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럿거스대 엘리자베스 트라이코미 박사팀이 불평등을 못참는 뇌 보상회로의 활동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로 촬영한 논문을 영국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심리학 실험으로만 증명돼 왔던 인간 심리의 기제가 뇌의 영역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심리학 실험 '최후통첩 게임'은 1999년 인도네시아에서 실제로 행해진 것으로 불평등에 대한 반응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당시 진짜 화폐로 20만 루피아(약 250만원) 를 실험자 한 명에게 건네고, 이 실험자는 다른 실험자에게 배분을 한다. 만약 다른 실험자가 그 배분을 인정하면 둘은 그 배분대로 돈을 갖게 되고, 인정하지 않으면 둘 다 돈을 못받게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두번째 실험자는 어떻게 배분되더라도 공짜로 얻는 돈이기 때문에 승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99대 1이나 98대 2의 불평등한 배분에 대해선 불가를 외치는 사람이 많았다. 자신의 이득을 포기하더라도 불평등을 참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과 비슷한 실험 과정에서 사람의 뇌가 활발히 작용하는 부분을 발견한 것이 이번 미국 럿거스대 박사팀의 논문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백만장자들의 수입이라거나 유명 스포츠 스타나 영화배우 들의 년간 수입에 입을 쩍 벌리면서도 한탄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도대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는냐고 생각하는 기저엔 차이는 인정하지만 그 정도까지의 차이는 인정할 수 없다는, 그것은 불공평하다는 감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불공평함에 대해서 인정하거나 또는 분개하는 것일까. 최후통첩 게임의 경우 몇 대 몇 정도로 나누었을때 최대한 용납 가능한 수준이었을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 용납 수준이란 것이 본능적인 것이지, 사회적, 교육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아 변화 가능한 것인지도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지 않을까. 자본주의라는 체제에서 살던 사람과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 던 사람의 기준도 똑같은지 실험해 본다면 유익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자극하는 욕망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불공평을 수긍하는 태도도 유연(?)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도시와 농촌, 세대간의 차이는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싶다.
반면 우리는 때론 복불복(1박 2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