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문제는 경제다 - 버리고, 바꾸고, 바로 잡아야 할 것들 선대인연구 2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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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문제는 경제다>는 김광수 소장의 <경제 3.0>과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이며,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와 비정규직 문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부동산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두 책은 모두 한국 경제 위기를 재벌 위주 정책과 토건 중심의 산업으로 보고 있다. 하나 덧붙이자면 관료들의 안일주의라고나 할까. 

 

현재 우리 경제의 정책인 고환율정책은 수출을 돕는다. 또한 투자를 위해 기업들의 세금 감면이 이루어지고 있다. 거기에다 R&D를 지원하는 것까지 모두 실상 대기업을 위한 정책 들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고물가로 서민은 고통받고, 대기업은 일감을 몰아주며 끼리끼리 잘 살고, 지원금이나 세금 감면으로 인해 생긴 두둑한 돈으로 문어발식 확장과 땅장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이 생겨나고 발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없앰으로써 일자리 창출 기회를 빼앗고 빈부격차는 점점 더 커진다.

 

거품논란이 일고 있는 부동산은 경착륙 때는 한국 경제가 무너진다는 겁주기로 집값을 계속해서 떠받들고 있다. 저금리 정책으로 하우스 푸어를 양산하면서도 건설업체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우리 경제는 하우스 푸어로 인해 소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선 하루빨리 거품이 빠져야 한다는 것이 두 책의 주장이다.

 

친재벌과 거품 낀 부동산은 위에서 말한 두 책 모두에서 지적하고 있는 한국 경제 위기의 핵심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와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보호정책을 세우고, 대규모 임대 건축을 활성화하는 것들이 있다. 구체적 방안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두책은 대책에서 조금 다른 점이 있는 듯하다. 김광수 소장은 정치적 힘(대안집단들의 세력화)을 갖는 방향으로, 선대인 전문가는 정책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는듯 보인다.

 

한편 <문제는 경제다>에선 현재 유럽 경제의 위태로움을 설명해 놓은 부분이 업그레이드 되어 있다. 경제력이 차이가 나는 여러 국가가 똑같은 화폐를 쓴다는 것 자체가 애시당초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스 같은 경우 경제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인 환율정책을 마음대로 쓸 수 없기에 그 위기를 더욱 키우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로화로 이익을 얻은 독일이 어떻게 돈을 푸느냐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된다.

 

아무튼 두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부동산 거품을 빼는 정책 중의 하나인 대규모 임대 건축의 심리적, 교육적 측면에 대한 접근 없이도 실현 가능한지의 여부다. 임대 건축 거주민들을 격리 수용하듯 담을 쳐놓는 사람들의 심리와 학교에서 발생하는 아이들의 차별을 벗어날 수 있느냐는 거다. 물론 임대 건축이 다수가 되는 사회라면 이런 걱정도 기우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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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 되지만, 밭에 있으면 거름이 된다.- 법륜 스님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똥은 물로 씻어내려야 할 오물이다. 강아지똥은 공원에서 벌금을 물지 않기 위해서라도 치워야만 한다. 그렇게 똥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하지만 똥은 밭으로 가면 훌륭한 거름이 된다. 혹시 나를 인상쓰게 만든 그 사람도 어딘가 다른 곳에서는 보석처럼 훌륭하게 빛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타인을 함부로 대해선 안될 일이다. 누구나가 각자의 특성에 맞는 곳, 즉 적소에 쓰여지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특급 인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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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저녁 뉴스에 성조숙증에 관련된 보도가 있었다. 성조숙증이란 사춘기가 정상보다 너무 일찍 찾아오는 걸 말한다. 뉴스에선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어린이가 지난 2004년 백94명에서 지난 2010년 3천6백여 명으로 6년 새 19배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비만과 환경호르몬의 증가 그리고 스트레스나 각종 매체들의 성적 자극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뉴스 말미에선 의사 인터뷰에서 "콩 단백 성분을 두 살 이전에 많이 먹었을 때 그게 사춘기, 나중에 조숙으로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많이 우려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자. 주된 원인으론 비만과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성적 자극이라면서 먹는 것으론 콩을 말한다. 비만 등을 따지자면 오히려 콩이 도움이 되고 패스트푸드나 고기가 원인일텐데 말이다. 아마도 콩이 가지고 있는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 때문에 그런 우려를 하고 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치료를 받았던 아이들의 전수조사나 역학조사 등을 실시하여 그 원인을 직접 밝혔거나, 이소플라본이 영유아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사례가 뒷받침된 것일까. 

 

오히려 반대의 경우는 있다. 2008년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콩의 이소플라본이 인간의 생식 발달이나 내분비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표했다. 어린시절 콩유아식을 먹은 어린이 400명과 우유 분유를 먹은 아이 400명을 대상으로 20년 후 임신결과와 성장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중앙일보 6월 11일)  또한 미 농무성 산하 아칸소 아동센터에서 모유, 분유, 콩유아식을 4개월간 먹인 결과 성조숙증과 관련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콩을 많이 먹으면 비만, 난소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 걸릴 위험이 적다는 역학조사가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근거로 두 살 이전에 먹은 콩 단백 성분이 성조숙을 유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을까. 여성호르몬을 과다 섭취하면 당연히 성적 징후가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상식적 추측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관련 연구 결과를 모두 검색해 본 것은 아니다. 콩이 성조숙증과 연관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 알려주시길...) 뉴스 보도라면 이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터뷰를 하거나, 인터뷰가 끝나고 그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전문가의 말 한마디가 때론 아이들을 키우며 뭘 먹일까를 고민하고 있던 부모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뉴스는 적확해야 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라면 양쪽의 의견을 모두 밝혀야 옳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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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이다. 육아 선배들은 항상  '조금만 더 커봐라, 이러이러해서 더 힘들다'며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기어다닐 때, 걷기 시작할 때,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등등 커가는 과정 속에서 주변으로부터 계속 듣게 된다. 기어다닐 땐 걷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진다고 하더니만, 걷기 시작하면 말 배우기 시작할 때 장난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도대체 언제가 제일 힘들고 언제가 제일 좋은 시절이란 말인가?

 

법륜 스님은 수행이란 지금의 처지가 바로 좋을 때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옛 시절이 좋았다고 과거 속에서 살거나 미래의 좋은 처지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때라는 것을 아는 것이 수행의 목표점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수행하는 것과 똑같다.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며 살기엔, 또는 좀 더 크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 속에서 살기엔, 현실은 너무나 쏜살 같기 때문이다. 지금 이순간 아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과 행동들을 뒤로 하고 힘든 기억과 마음만을 간직한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아이를 웃으면서 쳐다보려 한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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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돌도 안된 아이에게 고함을 쳤다. 아니 고함이라기 보다는 분풀이를 위한 절규였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이는 처음 듣는 고함소리에 놀라는 눈치다.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치고 눈치를 살핀다. 물론 잠깐이지만. 이내 다시 떼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번 더 아이에게 고함을 칠 순 없었다. 아이가 깜짝 놀라는 모습에서 왠지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대단히 잘못했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고함은 그저 나의 분을 삭이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지독한 감기 몸살이었다. 몇년 만에 이렇게 앓는 건지 모르겠다. 아이로부터 시작된 감기가 온 가족에게 다 옮겨간 것이다. 그러니 아기도 얼마나 컨디션이 나쁘겠는가. 안겨있으면서도 계속 칭얼댄다. 한두시간은 어떻게 참아보았지만 세시간을 넘어서니 그 울음소리가 내 신경을 자꾸만 갉아먹는것 같다. 더구나 몸살에 걸린 몸뚱아리가 제발 쉬고 싶다고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한계를 넘어섰다고 느끼는 순간 고함은 거리낌없이 튀어나왔다.

 

법륜 스님은 짜증과 성냄은 모두 다 자기만을 생각했을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인의 입장에서 취하면 성낼 일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가깝지만 타인은 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짜증과 성냄 속에서 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돌아봤다. 아이에게 고함을 친 일은 분명 내 몸과 마음이 지쳐있기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즉 오직 나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어떤가. 몸에 열이나고 콧물이 흐르고 눈꼽이 끼는 불편함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이었겠는가. 이런 불편함을 단시간에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저 칭얼대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모든 문제의 해결을 개인이나 마음가짐으로 푸는 건 제도나 환경의 개선을 가져올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때론 꿈쩍도 않는 벽 앞에서 통곡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일단 짜증나고 화가 난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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