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2도~22도

 

지난 3월초에 옮겨심었던 감국과 구절초가 제법 자리를 잡았다.

진입로 옆으로 심어놓았던 감국은 키를 제법 키웠다. 진입로 경사면 쪽으로 풀들이 많이 자라는데, 감국이 얼른 키를 키워 풀들을 억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어린 시기인지라 주위 성장을 방해하는 풀들은 뽑아주고 있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금새 또 나는지라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올 가을엔 국화꽃에 취하기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한다.

 

감국에 비하면 구절초는 성장이 더디다. 겨우 겨우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자칫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주위 풀들이 구절초를 덮어버릴지도 모른다. 틈나는대로 정리를 해주고 있다.

 

구절초가 자라는 속도가 더해지면, 5월경 한 번 정도 순을 지를 계획이다. 너무 키가 크면 관리도 어려울뿐더러, 옆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유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어놓거나 옮겨놓은 꽃과 작물들이 대충 자기 자리를 잡았다. 아직 브로콜리와 호박 등 모종이 자라고 있어, 5월 중순이 되면 모두 자리를 잡을 것 같다. 본격적인 관리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부지런을 떨지 않고 어슬렁거리면서도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에너지 흐름의 최상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숲과 같은 밭>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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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헌트]는 풍자와 액션이 환상적으로 조합되었다. 공포영화의 옷을 액션영화에 잘 입혀놓았다. 잔혹한 장면이 많아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보기 힘들듯. 블룸하우스 제작사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된듯하다. 큰 예산없이, 화려한 볼거리 없이도 이야기와 편집 자체만의 힘으로 꽤 볼만한 영화를 만든다. 

 

2.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인간사냥감이 되어있다. 어디에 있는지,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살아야 한다. 다행히 총과 칼 같은 무기는 주어졌다. 아무래도 사냥꾼이 무방비 상태의 사람을 사냥한다는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자, 사냥의 재미를 더욱 만끽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하지만 누가 사냥꾼인지는 알 수가 없다. 

 

3. 영화 속에서 주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느닷없이 죽음을 당한다. 마치 공포영화에서 뒤를 돌아보거나 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임을 당하듯. 한명 한명 주인공처럼 느껴지던 인물이 죽어나가고, 드디어 주인공이 나타난다. [헌트]는 공포영화 장르의 특성을 액션영화로 가져와 놀라움과 긴박감을 높여준다. 

 

4. [헌트]는 미국의 양당,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세력과 각 주의 특성을 비틀어 조롱하고 있다. 미국 정치를 잘 몰라도 된다. 인종차별, 난민, 성차별, 기후변화, 빈부격차, 음모론 등등 편견과 선입견, 차별과 혐오, 무지에 대한 풍자가 넘쳐난다. 액션과 풍자가 버무러져 맛있는 비빔밥이 됐다. 후반부 액션 장면은 영화 [킬빌]을 연상시킨다. 

 

5. 모든 사건의 시작은 농담이었다. 그리고 농담은 음모론을 통해 사실이 된다. 댓글은 칼과 총보다 강한 무기가 되고, 또한 부메랑이 된다. 게다가 앗차차, 사건의 과정엔 실수가 끼어들고, 이것이 모든 것을 망치는 또는 해결하는 기폭제가 된다. 이 세상이 얼마나 어이없게 사건을 만들고 해결하는지 통감하게 된다. 

 

6. 영화 [헌트]는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져 있는 듯하다. 소설 속  이상주의자 스노우볼은 영화 [헌트]에서 이야기를 끌고가는 주인공의 닉네임이다. 사냥의 시작을 알리는 돼지의 이름은 오웰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는 잔혹동화로 그 결말을 새롭게 바꾸어놨다. 결국 이기는 놈이 언제나 이긴다!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과의 사냥, 그 속에 가차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생존경쟁의 현장에는 과연 가차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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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2도~17도 바람 간간히 거셈

 

복숭아꽃이 진 들녘에 사과꽃이 만발하고 있다. 집에 심어둔 세 그루의 사과나무들도 시간을 두고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주부터 꽃을 피웠던 중간 크기의 품종과 함께 오늘은 알프스오토메(미니사과)와 부사가 꽃봉오리를 맺었다.

알프스오토메 꽃봉오리가 대여섯군데 가지에 맺혔다.

 

 부사도 꽃봉오리를 맺었다. 원줄기의 끝에 하나 맺혀있어 귀하면서도 반갑다. 알프스오토메에 비해 색깔이 좀더 붉다. 부사가 알프스오토메보다 열매의 크기가 예닐곱배는 큰데 꽃봉오리 크기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올해 부사 한두개라도 따먹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주위 과수원과 비교해보면 꽃이 피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는듯하다. 산끝자락에 위치한 게 원인인 것일까. 아니면 밭이 위치한 곳이 안개가 잦은 지역인지라 해를 받는 것이 다소 부족해 늦어진 것일까. 주위 과수원들을 좀 더 둘러보며 차이의 원인을 탐색해봐야겠다.

 

 

직파했던 상추들도 빼꼼히 싹을 내놓기 시작했다. 씨를 뿌리고 싹이 나기까지 2주가 넘게 걸렸다. 아열대작물인 골든베리가 열흘 만에 싹을 낸 것에 비하면 한참 느린 모양새다. 옆에 함께 심어둔 정식한 상추와 성장을 비교해 볼 계획이다.

 

 

포도나무도 두 그루 있는데 한 그루는 움을 트기 시작했는데, 한 그루는 감감 무소식이다. 혹시 죽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사나흘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다.

 

 

블루베리는 꽃송이가 왕성하게 맺어지면서 잘 자라고 있다. 올해는 꽃솎기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큼 열매가 클지, 맛은 어떨지 비교해볼 심산이다. 물론 이렇게 꽃솎기를 안하면 올해 열매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내년 나무의 성장과 열매 맺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내년까지 죽 지켜보아야 한다. 

 

블루베리잎은 연한녹색부터 진붉은 색까지 다양한 빛깔을 띠고 있다. 잎색이 다양한 것은 어떤 이유때문인지 궁금하다. 아직 잎이 난지 얼마지나지 않아 성장이 다르기 때문인 것일까. 시간이 흘러 성장이 다 이루어지면 모두 같은 색의 잎을 갖게될지 궁금하다.

 

생명을 키우는 것은 물건을 제조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공장이라면 뚝딱뚝딱 원하는 물건이 생산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생명은 다음해 또는 그 다음해까지도 지금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생명을 다루는 일은 항상 경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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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의 배신 - 길들이기, 정착생활, 국가의 기원에 관한 대항서사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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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힘들다. 아무리 기계화가 되고 자동화가 이루어져도 일일히 사람 손이 가야하는 작업이 있다. 게다가 반복되는 동작이 이어지다보면 온몸이 쑤신다. 외부환경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병해충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렇게 힘든 농사를 왜 짓는걸까.

 

농사를 짓지 않으면 사람은 굶어죽는다. 지금 당장 농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해보라. 야생의 열매와 풀, 동물을 사냥하는 것으로 현재의 인구를 먹여살릴 수는 없다.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 하지만 아주 아주 먼 옛날, 인구는 적고 식량은 풍부했던 시절로 돌아가보자. 불과 1만년 정도만 돌이켜보아도 된다. 농사를 지을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수렵 채집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수렵채집보다 훨씬 힘이 드는 농사의 길을 선택한 것일까.

 

사회진화론적 관점으로 살펴보면 농사의 시작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수렵 채집만으로도 풍족했던 생활이 기후변화로 식량이 줄어들어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농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어보인다. 농사 초창기 농경중심의 문화와 함께 여전히 수렵채집 부족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농경집단보다도 수렵채집집단이 풍부한 영양과 건강상태로 보다 많은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다.

 

그럼 왜 어떤 집단은 농경을 선택하게 되고, 뒤이어 수렵채집집단마저 농경집단으로 점차 변화하게 된 것일까. [농경의 배신]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강압>이라는 것을 말한다. 농사는 너무나 힘든 일이기에 자발적 능동적 선택행위라기 보다는 강압에 의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력의 대부분은 노예나 노예와 다를바 없는 상태의 사람들로 충당됐다. 곡물 중심의 농사는 세금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통일된 체계와 보관, 관리가 쉬워 세금의 단위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은 국가를 탄생시켰다. 국가란 바로 세금을 거두어 사용하는 집단인 것이다. 강압과 노예, 세금제도, 국가의 탄생은 전쟁의 씨앗이기도 하다. 누가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하는가가 국력이기 때문이다.

 

농사는 생존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기보다는 <강압>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농사를 기반으로 한 경제는 국가집단과 노예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현대문명은 국가와 세금없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인 것일까. [농경의 배신]은 농사의 시작과 성장의 원인을 밝히는 작업을 통해 국가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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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5도 ~19도 간간이 바람 거셈

 

 

열흘 전에 심었던 골든베리가 싹을 틔웠다. 처음 심어본 것이라 어떤 모습일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씨앗을 심어둔 곳에 조개껍데기를 놔두어 표시를 해두었는데, 그곳에서 싹이 올라온 것이다. 이제 골든베리 싹과 다른 주위의 싹들은 제거를 해야한다. 골든베리가 어느 정도 자라서 풀들을 이겨낼 힘을 갖기까지는 도움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골든베리보다 먼저 뿌렸던 더덕은 아직 기미가 없다. 감자도 물론이다. 상추는 이제 갓 조금 싹을 내미는 듯하다. 아열대 작물로 추위를 싫어하는 골든베리가 오히려 먼저 싹을 내미는 것이 신통하다. 조금이라도 따뜻할 때 얼른 자라려는 심산일까. 무럭무럭 커주기를 바랄 뿐이다. 

 

   

내친김에 케일을 옮겨 심었다. 모종에 뿌리를 보면 1주일 정도 더 키워서 뿌리를 왕성하게 만들어주면 더 좋을 것 같지만, 추위가 물러간 듯하여 적응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에는 벌레들에게 다 갖다바쳤지만, 올해는 조금 수확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날이 따듯해지니 벌레들도 왕성해지기 시작한다. 잎이 말려있거나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면 틀림없이 벌레들의 짓이다. 곰팡이류의 피해를 입어 썩어가는 것도 보인다. 혹시 개미들이 얼씬거리고 있으면, 진딧물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진딧물도 개미도 모두 나무와 작물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진딧물의 천적인 진디벌이나 무당벌레들이 많으면 안심하겠지만, 그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는 못하다. 올해도 작년처럼 진딧물을 손으로 잡아야 할련지 고민이다. 손으로만 잡기에는 역부족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식용유나 식초, 달걀 등등의 천연 약제를 활용할 것인지도 생각해보아야겠다. 본격적인 관리의 시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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