻잎과 닮은 차조기(자소엽)가 있는데, 차조기로는 주로 차를 만들지만, 깻잎처럼 활용해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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