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할 곳과 작물이 결정되었다고해서 정착할 땅과 집, 논이나 밭을 먼저 찾지 마라. 집과 밭은 내가 농사에 자신이 생기고, 도전하겠다는 결심이 굳건한 이후 천천히 진행해도 된다. 농사를 짓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먼저 농사 기술이다.

 

■ 책만으론 배울 수 없다

한때 사랑에 서툰 이를 보고 '연애를 책으로 배웠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농사도 자칫 책으로만 공부하고 다 아는 듯 시작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귀농해서 농사를 지을 경우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실제 맞닥뜨리는 농사현장은 실로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예술 분야에선 도제식 공부가 남아있는데, 농사도 이 도제식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옛날처럼 폐쇄적 방식이 아닌 열린 방식의 인턴십 과정이어야 한다.

우공의 딸기 정원

 

영광포도원

 

 

■ 최소 1년은 배워

귀농해서 젖소를 키우고 싶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목장에서 최소 1년 이상을 거주하며 스승에게 젖소를 키우는 방식을 배우는게 가장 좋다. 딸기, 토마토, 버섯, 수박, 참외..... 다른 모든 농산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팜 딸기 농장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경북 상주의 '우공의 딸기 정원' 박홍희 대표도 딸기 농장을 만들기 전 멘토를 찾아 1년간 딸기를 키우는 과정을 거쳤다. 이 경험이 딸기 재배 중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딸기묘 키우기에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명품 포도를 생산하는 전북 완주의 영광포도원 강혜원 대표도 "품삯을 받지 않고도 배울 각오를 세워라. 품삯을 받으면 기술을 전수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꾼으로 생각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모두 다 가르쳐주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인턴 자세를 강조한다. 

 

■ 최고에게 배워라

비단 농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귀농해서 농산물 가공에도 도전할 수 있는데, 이 분야 또한 인턴 과정은 필수라 여겨진다. 

청와대 만찬에 올려졌던 수제 맥주(솔티 맥주)를 만드는 충북 제천의 뱅크크릭 브루어리 홍성태 대표는 맥주에 이어 치즈와 초콜릿에도 관심이 많다. 홍 대표는 맥주도 그랬지만 치즈, 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유럽으로 떠날 계획을 갖고 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곳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야지만 최고를 만드는 그 미묘한 차이를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최고라 하는 농장에 찾아가 인턴과정을 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걱정하지 마라.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농삿일을 배우러 오는 이들을 환영한다. 물론 농삿일을 배우겠다는 의지와 태도가 명확하고, 근면 성실함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농장을 찾아 문을 두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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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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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은 오프라 윈프리가 <슈퍼 소울 선데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들과 오간 말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출연자들은 소위 영적으로 풍만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외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일수도 있겠지만, 내적 성숙을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그런데 영적으로 풍성한 삶이란 무엇일까. <영혼의 자리>를 쓴 게리 주커브의 말이 영적인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듯싶다.

우리 스스로 삶을 관리하지 않거나, 우리의 삶에 기획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그저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하고 시키는 일만 하며 월급을 받아 살게 되고, 그건 좀비처럼 사는 것과 다름없다.

즉 영적인 삶이란 좀비와 반대편에 있는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적 삶을 향한 방법들을 몇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날마다 감사 일기 쓰기, 모든 일에 열정을 기울이기, 당신의 희열을 좇기

 

그리고 정말 제대로 살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대니얼 핑크의 말처럼

나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이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나는 오늘 어제보다 더 잘했나 라고 물어보세요.

혹시 오늘도 좀비처럼 살고 있진 않았나? 가슴에 불을 지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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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2019.09.25. 개봉 119분 한국 15세 관람가

감독 이성태

 

1. 영화 제목 짓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 영화. 통쾌한 범죄액션물의 제목이 뜬금없이 양자물리학이라니? 제목을 보고 관객은 어떤 상상을 해야 할까? 영화는 내가 생각한대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제목의 민망함을 이겨내고 영화는 꽤나 잘 짜여져 있다.

 

2. 박해수라는 배우의 연기에 놀라다.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들 모두 연기가 영화 속에 잘 녹아들어가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한 장면도 거슬리는 곳이 없다.

 

3. 연예인 마약 사건과 이를 둘러싼 비호세력의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현재진행형. 영화가 현실과 전혀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정경유착이라는 적폐와 이 유착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검찰의 등장. 단순히 음모이론일까?  

 

4. 영화 속에 비쳐지는 검찰은 그야말로 권력과 권위주의에 푹 젖은 모습이다. 피의자를 대하는 고압적 자세와 협박이 몸에 배어있는듯 보여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들 정도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잘 녹아져 있다.

 

5. 양자물리학이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것은 주인공 박해수가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상황은 항상 변한다'와 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입에 달며 살기 때문.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현실에서 양자물리학의 법칙을 실감하는 일은 없다. 원자 이하의 작은 세상의 일일뿐. 현실은 뉴턴의 역학과 마주친다. 원인엔 결과가 따르는 법. 때론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이것은 우리가 그 사건의 조건과 상황을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일터. 아니면 진정 불확정성의 법칙을 따르는 양자물리학이 우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6. 양자물리학에서 생각이 현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바로 행동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집단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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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인 더 게임 Skin in the Game - 선택과 책임의 불균형이 가져올 위험한 미래에 대한 경고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원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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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국 장관을 둘러싼 싸움이 한반도 정국을 어디로 흐르게 할지 결정하는 주요 사항이 되고 있다. <진영>이라는 단어가 이 싸움의 새로운 키가 됐다.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의 <스킨 인 더 게임>은 이런 일련의 사건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경제적 관점을 넘어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나심 탈레브는 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양보하지 않는 소수>라고 이야기한다.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소수와 유연하게 사고하면서 양보하는 다수가 부딪히면 전자가 승리하게 마련이다. 양측의 관계가 심각하게 불균형을 이루고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비정상적인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 양보하지 않는 소수들의 영향력이 점차 그 세를 확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보하지 않는 소수가 절대악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 양보하지 않는 소수가 선할 수도 있다.

 

한 사회의 가치관은 대다수의 의견인 여론이 진화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한 사회의 가치관은 완고하면서도 비타협적인 소수가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다. 시민권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앞에 드러난  비타협적 소수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까, 아니면 뒤로 물러서게 할까. 아무튼 이 소수가 확장되면서 소위 말하는 진영이 형성된 모양새다. 양보하지 않는 소수집단이 하나가 아닌 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수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한 사회의 진화는 투표, 위원회, 시민 참여, 학술 회의 등을 통한 합의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뛰어나가는 소수의 사람이 불균형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불균형으로 무게 추가 쏠리면서 진화가 진행된다. 다시 말해 한 사회의 진화 역시 소수에 의한 장악의 결과다. 사회가 진화하는데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두려워하지 않고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소수다. 사실 우리 사회의 모든 면에는 어느 정도 불균형이 존재한다. 전체의 약 3퍼센트 정도의 활동가만 있으면 메리 크리스마스를 해피 홀리데이로 바꿀 수도 있다. 그런데 소수 집단의 숫자가 커지면 오히려 소수에 의한 장악이 어려워진다. 혼합주의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영을 형성했을 뿐 아직 혼합주의에 이르진 않았다. 아마 이 세력 중 어느 쪽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진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세력 다툼 이전에 양 진영 모두 원하는 것은 <검찰 개혁>이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성 싶다. 검찰 개혁을 이루는 방법은 진영간의 차이가 크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것 하나만은 명심하면 좋지 않을까.

 

행동과 책임의 균형은 정의 , 명예, 희생 등 인간 존재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즉,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데 있어 그 실패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

 

판단과 책임이 동시에 작동하는 방식이 시스템의 부패를 막는다.

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이 자신이 내린 판단의 결과로 현재 위치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사회가 더 평등한 사회다.

언제든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체계(검찰의 경우 자신이 기소한 사건이 무죄로 판결될 경우 등)를 만들어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이유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보든 억지 주장이든, 편가르기든 오도든 말과 글의 자유엔 그만큼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의 권력이란 부패와 불평등을 만들뿐이다.

 

나심 탈레브의 <스킨 인 더 게임>은 도전하는 사업가가 되라는 충고의 말을 건네고 있지만, 이 경제적 관점이 우리 사회의 지금 모습에도 잘 적용되는듯 싶다. 책임지는 말과 행동,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우리를 앞으로 이끌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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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결심하고 나서 제일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지역과 작물일 것이다.

 

 

● 귀농, 어디에 할까

귀농지를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귀농지란 단순히 도시에서 시골로의 장소 변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총체적 삶이 바뀌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을 사람들과의 융화, 지역 사회에서의 역할 등은 물론이거니와 자녀가 있다면 교육문제, 부모님이나 나이가 있다면 병원과의 접근성, 문화적 혜택 등등 따져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통, 의료, 문화, 교육 등등 모든 것이 도시와 다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귀농지를 빨리 결정하기 보다는 차분히 시간을 갖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글쓴이의 경우도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터를 잡기까지 2년여의 탐색기간이 필요했다. 1년간의 예비 정주와 1년 간의 땅 살펴보기를 통해 터를 잡은 것이다. 시골에서 한 번 터를 잡으면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새롭게 터를 잡는 일은 쉽지가 않다. 도시의 전세살이처럼 옮겨다니는 일은 시골에선 더욱 힘든 일이다. (집터와 농지 구입과 관련해서는 이후 글에서)

 

 

 

● 귀농, 무엇을 키울까

마음에 맞는 지역 결정이 안되었다면 작물을 먼저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별히 키우고 싶은 작물, 즉 고추나 쌈채소, 버섯이라든가 사과, 배, 체리, 감 등 과수라든지, 돼지나 닭, 소와 같은 가축 등이 있다면 선택 과정이 편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물의 특산지를 중심으로 지역을 선택하면 좋기 때문이다. 특산지를 선택하는 이유는 초보농사꾼이 겪게 될 농사과정의 어려움을 주위에서 쉽게 정보를 구해 해결하고, 재배를 넘어 판매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산지가 아닌 곳에서 특이한 작물을 선택하게 되면 재배는 물론 판매에 있어서 도움을 받는게 쉽지않다. 또한 같은 작물을 키우는 농부들이 작목반이나 조합과 같은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는 것이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제목소리를 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 귀농, 탐색기를 가져라

지역도 작물도 결정이 안된 상태라면 탐색기를 갖는 것이 좋다. 귀농교육을 하는 곳이 전국에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교육기관을 선정해 교육을 받는 것도 좋다. 산지협동조합의 귀농귀촌교육같은 견학 중심의 교육도 선택에 도움을 많이 준다. 단, 견학도 아는 만큼 보이기에 사전에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게 좋다. 귀농귀촌종합센터나 귀농본부 등등 인터넷을 통해서도 정보를 두루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위의 경우에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주말이나 시간이 날 때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다 좋은 방법은 실제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다. 주말농장이나 텃밭 등을 구해서 1년간 농사를 지어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작물도 알 수 있게되고, 농사가 취향에 맞는지도 알게 된다. 아니면 본격적으로 장기귀농연수과정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청년귀농장기연수교육장이 전국에 10여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실제 농사를 지으면서 지역과 작물을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이 경우엔 6개월 정도의 장기 체류가 필요하기에 도시에서의 삶을 그만두어야 하는 결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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