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책 완독하신 분들의 글이 최근에 연달아 올라왔는데요, 읽고 계신 분들 힘내세요! 저도 아직 뒤에 조금 남았습니다만, 11월 안에는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왜이렇게 이 책 안읽히죠? 하아- 넘나 힘들다..


자,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우리가 이제 12월의 도서를 읽어야 할 때가 되었네요.

12월 도서는 '마리아 미즈'의 [마을과 세계] 입니다.

음.. 어쩐지 소프트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러나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알 수 음슴..

우리가 함께 읽었던 마리아 미즈에 대해 생각해보면, 마을과 세계는 역시나 자본주의와 자급자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내용일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울지는 직접 읽어보고 확인해봅시다!!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의 도서를 안내합니다.


1월은 '설혜심, 박형지' 의 [제국주의와 남성성] 입니다.



책소개를 보면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의 맥락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정의되고 작용했는지 고찰한 연구서다. 영국사와 영문학이라는 다른 두 분야의 전공자가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의 이론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와 젠더라는 주체를 조망하고 있다' 라고 되어있는데요,


제국주의, 탈식민주의...

학술서라 읽기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 한 번 읽어봅시다. 









2월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1950~1960년대의 미국에서는 혼외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임신한 미혼 여성들은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뭐, 어디 미국만의 일이겠습니까.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건 대한민국에서도 곱게 보지 않던 시간이 오래였죠. 이 책의 지은이는 갓 출산한 딸을 입양보내야 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다른 미혼모들의 경험을 수집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의 분류는 여성학/젠더 에서도 <여성문제> 입니다.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책소개에 보면 1986년 처음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도 역사학계와 여성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 중 하나인 <젠더:역사 분석의 유용한 범주>를 비록한 연구의 결과물들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3월이 어떤 달입니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달 아닙니까.

우리도 학기를 시작하는 마음으로다가 어려운 책으로 뽝- 공부 의지 다져서... 읽어봅시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나온지 좀 된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분류는 '교양 인문학' 이면서 동시에 '여성학/젠더' 이기도 합니다.

몸에 대한 책들을 우리가 좀 읽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딱 읽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라고

11월 책 아직 다 못읽은 제가 감히 추측해봅니다. ㅎㅎ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2월에 미혼모, 4월에 몸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면, 5월, 인공자궁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는게 어떨까 해서 골라넣은 책입니다. 사실 아주 고민이 많았는데요, 이 책을 할까말까... 그건 '인공자궁'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분류는 여성학/젠더 이면서 동시에 '미래학' 이기도 하며 '사회문제 일반' 이기도 합니다.


책소개를 보면 '현재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 인공자궁' 기술의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라고 써있는데요, 이 기술이 걸어온 궤적과 윤리적 문제등을 검토하고 또 악용 가능성을 포함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사실, 현재 부분 인공자궁... 기술의 현실화.. 같은건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여간, '미래학' 이라니, 우리 미래학에 대해서도 좀 읽어봅시다.




제가 지난번에 책을 선정하면서 고민햇던 흔적을 사진으로 올린 적이 있었죠. 다시 올려보자면,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리스트 고민의 흔적




진심인 나..... 여러분이 나를 만난 건 행운.....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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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1-29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낙서만 보면 공부 엄청 잘하는 사람의 노트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생산 유토피아> 관심 있어서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인데 나중에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아기 퍼가기 시대> 제목이 참 재미있네요.

다락방 2024-11-30 21: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이패드 이러려고 샀습니다. 아이패드에 이것저것 메모 많이 해요.

재생산 유토피아 보관함에 있다고요? 대박.. 잠자냥 님, 우리 같이 읽어요!! 인공자궁.. 도대체 어떤 내용이 나오고 또 어떤 생각을 하게될지 잘 모르겠어요. 같이 읽어요!! >.<

단발머리 2024-11-29 1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문장에 저도 동감! 동감 & 기립 & 열광! ❤️🧡💛💚🩵💙🩷💜

다락방 2024-11-30 21:05   좋아요 1 | URL
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를 알고 지내는 이들은 인생에 있어서 큰 행운을 만난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2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 권 빼고 다 모르는 책이에요. 심지어 한 권 여기서 이미 읽은 줄 알았는데….

다락방님을 알고 알라딘 서재를 알게 된 건 제 행운! 다락방님을 소개해준 그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저 혼자) 보내봅니다 ^^!

다락방 2024-11-30 21:07   좋아요 1 | URL
아앗 건수하 님. 건수하 님으로부터 이렇게나 따뜻한 댓글이라니요. 아니, 건수하 님이 차갑다는게 아니라요, 건수하 님이 이렇게 막 다정 뿅뿅 하는 댓글은 잘 안 다는 타입 아니셨나요? ㅋㅋ 기분이 너무나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축배를 들어야겠어요. 수육 삶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30 23:05   좋아요 1 | URL
음 그래도 다락방님께는 좀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요 ㅎㅎㅎ
기분 좋으시다니 저도 좋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4-11-29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기 퍼가기 ㅠㅠ 제목이 재미있으면서도 슬프네요.
페이드포 처럼 다시 읽고 싶은 좋은 책 재독도 추가 기다려요!
내년에도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4-11-30 21:07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이번 해에 함께 읽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우리 내년에도 열심히 읽어봅시다. 빠샤!!
 















내가 이 사랑 이야기에서 배운 첫 번째 중요한 교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시야가 확장했다는 것이다. 처음 강렬한 향수병을 겪을 때부터 나는 집과 마을에 집착했지만 이제 낭만적 사랑이 새로운 세계, 즉 동양을 열어주었다. 전후 시대 사람 대부분은 서구, 더 정확하게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바라봤지만 나는 동양에 매력을 느꼈다. -p.99



마리아 미즈는 열아홉살이 되던 해, 독일철도회사 주최의 광고 공모전에서 1등상을 받아 뮌헨의 독일 박물관에 가게 된다. 거기에서 길을 묻는 유색인종에게 짧은 영어로 답을 해주고 함께 관람을 하면서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된다. 그는 동파키스탄 출신의 이슬람교도였다. 마리아 미즈와 함께 박물관에 간 친구는 그와 함께 관람하는 것을 좀 꺼려하는 눈치였지만, 그러나 마리아 미즈는 생전 처음보는 이 낯선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건 사랑으로 발전했고 파키스탄 선박의 무선통신사인 그는 다음 휴가 때 마리아 미즈를 만나러 와서는 결혼에 대해 얘기한다. 당시 마리아 미즈는 그를 사랑했지만, 가톨릭교도인 자신과 이슬람교도인 그가 결혼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 거절하고 결국 그들은 이별하게 된다.



마리아 미즈는 그와의 이별을 당연히 가슴 아파했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신에게 엄청난 시야의 확장을 가져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의 삶은 그 확장된 시야로 관찰되는 것이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른 식으로 삶의 계획을 새운다. 그녀는 교사가 되고 인도에 발령을 신청하고 영어를 공부하고 운전 면허를 따고 인도로 가 학생들을 만나 독일어를 가르치면서 인도 사회를 연구하고 싶어한다. 가부장제가 생생하게 살아있지만 결혼을 미루기 위해서라도 독일어를 공부하는 여성들을 보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걸까, 연구하고 싶어하는 거다. 그렇게 인도 대학 사회학교수의 도움을 받아 사회학 연구를 시작한다.



나는 사람이 시야를 확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는 한 사람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보는 것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에는 나 만큼의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을 만나 관계를 가짐으로써, 동료나 친구 그리고 애인까지, 결국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 한계 이상의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된다. 몇차례 언급했지만, 나는 성인이 되어 만난 내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고양이를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길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채식에 대해서 부정적 감정을 가졌을런지도 모르겠다. 굳이 나의 행동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라도 나는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내 삶과는 다른 삶에 대해 듣고 알게 된다. 아, 세상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구나, 이런 삶의 형태도 있구나, 하는. 그렇게 다양한 삶을 보거나 들은 나는, 내가 모르는 어떤 표면적인 이야기에 다른 뒷면이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보이지만 그 뒤에 이런 배경이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행동하게 한 그 동기는 무엇일까, 하는. 나는 내 세계의 확장을 매우 좋아하고 그래서 더 보고 싶어하고 더 듣고 싶어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여행을 하지만, 거기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분명 있지만, 그러나 그것도 결국 다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던가. 그 책을 써준 것도 사람이고, 내가 여행지에서 좋은 경험을 받는 것 역시 사람에 의한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시야가 확장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 시야가 확장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건 아니다.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감히 시야의 확장, 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마리아 미즈는 자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그 사랑으로 인해 시야가 확장됐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 그녀의 나이 열아홉 그리고 스물에. 내가 한참 후에 깨달은 것을 그녀가 그렇게 일찍 깨달았다면, 그녀가 앞으로 보고 듣고 행하게 될 모든 것들 역시 내가 스무살에 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다. 물론 이걸 비교한다는 것은 옳거나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에게 어떤 사실이 일어나고 그로부터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그것을 스스로 해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그 개인에게 중요한 자산이다.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일전에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617709



[마을과 세계]는 마리아 미즈가 태어나 자라면서 살아온 일에 대한 기록이다. 아직 절반도 채 읽기 전이고 아직 마리아 미즈가 페미니즘을 만나기 전이다. 그녀가 태어나 자란 곳의 환경에 대해 읽고 또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 읽으면서, 나는 이 한 사람, 마리아 미즈의 삶에 대해 듣는게 너무 즐겁다. 한 사람의 인생을 가만 듣고 본다는 것은, 그러니까 알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가. 나는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또 그만큼의 시야가 혹은 세계가 확장되어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왜 페미니즘의 세계로 입문하게 됐는지, 그게 페미니즘이 아니라 다른 그 어떤 것이라도, 이를테면 공부라든가 운동이라든가, 하여간 거기에 어떻게 왜, 무엇을 계기로 들어가게 됐는지 알게 된다는게 너무 기쁘다. 아마도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 해보게 된다. 내가 요가를 시작했던 얘기를 자주 하고, 어떻게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를 가끔 얘기하고, 어떻게 이 닉네임 다락방을 정했는지를 얘기하고, 달리기를 하고 있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사람은 듣고 싶은 답이 있어 질문하는 것처럼,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하게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마리아 미즈의 이 책이 나는 너무 좋다. 사실 취향은 꼴페미 래디컬 쪽이지만, 그러나 여자로 태어나 세상에 널리 이름을 알린다는 것 자체가, 아무리 그 삶이 평온했다 말한들, 래디컬하지 않은가. 



재미있게 읽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페미니즘에 대해 모르고 있던 마리아 미즈가 인도에서 동료의 권유로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를 읽고 본인의 주제가 여성 해방이 될 거라는 걸 깨닫는 부분을 읽었다. ㅋ ㅑ -


나는 최명희의 혼불 읽다가 딥빡이 와서 '왜이렇게 여자들이 딥빡오는 삶을 살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내가 이걸 알 수 있나?' 하고 페미니즘 책 읽기를 시작했더랬다. 우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 무언가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다. 



이 부분은 읽고 Mies, Maria (2005 a) 읽고 싶어졌는데, 뒤에 참고문헌 보니 독일어인것.. 같다. 흐음.


나는 종교가 오늘날처럼 정치 문제가 되기 전 사랑에 빠진 여인의 눈으로 성경과 코란을 읽었고 이 두 종교 공동체가 차이점이 아닌 광범위한 유사점으로 나뉨을 깨달았다. 두 종교는 유대교와 함께 선지자와 제사장이 쓴 '계시받은 진리'의 책인 구약에 뿌리박고 있다. 이 책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듯 자기 백성에게 신실과 순종을 요구하는 질투심 많은 가부장적 유일신 하느님에 초점을 맞춘다. 유일신교와 일부일처제는 밀접하게 연관되며 특히 여성에게 그렇다. 성경에 기반하는 이 세 가부장적 종교 사이의 적대감은 '기독교인'과 '이교도' 사이 적대감과는 성격이 다르다. 가부장제의 아들들 사이에서 적개심은 기본적으로 질투와 경쟁에 대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통제와도 관련이 있다(Mies, 2005a 참고). -p.100


계속 읽어보겠다. 




그런데 이런 일이 저절로 일어났을까?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 "삶은 어떻게든 계속될 거야"라고 혼잣말만 하지 않았다. 또한 기독교인 농부의 아내지만 "주님께서 베풀어주시겠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살기 위해 자연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그것이 어머니의 소망, 열정, 철학이었고 그녀에게 용기와 활력을 주었다.
어머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고 생태학이라는 단어도 몰랐지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만큼 필요한 것이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삶이 계속되려면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함을 깨달았다. 오늘날 우리는 삶이 그저 ‘자연스럽게‘ 계속되는 것이 아님을 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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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8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리아 미즈가 사랑에 빠지게 된 이야기 재밌네요. 저는 저런 상황에서 사랑에 빠질 리가 없겠습니다...
일단 길은 알려줬어도 함께 관람하는 일이 없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마리아 미즈 외향형 인간인가?
길 알려주면 거기서 끝이지 함께 관람을 하다니! +_+ 충격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저 또한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일단 고양이부터 그래요...... 저도 제 동생이 냥줍하지 않았으면... 제가 고양이 싫어(무서워)하는 줄 알고 살다 죽었을 것 같네요. 현실은 6묘 집사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페이퍼를 통해 다락방 님이 고양이 안 좋아하는 건 아니구나... 깨닫고 갑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12-18 11:49   좋아요 0 | URL
저도 함께 관람하는 일은 없을 것 같고 마리아 미즈의 친구도 좀 꺼려했는데 마리아 미즈는 열린 마음으로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랑, 그것은 운.. 명.. ㅋㅋㅋㅋㅋ 근데 저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같이 관람은 아마도 안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 친구도 동생이 냥줍했는데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가버려서 갑자기 집사가 되어버린... 그러더니 길고양이 밥도 챙겨주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고양이 싫다! 말하고 다니던 사람인데요, 이제 주변에 고양이 집사들도 많고 그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 알고 하니까 그렇게 말하길 멈추는 사람이 되었고요, 이제는 좀 무섭지만 싫은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ㅋㅋ 그리고 길가다 냥이 보이면 사진 찍어서 친구들 보여주기도 하고.. 인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8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좋아도 독일어책은... 사지 맙시다, 다락방님(진지).
캬~ 오늘도 캐나다뷰는 멋집니다. 책에 스누피머그까지 완벽하네요.
마리아 미즈의 저 책이 그렇게 흥미진진하다구요? (솔깃)
다락방님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이야기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흥미진진!

다락방 2024-12-19 07:58   좋아요 0 | URL
세상에 이름을 떨친 페미니스트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 하네요. 삼십대가 지나서까지도 페미니즘을 몰랐었다는, 관심없었다는 점에서 좀 뭐랄까, 괜찮다는 생각이 든달까요. 그러니까 마리아 미즈가 그래도 괜찮다는게 아니라, 제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늦게 생겼는데, 이거봐 마리아 미즈도 그랬잖아, 괜찮네, 막 이런 기분? 이 세계적인 페미니스트도 페미니즘 시작은 늦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늦어서 더 과격해진건가(제 얘깁니다) 싶기도 하고요. 한 사람이 살아가고 공부하고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이루어내는 이야기 진짜 너무 좋아요!1

단발머리 2024-12-1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에 페이퍼 썼거든요. 지금 마무리 중인데 ㅋㅋㅋㅋㅋ 그 검은 피부의, 키 큰 남자가.... 잘생겼을 거라는 데 전, 100만원을 겁니다. 편지는 청산유수요, 인내심도 많고요. 제가 제일 감명 받은 문장은....

적어도 나는 그와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지금도 잘 알 수 없는 것은 그가 나를 사랑했는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93쪽)

다락방 2024-12-19 08:00   좋아요 0 | URL
저는 마리아 미즈 친구의 입장이 되더라고요. 같이.. 관람을 한다고? 그런데 마리아 미즈는 무려 그와 사랑에 빠지다니. 마리아 미즈가 인도까지 가서 직업을 갖고 공부도 하잖아요. 굉장히 거침없이. 다른 사람들은 서구에 더 관심을 가질 때 인도로 훅 가버리는 그 과감함. 낯선 남자와 대화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도 마리아 미즈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굉장히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을 향해 직진! 하는 타입이랄까요. 그것이 아마도 세게적인 마리아 미즈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남자가 못생겼다에 한표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마리아 미즈가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을 것 같지가 않아요. 어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잘생겼다면 친구의 반응이 그렇지 않았을거다, 라고도 생각하기 땜시롱, 사랑은 저마다의 사랑이고 그 남자는 마리아 미즈의 사랑이었으되, 핸섬과는 거리가 멀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책, 다른 상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19 08: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는 인도 남자들이 전체적으로 잘생겼다고(제 주관입니다) 생각하고요. 인도 여자들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종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대었을 때 말이죠 ㅋㅋㅋㅋ 그냥 그 생각에 사로잡혔 ㅋ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마리아 리즈가 사랑에 빠져서가 아니라, 그냥 인도 남자들이 다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그 근거는 ...

인도인들을 처음 보고 변한 것은 줄피카르를 만난 후 오랫동안 나를 고양했던 낭만적 감정이 곧바로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는 잘생기고 피부색이 어두운 남자가 수백만 명 있었다. 그들은 푸네에서 내 제자가 되기도 했지만 나는 더 이상 낭만적 열정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 P114

다락방 2024-12-19 10:13   좋아요 0 | URL
오, 그러고보니 마리아 미즈가 독일로 돌아와서 계속 인도 여성들에 대해 공부하고자 할 때 그 때 만난 대학교수도 인도 여성들의 아름다움, 사리의 아름다움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나오는데, 어쩌면 제가 그 아름다움에 크게 공감을 못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인도 여성들은 진짜 압도적으로 !! 아름답지만 인도 남성이 잘생겼다는 생각이 저는 안들어서.. 왜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잘생긴 취향은 그 쪽이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전 안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개인적으로.... 남자들은 유럽 남자들이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네덜란드? 이탈리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12-19 13:17   좋아요 1 | URL
마리아 미즈는 단발머리 님처럼 인도 남자 잘생겼따고 생각하는 쪽인 것 같고요,
다락방 님은 저처럼 인도 남자 잘생기지 않았따고 생각하는 쪽인 것 같아요...
인도 여자는 예쁘지만... 북유럽/이탈리아남자>>>>>>>>>>>>>>>>>>>>> 인도남자 라고 생각하는 편;;

단발머리 2024-12-19 13:18   좋아요 0 | URL
북유럽 크리스토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지 말자 ㅋㅋㅋㅋ 아니죠, 잊을 수 없다 크리스토퍼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취하는 로맨스>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영상을 보고 '오 이거 볼까' 했던건데, 내가 봤던 영상속에서 여주인공이 발을 헛디뎌 남주에게 안길 뻔한 그 순간에 코어에 힘을 주고 다시 제자리에 서는 장면이 나왔다. 클리셰에 대한 반박이랄까. 마침 그 여주인공이 나에게 호감인 배우였던 터라 이거나 볼까, 하고 시작하게 됐던 것. 


주인공 채용주(김세정)는 특수부대 장교출신으로 지금은 주류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평소에 '여자답게 굴라'는 말을 종종 들어왔던 사람인데 자신의 외모를 가꾸거나 좋은 옷, 좋은 가방을 사는데에 관심이 없고 일단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장인지라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감정과 고통을 참아가며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주류 지점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명한 브루어리의 대표를 만나 함께 일하기를 제안하며 그 대표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 브루어리의 대표 윤민주(이종원)는 '초민감자-엠패스' 인지라, 어릴 적부터 '남자답게 굴어!'를 들어야했던, 군인 출신 아버지에게 부끄러운 아들이다. 이 드라마 덕에 초민감자 엠패스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엠패스는 타인의 감정에 깊이 동화되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가끔은 이 감정이 타인의 것인지 나의 것인지 헷갈려하기도 한다는 것. 그런 그는 다 괜찮다고 말하는 용주가 얼마나 안괜찮은지를 이미 너무나 잘 알고있다. 그리고 이 둘이 사랑에 빠지는거다. 

이 커플 외에 주류회사에서 일하는 방아름(신도현) 과 토스트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오찬휘(백성철)'가 나오는데 오찬휘 역시 특수부대 장교출신인데 지금은 토스트를 팔고 있고 브루어리에 알바로 써달라며 찾아갔다가 이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그는 방아름에게 첫눈에 반해 적극적 구애를 하고 그런데 방아름은 대기업에 다니는 이유 자체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한 사람. 일년 뒤 결혼할 계획을 가진 방아름은 결정사를 통해 선을 보며 다닌다. 그런데 그녀의 마음에 오찬휘가 자꾸만 들어와. 결정사에서 등급을 받지도 못할 것 같은 오찬휘가. 


자, 내가 이 줄거리를 굳이 말한 이유는 이 장면의 설명을 위해서다.


방아름이 또 선을 보러 간다는 걸 알게된 오찬휘는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가 선보는 까페 문밖에서 흘끗대며 쳐다본다. 까페 안에서 선을 보고 있던 방아름은 앞에 앉은 거만한 남자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머릿속 오찬휘를 몰아내느라 바쁘다. 그러다 문밖의 오찬휘를 보고 안되겠다 싶어 맞선남에게 '나는 이만 갈게 다음 맞선이 있어'라고 일어서는데, 그 남자가 화가 나서 방아름에게 "어디서 A마이너스가 A플러스 등급의 나를 까냐!"고 하는거다. 이때 오찬휘가 등장해 방아름에게 '바다 보러 갈래요?'를 시전. 그렇게 그들은 바다를 보러갔단 말이야? 그래, 이건 로맨스 드라마니까 그렇다 치는데, 그 뒤에, 나란히 바다를 보기 위해 앉아서 오찬휘는 방아름에게 손을 잠깐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손바닥에 검정 수성싸인펜으로(OMR 카드 체크하는 줄...) A++++++++++++ 라고 쓰는거다. 너는 나에게 더블에이플러스라면서. 그러자 방아름은 "이거 지워져요?'라고 묻는데, 오찬휘는 "지금 이거 되게 로맨틱한 순간인데 그런 반응이면 안된다"라고 하는거다.


나는 그 대화 장면을 보면서,


'나는 틀려먹었다'


리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꼭 그랬거든. 너는 나에게 더블에이플러스야 어쩌고야 하는 그 장면이 로맨틱하게 느껴지는게 아니라, 하 쉬바 싸인펜 어떻게 지우지, 왜 손에 낙서를 하고 지랄이야... 이렇게 되어버린거다. 하아-  내가 몰입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순 없다. 나는 그 순간 내 손바닥에 낙서가 되는 것 같았으니, 나는 그 장면에 충분히 몰입했다고. 그런데 싸인펜으로 내 손바닥에 낙서하는 순간, '아니 이 자식이..' 이렇게 되어버린거다. 물론, 남자의 의도는 알고도 남음이다. 에이마이너스라고 멸시를 당한 나를 위로하기 위함이라는거, 그거 따뜻한 마음이라는 거, 진짜 너무나 잘 알고 이해한다. 그런데.. 아니... 그래도.... 손바닥에 싸인펜으로 그거 그리면... 걍 말로 해도 되잖아? 왜 그걸 내 손바닥에 그려? 하아- 


난 틀려먹었어. 나는 로맨스 감정 따위, 다 틀려먹은 사람이야. 난 안돼.


그러면서 


나 엠비티아이 검사 다시 해봐야 되나? 라는 생각도 했다. 나는 무려 전문적인 검사를 받은 사람이다. 앞에 테스트 해주는 선생님이 앉아 있고 시간을 재면서 종이 질문지에 답했던 사람이고 그렇게 나온 결과가 ESFP 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 이 싸인펜 낙서 어케 지워, 아 빡쳐..' 가 먼저 나오는 걸 보면, 이건 F는 아니지 않나? 아니면 내가 S 이기 때문에 현실에 발붙이고 현실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 이것이 '로맨틱한 제스쳐' 가 보다 더 크게 '지워야 할 낙서'로 인지하게 된걸까? 하여간, 틀려먹었다, 라고 생각했다.



그 뒤에 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윤민주가 채용주에게 데이트를 신청해 첫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채용주가 평소의 복장과는 다르게, 방아름의 도움을 받아 예쁜 원피스에 힐을 신고 윤민주를 만나러 온거다. 그리고 그런 윤민주는 채용주를 기쁘게 해주겠다며 함께 걷다말고 꽃다발을 사준다. 채용주는 꽃다발을 받아본 적이 없어 꽃다발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고 있다가 크게 감동하는데, 나 역시 꽃다발은 돈낭비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내가 수시로 꽃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채용주의 감정을 분명히 '안다'. 아는데, 아아, 나는 틀려먹었어, 그런데 이렇게 생각되는거다.



아니 지금 헤어지는 자리도 아니고 이제 만난 자리인데 저 꽃다발 계속 들고 움직여야 하는건가... 귀찮은데..... 


라고 말이다. 하아- 나는 틀려먹었어.

내가 비싼 핸드백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걸 내팽개쳐두고 계속 2만원짜리 백팩만 줄기차게 메고 다니는 까닭은 손에 뭘 들고 다니는게 넘나 싫기때문이다. 백팩은 다 그 안에 넣고 메고 다닐 수 있고 그리하여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베리 땡큐인 것. 그런 성격의 나에게 꽃다발을, 아직 많이 걷고 이동해야 하는 이 한낮에 준다? 영 귀찮아버린 것. 어차피 윤민주는 차를 끌고 왔잖아?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와 꽃다발 너무 예쁘고 고마운데, 들고다니기는 영 성가시니까 니 차에 가서 놓고 오자"


이렇게. 이렇게 해결하면 되겠지. 그리고 집에 갈 때 가져가면 되잖아. 솔직히 꽃다발 들고 계속 움직이는 건 좀 거시기하지 않냐? 세상 싫다.. 나에게 뭘 들게하지 마시오. 꽃다발을 백팩에 넣을 수도 없고, 데이트한다고 핸드백 들고왔는데 꽃다발까지 들면 내 손은 어디에... 그러면 남자가 '내가 들어줄게' 라고 하겠지만, 니가 들어줘도 니 한 손 못쓰잖아. 짐이다. 걷는 내내 짐이야. 두고 오자. 혹여라도 꽃다발을 꼭 주고 싶다면 일단 차에 두고 집앞에 나 내려놓고 주자.



역시... 나는 틀려먹은 것 같다. 

역시.. 나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친구 삼아 백팩 메고 책 읽으면서 혼자 돌아다니는 걸로.. 난 틀려먹었다니까?




어제 점심에 e 가 내게 물었다.

아무리 책을 읽고 방출한다고 해도 사는 속도를 결코 못따라갈텐데 내 책장 상태가 심히 걱정된다는 거였다. 이미 책장엔 꽂을 수가 없어, 방바닥을 차지하고 있지.. 라고 하니, e 는 그럴 것 같다며 집에 가면 사진 좀 찍어 보내달라 했다.

그래서 어제 집에 가자마자 ㅋㅋㅋ 사진 찍어 보내줬더니, 와, 조치가 시급해보이네요,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장 앞으로 쓰러지겠는데요?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찍어놓고나니 잠자냥 님 생각이 났다. 잠자냥 님을 비롯한 모든 정리정돈 대마왕 님들.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음, 은오 님, 라파엘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들이 싫어할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어 굳이 책장 사진 '일부'를 공개한다.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이거 내 서재방 아니고 내 침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방이 얹어진 저거는 스텝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운동한다고 사뒀다가 내 침실에 처박아두고 가방걸이 되었다. 발 대는 부분에 가방 놓고 잘 보면 손잡이에도 가방 걸려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역시 틀려먹었어..



오늘도 제육이나 먹으러 가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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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빔이다... 미쳐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아재방 같다고 쓰고 싶어서 읽기 전에 댓글 달음-

정리대마왕 ㅋㅋㅋㅋ 은오가 아마 저보다는 열 배는 정리 잘할 거 같고요. 라파엘님은 모르겠다...만
정리대마왕으로 일단 한마디 하자면, 저기 짐빔이랑 숙취해소제가 왜 있는 거죠?
일단 제자리에 놓아봐..........제발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09:52   좋아요 0 | URL
책 보다가 짐 빔 홀짝홀짝.. 그러다가 좀 힘들면 숙취해소제 먹고 (아 미리 먹는거지) 자러 가는거죠.
좋은데?

잠자냥 2024-12-17 09:56   좋아요 0 | URL
으아, 숙취해소제는 왜 세 통이나 나란히 있어?!
약상자 없어?!!! 그 옆에 앱솔루트는 또 뭐냐고!!!!!!!
아놔... 다락방 집에 가고 싶네.........

다락방 2024-12-17 10:06   좋아요 0 | URL
나도 은오 님이나 잠자냥 님이 제 집에 와서 좀 정리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깔끔한 정리를 위해서라면 사흘에 한 번씩은 방문하셔야 합니다. 정리 한 번 해준다고 끝나는게 아님. 하루이틀 내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 땜시롱...

전 제 방을 볼 때마다 결혼을 하고 싶어집니다. 세상 깔끔한 남자와, 그런데 내 꺼 정리해주는거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남자와. 정리는 니가 해라.... 내가 돈을 벌어올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4-12-17 11:33   좋아요 1 | URL
다음번 두 분의 만남은 다락방님 침실에서..

다락방 2024-12-17 12:45   좋아요 1 | URL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9 13:18   좋아요 0 | URL
와... 트롤리 회색은 품절이에요!!!!!!!!!

다락방 2024-12-19 13:44   좋아요 1 | URL
어제 회사 동료가 얘기하더라고요. 회색 품절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9 14:13   좋아요 0 | URL
슬프네요;; 사이즈 좀 안 맞아도 다른 데 놓아보려고 했는데... 흰색은 너무... ㅜㅜ

독서괭 2024-12-17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롤리 받으셔야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0   좋아요 2 | URL
아니야 아니야 안 돼!

잠자냥 2024-12-17 09:51   좋아요 1 | URL
전 트롤리 놓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오늘 아침에 줄자로 재봤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사이즈가 아니라서 일단 패스... 다락방은 아마 트롤리 사놓고 조립도 안할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09:51   좋아요 1 | URL
저기에 트롤리 더해지면.... 트롤리에 책이랑 가방 추가로...

다락방 2024-12-17 10:04   좋아요 1 | URL
전 여기에 트롤리 받으면 정리 도구가 생기는게 아니라 짐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 성격상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저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트롤리를 들이면 망한다는 것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증말. 일단 오늘 페이퍼에서 제가 모르는 단어 두 개를 배웠읍니다.
초민감자, 무슨 감자 종류인 줄..
결정사. 아니 근데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받으면 사람이 저렇게 말할까요? 드라마라 그렇겠쬬?
˝어디서 A마이너스가 A플러스 등급의 나를 까냐!˝라니.. 절레절레. 이렇게 말하는 사람하고는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혼정보회사에서 알려주는가 봅니다.

그나저나 다락방님! ㅋㅋㅋㅋ 사인펜으로 그렇게 써주는데 지워지냐니 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ㅋㅋㅋ
저는... 사인펜으로 그렇게 써 주는 쪽일 거 같은데...ㅋㅋㅋㅋ
아... 나 N이지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09:53   좋아요 1 | URL
전 손바닥에 쓰는 거 싫을 것 같은 쪽 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9   좋아요 0 | URL
괭 만났을 때 내가 써주면?

다락방 2024-12-17 10:08   좋아요 0 | URL
그 유명한 새우깡 그림에서 저 멀리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하는 갈매기가 N 이잖아요. 그보다는 현실의 새우깡을 생각하는 갈매기가 S 고요. 저는 이게 S 라서 나오는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안그래도 어제 저 장면 보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넣어봤는데, 그래도 싸인펜으로 낙서하는 거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손에 싸인펜 낙서는 문제로 인식된다 바로 해결로 넘어가야 한다.. 이런 사고를 거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섹스 중에 옷 찢는 걸 그렇게 싫어하는 겁니다. 옷 찢으면 그 다음은?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전 눈 앞의 새우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10: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잠자냥!! 그런건 은오님한테 가서 해요!! ㅋㅋㅋ

잠자냥 2024-12-17 10:21   좋아요 1 | URL
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
락방아 찢으면 찢어진 대로 입고 가면 돼...ㅋㅋㅋㅋㅋㅋㅋ 어딜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다락방 2024-12-17 10:22   좋아요 0 | URL
아, 그 제레미 아이언스와 줄리엣 비노쉬 나오는 영화 [데미지] 있잖아요. 거기서 제레미가 줄리엣 옷을 찢어버려요. 팬티가 아니라 겉옷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 개새끼..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0:22   좋아요 2 | URL
난 역시 틀려먹었어.....................

독서괭 2024-12-17 10:29   좋아요 0 | URL
공감해요. 저도 찢는 거 싫어요 ㅋㅋ 꽃다발도 들고 다니기 귀찮아요!! 집으로 사다 주든지. 쩝.

잠자냥 2024-12-17 11:15   좋아요 1 | URL
괭 그냥 한번 찢어봐.
(나 여기서 왜 못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2:44   좋아요 2 | URL
은근 옷 찢는 거 좋아하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12:58   좋아요 2 | URL
그래서 데미지였나요? 여튼 옷 찢는 거 저도 싫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5:59   좋아요 2 | URL
심지어 환경오염 입니다!! 버럭!!

건수하 2024-12-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희집 서재방이랑 크게 다르지 않네요. 근데 거기는 바닥에는 안 쌓여 있습니다.

그래도 에이 마이너스네요. 그 남자 소심하네...
손바닥에 싸인펜 써주는거 너무 웃겨요 ㅋㅋㅋ
저도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2: 우리 같이 100년 정도 살면 좋지 않을까?
1: 그 때까지 못 사는데?

다락방님 의외로 T이실지도.

독서괭 2024-12-17 09:54   좋아요 1 | URL
수하님 완전 T 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7 09:58   좋아요 1 | URL
건수하는 서재방이지만, 다락방은 여기가 침실이래요. 잠이 오냐?

다락방 2024-12-17 10:11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저게 T 인가 했다가, 곰곰 생각해보고 S 의 성질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실적이랄까요. ㅋㅋㅋㅋㅋ 싸인펜 낙서한다? 지워야해서 귀찮다. 이렇게 되는데, 그러니까 현실에서는 곧잘 낭만이 파괴되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라도 제 손에 싸인펜으로 낙서하는 순간 빡침 올라올 것 같고요, 사람들 넣고 대입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 안나는 건 조카들 뿐인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네는 아이들이니까 내가 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모른다, 로 접근하게 되기 때문에요. 껄껄.

잠자냥 2024-12-17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인간 어제 책탑 사진 찍은 거 고대로 내려놓았다.......

다락방 2024-12-17 10:0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거기에 좀 추가되긴 했어요. 어제 온 책이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7 10:16   좋아요 2 | URL
사진을 보고 또 보고 꼼꼼히 뜯어보며 새삼 경악중인 잠자냥 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0:21   좋아요 0 | URL
정리할겁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흠흠.

잠자냥 2024-12-1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궁금한데 전체공개해봐…. 🤣

다락방 2024-12-17 10:09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청소업체 불러줄 것 같아요.....

자목련 2024-12-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의 규칙이 있는 거... 다락방 님이 찾고자 하는 책을 찾으실 수 있는 거죠?
저도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 심각한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4-12-17 11:14   좋아요 1 | URL
규칙.... 없습니다. 저 인간 사놓고도 못 찾아요.

다락방 2024-12-17 12:44   좋아요 0 | URL
나름의 규칙이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찾고자 하는 책을 찾을 수 있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네, 다 과거형입니다.....

망고 2024-12-1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을 더 사야 정리가 될텐데 또 그걸 놓을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ㅠㅠ 저도 그렇거든요 올해는 책장 사서 책들 싹 가지런히 정리해야지 했는데 올해가 며칠 안남았고 이렇게 또 해가 넘어갑니다😭 내년엔 꼭!

다락방 2024-12-17 16: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습니다, 망고 님. 제가 그렇게 책장을 하나 더 사고 더 사고.. 하다가 제 침실까지 책장이 침투한겁니다. 침실에는 원래 책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꼴이 났습니다. 이제 더이상 책장을 사도 놓을 공간이 없을 뿐더러, 거기가 어디든 잠깐동안의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답이 없어요. 답이 없습니다. 제가 책을 안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데, 제가 오늘도 책을 샀기 때문에(응?) 답은 영원히 없을 예정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12-1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에 은곰탱이가 괜찮다고 전해드리랍니다....


그런데 오늘 온 택배 열라 뜯으면서 다락방 님처럼 되면 어떡하냐고 하더군요. 음음...

다락방 2024-12-17 16:02   좋아요 0 | URL
다락방 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거 아닙니다. 지금 구입하는 것의 몇 배는 더 자주 많이 구입해야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2-17 16:04   좋아요 0 | URL
은곰탱이가 정리해드린다는 얘긴 줄 알고 깜놀… 은곰탱이 잘 지내는거죠? ^^

잠자냥 2024-12-17 16:36   좋아요 0 | URL
정리에도 한개가 있답니다... 아무리 치워도 어지르는 사람하고 살면 그냥 자포자기하게 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17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웃겨요. 댓글 맛집 다락방님 서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사자성어로 ‘살신성인‘ 권합니다. 혼자 희생해서 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 주시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6:08   좋아요 1 | URL
이분들, 지저분한 책장 좋아하시는 편인것 같습니다. 지저분한 책장 사진에 다들 달려와서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ㅎㅎ

잠자냥 2024-12-17 16:35   좋아요 0 | URL
심지어, 저기 <전쟁과 평화>는 저 책탑 위에서 얼마나 지쳤는지 혼자 방바닥에 나가떨어져 있음...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짐빔과 앱솔루트와 숙취해소제와 마사지볼과 연필깎이가 공존하는 책장... 마사지볼 옆에 저 옆으로 세워진 저건 뭐지?? 설마 드립백이냐...?!

잠자냥! 그만 봐!!!!!!!!!! (중독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17:21   좋아요 0 | URL
마사지볼 옆에 저것은 휴대용 물티슈.. 🙄
 

요즘 추워서 달리기에 게을러지는데, 지난주에는 그나마 따뜻한 하노이에서 달렸다면 이번에는 다시 추운 서울에서 달려야 했던 터. 미루고 미루다가 토요일 오전에 달리러 나갔는데, 나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적 갈등을 했는지... 오전에 요가를 가려고 계획했던 터라 그전에 달리러 나갔다와야 했는데, 꿈지럭대가가 올림픽공원이나 한강에 다녀올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고, 하는수없이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달려보기로 했다.


"초등학교 운동장 열었겠지?"


라는 말만 한 세번쯤 했나, 엄마가 갑자기 빵 터져서,


"너 어지간히 달리기 싫구나. 달리기는 싫고 그런데 안달리면 불편할것 같고.."


이러면서 빵터지셔서 맞다고, 그렇게 내가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하다가, 단호하게 마음을 먹고 똭- 나갔는데, 초등학교 운동장이 개방이 안된겁니다. 눈물이났죠. 이대로 그냥 들어갈까, 추운데.. 하다가 그래도 달려보자 나왔으니!! 하고 동네 골목골목을 돌았다. 그런데 너무 춥고 귀가 시려워.. 그리고 어느 순간 운동화끈이 풀려버린거다. 아아 그동안 달리면서 끈 풀린 적 없었는데, 이건 그만 달리라는 신의 계시.. 하고 그만 달렸는데, 얼라리여~ 달린게 3km 도 안되더라. 오늘은 이만 후퇴...


그리고 일요일에 다시 달리러 나갔다. 이번엔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한강에 가서 오래 달려볼까 했는데, 뭐랄까, 한강보다 올림픽공원이 달리기에 더 재미있는 것 같아? 그래서 올림픽공원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바깥으로 크게 돌자, 하고 갔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 달리면서 흐음, 속도 너무 느린가, 그런데 그냥 느리게 달리자, 했는데 런데이 총각은 내게 7분 30초의 페이스라고 했다. 읭? 그렇게나 빠르다고? 아아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체감 속도 너무 느린데.. 나의 달리기가 향상된 것인가. 그렇게 거의 일정한 페이스로 1km, 2km, 3km 하다가 일단 5km 는 뛰자 하였고, 5km 뛰자마자 좋았어, 어제 너무 조금 달렸으니 오늘 7km 가보자 하였고, 7km 가 된순간, 8km 가자 하였고, 8km 되고 나서는 그 사이 올림픽공원에 들어갔던 터라 문 바깥으로 나오면서 저기 둔촌동 쪽으로 가면서 횡단보도 앞까지만 멈추지말고 뛰자, 하였다. 그런데 횡단보도가 이렇게 멀었나, 아아 너무나 힘들어, 그냥 여기까지만 뛸까, 여기까지만 해도 8km 는 되었으니 오늘의 목표치는 됐잖아, 하다가 아니야, 그래도 횡단보도까지로 마음 먹었으니 횡단보도까지만 뛰고 멈추자, 어차피 신호 때문에 멈춰야 하니까, 그래, 바로 거기까지는 갔다가 멈추는거야! 하였는데, 그렇게 힘겹게 힘겹게 이제 저기, 횡단보도가 보인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정말 조금 남겨두었을 때, 아아, 신호가 초록으로 바뀐다. 아아,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버리면 그 다음 신호가 바뀔 때까지 또 한참 걸릴텐데, 좋아, 그래, 할 수 없다, 저 신호까지만 건너자, 하고 초록으로 바뀐 신호를 이를 악물고 뛰었고, 그렇게 신호를 다 건너고나서 런데이 앱을 멈췄을 때, 나는 9km 를 달린 뒤였다. ㅋ ㅑ ~



아... 뭔가 1km 만 더 달렸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 몸은 더이상의 달리기를 허락하지 않았고, 그렇게 나는 거기서부터 집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밀크티라도 사먹고 싶었는데 먹을 기운도 없어. 얼른 집에 가서 씻자, 하고 집까지 걸어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급격히 배가 고파서 떡만둣국을 끓였다. 연두 베이스로 육수를 내 전날 개성손만두에서 사온 왕만두 넣고 집에 있는 떡 넣고 그리고나서 엄마가 담근 깍두기 너무 맛있어서 밥도 좀 같이 먹고 하여간 많이 먹고 그릇 들고 마셔버려가지고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고 배가 불러.. 행복하다.. 했는데, 너무 잠이 쏟아지는게 아닌가. 아니야, 자면 안돼, 나는 지금 밥 먹었어, 게다가 많이 먹었어, 지금 자면 안돼, 조금만 버텨, 두시간만, 아니 한 시간이라도 버텨, 안돼, 버텨... 그러나 처음부터 패배가 예정된 싸움. 나는 9km 달리기를 마치고 밥을 잔뜩 먹은뒤, 장렬하게 전사했다. 잠 앞에 무릎 꿇었다. 여자로 태어나 그렇게 쉽게 무릎 꿇으면 안되는 것인데, 꿇어버렸다. 하아- 그렇게 내리 낮잠을 두시간 이상을 잔 것 같다. 벌떡 일어나 급격한 후회를 한다.


아아..

나는 어째서 잤는가.

왜 산책하러 나가지 않았는가.

나가서 잠깐이라도 걷고나서 그 후에 자야지, 그렇게 먹자마자 자버리면 어떡하나. 아아 나를 어떡하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지나가버린 일, 엎어진 물.... 

나는 이제라도 걷겠노라 장바구니카트를 들고 집을 나선다. 엄마가 어디 가냐 물으셔서 마트에, 술 사러... 간다고 나간다. 엄마가 따라 나오신다. 냉장고 보니 술이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소주도 사고 맥주도 사고 토닉워터도 사고 레몬액도 사고... 그렇게 마트를 한 바퀴 돌고 집에 오니 또 배가 고프다. 


밥을 먹었다.

많이 먹었다. 엄마가 임연수 조림을 해주셨는데 존맛탱구리.. 그렇게 먹고 이제 책을 읽어쟈히, 하고 단테의 신곡을 폈다.

음.. 그런데 왜 나 졸려? 나 커피도 마셨는데? 무엇보다 낮잠도 많이 잤는데?

보통 주말은 낮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 낮잠을 자고 나면 밤에 잠을 못자 새벽까지 책을 읽곤 했단 말이지. 그렇게 신곡 끝내버릴라 그랬는데 왜 또 잠이 쏟아져요?

잤다. 하 쉬바.. 이게 무슨 일이야.

또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깨달았다.

9km 가 나에게 벅찼구나. 나한테 그거 버거웠구나. 9km 달리고나니 하루가 그냥 날아가네. 9 km 달리니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냥 돼지가 됐어. 인간이 인간의 구실을 못하고 잤다. 하아- 내 일요일은 어디로 갔나요. 돌아와라, 내 일요일... 하아- 달리는 동안엔 몰랐는데 달리고 난 후의 나의 육체는 '너 뭐야, 장난해? 이렇게 달리면 어쩌자는거야?!'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인가. 하아- 힘겨운 일요일이었다.



금요일에는 타부서 후배와 술을 마셨다.

후배가 먼저 청해온 자리였다. 지난번에 미 비포 유 선물했는데 그거 읽고 잘 읽었다고 소감을 말하고 내가 그 뒤로 책을 좀 빌려줬고 그렇게 그 책들을 읽으면서 그 후배는 내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노라 했더랬다. 우체국 아가씨를 읽었고 루시 게이하트를 읽었고 그거 읽고 소감을 말하길래 나는 그거 읽고 쓴 글을 링크해주었다. 후배는 술자리에서 이렇게 직장에서 사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건 자신에게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좋다고, 책에 대한 감상에서도 본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나로 인해 또 알게 되었다면서 내 글의 어떤 부분은 캡쳐도 해두었다 했다. 사실 많이 젊다는 건 알았지만 몇 살인지는 몰랐던터라, 그런데 나이가 어떻게 되죠? 물으니 스물아홉이라 했다.


ㅋ ㅑ ~ 젊구나... 너무.. 어리구나. 나랑 나이차이가.... 두 살이나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1차와 2차로 옮기면서 후배는 내게  친구와 동료 모든 관계를 통틀어서 나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나를 놓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후배에게 그건 마음 만으로는 안되고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맛있게 먹었다. 후배가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안주로 사줬다. 후배는 내 덕분에 메론하몽도 처음 먹어봤고 올리브도 안주로 처음 먹어봤다고. 순대의 수육도 너무 맛있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경험의 확장을 내가 시켜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험의 확장을 시켜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인생 대선배 되시겠다.




책을 샀다.

오늘 책탑 페이퍼는 정말 쓰기 싫었는데, 왜냐하면, 책을 너무 많이 샀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언젠가 읽어야지 하면서 아직 그 언젠가를 만나지 못한 책이었는데, 단테 신곡 같이읽기 하는 친구가 다음달 도서로 이 책을 정했다. 검색해보니 문학동네에서도 을유에서도 이 책이 나와있긴 했는데, 흐음, 어떤걸로 할까 하다가 걍 민음사로 했다. 아직 단테의 신곡도 다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음 책을 미리 준비해주는 센스! 1~2월에 걸쳐 읽을 계획이다.
















조카를 위해서 이 두 권을 샀다. '백희나' 작가의 책은 다 좋아하는 조카이고 뮤지컬도 여럿 보았다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해피버쓰데이]도 아주 좋아할 것 같다. 한장 한 장 그림이 너무 예쁘다!


'현민경'의 [포도 꿀꺽]은 그림도 좋고 색도 좋은데, 사실 이건 읽으면서 줄까말까 엄청 고민중이다. 최종적으로 '주지 말자'로 결정내리긴 했는데, '포도' 를 가지고 말장난 하는 장면에서 포도, 파도, 페-도 로 가는거다. 

페도?

그냥.. ㅍ 와 ㄷ 들어가니까 페도를 넣은것 같긴한데, 그러니까 거기에 어떤 특별한 뜻이나 의도를 담은건 아닌 것 같은데, 왜 하필 그 단어가 페도 일까? 나는 이 책을 읽다가 '페도가 뭐야?' 라고 물어볼 조카를 생각하며 네이버에 검색해보았다. 제일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나오는건 아동성애자 에 대한 거였다. 어학사전으로 놓고 다시 검색했다. 스페인어로 방귀를 뜻하며 프랑스어로 소년을 뜻한다고 한다. 흐음. 나는 혹여라도 조카가 '페도가 뭐야' 라고 물으면 그 네 살 아이에게 '응, 스페인어로 방귀란 뜻이야' 라고 말해줘야 할까? 나는 이 단어가 너무 거슬리는거다.  왜 아무 뜻 없이 ㅍ와 ㄷ 를 넣어 만들거라면 푸득이나 퐁당으로 하지 않았을까? 푸둥 푸딩 피동 아무거나 만들면 될텐데, 왜 페도였을까? 페도에 이렇게 검색해서 나오는 것 말고, 그러니까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뜻이 있는걸까? 내가 그 단어가 거슬려서 책을 주지 않기로 하는건 아이가 읽을 책을 검열하는걸까? 이 책을 나와 내 조카만 읽는게 아니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아이들과 아이의 부모들이 많으니, 사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거나 그게 그렇게 거슬릴 일이야? 할것 같은데, 나는 이게 좀.. 걸리적거린다. 내내 생각하다가, 다시 팔아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요가의 뇌과학]은 제목을 보자마자 너무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할인가 31,500 원이나 한다. 그래도 요가인데, 게다가 뇌과학인데! 하고 거침없이 질렀는데, 책을 받아보고는 그 분량이 너무 적어서 좀 실망했다. 그렇다고 책 안이 엄청 화려하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대체 왜이렇게 비싼건지.. 내용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아마도 읽다보면 '넘나 훌륭해 이정도 가치가 있다!'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들자마자는 이 책이 이 가격이라고? 좀 나쁜 기분이었다.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는 제목에서 이미 내가 궁금한 걸 말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샀다.

















얼마전에 듀오링고 1년의 기록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그걸 본 내 친구가 오오 이거 뭐냐 하고 듀오링고 앱을 깔았고, 그 뒤로 열심히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재미있네, 그동안 영어공부 놓고 있었기 때문에 기초부터 시작했어! 하고 듀오링고를 한다. 이 친구는 웨이트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는데, 서로 달리기 기록 올리면 응원해주고 있다. 이 친구가 달린 거 보고 내가 밍기적거리다 달리러 나갈 때도 있었고, 내가 달린 기록 보고 친구도 힘을 내어 달리러 나가기도 했었다. 페이스는 5분 초반대 나오는 빠른 남사친인데 이제 듀오링고 친구기도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외국어를 배우는건 참 흥미 잇는 일이고 잘하고 싶어서 [외국어를 배워요, 영어는 아니고요]를 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잘하는 실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터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봐야지, 하고.


















후 이즈 시리즈 중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샀는데, 사실 후 이즈 시리즈도 몇 권 사두고 안읽고 있단 말이야? 이번에 특볅히 그레타 툰베리를 읽으려고 샀다기 보다는, 책 사면서 쿠폰 사용할건데, 먹거리도 넣어보고 시사인도 넣어보고 하다가 흐음, 이번엔 외서 넣어볼까, 하고 골랐다. 원래 해리스 사려고 했는데 그건 다음주 배송이라는게 아닌가. '내일 배송' 있는 책들 중에 골라야 했는데 그레타 툰베리 당 to the 첨!! 이 기회에 그레타 툰베리 알아보자.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책중에 바로,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사게 됐느냐.

아니, 알라딘 이번에 굿즈가 타올인거다. 세수 타올!! 그걸 받으려면 해당 도서를 사야하는데, 해당 도서들 살펴보니 내가 이미 샀거나 딱히 사고 싶지 않은 책들이란 말이야? 흐음, 이렇게 살 게 없나, 하다가 로맨스라는 단어에 꽂혀 사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뭔말이야, 하고 대충 책소개 보는데 '원수', '적대자', '로맨스' 라는게 아닌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지금 이 책을 다시 검색했다. 그런데 이거 로맨스 맞지? 하고 재확인하려고. 그런데, 어? 인용문들 보니.. 결혼식에 같이 가줄게요?? 어? 스페인... 결혼식에 같이 가줄게요? 잠깐만! 잠깐, 잠깐만, 설마 이거.....



나, 이거 아는것 같은데? 나.. 심지어 이거 있는것 같은데? 나는 얼른 이 책의 원서를 검색해본다.
















헉!!

나 이 책 있어!

안 읽었지만 있어!! 나는 이 책을 사고 페이퍼를 썼던 것 같아 지금 부랴부랴 뒤져보았다. 있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656176



아아, 작년 6월, 저걸 원서로 사놓고 번역본 없어서 아마도 못읽겠지? 이래놨네? 그런데 지금 이 책의 번역본이 .. 나온거야? 하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 아니, 이 책 읽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책 번역되면 누가 읽을것 같아요?시장성이 있어요? 누가 읽는다고 번역해서 출판한거에요?



나다.

바로 나.

내가 읽는다.

내가 읽습니다.

제가 읽겠습니다.


설마.. 제가 번역본 없다고 징징대서 .. 번역해주셨나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사람들이 있는 줄도 모르는 책일텐데 번역돼서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샀다. 알고 산 건 아니고 모르고 샀는데 사고보니 이게 이거네? 그러니까 뭐가 됐든 이게 원서로든 번역서로든 내 흥미를 끌긴 끄네욤????????????? 하아-




어제 인스타그램에서였나 하여간 무슨 개그프로그램 짤이었는데. 아니 전참시였나? 아무튼 아주 짧은 영상에서 어느 한 여성게스트가 남성게스트에게 "남자들에게 제육은 뭐예요?" 묻는 장면이 나왔다. 그 짧은 영상을 다 본게 아니라 그 부분만 봐서 대답을 듣지는 못했는데, 하아,


내가 제육을 좋아합니다.

나이든 아저씨같은 다락방이 제육을 정말 좋아합니다.

제육볶음.. 내 소울 푸드.

오늘 점심엔 제육을 먹어야겠다!!!!!



헐... 잠자냥 님 댓글 덕에 책탑 사진 없는거 알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까 분명 등록했는데 중간에 알라딘 나갔다 와서 임시저장으로 등록했더니 사진.. 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시 올립니다. 찍기도 귀찮았던 책 많은 사진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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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2-16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달린다 먹고 잔다 술산다 책산다 서른한 살 다락방의 삶
두 살 어린 후배의 경험을 확장해주면서 꼬신다...... 서른한 살 다락방의 삶
그 후배 걍 알라딘하라고....

<전쟁과 평화>! 저도 이제 읽어야지! 하면서 저는 문학동네판으로 다 마련은 해두었어요....
<신곡>도 저 지금.. 연옥에서 못 나오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다가도 뭔가 지겨운 느낌;;)

페도는 진짜 좀 그렇네요? 굳이...? 푸딩 퐁당 좋은데... 왜 굳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단어로 시작하는 말이 굳이 그것뿐??!?!?!

아니 뭐야..... 근데! 책탑 사진이 없어!!!!!!!!!!!!!
제육금지...... 책탑 사진 없으니까 제육금지!

다락방 2024-12-16 12:41   좋아요 1 | URL
뒷장에도 초성을 이용한 단어가 몇 개(조금) 더 나오긴 하는데요, 언급된 단어들 말고도 쓸게 많은데 왜 굳이 페도일까 싶더라고요. 이 책 읽으면서 페도필리아를 아는 제가 좀 싫었어요. 페도 는 진짜 어떻게도 설명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왜 페도를 썼을까요? 왜? 굳이? 그림도 좋고 또 재미있어서 페도 란 단어가 너무나 원망스러웠어요.

저도 신곡 연옥 읽고 있어요. ㅋㅋ 이거 이번달 안에 읽을 수 있을지 원... 지옥 편 읽으면서 신 진짜 별 거 아니구나, 힘만 더 셌지 구질구질하구나,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이건 곧 페이퍼로 쓸 것입니다. 신, 지들이 뭐라고... ㅋㅋㅋㅋㅋ

저도 전집 민음사 문동 이렇게 책장에 꽂아두고 있어서 민음사 살까 문동 살까 진짜 엄청 갈등하다가 그냥 민음사 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1월에 전쟁과 평화 함께 가시죠?!

잠자냥 2024-12-1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수건보다능... 트롤리 때문에 책 한 번 더 살까 싶기도;;;
근데 거기에 울 고양이들만 정리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6 12:43   좋아요 0 | URL
저 수건 좋아서 ㅋㅋ 수건은 정말 탐나는 굿즈입니다. 제가 수건 달라고 트윗에서 했던것 같은데.. 알라딘이 들은걸까요? 하여튼 수건 더 받고 싶어서 책을 더 사야 하나.. 생각중입니다. 사은품으로는 수건이 좋은것 같아요 ㅋㅋ
사실 트롤리 보자마자 욕심 났는데, 저는 트롤리를 집에 들이는 순간 집이 더 지저분해지고 완전 난리날 것 같아서 참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제 방이 완전 시장바닥 같은데 여기에 트롤리.. 어휴 너무 끔찍합니다. 트롤리에 책 두고 옮기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들이는 순간 처치곤란이 될것이므로... 패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수건 좋아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2-1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 책탑을 빼먹으실 뻔 했군요!!
그렇게 또 팬을 한명 늘리신 다락방님, 당신의 매력은 어디까지인가요.
달리기 9km! 페이스도 많이 빨라지셨어요! 이 추위에도 열심히 달리시다니.. 멋집니다. 저는 요즘 집에서 홈트해요. ㅜㅜ 겨울휴가 전까지는 몸조심(?)하려구요. 허리라도 아프면 큰일이라. 다녀오고 나면 재개해보려 합니다.
포도 꿀꺽 - 페도? 굳이? 저도 걸리는데요? 아이가 분명히 물어볼 거 아니예요. 뭐냐구.. 쩝.. 파도도 있고.. 파더나 푸드도 있는데, 왜? 흠..
아가조카도 백희나 작품들을 다 좋아하는군요. 역시~^^ 조카도 이제 조금 컸으니까, <지구에 온 너에게>도 추천할게요. 벵자밍 쇼의 아기곰 시리즈도요!

다락방 2024-12-17 08:37   좋아요 1 | URL
오오 독서괭 님 겨울 휴가도 있으시군요! 너무나 부럽.. 겨울 휴가 같은건 직장생활 하면서 가져본 적이 없는 저란 사람..
이번에 보니까 페이스가 빨라졌더라고요. 페이스가 빨라져서 그런지 날이 추워서 그런지 둘 다인지 하여간 9km 달리고 하루를 골골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나이에 9km 는 무리였던걸로.. ㅎㅎㅎㅎㅎ
네네,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운동합시다. 건강하자고 운동하는데 아프면 안되지요. 다만 운동은 하면할수록 몸에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 같아요. 사실 달리고 지금까지 체중 감량이 있었던 건 아니니 이런 확신을 가질 순 없겠지마는, 내장지방.. 이라도 조금 빠지지 않았을까요? (먼 산)

페-도 는 ㅍㄷ 초성으로 단어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 파도 는 바로 연달아 나오고 그 뒤에 페-도 라고 나오거든요. 단어를 만들어내느라 그런것 같고 그 뒤에 나오는 단어들은 퍼더, 포동, 폼동 입니다. 그러니 뜻이 필요치 않은 단어들일텐데, 그렇다면 더더욱이, 우연이었겠지만, 페도는 아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 내내 아쉬워요. 그림이 정말 좋거든요.

추천하신 그림책들 구경해보러 갑니다. 슝 =3=3=3=3

blanca 2024-12-16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책탑이 마이 높네요. 그리고,나이 차이 많이 나봤자지, 뭐 했는데 스물아홉은 좀 귀엽네요. ㅋㅋ 요새 저도 달리는데 추워도 코 흘리며 달려요. 제가 달리기 시작한 건 다락방님 덕분이에요.

다락방 2024-12-17 08:34   좋아요 0 | URL
스물아홉이라니, 너무나 부럽지 않나요.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크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물아홉 인생에 다락방 이라는 인생 대축복도 만나게 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달릴 때 코 엄청 나오거든요! 코호흡 연습하며 달리는데 그래서인지 코가 너무 나와서 휴지 잔뜩 챙겨가지고 나갑니다. 그래서 달리면서 코 흥- 풀고 닦고 그러다 휴지통 나오면 코 푼 휴지 버리고 또 코 풀고 닦고 반복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그전에 코호흡 시도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게나 침이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랑카 님 달리기 시작에 영향을 미쳤다니 너무나 기쁩니다. 아무쪼록 달리기로 건강한 생활 하세요!! >.<

건수하 2024-12-16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쟁과 평화가 저렇게 길군요...

해피버쓰데이 궁금했는데 다락방님도 언급하시는 걸 보니 인기가 어마어마한거 같습니다.

포도..는 왜 굳이 페도로 갔을까요... 파도 말고 다른 게 별로 없는거 같기는 하지만..... ㅠㅠ

다락방 2024-12-17 08:32   좋아요 0 | URL
전쟁과 평화 길다는건 알았지만 저렇게까지 긴 것인줄은 제가 또 몰랐습니다. ㅋㅋㅋㅋㅋ
포도.. 는 바로 다음에 파도가 오고요 그 다음에 페-도 가 옵니다. 저도 ㅍㄷ 로 검색해 넣어봤는데 사실 단어가 그렇게 많은건 아니더라고요. 특히나 뒤에 ‘도‘로 끝나는 단어는 정말 찾기 힘들더라고요. ‘폭도‘ 정도랄까.
다만, 이 책의 뒷부분에는 ‘퍼더‘, ‘포동‘, ‘폼동‘ 이라는 단어가 나오느니만큼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그냥 만들어도 됐을것 같거든요. 어차피 글자놀이니까요. 아마 그런 생각으로 작가도 만든 단어가 공교롭게 페도 인것 같긴 하지만, 이게 어른의 입장에서 읽는 저에게 걸려버린거죠. 이 책 읽고 리뷰들 찾아봤는데 아무도 페도 지적을 안한걸 보면 다들 저처럼 읽은게 아닌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이들하고 글자 놀이 하며 읽다보니 페도의 뜻을 생각하며 읽기 보다도 ㅍㄷ 로 단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며 읽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그림책 그림이 너무 좋아서 조카 주고 싶은데 저에게 너무 페도 가 걸려버려서 주지 못해 그점이 너무나 유감입니다. ㅠㅠ 알면서는 못주겠는 고모 마음 ㅠㅠ

단발머리 2024-12-16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운 날씨에 달리는 거 쉽지 않을테데 정말 엄지척입니다요!
아이들 학기말 선물 고르는데 저학년은 <해피버쓰데이>로 선정했거든요. 다락방님 방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고ㅋㅋㅋ 완전 기뻐요!
오늘따라 높은 책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꼼꼼히 챙겨줘야 구경 가능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7 08:28   좋아요 0 | URL
추운 날씨에 달렸더니 더울 때보다 체력 소모가 더 컸던 것 같아요. 9km 달리고 하루종일 정신을 못차렸습니다. 어휴..
백희나 작가 책 정말 예쁘고 좋더라고요. 조카가 너무나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제 생각이고 또 조카는 어떻게 생각할지.. ㅋㅋ 그런데 정말 예쁘고 참신합니다. 백희나 작가님 넘나 대단하신 분..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가 책탑 사진 안올린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탑 사진.. 정말 너무나 엉망이지 않나요? 저도 찍어놓고 사진 넘나 메롱인데.. 하였지만 다시 찍을 의지가 1도 발현되지 않았어요. 게으른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12-16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아 그 직장 후배님은 정말 인복이 많다ㅠㅠ 책도 빌려주고, 다락방님이 쓴 후기글 링크도 툭 던져주고, 처음 먹어보는 것들도 맛보게 해주고,,,,, 제가 그 두살 어린 후배님이였어도 다락방님 절대 놓치지 않았을 거예요. 후후후

다락방 2024-12-17 08:05   좋아요 3 | URL
오늘 읽은 마리아 미즈의 [마을과 세계]에서는 마리아 미즈가 사랑에 빠지고난 뒤 그와 헤어졌지만 그 사랑으로부터 놀라운 시야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경험의 확장과 시야의 확장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 가장 빠르게 또 넓게 올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아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타인을 만나는 것은 즐거움일테니 말입니다.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인데, 흠흠, 정말로 ‘두 살‘ 차이가 나는 건 아니라는거... 알고 계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12-17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도가 나온다고요? 제가 왜 그걸 인지를 못했을까 지금 놀라가지구 책을 가지러 뛰어갔다 왔습니다.

다락방 2024-12-17 08:03   좋아요 0 | URL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재미있게 읽는 것이 이 책을 자연스럽게 읽는것 같아요. 저는 어른인 지금의 제 입장에서 읽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ㅠㅠ

2024-12-17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17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17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민철은 오래, 파리를 꿈꿨다. 

여행으로 짧게 몇 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내내 간직한채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이십년만에 퇴사를 하고, 꿈꾸던 도시 파리에 가서 살아보기로 한다. 혼자서. 그렇게 그녀의 파리 생활이 시작된다.


모든 사람이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꿈을 꾼다고 다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김민철은 꿈꾸는 도시가 있었고, 그러나 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면서 그 꿈을 간직한 채였고, 그러나 이제 퇴사를 하고 그곳에 닿았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랑 비슷한 점이 많구나, 생각했다. 물론 나는 '아직' 퇴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내가 꿈꾸는 도시가 파리는 아니지만.


게다가 김민철은 듀오링고로 불어를 오백일간 공부하고 파리로 갔다 했다. 하하하하. 내가 이탈리아어 속성 이틀로 크로아상 주문했던 걸 보면, 듀오링고, 외국어 도움 많이 되는 앱이네요.. 김민철은 그렇게 파리에 가서 간단하게 주문을 할 수도 있었고 또 상점에 들어가 어떤걸 추천하냐 물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상대의 대답을 해석하는 건 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마 나 역시도 그랬을 것이다. 내가 주문했던 것 이외의 다른 말을 상대가 해왔다면 아마 알아듣지 못해 당황했을 것이다. 에스프레소 주문할 때 직원이 물었던 것이 설탕, 주케로? 였기에 내가 알아듣고 노 주케로, 라고 할 수 있었지, 만약 그가 소금이 필요하냐고 물었다면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하필, 설탕이어서 가능했다.


김민철에게 파리는 꿈꾸는 도시였기 때문에 그런 김민철의 걸음걸음이 닿는 파리를 같이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꿈꾸는 도시에 파리는 없었지만, 그러나 파리가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꿈꾼적 없던 도시였지만, 재작년에 1박2일 방문했을 때, 그러니까 처음엔 그 도시의 악취에 놀랐지만, 그리고 그 웅장함에 겁먹기도 했지만, 그러나 센강 앞에서 나는 내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얼마나 기뻐하며 설렜던가. 가끔 그 기분이 떠올라 언젠가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번쯤은 다시 가보고싶다고. 이번엔 며칠 좀 더 머무르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엔 좀 뛰어보자, 파리를...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나는 김민철의 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책 표지에 이끌려 사긴 했지만 사실 내게 김민철은 매력있는 작가가 아니다. 

그런데 며칠전 알라딘에서 김민철 작가의 팬이라는 분의 글을 보았다. 오... 그렇구나.. 그럴 수 있지. 누군가 어딘가에서는 내 글에 대해서도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읽고 싶어하고 좋아할까? 그런거 생각하다가, 김민철의 이 책을 마저 읽는데, 오... 파리에 가서 김민철은 파리에 머무는 많은 작가들을 만난다. SNS 를 통해 파리에 머무르는 김민철에게 사람들은 만나지 않겠냐며 쪽지를 보내고, 직장생활하는 동안에는 사회성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던 김민철은 그 낯선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고 산책을 한다. 게다가 파리에서 지내는동안 오일파스텔 수업도 신청해 듣는데, 오오, 그것도 참 좋아보였다. 그런 한편 이렇게 낯선 사람들이 그녀를 알고 만나자고 청하다니, 이 작가가 참 인복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어떤 요소를 많이 갖춘 사람 같은거다. 누군가는 무조건 읽겠다는 팬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근거리에 있다는 소식에 한 번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만나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그게 파리에서도 이루어진다니, 그렇다면 그건 김민철의 매력이라 하겠다. 파리에서 관심있던 미술 수업을 듣고-세상에! 멋지지 않나!-, 산책을 하고, 맛있는 빵을 사먹고, 좋아하는 치즈를 종류별로 사먹고, 기분에 따라 다른 까페를 가고, 까페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김민철은 자신이 사랑하는 파리를 아주 잘 즐기고 온 것 같았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내가 다 아쉽더라. 조금 더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데 어쩌면 혼자서 낯선 도시에서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채로 자유로운 두달은, 그러나 어쩌면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직장이라든가 하는 어떤 루틴 없이 자유로이 주어진 시간을 두 달 가까이 지낼 수 있을까? 라 한다면, 자신이 없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내가 더 씐나서 돌아다닐 수도 있고, 높은 확률로 한없이 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항상 직장을 다니지 않았다면 나는 완전 퍼져서 백키로 찍었을거야, 라고 자주 말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넌 퍼질 사람은 아니야' 라고 말하곤 했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한없는 자유를 길게 맞닥뜨린 적이 없어서. 그렇게는 못살것 같은게 현재 내 생각인데, 그건 어쩌면 너무 오랜 시간 어딘가에 소속된 루틴에 길들여져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김민철 인기쟁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파리에서의 두달이 축제 같다고 느껴졌다.

여행, 축제..를 떠올리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광호의 문장이 떠올랐다.


















랑은 무거운 생을 송두리째 들어 올리는 축제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상투적이고 지리멸렬한 시간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에너지 같은 것. 세상의 모든 축제는 일시적이고, 얼마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축제는 그 안에 방탕과 폭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때로 그것은 죽음과 맞먹는 삶의 폭발적인 낭비를 의미한다.


그들에게 구체적인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었으나, 이국의 땅으로 함께 여행하는 상상은 로맨틱한 것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떠들썩한 축제가 열리는 낯선 땅에서 이방의 리듬에 맞추어 손을 잡고 축제의 행렬을 따라가거나, 그 행렬이 지나는 호텔의 2층 창에서 다른 별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영원히 취기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술을 마시며 서로의 상기된 눈빛을 어루만지고 싶었다.


그 순간, 어떤 미래의 약속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아름답게 생을 탕진하는 장면이었다. (p.107)




일상은 축제와 다르고 일상을 언제나 축제처럼 살 순 없지만, 그러나 일상에 축제를 가끔 끼워넣는 일은 꽤 근사하지 않은가. 김민철이 파리에서 두달을 살아내며 자신의 일상에 축제를 끼워넣었듯, 나도 축제를 좀 끼워넣어야겠다. 나 역시 김민철처럼 꿈꾸는 도시가 있고, 아니 좀 많고,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서 살아보리라 생각했지만, 나는 '아직' 해내지 못했다. 심지어 김민철보다 회사 생활을 더 오래 하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일상속이다. 그렇다고 그걸 나보다 먼저 이루어낸 김민철이 한없이 부럽다거나 한건 아니고, 사람에겐 저마다 때가 다르게 찾아드는 법이니까. 내 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그 때를 정하는 것은 나일 것이다. 

음, 나는 김민철 처럼 유명인은 아니어서 '내가 여기에 있다' 라고 해도 사람들이 '만나서 밥이나 먹자' 할 것 같진 않지만, 뭐 내 나름대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긴하다. 음, 왜냐하면 나는 한국 책을 좀 가져가서 읽을건데, 그런데 그걸 몇달 머무는 낯선 도시의 숙박없소에 쌓아둘 순 없으니까, '한국책 가진 사람 바꿔읽자' 이런거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그 도시에 한국인이 별로 없고 있어도 한국책을 안읽는다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도시에서 살아본다면, 퇴직금 거기에 다 쓸 예정 ㅠㅠ 내 이십년간 일한 퇴직금 ㅠㅠㅠ 이러려고 모았는가... 싶지만, 그런데 퇴직금이라도 있어서 쓸 수 있으니 다행이지 싶고.. 뭐 그렇다. 중간에 중간정산 두 번.. 해가지고 퇴직금 얼마 안됩니다. ㅠㅠ 왜 중간정산 했냐면..그건 그 때 내가 너무 빈곤하여.............. 하여간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런데 내가 김민철이 그랬듯이 잘 살 수 있을까? 나는 쫄보인데 말이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점심 메뉴나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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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2-13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다락방님 책 나오면 무조건 사 읽을 사람 있는데요. ✋

다락방 2024-12-13 09:39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사랑합니다. 샤라라랑~

잠자냥 2024-12-13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파리~!!
그때를 응원해!👏👏👏

다락방 2024-12-13 11:40   좋아요 2 | URL
파리든 어디든 잠자냥 님, 낯선 도시에서 우리 한 번 만납시다!! 내가 초대할게요. 내가 초대하면 꼭 와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3 13:01   좋아요 1 | URL
아 왜 지꾸 외국에서 만나쟤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서울에서 봐!🤣

다락방 2024-12-13 13:08   좋아요 1 | URL
그니까 ㅋㅋ 나는 왜 자꾸 외국에서 만나자고 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일단 서울에서 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2-13 13:09   좋아요 2 | URL
아 잠자냥 님. 나 이번주에 책 미친듯이 질렀다? 다음주 월요일 책탑을 기대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2-13 13:14   좋아요 0 | URL
으흐흐 왠지 잠자냥 부자된 느낌!🤣🤣🤣

노란곰 2024-12-1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아니지만) 다락방님의 퇴사 이후의 삶을 응원합니다❤️

(저도 신간 나오면 바로 사고 지인들한테 선물할께요. 팬심 부끄러우니 속닥속닥)☺️☺️

다락방 2024-12-13 11:45   좋아요 0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노란곰 님, 퇴사 이후의 삶을 응원해주시는 것도 넘나 감사하고요 팬심도 넘나 감사합니다. 넘나 좋으신 분 노란곰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샤라라랑~

단발머리 2024-12-13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곳이 어디든 다락방님이 도착한 곳에서는 캐나다뷰처럼 근사한 풍광이 펼쳐질거에요.
매우 매우 부지런한 산책자이자 러너인 다락방님, 응원합니다!! 🎉🎉🎉🎊🎊

다락방 2024-12-16 11:32   좋아요 1 | URL
나이들어서 체력이 메롱입니다. 완전 꽐라에요. 어제 달리기 한 번 하고 하루를 그냥 날렸어요. 몸이 달리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어디서든 좋은 풍경 보이면 사진 찍어 공유하겠습니다. 좋은건 나눠야죠!! >.<

달자 2024-12-13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이라면 무조건 읽는 사람? 전데요 저??? 이 책의 실물을 올 여름 한국에 들어갔을 때 서점에서 여러번 봤는데요 참...표지 한번..기깔나게 뽑았더라구요ㅋㅋㅋㅋ올해의 표지상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저는 김민철님의 책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을 읽어봤어요. 카피라이터 출신이여서 그러신지 글도 잘 쓰고 무엇보다 센스있게 본인을 PR하는? 그니까 글만으로 사람을 호감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그 분이 개인적으로 비호감일 거라는 말이 아니고, 실제로도 물론 호감인 분이시겠지만) 아무튼 저 책! 저는 그 수많은 파리에 여행 온 사람들의 여행 에세이나 글 안읽는데(안읽는다기 보단... 못읽어요 흑흑) 친구를 기다리며 서점에서 팔랑팔랑 넘겨 읽어봤는데, 파리에 사는 저도 읽으면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물론 사지는 않았지만.. 제가 사는 곳이 누군가에겐 꿈의 장소라면 나도 더 사랑하며 살아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 그나저나 다락방님 파리 오신다면 제가 진짜 제대로 모십니다.

다락방 2024-12-16 11:33   좋아요 2 | URL
저 책 진짜 표지 너무 근사하죠! 저는 김민철을 읽어봤으면서도 딱히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산 건 진짜 표지 때문이었다니까요!! 표지가 정말 너무 근사했고 표지 때문에 팔기가 싫더라고요. 그러나 팔아야 합니다. 지금 책장이 터지고 있어서...
제가 지난번에 파리에 갔을 때 에펠탑도 못가봤고요, 무엇보다 파리를 달리고 싶습니다! ㅋㅋ 그런데 파리가 호텔이 진짜 비싸더라고요 ㅠㅠ 다음에 갈 때는 비수기에 가서 꼭 달자 님께 데이트 신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