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31 2도~19도

 

갓난아이를 키우다보면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아이가 다칠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걷고 뛰어다니는 아이가 됐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잠깐 하는 사이 아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야말로 초집중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식물의 갓난아이 시절인 모종 시기도 마찬가지이다.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 요 몇일 아침에 영하로 떨어지기도 하면서 꽤나 새벽공기가 차가웠다. 또 해가 나지 않은 날 바람이 세차게 불기도 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덮어두었던 비닐을 벗기거나 또는 반대로 벗겨진 비닐을 씌워서 거친 환경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게 필요하다. 그런데 하루종일 모종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아침에 비닐을 걷어두고 오후에 비닐을 덮는 과정에서 모종이 냉해를 입었다. 금화규에서 싹이 나온 5개가 모두 잎이 시들어버렸다. 

 

 

호박도 마찬가지. 3개 나왔던 싹이 모두 죽어버렸다. 

그런데 같은 환경에 있는 케일은 모두 말짱하다. 개개인의 특성이 아닌 품종의 특성에 따라 환경을 제어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비트도 모두 말짱했다. 그리고 싹 틀 기미가 보이지 않던 타임도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죽어버린 호박과 금화규는 다시 씨앗을 몇개 심었다. 지금이라도 새롭게 싹을 틔워 옮겨심으면 늦지는 않을듯싶다.

 

아직 찬바람이 부는 아침. 지하수 또한 아침의 물온도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차갑다. 아침에 물 주는 것도 삼가해야 할 듯 싶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볕이 따뜻한 시간에 마르지 않을 정도의 물을 공급하는게 나을 듯하다. 주위 환경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역시나 방심은 금물이다. 관심을 쏟되 집착하지 않고, 안심은 하되 방심하지 않는 중도의 마음을 갖는 것은 모종 키우기에도 필요한 정신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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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뒤숭숭하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에 대한 정책이 평가받는 선거로 탈바꿈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내는지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극단적 위기상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더군다나 이런 상황을 기회로 삼아 국민의 권익이 아닌 정당의 이익을 위한 정략적 당파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2. 영화 [정직한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어느날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참말만을 말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사실 국회의원들만 그런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거짓말을 밥먹듯 한다. 아니라고? 잘 생각해보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예쁘다 멋있다 훌륭하다 등등의 칭찬과 격려는 모두 진실한 것인가? 나의 속을 긁는 상대방의 배려없는 행동이나 말에 거침없이 불만을 토로해봤는가? 때론 예의라는 이름으로, 때론 사회생활이라는 명목으로, 화이트 거짓말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로 속엣말을 감추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3. 그래서 거짓말을 전혀 할 수 없고, 진실만을 말하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궁금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처럼 가벼운 해프닝으로 다룰지라도, 그 속에서 참말과 거짓말의 가치가 삶 속에 어떻게 녹아있는지를 알 수 있기를 바랐다. 빵빵 터지는 웃음 속에 빛나는 통찰이 숨어 있기를 내심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화는 빵빵 터지지 않았다. 가끔씩 빠~앙 하고 터졌을 뿐. ^^;

 

4. 정치가 이미지화되었다. 미디어에 얼마나 노출이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또 사람들의 뒷담화에 어떻게 등장하는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SNS는 미디어 노출과 뒷담화 사이를 오가는 첨단의 매체가 되었다. 이미지화된 정치에서 이미지를 위한 선의 또는 악의의 조작은 차고도 넘친다. 우리는 [정직한 후보]를 가질 수 있을까.

 

5. 정직한 후보란 마음 속에 감춘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속 3선의원 주상숙이 정치에 처음 뛰어들던 때처럼, 얼마나 타인들에 대한 공감과 진정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약한 자들을 위해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자가 정직한 후보이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누가 정직한 후보인지를 잘 판가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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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영하 2~16도

 

 

보약의 하나인 경옥고에 들어가는 약초 지황을 얻었다. 약초도 키우겠다는 생각이지만 지황 꽃도 예뻐 관상용으로도 즐겨볼 요량이다. 

 

 

지황은 뿌리를 캐서 손가락 두마디 정도 크기로 잘라 가로로 길게 흙 속에 파묻으면 된다. 심는 방법은 꼭 인삼을 닮았다. 인삼마냥 지황도 삼계탕에 함께 넣어 끓여먹으면 비린내도 잡고 국물의 구수한 맛도 더 살아나는듯 하다. 인삼과 삼계탕처럼 궁합이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이는 지황계탕을 먹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도 하던데, 약초는 함부로 쓰면 안될 듯하다. 

 

 

도라지와 더덕 씨앗을 얻어놓은게 있었는데, 메모를 해놓지 않아 긴가민가하다. 뭐, 아무려면 어떠냐 라는 심정으로 도라지 씨앗처럼 보이는 것을 지황 옆에 심어보기로 했다. 그냥 씨앗을 뿌리기 보다는 흙과 함께 씨앗을 섞고 나서 줄뿌리기를 했다.

 

그냥 흩뿌렸다가 싹이 트면 아직 잡초와 구분을 할 수 없어 낭패를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줄로 뿌려놓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분간을 할 수 있지않을까 싶다.   

 

멀리 있는 두 구역이 지황을 심어놓은 곳, 가까운 두 구역이 도라지(?)를 심어놓은 곳이다. 그리고 각자 한 구역은 지난해 풀의 잔사를 멀칭으로 활용했다. 죽은 풀을 흙 위에 덮어두어 지온을 유지하고, 흙이 씻겨내려가는 것도 막고, 잡초도 예방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지 지켜볼 생각이다.

 

 

 

약초밭에서 떨어진 곳에는 상추 씨앗을 뿌렸다. 이것도 씨앗이 워낙 작아 흙과 섞은 후 흩뿌리기를 했다. 잡초와 구분할 수 있을테니 싹이 난 것 중 일부는 솎아줄 생각이다.

이맘때가 참 좋다. 씨앗을 뿌리고 흙을 덮어두면 무엇인가 새롭게 자란다는 희망이 움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절망의 시간이 다가올 것임을 안다.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그 싸움에서 대패했다. 올해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지만, 얼마나 몸이 따라줄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래도 하는데까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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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1~18도

이맘때면 옥천에서 묘목축제를 열었을텐데 코로나19로 축제도 취소됐다. 올해는 가까운 묘목시장을 찾았다. 죽어버린 체리나무를 보식하기 위해서다.

 

왼쪽부터 체리나무 8그루와 사과나무(부사) 1그루, 배나무(원황, 신고) 2그루를 샀다. 체리나무는 서로 수분수가 되어주라고 총 4가지 품종을 섞어서 구입했다.

구입한 나무는 2주 전에 나무를 심기 위해 파두었던 구덩이에 옮겨 심었다. 체리나무는 요즘 키가 작은 왜성나무 묘목이 좋은 것이 많아지면서 기존의 나무들의 값이 떨어졌다. 작년만 해도 1그루에 2만원 하던 것이 1만 5천원으로 팔고 있었다. 내가 산 것은 콜트대목으로 산벚나무 대목보다는 키가 작지만 그래도 꽤 큰 편에 속한다고 한다. 물론 키가 크게 자라지 않도록 전지를 해주면 어느 정도 수형을 유지해 줄 순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배나무는 워낙 배를 좋아하다 보니 직접 키워서 먹고 싶은 마음에 충동적으로 2그루를 사게됐다. 그런데 심을 곳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 나무를 심었다 죽어난 곳에 다시 심을 수밖에 없는데, 이곳 환경이 황토생땅에 진흙이라 배나무가 살기엔 좋을 것 같지 않다. 일단 심어놓고 땅 상태를 봐서 퇴비와 상토 등을 섞어 물빠짐이 좋게 만들 계획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라 했으니, 작년의 실패를 똑같은 방법으로 맛보면 안될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다른 방식의 도전이 필요하다. 그러면 그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하나의 시도가 될테니.

 

 

나무를 사는 김에 딸내미가 아이리스꽃을 보고싶다고 해서 화분 하나를 샀다. 물론 땅에 심고 물을 주고 가꾸는 것이 온전히 딸내미의 몫이라는 약속을 받고서. 책임감있게 잘 키워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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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2~21도

달무리가 진다거나, 새가 낮게 난다거나, 선조들은 주위 환경을 통해 날씨를 내다봤다. 물론 한달이나 일주일 후 정도가 아닌 사나흘까지조차도 안되는, 하루 이틀 정도 앞의 날씨에 불구하지만 말이다. 이정도만 내다볼 수 있어도 농사를 짓는데는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지금은 100% 까지는 아니더라도 얼추 일주일 일기예보가 들어맞는다. 그래서 농부는 일기예보에 촉각을 기울인다. 비가 온다는 날에 맞추어, 또는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에 맞추어 미리미리 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간혹 예보가 빗나가면서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일기 예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내일 제법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그래서 오늘까지 부랴부랴 미생물이 듬뿍 들어간 토양개량제를 블루베리밭에 주었다. 1주당 5키로그램 정도. 퇴비의 발효를 돕고, 병균을 억제하는 등의 역할을 해줄 미생물이 잘 번식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미생물과 퇴비는 앞으로 1~2년 정도까지만 더 줄 계획이다. 무투입으로도 나무를 키워낼 만큼의 땅심이 키워진다면 말이다.

 

블루베리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둥글게 퇴비더미가 뿌려져 있는 것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웃음이 난다. 비를 듬뿍 맞고 미생물도 번성하고 나무도 쑥쑥 자라기를 바란다. 땅 속의 건강한 균형이 나무도 굳건하게 자라도록 할 것이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어슬렁 농부의 발길도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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