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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기출문제집 -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 ㅣ 인생기출문제집 1
안철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과거를 돌아보며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20대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죽을 것처럼 연애하고, 죽을 것처럼 공부하고, 죽을 것처럼 여행하고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연애는 딱 한번이지만 성공(?)해 결혼했고, 여행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공부는 살아가는 것이 공부니 뭐... 다만 아쉬운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운 일인가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 다니는 동생들이나 조카뻘 되는 청년들에게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젊음을 무기로 다양한 경험을 해라. 무조건 해봐라. 넘어지고 또 넘어져라. 그래서 죽어도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라. 그리고 그것에 미쳐봐라.
이것은 성공이라는 이름을 달기엔 부족한 평범한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지금도 늦지않은 나의 바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소위 특정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20대 젊은이들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형식의 <인생기출문제집>을 통해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었다. 또한 그들의 노하우도 얻고 싶었다. 역시나 그들의 삶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꽉꽉 채워 왔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거기에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저자들도 있으니 책을 읽는 것은 꽤나 유익하고 자극적이다. 다만 서로 달라 보이면서도 결국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두바이 칠성급 호텔 주방장 에드워드 권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공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것이 노력 없이 얻은 성공이다. 나 자신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한 뒤 얻는 성공이야말로 진짜 성공이다. 이 시대에 열정과 패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느냐이다"라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것이 "자기 전 삼십 분, 요리책 레시피 중 하나를 편히 읽고, 그 리세피를 토대로 나만의 레시피 하나를 만들라는 것. 이렇게 해서 언제 수석주방장이 될까 싶지만 가능하다. 선택한 직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하루에 단 삼십 분만 투자해보자" 권한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은 "퍼센티지는 숫자일 뿐입니다. 경쟁률이 얼마가 됐든 그걸 진짜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만약 해내지 못했다면 죽도록 사랑하는 일인자보다 그것을 덜 사랑한 것이죠. 모든 걸 다 걸고 하면 할 수 있어요. 진실하지 않고 그런 척만 하면 일인자가 될 수 없어요. 다시 태어나야 해요. ... 같은 노래를 계속 반복해 부르고, 다른 친구들이 잘 떄 한번 더 연습하고. 미치지않으면 결국 중간"이라고 말한다.
만화가 강도하는 "청춘은 사람들과 다른 욕망을 소중히 여겨야 할 나이예요. 광대로 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나이죠. 백 명이면 백명의 성공이 달라야 해요. 평생을 살면서 이것만은 해내겠다는 게 있다면, 그걸 위해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인생이죠.... 뭘 열심히 안 하는게 문제지, 하고 싶은걸 열심히 하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자체를 인정하세요. 노력하지 않는 건 문제지만, 그게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당신이라면 그것으로 성공한 인생일 겁니다"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홍수연 치과의사는 "나는 내 아이에게 밥벌이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채연석 로켓박사는 "나는 일이 취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기 위해서는 일하는 것만큼 슬픈 인생이 또 있을까?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워서 해야 한다. 다른 취미를 갖지 않아도 일 하나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야 한다. 그러면 누구나 성공할 것이다"고 말한다.
여행가 김남희는 "삶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느냐가 아닐까... 지난 육년간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지 않는 삶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 스스로 선택하고 가치를 부여한 일에 열정을 쏟으며 살아간다면 그 안에서 미래를 자연스럽게 준비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패션디자이너 최범석은 "많은 친구들이 내가 이걸 왜 하는지, 어쩌다 시작하게 됐는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그런 친구들에게 어서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얘기합니다. 왜 싫은지 왜 좋은지도 모르고 사는 인생을 하루빨리 청산하라고 하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본인이 원하는 분명한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흐르는 대로 시간을 보내기에 젊음은 너무 아깝습니다"고 충고한다.
지금 현재를 충실하게, 아낌없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은 꼭 청춘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생의 즐거움 보다는 안정을 바라고 보수적으로 변하는 나이가 되어도 잃지 말아야 할 덕목인 것이다.
성공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생각하는 인생기출문제는 결국 같았다. 꼭 성공이라는 이름을 갖진 못하더라도 즐거운 인생을 위해선 그 기출문제의 해답을 찾는데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