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일 11도~20도 흐림


비가 잠깐 온다는 소식에 금화규 모종을 정식했다. 



금화규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날 떄까지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발아율이 좋지 않아서 싹이 안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많이 했다. 싹이 난 이후로는 자라는 게 더딘데다, 벌레가 먹은듯 잎이 잘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10주 정도 모종이 잘 자라주었다. 싹이 잘 나지 않아 추가로 씨앗을 심은 것도 20개 가까이 되는데, 그 중 10개 정도가 싹이 난 상태다. 



잘 자란 금화규 모종을 본밭으로 옮겨 심었다. 약초허브정원에 심으면 제격일테지만, 키가 150센티미터 이상 자라기에 마땅한 자리가 없다. 해를 빋는 맨 뒤쪽에 심으면 좋은데, 그 자리는 이미 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배추와 고추를 심은 텃밭 뒷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금화규는 중국에서는 황금 해바라기라고 부른다. 하우스 안에서 키우면 키가 2미터 가까이도 자란다. 한여름에 노란 꽃을 피우는데 아침에 꽃을 피워 오후가 되면 진다. 금화규꽃으로 차를 만들어먹기도 하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 먹을 수도 있다. 


식물성 콜라겐이 많아 최근 인기가 많아졌다. 꽃을 수확하기 위해선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금화규는 뿌리와 줄기, 잎 모두를 먹을 수 있다. 독이 없기에 크게 우려할만한 부작용은 없다. 열매는 기름으로, 뿌리와 줄기는 말려서 끓여 먹으면 된다. 잎을 말려 가루낸 것으로 떡을 만들어 먹은 적이 있는데, 무척 찰질 뿐더러 잘 상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다. 



금화규 모종을 두 군데로 나누어서 심었다. 한군데는 진흙이고, 다른 한 곳은 그나마 조금 덜 찰진 곳이다. 자라는 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라는 듯하지만, 어느 쪽이 성장하는데 더 좋을지 지켜볼 계획이다. 퇴비도 거의 하지 않은 곳인데 잘 자랄지도 시험해보아야겠다. 

올 여름엔 황금을 담은 듯한 꽃차를 맛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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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일 15도~26도 맑음



올해 직파한 씨앗 중 잇꽃이 가장 성공적으로 발아했다. 거의 100% 가깝게 싹을 틔운 것이다. 더덕이나 도라지, 골든베리의 경우는 실패했다. 정말 깨만큼 작은 씨앗들이었다. 반명 잇꽃의 씨앗은 콩알의 반 정도는 될만큼 컸다. 씨앗의 크기가 큰 것이 직파에 유리한 듯 보인다. 아니면 비닐을 씌워 싹을 심을 곳에 구멍을 뚫고 풀을 제어하는 방법을 써야할 듯 보인다. 



트레이 한쪽에 사마귀가 집을 지었다. 일부러 놔 두었더니 사마귀가 태어났다. 여러마리 태어났을텐데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새끼들은 왜 이리 앙증맞은 것일까. 사마귀마저도 새끼는 귀여워보인다. 새끼들을 보면 귀여워하는 것은 그야말로 몸 속에 흐르는 유전적 본능일터. 그래도 뱀이나 벌레는 새끼마저 싫은 것은 이들이 생명에 위협을 주는 동물이어서일 것이다. 그러면 이유없이 사람이 좋거나 싫은 것은 왜일까. 



생강도 싹이 났다. 이렇게 눈에 차이가 나는 싹들은 관리가 쉽다. 주변 풀들과 혼동되지도 않고. 



가시오가피는 계속해서 싹을 틔우지 않아 방법을 바꿔봤다. 물에 몇일 담가두어 싹이 나는지 확인해보고, 싹이 난다면 그 싹을 옮겨 심어볼 생각이다. 



나머지 오가피열매는 볶아서 차로 끓여먹었다. 후라이팬에 볶으니 고소한 냄새가 난다. 차로 우려내니 맛도 좋다. 가시오가피가 싹을 내서 나무로 자라주면 좋겠다. 이 고소한 오가피차를 실컷 먹을 수 있도록...



올봄에 심은 것 중 봄배추가 가장 잘 자라고 있다. 조금 추울 때 심어서 살아남은 것들이 왕성한 성장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콜리플라워가 추위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유독 배추 쪽에 있는 부분의 작물들이 잘 자란다. 비트와 감자, 케일도 자라는 모양새가 다른 쪽에 있는 것들보다 좋다. 이쪽 땅이 특별히 다른 것은 없을테고, 햇빛을 받는 것도 크게 차이나진 않을텐데. 이렇게 성장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다. 정말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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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일 7도~22도 맑음 쾌청



고추 자라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키는 크지 않은데 고추만 매달고 있다. 즉 영양성장을 하지 않고 생식성장에 치중하는 것 같다. 보통 주위 환경이 척박할 때, 즉 언제 죽을지 모르니 자기자신을 키우기 보다는 후대를 남겨야 한다고 판단이 될 때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추가 크지 않고 수확량도 줄어들게 된다. 딱히 척박한 환경 조건은 아닌듯한데 생식에 집중하는걸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방아다리 첫번째에 달린 고추를 제거하는 것이다. '야, 자꾸만 고추를 매달지마. 안그러면 이렇게 따버린다'라는 신호를 보낸다고나 할까. 고추를 매다는데 에너지를 쓰지말고 성장하는데 쓰라는 경고장인 셈이다. 


성장을 하는데 있어서 영양과 생식의 균형은 중요하다. 이 균형이 깨지면 품질이 좋으면서도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균형점은 외부 환경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적당한 양분과 햇빛, 수분, 온도가 필수다. 하지만 외부환경은 모든 조건을 원하는대로 갖출 수는 없다. '농사의 반은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외부 환경의 중요성과 특성을 일컫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부가 하늘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바꿀 수 있는 조건은 최대한 바꿔주고, 환경을 제어할 수 없다면 작물 그 자체의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고추처럼 첫번째 열린 열매를 따버린다거나, 곁순 등을 어느 시기까지 두었다가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도 그런 것 같다.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한 조건을 잘 갖추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해야 한다. 고추의 첫 열매를 따버리듯 버려야 할 것은 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욕심을 내거나 어떤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떨쳐내면, 바뀔 수 없는 환경 안에서도 희망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되,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은 미련들 두지말고,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집착을 떨쳐낸다면 우리도 균형잡힌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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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일 7도~22도 맑음 쾌청


지난해에는 고구마순을 직접 키워서 모종을 옮겨 심었다. 씨알이 굵진 않았지만 제법 고구마가 달려 간식거리가 돼주었다. 



올해는 고구마순을 몇개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품종은? 증미, 진율미, 베니하루카 이 셋 중 하나일텐데,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만약 조생종으로 빨리 캔다면(정식 후 90일~100일 사이) 진율미일 가능성이 크다. 베니하루카와 증미는 정식 후 120일이 지나서 수확할 수 있다. 모두 밤고구마 종류이다. 



작년에는 고구마를 곧추 심었다. 올해 심는 것처럼 눕혀서 심지 않았지만, 고구마가 제법 달렸다. 물론 씨알이 굵지는 않았다. 올해는 정석대로 눕혀 심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어떻게 고구마가 달릴지 궁금해진다. 



많진 않지만 고구마를 심고 물을 주고 나니 뿌듯하다. 땅이 황토인지라 고구마가 크기엔 좋은 토양이다. 맛있는 고구마를 주렁주렁 매달아 주었으면 좋겠다.



반면 감초는 황토와 잘 맞지않는다. 모래땅에 가까운 땅이 자라기에 좋다. 그래서 지난번에 심었던 감초의 포복경 대신 감초를 뿌리채 얻어서 몇 개 추가로 심었다. 



하는수없이 황토 땅에 심는 것도 생겼다. 블루베리와 블루베리 사이에 심은 것들은 물을 주지 않고 주위 풀만 정리하는 수준으로 놔둘 생각이다. 



그나마 집 주위에서 가장 모래땅에 가까운 곳을 찾아 남은 감초를 심었다. 하지만 경사가 꽤 진 곳이라 비가 많이 올 때 흙에 쓸려가지 않을까 염려된다. 

올해 감초가 심겨진 곳은 총 3곳이다. 체리나무 사이, 블루베리나무 사이, 그리고 집 뒤 경사면. 토질로 봐서는 경사면이 가장 좋지만, 주위 환경으론 체리나무 사이가 낫다. 불과 각각 네다섯주 정도밖에 되진 않지만 비교해보기에는 안성맞춤일 듯하다. 관심을 갖는 대상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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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일 5도~17도 맑음 쾌청한 하늘


구기자가 새가지를 엄청 많이 내놓는다. 아마도 이런 생명력이 구기자가 삽목으로도 잘 자라는 이유일 것이다. 옮겨심은 구기자 4그루 중 3그루는 살아남았다. 한 그루는 아직 잠에서 덜 깬 것인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기존에 있던 구기자는 새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함께 3대 명약으로 통한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쓰인다. 한방에서는 간이 눈과 통한다고 보는데, 그래서인지 시력저하 개선 등 눈에도 좋다고 한다. 



구기자의 원줄기 하나를 남겨놓고 땅밑에서 나온 나머지 가지들은 모두 가지치기를 했다. 원줄기의 목질화된 가지에서 나온 새가지에서 꽃이 많이 핀다고 하니,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게 좋을 듯하다. 



가지를 치면서 구기자새잎들을 따로 모았다. 구기자새순은 밥에 쪄서 먹기도 하고, 된장국에 넣거나,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 구기자 열매와 함께 잎도 차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구기자잎의 영양성분은 열매 못지 않다고 한다. 



구기자잎으로 차를 만들었다. 흔히들 구증구포, 즉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작업을 통해 차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방법은 일부 한약재를 만들때 쓰는 방법이다. 보통은 네다섯번정도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아마도 차를 만드는 과정에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나는 세번 정도에서 그쳤다. 요즘 햇볕이 너무 좋아 잘 말려서 맛을 볼 생각을 하니 조용한 미소가 어린다. 



더덕인줄 알고 심었던 곳에서는 다른 약초가, 아마도 황기처럼 보이는 싹을 내밀었다. 이와함께 지난해 심었던 자소엽도 고개를 내밀었다. 차즈기라고도 하는데 아마 지난해 방치해둔 것에서 씨가 떨어져 새로 난듯하다. 자소엽은 소화를 촉진해 뱃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각기병에 좋다고 한다. 또 기침이 났을때 멎게해주며 해산물의 독을 없애 준다고 한다. 자소엽은 차로 끓여먹으면 진한 보라색과 향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차는 그냥 잎을 말리거나 한 번 정도 덖으면 된다.


올해는 차 풍년이다. 칡순에서 시작해 뽕잎, 구기자잎을 거쳐 조만간 자소엽까지. 은은한 차를 통해 번잡스러움을 걷어내고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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