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서 영화 <사랑이야>를 보았다.
직장에서 짤리고 애인의 바람현장을 목격한 '소피아(라일리 댄디)'는 짐 싸들고 엄마에게 찾아간다. 혼자 사는 엄마는 딸을 반가이 맞아주며 침울하게 있지말고 나가자고 한다. 그렇게 엄마가 지도하는 댄스교실도 데려가고 동네에서 열리는 요리클래스에도 데려간다. 요리클래스에서 소피아는 셰프를 도와주는 친척 '마티아스(아이작 곤잘레스 로시)'를 만나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기존에 자신들이 했던 연애가 얼마나 한쪽이 기울어진 연애였는지도 알게 되고 또 전연인들이 자신에게 딱히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었다는 것도 알게된다. 소피아는 마티아스가 스페인에서 온만큼 곧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갈거라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 준다고 마음 먹고 주게 되고 또 안준다고 마음 먹고 안주게 되나. 그간 여성주의 공부하면서 계속 깨달았던 건 '내 몸이 나다' 라는 것이고 몸과 정신은 두 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는데, 나는 여전히 자꾸만 머리랑 몸이 따로 논다는 생각들이 불쑥불쑥 든다. 얼마전에 몸이 아플 때도 그랬고 그리고 이렇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을 볼 때도 그렇다.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이렇게 되는걸 보면 내가 내 안에서 쪼개져서 싸우는 느낌?
각설하고,
내가 로맨스 영화에서 기대하는 좋은 면들이 이 영화에는 있지만-둘의 즐거운 시간, 대화, 예의- 그러나 기대하는 만큼 남자주인공이 매력적이지는 못하다. 남주가.. 넘나 내 타입이 아니네요. 아무튼, 마티아스는 소피아에게 '너는 스윗한 사람이야, 그런데 네 자신에게도 친절해지도록 해' 라고 말한다.
나는 남주의 비매력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좋았는데, 전형적이긴 하지만, 딸과 엄마의 관계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딸도 싱글에 엄마도 싱글, 게다가 소피아에게는 다른 형제도 없다. 소피아는 나이 서른이 되도록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 엄마랑 떨어져 살긴 했어도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대학을 가고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회사를 다녔다.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나타난 마티아스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그의 말들에 힘입어 소피아는 좀 멀리 있는 대학에 가보고자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원서를 넣어두고, 엄마에게 '엄마 내가 좀 멀리 공부하러 가도 엄마 괜찮겠어?' 묻는다. 엄마는 너무나 기뻐하며 네가 공부하러 간다는데 내가 왜 그걸 말리냐, 가라, 나는 네가 날개를 펼치고 날길 바란다고 말한다. 덧붙이길, '너가 걱정하는게 나를 위한거니 아니면 너를 위한거니?' 도 묻는다. 그리고는 잘 지내고 있을테니 걱정말고 가고 싶은데 가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고 한다. 이에 소피아는 유학을 결정한다.
이 장면이 진짜 너무 좋고 또 유학 충동이 막 생겼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유학' 을 가서 공부할 건 없는거다. 뭐 딱히 외국가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없어? 작업실을 갖고 싶은데 할 작업이 없는 것처럼 유학을 가고 싶은데 할 공부가 없어? 흐음. 내가 배우고 싶은건 영어이니, 그렇다면 어학연수.. 가 답이겠네? 역시 언제나 답은 어학연수에 있구나. 내가 더이상 어학연수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게 답일 것 같다. 이 생각을 저 영화 본 뒤로 계속 하다보니,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그래 몰타로 어학연수를 가자, 다시금 결심하게 되었다. 일전에도 퇴사하면 몰타 어학연수, 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가족들에게도 나 퇴사하면 몰타로 어학연수 갈거야, 라고 말을 해놓긴 했는데, 다시금 몰타로 어학연수 가자! 생각하게 된것.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몰타 어학연수 결심하고 검색해보고 그랬는데, 아니 그런데, 정말 영어를 배우고 싶은거라면 몰타는 피하라는 블로거의 글도 보았다. 왜냐하면 몰타 어학연수 가면 학생들이 그렇게 맨날 파티를 한대... 논대....공부에 뜻이 있다면 다른 나라 가래..... 여기서 정말 주춤한게, 특별히 공부에 더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는 사람들하고 왁자지껄 파티하는 건... 좀 싫어? 나 약간 월플라워 될 것 같아? 내가 아무리 사교계의 여왕이라지만 많은 인원 떠들썩함.. 이런거 좀 싫어해. 클럽이나 나이트도 그런거 싫은데. 그런데 델따 놓으면 약간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된단 말여? 하아- 내가 이 나이에 먼 나라로 어학연수 갔다가 왕따 되는건 아닐까? 그놈의 파티가 내 발목을 잡네...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잠시 접어 두었었는데, <사랑이야> 보다가 다시 튀어오른 내 마음.... 파티, 빠지지 뭐. 그리고 왕따, 시킬려면 시켜라. 나는 원래 혼자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는, 조별과제인데,
제가 어학연수 경험이 전무해서 그런데, 혹시 어학연수 가면 외국에서도 조별과제.. 같은거 시키나요? 조별과제 진짜 싫은데..... 내가 대학을 다시 들어갈까 싶다가도 숙제 하기 싫어서 안가는데...왜냐하면 숙제를 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싫다. 그런거 알쥬? 조별과제.. 시키나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그런데 몰타 어학연수 6개월이든 1년이든 똭 마음먹고 갔는데 몰타가 싫으면 어떡하지? 또 이런 걱정이 드는거다. 그러면 그것도 큰 낭패인데. 사실 뭐, 내가 추워서 핸드폰이 방전되는 블라디보스톡도 안싫어했는데, 내가 싫어했던 곳은 없었는데, 뭐 몰타라고 싫어할까, 거기서도 나는 또 좋아하겠지... 그렇지만, 그래도 일단 몰타 분위기는 알아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래, 그렇다면 이번 여름, 네덜란드와 핀란드를 고민하지말고, 몰타로 가자!! 이렇게 되어가지고 비행기티켓 검색하는데, 경유하는 건 알았지만 왜 막 이틀씩 걸리나요? 어학연수 가기 전에 답사 좀 가보려는데 초큼 빡세네?
그리고 소피아의 체형 혹은 몸매에 대해서도 마냥 부러웠다. 날씬하고 모델같은 체형이야 로맨스 영화에 언제나 등장하지만, 그런데 소피아의 체형은 단순히 그런걸 넘어서 내가 너무나 부러워하는 체형인거다. 일단 어깨가 넓고 각이졌는데, 나는 그런 어깨가 진짜 너무 부럽고 갖고 싶거든. 나는 심각한 라운드 숄더에(하하하하) 게다가 덩치는 커도 어깨는 좁단 말야? 어깨가 좁은데다 라운드 숄더라서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그래서 요가 하면서도 내가 집중하는 것중에 하나는 어깨가 각이 지는거란 말이다. 그런데 이게 나처럼 게을리 요가를 해서는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내 오랜 친구중 하나는 나를 보고 예전보다 어깨가 많이 펴졌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것 같다 느끼긴 하지만, 그러나 갈 길이 멀다. 소피아는 무슨 운동을 하는건지 각진 어깨, 나는 그게 진짜 너무 부러웠다. 각진 어깨.. 가지고 태어난 부분인가요?
아무튼 좀전에 캐나다와 스페인에서 어학연수 경험 있던 친구로부터 답변이 왔다. 조별과제는 없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끝나고 다같이 소풍이나 박물관 투어 같은건 가는데 그건 참가 자유라고..... 그리고 내가 걱정하는 파티도 생각보다 즐겁다고 한다. 그냥 우르르 몰려가서 술 마시는 거라고...... 친구에게 혹시 중년의 여자도 본 적 있냐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주로 10~20대지만 연령대 다양하다고. 60대의 은퇴한 부부를 보기도 했단다. 그래, 용기를 갖자! 문제는 퇴사다. ㅋㅋㅋ 퇴사 언제 해야 하나~~ 그런데 회사를 다녀야 돈을 벌고 돈이 있어야 어학 연수를 가고... 아무튼 이건 계속 고민해봐야겠다. 아니 뫁타 경유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경유.. 내가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몰타도 직항 만들어달라!!
아니 그런데, 어학 연수 간다고 영어 잘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이 정도로 영어 신경쓰면 이제 잘 할 때도 되지 않았냐????? 내가 아무리 여성학 책 읽어도 정희진 쌤처럼 될 수 없는데, 아무리 영어 신경 써도 영어 능력자는 될 수 없는것 아닐까? 이것이 나의 한개.....?? 그러면 어학연수는 뭣하러 간담?????
- SNS 를 통해 배우 '김지원'이 드라마에서 영어하는 장면을 보았다.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영어 하는 장면이야 어렵잖게 볼 수 있지만 자연스런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오 김지원 영어를 되게 잘하는거다? 그렇다고 살다온 것 같진 않고 그냥 음.. 공부 잘해서 영어 잘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여하튼 그 드라마 검색해보니 <눈물의 여왕> 이고 넷플릭스에도 있다. 그래서 그걸 보게 되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왔지만 가난한 남자 김수현이 회사의 인턴 사원 김지원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알고 보니 김지원 재벌딸이었고 그러나 뜨겁게 사랑해 김지원의 '나만 믿어'란 말에 결혼했는데, 재벌가 생활 넘나 빡세고 아내도 내 편을 안들어주고 그래서 이혼하고 싶어 엉엉... 뭐 그런 내용이다. 그래서 현재 김수현은 이혼을 준비하고 있지만, 김지원의 아버지이자 장인어른이 '우리 집에 있다가 나가는 순간 등에 칼을 꽂아버릴 것'이란 말에 잔뜩 쫄아있는데, 아니 글쎄 김지원이 3개월후에 죽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거다. 그래서 김수현은 보복 없이 나가려면 그걸 기다렸다 사별을 하는게 낫겠다 생각하고 이혼을 포기하는데, 김지원은 자신의 시한부 삶에 대해서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남편에게만 말했다. 가족들은 무조건 자기꺼 빼앗아갈 궁리만 할 거라는 것. 그러면서 김수현에게 '이거 아는 사람 너밖에 없으니 만약 소문 나면 네가 낸 것' 이라고 말을 한다.
물론 병이니 혼자만 안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재벌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가족들 모두 모르게 혼자 죽음을 맞아들일 각오를 하는 것은 어떤건지 잘 모르겠다. 보통의 가족이라면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더 가슴아플 것 같거든. 어쨌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고, 김지원이 김수현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요구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김수현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게 죽음에 관한 것이니 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가족에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나는 어쨌든 그걸 말하는 것이 김수현이 할 일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김지원은 '말하지마' 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김수현은 자기 편이 되어 이혼 변호사가 되어주겠다는 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하려고 하는거다. 단둘이 만나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입을 열려는 순간, 나는 속으로 계속 말했다. '네 친구에게 말하지마, 말하지마, 말하지마' 라고. 그런데, 김수현은 말했다. 거기에서 나는 김수현에게 -사실 매력을 느낀것도 아니지만-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역시 그렇다니까,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드는 생각은 '잭 리처라면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는 것이었다.
잭 리처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혹은 그래야만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지점에서 언제나 그렇게 움직여줬거든.
'으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러지 마' 라고 내가 속으로 주문하면, 잭 리처는 그러지 않았다. '으 그걸 숨긴채 진행하지마 그거 얘기해' 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일단 상대에게 그걸 말하고 시작했다. 잭 리처 같은 사람은 정말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나는 신뢰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사랑과 우정,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이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도 적용되고 진행중인 사람 혹은 끝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누군가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라고 말했다면, 나는 그걸 지켜줘야 한다. 또한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라는 말은 없었지만 그것이 상대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거라면, 역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에게만 말하는건데' 라면서 사실은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말'라고 요구받은 것에 대해 전달하고 또 전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관계에서 완전히 솔직해지고 완전히 나를 드러내기란 어렵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가서 나에 대해 얼마만큼 말할지 알 수 없으니까.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
내게는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신뢰하기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나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신뢰는 단순히 나에 대한 것을 쉽게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것만 있는게 아니라, 내가 설사 자신과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다른 생각을 해도, 그로 인해 나에 대한 감정이 달라지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지금 내 친구들과는 다른 생각들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그렇고 온라인에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신뢰를 가졌다면, '내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쉽게 돌아서지 않을 거다, 그냥 이런 나를 알고 받아들일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저격). 아마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 그들을 좋아하고 있는 것일테다. 이건 더이상 보지 않게 된 사이에서도 유효하다. 연인이든 한때 다정한 친구였든, 지금은 더이상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된 사람에 대해서도 나는 여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우리는 더이상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었지만, 그러나 그 사람이 어디가서 나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고 다니지는 않을거야, 내 사생활 까발리지 않을거야' 같은 믿음을 갖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헤어졌어도 마음을 놓아도 되는 관계랄까.
내게는 이런 신뢰를 갖게 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친구들이 있어서, 그냥 다 괜찮은 것 같다.
올해 초 인터넷으로 사주를 보니 올해 나를 모함하는 사람이 있다고 조심하라는 게 아닌가. 그런데 나는 그 구절을 읽으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누가 나에 대해 어떤 나쁜 말을 해도 그것에 대해 '어머 그런 사람이었어?' 하고 돌아설 것 같지가 않거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동안 봐왔으니까. 나는 나에 대한 나쁜 말들에 대해 딱히 대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열심히 대응하지 않아도 내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한 여사친은 언젠가 내게 '만약 너가 나쁜 짓을 했다는 말이 들리면, 그러면 아마 너에게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할거야, 너를 아니까' 라고 말했더랬다. 내가 너무 래디컬이라 너는 이런 내가 불편하지 않니, 라는 말에 나의 남사친 하나는 '나는 니가 어떤 말을 해도 너에 대해 생각이 바뀌지 않아, 너 하고 싶은 말 하고 행동도 해, 나 신경쓰지 말고'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현재의 내 친구들과 그리고 과거의 어떤 친구들을 신뢰하고 있다. 또한 나의 신뢰를 그들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중 역할이지만 어쨌든 김수현은 그럼 그렇지, 하고 돌아서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소설 속 등장인물 이지만 잭 리처는 '역시 잭 리처!' 라고 말하게 하는 사람이다. 잭 리처 멋져.. 나는 잭 리처 같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잭 리처 같은 사람은 드물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신뢰에 대해서 글을 쓸 것이다'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내내 기회를 노리다가, 김수현 보고 드디어 썼다.
-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3개월에 걸쳐 친구와 읽기로 했는데, 나는 고작 40프로쯤을 읽었다. 시간은 이렇게 자꾸 흐르고 있는데. 그런데 같이 읽기로 한 친구가 오늘 아침, 자신은 다 읽었노라고 얘기했다. 오 마이 갓. 나는 이제 어떡하지?
- 생물교사이자 수학교사인 여동생은 오늘 우리 남매 단톡방을 통해 이런 메세지를 보내왔다.
<오늘은 원주율 3.14 파이데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 화이트데이 얘기하고 있을텐데 파이데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내동생 너무 좋다. 나는 내동생 너무 좋아. 내가 단단할 수 있는 건 내 동생들 덕분이란 생각이 진짜 자주 든다.
- 영화 사랑이야 에서 소피아는 나이 서른에 캘리포니아 주를 떠나 스페인에 공부하러 갈 생각을 한다.
나는, 중년의 나이에 대한민국 떠나 몰타에 공부하러 갈 생각을 한다. 소피아는 학교에 합격했지만, 나는? 나는 아직 퇴사도 못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언제 가지? 아무튼 확실한 건, 내가 몰타에 가도 나는 알라딘을 할 거라는 거다. 뭐, 그동안 나를 봐온 사람이라면 그 점에 대해 한 치 의심도 없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한 번 내가 먼저 좋아한 거 웬만하면 계속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나는 별로 틀리지 않는 사람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