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한자루 농법 - 귀농, 귀촌 그리고 도시농부를 위한 9가지 농사 비법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53
안철환 지음 / 들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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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한자루 농법]은 소위 저투입농법, 탄소(순환)농법, 저탄소농법, 자연농법 등등 친환경 농법의 다른 이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에서 비쳐지듯 호미 한 자루만 들고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트랙터나 관리기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업농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조그마한 텃밭에 건강한 농산물을 얻기 위한 자급형 농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9가지 농사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1. 작고 적게 키운다. 2. 땅에 맞는 걸 심는다. 3. 땅을 갈지 않는다. 4. 거름은 직접 만들어 쓴다. 5. 늦게 심어야 적기에 심을 수 있다. 6. 직파한다. 7. 물을 함부로 주지 않는다. 8. 섞어 심고 돌려 심는다. 9. 씨앗 받는 농사를 짓는다.


이 9가지 비결의 핵심은 땅을 살리는데 있다. 작물을 키우는 흙이 탈진하지 않고 건강하면 병충해에도 강하고 영양도 좋은 농작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4,8의 경우가 흙을 살리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땅을 갈지 않는다는 것은 흙을 살리는 가장 큰 비결이다. 이 책에서는 땅을 갈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크게 내세우고 있지 않지만 데이비드 몽고메리가 쓴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 흙]이나 [발밑의 혁명]에서는 경운이 땅을 망친다는 것을 역사적 사례는 물론 현재 세계 각국의 농업 현장에서 밝혀내고 있다. 


이와함께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토종씨앗이다. 씨앗받는 농사란 결국 토종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농업은 종자회사에서 개량한 씨앗들을 대부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F1으로 다음 세대에서 현재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질 수 없을 뿐더러, 혹여 그 특성을 이어받은 것을 골라 키운다 하더라도 저작권 문제에 걸리게 된다. 토종은 씨앗을 받아 그 특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뿐더러 다양성의 보루이기도 하다. 다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어 갈 수 있느냐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책의 말미엔 고추, 호박, 가지, 밀, 벼, 마늘, 양파 등등 다양한 작물의 직파 또는 정식 시기와 채종 시기 등의 재배력을 싣고 있어 유익한 정보를 준다. 게다가 토종종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등은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토종과 일본벼를 비교하면서 보다 찰진 일본벼의 끈끈한 성질이 우리의 소화기관을 거칠 때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는냐는 식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들이 간혹 실려있어 편견을 확장시킬 수 있는 부분이 염려스럽다. 


아무튼 이 책은 작은 규모의 텃밭에서 자급형 농사를 짓는 이들을 위한 1년생 작물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소 큰 규모의 밭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경우엔 다년생 나무를 중심으로 한 자급형 친환경 농법인 퍼머컬쳐의 먹거리숲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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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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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디에 서 있는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보인다. 코끼리가 들어가 있는 캄캄한 방에 들어가 코끼리를 설명하라고 하면 자신이 있는 위치에 따라 설명은 제각각일수 밖에 없다. 그 설명은 분명 코끼리의 일부이지만 코끼리라고 할 수는 없다. 코끼리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선 이 설명들을 취합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목수정이 쓴 [아무도 무릎꿇지 않은 밤]은 파리에서 살아가면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다. 혁명이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런던이 아닌 자유와 평등, 박애를 내걸고 혁명이 일어났던 파리에서의 삶이 작가의 시선을 새롭게 확장했다. 그리고 그 확장된 시선으로 파리는 물론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그 풍경을 전달하고 있다. 옳고 그름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코끼리 전체를 완성하기 위한 다른 시선으로 읽으면 좋을듯 싶다. 


[아무도 무릎꿇지 않은 밤]에서는 파리와 서울의 다른 일상의 모습들이 비교가 된다. 예를 들자면 책의 저자 소개란에 잔뜩 스펙과 수상을 채워넣는 한국의 도서와 달리 프랑스의 도서에는 거의 이름만 달랑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책 자체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권위에 기대는 모습이, 마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명예나 권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듯하다. 실력쌓기보다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사회를 책의 저자 소개란을 통해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교에 지각했을 때 대처하는 학부모의 모습이나 생일파티의 모습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문제는 다양한 일속속의 이 차이가 그냥 다름이 아니라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불평등과 차별, 혐오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일상 속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목수정 저자가 유럽이나 프랑스가 최고라고 말하진 않는다. 최근 신자본주의의 덫에 걸린 모습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내세웠던 자유와 평등이 자본에 의해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도 그리고 있다. 다만 신자본주의라는 괴물에 무릎꿇지 않는 시민들의 저항정신이 꿋꿋하게 살아있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혁명의 땅 파리는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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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삼겹살과 함께 쌈으로 싸먹는 채소로는 단연 상추를 으뜸으로 뽑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즐겨먹는 것이 바로 깻잎이다(잎으로 먹는 깻잎은 참깨가 아니라 들깨라는 사실). 깻잎은 쌈채소와 함께 장아찌로도 많이 먹는다. 


깻잎 특유의 향은 '페릴라케톤'으로 항균작용을 해서 여름에 식중동 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회나 고기를 먹을 때 쌈을 싸기에 제격인 것이다. 다만 향이 너무 강해서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긴 한다. 


깻잎을 활용하는 정도는 대부분 이정도다. 깻잎도 허브의 한 종류일텐데 요리에 이용하는게 너무 단순해보인다. 그래서일까. 농진청에서 깻잎을 활용한 요리법을 선보였다. 페스토와 주스. 


깻잎 페스토의 농진청 레스피는 깻잎 30장에 마늘 1큰술, 견과류 3큰술, 치즈가루 3큰술, 소금, 후추 약간을 함께 갈아서 들기름으로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스토는 샐러드 등에 뿌려먹으면 된다.


깻잎 주스는 깻잎 5장에 키위 1개, 우유 25미리를 섞어서 갈면 완성. 키위가 아니더라도 깻잎과 어울릴만한 다른 과일을 이용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과일에 깻잎 조금을 섞어서 시도해보면 좋을듯. 



올해는 텃밭에 깻잎을 심지 않았는데, 내년엔 들깨를 조금 심어서 다양한 요리로 활용해보아야 겠다. 아참. 깻잎과 닮은 차조기(자소엽)가 있는데, 차조기로는 주로 차를 만들지만, 깻잎처럼 활용해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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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23도~30도 간간히 비


긴 장마 탓에 밭은 거의 방치상태다. 중간중간 비가 그치면 풀을 조금씩 베는 정도다. 될 수 있으면 땅을 밟지않고 싶어서다. 비올때 자꾸 땅을 밟으면 흙의 공극이 사라져 소위 굳은땅이 될 것을 염려해서다. 밭은 장마가 끝나면 꾸준히 풀관리에 들어가야한다. 



올해 처음으로 열렸던 포도가 장마탓에 열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두송이에서 두서내개 알맹이가 터졌는데,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열 송이 정도에서 일곱여덟 송이 정도가 열과가 나타났고, 한 송이에서도 대여섯개씩 알맹이가 터졌다. 


열과가 나타난 포도송이에는 개미와 벌을 비롯해 벌레들이 엄청 몰려들어 포도를 빨아먹는다. 벌레들이 헤집어놓은 포도송이에선 큼큼한 식초 냄새가 난다. 상한 포도주 냄새와 비슷하다. 열과가 나타나는 속도로 봐선 익을때까지 남아나는 것이 없을 성싶다. 


올해 같은 날씨가 또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이렇게 비가 계속 이어진다면 나중엔 포도나무 뿌리근처는 비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비닐을 까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과유불급. 역시나 과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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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오리지널 폴란드 영화. 넷플릭스 덕분에 평소 보지 못했던 유럽국가들의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접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마치 정치인 테러 실화를 바탕으로 한듯한 이야기 전개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2. 댓글의 힘은 대단하다. 같은 의견의 댓글이 모이고 모이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그런 힘을 알기에 댓글조작부대까지 생겨나지 않았는가.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심지어 여론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3. 영화 [헤이터]의 주인공 토메크 기엠자는 한 가족의 지원 덕분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표절로 인해 대학을 중퇴하게 되고, 한 커뮤니티 회사에 들어간다. 의뢰인의 입맛에 맞추어 댓글을 조작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 일이다. 

그는 자신을 지원해준 가족의 딸인 가비를 좋아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후원가족이 일하고 있는 한 정치인의 선거캠프에 들어간다. 이 정치인은 커뮤니티 회사에서 여론을 조작해 지지율을 떨어뜨려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토메크는 게임속 캐릭터로 사회부적응자인 한 남성을 꾀여 테러를 유도한다. 

영화 [헤이터]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비뚤어진 욕망과 책임감 없이 비대해진 온라인 댓글이 만나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매력이 영화 내내 흘러넘친다.  


4. 그저 관심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한 여자로부터. 또 조직으로부터. 가짜 계정을 만들고 조작된 댓글로 공격하는 것이 일인 회사. 이곳에서도 능력에 따라 차별을 받는다. 일이 일인지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불법도 서슴치않는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남을 해치고 불화를 일으키는 능력이 뛰어나서야 되겠는가.


5. 해서는 안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잘 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도 이때문일지 모른다. 무한경쟁 속에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어떻게 이기는지는 상관없다. 무엇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지도 관심이 없다. 그저 꼭대기에 서 있는 것만이 최대 관심사다. 

반대로 꼭대기에 서 있을 수 없다면 꼭대기에 있는 이들을 잡아끌어 내려야 한다. 그 잡아끄는 손가락-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눌러대는-엔 정의나 양심이 없다. 욕망만이 춤을 춘다. 비극은 그렇게 잉태된다. 


6. 댓글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헤이터]처럼 온라인의 영향력으로 사람을 조정해 테러까지 일으키는 일이 상상 속의 일일 수만은 없어보인다. 섬뜩하지만 미움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온라인에 남겨진 글은 칼날이 되기도 한다. 부디 함부로 휘두르지 않기를... 그 칼날이 자신에게로 향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미움과 증오로 춤추는 댓글들. 우리는 어디까지 그 춤을 허용하고 바라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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