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한다는 착각
김지원 지음 / 유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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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말에 모두 동의하게 되는 일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모두 동의했다. 작가의 말이 틀림이 없다.
정보와 지식을 얻는 면에 있어서도 책이 최고의 수단이고 도구이며 내 질문에 대한 답도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음.. 이건 사람한테서 찾기도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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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10-04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5별😻

다락방 2024-10-04 09:11   좋아요 1 | URL
저자의 책에 대한 예찬 그 어디에도 반박할 수 없었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케이트 가비노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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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되는대로 살아온 삶이었다.

국민학교 다닐 때에야 선생님이 되고 싶다든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든가 장래 희망을 말했지만, 딱히 그런게 정말 되고 싶었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앵커나 호텔리어가 되면 어떨까 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는 동시통역사가 그렇게나 멋져 보였지만 그걸 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이십대 후반이면 마몽드 화장품 광고속 이영애처럼 멋있는 직장 여성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스물여덟에 내 모습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아니, 이영애는 어디갔지?


대학생이 되는게 우선이어서 가고 싶은 학과 대신 합격할만한 학과에 원서를 넣었다. 가고 싶은 것도 사실 그렇게까지 가고 싶었던 건 아닌 것 같다. 취업은 말해 뭐해. 대학 졸업할 때쯤 취업해야겠지, 생각했는데 전공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친구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직원을 모집하는데 나를 추천했다는 거였다. "거긴 성적 안본다더라." 교수님이 굳이 덧붙인 말이었다. 내 성적을 아는 교수님이 왜 나를 거기에 추천한걸까, 여쭸는데, 교수님은 너 대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고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은 그런 성실한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 면접을 봤고 그 회사가 내 첫 회사가 되었다.


회사의 막내로 들어가 온갖 잡일들을 했고 첫 월급은 73만원 이었다. 받은돈 고스란히 엄마에게 드리고 엄마는 그 돈을 또 고스란히 적금 들어 주셨다. 월급이 백만원이 되었을 때는 내 몫으로 30만원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던 일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게 일했고 연말이면 인센티브도 제법 크게 받았었다. 그러나 그 때 나는 종종 회사의 막내들이 아마도 대부분 그렇듯이, 비상구 계단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가 그렇게 울 일이었나 싶지만, 그 때는 비상구 계단이 우는 장소였다. 우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고 그런데 울고는 싶고. 생각해보니 그 때의 내가 참 짠하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 니나, 실비아, 시린은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전공했다. 모두 아시아계 여성들이라 그들은 금방 친해졌고 문학을 공부했던 만큼 졸업하면 출판사에 취업하자는 목표도 같았다. 그들은 뉴욕에 방 세개짜리 집을 마련해 방 한 칸씩을 차지하고 생활인이 되어 일자리 구하기에 애썼고 각자 출판사의 어시가 되면서 자축하기도 한다. 그러나 취업해 월세 걱정 없게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직장일은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이런 상사 밑에 내가 계속 있어도 되는걸까? 나는 이 일에서 어떤 기쁨도 느낄 수 없는데 계속 다니는게 맞는걸까? 그들은 이십대 중반에 첫직장의 막내 포지션에서 누구나 할 법한 고민들을 한다. 그리고 그들도 운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안에서 혹은 공원벤치에 앉아서 엉엉 운다. 그 나이 때 나도 비상구 계단에서 울었던 일들이 자연스레 겹친다. 뉴욕이란 도시에서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으로 월세 내고 학자금 대출 갚아가며 사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치열하다. 그래도 이 세 친구들은 각자의 사정을 알고 또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기 때문에 이 삶이 또다시 활기차게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다 우연히, 이들이 사는 곳 아래층의 90세 노인과 대화를 하게 되고 그녀가 오래전에 부커상까지 받은 작가라는 걸 알게 된다. 베트남 출신의 '베로니카 보'가 그녀인데, 지금 그녀는 혼자 살고 있다. 니나, 실비아, 시린은 그녀의 수상 이력에 깜짝 놀라며 지금은 절판된 그녀의 책을 찾아 읽고, 수상작이 아니었던 성격의 작품들도 지금 시대에 재출간 되어 읽히는 게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그녀의 작품을 재출간하기 위해 애를 쓰고 또 누군가는 그녀가 지금 쓰고 있는 자서전을 읽어보고 또 자신의 꿈도 작가라며 자신이 쓴 글을 왕년의 부커상 수상자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은 다정한 이웃사촌이 되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되며 서로의 집에 자주 찾아든다. 직장을 잃고 울 때, 재출간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분할 때, 베로니카 보는 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된다.


을지로에 위치한 첫 직장을 2년 남짓 다니고 그만두었다. 그후에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지금 회사에 들어온 것도 어떤 뜻이 있는 건 아니었다. 나를 먹여살릴 사람은 나 뿐이라 일단 취업해야 해서 아무데나 원서를 다 넣었고 그러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은거다. 그렇게 이 직장에 입사해 다니면서 역시나 수십번 수백번 그만둘까를 생각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비상구 계단으로 가 우는 일은 없어졌지만,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들은 더러 들곤 했다. 대학의 전공을 내가 선택한 게 아닌것처럼 이 직장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나는 그저 그 때의 흐름에 맞게 나를 시스템 안에 집어 넣었다. 나에겐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다. 그저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내가 나를 먹여살려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게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그래서, 나는 일찍부터 자신이 하고싶은 걸 찾아낸 사람들이 그렇게나 부러웠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내다니, 그건 정말이지 축복이었다. 대단한 복이라는 걸 스스로 알아야 한다.



나는 직업적으로는 목표가 없었다. 이 직장에서 몇 년간 근무하다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정확히 말하면 차출되었다. 뚜렷하게 목표하고 들어온 직장도 아니고 마땅히 이렇다할 포지션도 없는 것 같고 또 야망같은 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연봉은 차곡차곡 인상되고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해서 버티고 또 버텼더니 어느새 이 직장에 이십년 이상을 다니고 있고 어느 정도의 위치도 가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나의 밥벌이로부터 어떤 야망도 품고 있지 않다. 그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만 할 뿐.



니나와 실비아와 시린에게도 어려움이 닥친다. 이게 맞는지 이렇게 살면 되는건지 혼란스럽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 때문에 괴롭고 술 마시고 하게 된 실수 때문에도 괴롭다. 왜 파리까지 출장가서 그곳을 즐기지 못하고 침대 속만 파고들고 싶은지 우울하다. 그러나 이 힘든 시기들을 보내는동안 새로운 미래가 빼꼼 고개를 들이민다. 그렇게나 작가가 되고 싶어서 일을 마치면 조금씩 글을 써왔는데 한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직장에서 정리해고 당해 우울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 제안이 들어온다. 아직 이십대인 그들에게 생각하지도 못한 어려움과 괴로움이 찾아들었던 것처럼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한 활기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도 할것이다. 언제까지 어시로만 있을 수 없다고 냉큼 상황을 지켜보다 보조 편집자 자리를 노렸던 니나 처럼, 내가 직업적으로 야망을 가진 건 없지만, 그래도 묵묵히 꾸준히 일해서 갖게 된 지금의 포지션은 마음에 든다. 일찍부터 꿈을 찾고 꿈꾸는 삶을 그려보고 노력할 수 있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부러워한 나이지만, 그러고보면 나도 직업적인게 아닌 면에서는 꿈꾸는 것들이 있었다. 회사에 함께 다니던 동료들과 퇴근 후 술이라도 한 잔 할라치면, 나는 그렇게나 '죽기 전에 책 내서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되어보고 싶어' 했는데, 타임지 표지 모델은 되지 못했지만(하하) 책은 썼잖아? 또 알아? 앞으로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될지? 뉴욕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그렇게나 노래를 불렀는데, 살아보진 못했지만 다녀와보긴 했잖아? 


그래, 꿈은 꼭 직업적인 것만 찾으란 법은 없지. 취미에서도 사랑에서도 뭐가 됐든 나름 찾아내면 되는거아닌가.

설사 아직도 꿈을 가지지 못했다면 또 뭐 어떤가. 차곡차곡 어제를 살고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산다면, 어느 순간 내가 쌓았는지도 모를것이 쌓여있을 것이고 그로부터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성실히 살았더니 여기로 왔구나,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확실한 건 삼십대가 되고 사십대가 되면 지하철에서 우는 일은 좀 덜해진다는 거다. 아예 안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참을 수 있게 된달까. 너무 꼰대같은 말이지만, 지금 서로를 위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고 그걸 소중히 여겨야 한다. 게다가 좋은 이웃까지? 와- 그건 뭐 대박이지. 지하철에서 울다가 맞은편의 여자도 지하철에서 울고 있다는 걸 봤잖아? 어쩔 수 없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 우는 건 좀 따라온다.


그러니 뉴욕에서 살아가는 젊은 아시아 여성들이여,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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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0-02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20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해요. 나이 먹을수록 좀 덜 해지는 느낌이 있잖아요. 모든 욕구가 감소하고요.
저 역시 직업적인 목표가 없었던 거 같아요. 아예 없었다기 보다는 이거저거 생각은 해 보았지만, 대부분 잠깐 생각만 해보고 지나치고요. 그 일을 위해 수고할 생각을, 공부할 생각을 못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나의 20대가 아쉽기는 한데.... 그게 저라는 걸, 이제는 받아들입니다.

다락방 2024-10-03 00:18   좋아요 2 | URL
저는 20대가 너무나 우울했어요. 그 당시에도 분명 재미있게 산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20대는 제 인생에서 들어내 버려도 될 것 같다고 언제나 생각합니다. 그 때, 정말 나쁜 선택을 많이 하고 살았어요. 휴.. 그 시기기가 지나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사실 아직도, 여전히 그 때의 제가 왜 그랬는지 후회하지만 말이지요.

저도 학창시절 왜 공부를 안했을까, 공부를 했다면 많은게 달라졌을텐데..라고 생각해보지만, 저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살다보니 제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전혀 노력하지 않는 타입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런 저를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삶은 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연속인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4-10-02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때문에 끌려들어왔어요.
울기엔 시내버스가 나을듯요;;;

다락방 2024-10-03 00:18   좋아요 2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지하철 안에서 운 적도 있네요. 하하. 눈물이 나면 어쩌겠습니다. 지하철이든 비상구 계단이든 버스든, 울어야지요..

2024-10-03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3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3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04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이면 달마다 찾아오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9월 도서 완독한 분이 별로 보이질 않네요? 얘들아.. 다들 어디간거야.. 책 읽어.......



자,

10월의 도서는  '애나 칭' 의 [세계 끝의 버섯] 입니다.

분량으로보나 내용으로보나 만만치 않습니다. 가급적 빨리 펼쳐보시는 게 완독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재미있고 유익할 거에요. 

여러분 화이팅!!

















11월, '다나카 미쓰', [생명의 여자들에게:엉망인 여성해방론]














12월, '마리아 미즈' , [마을과 세계]















여러분, 힘냅시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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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9-30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샤!!

다락방 2024-09-30 23:06   좋아요 0 | URL
홧튕!!

단발머리 2024-10-0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월책 아직도 읽고 있는 중이고요. 곧 버섯 들어갑니다. 두꺼워보여서 빨리 시작해야 할듯........

다락방 2024-10-03 00:19   좋아요 1 | URL
10월에 저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이제 재미있는 책 읽기는 좀 멈춰야 할 것 같아요. 버섯, 빨리 들어가야지, 양이 장난 아닙니다요. 어휴..
 

내내 안사고 버티다가 애플워치를 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는 애플워치를 산 날, 호카 매장에 가서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신발도 신어보고 구매했다. 내가 구매한 건 트레일러닝화. 달리기를 하다 보면 달리기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고 달리기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트레일러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물론 트레일러닝의 존재를 그전에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나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일전에 [아무튼, 산]을 읽으면서 저자가 트레일 러닝도 한다는 걸 알았었는데, 산이 너무 좋으면 그렇게도 되는구나, 해서 트레일 러닝에 대해 뭐라고 썼었는지는 기억은 안난다. 최근에 트레일러닝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아무튼 산, 다시 읽어봐야겠네, 한다. 거기에서 뭐라고 했더라.
















나는 5킬로를 간신히 달려내는 사람이다. 간신히 40분 안에 들어오는 사람. 그러니 그보다 더 격한 운동인 트레일러닝은 아직 내가 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일테다. 그런데 나는 그걸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비포장도로를, 산을 달리는 일을 꼭 해보고 싶었던 거다. 해보기도 전부터 기분이 정말 끝내줄 것 같은거다. 나는 오르막길을 달릴 능력은 아직 안된다. 내리막길과 평지를 달리는 걸로 트레일러닝을 경험해보자! 달릴 때 미끄러우면 다칠 확률 있으니, 그래, 트레일러닝화를 사는거야! 그렇게 애플워치와 트레일러닝화를 갖췄던 거다. 그리고, 내가 달리기로 결심한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나는 머리에 수건을 두건처럼 동여매고 일자산으로 향했다. 일자산까지 걷는건 제법 시간이 걸려 그 뒤에 달리려면 체력을 좀 아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일자산 입구에 내렸다. 워치와 핸드폰의 런데이앱을 작동시킨 후, 나는 일자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라 뛸 수가 없어, 걷는다. 걷기만 하는데도 오르막은 힘들다. 경사가 심한게 아닌데도 오르막은 힘들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이제는 내가 뛸 수 있을만한 곳이 나왔다. 나는 달렸다. 신나게 달렸다. 오르막이 나오면 다시 걷고 내리막이나 평지가 나오면 다시 뛰었다. 나는 그렇게 숲길을 달렸다.





와- 정말이지 기분이 끝내줬다.

내 몸은 내 통제를 벗어나 잇었다.

내리막길을 달리면 가속이 붙어 이어지는 평지까지 빠르게 뛰게 되고 내리막길을 달리면 가속이 붙어 이어지는 오르막에서도 몇 걸음쯤은 뜀박질로 오를 수도 있다. 사실 절반 이상은 걸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뛰는 내내 너무나 짜릿했다. 이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가다 넘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찾아들었지만, 와 너무나 신나고 짜릿했다.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시원했고 비포장도로를 밟는 느낌은 끝내줬다. 온 몸의 근육이 모두 아우성치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아드레날린은 과다분비 되고 있는 것 같았다. 바람은 시원했고 숲의 향기는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와, 정말 끝내줘, 끝내준다!! 그러다가도 이내 달리는 나에게로 생각이 돌아온다.


세상에, 내가 산을 달리고 있어.

내가,

무려,

산을,

달리고 있어!!



내가 이럴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는데. 내가 산을 달릴거라고 나는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산을 달리다니, 내가! 

산을 달리는 내내 모든게 좋았다. 오르막길에서 어쩔 수 없이 걸으면서 허벅지가 땡기는 걸 느꼈다. 그러다 뛰노라면 팔은 격하게 흔들렸다. 정말,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다!!



아 너무 보람찬 하루였다.

뛰고 집까지 걸어왔는데 샤워한 후에도 몸에서 에너지가 솟는 것 같았다. 정말, 정말 너무 좋았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와 너무 좋아!! 나는 앞으로 종종 이 산을 달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기분, 포기할 수 없어!! 이 느낌, 정말 짜릿해!! >.<



산을 달리고 와서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에너지가 남아돌아, 계란을 먹자, 계란을 먹자! 하고 계란샌드위치도 만들었다. 만세!!



엄마 아빠도 엄청 맛있게 드셨다. 껄껄. 난 .. 좀 짱이야.




책을 샀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알게된 작가 '클레어 데더러'의 책을 읽어보려고 검색했는데, 원래 읽고 싶었던 책은 검색되지 않고 [POSER] 란 에세이가 검색되는게 아닌가. 어? 표지.. 뭐야? 요가야? 존재도 몰랐던 책이어서 책 소개를 잠깐 본 뒤, 요가라니 좋아쒀! 하고 바로 주문 때려버렸다. 요즘 요가를 통 안하고 있긴한데 내가 요가를 버릴 사람은 아니어서 어디 한 번 읽어보자, 한 것. 책을 받고 한 번 후루룩 보니 글씨가 너무 작다. 아, 글씨 너무 작네 옛날책인가... 하다가 첫 페이지를 읽었다. 



중년에 요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누군가 건네는 서류를 받아드는 일인 것 같다. 그속엔 별로 알고 싶지 않은 나에 관한 정보가 잔뜩 적혀 있다. -p.11



우엇. 백프로 동의 전적으로 공감!! 나는 이 첫문장이 너무나 좋아서 그 뒤로는 읽지도 않고 바로 한 권을 더 주문해 여동생에게로 보냈다. 첫문장만 읽고 바로 선물해버린 것. 내가 처음 요가  수업 듣고, 아니 그 뒤로도 몇 번이나 내 몸에 대해 새로운 걸 알게 됐단 말이지. 그런데 그건 내가 결코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다. 내가 비틀기가 안된다는 것, 한 발로 서기가 안된다는 것, 팔이 짭다는 것, 어깨가 펴지지 않는다는 것 등등.. 내가 이것도 안된다고? 이것도? 하는 날들로 그 시간들을 보냈었는데, 아아, 클레어 데더러도 그랬구나!! 진짜 너무 좋았다. 아직 그 뒤는 안읽어서 어떤지 모르겠다.



요술복 저 분홍색 책은 존재를 알던 책이었는데 뭔가 너무 뻔해 보여서 관심도 안주고 있다가, 얼마전 ㅇㅅ 님 서재에서 인용문 보고 오오~ 하고 바로 구매했다. 껄껄. 



아무튼 어제 아침의 서투른 트레일러닝으로 인해 엉덩이에 근육통이 왔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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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9-30 14: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박 다락방 ㅋㅋㅋㅋ 아니 진짜 산을 달린단 말이에요?!
이 인간 진짜 나중에는 뭘할지 궁금해지네....
제가 다른 인간 앞날이 궁금한 적이 거의 없는데 다부장은 좀 궁금해지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30 15:25   좋아요 1 | URL
사실 어설프고 서투른 달리기.. 지요. 오르막길은 걸었으니까요. 껄껄. 그렇게 트레일러닝 흉내만 낸건데도 너무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계속 달리다보면 언젠가는 좀 잘 달리게 되겠지요? 하여간 제 앞날은 매우 밝고 활기찰 것이며 그 앞날에는 잠자냥 님도 계속 계실 것입니다. 후훗.

독서괭 2024-09-30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다락방님 너무 멋져요!! 그런데 무릎걱정이.. 원래 산에서 걸어 내려가는 것도 무릎 조심해야 하는데 뛰는 건 더 조심해야 할 듯요.. 오래 뛰려면 무리하면 안 되니까요😣
이번주 책탑 소박하네요!! 워치를 산 여파이실까요 ㅎㅎ

다락방 2024-09-30 15:24   좋아요 1 | URL
아직 무릎밴드는 착용 안하는데.. 해야할까요? 제가 이번에 호카 매장가서 발 스캔해보니 제가.. 평발이더라고요. 평발인데 달리느라 애쓰는 다락방 입니다. 흑흑 ㅠㅠ

네 당분간 돈 아껴야 합니다. 워치 할부는 3개월... (먼 산)

건수하 2024-09-30 15:5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내리막길 뛰는 거 무릎에 좀 무리가 될지도... ^^ 저도 좀 걱정했어요

잠자냥 2024-09-30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오늘 오전에 조용해서 이 인간 오늘부터 연차인가 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30 15:23   좋아요 1 | URL
오늘 말일이라 제가 회사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외근도 다녀오고 그랬다능. 저.. 직장인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9-3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하산할 때 내리막 흙길에서는 뛰는데 기분 좋아요! 발이 혼자 막 갑니다 ㅎ 너무 많이 뛰면 무릎이 아프지만. 돌부리 나무뿌리 조심해야 합니다.

다락방 2024-09-30 23: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햇살과함께 님! 발이 저 혼자 막 갑니다. 제 몸이 통제가 안돼요. 그런데 그게 짜릿합니다. 또 하고 싶은 운동이 있다는 건 너무 좋은 일인것 같아요. 후훗. 햇살과함께 님, 파이팅!!

단발머리 2024-10-0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보다 계란 샌드위치 부러운 나는...... 누구인가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저도 아래 페이퍼 해진이형 좋아하는데, 뭐랄까요. 사람의 주는 편안함이라는 건 참 특별한 거 같아요. 저는 임영웅이랑 유해진씨가 논두렁길 달리는 거 봤는데 참 좋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달리는 거 별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는 거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걸 발견한다는 거 그거 참 좋은거 같아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만 찾을 수 있잖아요.
앞으로 다락방님이 어느 도시, 어느 나라의 멋진 길을 달리게 될지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4-10-03 00:20   좋아요 1 | URL
오오 임영웅이랑 유해진이 같이 달린다고요? 최근에 새로 시작한 삼시세끼 에서 그 장면이 나오는가 보죠? 오오, 내일 술마시면서는 그거 다시 보기 해야겠어요. 껄껄. 요즘은 남들 달리는 거 보는게 제일 재미있습니다. ㅋㅋ
천천히 오래 달리면서 달리기 실력 늘려서 정말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뛰도록 하겠습니다. 필! 승!
 

어제 블랑카 님이 알려주신 링크의 영상을 보았다. 




2편까지 있길래 다 보았는데, 그러고보면 진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야.. 유튜브 안보는 내가 이걸 찾아서 보고 있다니, 세상에. 이런거 있다는 거 처음 알고 유해진이라서 봤네. 아니, 그것도 그렇지, 내가 유해진에 관심 생겨서 그의 영상을 볼 줄 누가 어떻게 짐작이나 했겠는가.. 하여간 달리기 생활을 시작한 후에 내 인생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로 인해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e 는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나에게 달리기를 알게 해주어 고맙다고 선물도 보내줬더랬다. 그리고 요즘 e와 나는 함께 하는 시간동안에는 90프로 이상 달리기 얘기를 한다. 그리고 달리기 관련 영상을 본 얘기를 하고. 아,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른건데,

영상속에서 유해진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유해진이 나랑 참 비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신조라고 해야 하나 인생에 대한 생각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나랑 비슷한 것 같은 거다. 나중에 병들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지니 지금 하라고, 지금 시작하라고 하면서 just do it 이 정말 좋은 말이라고 그는 말하는데, 아침에 달리고 등산도 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그는 자신의 몸으로 경험하는 걸 즐기는 것 같은거다. 여행가서도 여기저기 뭔가 관광하러 다니는게 아니라 한 도시 안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자신의 루틴을 반복하는 걸 그는 즐겨한다고 했다. 작품이 끝나면 훌쩍 스위스로 가서 그곳에서 달리고 스키를 타고 수영을 하고 술을 마시고 그렇게 얼마간 지내다 온다고. 그런 한편, 그러나 자신이 살고 싶은 곳은 한국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나고 자라 여기의 생활이 몸에 다 익었는데 다른데에서 어떻게 사냐, 다른 데에 다녀오는 삶을 살고싶다고 하는거다. 완전 나랑 똑같음.. 아, 그런데 내가 정말 똑같다고 느끼는 건, 그는 자신이 언제나 한템포 늦은 사람이라고 말하는데에 있었다.

그는 딱히 비혼주의도 아니고 결혼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결혼을 하기 싫어 안한게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보통의 사람들 사이클보다 한템포씩 늦어지고 있고 그러다보니 놓치게 됐다는 거다. 데뷔를 하는 것도 좀 먹고살만해진 것도 다 남들보다 한템포 늦었다는 거, 뭐든 느렸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그렇다고 지금의 삶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는 충분히 지금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몇 번이나 글에서 언급했지만, 나는 남들보다 느렸다. 나는 그걸 늦되다고 포현했더랬다. 나는 첫 연애도 보통 또래보다 늦었고 그래서 첫 이별도 늦었다. 첫 이별 후에 너무 아파서 '와 다른 사람들은 이걸 다 어떻게 견뎌낸거지?' 생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니, 그런데 고등학교때도 공일오비의 <떠나간 후에> 노래 들으면서 그 처절함에 공감했는데, 이별도 안해보고 그거 어케 공감했지???????????????? 첫 여행도 늦었고 첫 요가도 늦었고 첫 달리기도 늦었고.. 그래서 깨닫는 것도 늦었다. 페미니즘의 필요성도 늦게 알았고 그래서 공부도 늦었다. 나는 나보다 어린데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로부터도 많이 배웠다. 나는 이제야 깨닫는 걸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빨리 깨달을까 하는 생각을 수차례 했다. 나이가 많다고 더 똑똑한 건 정말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더 지혜로운 것도 분명 아니고. 나는 많은 것들을 나보다 젊은 친구들로부터 알고 배우고 깨닫곤 했다. 나같은 늦된 사람은 그래서 계속 읽고 보고 해야되는 것 같다. 하여간 참 늦된 사람이다, 내가. 

나는 이런 나의 삶의 방식을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똑같이 요구하게 되기도 한다. 
일전에 남동생네 집에 가면서 이탈리아 갔을 때 사온 피스타치오 크림을 가져갔더랬다. 남동생도 맛보고 맛있다고 했는데, 내가 그걸 치아바타에 발라 네살 조카에게 주자 네살 조카는 '난 이거 싫어해' 라고 하는거다. 

"조카야, 조카 이거 안먹어봤잖아. 그치?"
"응. 안먹어."
"그러면 일단 한 번만 먹어보자.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그러면 먹지말자. 어때?"
"응"

조카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리고는 조심스레 내가 피스타치오크림 발라준 빵을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러더니 나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괜찮아.먹을게."

하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귀요미(뜬금 조카자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뿌듯하게 나는 부엌으로 갔는데, 잠시후에 조카가 큰 소리로 이러는거다.

"고모! 또 발라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네 살 조카는 확실히 나랑 다른 성격의 사람인 것 같기는 하다. 아직 어린데도 '그건 위험하니까 하면 안돼'라고 하면 정말 안한다! 그래서 아, 이 아이는 굳이 경험하지 않고도 피해갈 거 피해갈 수 있겠구나,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 싶은거다. 나와는 달리.....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골드문트는 세상 돌아다니고 사람 여럿 만나고 자신이 직접 경험하면서 인생이란 것이 무엇인가 깨닫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자신이 어릴 때 떠나왔던 수도원에 다시 방문했을 때, 거기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던 나르치스가 역시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때 그 책을 읽고 내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나르치스 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곰곰 되짚어보면 나는 골드문트 쪽이었던 것 같다. 어느게 더 좋다고 할 순 없겠지만, 굳이 경험으로 깨닫는 나는, 늦되다. 경험으로 깨닫는 사람이 반드시 늦된 것은 아닐 것이다. 더 빠른 경험과 더 빠른 깨달음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경우엔, 늦었고 느렸다. 그래서 유해진의 '한 템포씩 늦었다'는 말은, 내게로 와 닿았다. 그래, 나도 늦었지. 






언젠가부터 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면 내 자신에게 수차레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를 묻고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 거야, 라는 답을 얻고 행동에 옮기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내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때 그런 결정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 때 이런 선택을 해야하지 않았을까, 여전히 어떤 지점들에 대해 후회가 남는다.


아쉬움도 남는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그리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

이를테면 나는 뉴욕이 너무 좋아서 세 번이나 갔었고, 당연히 그때마다 센트럴 파크를 갔었다. 그런데 한 번도 센트럴 파크에서 달려본 적이 없어. 달리기를 시작한지 6개월차인 지금, 아아, 센트럴파크를 세 번 이나 갔는데 한 번도 달려보지 않았다니, 아아 너무나 아쉽다.. 하게된 것. 그러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다시 가자. 다시 가면 되잖아. 뛰러 가자. 이번에 가면 센트럴파크를 뛰자!



어휴 갈 데도 많아가지고 돈도 계속 벌어야 되고 건강해야 돼... 



나보다 빨리 먼저 알고 먼저 깨닫는 사람들에 대해 언제나 부럽고 존경의 마음이 든다. 그럴때면 왜이리 나는 늦된가..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뭐, 어쩌겠나. 이게 나인걸. 하여간 열심히 돈벌고 건강하게 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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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4-09-2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좋죠, 좋죠? 막 강요. ㅋㅋ 너무 좋더라고요. 유해진의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와 몸을 움직이는 일에 대한 생각이 정말 좋아서 친구하고 싶다 ㅋㅋ 또 나름 헛된 망상도 해보고..아, 그리고 다락방님 덕분에 저 어제 애가 학원에 뭐 다시 가져다 달라 했는데 귀찮다 하다 운동화 신고 반바지 입고 문제집 안고 뛰었습니다. ㅋㅋ 언덕도 막 뛰어올라가서 덕분에 꿀잠 잤네요. 다락방님 달리기 떠올리면서...그리고 늦는다는 거, 전 그 어감이 왜 이리 좋죠? 막 빠르고 선두에 서고 그런 거 인생 길게 볼 때 별로 안 좋은 거 같아요. 종착점은 다 같지 않나요. 그렇다면 천천히 주변도 좀 둘러보고 즐기면서 한 템포씩 늦는 게 더 좋을 것도 같아요. 오늘도 날씨가 환상입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다락방 2024-09-27 09:37   좋아요 1 | URL
네 좋았어요 블랑카 님!
자기만의 루틴을 짜놓고 움직이는 것도 너무 좋았고요. 저는 무엇보다 달리기 하는 사람이면서 술도 좋아한다는 게 특히 좋았어요. 제가 그런 사람이라서.. 다들 달리기하면서 술을 끊었다 줄인다 이러는데, 무슨말인지 너무 잘 알지만, 그런데 유해진은 술 먹고 다음날 달리는 사람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저도 진짜 친구하고 싶더라고요. 매력적인 유해진 입니다. 뜬금없게도 김혜수가 틀림이 없는 선택을 했었구나, 라는 생각도 했고요. 하하.

달리기 시작했다는 e 양도 고양이 사러 뛰어갔다 왔대요. 하하하하하. 천천히 뛰면서 삽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4-09-27 09:39   좋아요 0 | URL
헉, 김혜수 생각 완전 같아요. 저도 완전히 똑같은 생각 했어요. 저라도 반하겠던데요? 정말 알겠다, 이런 남자였구나..했어요.

다락방 2024-09-27 09:4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김혜수가 아무나 사귈 리 없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였어도 반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9-27 10:35   좋아요 0 | URL
덕분에 저도 좋았어요!
감사해요^^

다락방 2024-09-27 11:04   좋아요 0 | URL
오 자목련 님도 즐겁게 보셨습니까!! 좋네요!!

독서괭 2024-09-27 13:15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e양이 고양이 사러 뛰어갔다고요..? 😳

다락방 2024-09-27 13:48   좋아요 0 | URL
하아- 증맬루 제가 싫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간식 사러 뛰어갔다 왔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27 13:55   좋아요 1 | URL
사료나 간식일 거라 생각은 했는데 혹시 진짜 고양이 분양받게 되어 너무 좋아서 뛰어갔을 수도 있으니.. 여쭤봤습니다 ㅋㅋㅋ

망고 2024-09-2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나간 후에˝ 무슨 노랜지 몰라서 듣고 왔어요^^근데 처절함에 공감 못 하고 끝까지 들었습니다ㅋㅋㅋㅋ다락방님 고딩때 감수성이 풍부하셨나봐요 상상하니 귀여워요😊

다락방 2024-10-03 00:21   좋아요 0 | URL
ㅋ ㅑ ~
그 감성.. 공감 못하시나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아픈 가슴 감추며 살아가지만~ 가끔식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떨리는 마음~ 그대이길 바라며 수화길 들지~~ ㅋ ㅑ ~
아니, 눈물이 안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