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마지막날, 주차다.
마치 예전 T자, S자, L자 면허시험 보던 것처럼 나름 공식이 있었다. 하지만 실전은 꼭 공식처럼 되진 않는다. 필요한 공간이 달라지고 거리는 어림짐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건 반복연습을 통한 감이다. 물론 공식은 이때 큰 도움을 준다.
단 한번에 주차를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다른 차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서두르다간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여유로운 마음자세는 운전할 때 꼭 필요한 자세다. 또한 주차는 주차선에 꼭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차는 차를 세우는데 그 목표가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주차 연습을 하기 전엔 전면주차가 훨씬 쉬워보였다. 그냥 앞으로 주차하면 되는 것 아니야? 라고 단순히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전면주차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 한번 잘못 들어갔다가는 베테랑을 데려와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초보자에게 전면주차가 어려운 것은 한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그 착각은 무리한 시도를 불러오고 결국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 한단계 한단계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 주차는 말없이 이런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