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기출문제집 -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 인생기출문제집 1
안철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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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거를 돌아보며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20대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죽을 것처럼 연애하고, 죽을 것처럼 공부하고, 죽을 것처럼 여행하고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연애는 딱 한번이지만 성공(?)해 결혼했고, 여행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공부는 살아가는 것이 공부니 뭐... 다만 아쉬운 것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운 일인가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 다니는 동생들이나 조카뻘 되는 청년들에게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젊음을 무기로 다양한 경험을 해라. 무조건 해봐라. 넘어지고 또 넘어져라. 그래서 죽어도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라. 그리고 그것에 미쳐봐라.  

이것은 성공이라는 이름을 달기엔 부족한 평범한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지금도 늦지않은 나의 바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소위 특정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20대 젊은이들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형식의 <인생기출문제집>을 통해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었다. 또한 그들의 노하우도 얻고 싶었다. 역시나 그들의 삶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꽉꽉 채워 왔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거기에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저자들도 있으니 책을 읽는 것은 꽤나 유익하고 자극적이다. 다만 서로 달라 보이면서도 결국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두바이 칠성급 호텔 주방장 에드워드 권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공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것이 노력 없이 얻은 성공이다. 나 자신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한 뒤 얻는 성공이야말로 진짜 성공이다. 이 시대에 열정과 패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느냐이다"라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것이 "자기 전 삼십 분, 요리책 레시피 중 하나를 편히 읽고, 그 리세피를 토대로 나만의 레시피 하나를 만들라는 것. 이렇게 해서 언제 수석주방장이 될까 싶지만 가능하다. 선택한 직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하루에 단 삼십 분만 투자해보자" 권한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은 "퍼센티지는 숫자일 뿐입니다. 경쟁률이 얼마가 됐든 그걸 진짜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만약 해내지 못했다면 죽도록 사랑하는 일인자보다 그것을 덜 사랑한 것이죠. 모든 걸 다 걸고 하면 할 수 있어요. 진실하지 않고 그런 척만 하면 일인자가 될 수 없어요. 다시 태어나야 해요. ... 같은 노래를 계속 반복해 부르고, 다른 친구들이 잘 떄 한번 더 연습하고. 미치지않으면 결국 중간"이라고 말한다.  
   

만화가 강도하는 "청춘은 사람들과 다른 욕망을 소중히 여겨야 할 나이예요. 광대로 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나이죠. 백 명이면 백명의 성공이 달라야 해요. 평생을 살면서 이것만은 해내겠다는 게 있다면, 그걸 위해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 성공한 인생이죠.... 뭘 열심히 안 하는게 문제지, 하고 싶은걸 열심히 하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자체를 인정하세요. 노력하지 않는 건 문제지만, 그게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당신이라면 그것으로 성공한 인생일 겁니다"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홍수연 치과의사는 "나는 내 아이에게 밥벌이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채연석 로켓박사는 "나는 일이 취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기 위해서는 일하는 것만큼 슬픈 인생이 또 있을까?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워서 해야 한다. 다른 취미를 갖지 않아도 일 하나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야 한다. 그러면 누구나 성공할 것이다"고 말한다.  
 

여행가 김남희는 "삶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가느냐가 아닐까... 지난 육년간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유보하지 않는 삶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 스스로 선택하고 가치를 부여한 일에 열정을 쏟으며 살아간다면 그 안에서 미래를 자연스럽게 준비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패션디자이너 최범석은 "많은 친구들이 내가 이걸 왜 하는지, 어쩌다 시작하게 됐는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그런 친구들에게 어서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얘기합니다. 왜 싫은지 왜 좋은지도 모르고 사는 인생을 하루빨리 청산하라고 하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본인이 원하는 분명한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흐르는 대로 시간을 보내기에 젊음은 너무 아깝습니다"고 충고한다. 

지금 현재를 충실하게, 아낌없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은 꼭 청춘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생의 즐거움 보다는 안정을 바라고 보수적으로 변하는 나이가 되어도 잃지 말아야 할 덕목인 것이다.  

성공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생각하는 인생기출문제는 결국 같았다. 꼭 성공이라는 이름을 갖진 못하더라도 즐거운 인생을 위해선 그 기출문제의 해답을 찾는데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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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상정이 경기도의 새벽을 달립니다.
    from 심상정 블로그 2010-02-10 14:19 
    심상정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어제(9일) 새벽 3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새벽을 여는 경기도 서민들과 직접 만나는 현장 유세인 “새벽을 달린다” 테마 유세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새벽에도 열심히 일하는 경기도민을 찾아가서 경기도민의 삶에 대해서 주민들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기 위해서입니다.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과 대화중인 심상정 경기도지사 예비후보(2010년 2월 9일) 심상정후보는 새벽 3시...
 
 
박정우 2010-08-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북하우스 출판사 박정우 입니다.
님께서 쓰신 인생기출문제집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이번에 인생기출문제집2권이 새로 출간되어서
홍보도 할겸 이벤트 소식도 전할겸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지금 우리 까페에서 인생기출문제집2권과 mp3플레이어를 드리는 이벤트 진행중입니다.
한번 들르셔서 이벤트 참여도 하시고 책 이야기, 사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무덥습니다. 감기도 더워도 조심하셔요~
아참 저희 까페 주소는요
http://cafe.naver.com/myfirstbook 입니다.
 


선자령 



경포 해수욕장 


 

"저번에 한번 항구에 갔는데 고등어가 엄청나더구만. 그냥 몇마리 사려고 했는데 어부 양반이 아이스박스를 가져오래. 그러더니 삽으로 푹푹 퍼서 담아줘. 그리고 나서 만원만 달래. 그래서 집에 가 마릿수를 세 봤지. 글쎄 56마리나 되더구만. 이걸 다 먹을 수 있나. 아파트 사람들하고 나눠 먹었지. 생물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더구만." 

식당의 손님들이 주고 받는 말이 옆 테이블까지 들린다. 아마도 연탄불에 양미리를 굽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꺼낸 듯 싶다.  

"요즘, 양미리 철인데 양미리가 안보여. 요 몇일 바람이 세서 배가 나가질 못한 모양이야. 이러다 어부들 손가락 빨게 생겼어. 날씨 더 추워지면 양미리 살이 통통 올라 맛있는데..." 

바다에 고기들이 넘쳐나도 바람이 세면 말짱 헛것이다. 어부들과 항구의 상인들은 바람이 멎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나 그 바닷가엔 젊은 청춘들이 모여든다. 겨울 바다가 내뿜는 하얀 포말을 보기 위해서다. 바람이 거세면 그들의 웃음소리도 더욱 커진다. 겨울산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바람은 추억이다. 한바탕 눈 위를 걸으며 찬 바람을 맞아야 비로소 겨울맛을 느낀다.  

세상의 이치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자식을 둔 엄마의 심정과 같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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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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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 자서전, 회고록, 평론 등등. 한 인간을 다루는 방식은 여러가지다. "소싯적 일을 말하자면 소설책 한두권은 거뜬하다"는 일반인들의 허풍을 떠올린다면 이름깨나 알려진 사람들의 인생은 오죽하겠는가. 게다가 그런 이야기에 극적인 구성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된다. 간혹 그것이 과해 초인적인 모습까지로 나아갈 때도 있긴 하지만.  

<희망을 심다>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있는 박원순 씨의 삶을 담고 있다. 인터뷰 전문 작가 지승호씨와 박원순씨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책은 박씨 삶의 궤적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담담한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꾸려가다 보니, 과장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차 한잔을 사이에 두고 인생 선배의 재미나고 유익한 인생 지혜를 듣는 기분이라 편안하다. 

참여연대를 거쳐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 희망제작소라는 이력은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역사, 발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이사는 남들이 걷지 않은 이 길로 어떻게 접어들었고, 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갔는지를 본인의 입을 통해 풀어나간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후회가 있기 마련인데 그의 입에선 자랑과 당당함이 가득하다는 것에 놀랄 뿐이다. 

책에서 밝히고 있는 그의 생활자세를 통해 그가 누구 앞에서든 떳떳한 이유를 알 수 있게된다.  

불안이라는 것은 자기가 열심히 안 할 때 생기는 거잖아요. 물론 열심히 한다고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죠. 인간이 전지전능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간의 일은 최선을 다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고 봅니다. 시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죠. 73쪽  

또한 이렇게 열심히 하다 실패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단순히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실천 즉 행동이며 그 과정에 실수나 실패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일 뿐이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거든요. 실수를 처음부터 안 할 생각을 하면 성공 못합니다. 393쪽 
배우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416쪽

앞서 나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열린 자세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행동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 그랬을 때 자신의 길을 뒤돌아보면 어느새 자신이 산봉우리 근처에 올라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확실하면 남하고 비교할 이유가 없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거니까요. 우리는 그런게 없으니까 늘 휩쓸려 다니는 거죠. 또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훈련입니다. .. 절대 진리가 어디 있습니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것도 정당한 것일 수 있어야 합니다. 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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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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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나 욕망이 결국은 뭔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지에 달려 있어요. 174쪽 

개인이든 사회든 열려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신선한 관점에서 진실을 보려는 용기나 자세, 태도,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끊임없이 배웁니다.  194쪽 

익숙해져버리면 안 보이는 거죠. 모든 게 신기한 상태라야 새로운 것들이 보입니다. 또 한국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갔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겁니다. 문제의식이 있어야 보이는 법이죠.  197쪽 

컨설턴트가 3개월 동안 자료 조사를 해서 평생 그 사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에게 당신은 그렇게 하면 안돼. 이렇게 해야 돼 라고 조언을 주는 거잖아요. 우리가 생각하기에 평생 일한 사람한테 3개월 조사한 사람들이 어떻게 답을 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잖아요. 그런데 답을 내준다는 겁니다. 답을 구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가 관계된 전문가들을 깊이 있게 인터뷰 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래서 우리 연구원들에게 한 분야에서 1등부터 5등까지 최고의 전문가들을 만나 심충 인터뷰를 해봐라 인터뷰가 끝나면 당신이 1등이다. 당신이 최고의 전문가다라고 얘기합니다. 198쪽 

미세해져야 합니다. 큰 틀에서 패기만만한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한 부분을 그려내고ㅡ 고려하고ㅡ,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실수가 큰 것을 망칠 수 있어요. 저는 작은 결점이라도 발견되면 무조건 다시 해오라고 말합니다. 미세한 결점이 큰 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떄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챙기길 요구합니다. 200쪽 

어느 사회든지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 선하다고 믿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악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런 것을 사전에 견제하는 시스템이 미국의 제도들입니다. 215쪽 

운동이라느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인데, 남들이 다하고 있고, 100퍼센트 동의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할 일이 없습니다. 운동은 언제나 마이너리티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마이너리티로만 머무른다면 그것도 곤란하죠. 선비나 학자들은 주장만 하면 되지만 활동가는 실천을 통해서 절대다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운동이죠.  233쪽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좋은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줄을 잘 서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다 보면 좋은 일거리나 관계가 저절로 형성되는 것 같아요. 235쪽 

집단적인 바겐 파워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죠. 더 나아가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될까, 이것도 여러 정보나 자료를 모아서 제공해 줄 수 있잖아요. 278쪽 

조직의 자발적인 힘을 200퍼센트 끌어내는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로 관계, 배움. 신뢰, 진심, 명분을 꼽으셨는데요... 처음부터 공유되는 명분이라면 재미가 없죠. 누구나 다 아는 명분을 새삼 내세울 필요도 없고, 그런 명분을 위해서는 일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명분이고 누구나 동의해야 될 명분인데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거나, 동의하지 않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한 명분을 채택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동의하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제가 할 일이죠. 304쪽 

이외수 - 우리나라의 경우 예술한다고 하면 다 굶어 죽는다고 그러는데 아니에요. 공부 아무리 잘하고 아무리 좋은 대학 나와도 실력이 어중간하면 어느 분야든 굶어 죽게 되요. 상위 10퍼센트에 들어가면 먹고살 걱정 안하지만 어디가든 10퍼센트 되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남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곤란하죠. 너도나도 다 영어할 떄, 나도 영어하면 바보된다고 그래요. 남들 다 하는 것 나도 하면 뭐해요. 경쟁률만 높아지고 돋보일 리가 없잖아요. 남들 다 영어할 떄 파푸아뉴기니어를 해라, 그럼 거기서도 요긴하게 쓰이고 여기서도 대접받는다. 이게 바로 실제로 말하는 틈새시장이고, 정말 자기가 자기 인생을 창조하는 거 아니겠는냐는 거죠. 구두를 닦아도 상위 10퍼센트에 들어가면 굶어 죽지 않고 그는 이미 자기 인생을 창조했다는 말이 됩니다. 346쪽 

기대를 접어버리면 서로 편한 부분도 있다. 뭐든지 과도한 기대 때문에 싸우고 불만이 생기고 갈등하는지도 모른다. 일정하게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기대를 접어버리면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 혼자 잘 먹고 잘살겠다는 천박한 꿈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서 자기 일생을 한번 바쳐보겠다는 꿈을 꿔봤으면 좋겠어요. 380쪽 

절대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원칙이 어디 있습니까? 결국 인간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관계를 우리 사회가 잘 풀어야 하는데, 잘 못 푸는 거예요. 최소한의 예의와 진실된 행동과 서로간의 신뢰, 이런 것들이 쌓이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봅니다. 388쪽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확실하면 남하고 비교할 이유가 없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거니까요. 우리는 그런게 없으니까 늘 휩쓸려 다니는 거죠. 또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훈련입니다. .. 절대 진리가 어디 있습니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것도 정당한 것일 수 있어야 합니다. 390쪽 

사람은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거든요. 실수를 처음부터 안 할 생각을 하면 성공 못합니다. 393쪽 

배우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뭐든지 보면, 저것을 어떻게 실천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 그런데 이론과 실천이 두 개가 아니고 하나라는 겁니다. .. 사상체계가 정립되고 나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현장을 먼저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많은 경우 정리가 됩니다. 책상머리에서 하는 정리는 사상누각이에요. 현장 속에서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허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습니다. 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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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 The Kingdo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킹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과 미국의 석유기업, 그리고 미국 정부간의 밀약을 바탕으로 구축되어져 온 평화가 모래성과 같이 위태롭다는 것을 살~짝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영화 초반 몇분 사이에 요약되어지고 영화의 대부분은 FBI 요원과 테러집단과의 액션신으로 구성된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이 액션이 주는 긴장감의 밀도에 집중되어져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이건 사회비평 영화가 아니라 액션영화라는 장르의 관습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다. 게다가 영화가 주는 인상 또한 강렬하다.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은 왜 이들간의 평화가 공고하지 못하는 가를 구조적이기 보다는 개개인적 관점에서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사우디의 외국인 거주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이 테러로 FBI 요원이 죽게되고 미국의 동료들은 미국 행정부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역량을 발휘해 사우디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테러를 일으킨 주동자를 밝혀내고 끝내 사살한다. 

영화의 시선은 FBI 요원의 관점에서 비쳐진다. 따라서 테러 집단들은 그저 없어져야 할 '악의 축'으로만 비쳐진다. 그러나 이런 불균등한 시점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엔딩의 액션신은 이들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들로, 딸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음을 은연중에 보여준다. 그리고 FBI와 테러집단과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복수는 대부분 세대를 이어가며 되풀이된다.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문처럼 앙숙은 개인끼리가 아니라 가문끼리의 문제인 것이다. 그 복수의 시발점을 찾다보면 아마 그것은 대의명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즉 대의명분을 바라보는 입장이 서로 반대편에 서 있었기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출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사회의 어처구니 없는 살인사건들처럼 말이다. 공중전화를 오래 쓴다는 이유로, 주차를 함부로 했다는 이유로, 옆집에서 너무 소란스럽다는 이유로 등등... 아무튼 대의명분에서 부터 발한 앙숙관계라 하더라도 대를 거듭할 수록 그 대의를 잊고 오직 개인적 복수의 시선을 갖게 되는 때가 온다.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이런 복수의 시선을 갖게 되는지를 엔딩을 통해 보여준다. "꼭 다 죽여버릴 거야"라는 의지만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복수의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킹덤>은 이것까지 말하고 있지는 않다. 다른 영화를 참고하자면 <밀양>에서는 종교에의 귀의를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 복수는 그만큼 본능에 가까운 원초적 욕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순환의 끝은 자타 공멸이거나 또는 사회로부터의 이탈일 수밖에 없음에도 말이다. 그렇기에 거꾸로 복수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나 구조적 문제로의 접근을 통해야 할지도 모른다. 두 당사자보다 더 큰 힘을 지닌 자의 중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 중재의 힘이 세대와 세대를 거듭하면 복수의 칼날/총알은 무뎌지기/녹슬기 마련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중재에 나설 수 있는 도덕적 중간자들의 집합이다. 일본만화 <침묵의 함대>에서는 핵잠수함이라는 힘을 이용한 중재가 세계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다소 위험한 꿈을 그리고 있다. 비록 무력이 동원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힘있는 중재자를 통해 복수의 고리를 끊고자 한 것이다.  

중재자의 힘. <킹덤>은 한번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나선 복수의 순환고리와 그것을 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잠깐 생각하게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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