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의 SF 스릴러이자 멜로영화. 인공지능로봇이 사람의 피부를 이식해 인간에 가까워지면서 사랑을 갈망 또는 배우기 위해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는 내용. 논리나 과학적 상식에서 벗어나는 몇 가지 점을 애교로 봐준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꽤나 흥미진진하다. 자본주의화되어가는 중국이 사랑과 돈,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만든다. 


2. 사람에 가까운 인공지능로봇을 만들어 자신의 만족을 채우려는 미친(?) 과학자. 인간의 대부분의 조건을 충족시키지만, 피부만은 인간처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로봇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인간의 피부를 박피해 붙이면 동화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넘어가보자. 이후엔 과학자가 인간의 피부와 똑같이 만들어주는 기계까지 만들어낸다.  


3. 과학자는 이 로봇에게 모든 미인의 특성을 심어주려한다. 순전히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다. 하지만 로봇은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에 대해 배우면서(딥 러닝?) 오직 하나 사랑만은 알지 못한다. 로봇은 과학자에게 줄기차게 질문한다.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하지만 과학자에겐 사랑같은건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로봇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 사랑을 배워보고자 한다. 현재 열애중인 남자의 연인을 납치하고, 자신이 그 연인으로 변장해 사랑을 체험하려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소매치기가 등장하는 것 또한 그냥 넘겨보자. 


4. 과학자는 로봇에게 아이작 아시모프가 자신의 소설 <아이, 로봇>에서 제시한 로봇의 3원칙을 심어주었다. 제1원칙은 절대 인간을 해치지 말라. 제2원칙은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인간의 말에 복종하라. 제3원칙은 1,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자신을 지켜라. 그런데 [기계화피] 속 로봇은 제1원칙을 쉽게 무너뜨린다. 어찌보면 절대적 원칙임에도 말이다. 이것도 넘어가보자.


5. 그래서 로봇은 사랑을 알게됐을까.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기계화피] 속에서는 사랑=습관 인것처럼 말하는듯하다. 상대방의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로봇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남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준다. 하지만 어쩌지. 과연 이런 만족이 사랑을 키워주고 지속시켜줄 수 있는 것일까. 


6. 영화 [기계화피]는 요즘 중국의 결혼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결혼을 위해서는 번듯한 집도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야만 한다는 남자주인공의 생각을 반성하게 만든다. 오직 사랑만으로 결혼은 충분하다고 말이다. 요즘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도 이런 말이 통할 수 있을까. 사랑과 결혼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7. 인간과 기계를 구별할 수 있는 또하나의 특성은 무엇일까. 영화 [기계화피]는 거짓말을 든다. 기계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그러고보니 거짓말이라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동물들도 속임수를 쓰기는 한다. 하지만 거짓말과 속임수는 차이가 있다. 거짓말은 속이려는 의도 이외에도 들킬 것을 알면서도 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거짓말임을 밝히듯 하는 거짓말도 있다.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할까. 흥미를 끄는 질문이다. 


8. 영화 [기계화피]는 몇 가지 논리적이지 못한 설정을 웃어 넘겨줄 수 있다면, 또 영화 후반부 CG의 어색함을 눈감아 줄 수 있다면, 꽤나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에. 백인백색의 정의를 갖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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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가 제철이다. 요즘은 초당옥수수같은 단옥수수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찰옥수수에 비해 당도가 높은데, 단짠단짠에 익숙해진 입맛 탓(?)/덕(?)에 인기가 올라가는듯하다. 


옆 농장에서 단옥수수를 수확하면서 벌레먹은 것을 몇 개 얻었다. 딸내미에게 쪄서 먹였더니 이에 자꾸 끼여서 싫은 모양이다. 게다가 찰옥수수에 비해서 씹는 맛이 떨어진다. 물론 단맛은 강하지만 말이다. 딸내미가 문득 "아빠, 콘치즈 먹고싶어" 한다. 맛이 궁금하단다. 생각해보니 콘치즈 먹을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콘치즈에 쓰이는 옥수수는 대부분 통조림이다. 그리고 통조림 재료로 쓰이는 옥수수는 일반적으로 단옥수수다. 마침 단옥수수를 수확했으니 콘치즈를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1. 단옥수수의 옥수수알갱이를 분리하는 작업. 처음엔 숟가락으로, 다음엔 젓가락으로 해봤는데, 신통치않다. 그래서 과도로 주~욱 긁으니 그나마 나은편. 혹시나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를. 



2. 단옥수수 5개 정도를 긁어모으니 큰 사발에 반 정도를 채운다. 4인분은 족히 될듯하다.1인분에 1개 반 정도 잡으면 넉넉할 듯.



3. 옥수수만 넣으면 심심할듯 해서 다른 채소도 첨가했다. 양파와 당근을 잘게 썰어놓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양파나 당근을 싫어한다면 넣을 필요가 없을듯.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료를 첨가하는게 좋겠다. 딸내미는 나중에 양파냄새가 싫다고 한 숟가락 먹고 포기. ㅜㅜ;



4. 보통 버터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특별히 버터를 기름대신 사용해본다. 옥수수구이에 보통 버터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



5. 버터와 함께 당근과 양파를 넣어서 볶아준다. 



6. 채소가 익을 때쯤 옥수수알갱이를 넣고 여기에 소금과 설탕 조금, 마요네즈를 듬뿍 넣는다. 마요네즈도 평소에 즐겨먹는 것이 아닌지라, 이럴 때 먹어보자는 심산으로 듬뿍 넣었다. ^^;



7. 옥수수를 넣고 나서 살짝 볶은 후 위에 치즈를 올렸다. 일반적으론 피자치즈를 올려서 주~욱 늘어나는 맛을 즐긴다. 집에 모짜렐라 치즈가 있어서 그냥 이걸로 썼다. 늘어나는 맛은 없지만.



8. 치즈를 올리고 나서 뚜껑을 덮고 불을 끈 채 남은 열기로 치즈를 녹인다. 



9. 1분도 안돼 치즈가 녹았다. 잘 섞어준다. 



10. 그릇에 내놓으면 완성. 양파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그럭저럭 괜찮은데, 딸내미 입맛에는 맞지않는 모양이다. 딸내미 먹일려고 만든 콘치즈로 내 배만 불렸다. ㅍㅎㅎㅎ. 


통조림 대신 생단옥수수를 쓰다보니 식당에서 내놓는 콘치즈보다 단맛이 약할 수 있다. 그래도 단옥수수만으로도 충분히 달달하니, 궂이 설탕을 첨가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다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채소를 첨가하고, 치즈는 주~욱 늘어나는 걸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듯. 버터와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간 탓에 다소 느끼하긴 하다. 느끼한 게 싫다면 버터는 빼고 마요네즈도 조금만 넣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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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플TV+의 오리지널 영화. 코로나19로 극장에서 개봉을 못하고 결국 스트리밍서비스로 직행. 하지만 영화 제작비가 5,000만불을 넘는 대작. 온라인 OTT 선두주자 넷플릭스와 경쟁이 될까? [그레이하운드]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2. 톰 행크스 주연. 역시 믿고보는 배우. 2차 세계대전 당시 1942년 대서양에서 독일의 U보트 잠수함에 맞서 수송함을 호위하는 미국의 구축함 그레이하운드 이야기. 미국의 영웅주의적 시각이 그리 거슬리지 않는 영화. 


3. 영화의 대부분은 U보트와 구축함 사이 전투다. 잠수함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선 으레 잠수함이 주인공이지만, [그레이하운드]는 구축함의 시선으로 전투를 바라본다. 이 시선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끈다. 구축함이 잠수함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진다. 마치 모바일게임 [월드어브워쉽 블리츠]를 보는듯하다. 


4. 눈길. 미 수송선을 호위하는 구축함 부대의 총 책임을 맡게 된 톰 행크스. 이번이 첫번째 총괄지휘자로서의 임무다. 수송선을 포함해 구축함의 모든 선원들의 목숨이 그의 지휘에 달렸다. 영화[그레이하운드] 속에서는 승무원들이 톰 행크스 선장의 명령 하나만을 기다리며 쳐다보는 시선들이 줄곧 나온다. 거의 침묵에 가까운 배경에 승무원들의 눈길만을 잡는 장면은 톰 행크스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막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 같다. 그 시선들이 주는 압박감은 톰 행크스의 어깨를 짓누른다. 다른 이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의 어려움이 승무원들의 시선으로 잘 묘사됐다. 


5. 환호. 수십 시간의 혈투를 끝낸 톰 행크스에겐 오직 휴식이 필요하다. 이때 들려오는 환호성. 수송선의 승무원들이 자신들을 지켜준 구축함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 환호가 톰 행크스의 지친 몸을 달래고, 영혼을 깨운다. 고마운 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라. 그것이 얼마나 그들에게 힘이 되는지를 안다면, 최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악다구니 대신 조그마한 환호가 들려오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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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영화. 25년 전 실종됐던 여동생이 돌아왔지만, 진짜인지 의심스럽다. 과연 여동생의 정체는 무엇일까. 무슨 목적으로 주인공 서진의 집에 들어온 것일까. 다른 가족들은 여동생 유진을 쉽게 받아들이지만, 서진만은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자신의 아내가 뺑소니를 당해 죽었던 현장에서 유진의 모습을 발견했다. 서진의 추적이 시작된다.


2. 영화의 재미는 유진이 진짜 여동생일까, 영화의 제목처럼 침입자일까 혼동스러움의 강도와 비례관계라 할 수 있다. 즉 유진의 주장이 맞을지, 서진의 주장이 맞을지 관객이 곱씹어볼 수록 재미의 크기는 크다 하겠다. 서진이 아내를 잃고 나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데다 우울증 탓에 사리판별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영화의 묘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의 추적이 환상일지도 모른다면 영화는 어떻게 흘러갈까. 


3. 영화 [침입자]는 이미 이런 사실과 환상 사이의 줄다리기를 포기했다. 제목에서 버젓이 어떤 것이 진실인지를 말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이유는 어떤가. 꽤나 실망스럽다. 정말 그런 이유라면,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긴 시간을 공들였다는 것은, 시간을 들인 것 치고는 너무 허술하게 정체가 탄로난다. 그야말로 김 새는 결말. 


4.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선 서진이 유진과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파쇄해버린다. 유진이 진짜 잃어버렸던 여동생이든 아니든 상관없는 것이다. 서진에게 있어 유진은 이미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족이란 유전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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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의 계절이 돌아왔다. 복숭아밭에서는 잘 익은 복숭아를 따느라 손길이 바쁘다. 지난해부터 맛있는 복숭아를 실컫 먹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사서 먹은 적은 없다. 집 옆의 복숭아밭에서 나온 파치 덕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집옆 복숭아 과수원의 할아버지가 손짓으로 부르신다. 파치를 가져가라는 거다. 한 번 주실 때마다 거의 50개 가량은 된다. 집에서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라 파치로 받은 복숭아를 다시 주위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과수든 과채든 엽채든 작물을 키우다보면 파치가 나온다. 벌레가 먹은 흔적이 있다거나 흠집이 나거나 못생겼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찾지않기에 시장에 나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파치는 겉모습만 흉할(?) 뿐 맛은 다르지않다.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파치의 비율은 대충 10~30% 정도. 이 파치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농사의 고급 기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파치는 대부분 버려진다. 다행히 농장의 과수원이나 밭에 버려지면 퇴비의 역할이라도 하지만, 중간 유통과정에서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전 지구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파치만 잘 활용할 수 있어도 식량부족은 거뜬히 해결된다. 물론 이것을 어떻게 공급, 보급하느냐는 정치적, 경제적 문제와 얽혀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여름 내내 집옆 과수원의 복숭아를 실컫 얻어먹는다. 복숭아를 받아 온 박스 안에 두유나 주스, 때론 시원한 참외나 수박을 넣어서 돌려드린다. 가끔은 복숭아를 사 먹는 것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함께 나누어 먹는 마음이 훨씬 값지다. 올 여름에도 상처난 복숭아의 달콤함으로 더위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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