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먹는 쌀의 품종은 '추청'입니다. 흔히들 '아끼바레'라고 하는 것이죠. 1960년대에 일본에서 들어와 70년에 장려품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엔 쌀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통일벼'가 보급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기도 쪽 토질과는 잘 맞지 않아 이쪽에선 추청을 심었다고 합니다. 맛은 당연히 추청이 더 좋았죠. 그래서 경기도 쌀이 맛있다는 평가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은 초밥을 먹죠. 그래서 식은 밥의 풍미도 중요합니다. 추청은 밥이 식어도 그 맛을 잃지 않는다고 합니다. 추청이 들어온 시기 우리네 사정이야 갓 보릿고개를 넘긴 시기였으니 밥을 지금처럼 따뜻하게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죠. 그러니 식어도 맛있는 추청이 인기를 얻을 수밖에요.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손쉽게 밥을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시대죠. '일품'이나 '호품'같은 '품'자가 들어간 쌀의 밥맛은 추청을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물론 따뜻했을 때죠. 그래서 식어도 맛있는 품종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중이랍니다.
밥맛. 참 개인적인 것 같으면서도 결코 개인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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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겨와 톱밥, 당밀, 미생물, 물을 배합해서 만든 거친 퇴비는 3개월 이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 오른쪽이 막 배합시킨 퇴비이고 왼쪽이 6개월 이상된 퇴비이다. 
오랜 시간 발효과정을 거친 퇴비는 점점 색이 검게 변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흙냄새가 난다. 이런 변화는 미생물의 활동 덕분이다. 
결코 시간이 약인 게 아니다. 그 긴 시간 눈에 보이지 않게 힘을 쓰고 있는 미생물이 필요한 것이다. 
당신이 약이 될 시간을 필요로 할 때, 실제로 필요한 건 힘이 되어줄 미생물이다. 그것은 당신이 키워내야 할 내공인 셈이다.

 

 

쌀겨와 톱밥, 당밀, 미생물, 물을 배합해서 만든 거친 퇴비는 3개월 이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 오른쪽이 막 배합시킨 퇴비이고 왼쪽이 6개월 이상된 퇴비이다.
오랜 시간 발효과정을 거친 퇴비는 점점 색이 검게 변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흙냄새가 난다. 이런 변화는 미생물의 활동 덕분이다.
결코 시간이 약인 게 아니다. 그 긴 시간 눈에 보이지 않게 힘을 쓰고 있는 미생물이 필요한 것이다.
당신이 약이 될 시간을 필요로 할 때, 실제로 필요한 건 힘이 되어줄 미생물이다. 그것은 당신이 키워내야 할 내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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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2013-09-08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공좀 쌓아야겠습니다. 그런데 미생물은 어떻게 구합니까? 집의 화분들이 영 맥을못추고있네요
저도 퇴비만들어보고싶네요

하루살이 2013-09-08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때문에 퇴비를 만드는 건 시간도 공간도 낭비라는 생각이... 그냥 잘 숙성된 퇴비를 사서 쓰시는게 더 나을 수 있어요.
 

 

아이방에 들어서는 순간 발에 무엇인가 걸린다. 불을 켰다. 까만 비닐봉지가 놓여있다. 그 안에는 과자 한아름과 우유 한 통. 누군가 아이를 위해 갖다 놓았나 보다. 평소 잘 먹이지 않는 우유와 과자이건만 아이에가 다 풀어놓았다. 아이는 과자를 끌어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누구일까. 초가을 문턱에서 다녀간 산타클로스는?

가슴이 따뜻해져 오다 먹먹해진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준 튼튼한 동아줄일 것이다. 누군가를 살맛 나게 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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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기지개를 폅니다. 그리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새벽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잠깐 그렇게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자면 천천히 안개가 사라져갑니다. 그 안개의 끝자락이 남긴 풍경이 이 사진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얻습니다. 잠깐 방안을 살펴보면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른 아침이 주는 선물입니다.

물론 아이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전쟁이 시작됩니다. 씻기고 밥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 제 손발이 부산해집니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욕심에 자꾸 아이와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에 쫓겨 조금전까지만 해도 평온했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마음은 제 것인데 제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사라졌던 안개가 다시 주위에 몰려드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이 요란함이 축복이란 걸 압니다. 가끔씩 그 사실을 잊고 짜증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내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는 걸 압니다. 아이의 미소가 바로 햇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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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2013-09-05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평화로워보입니다...
 

열감기에 고생했던 아이가 힘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콧물과 기침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잘 뛰어놉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먹을 것도 잘 챙겨먹네요. 그런데 이번엔 한 쪽 눈이 밤송이처럼 부풀어올랐습니다. 모기에 물린 것은 아닌것 같은데... 다래끼도 아닌듯한데...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또 병원에 가야하나 고민하다 하루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한주 내내 아이와 붙어지내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부터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귀농연수를 받던 흙살림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사무국 직원으로 정식출근하는 첫날입니다. 귀농에 대한 꿈을 좀더 착실하게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아이를 갑자기 맡아 기르게 되면서 선택한 것이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 않던가요.

 

"아가야, 오늘부터 아빠는 출근해야 돼. 그래서 너와 하루종일 같이 있을 수 없단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아빠가 오후에 데리러 갈게"

 

아이의 눈에 눈물이 잠깐 비추는듯 하다 사라집니다. 마치 아침이슬같습니다. 햇빛에 반짝이다 이내 사라져버린. 주루룩 흘러내리지 않은 눈물이 오히려 저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요.

 

어린이집에 도착한 아이가 선생님 품에 안겨 손을 흔들어줍니다. 저를 안심시키려 하는듯하네요. 실제로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잘 먹었다고 합니다. 대견합니다. 물론 이때까지만요.

제가 어린이집에 도착해 아이를 데리고 온 순간부터 아이의 태도는 싹 바뀝니다. 마치 갓난아이로 돌아가듯 행동합니다. 계속 안아달라 하고 떼를 쓰고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며 투정을 부립니다. 아이는 아이인게죠. 어디까지 말을 들어주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결국 아이에게 대부분 지고 맙니다. 그래도 꽤나 말귀를 잘 알아듣습니다. 어느새 부쩍 커버린 아이.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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