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아빠 생신이다.

토요일에 식구들이 모여 함께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이모가 가지 않고 나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이번엔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새로운 샐러드를 만들었는데, 딱히 성공적이진 않았고.. 이건 투비에 써야지. 하여간 와인을 마시면서 티비를 보려는데, 보통 여행프로그램을 틀어두고 우리는 수다를 떠는데 이번에는 내가 <스페인 하숙>을 다시 보기 하기로 했다. 일전에 방영당시 몇차례 보긴 했었는데, 최근에야 그 프로그램에서 유해진이 매일 달렸다는 걸 알게된거다. 달리는 유해진을 보고싶은 마음에 다시보기로 1회부터 시작했는데, 오오, 아직 유해진이 달리기하는게 본격적으로 나오진 않았는데 뜻밖에 스페인어하는 배정남을 보게 됐다.


흐음. 일단 스페인어 하기 전의 배정남은 비호감이었다. 그전에 그의 존재를 모르다가 스페인하숙에서 처음 보게 됐는데, 그 나이 되도록 양파 한 번 까본적 없고 마늘 한 번 까본 적 없다는거다. 딱 봐도 서른이 넘었는데, 삼십대의 성인 남자가 아직까지 마늘을, 양파를 안까봤다고? 나는 여기에서 분노했는데 아빠랑 이모는 '안해봤으면 모를 수 있지' 라고 하는거다. 아니, 그러니까 안해보면 모르는거 당연히 맞는데 그걸 어떻게 안해보냐, 살면서 마늘이랑 양파를 안먹진 않았을텐데 그렇다면 그걸 누가 다 대신해줬다는거 아니냐, 했던거다. 지금 검색해보니 어린 시절이 불행했으며 외할머니랑 살았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 했다는데, 음.. 고생을 '안해서' 양파를 까본 적이 없는건 아니구나. 어쩌면 내 생각과는 다른 삶이 뒤에 있었던 거였구나, 싶기는 하지만, 그런 대화속에 이모가 이모 아들도(삼십대) 해본 적 없다고 해서 내가 더 말하진 않았다.


그런데 여러분, 내 말 뭔지 알쥬?


하여간 그런데 이 배정남이 세상에,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는거다. 

정육점이든 야채가게든 가서 뭘 사는데 막힘이 없어. 단순히 하나 달라 두 개 달라가 아니라 조금 더 달라 같은 말을 한다니까? 내가 너무 놀라서 와 어떻게 저렇게 스페인어를 하지? 했더니 배정남이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메모를 하는게 아닌가. 장을 보러 가기 전에도 뭘 사야할지 수첩에 항상 메모를 한다. 그리고 방송으로 배정남의 수첩을 찍어 보여줬는데, 와, 내가 너무 놀란건, 스페인어가 죄다 한글발음으로 적혀있는거다. 이를테면 스페인어의 mas 는 영어의 more 와 같은 뜻인데 그걸 mas 로 적어놓지 않고 '마스' 로 적어놓은거다.



와. 이건 정말 엄청난데?

저렇게 한글 발음으로 적어놓고 스페인어를 하려면, 정말이지 달달달달 외워야하는게 아닌가!! 이거 너무 대단하잖아?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차근차근 스펠링부터 배우면서 듣고 그래야할텐데, 이건 무작정 외우기잖아? 와- 진짜 너무 대단한 거 아닌가. 한글 발음으로 써놓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진짜 엄청엄청 노력했을 것 같은거다. 사실 외우기에 소질 없는 나는 저게 엄두가 안나. 어떻게 저걸로 다 외우고 대화가 될까. 진짜 너무나 대박인것이다. 와...


그래서 대화가 되기는 했지만, 사실 이렇게 한국어로 발음 써놓고 외우는 것은 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게, 한국어의 발음 그대로가 스페인어의 발음과 같지 않아 내가 외우고 아는 단어여도 상대에게 그 뜻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배정남도 스페인사람에게 내일 가게 오픈하는지 물어보고 싶어 스페인어의 내일을 발음하는데, 스페인어의 내일은 manana 이고 흐음, 이걸 읽어본다면 만야나 정도가 되어야할텐데 배정남은 이걸 '마나나' 라고 발음하는거다. 상대는 그걸 자꾸 '바나나' 로 듣는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어 표기 외우기의 치명적 단점.


그런데 진짜 대화 너무 잘한다. 차승원도 배정남과 쇼핑하고 와서 '정남이 오늘 스페인어 만오천단어 쯤 했어' 라고 말한다. 만오천 단어라는 건 과장이지만,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옆에서 들으면 그건 정말이지 엄청나잖아요? 배정남은 듀오링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수첩에다 냅다 쓰고 냅다 외웠는데 대화가 된다. 너무 대단하다 진짜 대단해. 야,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구나. 저걸 외우다니, 증맬루 대단하다!


이게 내가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조금 공부해보기 전이었다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스페인어를 조금 보고 있고(진도 나가다보니 어려워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고 있다 ㅎㅎ) 그러다보니 배정남의 회화가 증맬루 진짜루 최고로 대단해보이는 거다. 대단합니다..




책을 샀다.



















모든 학문은 어떻게든 공부하다보면 결국 철학으로 향하지 않을까, 라고 몇년전부터 생각하고 있다. 철학 관련 책을 이것저것 사두기만 하고 읽지는 않고 있지만, 그건 다른 모든 책도 마찬가지. 어제 회사 동료에게 책을 빌려주려고 책장 보다가 내가 모르는 책이 너무 많아서 화들짝 놀라버렸다. 흐미.. 내가 가진 책장에 책이 죄다 두겹으로 쌓여있어서, 어제 추리소설 뭐 빌려줄만한 거 없나, 하고 앞쪽 책 들어내보니 뒤쪽에서 갑자기 툭, 마틴 에덴이 튀어나오는게 아닌가? 어어? '내가 이걸 팔 리가 없는데' 라고 하면서도 보이지 않아 '그런데 팔았나보지?' 했건만, 뒤에 숨어있었구나! 나는 마티 에덴을 가지고 내 방으로 왔다. 회사 동료 h 에게 빌려주기 위해서.

















[언어의 위로]는 얼마전 친애하는 알라디너 분의 밑줄긋기를 보고 사게됐는데, 받아보니 작가 이름 '곽미성'이 낯설지가 않은거다. 하아- 나 이 작가 책 뭔가 있는것 같은데, 읽었나? 하고 검색해보니, 내가 가진 책은 이거였다.



산 지 얼마 안된 이 책 이었어.

이 책은 사는 당시에 이탈리아어 공부하는 걸로 알고 샀는데 [언어의 위로]를 읽다보니 작가는 프랑스어로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프랑스에서 산 지 20년... 아아... 그렇다면 한국어도 하고 프랑스어도 하고 이탈리아어도 하시는거에요? 대단하십니다. 멋지다. 아, 그러고보니 위의 배정남과 연결되네. 아아, 외국어를 공부하는 건 너무 근사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근사하다!!









저 [7분]은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샀는데, 인스타에서 낚이지 말자! 라면서도 자꾸 사버리는 나란 사람.. 제발 재미있기를요..



자, 다시 책장 얘기로 돌아가서 내가 그렇게 마틴 에덴을 꺼내와 h 에게 빌려주기로 한 책이 있고 또 이미 h 에게 빌려준 책이 많지만, 오늘 아침엔 [뱀이 깨어나는 마을] 가지고 와서 s 에게 빌려주었다.


s 의 작년 생일에는 내가 [미 비포 유]를 선물했는데 이걸 조금 읽고 여태 완독을 하지 못하길래, 아 어떤 사람들은 1년에 한 권 읽기도 힘들어 하는구나, 라는걸 다시 깨달았단 말이지. 그런데 최근에 s 가 이수정 교수의 [스토킹]이란 책을 구입한거다. 

















s 는 티비 프로그램으로도 범죄 재연물을 자주 본다는게 아닌가. 그래서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서점 갔다가 샀다는거다. 그런데 이 책도 얼마 못읽고 더 이상 읽지 않길래 왜 안읽냐 물어보았다.


"제가 생각한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사례가 나올 줄 알았던거지?"

"네."

"그런데 통계가 잔뜩 나오지?"

"네."



그런 s 의 이번 생일에, 나는 [하우스 메이드]를 선물했다.
















아니, 이건 곧잘 읽는게 아닌가.

심지어 뒤에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내게 "이런 책 또 있어요?" 묻기까지 하는거다!! 나는 당연하지! 하며 여러권, 스릴러물 추천을 해주고 s 는 부지런히 받아 썼다. 자신은 무서운걸 좋아한다고 한다. 아아, 미 비포 유는 전혀 취향을 저격하지 못했고 하우스 메이드는 취향을 저격했구나! s 의 핸드폰 메모장에는 내가 알려준 책들이 가득해졌고, 오늘 아침, s 는 내게 주말동안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고 했다.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를 사려고 했는데 그 책은 없었고, 너무 무섭다던 [금지된 장난]을 샀다고.
















하우스 메이드 다 읽었고 이거 시작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애초에 취향을 알았으면 미 비포 유는 안사주는건데.. 아니, 그래도 그 책이 한 번 읽어보면 좋다니까? 생각할 거리가 많아!! 




오늘은 옛친구 몇 명이 생각났다. 

젊은 시절 아주 친하게 지냈는데 다들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면서 나랑은 자연스레 멀어진 내 친구들.

그 중의 두 명이 특히 더 생각나 크리스마스 겸 선물을 보내면서 연락을 했는데, 둘다 선물도 반갑지만 내 연락이 반갑다고 했다. 그중에 k 언니는 나의 이십대 시절 아주 친하게 지냈던 언니고 거의 매일 만났던 언니다. 나는 대학생이었고 언니는 대학원생으로 처음 아르바이트 하다가 만났고 그 뒤로 우리는 서로의 학교도 빠져가면서 만나 놀고 그랬다. 그러다 내가 취업하고 직장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는데, 이 언니랑 국내 여행도 같이 다니기도 했고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만났던 터라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연애를 할 때도 그 언니만큼 누군가를 자주, 열심히 만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오늘 언니가 내 연락을 반가워하길래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십대 시절의 내가 제일 밉고 싫거든. 인생에서 들어내버리고 싶은데, 그런데 그 때 만난 언니는 참 소중했어. 아주 버릴 것만 있던 시간은 아니었구나 싶어.>


그러자 언니로부터 이런 답장이 왔다.


<내가 본 너의 이십대는 그렇지 않았는데.. 힘들어하긴 했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았고 생각도 깊어서 내가 언니인게 부끄러울 때가 많았거든. 내가 본 이십대의 락방이는 멋졌어.>


이 답장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언제나 내가 버리고 싶어했던 이십대를 누군가 멋졌다고 말해준 일은 처음이었다.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니 '맞지, 내가 열심히 살긴 했지' 라는 20대에 대한 자기 긍정도 조금 할 수 있게 되었다. 좀 근사한 답장인 것 같다. 



오늘 점심 메뉴나 생각해봐야겠다.

며칠전에 인스타에서 본건데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오늘 뭐 먹지"만 하루종일 생각해요> 라고 써있더라.

세상에... 나 이 세상 대박 천재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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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2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으면서 ˝자신은 무서운걸 좋아한다고 한다.˝ 이 문장을 이 페이퍼의 문장을 픽했는데 다 읽고 바꿨어요.
그 언니님의 답장으로요. 멋진 사람은 멋진 사람을 알아보나봐요!!

다락방 2024-12-23 12:05   좋아요 1 | URL
저도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가 아침부터 울컥 했네요. ㅠㅠ

2024-12-23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12-23 12:04   좋아요 1 | URL
그 걱정을 받아들여 수정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3 12:06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4-12-23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그분들에게도 에이스 보냈나요? ㅋㅋㅋㅋ 맛나게 일년 동안 먹으면서 먹을 때마다 다락방 생각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카드보다 에이스가 더 좋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천재 다락방님!

다락방 2024-12-23 14:17   좋아요 1 | URL
그건 님한테만 보낸건데요??

독서괭 2024-12-2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하루종일 먹을 거 생각하면서도 다른 일을 척척 해내니까 천재인 걸까요? 다락방님 대천재 인증!! ㅋㅋㅋ
이십대도 이미 멋졌던 다락방도 인증😍

“그건 다른 모든 책도 마찬가지.” 에서 🤣🤣🤣🤣🤣 웃고 갑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12-23 14:18   좋아요 2 | URL
저 뒤로 넘기면 다른 내용들 나오면서 결론이 저거인 것 같은데 자세히 보진 않았고, 하여간 먹을 걱정만 하는 나는 천재..로 결론 내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십대의 저는 별로였습니다. 영 별로였어요. 그런데 누군가 저렇게 말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ㅠㅠ

감은빛 2024-12-24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의 하루종일 뭐 먹지 라는 생각을 안 하는 편입니다. 뭔가 선택하는 잘 못 해서 누군가 정해주길 바라는 편이고, 만약 혼자 먹는다면 그냥 바로 떠오르는 익숙한 것들을 먹어요. 뭐 먹지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거 너무 귀찮고 힘들어요. 그럼 저는 똑똑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군요. ㅎㅎㅎㅎ

배정남이 누군지 몰라 또 검색해봤어요. 뭔가 알듯 말듯 그랬는데, 부산 사투리를 쓴다는 걸 읽고 나니 누군지 알 것 같아요. 얼핏 본 기억이 있어요.

삼십대 혹은 사십이 다 되어도 혼자 제대로 된 음식을 해본 적이 없다면 마늘과 양파를 까 본적이 없겠죠. 아니면 이미 까서 씻은 걸 사먹었거나. 그런데 외국어를 저렇게 한글 발음으로 배우는 건 다락방님 말씀처럼 문제네요. 알파벳을 모르는 것도 아닐테고, 스페인어가 힌디어처럼 문자를 익히기가 매우 어려운 언어도 아닌데 말이죠.

스페인어 아주 잠깐 해보니 재미있었어요. 이탈리아어도 재미있었구요. 그런데 일단은 일본어와 중국어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어요. 힌디어는 문자를 조금 익혀보다가 요즘은 다시 손을 못 대고 있네요. 이건 일단 문자만 한번 제대로 배우고 나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지금 제게 일본어가 그런 것처럼. 올해 초에 히라가나를 제대로 배우기 전까지 아주 긴 시간 일본어는 자주 듣고 접해서 익숙한 언어이긴 했지만, 히라가나와 가타가나 등 문자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늘 한계를 느끼는 언어였거든요. 요 단계를 딱 넘어서니 정말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힌디어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길 바라고 있어요.

자목련 2024-12-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20대를 모르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열심히 사셨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요!
천재 다락방 님, 오늘 점심은 무얼 드실 건가요? ㅋㅋㅋ
 

요즘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취하는 로맨스>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을 보고 '오 이거 볼까' 했던건데, 내가 봤던 영상속에서 여주인공이 발을 헛디뎌 남주에게 안길 뻔한 그 순간에 코어에 힘을 주고 다시 제자리에 서는 장면이 나왔다. 클리셰에 대한 반박이랄까. 마침 그 여주인공이 나에게 호감인 배우였던 터라 이거나 볼까, 하고 시작하게 됐던 것. 


주인공 채용주(김세정)는 특수부대 장교출신으로 지금은 주류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평소에 '여자답게 굴라'는 말을 종종 들어왔던 사람인데 자신의 외모를 가꾸거나 좋은 옷, 좋은 가방을 사는데에 관심이 없고 일단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장인지라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감정과 고통을 참아가며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주류 지점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명한 브루어리의 대표를 만나 함께 일하기를 제안하며 그 대표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 브루어리의 대표 윤민주(이종원)는 '초민감자-엠패스' 인지라, 어릴 적부터 '남자답게 굴어!'를 들어야했던, 군인 출신 아버지에게 부끄러운 아들이다. 이 드라마 덕에 초민감자 엠패스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엠패스는 타인의 감정에 깊이 동화되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가끔은 이 감정이 타인의 것인지 나의 것인지 헷갈려하기도 한다는 것. 그런 그는 다 괜찮다고 말하는 용주가 얼마나 안괜찮은지를 이미 너무나 잘 알고있다. 그리고 이 둘이 사랑에 빠지는거다. 

이 커플 외에 주류회사에서 일하는 방아름(신도현) 과 토스트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오찬휘(백성철)'가 나오는데 오찬휘 역시 특수부대 장교출신인데 지금은 토스트를 팔고 있고 브루어리에 알바로 써달라며 찾아갔다가 이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그는 방아름에게 첫눈에 반해 적극적 구애를 하고 그런데 방아름은 대기업에 다니는 이유 자체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한 사람. 일년 뒤 결혼할 계획을 가진 방아름은 결정사를 통해 선을 보며 다닌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에 오찬휘가 자꾸만 들어와. 결정사에서 등급을 받지도 못할 것 같은 오찬휘가. 


자, 내가 이 줄거리를 굳이 말한 이유는 이 장면의 설명을 위해서다.


방아름이 또 선을 보러 간다는 걸 알게된 오찬휘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가 선보는 까페 문밖에서 흘끗대며 쳐다본다. 까페 안에서 선을 보고 있던 방아름은 앞에 앉은 거만한 남자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머릿속 오찬휘를 몰아내느라 바쁘다. 그러다 문밖의 오찬휘를 보고 안되겠다 싶어 맞선남에게 '나는 이만 갈게 다음 맞선이 있어'라고 일어서는데, 그 남자가 화가 나서 방아름에게 "어디서 A마이너스가 A플러스 등급의 나를 까냐!"고 하는거다. 이때 오찬휘가 등장해 방아름에게 '바다 보러 갈래요?'를 시전. 그렇게 그들은 바다를 보러갔단 말이야? 그래, 이건 로맨스 드라마니까 그렇다 치는데, 그 뒤에, 나란히 바다를 보기 위해 앉아서 오찬휘는 방아름에게 손을 잠깐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손바닥에 검정 수성싸인펜으로(OMR 카드 체크하는 줄...) A++++++++++++ 라고 쓰는거다. 너는 나에게 더블에이플러스라면서. 그러자 방아름은 "이거 지워져요?'라고 묻는데, 오찬휘는 "지금 이거 되게 로맨틱한 순간인데 그런 반응이면 안된다"라고 하는거다.


나는 그 대화 장면을 보면서,


'나는 틀려먹었다'


리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꼭 그랬거든. 너는 나에게 더블에이플러스야 어쩌고야 하는 그 장면이 로맨틱하게 느껴지는게 아니라, 하 쉬바 싸인펜 어떻게 지우지, 왜 손에 낙서를 하고 지랄이야... 이렇게 되어버린거다. 하아-  내가 몰입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순 없다. 나는 그 순간 내 손바닥에 낙서가 되는 것 같았으니, 나는 그 장면에 충분히 몰입했다고. 그런데 싸인펜으로 내 손바닥에 낙서하는 순간, '아니 이 자식이..' 이렇게 되어버린거다. 물론, 남자의 의도는 알고도 남음이다. 에이마이너스라고 멸시를 당한 나를 위로하기 위함이라는거, 그거 따뜻한 마음이라는 거, 진짜 너무나 잘 알고 이해한다. 그런데.. 아니... 그래도.... 손바닥에 싸인펜으로 그거 그리면... 걍 말로 해도 되잖아? 왜 그걸 내 손바닥에 그려? 하아- 


난 틀려먹었어. 나는 로맨스 감정 따위, 다 틀려먹은 사람이야. 난 안돼.


그러면서 


나 엠비티아이 검사 다시 해봐야 되나? 라는 생각도 했다. 나는 무려 전문적인 검사를 받은 사람이다. 앞에 테스트 해주는 선생님이 앉아 있고 시간을 재면서 종이 질문지에 답했던 사람이고 그렇게 나온 결과가 ESFP 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 이 싸인펜 낙서 어케 지워, 아 빡쳐..' 가 먼저 나오는 걸 보면, 이건 F는 아니지 않나? 아니면 내가 S 이기 때문에 현실에 발붙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 이것이 '로맨틱한 제스쳐' 가 보다 더 크게 '지워야 할 낙서'로 인지하게 된걸까? 하여간, 틀려먹었다, 라고 생각했다.



그 뒤에 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윤민주가 채용주에게 데이트를 신청해 첫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채용주가 평소의 복장과는 다르게, 방아름의 도움을 받아 예쁜 원피스에 힐을 신고 윤민주를 만나러 온거다. 그리고 그런 윤민주는 채용주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함께 걷다말고 꽃다발을 사준다. 채용주는 꽃다발을 받아본 적이 없어 꽃다발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고 있다가 크게 감동하는데, 나 역시 꽃다발은 돈낭비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내가 수시로 꽃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채용주의 감정을 분명히 '안다'. 아는데, 아아, 나는 틀려먹었어, 그런데 이렇게 생각되는거다.



아니 지금 헤어지는 자리도 아니고 이제 만난 자리인데 저 꽃다발 계속 들고 움직여야 하는건가... 귀찮은데..... 


라고 말이다. 하아- 나는 틀려먹었어.

내가 비싼 핸드백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걸 내팽개쳐두고 계속 2만원짜리 백팩만 줄기차게 메고 다니는 까닭은 손에 뭘 들고 다니는게 넘나 싫기때문이다. 백팩은 다 그 안에 넣고 메고 다닐 수 있고 그리하여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베리 땡큐인 것. 그런 성격의 나에게 꽃다발을, 아직 많이 걷고 이동해야 하는 이 한낮에 준다? 영 귀찮아버린 것. 어차피 윤민주는 차를 끌고 왔잖아?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와 꽃다발 너무 예쁘고 고마운데, 들고다니기는 영 성가시니까 니 차에 가서 놓고 오자"


이렇게. 이렇게 해결하면 되겠지. 그리고 집에 갈 때 가져가면 되잖아. 솔직히 꽃다발 들고 계속 움직이는 건 좀 거시기하지 않냐? 세상 싫다.. 나에게 뭘 들게하지 마시오. 꽃다발을 백팩에 넣을 수도 없고, 데이트한다고 핸드백 들고왔는데 꽃다발까지 들면 내 손은 어디에... 그러면 남자가 '내가 들어줄게' 라고 하겠지만, 니가 들어줘도 니 한 손 못쓰잖아. 짐이다. 걷는 내내 짐이야. 두고 오자. 혹여라도 꽃다발을 꼭 주고 싶다면 일단 차에 두고 집앞에 나 내려놓고 주자.



역시... 나는 틀려먹은 것 같다. 

역시.. 나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친구 삼아 백팩 메고 책 읽으면서 혼자 돌아다니는 걸로.. 난 틀려먹었다니까?




어제 점심에 e 가 내게 물었다.

아무리 책을 읽고 방출한다고 해도 사는 속도를 결코 못따라갈텐데 내 책장 상태가 심히 걱정된다는 거였다. 이미 책장엔 꽂을 수가 없어, 방바닥을 차지하고 있지.. 라고 하니, e 는 그럴 것 같다며 집에 가면 사진 좀 찍어 보내달라 했다.

그래서 어제 집에 가자마자 ㅋㅋㅋ 사진 찍어 보내줬더니, 와, 조치가 시급해보이네요,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장 앞으로 쓰러지겠는데요?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찍어놓고나니 잠자냥 님 생각이 났다. 잠자냥 님을 비롯한 모든 정리정돈 대마왕 님들.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음, 은오 님, 라파엘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들이 싫어할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어 굳이 책장 사진 '일부'를 공개한다.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이거 내 서재방 아니고 내 침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방이 얹어진 저거는 스텝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운동한다고 사뒀다가 내 침실에 처박아두고 가방걸이 되었다. 발 대는 부분에 가방 놓고 잘 보면 손잡이에도 가방 걸려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역시 틀려먹었어..



오늘도 제육이나 먹으러 가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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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빔이다... 미쳐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아재방 같다고 쓰고 싶어서 읽기 전에 댓글 달음-

정리대마왕 ㅋㅋㅋㅋ 은오가 아마 저보다는 열 배는 정리 잘할 거 같고요. 라파엘님은 모르겠다...만
정리대마왕으로 일단 한마디 하자면, 저기 짐빔이랑 숙취해소제가 왜 있는 거죠?
일단 제자리에 놓아봐..........제발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09:52   좋아요 0 | URL
책 보다가 짐 빔 홀짝홀짝.. 그러다가 좀 힘들면 숙취해소제 먹고 (아 미리 먹는거지) 자러 가는거죠.
좋은데?

잠자냥 2024-12-17 09:56   좋아요 0 | URL
으아, 숙취해소제는 왜 세 통이나 나란히 있어?!
약상자 없어?!!! 그 옆에 앱솔루트는 또 뭐냐고!!!!!!!
아놔... 다락방 집에 가고 싶네.........

다락방 2024-12-17 10:06   좋아요 0 | URL
나도 은오 님이나 잠자냥 님이 제 집에 와서 좀 정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깔끔한 정리를 위해서라면 사흘에 한 번씩은 방문하셔야 합니다. 정리 한 번 해준다고 끝나는게 아님. 하루이틀 내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 땜시롱...

전 제 방을 볼 때마다 결혼을 하고 싶어집니다. 세상 깔끔한 남자와, 그런데 내 꺼 정리해주는거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남자와. 정리는 니가 해라.... 내가 돈을 벌어올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4-12-17 11:33   좋아요 1 | URL
다음번 두 분의 만남은 다락방님 침실에서..

다락방 2024-12-17 12:45   좋아요 1 | URL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9 13:18   좋아요 0 | URL
와... 트롤리 회색은 품절이에요!!!!!!!!!

다락방 2024-12-19 13:44   좋아요 1 | URL
어제 회사 동료가 얘기하더라고요. 회색 품절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9 14:13   좋아요 0 | URL
슬프네요;; 사이즈 좀 안 맞아도 다른 데 놓아보려고 했는데... 흰색은 너무... ㅜㅜ

독서괭 2024-12-17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롤리 받으셔야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0   좋아요 2 | URL
아니야 아니야 안 돼!

잠자냥 2024-12-17 09:51   좋아요 1 | URL
전 트롤리 놓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오늘 아침에 줄자로 재봤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사이즈가 아니라서 일단 패스... 다락방은 아마 트롤리 사놓고 조립도 안할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09:51   좋아요 1 | URL
저기에 트롤리 더해지면.... 트롤리에 책이랑 가방 추가로...

다락방 2024-12-17 10:04   좋아요 1 | URL
전 여기에 트롤리 받으면 정리 도구가 생기는게 아니라 짐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 성격상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트롤리를 들이면 망한다는 것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증말. 일단 오늘 페이퍼에서 제가 모르는 단어 두 개를 배웠읍니다.
초민감자, 무슨 감자 종류인 줄..
결정사. 아니 근데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받으면 사람이 저렇게 말할까요? 드라마라 그렇겠쬬?
˝어디서 A마이너스가 A플러스 등급의 나를 까냐!˝라니.. 절레절레. 이렇게 말하는 사람하고는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혼정보회사에서 알려주는가 봅니다.

그나저나 다락방님! ㅋㅋㅋㅋ 사인펜으로 그렇게 써주는데 지워지냐니 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ㅋㅋㅋ
저는... 사인펜으로 그렇게 써 주는 쪽일 거 같은데...ㅋㅋㅋㅋ
아... 나 N이지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09:53   좋아요 1 | URL
전 손바닥에 쓰는 거 싫을 것 같은 쪽 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9   좋아요 0 | URL
괭 만났을 때 내가 써주면?

다락방 2024-12-17 10:08   좋아요 0 | URL
그 유명한 새우깡 그림에서 저 멀리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하는 갈매기가 N 이잖아요. 그보다는 현실의 새우깡을 생각하는 갈매기가 S 고요. 저는 이게 S 라서 나오는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안그래도 어제 저 장면 보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넣어봤는데, 그래도 싸인펜으로 낙서하는 거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손에 싸인펜 낙서는 문제로 인식된다 바로 해결로 넘어가야 한다.. 이런 사고를 거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섹스 중에 옷 찢는 걸 그렇게 싫어하는 겁니다. 옷 찢으면 그 다음은?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전 눈 앞의 새우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10: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잠자냥!! 그런건 은오님한테 가서 해요!! ㅋㅋㅋ

잠자냥 2024-12-17 10:21   좋아요 1 | URL
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
락방아 찢으면 찢어진 대로 입고 가면 돼...ㅋㅋㅋㅋㅋㅋㅋ 어딜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다락방 2024-12-17 10:22   좋아요 0 | URL
아, 그 제레미 아이언스와 줄리엣 비노쉬 나오는 영화 [데미지] 있잖아요. 거기서 제레미가 줄리엣 옷을 찢어버려요. 팬티가 아니라 겉옷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 개새끼..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0:22   좋아요 2 | URL
난 역시 틀려먹었어.....................

독서괭 2024-12-17 10:29   좋아요 0 | URL
공감해요. 저도 찢는 거 싫어요 ㅋㅋ 꽃다발도 들고 다니기 귀찮아요!! 집으로 사다 주든지. 쩝.

잠자냥 2024-12-17 11:15   좋아요 1 | URL
괭 그냥 한번 찢어봐.
(나 여기서 왜 못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2:44   좋아요 2 | URL
은근 옷 찢는 거 좋아하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12:58   좋아요 2 | URL
그래서 데미지였나요? 여튼 옷 찢는 거 저도 싫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5:59   좋아요 2 | URL
심지어 환경오염 입니다!! 버럭!!

건수하 2024-12-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희집 서재방이랑 크게 다르지 않네요. 근데 거기는 바닥에는 안 쌓여 있습니다.

그래도 에이 마이너스네요. 그 남자 소심하네...
손바닥에 싸인펜 써주는거 너무 웃겨요 ㅋㅋㅋ
저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2: 우리 같이 100년 정도 살면 좋지 않을까?
1: 그 때까지 못 사는데?

다락방님 의외로 T이실지도.

독서괭 2024-12-17 09:54   좋아요 1 | URL
수하님 완전 T 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8   좋아요 1 | URL
건수하는 서재방이지만, 다락방은 여기가 침실이래요. 잠이 오냐?

다락방 2024-12-17 10:11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저게 T 인가 했다가, 곰곰 생각해보고 S 의 성질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실적이랄까요. ㅋㅋㅋㅋㅋ 싸인펜 낙서한다? 지워야해서 귀찮다. 이렇게 되는데, 그러니까 현실에서는 곧잘 낭만이 파괴되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라도 제 손에 싸인펜으로 낙서하는 순간 빡침 올라올 것 같고요, 사람들 넣고 대입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 안나는 건 조카들 뿐인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네는 아이들이니까 내가 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모른다, 로 접근하게 되기 때문에요. 껄껄.

잠자냥 2024-12-17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인간 어제 책탑 사진 찍은 거 고대로 내려놓았다.......

다락방 2024-12-17 10:0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거기에 좀 추가되긴 했어요. 어제 온 책이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10:16   좋아요 2 | URL
사진을 보고 또 보고 꼼꼼히 뜯어보며 새삼 경악중인 잠자냥 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0:21   좋아요 0 | URL
정리할겁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흠흠.

잠자냥 2024-12-1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궁금한데 전체공개해봐…. 🤣

다락방 2024-12-17 10:09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청소업체 불러줄 것 같아요.....

자목련 2024-12-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의 규칙이 있는 거... 다락방 님이 찾고자 하는 책을 찾으실 수 있는 거죠?
저도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 심각한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4-12-17 11:14   좋아요 1 | URL
규칙.... 없습니다. 저 인간 사놓고도 못 찾아요.

다락방 2024-12-17 12:44   좋아요 0 | URL
나름의 규칙이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찾고자 하는 책을 찾을 수 있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네, 다 과거형입니다.....

망고 2024-12-1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을 더 사야 정리가 될텐데 또 그걸 놓을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ㅠㅠ 저도 그렇거든요 올해는 책장 사서 책들 싹 가지런히 정리해야지 했는데 올해가 며칠 안남았고 이렇게 또 해가 넘어갑니다😭 내년엔 꼭!

다락방 2024-12-17 16: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습니다, 망고 님. 제가 그렇게 책장을 하나 더 사고 더 사고.. 하다가 제 침실까지 책장이 침투한겁니다. 침실에는 원래 책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꼴이 났습니다. 이제 더이상 책장을 사도 놓을 공간이 없을 뿐더러, 거기가 어디든 잠깐동안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답이 없어요. 답이 없습니다. 제가 책을 안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데, 제가 오늘도 책을 샀기 때문에(응?) 답은 영원히 없을 예정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12-1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에 은곰탱이가 괜찮다고 전해드리랍니다....


그런데 오늘 온 택배 열라 뜯으면서 다락방 님처럼 되면 어떡하냐고 하더군요. 음음...

다락방 2024-12-17 16:02   좋아요 0 | URL
다락방 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거 아닙니다. 지금 구입하는 것의 몇 배는 더 자주 많이 구입해야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16:04   좋아요 0 | URL
은곰탱이가 정리해드린다는 얘긴 줄 알고 깜놀… 은곰탱이 잘 지내는거죠? ^^

잠자냥 2024-12-17 16:36   좋아요 0 | URL
정리에도 한개가 있답니다... 아무리 치워도 어지르는 사람하고 살면 그냥 자포자기하게 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17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웃겨요. 댓글 맛집 다락방님 서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사자성어로 ‘살신성인‘ 권합니다. 혼자 희생해서 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 주시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6:08   좋아요 1 | URL
이분들, 지저분한 책장 좋아하시는 편인것 같습니다. 지저분한 책장 사진에 다들 달려와서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ㅎㅎ

잠자냥 2024-12-17 16:35   좋아요 0 | URL
심지어, 저기 <전쟁과 평화>는 저 책탑 위에서 얼마나 지쳤는지 혼자 방바닥에 나가떨어져 있음...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짐빔과 앱솔루트와 숙취해소제와 마사지볼과 연필깎이가 공존하는 책장... 마사지볼 옆에 저 옆으로 세워진 저건 뭐지?? 설마 드립백이냐...?!

잠자냥! 그만 봐!!!!!!!!!! (중독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7:21   좋아요 0 | URL
마사지볼 옆에 저것은 휴대용 물티슈.. 🙄
 

요즘 추워서 달리기에 게을러지는데, 지난주에는 그나마 따뜻한 하노이에서 달렸다면 이번에는 다시 추운 서울에서 달려야 했던 터. 미루고 미루다가 토요일 오전에 달리러 나갔는데, 나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적 갈등을 했는지... 오전에 요가를 가려고 계획했던 터라 그전에 달리러 나갔다와야 했는데, 꿈지럭대가가 올림픽공원이나 한강에 다녀올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고, 하는수없이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달려보기로 했다.


"초등학교 운동장 열었겠지?"


라는 말만 한 세번쯤 했나, 엄마가 갑자기 빵 터져서,


"너 어지간히 달리기 싫구나. 달리기는 싫고 그런데 안달리면 불편할것 같고.."


이러면서 빵터지셔서 맞다고, 그렇게 내가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하다가, 단호하게 마음을 먹고 똭- 나갔는데, 초등학교 운동장이 개방이 안된겁니다. 눈물이났죠. 이대로 그냥 들어갈까, 추운데.. 하다가 그래도 달려보자 나왔으니!! 하고 동네 골목골목을 돌았다. 그런데 너무 춥고 귀가 시려워.. 그리고 어느 순간 운동화끈이 풀려버린거다. 아아 그동안 달리면서 끈 풀린 적 없었는데, 이건 그만 달리라는 신의 계시.. 하고 그만 달렸는데, 얼라리여~ 달린게 3km 도 안되더라. 오늘은 이만 후퇴...


그리고 일요일에 다시 달리러 나갔다. 이번엔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한강에 가서 오래 달려볼까 했는데, 뭐랄까, 한강보다 올림픽공원이 달리기에 더 재미있는 것 같아? 그래서 올림픽공원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바깥으로 크게 돌자, 하고 갔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 달리면서 흐음, 속도 너무 느린가, 그런데 그냥 느리게 달리자, 했는데 런데이 총각은 내게 7분 30초의 페이스라고 했다. 읭? 그렇게나 빠르다고? 아아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체감 속도 너무 느린데.. 나의 달리기가 향상된 것인가. 그렇게 거의 일정한 페이스로 1km, 2km, 3km 하다가 일단 5km 는 뛰자 하였고, 5km 뛰자마자 좋았어, 어제 너무 조금 달렸으니 오늘 7km 가보자 하였고, 7km 가 된순간, 8km 가자 하였고, 8km 되고 나서는 그 사이 올림픽공원에 들어갔던 터라 문 바깥으로 나오면서 저기 둔촌동 쪽으로 가면서 횡단보도 앞까지만 멈추지말고 뛰자, 하였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이렇게 멀었나, 아아 너무나 힘들어, 그냥 여기까지만 뛸까, 여기까지만 해도 8km 는 되었으니 오늘의 목표치는 됐잖아, 하다가 아니야, 그래도 횡단보도까지로 마음 먹었으니 횡단보도까지만 뛰고 멈추자, 어차피 신호 때문에 멈춰야 하니까, 그래, 바로 거기까지는 갔다가 멈추는거야! 하였는데, 그렇게 힘겹게 힘겹게 이제 저기, 횡단보도가 보인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정말 조금 남겨두었을 때, 아아, 신호가 초록으로 바뀐다. 아아,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버리면 그 다음 신호가 바뀔 때까지 또 한참 걸릴텐데, 좋아, 그래, 할 수 없다, 저 신호까지만 건너자, 하고 초록으로 바뀐 신호를 이를 악물고 뛰었고, 그렇게 신호를 다 건너고나서 런데이 앱을 멈췄을 때, 나는 9km 를 달린 뒤였다. ㅋ ㅑ ~



아... 뭔가 1km 만 더 달렸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 몸은 더이상의 달리기를 허락하지 않았고, 그렇게 나는 거기서부터 집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밀크티라도 사먹고 싶었는데 먹을 기운도 없어. 얼른 집에 가서 씻자, 하고 집까지 걸어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급격히 배가 고파서 떡만둣국을 끓였다. 연두 베이스로 육수를 내 전날 개성손만두에서 사온 왕만두 넣고 집에 있는 떡 넣고 그리고나서 엄마가 담근 깍두기 너무 맛있어서 밥도 좀 같이 먹고 하여간 많이 먹고 그릇 들고 마셔버려가지고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고 배가 불러.. 행복하다.. 했는데, 너무 잠이 쏟아지는게 아닌가. 아니야, 자면 안돼, 나는 지금 밥 먹었어, 게다가 많이 먹었어, 지금 자면 안돼, 조금만 버텨, 두시간만, 아니 한 시간이라도 버텨, 안돼, 버텨... 그러나 처음부터 패배가 예정된 싸움. 나는 9km 달리기를 마치고 밥을 잔뜩 먹은뒤, 장렬하게 전사했다. 잠 앞에 무릎 꿇었다. 여자로 태어나 그렇게 쉽게 무릎 꿇으면 안되는 것인데, 꿇어버렸다. 하아- 그렇게 내리 낮잠을 두시간 이상을 잔 것 같다. 벌떡 일어나 급격한 후회를 한다.


아아..

나는 어째서 잤는가.

왜 산책하러 나가지 않았는가.

나가서 잠깐이라도 걷고나서 그 후에 자야지, 그렇게 먹자마자 자버리면 어떡하나. 아아 나를 어떡하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지나가버린 일, 엎어진 물.... 

나는 이제라도 걷겠노라 장바구니카트를 들고 집을 나선다. 엄마가 어디 가냐 물으셔서 마트에, 술 사러... 간다고 나간다. 엄마가 따라 나오신다. 냉장고 보니 술이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소주도 사고 맥주도 사고 토닉워터도 사고 레몬액도 사고... 그렇게 마트를 한 바퀴 돌고 집에 오니 또 배가 고프다. 


밥을 먹었다.

많이 먹었다. 엄마가 임연수 조림을 해주셨는데 존맛탱구리.. 그렇게 먹고 이제 책을 읽어쟈히, 하고 단테의 신곡을 폈다.

음.. 그런데 왜 나 졸려? 나 커피도 마셨는데? 무엇보다 낮잠도 많이 잤는데?

보통 주말은 낮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 낮잠을 자고 나면 밤에 잠을 못자 새벽까지 책을 읽곤 했단 말이지. 그렇게 신곡 끝내버릴라 그랬는데 왜 또 잠이 쏟아져요?

잤다. 하 쉬바.. 이게 무슨 일이야.

또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깨달았다.

9km 가 나에게 벅찼구나. 나한테 그거 버거웠구나. 9km 달리고나니 하루가 그냥 날아가네. 9 km 달리니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냥 돼지가 됐어. 인간이 인간의 구실을 못하고 잤다. 하아- 내 일요일은 어디로 갔나요. 돌아와라, 내 일요일... 하아- 달리는 동안엔 몰랐는데 달리고 난 후의 나의 육체는 '너 뭐야, 장난해? 이렇게 달리면 어쩌자는거야?!'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인가. 하아- 힘겨운 일요일이었다.



금요일에는 타부서 후배와 술을 마셨다.

후배가 먼저 청해온 자리였다. 지난번에 미 비포 유 선물했는데 그거 읽고 잘 읽었다고 소감을 말하고 내가 그 뒤로 책을 좀 빌려줬고 그렇게 그 책들을 읽으면서 그 후배는 내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노라 했더랬다. 우체국 아가씨를 읽었고 루시 게이하트를 읽었고 그거 읽고 소감을 말하길래 나는 그거 읽고 쓴 글을 링크해주었다. 후배는 술자리에서 이렇게 직장에서 사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건 자신에게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좋다고, 책에 대한 감상에서도 본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나로 인해 또 알게 되었다면서 내 글의 어떤 부분은 캡쳐도 해두었다 했다. 사실 많이 젊다는 건 알았지만 몇 살인지는 몰랐던터라, 그런데 나이가 어떻게 되죠? 물으니 스물아홉이라 했다.


ㅋ ㅑ ~ 젊구나... 너무.. 어리구나. 나랑 나이차이가.... 두 살이나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1차와 2차로 옮기면서 후배는 내게  친구와 동료 모든 관계를 통틀어서 나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나를 놓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후배에게 그건 마음 만으로는 안되고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맛있게 먹었다. 후배가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안주로 사줬다. 후배는 내 덕분에 메론하몽도 처음 먹어봤고 올리브도 안주로 처음 먹어봤다고. 순대의 수육도 너무 맛있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경험의 확장을 내가 시켜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험의 확장을 시켜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인생 대선배 되시겠다.




책을 샀다.

오늘 책탑 페이퍼는 정말 쓰기 싫었는데, 왜냐하면, 책을 너무 많이 샀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언젠가 읽어야지 하면서 아직 그 언젠가를 만나지 못한 책이었는데, 단테 신곡 같이읽기 하는 친구가 다음달 도서로 이 책을 정했다. 검색해보니 문학동네에서도 을유에서도 이 책이 나와있긴 했는데, 흐음, 어떤걸로 할까 하다가 걍 민음사로 했다. 아직 단테의 신곡도 다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음 책을 미리 준비해주는 센스! 1~2월에 걸쳐 읽을 계획이다.
















조카를 위해서 이 두 권을 샀다. '백희나' 작가의 책은 다 좋아하는 조카이고 뮤지컬도 여럿 보았다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해피버쓰데이]도 아주 좋아할 것 같다. 한장 한 장 그림이 너무 예쁘다!


'현민경'의 [포도 꿀꺽]은 그림도 좋고 색도 좋은데, 사실 이건 읽으면서 줄까말까 엄청 고민중이다. 최종적으로 '주지 말자'로 결정내리긴 했는데, '포도' 를 가지고 말장난 하는 장면에서 포도, 파도, 페-도 로 가는거다. 

페도?

그냥.. ㅍ 와 ㄷ 들어가니까 페도를 넣은것 같긴한데, 그러니까 거기에 어떤 특별한 뜻이나 의도를 담은건 아닌 것 같은데, 왜 하필 그 단어가 페도 일까? 나는 이 책을 읽다가 '페도가 뭐야?' 라고 물어볼 조카를 생각하며 네이버에 검색해보았다. 제일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나오는건 아동성애자 에 대한 거였다. 어학사전으로 놓고 다시 검색했다. 스페인어로 방귀를 뜻하며 프랑스어로 소년을 뜻한다고 한다. 흐음. 나는 혹여라도 조카가 '페도가 뭐야' 라고 물으면 그 네 살 아이에게 '응, 스페인어로 방귀란 뜻이야' 라고 말해줘야 할까? 나는 이 단어가 너무 거슬리는거다.  왜 아무 뜻 없이 ㅍ와 ㄷ 를 넣어 만들거라면 푸득이나 퐁당으로 하지 않았을까? 푸둥 푸딩 피동 아무거나 만들면 될텐데, 왜 페도였을까? 페도에 이렇게 검색해서 나오는 것 말고, 그러니까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뜻이 있는걸까? 내가 그 단어가 거슬려서 책을 주지 않기로 하는건 아이가 읽을 책을 검열하는걸까? 이 책을 나와 내 조카만 읽는게 아니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아이들과 아이의 부모들이 많으니, 사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거나 그게 그렇게 거슬릴 일이야? 할것 같은데, 나는 이게 좀.. 걸리적거린다. 내내 생각하다가, 다시 팔아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요가의 뇌과학]은 제목을 보자마자 너무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할인가 31,500 원이나 한다. 그래도 요가인데, 게다가 뇌과학인데! 하고 거침없이 질렀는데, 책을 받아보고는 그 분량이 너무 적어서 좀 실망했다. 그렇다고 책 안이 엄청 화려하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대체 왜이렇게 비싼건지.. 내용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아마도 읽다보면 '넘나 훌륭해 이정도 가치가 있다!'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들자마자는 이 책이 이 가격이라고? 좀 나쁜 기분이었다.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는 제목에서 이미 내가 궁금한 걸 말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샀다.

















얼마전에 듀오링고 1년의 기록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그걸 본 내 친구가 오오 이거 뭐냐 하고 듀오링고 앱을 깔았고, 그 뒤로 열심히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재미있네, 그동안 영어공부 놓고 있었기 때문에 기초부터 시작했어! 하고 듀오링고를 한다. 이 친구는 웨이트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는데, 서로 달리기 기록 올리면 응원해주고 있다. 이 친구가 달린 거 보고 내가 밍기적거리다 달리러 나갈 때도 있었고, 내가 달린 기록 보고 친구도 힘을 내어 달리러 나가기도 했었다. 페이스는 5분 초반대 나오는 빠른 남사친인데 이제 듀오링고 친구기도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외국어를 배우는건 참 흥미 잇는 일이고 잘하고 싶어서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를 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잘하는 실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터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봐야지, 하고.


















후 이즈 시리즈 중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샀는데, 사실 후 이즈 시리즈도 몇 권 사두고 안읽고 있단 말이야? 이번에 특볅히 그레타 툰베리를 읽으려고 샀다기 보다는, 책 사면서 쿠폰 사용할건데, 먹거리도 넣어보고 시사인도 넣어보고 하다가 흐음, 이번엔 외서 넣어볼까, 하고 골랐다. 원래 해리스 사려고 했는데 그건 다음주 배송이라는게 아닌가. '내일 배송' 있는 책들 중에 골라야 했는데 그레타 툰베리 당 to the 첨!! 이 기회에 그레타 툰베리 알아보자.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중에 바로,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사게 됐느냐.

아니, 알라딘 이번에 굿즈가 타올인거다. 세수 타올!! 그걸 받으려면 해당 도서를 사야하는데, 해당 도서들 살펴보니 내가 이미 샀거나 딱히 사고 싶지 않은 책들이란 말이야? 흐음, 이렇게 살 게 없나, 하다가 로맨스라는 단어에 꽂혀 사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뭔말이야, 하고 대충 책소개 보는데 '원수', '적대자', '로맨스' 라는게 아닌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지금 이 책을 다시 검색했다. 그런데 이거 로맨스 맞지? 하고 재확인하려고. 그런데, 어? 인용문들 보니.. 결혼식에 같이 가줄게요?? 어? 스페인... 결혼식에 같이 가줄게요? 잠깐만! 잠깐, 잠깐만, 설마 이거.....



나, 이거 아는것 같은데? 나.. 심지어 이거 있는것 같은데? 나는 얼른 이 책의 원서를 검색해본다.
















헉!!

나 이 책 있어!

안 읽었지만 있어!! 나는 이 책을 사고 페이퍼를 썼던 것 같아 지금 부랴부랴 뒤져보았다. 있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656176



아아, 작년 6월, 저걸 원서로 사놓고 번역본 없어서 아마도 못읽겠지? 이래놨네? 그런데 지금 이 책의 번역본이 .. 나온거야? 하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 아니, 이 책 읽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책 번역되면 누가 읽을것 같아요?시장성이 있어요? 누가 읽는다고 번역해서 출판한거에요?



나다.

바로 나.

내가 읽는다.

내가 읽습니다.

제가 읽겠습니다.


설마.. 제가 번역본 없다고 징징대서 .. 번역해주셨나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사람들이 있는 줄도 모르는 책일텐데 번역돼서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샀다. 알고 산 건 아니고 모르고 샀는데 사고보니 이게 이거네? 그러니까 뭐가 됐든 이게 원서로든 번역서로든 내 흥미를 끌긴 끄네욤????????????? 하아-




어제 인스타그램에서였나 하여간 무슨 개그프로그램 짤이었는데. 아니 전참시였나? 아무튼 아주 짧은 영상에서 어느 한 여성게스트가 남성게스트에게 "남자들에게 제육은 뭐예요?" 묻는 장면이 나왔다. 그 짧은 영상을 다 본게 아니라 그 부분만 봐서 대답을 듣지는 못했는데, 하아,


내가 제육을 좋아합니다.

나이든 아저씨같은 다락방이 제육을 정말 좋아합니다.

제육볶음.. 내 소울 푸드.

오늘 점심엔 제육을 먹어야겠다!!!!!



헐... 잠자냥 님 댓글 덕에 책탑 사진 없는거 알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까 분명 등록했는데 중간에 알라딘 나갔다 와서 임시저장으로 등록했더니 사진.. 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시 올립니다. 찍기도 귀찮았던 책 많은 사진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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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6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달린다 먹고 잔다 술산다 책산다 서른한 살 다락방의 삶
두 살 어린 후배의 경험을 확장해주면서 꼬신다...... 서른한 살 다락방의 삶
그 후배 걍 알라딘하라고....

<전쟁과 평화>! 저도 이제 읽어야지! 하면서 저는 문학동네판으로 다 마련은 해두었어요....
<신곡>도 저 지금.. 연옥에서 못 나오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다가도 뭔가 지겨운 느낌;;)

페도는 진짜 좀 그렇네요? 굳이...? 푸딩 퐁당 좋은데... 왜 굳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단어로 시작하는 말이 굳이 그것뿐??!?!?!

아니 뭐야..... 근데! 책탑 사진이 없어!!!!!!!!!!!!!
제육금지...... 책탑 사진 없으니까 제육금지!

다락방 2024-12-16 12:41   좋아요 1 | URL
뒷장에도 초성을 이용한 단어가 몇 개(조금) 더 나오긴 하는데요, 언급된 단어들 말고도 쓸게 많은데 왜 굳이 페도일까 싶더라고요. 이 책 읽으면서 페도필리아를 아는 제가 좀 싫었어요. 페도 는 진짜 어떻게도 설명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왜 페도를 썼을까요? 왜? 굳이? 그림도 좋고 또 재미있어서 페도 란 단어가 너무나 원망스러웠어요.

저도 신곡 연옥 읽고 있어요. ㅋㅋ 이거 이번달 안에 읽을 수 있을지 원... 지옥 편 읽으면서 신 진짜 별 거 아니구나, 힘만 더 셌지 구질구질하구나,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이건 곧 페이퍼로 쓸 것입니다. 신, 지들이 뭐라고... ㅋㅋㅋㅋㅋ

저도 전집 민음사 문동 이렇게 책장에 꽂아두고 있어서 민음사 살까 문동 살까 진짜 엄청 갈등하다가 그냥 민음사 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1월에 전쟁과 평화 함께 가시죠?!

잠자냥 2024-12-1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수건보다능... 트롤리 때문에 책 한 번 더 살까 싶기도;;;
근데 거기에 울 고양이들만 정리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6 12:43   좋아요 0 | URL
저 수건 좋아서 ㅋㅋ 수건은 정말 탐나는 굿즈입니다. 제가 수건 달라고 트윗에서 했던것 같은데.. 알라딘이 들은걸까요? 하여튼 수건 더 받고 싶어서 책을 더 사야 하나.. 생각중입니다. 사은품으로는 수건이 좋은것 같아요 ㅋㅋ
사실 트롤리 보자마자 욕심 났는데, 저는 트롤리를 집에 들이는 순간 집이 더 지저분해지고 완전 난리날 것 같아서 참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제 방이 완전 시장바닥 같은데 여기에 트롤리.. 어휴 너무 끔찍합니다. 트롤리에 책 두고 옮기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들이는 순간 처치곤란이 될것이므로... 패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수건 좋아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 책탑을 빼먹으실 뻔 했군요!!
그렇게 또 팬을 한명 늘리신 다락방님, 당신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요.
달리기 9km! 페이스도 많이 빨라지셨어요! 이 추위에도 열심히 달리시다니.. 멋집니다. 저는 요즘 집에서 홈트해요. ㅜㅜ 겨울휴가 전까지는 몸조심(?)하려구요. 허리라도 아프면 큰일이라. 다녀오고 나면 재개해보려 합니다.
포도 꿀꺽 - 페도? 굳이? 저도 걸리는데요? 아이가 분명히 물어볼 거 아니예요. 뭐냐구.. 쩝.. 파도도 있고.. 파더나 푸드도 있는데, 왜? 흠..
아가조카도 백희나 작품들을 다 좋아하는군요. 역시~^^ 조카도 이제 조금 컸으니까, <지구에 온 너에게>도 추천할게요. 벵자밍 쇼의 아기곰 시리즈도요!

다락방 2024-12-17 08:37   좋아요 1 | URL
오오 독서괭 님 겨울 휴가도 있으시군요! 너무나 부럽.. 겨울 휴가 같은건 직장생활 하면서 가져본 적이 없는 저란 사람..
이번에 보니까 페이스가 빨라졌더라고요. 페이스가 빨라져서 그런지 날이 추워서 그런지 둘 다인지 하여간 9km 달리고 하루를 골골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나이에 9km 는 무리였던걸로.. ㅎㅎㅎㅎㅎ
네네,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운동합시다. 건강하자고 운동하는데 아프면 안되지요. 다만 운동은 하면할수록 몸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 같아요. 사실 달리고 지금까지 체중 감량이 있었던 건 아니니 이런 확신을 가질 순 없겠지마는, 내장지방.. 이라도 조금 빠지지 않았을까요? (먼 산)

페-도 는 ㅍㄷ 초성으로 단어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 파도 는 바로 연달아 나오고 그 뒤에 페-도 라고 나오거든요. 단어를 만들어내느라 그런것 같고 그 뒤에 나오는 단어들은 퍼더, 포동, 폼동 입니다. 그러니 뜻이 필요치 않은 단어들일텐데, 그렇다면 더더욱이, 우연이었겠지만, 페도는 아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 내내 아쉬워요. 그림이 정말 좋거든요.

추천하신 그림책들 구경해보러 갑니다. 슝 =3=3=3=3

blanca 2024-12-16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책탑이 마이 높네요. 그리고,나이 차이 많이 나봤자지, 뭐 했는데 스물아홉은 좀 귀엽네요. ㅋㅋ 요새 저도 달리는데 추워도 코 흘리며 달려요. 제가 달리기 시작한 건 다락방님 덕분이에요.

다락방 2024-12-17 08:34   좋아요 0 | URL
스물아홉이라니, 너무나 부럽지 않나요.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크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물아홉 인생에 다락방 이라는 인생 대축복도 만나게 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달릴 때 코 엄청 나오거든요! 코호흡 연습하며 달리는데 그래서인지 코가 너무 나와서 휴지 잔뜩 챙겨가지고 나갑니다. 그래서 달리면서 코 흥- 풀고 닦고 그러다 휴지통 나오면 코 푼 휴지 버리고 또 코 풀고 닦고 반복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그전에 코호흡 시도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게나 침이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카 님 달리기 시작에 영향을 미쳤다니 너무나 기쁩니다. 아무쪼록 달리기로 건강한 생활 하세요!! >.<

건수하 2024-12-16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쟁과 평화가 저렇게 길군요...

해피버쓰데이 궁금했는데 다락방님도 언급하시는 걸 보니 인기가 어마어마한거 같습니다.

포도..는 왜 굳이 페도로 갔을까요... 파도 말고 다른 게 별로 없는거 같기는 하지만..... ㅠㅠ

다락방 2024-12-17 08:32   좋아요 0 | URL
전쟁과 평화 길다는건 알았지만 저렇게까지 긴 것인줄은 제가 또 몰랐습니다. ㅋㅋㅋㅋㅋ
포도.. 는 바로 다음에 파도가 오고요 그 다음에 페-도 가 옵니다. 저도 ㅍㄷ 로 검색해 넣어봤는데 사실 단어가 그렇게 많은건 아니더라고요. 특히나 뒤에 ‘도‘로 끝나는 단어는 정말 찾기 힘들더라고요. ‘폭도‘ 정도랄까.
다만, 이 책의 뒷부분에는 ‘퍼더‘, ‘포동‘, ‘폼동‘ 이라는 단어가 나오느니만큼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그냥 만들어도 됐을것 같거든요. 어차피 글자놀이니까요. 아마 그런 생각으로 작가도 만든 단어가 공교롭게 페도 인것 같긴 하지만, 이게 어른의 입장에서 읽는 저에게 걸려버린거죠. 이 책 읽고 리뷰들 찾아봤는데 아무도 페도 지적을 안한걸 보면 다들 저처럼 읽은게 아닌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이들하고 글자 놀이 하며 읽다보니 페도의 뜻을 생각하며 읽기 보다도 ㅍㄷ 로 단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며 읽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그림책 그림이 너무 좋아서 조카 주고 싶은데 저에게 너무 페도 가 걸려버려서 주지 못해 그점이 너무나 유감입니다. ㅠㅠ 알면서는 못주겠는 고모 마음 ㅠㅠ

단발머리 2024-12-16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운 날씨에 달리는 거 쉽지 않을테데 정말 엄지척입니다요!
아이들 학기말 선물 고르는데 저학년은 <해피버쓰데이>로 선정했거든요. 다락방님 방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고ㅋㅋㅋ 완전 기뻐요!
오늘따라 높은 책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꼼꼼히 챙겨줘야 구경 가능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08:28   좋아요 0 | URL
추운 날씨에 달렸더니 더울 때보다 체력 소모가 더 컸던 것 같아요. 9km 달리고 하루종일 정신을 못차렸습니다. 어휴..
백희나 작가 책 정말 예쁘고 좋더라고요. 조카가 너무나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제 생각이고 또 조카는 어떻게 생각할지.. ㅋㅋ 그런데 정말 예쁘고 참신합니다. 백희나 작가님 넘나 대단하신 분..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가 책탑 사진 안올린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탑 사진.. 정말 너무나 엉망이지 않나요? 저도 찍어놓고 사진 넘나 메롱인데.. 하였지만 다시 찍을 의지가 1도 발현되지 않았어요. 게으른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12-16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아 그 직장 후배님은 정말 인복이 많다ㅠㅠ 책도 빌려주고, 다락방님이 쓴 후기글 링크도 툭 던져주고, 처음 먹어보는 것들도 맛보게 해주고,,,,, 제가 그 두살 어린 후배님이였어도 다락방님 절대 놓치지 않았을 거예요. 후후후

다락방 2024-12-17 08:05   좋아요 3 | URL
오늘 읽은 마리아 미즈의 [마을과 세계]에서는 마리아 미즈가 사랑에 빠지고난 뒤 그와 헤어졌지만 그 사랑으로부터 놀라운 시야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경험의 확장과 시야의 확장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 가장 빠르게 또 넓게 올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아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타인을 만나는 것은 즐거움일테니 말입니다.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흠흠, 정말로 ‘두 살‘ 차이가 나는 건 아니라는거... 알고 계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12-17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도가 나온다고요? 제가 왜 그걸 인지를 못했을까 지금 놀라가지구 책을 가지러 뛰어갔다 왔습니다.

다락방 2024-12-17 08:03   좋아요 0 | URL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재미있게 읽는 것이 이 책을 자연스럽게 읽는것 같아요. 저는 어른인 지금의 제 입장에서 읽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ㅠㅠ

2024-12-17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17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17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4-12-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쟁과 평화> 진짜 재밌어요. 저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물론 다락방 님이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실 거 같긴 한데요. 로맨스 있어요 ㅎㅎㅎ 사랑이 빠지면 이야기가 재미없죠 ㅎㅎㅎ 저는 나타샤랑 안드레이 정말 응원했습니다!!

요즘 추워서인지 운동하기 힘들어요. 저는 심지어 제 파트너가.... mma 선수...ㅠㅠ 운동 갔다 오면 진짜 코 골면서 자요. 자다가 제 소리에 놀라서 깨요ㅠㅠ 막 온몸이 두들겨 맞은 거 같고 ㅋㅋ

<해피버쓰데이> 재미있나 봐요. 궁금해집니다. 아, 며칠 전에 주문했던 <타오> 오늘 온대요. 땡투 제가 드린 거예요^^

다락방 2024-12-23 08:03   좋아요 0 | URL
오오 전쟁과 평화 진짜 재미있다니 기대가 큽니다. 사실 지금 같이 읽는 신곡..은 생각만큼 어렵거나 한건 아닌데 책장이 팔랑팔랑 잘 넘어가진 않아서 이번 달까지 읽어야되는데 아직 연옥도 못끝내고 있거든요. 어제도 읽고 자려고 했는데 왜이렇게 졸린건지 원 ㅋㅋㅋㅋㅋ

저는 요즘 추워 달리기 잘 못하면서 일요일 만이라도 달리자, 하고 나가는데요, 지난주에는 9킬로 달리고 기절했는데, 어제는 7킬로 좀 못달렸는데 또 기절했네요. 달리고와서 먹고 자고 일어나서 먹고 또 자고.. 과연 운동은 내 몸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맞는가.....

타오 읽고 리뷰 써주세요, 꼬마요정 님!! >.<

2024-12-2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민철은 오래, 파리를 꿈꿨다. 

여행으로 짧게 몇 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내내 간직한채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이십년만에 퇴사를 하고, 꿈꾸던 도시 파리에 가서 살아보기로 한다. 혼자서. 그렇게 그녀의 파리 생활이 시작된다.


모든 사람이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꿈을 꾼다고 다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김민철은 꿈꾸는 도시가 있었고, 그러나 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면서 그 꿈을 간직한 채였고, 그러나 이제 퇴사를 하고 그곳에 닿았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랑 비슷한 점이 많구나, 생각했다. 물론 나는 '아직' 퇴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내가 꿈꾸는 도시가 파리는 아니지만.


게다가 김민철은 듀오링고로 불어를 오백일간 공부하고 파리로 갔다 했다. 하하하하. 내가 이탈리아어 속성 이틀로 크로아상 주문했던 걸 보면, 듀오링고, 외국어 도움 많이 되는 앱이네요.. 김민철은 그렇게 파리에 가서 간단하게 주문을 할 수도 있었고 또 상점에 들어가 어떤걸 추천하냐 물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상대의 대답을 해석하는 건 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마 나 역시도 그랬을 것이다. 내가 주문했던 것 이외의 다른 말을 상대가 해왔다면 아마 알아듣지 못해 당황했을 것이다. 에스프레소 주문할 때 직원이 물었던 것이 설탕, 주케로? 였기에 내가 알아듣고 노 주케로, 라고 할 수 있었지, 만약 그가 소금이 필요하냐고 물었다면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하필, 설탕이어서 가능했다.


김민철에게 파리는 꿈꾸는 도시였기 때문에 그런 김민철의 걸음걸음이 닿는 파리를 같이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꿈꾸는 도시에 파리는 없었지만, 그러나 파리가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꿈꾼적 없던 도시였지만, 재작년에 1박2일 방문했을 때, 그러니까 처음엔 그 도시의 악취에 놀랐지만, 그리고 그 웅장함에 겁먹기도 했지만, 그러나 센강 앞에서 나는 내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얼마나 기뻐하며 설렜던가. 가끔 그 기분이 떠올라 언젠가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번쯤은 다시 가보고싶다고. 이번엔 며칠 좀 더 머무르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엔 좀 뛰어보자, 파리를...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나는 김민철의 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책 표지에 이끌려 사긴 했지만 사실 내게 김민철은 매력있는 작가가 아니다. 

그런데 며칠전 알라딘에서 김민철 작가의 팬이라는 분의 글을 보았다. 오... 그렇구나.. 그럴 수 있지. 누군가 어딘가에서는 내 글에 대해서도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읽고 싶어하고 좋아할까? 그런거 생각하다가, 김민철의 이 책을 마저 읽는데, 오... 파리에 가서 김민철은 파리에 머무는 많은 작가들을 만난다. SNS 를 통해 파리에 머무르는 김민철에게 사람들은 만나지 않겠냐며 쪽지를 보내고, 직장생활하는 동안에는 사회성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던 김민철은 그 낯선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고 산책을 한다. 게다가 파리에서 지내는동안 오일파스텔 수업도 신청해 듣는데, 오오, 그것도 참 좋아보였다. 그런 한편 이렇게 낯선 사람들이 그녀를 알고 만나자고 청하다니, 이 작가가 참 인복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어떤 요소를 많이 갖춘 사람 같은거다. 누군가는 무조건 읽겠다는 팬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근거리에 있다는 소식에 한 번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만나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그게 파리에서도 이루어진다니, 그렇다면 그건 김민철의 매력이라 하겠다. 파리에서 관심있던 미술 수업을 듣고-세상에! 멋지지 않나!-, 산책을 하고, 맛있는 빵을 사먹고, 좋아하는 치즈를 종류별로 사먹고, 기분에 따라 다른 까페를 가고, 까페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김민철은 자신이 사랑하는 파리를 아주 잘 즐기고 온 것 같았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내가 다 아쉽더라. 조금 더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데 어쩌면 혼자서 낯선 도시에서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채로 자유로운 두달은, 그러나 어쩌면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직장이라든가 하는 어떤 루틴 없이 자유로이 주어진 시간을 두 달 가까이 지낼 수 있을까? 라 한다면, 자신이 없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내가 더 씐나서 돌아다닐 수도 있고, 높은 확률로 한없이 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항상 직장을 다니지 않았다면 나는 완전 퍼져서 백키로 찍었을거야, 라고 자주 말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넌 퍼질 사람은 아니야' 라고 말하곤 했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한없는 자유를 길게 맞닥뜨린 적이 없어서. 그렇게는 못살것 같은게 현재 내 생각인데, 그건 어쩌면 너무 오랜 시간 어딘가에 소속된 루틴에 길들여져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김민철 인기쟁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파리에서의 두달이 축제 같다고 느껴졌다.

여행, 축제..를 떠올리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광호의 문장이 떠올랐다.


















랑은 무거운 생을 송두리째 들어 올리는 축제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상투적이고 지리멸렬한 시간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에너지 같은 것. 세상의 모든 축제는 일시적이고, 얼마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축제는 그 안에 방탕과 폭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때로 그것은 죽음과 맞먹는 삶의 폭발적인 낭비를 의미한다.


그들에게 구체적인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었으나, 이국의 땅으로 함께 여행하는 상상은 로맨틱한 것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떠들썩한 축제가 열리는 낯선 땅에서 이방의 리듬에 맞추어 손을 잡고 축제의 행렬을 따라가거나, 그 행렬이 지나는 호텔의 2층 창에서 다른 별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영원히 취기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술을 마시며 서로의 상기된 눈빛을 어루만지고 싶었다.


그 순간, 어떤 미래의 약속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아름답게 생을 탕진하는 장면이었다. (p.107)




일상은 축제와 다르고 일상을 언제나 축제처럼 살 순 없지만, 그러나 일상에 축제를 가끔 끼워넣는 일은 꽤 근사하지 않은가. 김민철이 파리에서 두달을 살아내며 자신의 일상에 축제를 끼워넣었듯, 나도 축제를 좀 끼워넣어야겠다. 나 역시 김민철처럼 꿈꾸는 도시가 있고, 아니 좀 많고,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서 살아보리라 생각했지만, 나는 '아직' 해내지 못했다. 심지어 김민철보다 회사 생활을 더 오래 하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일상속이다. 그렇다고 그걸 나보다 먼저 이루어낸 김민철이 한없이 부럽다거나 한건 아니고, 사람에겐 저마다 때가 다르게 찾아드는 법이니까. 내 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그 때를 정하는 것은 나일 것이다. 

음, 나는 김민철 처럼 유명인은 아니어서 '내가 여기에 있다' 라고 해도 사람들이 '만나서 밥이나 먹자' 할 것 같진 않지만, 뭐 내 나름대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긴하다. 음, 왜냐하면 나는 한국 책을 좀 가져가서 읽을건데, 그런데 그걸 몇달 머무는 낯선 도시의 숙박없소에 쌓아둘 순 없으니까, '한국책 가진 사람 바꿔읽자' 이런거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그 도시에 한국인이 별로 없고 있어도 한국책을 안읽는다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도시에서 살아본다면, 퇴직금 거기에 다 쓸 예정 ㅠㅠ 내 이십년간 일한 퇴직금 ㅠㅠㅠ 이러려고 모았는가... 싶지만, 그런데 퇴직금이라도 있어서 쓸 수 있으니 다행이지 싶고.. 뭐 그렇다. 중간에 중간정산 두 번.. 해가지고 퇴직금 얼마 안됩니다. ㅠㅠ 왜 중간정산 했냐면..그건 그 때 내가 너무 빈곤하여.............. 하여간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런데 내가 김민철이 그랬듯이 잘 살 수 있을까? 나는 쫄보인데 말이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점심 메뉴나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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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2-13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다락방님 책 나오면 무조건 사 읽을 사람 있는데요. ✋

다락방 2024-12-13 09:39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사랑합니다. 샤라라랑~

잠자냥 2024-12-13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파리~!!
그때를 응원해!👏👏👏

다락방 2024-12-13 11:40   좋아요 2 | URL
파리든 어디든 잠자냥 님, 낯선 도시에서 우리 한 번 만납시다!! 내가 초대할게요. 내가 초대하면 꼭 와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3 13:01   좋아요 1 | URL
아 왜 지꾸 외국에서 만나쟤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서울에서 봐!🤣

다락방 2024-12-13 13:08   좋아요 1 | URL
그니까 ㅋㅋ 나는 왜 자꾸 외국에서 만나자고 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일단 서울에서 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3 13:09   좋아요 2 | URL
아 잠자냥 님. 나 이번주에 책 미친듯이 질렀다? 다음주 월요일 책탑을 기대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3 13:14   좋아요 0 | URL
으흐흐 왠지 잠자냥 부자된 느낌!🤣🤣🤣

노란곰 2024-12-1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아니지만) 다락방님의 퇴사 이후의 삶을 응원합니다❤️

(저도 신간 나오면 바로 사고 지인들한테 선물할께요. 팬심 부끄러우니 속닥속닥)☺️☺️

다락방 2024-12-13 11:45   좋아요 0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노란곰 님, 퇴사 이후의 삶을 응원해주시는 것도 넘나 감사하고요 팬심도 넘나 감사합니다. 넘나 좋으신 분 노란곰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샤라라랑~

단발머리 2024-12-13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곳이 어디든 다락방님이 도착한 곳에서는 캐나다뷰처럼 근사한 풍광이 펼쳐질거에요.
매우 매우 부지런한 산책자이자 러너인 다락방님, 응원합니다!! 🎉🎉🎉🎊🎊

다락방 2024-12-16 11:32   좋아요 1 | URL
나이들어서 체력이 메롱입니다. 완전 꽐라에요. 어제 달리기 한 번 하고 하루를 그냥 날렸어요. 몸이 달리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어디서든 좋은 풍경 보이면 사진 찍어 공유하겠습니다. 좋은건 나눠야죠!! >.<

달자 2024-12-13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이라면 무조건 읽는 사람? 전데요 저??? 이 책의 실물을 올 여름 한국에 들어갔을 때 서점에서 여러번 봤는데요 참...표지 한번..기깔나게 뽑았더라구요ㅋㅋㅋㅋ올해의 표지상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저는 김민철님의 책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을 읽어봤어요. 카피라이터 출신이여서 그러신지 글도 잘 쓰고 무엇보다 센스있게 본인을 PR하는? 그니까 글만으로 사람을 호감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그 분이 개인적으로 비호감일 거라는 말이 아니고, 실제로도 물론 호감인 분이시겠지만) 아무튼 저 책! 저는 그 수많은 파리에 여행 온 사람들의 여행 에세이나 글 안읽는데(안읽는다기 보단... 못읽어요 흑흑) 친구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팔랑팔랑 넘겨 읽어봤는데, 파리에 사는 저도 읽으면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물론 사지는 않았지만.. 제가 사는 곳이 누군가에겐 꿈의 장소라면 나도 더 사랑하며 살아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 그나저나 다락방님 파리 오신다면 제가 진짜 제대로 모십니다.

다락방 2024-12-16 11:33   좋아요 2 | URL
저 책 진짜 표지 너무 근사하죠! 저는 김민철을 읽어봤으면서도 딱히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산 건 진짜 표지 때문이었다니까요!! 표지가 정말 너무 근사했고 표지 때문에 팔기가 싫더라고요. 그러나 팔아야 합니다. 지금 책장이 터지고 있어서...
제가 지난번에 파리에 갔을 때 에펠탑도 못가봤고요, 무엇보다 파리를 달리고 싶습니다! ㅋㅋ 그런데 파리가 호텔이 진짜 비싸더라고요 ㅠㅠ 다음에 갈 때는 비수기에 가서 꼭 달자 님께 데이트 신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오늘은 오래된 다이어리를 뒤적여야 했다.

어떤 정보가 필요했고 나는 과거의 다이어리에 그걸 적어두었던 것 같아 찾아보려고 했던거다. 언제 였더라, 뒤적여도 찾을 수 없어 결국 다른 경로로 알아내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과거 일기를 보게됐다.



일부만 꺼내 방금 찍은 사진인데, 재작년까지였나, 나는 늘 다이어리를 휴대하며 거기에 일기를 쓰곤 했다. 어떤 날은 짧게 어떤 날은 아주 길게. 물론 안쓰고 넘어간 날도 많았고. 그런데 재작년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종이 다이어리를 이제 쓰지도 않고 가지고 다니지도 않게 되었다. 


오늘 뭔가 찾아보다 펼친 다이어리에서 2015년 12월의 일기를 읽게 됐다. 글씨가 엉망진창이라 읽기 조금 힘들었지만(내가 쓴거임), 거기에는 내가 그 전날 애인과 통화하다 굉장히 상처받았다고 적혀있었다. 그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지만, 나는 그 순간 참 마음이 아팠고, 아무리 그가 사과했어도 나는 이 일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적혀있었는데, 아, 시간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 일기를 꺼내 다시 읽기전까지 그 일에 대해 그리고 그 일이 가져온 감정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엇다. 아, 맞아 그런 일이 있었지. 게다가 다시 꺼내 읽은 지금은 그 날의 내가 마음이 아팠다는 것을 이 기록으로 알 수 있을뿐, 그 때의 아픔이 내게 오진 않았다.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난 후라 그렇겠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잖아?


의도치않게 우연히 내가 쓴 과거의 나를 읽게될 때, 나는 어떤 지점에서 참 한결같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한다.

일전에도 과거 읽기 읽었다가, 그 일기를 펼쳐 읽을 당시 내가 가진 고민이 몇 해전에도 같은 식으로 진행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그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그가 나를 좋아하니까 내가 그와 사귀어야 하는걸까, 하는 고민이었다. 아니다, 그거 하지말자, 그거 하다가 나는 늘 행복하지 못했다, 뭐 이런 것들이 써있더라. 


펼쳐 읽은 부분들에서 아팠거나 쓸쓸했던 기억들이 툭툭 쏟아져나오기도 하지만, 행복한 기억들도 같이 우르르 쏟아진다. 오늘 읽은 일기만해도 어떤 날에는 굉장히 기뻐하고 행복해했다. 그리고 기대에 부풀었고 설레기도 했다. 


다 지난 일이다.


다 지난 일이지만, 이렇게 다시 읽어보는게 좋아서, 무엇보다 이 글 속의 주인공이 바로 나 자신이라서, 일기 쓰기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알라딘에서 책 사고 받아둔 다이어리가 있는데, 이거 업무용으로 쓰려고 빼두었는데, 그냥.. 내 개인 일기장으로 쓸까? 그러면 또 십년 후의 내가 읽고 이 땐 이랬다, 하겠지? 사실 일기 쓸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며칠전 받은 이메일에 답을 못하고 그 내용을 곱씹고 있고, 며칠전 내가 혹한 어떤 것에서 내가 이런 사람인가에 대해 깊이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에, 쓰려고 하면 쓸 건 무수히 많지 않은가. 사실 이 일들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어 혼자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일기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왜 사람들에게는, 왜 나에게는, 이렇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감정과 생각들이 생기는걸까. 이렇게냐 외향적인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내 숨긴 채로 살아야 하는 생각과 감정들이라는게 있다. 




지난 주말에는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베트남 하노이에 다녀왔다.

엄마와 이모는 베트남이 처음이었고 나는 엄마와 이모를 안내해야 한다는 생각에 계획을 좀 짜두었는데, 갑자기 나라에 큰 일이 터져서 두려워하고 분노해야 했다. 예약해둔 비행기며 호텔이며, 그래도 가야지, 하고 불편한 마음이었고, 어쨌든 우리는 그곳에 도착했다. 걷는 틈틈이 먹는 틈틈이 나는 어쩔 수 없이 동생들과 나랏일을 걱정했고 또 SNS 를 확인하며 이모와 게속 분노했다. 걷다가 분노하고 먹다가 분노하고. 그런 여행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모는 이 여행에 아주 크게 만족했다. 아 물론 엄마도. 이모는 여행을 참 좋아하는데 혼자 다니는 건 엄두가 안나 늘 패키지로만 다니시는 분이고, 자유여행의 참맛을 나로 인해 처음 느껴본거다. 네덜란드 갔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 베트남은 도대체 2박3일로 뭐가 될까? 생각하던 이모였지만, 하노이에 도착해 나를 따라 다니면서 '패키지라면 볼 수 없는' 삶의 생생한 현장들을 보고 너무 좋아했다. 이거 좋다, 락방아 이거 참 좋다, 라고 계속 말했고, 그러면서 덧붙였다.


"락방아, 내가 왜 계속 이거 좋다고 말하는지 알지?"


나는 아니 이모, 몰라, 이해가 안돼, 무슨 말인지 나는 아무것도 몰라, 라고 반복해 말했다.



보통 내가 여행을 갈 때면 굵직한 목표 몇 개만 가진채 떠난다.

이를테면 프란세진야를 먹고 와야지, 라던가 지중해 옆 달리고 와야지, 센트럴 파크를 갔다와야지, 미술관 가서 까페에 앉아있다 와야지,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는 차마 그렇게 갈 수가 없을 것 같아, 나름 계획이라는 걸 짜보았다. 철저한 J 가 되었달까.

(그렇지만 J 에게 이런 계획은 엉성하겠죠..)




대체적으로 계획한 장소에 대부분 갔고, 계획한 먹거리는 다 먹었다. 아주 야무진 여행이었는데, 엄마와 이모의 만족도가 아주 높아, 돌아와서 생각했다. 


흐음, 나의 미래에.. 회사 그만두고, 이거 할까? 하노이 관광 가이드? 그러니까 그냥 하노이 도보 여행인거지. 호안끼엠 호수와 성요셉 성당을 거쳐 첫날에는 롯데 호텔 루프탑바로 마무리하고, 둘째날은 기찻길을 시작해 탕룽황성, 호치민관저, 잠깐 쉬었다가 야시장과 맥주거리까지. 중간중간 까페 쓰어다, 에그 커피, 코코넛 커피 등도 마셔주고. 다음날은 호텔 조식 먹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시라. 이거 하고 돈 벌어볼까? 걷는 내내 하노이 거리에 얼마나 오토바이가 많은지, 얼마나 쌀국수가 많은지 바로 볼 수 있고, 그러니까 패키지가 해줄 수 없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볼 수 있단 말이지. 

이거 신청자 받아서 해볼까.


하여간 내내 가이드였고 찍사였다. 듀오링고로 베트남어 조금 공부하고 갔는데 이탈리아처럼 되지가 않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 아 베트남어는 역시 너무 멀어. 제가 하는 베트남어, 베트남 사람들이 못알아듣더라고요... 휴....... 그래도 못, 하이 는.. 통했습니다. 1과 2 입니다.

못 분짜, 하이 까페 쓰어 다...


호안끼엠 호수 달린 이야기와 먹거리 이야기는 투비에 좀 올려볼 생각입니다.


하여간 미래를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그 모든걸 현재 대통령이 망칠까봐 아주 빡침이 온다.




책을 샀다.



약소합니다..
















[달리기와 존재하기]는 달리기도 존재하기도 좋아서 샀다. (응?)


[초예측]은 사실, 누가 줘도 안읽을 것 같은 책인데... 그런데 최근에 어느 책이었나 글이었나, 하여간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데 '조앤 윌리엄스'란 이름을 보게된거다. 아, 이 사람 글 읽어보고 싶은데, 하고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책이 초예측 밖에 안나오더라. 아니, 잠깐만 이건.. 좀... 흠... 그래서 일단 초예측에서의 짧은 글이라도 읽어보자고 샀다. 책과 나는 언제 어떻게 왜 만나게 될지 우린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기억의 저편]은 김세화 작가의 소설인데 최근에 그의 작품 [타오]를 좋게 읽었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자, 하고 검색해보고 샀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 

고 요즘엔 자주 생각한다.

어떤 친구냐면, 고기를 좋아하는 친구였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가 수육 삶아주고 싶어서.


얼마전 여동생이 학교 급식에 보쌈이 나왔는데 별로 맛이 없다면서 '언니가 만들어준 수육 먹고싶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

하아- 나는 치아바타 장인, 바질 페스토 장인에 이어, 이제 수육 장인으로 거듭났구나!


그래서 수육을 만들어주면 기뻐할 친구를 만들고 싶다.

그 친구는 운동도 좀 하고 체력도 좀 빵빵했으면 좋겠다.

함께 실컷 걷고 수육을 먹게.

내가 만들어준 수육을 기쁘고 맛있게 먹고 나랑 함께 걷고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는동안 지치지 않을 친구.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하다가 딱 한 명 떠올랐다.


바로 나다.

역시 나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내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따라서 외로움과 고독은 필연적이로다.



이만 총총.




이 책 너무 사고 싶은데 가격..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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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11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종이일기 너무 좋아하고요. 예전에 몰리님께서 종이일기 이야기해주실 때 뽐뿌했으나, 저도 올해는 종이일기 많이 못 썼어요. 전 얼마나 모호하게 쓰냐면 무슨 일이었는지가 기억이 안 나요. 누가 무슨 일로 내 마음을 서늘하게 했는지요. 그래서 더 솔직하게 혹은 적나라하게 써야지 싶은데, 그게 제게는 좀 어려운 일이네요. 일기장과 내외하는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 다락방님이 베트남 코스 만드시면 저는 참여의사 있습니다. 일단 무조건 신청하고요. 사람 모이면 연락 꼭! 주세요~~

건수하 2024-12-11 09:57   좋아요 1 | URL
일기장과 내외 ㅋㅋㅋ 저도 그래요

다락방 2024-12-11 10:47   좋아요 2 | URL
이제 다시 종이 일기를 좀 열심히 써볼까 싶어요. 나중에 읽으면 또 그만한 재미가 없어요. 음 그리고 과거의 일기 읽으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것 같아요. 아 나는 이 때도 이런 고민을 했구나, 아 나는 이 때도 이런 결정을 내렸구나 하면서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좀 열심히 써볼까 싶은데 과연..
저도 좀 애매하게 쓰는 편이거든요. 혹시라도 누가 읽을때 몰라보게 하려고 이니셜로 쓰기도 하는데, 나중엔 제가 누구를 써놓은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일기의 맥락과 그게 몇년도냐..를 따져서 아 이 사람은 그 사람이겠구나 합니다.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가봐요. 그게 사실 좀 어렵긴해요. 그쵸? 아니 에르노는 진짜 짱입니다. ㅎㅎㅎㅎㅎ

베트남 하노이 코스는... 이건 정말........ 먹고 살기 위해 고민해봐야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그전에 사람들 모아서 또 다녀보고 싶고 그러긴 하네요. 일단 단발머리 님이 1번, 건수하 님이 2번.. 이건 뭐 언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알라디너 하노이 정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1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트남에 롯데 호텔이 있다는 부분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아직 베트남 못 가본 1인, 상품 만드시면 저도 손 듭니다~


다락방 2024-12-11 10:49   좋아요 2 | URL
롯데 호텔이 아주 럭셔리하게 있습니다. 루프탑 바에서 보는 하노이 시내 풍경과 또 높은 곳이라 달도 보이는데 ㅋ ㅑ ~ 기분 끝내줘요. 이번에는 흐리고 비가 내려서 시내 전망을 잘 보지 못했습니다만, 그 루프탑바에서 틀어주는 뮤직비디오 보면서 칵테일 마시는 것도 나름 좋았어요. 덕분에 로제의 아파트를 처음으로 다 들어봤네요. 하하하하하.

하노이 정모, 한 번 추진해봐야겠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4-12-11 11:33   좋아요 1 | URL
너무 고급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모를 하노이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하노이, 다음에는 하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공개 2024-12-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 저편>이었군요. 저도 장바구니 담아놨는데, 수육이라면 저도 잘 먹을 자신이 있습니다만,, 내년엔 같이 걷고 먹고 마실 수 있겠죠..

다락방 2024-12-11 10:50   좋아요 0 | URL
비공개 님, 기억의 저편도 타오 처럼 좋았으면 좋겠네요.
내년엔 진짜 즐겁게 같이 먹고 마시고 걸어봅시다!!

잠자냥 2024-12-11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조용하더라니! ㅎㅎ
˝호안끼엠 호수와 성요셉 성당을 거쳐˝ 기타 등등 구절에서 저도 그 장소 걸어다니던 때가 떠올라 슬며시 웃었습니다.
아 또 가고 싶네요. 걷다가 길거리 쌀국수 먹고 싶따!!!!!!!
호안끼엠 호수 달리기, 베트남의 요즘 날씨라면 참 좋았을 거 같아요.

그나저나 락방아, 나 고기도 좋아하고 수육도 좋아하고 술 마시면서 지치지도 않고 체력도 빵빵해서 잘 걸어..........
근데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1 12:09   좋아요 2 | URL
음 사람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다락방을 좋아하니까 괜찮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11 12:55   좋아요 1 | URL
지나친 플러팅을 다락방님이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2 09:11   좋아요 2 | URL
어떤 사람들의 플러팅은 매우 즐겁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4-12-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글을 읽다보면 종종 모르는 단어를 만나 검색해보게 됩니다. 대체로 음식 이름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프란세진야가 뭔지 몰라 검색해봤어요. 음, 뜻풀이를 읽어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수 없네요. 대체 피암브르, 링구이사, 모르타델라는 뭔가요? 이것도 식재료 이름이겠죠. ㅎㅎㅎㅎ

음, 저 수육 엄청 좋아합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다락방 2024-12-12 09:12   좋아요 0 | URL
프란세진야는 포르투갈의 샌드위치인데요 고기며 치즈가 잔뜩 들어간 엄청난 고칼로리의 샌드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ㅋㅋㅋㅋ 저는 이걸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포르투갈에 갔다왔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란 인간은 참.. 네, 그렇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조만간 만나서 수육에 소주나 한 잔 합시다!

blanca 2024-12-1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 하노이, 나트랑 너무 가보고 싶은데 다락방님이 가이드하시면 거기 합류하고 싶네요. 저는 그날 통잠을 자고 아침에 간밤 일어난 사태를 알았어요. 이게 거짓말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도 아직 진행 중인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육두문자가 늘어만 간다는...아, 그리고 일기...저는 무엇보다 몇 년 전 일기를 보고 놀라는 게 글자가 너무너무 작아서 내 시력이 이렇게 좋았구나, 하며 한탄합니다. 그리고 감정은 또 얼마나 풍부한지...몇년 새 급 늙어버린 느낌이에요. 그리고 ㅋㅋ 저도 나를 하나 더 만들어서 내 친구 하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는데 어쩜, 다락방님도 같은 생각을...놀라고 갑니다.

다락방 2024-12-12 09:15   좋아요 0 | URL
저도 취침시간이 좀 이른 터라 아침에 일어나서 톡방에 수십개의 메세지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어요. 읭?? 뭐라고?? 하아- 참 아직까지도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권력을 쥐어서는 안되는 바로 그 사람이 권력을 쥐어서 국민들이 고생입니다. ㅠㅠ
저는 나트랑은 한 번도 안가봤고요 다낭은 가봤는데 딱히 좋진 않았거든요. 다낭은 좀 휴양지라.. 제가 휴양지를 별로 안좋아하더라고요? 저는 도시가 좋습니다. 시내시내 ㅋㅋㅋㅋㅋ 하여튼 이번 하노이를 너무 꽉 채워 야무지게 돌아다니는 바람에 가이드로서 뿌듯했고 엄마 이모의 만족도가 높아서 요코스로 상품화 시키면 좋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비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인데..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고독함과 외로움이 크게 올 때가 있어요. 저를 훅 하고 후려치거든요. 그러면 외롭다, 고독하다, 느끼면서 그렇다면 이럴 때 누가 옆에 있으면 도움이 될까, 하고 떠올려보려고 해도, 이건 누가 있다고 사라지는 감정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 고독함과 외로움은 숙명적으로 인간이 안고 같이 살아가야 하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잘 살아봅시다, 블랑카 님. 일기도 쓰면서요. 일기 쓰면서 살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12-1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노이 자유여행도 신청하고 싶고 체력도 빵빵에 술도 잘 마시고 수육, 보쌈 삶아 주시면 실컷 먹고 대화하고 싶은데...
와 이 중에 제대로 되는 게 없어...ㅠㅠ
술도 못 마시고 진짜 저질 체력에 수육, 보쌈은 남편이 하도 좋아해서 허구헌 날 삶다 보니 저도 질려서요...
아... 자유 여행 하면서 대화는 실컷 가능하네요^^
저 여행 체질이라 평소에 골골대고 잘 체하는데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뭐든 그렇게 맛나더라구요~~~

다락방 2024-12-12 09:16   좋아요 1 | URL
오, 제 여동생이 완전 소식하는 사람인데 여행만 가면 잔뜩 먹어요!! 저는 평소에도 많이 먹고 여행가서도 많이 먹습니다!! ㅋㅋㅋㅋㅋ 전 요즘 제가 삶은 수육에 너무 꽂혀서 일주일에 한 번씩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데, 이게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니까 정말 누구 만들어주고 싶고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어느날 저도 질려버릴 때가 오겠죠.. 오겠죠?? 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4-12-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베트남 다녀오셨군요. 차라리 여기 안 계신 게 나으셨을 듯 해요. 갑자기 쌀국수랑 반세오 먹고 싶네요 ㅎㅎㅎ
저는 주말에 남편이 김장 김치를 얻어와서 고기를 삶는다길래 그런가 했는데, 밥솥이 고장 나서 냄비밥에, 무수분 수육 해 주더라구요. 정말 맛있었어요 ㅎㅎㅎ 저는 요리를 못 해서 얻어먹는 것만 할 줄 압니다. ㅎㅎㅎ 근데 저는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옆에서 막 요리하면 힘들더라구요. 역시 자기 자신이 제일 좋은 친구인 것 같아요.

<요가의 뇌과학> 무슨 일인가요... 올컬러인가요. 겁나 비싸네요ㅠㅠ

다락방 2024-12-13 09:33   좋아요 1 | URL
오, 무수분 수육도 사람들 많이 해먹더라고요? 저는 일단 익숙해진 평범한 수육삶기를 계속해볼 예정이긴 합니다. 이러다 언젠가 질려버리겠죠. 근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도 일단 냄비에 재료들만 다 때려넣으면 되니까 좋아요. 삶아지는 동안 냄새도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무엇보다 맛있어요. 껄껄. 김장김치와 수육, 너무나 좋은 궁합입니다. 아 좋아.. 한국 만세입니다. 김치와 수육 있는 한국 만세!!

요가의 뇌과학 제가 주문했습니다. 제가 한 번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갖고 싶은 친구는 바로.. 나. 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저도 저같은 친구보다는 다락방님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거 만들어주는 친구 좋은 친구. 저도 맛있게 먹는 건 잘합니다. 고기 좋아합니다. 체력은 좀 자신이 없지만... 열심히 키워볼게요.
분노하면서 여행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ㅜㅜ

다락방 2024-12-13 09:35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지금 달리기 하시는 정도면 체력 엄청 좋으실 것 같은데요!!
이게 여행지에 있다고 해서 모른척이 안되더라고요. 자꾸 소식이 궁금해서 보게 되고 보면 화가 나고.. 하아. 그러면 안보면 되는데 또 보게 되고, 혼자 알 수 없어서 이모랑 얘기하다 또 화내게 되고... 하하하하하. 이번에 나라가, 아니 대통령이 진짜 너무 큰 잘못을 했습니다. 문제는 지가 잘못한 걸 지가 아직 모른다는 거... 하아. 똥통에 빠질 놈 같으니라고 ㅠㅠ
하여간 외롭습니다. 외로운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제가 저를 친구 삼아 잘 지내보아야지요. 독서괭 님, 우리 잘 지냅시다!

미래엔 2024-12-1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메일에서 블로그 글을 보고 좋은 글을 만난 것 같아 댓글을 남깁니다.
저도 매일 일기를 쓰고 다이어리를 사용하다보니 이런저런 공감가는 점이 많았습니다.

가끔 예전 일기나 다이어리를 찾아볼 때 그 때의 나, 지금의 나는 그다지 변한 점이 없다는 걸 보고 놀라곤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매년 이맘 때쯤 하는 다이어리에 새해 다짐 적는 일이 부질없는 일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J 입장에선 여행 계획을 봤을 때 심히 당혹스러웠지만 그런 여행도 의미 있는 여행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아무리 계획을 철저하게 짜더라도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게 여행이고 그게 또한 여행의 재미일테니까요.
올해는 별다른 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여행을 가봐야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친구에 대한 바람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10명, 50명의 그저그런 친구보다 1명 소중한 친구가 있는게 더 나은 것도 그런 것이겠지요.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