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그것들이 과연 옳다거나 진실이라거나 혹은 진심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우리가 크게 잘못 알고 있는건 아닐까?  문제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니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잘못 알고 있는거야, 사실은 이래.' 라고 말해봤자 그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에겐 저마다 '믿고 있는' '각자의' 판단과 진실이 있으니까.

 

 평생을 외교관으로 지냈지만 숨길 수 없는 예술에의 열정을 이제 막 드러내려는 남자, 게다가 딸들의 든든한 지원까지. 그렇게 새로운 악기를 배우게 됐지만, 그가 배우는 것이 정말 악기에 그치는 걸까? 젊은 남자 선생이 악기를 연주하고나면 왜 기나긴 침묵의 시간이 이어지는걸까?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집안의 지하실에 사는 남자는 충실한 하인들이 갖다 주는 음식들을 먹고 시중을 받는다. 그들처럼 인간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좋은 하인들을 두었다는 사실에 감동하면서. 그러나 그 하인들은 정말 그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을까? 

전쟁이 끝났는데도 전쟁때 자신을 괴롭히던 간수에게 여전히 묵종하는 친구에게 이제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보지만, 그의 귀에는 닿지를 않는다.  

'로맹 가리'는 이런 작가였던가! 이토록 서늘한 아니, '어찌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해 얘기하는 그런 작가였던건가. 그동안 나는 로맹 가리를 만나지 않고 대체 뭐하고 살고 있었던 걸까.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라는 단편을 조금 난해하게 넘겨 시작하고 나면 뒤이어 나오는 단편들은 정말이지 다들 놀랍다. 가슴이 꽉 막히는 것도 같고 한숨을 쉬어 보게도 된다. 한 편 한 편, 나는 로맹가리에게 반한다. 그가 말하는 인간은 잘못 알고 있거나, 엉뚱한 믿음을 갖거나, 자신의 신뢰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나는 앞으로 '로맹 가리'의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로맹 가리는 나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  

 

'우디 앨런'은 영화 『또다른 여인』에서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한 여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 동생은 당신을 싫어해요." 믿을수도 없었고, 믿기지도 않았던 얘기를 듣고 그녀는 그럴 리 없어, 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로부터의 삶을 돌이켜 보니 생각이 달라지고, 자신을 사랑한다 생각했던 남편이 바람피는 것도 보인다.  그녀는 동생에게 찾아가 너와의 관계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우디 앨런은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여러번 얘기했구나.  

「매치 포인트」에서-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가 사실은 젊은 내연녀를 죽인 살인자라는 것을 모를 뿐더러,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상상도 해보지 않겠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은 그 순간부터 자신이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아닌가. 애인도 있고, 그 애인을 사랑하는 내가 다른 남자에게 끌릴리가 없지, 다른 남자와 섹스할 리가 없지. 그녀는 그녀 자신을 몰랐다.  

 

 

의도적으로든 혹은 그렇지 않든 우리는 타인이 나의 어떤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를 바란다. 거기서부터 나 혹은 상대의 '잘못 아는'것이 시작되는 걸지도 모른다.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터부』(알라딘에 이미지가 없어요-)는 각자 자신의 과거를 숨긴채-그건 명백한 실수였다고 해도 '살인'과 '누드사진에 대한 협박'이었다- 사랑하는 상대를 찾고 행복도 찾는다. 그러나 한쪽-여자-의 과거가 먼저 수면 위로 드러난다.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그동안 자신이 알아왔던 여자 이외에 다른 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자신에게도 그런 면이 있음을 알기에 그녀를 비난하거나 내치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제부터 마음에 걸려서 견딜 수가 없었어. 문득 생각난 것이지만, 너무 사랑을 하고 있어서,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 알고있겠지, 케이트, 당신의 문제는 내 문제이기도 한 거야. 어떤 일이든 도움이 되어 줄게."(하권, p.286)

 

 어쩌면 내가 나에 대해 혹은 타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를 얘기하고자 할때 듣고자 할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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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8-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 저도 시작해야할 책들이 수두룩 이군요. 아흐.
추천 꾸욱!

다락방 2009-08-12 14:23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예요, 치니님. 요네하라 마리도 그렇고 줌파 라히리도 그렇고 저 역시 시작해야 할 작가들의 작품이 엄청 쌓여있어요. 헤헷.

mong 2009-08-1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벽의 약속을 읽고 반했죠 로맹가리...
자전적인 요소가 많다기에 로맹가리 평전도 찾아 읽었어요

다락방 2009-08-12 14:23   좋아요 0 | URL
아, 새벽의 약속이요? 오케이. 알았어요. 저도 새벽의 약속을 읽어야 겠어요. 아, 기대중이에요.
그런데 평전도 괜찮던가요? 전 체 게바라 평전을 비롯, 평전을 잘 읽지 못하거든요. 휴..

레와 2009-08-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성적으로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음..용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무튼)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추천을 누를 수 밖에 없는 페이퍼!

다락방 2009-08-12 14:24   좋아요 0 | URL
흐음..그러게나 말입니다.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어렵죠.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러니 용기라 불러도 좋을겁니다.

... 2009-08-1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느 우울한 날에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가 옆에 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읽었다가 우울함이 몇만배 증폭되는 경험을 했던 터라, 그 이후 로맹가리를 더 못 읽고 있어요. <자기 앞의 생>은 로맹가리가 아니라, 에밀 아자르였기 때문에 읽었구요 ^^

다락방님, 스칼렛 요한슨을 좋아하세요? (아, 이 뜬금없는 질문....)

다락방 2009-08-13 12:53   좋아요 0 | URL
아뇨, 브론테님. 스칼렛 요한슨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뭔가 좀 그러니까....제가 보기에는...... 약간 멍- 해 보여서 ( ")(" )

저는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해요. 후훗

... 2009-08-13 13:27   좋아요 0 | URL
저는요, 그 멍해 보이는 스칼렛 요한슨이 그리 밉지 않더라구요. 너무나 헐리웃스러워서 어떨땐 귀엽기도 하고... 스칼렛 요한슨을 첨 만난 것 Lost in Translation (사랑도 통역되나요?)에서 였는데, 그땐 전혀 안 멍해보였었어요 (아마도 약간 멍한듯 나가는 건 마릴린 먼로의 벤치마킹이 아닐까 싶기도...)

자꾸 보다보니 이런 배우도 하나 있어야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라니까요. 우디 알렌감독은 스칼렛 요한슨이 대단히 똑똑하다 던데요? 생각해 보면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 옇화 중에 재밌게 본 영화 디게 많았는데...진주 귀걸이 소녀, 인 굿 컴퍼니, 내니 다이어리등등... 스칼렛 요한슨 미워하지 말라구요....

참 그리고, 우디알렌 감독과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 영화 하나가 빠졌어요! <스쿠프> 이것도 그러저럭 볼만...

다락방 2009-08-13 13:44   좋아요 0 | URL
[스쿠프]는 제가 안봐서 뭐라 쓸 말이 없어서요 하핫. 저는 우디 앨런은 스칼렛 요한슨의 광신도쯤 되는걸까 생각했어요. 자기 영화에 자꾸 등장을 시키잖아요. 하핫.

두꺼운 입술을 조금 내민것도 같고 조금 벌린것도 같아서 멍-해보이는 것 같아요. 그치만 브론테님 말씀대로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볼게요. 사실 뭐 딱히 미워할만한 이유도 없지요. 게다가 쓰잘데기 없는 남자들 보다야(이건 생각하기 나름?) 백만배쯤 낫지 않습니까!!

무해한모리군 2009-08-1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시작을 못했는데, 벌써 다 읽어버리셨네 ^^
또다른 여인 저도 보고 싶은데, 요즘 집에만 가면 너무 졸려서 책 뿐 아니라 dvd도 싾여있는 기현상이 --;;
나만 봄인가..

다락방 2009-08-13 12:54   좋아요 0 | URL
전 이제 책장에다 쌓아두다 못해 피아노 위에 쌓아둬요. 그래서 남은 8월은 전혀,전혀,전혀,전혀 지름없이 지낼 거에요. dvd 쌓여 있는 것도 저 역시 마찬가지. 전 보다 만 dvd 도 있어요 orz

비로그인 2009-08-1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디 알렌을 좋아하면서도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찾지를 못했는데 다락방 님은 이렇게 명쾌한 결론들을 내려주시다니요! 포인트를 짚는 예리한 감각.

다락방 2009-08-13 12:59   좋아요 0 | URL
음, 저는 가끔 제가 남들이 보는걸 보지 못하고 엉뚱하게 다른 생각만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책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말이죠. 너무 저 좋을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달까요.
남들이 본대로 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디 앨런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는게 같았나 봐요, Jude님.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2009-08-13 2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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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1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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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혼 2009-08-13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새벽의 약속>을 어머니께 선물드린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감사의 말씀에 무척이나 행복한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한 책이 감동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을 산출하는 일, 그런 일보다 더 짜릿한 게 또 있을까요? ^^

다락방 2009-08-14 10:51   좋아요 0 | URL
물론 책을 읽고 저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내가' 선물한 책을 상대가 읽고 '제대로'느껴준다면 정말 행복하죠. 반대로, 내 기대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을 때는 사실 좀 시무룩하기는 해요. 책이 주는 느낌은 다르잖아, 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쿨-하게 아, 그럴수도 있지 하지는 않게 되더란 말이죠.
뭐, 저라는 인간 자체가 쿨한것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저도 새벽의 약속을 읽어봐야 겠어요. 그렇지만 쌓여있는 읽지 못한 책들의 압박때문에..휴..

머큐리 2009-08-1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들은 패루에 가서 죽다'를 예전에 읽었는데 생각이 안나다가 페이퍼 보니 기억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근데 이 소설들 내용은 생각나지 않아도...읽은 후 왠지 막막했던 느낌은 생생하네요...아직도 그 정체모를 막막함을 다시 한 번 풀어봐야 할가봐요...^^;

다락방 2009-08-14 10:52   좋아요 0 | URL
서늘하다- 저는 그렇게 느꼈더랬습니다. 저는 서늘한 느낌을 주는 소설을 꽤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로맹 가리의 작품을 앞으로 더 읽어보려고 해요. :)

2009-08-18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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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8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8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스틱 시티 - Plastic Cit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난해함의 절정. 대체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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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2 2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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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1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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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1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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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1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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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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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 2009-08-1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던 영화인데, 보기 무섭네요^^; 20분 정도 들어냈다던데, 그래서일까요...

다락방 2009-08-09 14:12   좋아요 0 | URL
아, 저 이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Kircheis님. 그저 보는 내내 배가 고팠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다기리 죠는 정말 멋있더군요!!

Kir 2009-08-18 23:0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걸 어쩌나요. 제가 오타 낸 걸 조금 전에야 봤어요...
20여분 정도를 감독이 무자비하게 편집해서 관객들에게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가 됐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역시 그 여파인가 싶었는데, 이상하게 써놨었네요;

다락방 2009-08-19 08:49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뜻이었군요! 하핫 전 뭘 들어냈다는 걸까 갸웃갸웃해도 알 수가 없었어요. 상체를 드러냈다는걸까, 뭐 이런식의 생각도 해보고 말이죠. 아, 근데 감독이 무자비하게 편집을 했군요. 그래서 제가 알아 볼 수 없는 영화가 된거로군요. 아, 정말 난감했다니깐요. orz
 

[어제의 오늘]1919년 프리모 레비 출생


ㆍ무기력에 맞선 ‘시대의 증언자’



 

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자 화학자인 프리모 레비가 1919년 7월31일 토리노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1987년 4월11일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일 조선인 2세 지식인 서경식씨는 저서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통해 “항상 삶을 긍정하던 조용한 낙관주의자”였던 레비가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는지를 묻는다.

1943년 갓 대학을 졸업한 레비는 이탈리아를 점령한 파시스트에 맞서 빨치산에 가담했다. 하지만 미숙한 빨치산이었던 그는 얼마 싸워보지도 못한 채 파시스트에게 체포됐다. 빨치산이면 즉결 처분, 유대인이면 수용소행이었던 기로에서 그는 유대인임을 시인하고 아우슈비츠에 이송됐다.

아우슈비츠에서 레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비극을 겪었다. 아우슈비츠는 옆 사람의 빵 4분의 1 조각을 빼앗기 위해 그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지켜봐야 하는 지옥이었다.

레비가 탄 아우슈비츠 행 화물칸 속 45명중 생환한 사람은 레비를 포함해 4명뿐이었다. 전후 레비는 “‘아우슈비츠 이후’의 세계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온몸으로 제시한 ‘척도’와 같은 존재”가 됐다. 종전 후 펴낸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등으로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말년의 레비는 절망에 빠졌다. 서경식씨는 이렇게 적었다. “쁘리모 레비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증인이었다. 그런데 ‘이편’의 세계, 즉 우리의 세계는 증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인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에도 무심했던 것이다…. 옅은 어둠 속 공간에 몸을 던진 쁘리모 레비는 자기 자신의 육체를 돌바닥에 내동댕이침으로써 우리의 천박함을 산산이 깨부수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채 하는 망각,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무관심,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는 무기력은 동급이다. 레비는 이 망각, 무관심, 무기력에 맞서 싸웠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레비는 결국 패배한 것일까. 6월9일 한국의 작가 188인은 시국선언문에서 레비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가 노예일지라도, 아무런 권리도 없을지라도, 갖은 수모를 겪고 죽을 것이 확실할지라도, 우리에게 한 가지 능력만은 남아 있다. 바로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출처; 경향닷컴 <경향신문-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오늘 아침 신문을 넘기다가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퍼왔어요. 저작권은 당연히 저한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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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7-3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작권 없는 다락방님께, 좋은 기사 옮겨주신 다락방님에게 추천^^

마늘빵 2009-07-3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색 인용문이 가슴이 깊이 꽂히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고자 했던, 증언하고자 했던 인간 프리모 레비..

레와 2009-07-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빩간 문구에도, 다락방님께도 추천을 아낌없이 드립니다!!

머큐리 2009-07-3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처럼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으려 합니다...

느린산책 2009-07-3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쿤요..저도 몇해전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을 읽고 뭔가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어요.그리고 요즘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고있는데 참..읽기 힘드네요 ㅎ

네꼬 2009-07-3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 (눈물의) 동의와 추천.

바이런 2009-07-3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지막말 가슴에 맺혀오네요 T_T 저는 경향신문 구독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저 글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걸까요; 제 주의부족을 환기시켜준 다락방님께 감사의 추천을 날립니다T_T

이리스 2009-07-3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치니 2009-07-3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이 나버렸어요. 추천.

카스피 2009-07-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글을 보니 만화 쥐가 생각나네요.

2009-08-01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메디엄 - The Haunting in Connecticu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공포보다는 한없이 외롭고 슬픈 영혼을 느끼게 해준 영화. 보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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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7-30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봐야겠당.. ㅋㅋ

다락방 2009-07-31 08:21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근데 극장에서 이 영화 보고 운 사람은 저 뿐이던데요. 어떻게 다들 안울지? 전 엄청 외롭던데 말예요. ㅜㅜ

2009-08-01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2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r 2009-08-08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기는 영화였는데, 봐야겠군요.

다락방 2009-08-09 14:12   좋아요 0 | URL
Kircheis님도 이 영화를 보고 우실까요? 아니면 정말 저만 이상한걸까요? 보시고 나면 꼭 말씀해주세요, Kircheis님께 이 영화는 어땠는지 말예요.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요, 이 책들은 어떤가요? 

  

로맹 가리의 책은 한번쯤 꼭 읽어 보고 싶었어요. 읽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무척 궁금해요. 벌써부터 기대가 몽글몽글 피어오른답니다.  

 

 근데 혹시 이 책들을 읽으신 분들, 돈 주고 사셨나요? 

 

저는 알라딘에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그분들을 불러보자면 끝도 없지만, 어쨌든 가장 좋아하는 분 중의 한분이 제게 이런 방명록을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키 큰 남자보다 훨씬 더 키가 큰 신랑이 아레스처럼 들어온다. 사랑을 담아. 전(煎) 엘리시움 스튜디오 전속 작가 어빙 사포가. 오빠의 아름다운 뮤리얼과 꼭 행복해야되. 행복해야되, 행복해야 돼. 이건 명령이야. 나는 이 동네 누구보다도 계급이 높거든." -샐린저 

 

 누가 뭐라고 해도 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아주 아주 좋아해요. 굉장히 굉장히 좋아해요. 사랑해요. 그런데 샐린저의 저 문장을 받고 나니 이 책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를 읽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요. 

 

  

『아기 부처』로 강한 인상을 남긴 한강의 책도, 

웬디양님이 한껏 꽂히신 김승옥의 책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코맥 매카시와 커트 보네거트의 책도,  

(왜 이렇게 안 만나본 작가가 많은건지!) 

 

 

여러분은 모두, 돈 주고 사셨나요? 

 

브론테님은 말씀하셨죠?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사' 라고요. 

 

  

물론, 저도 보관함에 넣어뒀었죠. 사지 않고는 못견디겠더라구요. 그런데 어쨌든 저는 안샀어요. 이 책을 가지고 계신, 혹은 읽으신 많은 분들, 

  

 

이 책도 돈 주고 사셨죠, 분명? 그렇지요? 

 

그런데 저는 이 모든 책들을 공짜로 갖게 됐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구요? 므흣므흣 :)  




2009년 6월 11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된 문학동네 <훔치고 싶은 문학동네의 책 10권> 추첨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께 축하드립니다.
 
☞ 관련 이벤트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090611_munhak 
문학동네 도서 10권

노영주 님 noh***@hanmail.net
송민영 님 cocomin1***@naver.com
이유경 님 falle***@hanmail.net
이희정 님 hee7***@hanmail.net
최현주 님 alle***@hanmail.net

네, 저 다섯명중에 한명이 저여요. 움화화화화화화화핫. 여러분이 돈 주고 산 저 책들, 저는 공짜로 읽게 됐어요. 푸하하하 

이상으로 자랑질을 마칩니다. 꾸벅(--)(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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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7-23 17:2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다 가지고 싶었던 책이기는 한데 미룰까봐 걱정되요. 그리고 이게 당첨됐어도 지르고 싶은책은 여전히 많고요. 하하하핫.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나봐요 ㅜㅡ
축하해줘서 고마워요, 이쁜 아프락사스님.
:)

2009-07-23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07-2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저런 이벤트가 있었지요 @.@ 축하드립니다 ^^

다락방 2009-07-23 23:24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다가 마노아님께서 응모하신 걸 보고 부랴부랴 응모했었답니다. 작년에도 하고 올해도 했으니 내년에도 하지 않을까요? 그때 꼭 응모해보세요, 카스피님!! 축하, 고맙습니다! :)

2009-07-23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9-07-2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다락방 2009-07-23 23:23   좋아요 0 | URL
하하. 비연님 헉, 이라니요! 열권이라니, 부러우시죠? 하하

2009-07-24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4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pple 2009-07-24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_ㅠ제대로 염장질...이런건 대체 어떻게 당첨되나효? 난 이런거 하는줄도 몰랐어요..ㅠ ㅠ어흥...

다락방 2009-07-24 08:14   좋아요 0 | URL
Apple님. 아마 내년에도 할 것 같으니 놓치지 마시라구요! 저도 몰랐다가 마노아님께서 참가하시는 거 보고 어어, 이런게 하네, 싶어서 헐레벌떡 참여했어요. 추첨으로 뽑는다니까..순전히 운 아닐까요? 헤헷.

미아 2009-07-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다락방님. 부러우면 지는거다~!!ㅋㅋ
리뷰를 기대하고 있을께요. 보관함에 넘치는 책들을 뒤로하고 얼른 지를테니

다락방 2009-07-24 12: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미아님. ㅎㅎ
리뷰는...아직 책이 도착하지도 않았어요!! ㅎㅎ

라로 2009-07-24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ㅎㅎㅎㅎ하지만 다락방님 같은 분이 이런 걸 타셔야 문학동네가 대박나죠!!!!
문학동네가 뭘 안다니까!!ㅎㅎㅎ
암튼 뭐 그렇다고 배가 안아픈건 아닙니다요,(이러면서 쓸쓸히 돌아간다,,처벅처벅-비까지 내린다-)

다락방 2009-07-24 12:1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nabee님. 괄호안의 설명이 가슴 쓰려요~
그치만 nabee님도 무스탕님과 따뜻한 우정 주고 받으셨잖아요!

문학동네 좋아요, 고마워요!! nabee님도 고마워요!!
:)

머큐리 2009-07-24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우면 지는거다...저기 책들 중 4권 밖에 돈주고 산 적이 없지만...결코 부럽지....않지 않다...-_-;
좋은 책들이니 마니마니 읽으세요 !!!

다락방 2009-07-24 17:36   좋아요 0 | URL
정말 안부러우세요, 머큐리님? 정말요? 하하하핫.

네네, 부지런히 읽을게요. 고맙습니다, 머큐리님! :)

비로그인 2009-07-2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낚인건가? 했다가 끝까지 읽으니 이건 ... 본적이 없는 염장질..ㅠㅠ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대로 정독해 본 적이 없네요. (몇년 전인가 스캔들때문에 떠들썩했던 것도 있고 해서, 가끔 제대로 읽어볼까? 하긴 하는데, 늘 뒷전이 되고 마네요. 신간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다보니.)

갠적으로 보네거트 좋아합니다. 이전에 인터넷언론사에서 잠깐 일할때(기자는 아닙니다 ㅎ) 거기서 일주일에 한 번정도 텀으로 보네거트의 국내 미출간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그거 업데이트 되는 날이면 시간날때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었죠. :)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서점주인이 되야하나 아니면 서점에서 일을 해야하나 종종 생각합니다. ^^;

다락방 2009-07-26 20:10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bluroze님.
보네거트가 좋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저도 이제 처음으로 읽을 생각을 하니 설레여요. 마구 빠져 버리면 어떡하죠?

제가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현재 씨네큐브 상영중)을 보면 주인공 중 한명이 고서점을 운영해요. 단순히 손님에게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 보다는 원하는 책을 찾아주고, 더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마치 채링크로스 84번지 처럼요!)느낌의 서점인데, 그런 서점을 운영한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bluroze님도 그런 서점의 주인이 되어 보시는 건 어떠세요? 저는 단골이 될 의향이 있는데요! :)

헤스티아 2009-07-29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플오브더북 은 읽어보고 싶어서 전부터 찜해놓은 책인데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기다려야겠군요.
참 저 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책 제목을 보고 깜짝놀라 대출을 했어요.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읽었는데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다 읽었는데 가슴이 탁탁 막히는게
큰 기대 없이 읽어서 그런지 저 완전 빠졌나봐요. 근데 왜 자꾸 에미 가 다락방님과 닮았다고 느껴질까요?
에미의 글이 다락방님의 글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 그리고 후속작도 기대되구요. 암튼 그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 책 읽고 기분까지 좋은건 오랜만인거 같아요. 비록 결말이 좀 답답하게 끝나긴 했지만.. ^^
그 이후는 상상하기 나름이라 ~~^^

다락방 2009-07-29 23:45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군요, 헤스티아님! 정말 좋죠? 가벼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끝이 묵직하지 않나요? 저도 며칠을 여운에 빠져 살았답니다. 게다가 그 결말은 제게 완벽했어요. 그보다 더 나은 결말을 저는 상상도 할 수 없어요. 물론 만나라 만나라 주문을 외웠지만 실제로 만났을 때 그다지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일상에 방해를 받을 만큼 푹 빠진 사람, 푹 빠진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 아 생각만해도 먹먹해져요. 그래서 저도 온라인으로 맺는 관계가 좀 겁이 나기도 한답니다.

그나저나 에미와 닮았다니, 와우~ 굉장한 칭찬이에요, 헤스티아님.

그런데 피플오브더북은 오래 기다리실 수 있겠어요? 한 20일 지나야 배송이 된다는데 말이죠. 헤헷 :)

헤스티아 2009-07-30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먹하다는 말이 잘 맞는 표현이네요. 저는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계속 단어를 찾고 있었는데 말이죠~^^;;

피플오브더북은 많이 걸리네요 헉.... 그럼 이만 꾸벅 ^^;;;

다락방 2009-07-30 13:27   좋아요 0 | URL
헤스티아님. 오늘 문학동네 책이 도착했어요. 제일 먼저 무슨책을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피플 오브 더 북을 읽고 나면 말씀드릴게요. 더워요. 바깥에 돌아다니지 마세요. 헉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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