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3. 12일 맑음.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서둘러 블루베리밭에 퇴비를 뿌리기로 했다. 2년 전에 비하면 조금 늦고 지난해보다는 조금 빠르다. 매년 똑같이 친환경 유기질 퇴비를 준다. 



퇴비의 주 원료는 쌀겨와 버섯폐배지, 아주까리유박이다. 여기에 석회고토와 부숙을 촉진시켜주는 미생물이 들어가 있다. 버섯폐배지는 주로 참나무 톱밥으로 이루어져 있다. 



블루베리 1주당 퇴비 4~5키로그램 정도를 주었다. 경운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퇴비를 주고나서 흙을 뒤집어 섞는 작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살살 흙의 표피를 긁어주면서 섞어질 정도로만 작업을 마무리했다. 


작년에 심었던 블루베리 묘목 30여 주 중 대여섯주는 땅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살아남은 묘목은 주위의 땅을 정리하고 퇴비도 2~3키로그램 정도를 주었다. 올해 이 묘목에서는 블루베리 수확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어릴 때 수확을 시작하면 나무가 성장이 더디고 빨리 늙어버린다고 한다. 꽃눈 솎는 작업을 할 때 묘목의 가지도 한 번 정리를 해주어야겠다. 이렇게 올 한 해 블루베리 농사도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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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14 흐린 후 비


지금 수준의 달리기라고 해봤자 고작 15분 정도 뛰는 것이다. 그런데 이 15분을 내지 못한다는 게 이해가 안되면서, 한편으론 슬프다. 도대체 무슨 일에 쫓겨 잠깐의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것일까. 하루는 정신없이 보내고, 또 하루는 하루종일 퇴비를 뿌리느라, 그리고 다른 하루는 하루종일 비가 와서... 라고 핑계를 대본다. 


그래도 대견하다. ^^; 사흘 못 뛰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뛰었으니 말이다.


 

속도는 가장 최근의 것보단 조금 떨어졌다. 그래도 5분 30초 안에는 뛴 걸 보니 어느 정도 달리기에 몸이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그저께 1톤 가까운 퇴비를 뿌리고 나서 몸이 찌뿌둥한 탓에 엉덩이 쪽 근육이 꽤나 아팠다. 하지만 다른 근육들은 달리기를 하며 사용하는 근육과 무관한 듯 아픈 곳은 없었다. 물론 뛸 때마다 아픈 왼쪽 어깨는 여전하다. 다만 어깨 쪽 보다는 쇄골 쪽이 더 아프다는 게 조금 달라졌다. 호흡은 나름 규칙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날이 풀어졌는지 땀이 많이 나기 시작한다. 봄도 어느덧 우리 곁으로 달려왔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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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3-14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월부터는 달리겠다고 조깅화도 찾아다 놨는데, 비를 핑계로^^:;;12분일지라도 이렇게 몸으로 직접 실행하시는 의지가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루살이 2022-03-15 09:30   좋아요 1 | URL
@얄라얄라 님, 고맙습니다.^^
의지로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지치겠죠?
습관으로 달리는 그날까지! 함께 화이팅 하시죠. ^^
 

22. 3., 10 맑음


오늘 아침은 일이 엉키면서 짬을 낼 시간이 없을 듯했다. 아이고~ 또 이런 핑계로 달리기를 쉬려 하나? 고작 10여 분인데? 안되겠다. 당장 달리러 가자!



오늘은 2.2키로미터를 목표로 뛰었다. 마음이 급해서인가? 왠지 발걸음이 빨라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른 아침이다 보니 아직도 영하인 날씨에 손이 매우 춥다. 한 손 씩 번갈아 가며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달렸다. 그래서일까. 손을 흔드는 것이 줄어든 영향인지 어깨 통증이 훨씬 덜 했다. 그렇다고 해서 통증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어쨋든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달리는 조금은 좋아보이지 않는 방식임에도 그럭저럭 잘 달렸다. 초반 50미터 까지는 호흡을 고르게 하지 못하다가 500미터를 넘어서면서 어제와 같이 조금 짧게 호흡을 유지했다. 1.5 키로미터를 넘어서자 몸이 예열된 덕분인지 속도가 더 나는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키로미터 당 5분 30초 벽을 깨고 5분 23초를 기록했다. 마음이 급한 영향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것보다 더 빨리 뛰는 건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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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따지는 것은 인간 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효율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듯하다. 인간 개체를 구성하면서 몸무게의 2%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의 20%를 쓰다보니,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세운다. 그 중 하나는 생존과 관련된 일이 아닐 경우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 뇌의 이런 효율성이 현대인의 비만을 가져오는 아이러니가 됐다. 


꽃도 효율성 측면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발표한 것에 따르면, 꿀벌의 날갯소리를 들으면 꽃이 꿀을 20% 정도 더 달게 내놓는다는 것이다. 더 달콤한 꿀을 하루 24시간 내놓으면 될 성 싶지만, 일단 그러기 위해선 에너지 소비가 더 늘어나야만 하고, 이렇게 더 단 꿀은 다른 벌레들을 유인하면서 해를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 그렇기에 벌의 날갯소리에 반응해서 그때만 20% 더 달콤한 꿀을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라고 해서 효율만을 중시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비효율적인 대표적 사례가 바로 기린의 목이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쓴 [휴먼 카인드]라는 책에서는 진화가 결코 적자생존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들고 있는 예가 바로 기린의 목이다. 자연은 적자가 아니라,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품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으로 읽혀진다.



3월 초 이맘 때는 중부지역에선 아직 꽃을 찾아볼 수 없다. 겨울을 난 꿀벌들이 슬슬 활동을 시작할 때인데, 꽃이 없을 때 뭘 먹을지 궁금하다. 양봉을 하는 이들은 먹이가 없을 때 설탕물을 먹이로 제공하지만, 일반 벌들은 어떻게 지금의 시기를 이겨낼까. 여전히 벌집 안에 머무르는 것을 택할까. 만약 집 안에 겨울을 나며 먹을 꿀이 다 떨어졌다면.... 


꿀벌들이 발효가 된 달짝지근한 쌀겨 냄새를 맡고 날아왔다. 수 십 마리가 윙 윙 대니 정말 봄이 찾아온 것 같다. 이 꿀벌들은 과연 꽃보다 더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다는 효율성 때문에 이렇게 찾아온 것일까. 아니면, 그저 먹을 거리가 생겨났다는 흥분으로 찾아온 것일까. 문득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 뇌의 지시에 홀딱 넘어가는 몸뚱아리와 올 봄 처음으로 마주한 꿀벌을 보며 효율적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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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8 맑음


루틴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루틴이란 어떤 망설임도 없이 행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엔 여건이 녹록치 않아  평소 뛰던 시간에 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뛰어야겠다는 다짐이 약해져 간다. 피곤한데 그냥 쉴까.... 마음 한 편의 작은 악마가 날뛴다. 쉴까. 쉴까. 쉴까. 생각할수록 악마는 그 덩치를 키워간다. 에잇! 이럴 땐 생각을 멈추는 게 약이다. 신발을 신고 밖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엄청 무겁다. 이렇게 뛰면 속도가 많이 줄어들 듯하다. 중력의 힘을 거스르고 발을 떼고 또 뗀다. 200미터 쯤 달리다보니 조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그러고보니 오늘 호흡은 지난번보다 짧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호흡의 길이가 자동적으로 줄어들었다. 뛰는데 좋은 것인지는 나중에 결과로 확인해보고....


1키로미터 쯤 나타나던 어깨통증은 1.2키로미터 정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증의 강도는 약해졌다. 정말 극심하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아팠던 어깨가 극심 까지는 아니고 꽤 아픈 정도다. 통증으로 뛰는 게 불편했을 정도였는데, 이젠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럭저럭 참고 달릴 만한 것이다. 


오늘은 목표를 2.1키로미터로 했다. 다 달리고 나니 속도가 어제보다 빠른 걸 알게 됐다. 몸이 점차 달리기에 익숙해져 가는가 보다. 발이 무겁다고 생각했는데도 속도는 더 향상됐다. 그렇다고 속도에 집착하지는 말자. 달리기가 주는 즐거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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