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3월 23일 흐림 3도


오늘은 달리기 시간을 내는 게 어렵진 않았다. 이제 루틴처럼 달리면 좋겠지만, 아직은 멀어 보인다. 그래도 오늘 아침 또 달렸다는 게 기분 좋다. 



오늘 달리기는 조금 달랐다. 처음 50미터 정도는 발이 가벼웠다. 그런데 첫번째 맞는 오르막에서 거의 기다시피 하더니 속도가 확 줄어들었다.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 걷다시피 뛰었다. 초반 1키로미터 속도가 다소 떨어졌다. 속도를 올려야겠다고 마음 먹고 달리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오르막은 오늘따라 왜 이리 힘든 것인지. 오르막이 긴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10미터도 되지 않을텐데 말이다. 마지막 200미터 정도를 남기고 속도를 끌어올리자고 힘을 냈다. 다행히 힘을 낼 수 있을만큼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 결과는 어제와 같은 속도인 키로미터 당 5분 21초! 게다가 워킹화로 이뤄낸 기록이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통증이 덜했다. 왼쪽 어깨와 쇄골의 통증은 약한 정도였고, 어제 심하게 아팠던 오른쪽 늑막 부위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종아리 아래쪽 근육이 당기는 아픔은 조금 더했다. 특히 왼쪽 종아리 아래 쪽은 신경이 많이 쓰였다. 혹여나 다시 근육이 파열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무리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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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22 맑음


다시 사흘 만에 달렸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내는 게 힘든 것인지, 20분 뛰겠다는 마음을 내는 게 힘든 것인지.... 또 이 순간 넘어가면 짬을 내는 게 어려울듯 하여 얼른 밖으로 나갔다. 



목표치인 3키로미터를 뛰었다. 속도는 키로미터 당 5분 21초. 가장 빨랐던 5분 19초에 근접한 기록이다. 몸이 무거운 것은 여전해서 최대한 발을 낮게 들어 뛴다는 기분으로 달렸다. 아참, 그러고 보니 최고 속도일 때와 오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운동화다. 신발은 하루 걸러 한 번씩 교대로 신는데, 어제는 워킹화, 오늘은 러닝화. 뭐, 크게 차이 나는 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러닝화가 쿠션이 있는 편이다. 반면 워킹화는 거의 딱딱한 수준이라 발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다. 아마도 신발의 쿠션이 속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추측해 본다. 아직 비교할만큼 충분한 사례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오늘 뛸 때는 왼쪽 어깨, 쇄골 쪽 통증은 약했다. 왼쪽 종아리와 허벅지가 당기는 느낌도 강한 편은 아니었다. 반면 오른쪽 늑막 중심으로 2키로미터 이후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뛰는데 지장을 줄 만큼 강도가 셌다. 참 골고루 아프다. ^^; 몸의 약한 부분이 드러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언제쯤 아픈 부위 없이 뛸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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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20 흐림


눈이 내리고 나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꽃눈이 피어나고 있는 과수들이 냉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집에 블루베리도 이 꽃샘추위를 잘 넘기기를.



상추 모종을 조금 얻었다. 겨울을 나고 자란 것들이다. 아침이 다시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몇 일 계속될 거라는 예보에 주저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얼어도 다시 살아나는 상추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모종을 조심 조심 떼어내 하나씩 밭에 옮겨 심었다. 경운을 하지 않는 방식이라 상추를 심을 곳만 살짝 구멍을 냈다. 그런데 그 구멍 속에 지렁이가 몇 마리 보인다. 흙이 살아있다는 증거이지만, 이 지렁이로 말미암아 올 봄에도 두더지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무튼 땅 속은 지난 비와 눈으로 촉촉했다. 모종을 심은 후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될 듯하다.



상추를 심다보니 지난해 심었던 황기가 새싹을 내미는 것이 보인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는데 싹을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반갑다. 



다른 곳에서는 딱딱한 가지가 있어 상추가 자라는데 방해가 될 듯해 뽑아보니, 지황 뿌리처럼 보인다. 아이쿠야. 얼른 다시 심었다. 이제 싹을 다시 트고 있었는데 뿌리 채 뽑아버렸으니, 다시 잘 자랄 수 있으려나?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여러 해를 나는 것들은 표시를 잘 해두어야 겠다. 



그리고 올해도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하며 잘라낸 새 가지 중 일부를 삽목했다. 뿌리를 잘 내려서 무럭무럭 자라주면 좋겠다. 봄이 왔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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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19 눈


3월 중순에 눈이 내렸다. 뭐, 4월 초에도 가끔 눈이 내리니 기이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눈은 제법 양이 많다. 더군다나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서 무겁다. 지난 겨울에 두어번 내렸던 눈보다 오히려 더 많이 쌓인듯하다. 



노랗게 꽃이 핀 산수유 나무에 눈꽃이 피어났다. 눈 이라기 보다는 얼음알갱이를 쌓아놓은듯하다. 한입 베어물면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질듯 샤베트를 연상시킨다. 



블루베리밭에도 눈이 한가득이다. 올 겨울 내내 목 말라 있던 밭도 한층 촉촉해지겠다. 이 정도면 해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갑작스러운 풍경의 변화가 마음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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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날마다 걷거나 뛰는 둑방길에 갯버들이 피기 시작했다. 요즘 걷기나 달리기 할 때는 온통 몸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주위에 변화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산책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야말로 느긋하게 말이다.



그러다 보니 둑방길에 자주색이라 해야 할지 핑크색이라 해야할 지 모를 꽃이 피어나는 갯버들을 발견했다. 아직도 회색빛이 주를 이루는 풍경에서 조그만 변화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천천히 가면 잘 보인다. 


아무튼 그래, 어제 오늘 내린 비는 봄비인거야. 비야 겨울비든 봄비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비에 이름을 붙인다. 이름이 붙여진 비는 그냥 비와 달리 우리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다. 저 많은 노래들 중 '봄비'를 노래한 것들도 많다. 대부분 이별이나 슬픔, 쓸쓸함을 노래하고 있다. 아마도 화창하다 여겨지는 봄에 햇살 대신 새까만 구름과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대조되어 더욱 그럴 것이다. 


아직 차가운 공기와 회색빛 하늘이 주위를 감싸고 있을 땐 장사익의 '봄비'를 들으며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눈물 같은 봄비를 맞고 수많은 꽃들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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