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로 지구는 평평해졌다고 한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국경과 국경의 의미가 무색할만큼 서로 가까워지고, 세계화로 인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생활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래서일까. 티베트라는 지구의 오지(?)에서 발생한 일도 바로 뉴스로 접할 수 있게 됐다. 달라이라마의 완전한 자치라는 양보적 입장과 완전한 독립이라는 운동가, 그리고 절대 독립을 허용할 수 없는 중국의 입장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설 수도 있게됐다.
하지만, 정녕 우리는 티베트의 참 모습을 보고 있는가. 중국의 통제로 라싸를 비롯해 티베트는 외부와 완전 차단됐다. 평평하다던 지구에 사각지대가 있었던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네트워크도 힘으로 하드웨어를 점령함으로써 그 작동을 멈추게 할 수 있다. 평평한 지구는 권력의 평평함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언제 어느 때고 기울어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티베트는 보여준다.
하드웨어의 물리적 장악만 문제는 아니다. 하드웨어는 놔 둔 채 그 안의 소프트웨어를 장악하려는 의도도 곳곳에 숨어 있다. 이러한 의도 또한 평평한 지구에선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 예상하지만, 실제론 교묘하게 숨어, 또는 힘으로 그 정보를 왜곡시킨다. 개방된 라싸. 하지만 그것은 연출된 모습이었다고 티베트의 승려들은 주장한다.
정말로 평평함이 지구 전체에 퍼져나간다면 자치와 독립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경이 아무 의미가 없는 세상에서 독립과 자치란 같은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치도 독립도 허용않는 중국을 지켜보며 아직도 지구는 평평하지 못함을 알게된다.
과연 우리는 우리 만이라도 어느 정도 평평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