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 I’ve Loved You So Lo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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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두근두근, 조마조마. 미소짓고 안도하고 눈물흘리고 행복해하다. 더할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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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02-1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찜

다락방 2010-02-14 01:02   좋아요 0 | URL
치니님 안자고 뭐하세요?
저 이영화 무척 좋았거든요. 알라딘에 페이퍼든 홈피에 리뷰든 암튼 그게 어디든 더 자세한거 쓸테니 참고하세요. 지금 쓸까 내일 쓸까 모레 쓸까 생각중이에요. 지금 쓰자니 에너지가 좀 부족한 것도 같고. 여튼,

이영화 제목에서의 '당신'은 '남자'즉 애인이 아니에요.

무해한모리군 2010-02-1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나도 찜

다락방 2010-02-16 09:04   좋아요 0 | URL
네, 보시면 좋을겁니다!! ㅎㅎ

저 오늘 연휴끝나고 출근. 그래서 몹시 우울해요. 흑 ㅜㅡ
 
애프터 러브 - Ex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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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지만 시끄럽고 유쾌하지만 독특하진 않고 뭉클하지만 특별할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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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은 창비세계문학의 일본편 『이상한 소리』다. 그중에 '미야모또 유리꼬'의 [가난한 사람들의 무리]라는 단편을 읽고 있는 중인데(아직 다 못읽었다), 이 책속의 화자인 여자주인공을 보면서 내내 휘모리님이 생각났다. 

책속의 여자는 끊임없이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이것이 잘하는 일일까를 고민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기도 한다. 여자의 고민도 고민이지만, 그 고민하는 모습 자체가 내게는 참 인상깊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로 뜻깊은게 아닐까 생각도 하면서. 물론 그 고민이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쨌든 그 모습이 휘모리님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지질 않았다.  

내 미소는 꽃미소일까 아니면 살인미소일까만을 생각하며 사는 내게 조금 더 나은 삶을 생각하며 사는 여성들은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는 James Blunt 의 『You're beautiful』이 나왔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남자가 생각났다. 너무 아름다워서 다가가기 힘든 남자. 조금만 덜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남자. 멋진 남자라곤 텔레비젼에 나오는 남자들만이 전부인 요즘,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꽤 근사한 남자를 보았다. 모델인건가 싶을만큼 훌륭한 외모를 갖추고 있었는데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후드티의 모자를 둘러쓰고 있었다. 난 그 남자를 다시 한번 쳐다볼까 하다가 말았다. 왜냐하면 나는 너보다 더 멋진 남자를 알고 있단 말이다, 짜샤.

 

그리고 목도리. 

목도리를 둘러주는 행위는 아주 은밀하고 다정한 행동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제. 

한 남자가 가던길을 돌아서 한 여자에게 갔다. 남자는 여자와 같이 있기를 원했고 여자는 남자에게 가라고 했다.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다음날 아침 여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목도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지 못했다. 취했던 까닭이다. 여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목도리를 버리려 했다. 나는 여자에게 어제 그 남자가 너에게 되돌아갔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그제서야 여자는 어제 남자의 행동을 생각해냈다. 남자의 오늘 메신저 대화명은 버림받은 남자, 다.   

나한테 왔었으면 최소한 버림받지는 않았을텐데. 바보.

 

말랑말랑하고 하얀, 깨물면 과즙이 입가로 잔뜩 흘러 내리는, 복숭아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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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전 질투와 그리움에 얼굴이 초록빛이 되어버릴 것 같아요.

다락방 2010-02-12 09:18   좋아요 0 | URL
Jude님, 질투와 그리움이라면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감정의 모든것이군요. 저 역시 그렇답니다.

비로그인 2010-02-12 09:32   좋아요 0 | URL
각각 대상이 다른 질투와 그리움인데요, 그리움을 즐길 수 있지만 질투는 너무 버거워요. 낯설고 무서운 경험이에요.

다락방 2010-02-12 09:33   좋아요 0 | URL
저도 질투가 저를 파괴할까봐 이를 악물고 견뎌내는 중입니다. 그놈의 질투라니. 하아- 한숨만 나와요.

Arch 2010-02-12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츠, 그의 친구 찰스 웬트워스 딜크에게 보낸 편지

쾌락에 대한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 순간 나는 한 손으로는 글을 쓰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숭도 복숭아를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네.

정말 얼마나 맛이 있는지.

부드럽고, 걸쭉하고, 질척거리고, 즙이 새어나오고.

그 맛있는 살이 마치 축복받은 커다란 딸기처럼 내 목 안에서 녹는다네.

서재 결혼시키기 139p

난 복숭아하면 이 구절밖에 안 떠올라요.

비로그인 2010-02-12 10:48   좋아요 0 | URL
어므낫 마치 농익은 연서 같아요!

다락방 2010-02-12 09:34   좋아요 0 | URL
Arch 님, 읽으면서 어어, 이것은 서재 결혼시키기? 했습니다. 제게도 인상깊은 구절이에요. 부드럽고 걸쭉하고 질척거리고 즙이 새어나오고- 네, 지금 제가 먹고 싶은 딱 바로 그거에요!


Jude님, 아직 [서재 결혼시키기]를 읽어보지 않으셨나요? ㅎㅎ

Arch 2010-02-12 09:49   좋아요 0 | URL
쥬드님, 잘 익었죠~ 서재 결혼시키기는 꼭 읽으셔야해요. 그거, 서재 사람들 필독서인거 몰랐어요? 히~ (혼자 정함)
아, 아주 맛있는 복숭아랑(지금 나오나) 목도리라니! ^^

다락방 2010-02-12 09:51   좋아요 0 | URL
서재 결혼시키기-채링크로스84번지-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이렇게 네권이 셋트라고 나는 늘 생각해요.(역시 혼자)

Arch 2010-02-12 09:54   좋아요 0 | URL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도 넣어주세요.

다락방님, 필독서 리스트 하나 만들어봐요. ^^ 부제는 다락방 혹은 아치 혹은 누구누구 혼자만 생각하는 이렇게.

마늘빵 2010-02-12 10:05   좋아요 0 | URL
난 다락방님이 여기에 새벽 세시를 넣었으면 다른 세 권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응.

건지 아일랜드 책 목록에 안 나와요.

비로그인 2010-02-12 10:21   좋아요 0 | URL
에에에 저 서재 결혼시키기 읽었어요, 읽었어요! 십여년 전에 읽었어요! 어쩐지 알라딘 동네에 다 소문난 거 같아서(저 사람 그 책도 안읽었다잖아 수근수근) 이렇게 외치는데, 저 학교 다닐 때 3학년 땐가 읽었으니 거의 7년 전쯤 읽었다구요, 읽었어요!

저 그리고 호어스트의 귀여운 책들도 다 읽었다구요!




아...이쯤하니 처절하다..먼 산..

Arch 2010-02-12 10:22   좋아요 0 | URL
쥬드님 요새 컨셉이 귀여움이면 나랑 겹치는데 ^^

다락방 2010-02-12 10:35   좋아요 0 | URL
Arch님/ 흐음, 그런 리스트라..오케바리. 만들어 볼게요.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는 저는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필독할만큼은 아녔어요. 집에 있는 것 같은데 한번 다시 들춰봐야겠어요.


아프락사스님/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342113
이 책이 인터넷서점 검색 안되네요. 절판이라고 중고샵에서도 18,000원에 팔리고 있더군요. 오호라- 읽고 싶으면 얘기해요. 내가 우리 만날때 들고 나가서 빌려줄게요. 읽고 돌려주면 되요.



Jude님/ 기억 안나기로 치자면 저는 어디가서 탑먹을거에요, 정말. 저는 은희경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를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가지고 와서 집에서 읽다가 어어, 이거 읽은거잖아 했답니다. 전 정말 생각 없이 사는것 뿐만 아니라 멍청하기까지 하다니깐요. 에잇.

무해한모리군 2010-02-1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전 늘 뭘 먹을까만 고민하지만 그래도 다락방님 페이퍼에 내 이름이 나오다니 감격!

다락방 2010-02-12 09:42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페이퍼 읽고 왔더니 혀 생각 밖에 안나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2-12 09:57   좋아요 0 | URL
사실 소설에선 혀만한 크기의 그 문제의 과자가 혀에 닿는 느낌을 묘사해요.
무서진 견과류의 느낌, 밀가루의 느낌 이런거요 ㅎㅎㅎ

다락방 2010-02-12 10:51   좋아요 0 | URL
조경란의 [혀]는 혹시 읽어보셨나요, 휘모리님?

정말 일하기 싫어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뭐, 하고 있지도 않지만. ( '')

무해한모리군 2010-02-12 11:20   좋아요 0 | URL
조경란의 혀를 보고 제가 생각난다는 지인 두명의 전화를 받기는 했습니다만..
읽어봐야할까요 ㅎㅎㅎ

섹스보다 맛난거 먹는게 더 좋다가 저의 모토입니다 ㅋㄷㅋㄷ

다락방 2010-02-12 11:27   좋아요 0 | URL
맛난거 먹고나서 하는 섹스는 지구 최강이죠.

뷰리풀말미잘 2010-02-12 11:54   좋아요 0 | URL
출출할때까지 하고 맛난 걸 먹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다락방 2010-02-12 13:46   좋아요 0 | URL
아, 그것도 썩 좋은 방법이로군요!

마늘빵 2010-02-1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프다.

다락방 2010-02-12 10:51   좋아요 0 | URL
응. 나도 아파요.

뷰리풀말미잘 2010-02-12 11:54   좋아요 0 | URL
미, 미잘이다.

다락방 2010-02-12 13:47   좋아요 0 | URL
♡.♡

기억의집 2010-02-1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이 연상된다는 말에 저도 함 읽어봐야겠어요. 어떤 내용일꼬, 궁금하네.
글구 나 맨날 틱톡 들을려고 시도때도 없이 여기 오는 거 있죠. 아무래도 몽키가서 다운 받아야할 가봐요^^

다락방 2010-02-12 10:53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읽는 순간 틱톡이 머릿속에서 막 울려요. 좀전까지는 유 아 뷰티풀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헷 :)

Mephistopheles 2010-02-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다락방님..복숭아와 혀의 상관관계는 어찌되는지 셜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락방 2010-02-12 10:54   좋아요 0 | URL
일단,
하얗고 말랑말랑하고 즙이 많은 복숭아의 껍질을 벗겨서 혀로 한번 핥아보세요. 제 설명은 그 뒤에 해드리죠. 훗 :)

L.SHIN 2010-02-1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내가 다락님을 왜 좋아하는지 이제야 정확히 알게 되었어요.
처음엔 이유도 몰랐어요. 그냥 좋더라구요. 마치, 제 시간 되면 엄마가 '와서 아이스크림 먹어라~' 하듯
나는 다락님 페이퍼가 뜨면 부리나케 달려와서 있다가 흡족하게 돌아가곤 했죠.

오늘 다락님의 페이퍼를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어떻게 이 사람은 이렇게 모든 걸 사랑하며 살 수 있지? 매일 아침 들려오는 음악이 무엇이든 간에-
읽는 책 마다 이런 아름다운 의미를 찾는 건, 도대체 얼마만큼 지구에서 살아야 얻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욕심이 생겼답니다.
저도 [소삼천국]에 가입해서 그 왈랑왈랑 거리는 분위기에 함께 있고 싶다고 -

다락방 2010-02-12 14:39   좋아요 0 | URL
L.SHIN님.
우연이죠, 우연. 제가 찾지 못하는 것을 L.SHIN님이 찾으실 수도 있고 L.SHIN님이 찾지 못하는 것을 제가 찾을 수도 있고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걸 생각하고 다른걸 보고 있으니깐요. 저도 제 자신을 잘 몰랐는데, 네, 저는 어쩌면 정말 모든걸 사랑하며 사는걸지도 모르겠어요. 흐음, 그렇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들의 리스트를 대라면 또 그것도 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삼천국에 가입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아요. 조건은 단지 하나, 삼겹살과 소주를 사랑하기만 하면 된답니다. 삼겹살과 소주를 사랑하는게 너무나 매력적인 이유는, 한우와 양주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에요. ㅎㅎ 삼겹살과 소주여, 영원하라!!

고마워요, L.SHIN님.

L.SHIN 2010-02-12 17:06   좋아요 0 | URL
소주, 못 마시지만, 그 왈랑 분위기에 합체할 수만 있다면 마시다 기절하면 될 뿐이고!
삼겹살은 열심히 먹을 수 있는데 말이죠. 으흣-!

Kir 2010-02-1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창비 전집 지르고 싶어서 손이 덜덜거리며 떨리는 걸 참고 참고 또 참느라 힘든데, 아~ 다락방님 이러시면 정말이지 곤란해요; 애도하는 사람도 출간 전부터 지르고 싶었던 걸 꾹꾹 참는 와중에 다락방님이 올리신 페이퍼 읽고 좌절했는데, 어흑ㅠㅠ

+) 다락방님이 언급하신 세트 4권 다 저도 좋아하는 책이군요, 이런 기분좋은 뿌듯함이라니~^^

다락방 2010-02-12 15:41   좋아요 0 | URL
오옷- 정말요? 그 셋트를 완독하신 분이시라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겁니다. 후훗.
창비 전집은 지르셔도 후회가 없을 거에요. 잘 만들어진 책이더라구요. 단편을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히힛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우면 뭐 한권씩 지르셔도 되지 않을까요? 하핫 (아 이런거 옆에서 충동질 조장하면 안되는건데요, 그쵸?)

2010-02-12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4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나 2010-02-13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말랑해, 촉촉해, 향긋해
근데
조금 추워져요,

다락방 2010-02-14 00:31   좋아요 0 | URL
응 니나님.
삶이 원래 그렇지요. 말랑했다가 따뜻했다가 금세 추워지기도 하고, 다 그렇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니나님!!
 

난 살짝 똘끼가 있어서(응?) 가끔 또라이짓을 하곤 하는데, 오늘 출근길, 강남역에 내려 지하철역을 걸어오면서는 노래를 불렀다. 조용하게- 

아침에 문득 눈뜨고 바라보니 눈부신 햇살~ 

아니 왜? 우산을 들고 질퍽거리는 눈을 맞으며 출근했는데, 에잇 왜 아침부터 귀찮게 눈이람, 했는데 입에서는 눈부신 햇살 어쩌고 하는 노래가 나왔을까. 아마 제목이 텅.빈.마.음. 이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만 멜랑꼴리해질 순 없다. 

 

난 너를 느끼네 내 텅빈 마음 속 

 

 

미련없이 그대를 떠나보낸 내 마음속엔
오늘은 왜 이리 허전할까요 알 수 없어요

아침에 문뜩 눈뜨고 바라보니 눈부신 햇살
내곁에 잠든건 지나간 추억 너무 허탈해

그대 그 미소 그때 그 마음 되살아나서 날 부르네
두근거리는 내 작은 맘으론 붙잡을 수 는 없지만

그대 그 미소 그때 그 마음 되살아나서 날 부르네
난 너를 느끼네 내 텅빈 마음 속.  

 

 (앞에 다큐멘터리 스러운 부분 좀 지나면 노래 나옴 1:33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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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2-14 00:32   좋아요 0 | URL
저는 현재 연휴중 하루를 써버리고 몹시 아쉬워서 잠도 못 이루고 있어요,바람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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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의 기본적인 생각과 이 책속의 애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정확하게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에선 일치하는데, 그는 살아생전 무슨 일을 했든 이미 죽은 사람을 누군가는 사랑했었다는 걸로 애도하고 싶어하고, 누군가 한명은 당신을 기억한다, 고 애도하고자 한다. 주변에서는 그가 나쁜 사람이었다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원망만 받다가 죽었다면? 이라고 언제나 반박하곤 하지만, 애도하는 사람은 그래도 그에게는 어느 한사람 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아주 어릴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 한 사람에게는 사랑받기도 했을 거라는 거다. 

한 사람안에 좋은것도 나쁜것도 다 들어있다면(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애도하는 사람의 말은 맞다. 그리고 이미 죽은자에 대해서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고 애도하는 거라면 이건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나와 일치하는 부분은 바로 여기, 상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말,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말은 가능한 하는게 좋다, 는 쪽이다. 참지 말고 숨기지 말고. 싫어한다고 원망한다고 하는 것 보다는 좋아한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잊지 못한다고 말하는 쪽이 듣는쪽과 말하는 쪽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내 생각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늘 그렇게 살아온다고 했으면서도 그게 잘한건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가 없다.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감정이 짝사랑이 아닐까. 아주 오래전 대학 다닐때, 고등학교 동창을 만난적이 있다.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에도 둔감한 나는 상대의 작은 변화는 좀처럼 눈치 채지 못하는 편인데, 이 친구는 만나자마자 깜짝 놀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원래 살이 찐 타입이 아니긴 했지만 볼 살 만큼은 통통해서 제법 귀여웠는데, 정말이지 말 그대로 홀쭉해져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어디 아프냐, 대체 왜 그렇게 살이 빠진거냐고 묻는 내게 그 친구는, 

짝사랑을 앓고있다고 답했다. 

짝사랑? 짝사랑 때문에 앓고 있어? 그게...살이 빠지는 일인거야? 그래? 

상대는 같은과 선배라고 했고, 그 선배와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어서 그 선배가 참여한 동아리에도 들었다고 했다. 시사토론인가 하는 동아리였는데 사실 갈 때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저 그의 얼굴을 보러 가는 거라고도 했다. 그렇다면 너는 그 선배와 친해? 아니. 연락은 하는 사이야? 동아리 모임 한번 빠졌더니 왜 빠졌냐고 전화는 한번 왔었지.  왜 좋아한다고 고백하지 않아? 그 선배는 여자친구가 있어. 그래서 이제 동아리도 안나가려고. 

오! 이런 빌어먹을 짝사랑 같으니라고! 

짝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이 짝사랑이 혼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골병들게 만든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도 남자가 썸머를 혼자 좋아하기 시작하는 그때, 썸머는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남자는 집에 돌아와서 온갖 감정의 기복들을 겪어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게 인사를 건넸지, 나를 좋아하는거 아닐까? 아,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우리는 끝났어. 타인이 보기에는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이미 그녀와 나 사이는 끝났다고 괴로워한다. 오- 스투핏 짝사랑. 이 영화가 좋아지기 시작한건 아마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가 다 하고 있는 고민을 그가 하고 있어서. 내가 겪었던 감정과 상황을 그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서. 영화속에서 결국 그가 썸머와 사랑을 시작했을 때는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웃어 주고 함께 춤 춰주지 않았던가! 

 

 

사실 짝사랑의 고민은 끝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 건 날 좋아하는게 아닐까? 이렇게 행동하는 건 선을 넘지 말라는걸까? 문제는 상대는 전혀 의미 없이 던지는 말과 행동에 끊임없이 집착한다는 거다. 짝사랑에 빠져있는 친구들이 상대의 한마디 말로 고민을 털어 놓을때, 나는 대체 그 의미없는 말에 왜 그런 생각을 하는거냐고, 그건 그저 지나가는 말이라고 몇번 대꾸해준 적이 있는데, 나 역시 타인으로부터 그런 말들을 들을까 두려워서-착각은 아름다운 거니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한적이 여러번이다. 역시 '어쩌면 실현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만드는 상대보다는, 삼겹살을, 소주를, 순대국을, 오이지를 짝사랑하는 쪽이 백번 낫다. 그러니까 나로 말하자면, 

 

말하긴 뭘 말하냐. 관두자. 하아- 

 

자학의 밤을 보내고 났더니 아침에 라디오에서는 이 노래를 들려준다. 

 

 

그러니까 자학의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은 사람에게 좀 가혹한 노래가 아닌가. 자학의 밤을 보낸 사람에게 이런 노래를 들려주는 라디오는 옳은 행동을 한것이 아니다. 자학의 밤을 보낸 사람에게 출근하라는 것 역시 옳지 못하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되는거다. 자꾸 이러면 정말 죄다 불질러 버릴테다. 

그때, 짝사랑을 앓고 있는 그 친구에게 나는 왜 '사랑이 너를 찾아올거야'라고 말해주지 못했을까?  Love will find you.

 

 

  

결국 이놈의 라디오가 겁났나보다. 내가 이 세상을 불지를까봐. 그래서 결국은 이런 노래로 마무리를 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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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1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처먹고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면 짝사랑은 나의 전유물....이다..라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런 종류의 사랑으로 나 역시 충분히 가해자의 입장이 되었던 적이 몇번은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죠.(철들기 시작하는 중 아니면 왕자병 초기증상..)

다락방 2010-02-10 17:10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제가 그런 대상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놈도 참..특이한 놈이에요. 여튼, 저는 그당시에 그걸 알 수 밖에 없었는데, 이 놈들은 고백형이었던거죠. 몇번 안되는 경험인데, 그들은 모두 울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죠. 시간은 흘렀고,

이제는 제가 울 차례인가봐요.

비로그인 2010-02-1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짝사랑을 무척 즐겨요. 그 대상이 가수이든, 제 곁의 지인이든, 표현하지 못해 끙끙댄다기 보다는 짝사랑하는 내 마음의 상태, 그 사람의 호흡결에 쓰러져 버리는 내 모습이 참 좋아요.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그도 마침 나를 좋아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건 기적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이지요.제 생애 진정한 그런 기적은 딱 두 번 있어 봤습니다.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짝사랑하는 것이요. 내가, 혹은 그가 나를 먼저 좋아하고 끊임없이 집적거려서(!)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호흡결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런 짝사랑의 겹침. 함께 해야 더 좋은 길이긴 한데, 혼자라도 나쁘진 않아요.

다락방 2010-02-10 12: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Jude님이 말씀하시는 그것은 기적이 맞습니다. 그래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인거지요. 물론 그 감정상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끔은 그 감정 때문에 몹시 힘들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그럴때는 지쳐버리고 말지요.

여기는 여전히 비가와요, Jude님.

라로 2010-02-1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애도하는 사람 읽고 싶어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짝사랑을 했는데 아직도 자기연민에 빠질때면 그때의 그 짝사랑의 감정이 기억나는거 있죠!!!!!!!ㅠㅠ
전 초등학교 1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감정의 치유를 해야하는 걸까요??????ㅎㅎ

다락방 2010-02-10 12:56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저는 초등학교2학년때부터 짝사랑을 했던 것 같네요. 게다가 짝사랑을 참 잘도 했던것 같아요. 어릴적에 제가 즐기는 건 확실히 연애보다는 짝사랑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음, 자기연민에 빠질때면 그때의 짝사랑 감정을 떠올리는게, 치유할만한 감정은 아닌 것 같은데요, nabee님. 그걸 치유해버리면 자기 연민에 빠질때 마땅히 떠올릴 다른 감정이 없잖아요. 설사 있다고 해도 짝사랑보다는 좀 후진 감정일 것 같아요.

카스피 2010-02-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보면 제일 순수한 사랑같기도 하면서 어찌보면 제일 바보같은 사랑 같기도 하지요^^

다락방 2010-02-10 12:5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순수하고 바보같고 멍청하고 자학하고 혼자서 울다가 웃다가. 하핫. 맞아요.

기억의집 2010-02-1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도하는 사람 재밌어요. 저 책 가격대가 너무 쎄서 망설이고 있는데.
전 짝사랑은 학창시절에 해 본 것밖에 없어서.....^^
누군가 난 널 기억해 좋아했어,라고 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말은 없겠죠. 특히나 한때 짝사랑했던 사람한테 들으면.

그나저나 저 틱톡은 지난 번에 빌보드 1위했다고 해서 들었는데
다락방님이 올려주니깐 더 좋아졌어요.

다락방 2010-02-10 12:58   좋아요 0 | URL
가격대가 정말 세요, 세. 저도 아무생각없이 질렀다가 뒤에 책 가격보고 기절했어요. 어휴- 두께는 또 어떻구요! 그렇지만 재미있었어요. 저는 좋았답니다. 시원스레 별 다섯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별 넷은 확실해요. 그리고 읽다가 울어버리기도 했어요. 아이참..

그나저나 저 틱톡이 꽤 유명한 노래인가보군요! 오늘 출근길 지하철에서 라디오로 듣다가 어어, 뭔노래야 하고 아침에 부랴부랴 검색해보았는데 말입니다. 기억의집님이 좋다니, 저도 좋아요. 오늘은 기억의집님 페이퍼도 읽어서 더 좋았어요. :)

L.SHIN 2010-02-1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도, 지금도 짝사랑에 빠졌어요.
아마 앞으로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기대하며 사랑에 빠져 있을 거에요.
H는 내가 좋아하기도 전에 죽어버려서, 사후에 짝사랑에 빠졌었죠.
S는 꿈에까지 나왔었지만, 원래 이 시대 사람이 아니었어요.

나는 지구와도 사랑에 빠졌답니다.
그런데 지구가 슬플 때 안아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크지 않아서 속상해요.
가슴으로 딱 한 번, 안았던 기억 밖에 없네요.

다락방 2010-02-10 12:59   좋아요 0 | URL
저도요, L.SHIN님. 저도 예전에도 지금도 짝사랑에 빠졌어요. 짝사랑은 약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약이 있다면 너는 먹을래? 하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 라고 답할 것 같긴 해요.

저도 속상해요, L.SHIN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제가 가야할지 모르겠어서요.

L.SHIN 2010-02-10 13:34   좋아요 0 | URL
저도 누군가 '약 먹을래?'하면, '아니, 먹어서 잊어버리느니 차라리 아플래'하고 대답하겠어요.

레와 2010-02-1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사랑은 다 좋더라.. 불륜빼고! ㅎ


다락방 2010-02-10 17:42   좋아요 0 | URL
사실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 재미있는게 없죠. 막 에너지가 넘치고 ㅎㅎ

섬사이 2010-02-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어느 드라마에선가
"짝사랑은 사랑만 하고 밥은 해주지 않아도 되니까 더 좋은 거야"했던 게 기억나요. ^^

다락방 2010-02-10 17:43   좋아요 0 | URL
오호- 명답이로군요! 그것은 밥하는 괴로움을 아는 사람들이 하는 말일까요? 일단 열심히 짝사랑중이라면 기꺼이 밥을 해주고 싶어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후훗 :)

비로그인 2010-02-1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날 짝사랑해주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0-02-10 17:43   좋아요 0 | URL
좋지요, 암요 좋고말구요! 누가 날 짝사랑해준다면 어쩐지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 같은데요. 매일매일이 신나고 말입니다. 유후~

2010-02-10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1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1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1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2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0-02-1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ONE LAST CRY!!!! (의도적인 대문자 나열임) One last cry before i leave it all behind...Gotta get over you. 엉엉엉 맨정신을 가지고 아침 댓바람부터 들어도 울적한 이 노래를 우울한 밤에 듣게 되다니요, 나빠요. 다락방님!

전 한때 Westlife 와 Boyzone의 아일랜드 남정네들을 짝사랑했었다는... Westlife 새앨범 나온거 알죠?

다락방 2010-02-11 08:42   좋아요 0 | URL
잘못했어요 브론테님 잘못했어요.
맞아요 one last cry는 맨정신에 들어도 완전 울적 멜랑꼴리 ㅠㅠ
제가 나빠요 제가 나빠요.

전 한때 테이크댓을 짝사랑했었지요. Babe 와 Pray를 부르는 그들이 엄청 좋았어요. westlife 새앨범 나온건 당근 모.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핫

머큐리 2010-02-1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직도 난 짝사랑 중이에요...ㅎㅎ

다락방 2010-02-11 08:4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누구를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