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킹덤 시즌2는 시즌 1을 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보아야 했다. 솔직히 시즌1은 밑밥만 잔뜩 깔아놓은데다 연기까지 눈에 거슬리면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즌2를 본 것은 본전 생각이 나서이기도 하지만, 밑밥을 얼마나 잘 챙겨먹었을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킹덤 시즌2는 한 회 한 회를 단 2~3줄로 요약할 수 있을만큼 명확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건 하나가 해결되고 새로운 사건이 나타나면 한 회가 끝나는 식으로 명료하다. 게다가 극의 흐름을 방해했던 몇몇 배우들의 대사톤이 안정을 찾으면서 불쾌한 부분이 사라졌다는 것도 좋다. 

 

2. 킹덤 시즌2는 작가가 말했듯 피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출 또한 노골적으로 피를 보여주고 피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 피란 말 그대로 혈관에 흐르고 있는 빨간 피로, 칼날에서 떨어지는 피나 새하얀 무명옷에 묻은 핏자국이다. 또한 왕조를 이어야 할 후손으로서의 핏줄과 새로운 왕조를 만들고픈 순수한 혈통의 피다. 너무나 선명한 시각적 피의 모습이 보는 맛을 주고, 혈통에 대한 집착이 이야기의 맛을 준다. 

 

3. 킹덤 시즌2에서는 역병의 정체와 역병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보여준다. 죽은 이를 되살리고자 하는 욕망이 역병을 낳고, 그런 욕망을 이용해 자신의 이권을 챙기고자 하는 욕심이 역병을 퍼뜨린다.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보았을 때 어떤 참변이 일어나는지는, 우리의 현실이 보다 더 잘 보여주고 있다. 

 

4. 킹덤 시즌2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지현이 나온다. 역병의 근본 원인인 생사초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퍼뜨리려 하는지가 아마도 시즌 3의 주요 줄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전지현은 이 줄거리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핏빛이라는 이미지 중심의 시즌2가 방울소리라는 새로운 소재로 시즌 3를 예고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킹덤 시즌3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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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7~19도

 

 

3월 둘째주부터 물을 주기 시작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금화규는 30개 중에 겨우 5개가 먼저 싹을 냈다. 씨앗의 발아율이라는 것이 있어서 100% 씨앗을 다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겠지만, 20%도 발아가 되지 못한 것은 민망하다. 능력이 뛰어난 농부라면 싹을 잘 틔우고 모종을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 모종을 잘 키우는 것이 농사의 절반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트는 싹이 대부분 났지만 타임과 민트는 아직 고개를 내밀지 않았다. 식물마다 발아조건이 다르다. 이 조건들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져야 싹을 내기가 쉽다. 서로 다른 개성에 맞춘 맞춤형 키우기는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이나 매 한가지일 것이다. 

 

 

지난해 직접 재배했던 것에서 씨를 받아(채종) 다시 심은 것들이다. 수박은 예상했던 대로 전혀 싹을 틔우지 못했고 호박은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케일은 자가 채종한 것이 아니다. 싹을 정말 잘 내는데, 키울 때 벌레들의 밥이 되기 쉬워, 어려움이 많다.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체리나무는 몇 그루 실험삼아 수형을 잡아보려고 한다. 빈 페트병에 물을 담아 그 무게를 이용해 가지를 벌여주는 작업을 했다. 일종의 개심형이라는 수형을 따라해볼 심산인데, 이미 가지가 꽤 굳어져 있어서 벌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네다섯 그루 정도만 수형을 잡아볼 생각이다. 수형을 잡은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간의 생장과 수확이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도 바른 자세가 건강과 연관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무의 자세도 분명 어떤 차이가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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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7도~15도 맑음 바람 태풍급 강풍

 

 

승무를 추는 승려의 옷깃이 휘날리듯 비닐이 춤을 춘다. 죽은 이의 영혼을 달래는 만장마냥 펄럭인다. 

복숭아나무 가지마다 비닐이 걸려 휘날린다. 옆 양배추밭에 피복을 했던 비닐이 태풍급 강풍에 다 벗겨져 복숭아나무 가지가지마다 걸렸다. 마치 나무가 비닐을 키워 자라나게한듯. 

 

강한 봄바람에 시골의 밭이 무엇으로 뒤덮혀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만든다. 잡초를 예방하고, 땅의 온도를 높히고, 수분의 증발을 늦추고, 흙의 유실을 막는 등의 장점이 있어 흙 위에 비닐을 덮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비닐은 석유에서 추출한 것으로, 친환경적이라 할 수 없다. 1회용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그럼에도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는 비닐은 필수품에 가깝다. 

 

정녕 그럴까. 꼭 비닐을 덮어야만 하는 것일까. 풀을 함께 기르는 농법은 이 문제의 해결점이 될 수 있다. 환경을 해치는 비닐을 덮지 않고, 비닐을 덮는 수고도 덜 수 있는 방법은 땅을 갈지않고 풀을 길러 비닐피복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것이다. 반면 풀이 작물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풀을 키우는 농법이 비닐 피복보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도 가능하다면, 즉 풀을 베기 위해 수시로 예초를 해야하는 번거로움만 없다면, 분명 비닐피복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농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제는 무경운과 퇴비를 통한 충분한 땅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일단 집에서 키우는 텃밭 정도는 분명 가능하리라 본다. 올 한해도 무투입, 무경운, 풀피복 농법을 향해 끊임없이 시도해볼 것이다.  

 

3월 18일 2도 ~18도 맑음

언제부터 피었는지 모르겠다. 샛노란 수선화가 봄을 알린다. 잿빛 풍경에 화려한 색이 생동감을 준다.

 

 

수선화 두 뿌리를 옮겨다 심었다. 한 뿌리는 구근을 다쳐서 잘 자라날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내년 봄에는 장독대 옆에 수선화 꽃 한두송이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한번에 다 옮겨심기보다 한 그루 두 그루 늘려가는 재미를 만끽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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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영하 2도~8도 흐림

 

구기자를 정리하다 다소 아쉬운 것은 주가지를 몇 개 부러뜨려먹은 것이었다. ^^;

일단 남은 가지를 정리해서 4그루 정도만 남겨놓았다.

그런데 구기자는 삽목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부러뜨린 주가지를 찾아 땅에 꽂아두었다. 그리고 뿌리가 잘려버린 구기자 4그루 정도를 구해서 심었다. 전체 10그루 가까이가 생겨났다. 이정도면 최소 10kg 정도의 구기자 열매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가지에서 새로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나무들, 즉 삽목이 가능한 나무들의 생존력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터전을 잃더라고 포기하지 않고 끝내 새롭게 뿌리를 내려 살아가기. 삽목은 포기하지 않는 삶을 가르친다.

 

3월 16일 2도~13도 맑음

 

체리나무 주위로 미생물배양 퇴비를 추가로 뿌렸다. 한달 전쯤 표고버섯톱밥배지 퇴비를 뿌려두었는데, 이 퇴비가 잘 발효가 되고, 흙이 건강해지도록 유용한 미생물이 많은 균배양체를 준 것이다.

 

우리 몸의 건강이 장내 미생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 중 유익한 미생물과 해로운 미생물간의 균형, 그리고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미생물들이 이 균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건강의 관건인 것이다. 보통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이름으로 말하는 미생물집단을 어떻게 관리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셈이다. 

 

흙 또한 마찬가지이다. 흙에서 유용한 미생물이 어느 정도 세력을 형성해야 흙도 건강해진다. 그러기 위해선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유기물이 풍부한 흙이다. 퇴비는 유기물을 풍부하게 해준다. 하지만 원래 땅이 너무 척박한 상태였다면 유용미생물이 세력을 형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줄이는 비결이라면 땅 속에 유용미생물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퇴비를 기본 전제로 한다. 이는 최종적 목표인 무투입을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막 태어난 아이들이 엄마젖을 필요로 하듯, 생 땅에 퇴비와 미생물을 투입하는 것이다. 아이가 커서 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 먹듯, 땅도 건강해지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까지는 흙에도 젖(퇴비와 미생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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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드라마는 초능력과 관련된 것이 많다. [더 게임...]은 타인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그의 죽음을 알 수 있고, [메모리스트]에서는 접촉을 통해 그의 과거를 전부 알 수 있다. [하이바이, 마마]는 귀신을 보고, [방법]은 주술을 부릴 수 있다. [본대로 말하라]는 어떤 장면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픽처링 능력을 선보인다. 이처럼 갑작스레 초능력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쏟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2. 이들 초능력 드라마 중 눈길을 끄는 것이 두 개 있다. 바로 [방법]과 [메모리스트]다. [방법]은 주술이라는 소재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초반 시청하지 않았지만, 극의 줄거리가 치밀해지면서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악마가 깃든 회장이 경영하는 포레스트라는 회사가 '저주의 숲'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장면이 독특하다. 단순히 사람들의 저주와 이의 실현으로 인기를 얻겠다는 것을 넘어, 저주의 실현을 통해 악을 없앨 수 있다는 설정이 눈에 띈다. 타인의 저주가 무서워 타인의 저주를 받을만한 일을 할 수 없게된 사회. 과연 그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가 될까. 하지만 저주는 꼭 타인의 악행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시샘에서도 나온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저주의 대상은 악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저주의 대상이 악하다고 해서 저주를 통해 악을 뿌리뽑겠다는 생각은 지극히 폭력적이다.   

 

3. [메모리스트]에서는 주인공이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의 과거를 전부 알 수 있다.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은 그와의 접촉을 피하려한다. 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상대라니. 정말 말 그대로 한점 부끄럼 없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지 않겠나? 그것이 나쁜 짓이든 부끄러운 것이든 말이다. 비밀이 없는 유리알 같은 삶이란 성인의 경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혼자 있을 때도 진리를 따르는, 삼가하는 삶의 자세인 독신(獨愼)! 유교에서의 성인이 되어야 아무 거리낌없이 메모리스트 주인공과 악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신을 지키는 성인의 길은 너무나 어렵고 험난한 길이다.

 

4. 세상의 모든 악이 사라진다면, 아니 악이라는 단어조차 없는 세상이라면 삶은 살만한 것일까. 하지만 삶은 그리 간단치도 녹록치도 않다. 선한 의지를 가지고 행하는 일이 악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악한 행동이 선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악이 사라진다는 것은 악한 결과가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악한 동기나 의지가 사라진 것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오늘도 선한 의지를 가지고 선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뿐이다. 초능력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지는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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