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브스턴스>를 봤다.

보면서 내내 이야기적으로 끔찍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엔 장면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이 영화를 모두에게 보라고 권하고 싶으면서도 함부로 권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 끔찍한 장면-피가 철철-이 나오는걸 알면서도 어떻게 내가.. 그러나 그 장면은 이 영화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 거대한 여성혐오 사회에서 나까지 나를 미워하는 일. 그리고 나를 파괴하는 걸로 이어지는 일. 그건 '쉴라 제프리스'가 『코르셋』에서 그럴 수밖에 없음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여자들은 성적 대상화를 행하는 남자들의 가치관을 체화하게 된다. 캐서린 매키넌은 이 과정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자기 물건화thingified‘라고 부른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P72








그렇다. 

서브스턴스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데미 무어)'는 성적 대상화를 행하는 남자들의 가치관을 체화한 여성이다. 그게 그대로 자기 안에도 있어서 남자들이 보는 시선으로 자신 역시 여성을 대상화한다. 그게 자기 자신이어도 마찬가지. 아니, 자기 자신에게 더 그렇다. 여자의 가치는 단지 성적으로만 유효해서 젊어야, 날씬해야, 잘 꾸며야, 잘 웃어야 하는거라는 남자들의 바로 그 시선을 쉰살이 넘은 엘리자베스도 가지고 있다. '샬롯 퍼킨스 길먼'의 소설 『허랜드』의 남자 등장인물들은 '여자들만 사는 곳'을 떠올렸을 때 너무나 당연하게 '젊은' 여자들만 떠올렸다. 여자는, 젊어야 여자니까.





그가 목소리를 낮춰 투덜댔다. "젊은 여자들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늙은 대령들 집단한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냔 말이야."

우리는 이곳에 대한 논의나 추측을 할 때마다 늘 무의식적으로 젊은 여자들을 떠올렸었다.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샬롯 퍼킨스 길먼, 『허랜드』, p.42









자신이 더이상 아름답지도 않고 젋지도 않으며 그래서 사랑받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는 한없이 우울해하며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의 가치를 바닥이라 생각한다. 바로 그때,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라는 단어 그대로의 '물질'에 대해 알게된다. 


서브스턴스는 '더 나은 나'를 만나게 해주는 물질이다. 그 물질을 내 안에 주사하면 더 나은 내가 발현된다. 그 상태로 딱 일주일을 살아갈 수 있고 그 후의 일주일은 원래의 나로 살아야한다. 이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일주일 대 일주일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것은 더 나은 나나 원래의 나나 '나는 하나'라는 거다.


YOU ARE ONE.


서브스턴스는 물질이며 그러나 실체이다. 너는 하나야. 너라는 실체는 너야.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를 주사한다. 그랬더니 등이 쩌억- 하고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나온다. 남자들의 시선에서 보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인'여성이란다. 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 '수(마가렛 퀄리)'는 금세 새로운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고 인기를 끌며 선망의 대상이 된다. 그 인기, 사랑, 관심의 집중이 너무 좋은 수는 균형을 잃기 시작한다. 일주일만 그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데 하루를 어기고 그 다음엔 며칠 더 어기고 나중엔 더 오래, 더 오래 어기게 된다. 그러나 제일 처음 서브스턴스에서는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한쪽이 잡아먹힌다고. 수가 균형을 잃으면 엘리자베스는 더 늙고 병들고 잡아먹히게 된다. 엘리자베스로 돌아왔을 당시 '이걸 이제 그만 멈춰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높은 빌딩 전광판에 걸린 화려한 미모의 수를 보노라면 도무지 포기할 수가 없다. 


일단 수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수에게 모여들고 수를 찾지만 다시 엘리자베스가 되면 그녀는 불러주는 사람도 만날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견딜 수 없어 집에만 처박혀서 우울하게 시간을 보낸다. 젊은 수가 마주하는건 혼자서 먹고 마신 뚱뚱하고 늙은 육체의 엘리자베스이고 다시 엘리자베스가 마주하는 건 수가 즐긴 광란의 파티현장이다. 보그 표지모델 제안이 왔는데, 이제 막 남자랑 섹스를 해야하는데, 새해 전야 쇼도 진행해야 되는데, 수는 하루만, 이틀만 하다가 균형을 완전히 잃고 이 '하나'는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자, 그래서 어떻게 될까?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그건 직접 보고 느껴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영화는 지독하게 페미니즘적인 영화다. 아니, 그보다는 지독하게 현실을 고증한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어떤 현실? 여성혐오 현실. 자본주의, 이성애, 젠더롤, 외모 강박, 코르셋 강요가 이 영화 안에 다 들어있다. 늙은 엘리자베스를 쓸모없다고 평가하며 손가락질하는 건 늙고 추한-예의와 매너를 갖추지 못한- 남자다. 젊은 수에게 환호하며 세상은 너를 좋아한다고 칭송하는 것 역시 늙고 추한-자기들이 어떤짓을 하는지 결코 모르고있는- 남자들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도 역겨움이 드러나는데, 왜 늙은 여자의 가치는 떨어지고 늙은 남자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까? 이 역시 쉴라 제프리스가 언급한 바 있다.



일단 여자는 전통적으로 결혼 생활과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득이하게 미용 관습에 임했고 특히나 지난 100년간은 확실히 그래왔는데도, 경제·사회·정치적으로 전혀 우위에 서지 못했다. 미용 관습은 힘 가진 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힘없는 자의 유일한 기댈 곳이며, 남자는 전혀 미용 관습을 행할 필요가 없다. 하킴은 "모두"에게(그렇지만 결국은 여자에게) "평생 매력 자본을 개발하고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1930년대에 유행했던 한 노래를 연상시킨다. 1933년 영화 「로마 스캔들Roman Scandals」의 반페미니즘적 주제곡인 「(사랑받고 싶다면)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해라」말이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P83



여자들이 시행하고, 남자들이 그렇게 좋아죽는 미용 관습이란 정치적 피지배 계층의 행위다. 남성 지배 아래의 사도마조히즘적 로맨스에서 성관계는 여자의 복종과 남자의 지배를 바탕으로 구성되며 여기서 누군가는 여자 역할을 해야만 한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P83



시간이 지나면 인간이 늙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자들이 그렇듯이 여자들 역시 그렇다. 그런데 그 자명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사는게 아니라 병원이나 피부관리실을 방문해 주름살을 어떻게든 지우려하고 피부를 더 탱탱하게 만들려고 하는건 과연 왜인가. 그렇게 실제 내 나이보다 젊어보이려는 노력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그것으로 내가 얻게 되는건 과연 무엇인가. 왜 그렇게 하려고 하는가. 왜 여자는 십대에도 이십대에도 삼십대에도 그리고 그 뒤에도 계속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가. 남자들이 공부하고 게임하고 잠을 잘 때 왜 여자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피부과를 가고 성형외과를 가야 하고 거울앞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그런 노력과 애씀, 시간들임이 여자에게 사회적 지위를 보장해주나? 권력을 주나? 결국 한때 누렸던 칭송과 인기는 더 젊은 여자들에게 빼앗기고 만다. 여자의 위치를 결정하는건 아무리 늙어도 권력이 사라지지 않는 남자들이다. 이거, 이상하지 않나. 화나지 않나. 



대한민국의 젊은 여성들은 몇해전부터 탈코르셋 운동을 시작했다. 남자들의 시선을 체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며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이 되지 않겠다는 뜻이다. 더이상 굴종하지 않겠다는 것. 그런 여자들을 남자들이 좋아할 리 없다. 그런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괘씸한 여성이다.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일부 여자들에게도 탈코르셋을 하는 여자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저 여자는 꾸미지를 않아, 자기 관리를 안해. 저러니까 남자한테 사랑을 못받지. 

나는 화장을 하지 않고 옷에도 신경을 안쓰는데 '좀 꾸미고 살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왜 꾸며야해요?



페미니스트를 못 생기고 다리털이 북슬북슬한 애들, 브라나 태우는 남자 못 만나본 애들이라고 부르곤 하는 것처럼 미용 관습 거부는 분노와 조롱을 부른다. 서구의 미용 관습은 일종의 도덕 같은 성질을 띤다. 미용 관습을 따르지 않는 여자들에게는 ‘자기 관리‘가 안 된다,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 어설프다는 말이 따라다니고, 이들은 사회 구조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진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P.115



엘리자베스 혹은 수가 사는 집에는 커다란 장미 꽃다발이 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할거에요, 라는 메세지가 적힌 꽃다발. 그러나 그 문장엔 조건이 빠져있다.


'당신이 젊고 예쁨을 유지하는 동안에만' 

'당신이 늙기 전까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남자들은 어떤 감상을 가질지 너무 궁금했다. 제일 두려운 후기가, (여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어휴 저 여자는 젊어지고 싶어서 정신이 나갔네' 이다. 이 영화는 그런 감상으로 마치면 안된다. 젊어지고자 하는 저 여자가 '왜'그러는지, 왜저렇게 젊음과 예쁨에 집착하는지를 봐야한다. 왜 결국 서브스턴스라는 물질이 만들어진 것인가. 왜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되어야 하는가. 그 다른 나는 왜 반드시 육체적이어야 하는가. 왜 늙어서도 젊어보이기 위해 집착해야하는가.


나는 우리가 이 거대한 자본주의가 부르짖는 이성애와 외모강박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순히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 모두 아름답다'가 가져오는게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무관심으로 행해져야 한다. 예쁘다의 가치를 무용화시키기. 그 최전선에 탈코르셋 운동이 있다. 




외모 강박적인 문화가 수천 번 할퀴고 지나간 작은 상처가 소녀나 여성을 무너뜨릴 수 있듯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수천 번의 작은 걸음이 소녀와 여성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여성의 외모에 집중하지 않는 자세를 갖추고 다른 이들도 이에 동참하도록 격려함으로써 의미 있는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대상화하는 행동이나 광고에 앞장서는 조직을 저지함으로써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자신을 느끼고 주체적으로 자신을 정의해야 한다. 우리의 돈과 시간을 다르게 써야 한다. 우리의 몸은 더 건강해져야 한다. 우울증과 분노가 흔한 것이 되어서도, 심각한 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이제 여성은 시선을 받는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저 넓은 세상에는 봐야 할 것이 아주 많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레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p.342-343




세상은 여성을 혐오한다. 여성의 가치를 단순히 그 육체로만 평한다. 그 혐오에 나까지 동참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늙어가는 나를 세상이 미워한다고 조롱한다고 나 역시 나를 미워하고 조롱하지는 말자. 나를 파괴하려고 안달하려는 세상에 나까지 힘을 보태지 말자. 내 가치를 평가하는 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인 것을 거부해야한다.



우리가 우리 몸을 비하하려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내 몸을 비하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된다. 부정적인 보디 토크는 여성이 항상 외모에 대해 걱정해야 하고 자신의 몸을 싫어하는 것이 ‘평범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러나 우리의 말은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외모 강박적인 문화에 맞서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외모에 대한 대화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외모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가장 좋은 것은 주제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는 매우 많다. 굳이 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레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p.270-271



아름다움에 무관심하려는 베스의 노력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녀에게 SNS를 하냐고 물었다. 베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했다. "SNS에서 다른 여성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나요?" 나는 물었다.

"제 친구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이것저것 바꿔요.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앱을 사용하죠. 저는 그런 걸 하지 않아요. 제 SNS 를 보여드릴게요. 저도 제 사진을 올리기는 해요. 하지만 제가 웃기게 나온 사진이나 제 성격이 드러나는 사진을 올려요." 베스가 대답했다.

나는 그녀의 SNS 사진을 둘러보고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환한 웃음과 바보 같은 표정이 가득한 사진이었다. -레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p.225



여자들은 화장하면 힘이 솟는 느낌이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화장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았을 때는 힘을 뺏기는 느낌이라는 뜻이 된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 P272


다시 미용 관습으로 돌아가자면 포르노 산업과 국제적인 성 산업 전반은 동시대 문화가 강요하는 여자의 얼굴, 가슴, 몸, 외음부, 복장, 신발의 조건을 규정한다. 이는 여자의 정신 및 육체 건강과 평등 가능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 쉴라 제프리스, 『코르셋』, P384





‘늘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란 처절한 꾸밈노동의 산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그러한 여성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태어난 존재로 신비화함으로써 인위적 꾸밈노동의 모든 노력들-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화장술과 시술, 지속적 운동과 고강도 식이요법-과 사회적 압력들을 단번에 비가시화해 버립니다.이는 마르크스가 거론한 ‘상품의 물신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의 물신화 현상은 일종의 착시 현상입니다. 인간 노동의 산물인 상품이 마치 그러한 노력의 과정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상품 자체가 가진 자연적·본질적 속성으로 인해 교환가치를 발생시키는 독자적·독보적 존재물처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윤지선·윤지영, 『탈코르셋 선언』, P35




이렇게 인용해놓고나니, 아주 많은 여성들이 외모강박에 거부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어서 너무 좋다. 하여간 외모강박 진짜 좆까라 그래. 나는 나를 혐오하지 않을거야. 나는 거울 앞보다 다른 곳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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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4-10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느라 고생했어요! ㅎㅎ

˝여성혐오 현실. 자본주의, 이성애, 젠더롤, 외모 강박, 코르셋 강요가 이 영화 안에 다 들어있다˝라는 구절 아주 공감합니다. 거식/폭식증 문제까지 담겨 있는 것 같고.... ‘수‘의 육체를 훑는 카메라 시선이 (<포르노랜드>를 읽고 나서야 아! 했는데) 포르노를 찍는 카메라 같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유난히 그 엉덩이에 집중하는... 감독이 일부러 그렇게했겠지요.

탈코르셋은... 그 운동에 동의한다는 여성들조차도 이 땅에선 결국 탈코르셋하지 못하게(않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타인들로부터 (능력에 관한 칭찬보다는) 예쁘다는 소리 듣는 게 좋아서 결국 그걸 포기 못하고... 그러려고 또 꾸미고... 꾸미고... 암튼 다른 곳보다도 한국은 외모나 얼평 등등 참 지독합니다.

이 영화 남자들은 보면서 웃는 장면이 종종 있다더라고요(왓챠에 올라온 감상평들 보면 그렇더라고요). 제가 본 극장(씨네큐브)에서도 가끔 폭소가 터져서 엥?? 했어요. 대체 어디서 웃음 포인트가....? 이빨이 빠지던가 그런 장면.... 슬프지 않나... 싶었으나 그들은 그런 경험이 없어서 모를 것이다, 절대 모를 것이다 싶더라고요.

참, 이 영화 감독도 여성이고, 제가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 <티탄> 감독도 여성이더라고요(둘 다 40대).
<티탄>도 매우 젠더/페미니즘적 영화인데, 이건 <서브스턴스>보다 더 어질어질합니다(다락방 님은 못 보실 듯...)
두 여성 감독의 앞으로의 작품들 기대됩니다!!
거울 앞보다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다락방 님도요!

다락방 2025-04-10 12:48   좋아요 1 | URL
네네 감독이 두 여성의 나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또 수의 육체를 훑고 강조하는 장면은 부러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실에서 여성을 향한 시선을 보여주기 위해서요. 이 감독의 영화 <리벤지>도 몇해전에 봤었는게 그것도 완전 좋았어요. 강간 당한 여성이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내용인데, 강간 가해자들의 남성연대도 보여주고 강간 당하는 장면을 선정적으로 만들지도 않고 그런데 복수하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이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 겠어요!!

<티탄>도 조만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쁘다를 칭찬으로 쓰다보니 코르셋 조이는데에서 자유로워지질 못하는 것 같아요. 예쁘다가 칭찬이 아닐 수 있도록 그 말에 무심해지는게 정말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당장 저부터도 그 말을 안쓰도록 해야하는데 저는 매우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툭 튀어나오기도 해요.

이 영화 어디에서 웃긴 장면이 있나요.. 저는 남자들의 100명중 99명은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할거라는데에 오백원 겁니다. 여성 개인의 문제로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보들..

하여간 정말 무섭고 잔인한 영화였어요. 그래서 더 각성되기도 하는 영화였고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데미 무어가 이걸로 상 받아서 좋아요!

잠자냥 2025-04-10 13:01   좋아요 1 | URL
<리벤지> 보려고 왓챠에 담아두었음~!!

독서괭 2025-04-10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이 글에 좋아요 만개를 추가합니다👍👍👍👏👏👏😍😍😍
아니 영화 내용 전혀 몰랐는데 충격적이네요! 보고싶은데 보고싶지 않은 마음 아아.. 이해 못하는 남자들이 태반일 것이 정말 예상되네요. 정신나간 여자가 하는 미친짓이라고 생각하면 뭐 웃을 수도 있겠지요.. ㅜㅜ

다락방 2025-04-11 07:48   좋아요 1 | URL
저는 지나가다 등 찢어지는 장면만 살짝 봐서 공상과학 영화인줄 알았어요. 이런 약물이 개발되다니 미래 시점 이야기같을 수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건 단지 소재일뿐 현실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인 것입니다!! 와 정말 대단한 영화였어요!!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또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는.. 정말 훌륭한 영화이지만 피가 난자하는 장면도 있기 때문에... 아 어쨌든 보고 안보고는 본인의 몫입니다!! 어휴 무서웠는데 그 무서움은 사실 현실 기반이라는게 참 큽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5-04-1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다,를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세대가 되었죠.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탈코르셋이 되어야 할텐데, 다른 곳에 집중해야만 그게 가능할 거 같기는 해요. 그걸 다 ‘능력‘이라고 치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젊은 여성들(나이든 여성들은 더 피나게 노력하네요, 그러고 보니)이 꾸밈에만 집중한다는 건 너무 아깝고 아까워요.

저는 저 영화의 리뷰를 ㅋㅋㅋㅋㅋㅋ 유튜브로 봤고요. 데미 무어의 시상식 소감 장면을 두 번이나 봤습니다. 저는 데미 무어가 외모강박에 사로잡혔다는 생각을 하진 않지만, 그녀 자신이 전신 성형을 감행했던 것만큼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결과로 이 영화의 주연이 될 수 있었구요. <사랑과 영혼>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그녀의 젊음에 또 한 번 놀라기는 했습니다.

다락방 2025-04-11 07:52   좋아요 1 | URL
데미 무어의 전신성형은 저도 오래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어떤 기사에서는 그것 자체가 루머라고 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녀의 수술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외부에서 잘 모르는 제가 보았을 때 데미 무어야말로 이 영화속에서의 엘리자베스와 같은 바로 그 삶을 살았던게 아닌가 싶었어요. 젊었을 때는 칭송받고 잘나가지만 나이 들고나니 출연할만한 작품도 사라지고 그래서 그 시간동안 맹렬하게 꾸밈노동을 해야했던 삶이요. 버티려면, 지켜내려면, 뒤로 쳐지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 했을테니까요. 뭐 이건 잘 모르는 제가 보는 시선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이 영화를 연기하고 상을 받은게 저는 참 좋더라고요. 아마 이 영화를 찍으면서 본인을 직시했던 시선이 좀 더 외부로 집중할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역시 이것도 제 생각이긴 합니다. 하여간 너무나 훌륭한 영화였고 특히 데미 무어가 연기해서 더 좋았어요. 그리고 이 영화로 상까지 받아서 정말이지 ㅠㅠ 너무 좋아요 ㅠㅠ

저희 이번달 같이읽기 도서 [몸에 갇힌 사람들]도 읽다보면 이 영화와 연결될 것 같아요. 아직 앞부분 조금 읽었습니다. 좋은 영화와 좋은 책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ㅠㅠ

햇살과함께 2025-04-1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영화는 못 볼 것 같아서,, 안봤는데요.. 다락방님 글로 대신해야겠네요.
올려주신 책은 읽어봐야겠네요!
저도 남자의 시선. 이거 깨기가 쉽지 않네요.

다락방 2025-04-11 07:59   좋아요 1 | URL
저 책들은 매우 뛰어난 책들입니다. 읽기를 매우 권장합니다!!
아 좋은 영화였습니다. 보기를 잘햇다고 생각했어요. 영화가 잘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런 생각을 하고-현실 인지- 보여주려고 한 감독과 배우들이 있었다는 사실에서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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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
서맨사 다우닝 지음, 신선해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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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계급 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이 사라지지 않는한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과 열등감은 결국 범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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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공주에 여행갔을 때 아무리 호텔을 뒤져도 내가 원하는 호텔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공주에서 좋다고 하는 호텔을 잡아 예약하긴 햇는데 관광호텔이라고 되어있긴 했지만 모텔스러웠달까. 그래서 가격도 저렴했다. 패밀리트윈룸인데 10만원. 둘이서 각자 침대에서 잘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건 한 방에 두 침대가 아니라 룸 두개짜리 객실이었다. 코를 골기도 하고 화장실도 그렇고 잘 때는 혼자인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전에 e 랑 여행갔을 때는 다행스럽게도 콘도형 레지던스가 있어서 각자의 방에 쏙 들어갈 수 있었고 각자의 욕실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e 와는 레지던스가 아니라면 객실 두 개를 얘약하자고 얘기했었던 터다. 그런데 이번에 공주에 간 k 는 달랐다. 어차피 저렴한 가격의 호텔이니 그러면 객실 두 개 잡자고 내가 말했더니 k 는 혼자 자기 싫다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어쩔수없이 한 객실에 침대 두개짜리를 선택하게 된거다. k 도 나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처음 시작하는걸 좀 두려워했다. 혼자 달리는게 영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는 거였다. e 의 경우도 나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는데 e 는 달리기가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라 너무 좋다고 했다. 둘다 자신을 내성적이라고 하지만 이렇게나 다르다. 하여간 내가 하고자 했던 얘기는 누군가는 각방 쓰는 걸 더 좋아하고 누군가는 각방 쓰는 걸 두려워한다는 거였다. 나의 경우엔 룸이 두 개인 객실 잡는게 제일 좋기는 한데 아니라면 객실 두 개가 좋기는 하다. 여행가면 어쩔 수 없이 비용문제도 그렇고 둘이 한 침대에 자야 하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선호하는 건 역시 혼자 방을 쓰거나 최소한 혼자 침대를 쓰는 것이다. 나는 이게 누구나 다 원하는 건줄 알았는데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았네? 여하튼, 내가 왜 침대 얘기를 하나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허먼 멜빌' 의 [모비 딕] 이기 때문이다.
















화자인 '이슈미얼'은 포경선에 타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선다. 어느 포경선에 탈까, 그는 고래를 잡고 싶기도 하지만 그 항해를 통해 세상을 구경하고 싶기도 하다. 포경선에 타서 고래를 잡는 일에 참여하게 되는건 사실 큰 돈을 벌게 되는 일도 아니다. 숙식이야 해결되지만 노동의 대가로 받게 되는 돈 자체는 적다. 하여간 그는 포경선을 타기 위해 낸터킷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그에게는 먹을거리도 필요했지만 숙박할 곳도 필요했다. 한참을 걸어 드디어 숙박시설을 찾아냈는데, 하아- 세상에 방이 없다는게 아닌가. 주인은 '방이 다 찼으며 침대 하나 남은 게 없다(p.58)' 고 말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작살잡이랑 한 담요를 덮는 건 어떤가? 보아하니 고래를 잡으러 가는 모양인데, 그럼 이런 일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을 거야." (p.58)


윽- 뭐라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한 이불을 덮고 자라는거야, 지금? 나는 기겁한다. 나만 그랬겠는가. 이슈미얼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나는 한 침대를 둘이 나눠 써서 좋았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한다면 그건 그 작살잡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며, 당신(주인)에게 그 침대 말고는 정말 내줄 잠자리가 없고 그 작살잡이가 너무 무례한 자만 아니라면, 이토록 추운 밤에 낯선 도시를 더 헤매고 다니느니 그냥 꾹 참고 점잖은 사람과 담요를 같이 덮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p.58)


아아 이슈미얼은 이런 경험이 없던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좋았던 적이 없다'는 것도 너무 이해되지 않는가. 한 침대를 둘이 나눠쓰는 일은 불편할것이다. 게다가 모르는 이라면 더하지. 그러니까 이런 제안을 앞에 두고 누구나, 특히 나의 경우는 '아니오'를 말할 것이다. 으, 너무 싫어, 싫어, 난 안그럴거야, 라고 순간적으로 바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방법이 없다면 어떡하는가. 이슈미얼도 말하지 않난. 이토록 추운 밤에 낯선 도시를 더 헤매고 다니느니, 라고 말이다. 이토록 추운 밤에 낯선 도시를 더 헤매고 다녀서 내가 혼자 몸을 뉘일 곳을 찾을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슈미얼이 아고나다 호텔닷컴 있는 시대를 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 힘들게 찾아서 지친 육체를 끌고 숙박업소에 들어갔는데 방이 없어, 그런데 낯선 이와 한 침대를 쓰는건 어때? 라는 제안을 듣는다면, 내가 무조건, 무작정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싫지만, 정말 싫지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가 되지 않을까.


이슈미얼도 그랬다. 이슈미얼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직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작살잡이랑 한 침대를 쓰는건 역시 불편하단 말이야? 하고서는 숙박업소 내부의 벤치에서 자보겠다고 한다. 거친 면을 주인이 대패질을 해줘도 벤치는 딱딱하고 이불도 없고 키에도 맞지 않아 영 잘 수가 없다. 하는수없이 이슈미얼은 아직 본 적 없는 사내와 한 침대를 사용하기로 한다. 



한 침대에서 둘이 자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형제라 해도 같이 자고 싶진 않은 법이다. 까닭은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잘 때 온전히 혼자 있기를 원한다. 더군다나 낯선 도시의 낯선 여인숙에서 낯선 이와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데, 게다가 그 낯선 이가 작살잡이라면, 그 거북함은 무한정 불어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선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남과 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는 법도 없었다. 육지의 홀몸인 왕들이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바다로 나간 선원들 또한 한 침대에서 둘이 함께 자지는 않기 때문이다. 분명 선원들이 한 방에서 함께 자긴 하지만, 다들 각자의 해먹이 있으며, 다들 각자의 담요를 덮고 남과 살을 맞대지 않고 잔다. (p.62)



이 책은 e 와 함께 읽고 있는데 이 얘기를 하면서 e 랑 서로 그랬다.


싫죠

너무 싫지

너무 싫죠

응 너무 싫지. 그런데 어떡해. 그럴 수밖에 없으면 그래야지.

그쵸.


너무 싫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다른 방법이 없는데. 추운데 어디에 있을지 모를 여인숙을 찾아 나설것인가. 그렇게 간신히 찾았다고 했을 때 그곳에 침대가 있을 확률은? 침대가 있을 확률을 기대하며 무작정 나서지만 내가 길바닥에서 잘 확률은? 아아.. 때로는 싫지만, 정말 싫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싫다고 마냥 궁시렁거리고 불평만 늘어놓고 울기만 한다고 아무것도 해결되지가 않는다. 인간은 때로는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결과론적으로 얘기하자면, 한 침대를 나눠쓴 작살잡이와 이슈미얼은 굿 프렌드가 되기는 한다. 하하하하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책을 샀다.


















[세 번째 전장, 자궁절제술]은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의 신간이다.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가 없다.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의 존재를 알자마자 구입했다.


[몸에 갇힌 사람들]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의 도서이다. 받아보니 사이즈도 작고 얇기도 해서 금세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야 뭐 딱히 몸을 압박하며 사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래서 자유로운 육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응?)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육체의 압박으로부터, 그러니까 신체가 이러해야 한다 저러해야 한다는 규정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획일화된 몸으로 만드는게 뭐 그리 좋은 일이겠어요. 육체를 자유롭게 풀어두세요. 나는 너무 자유롭게 풀어뒀지만.. 하하하하하.


[호르몬 체인지]는 트윗에서 '서브스턴스의 소설판' 이라는 리뷰를 보고 구입했다. 아직 그 영화 안봤지만.. 나 왜 극장 갈 시간 없어?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는 넷플릭스에 영화로 나와 있다는데(드라마였나) 책으로 한 번 먼저 보자, 하고 구입했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은 '시그리드 누네즈'의 책. 시그리드 누네즈의 책을 딱히 좋게 읽지 않았던터라 나의 관심 작가가 아닌데, 이 책의 소개에서  '결국 (이 책의 주인공인)작가는 앵무새 유레카와 Z세대 이상주의자 에코 테러리스트이며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는 대학생 베치와 함께 기묘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라는 구절을 보고 흐음, 한 번 읽어볼까 하고 구입했다. 코로나 시대의 이야기라고 한다.


[괴물들]은 중고로 나와서 구입했다. 처음 폴란스키 감독 이야기만 일단 읽었는데, 나에게 예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미친듯이 막 중요한 건 아닌건지, 미성년자 성착취범 인 감독에 대해 그의 작품은 훌륭하다고! 하면서 갈등하지는 않기 땜시롱 작가의 글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다른 사례들도 있을테니)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다른건 몰라도 미성년자 성착취한 놈에 대해서라면  나에게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들-모든것이라고 말하진 않겠다-에 있어서 우선 순위라는게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에게 '미성년자 성착취범을 배제'하는게 '그의 뛰어난 작품을 사랑하는 것'보다 우선한다. 그 편 읽고나니 그 다음부터 책장이 안넘어가서 일단 멈춤 상태이다. 난 하여간 진짜 미성년자, 아동 대상 범죄자 새끼들에 대해서는 코딱지만큼의 여지도 주고 싶지가 않고 죄다 죽여버리고만 싶다. 그런데 로만 폴란스키.. 비터문 도 감독했네요? 비터문.. 오천년전에 봤는데 요플레..... 그거 비터문 이었지?

하여간 우디 알렌 감독을 내가 좋아하긴 했었는데 이젠 좀 징그럽다.



[네버 라이]는 프리다 맥파든의 신작이라고 해서 얼씨구나~ 하고 잽싸게 주문해서 읽었는데 지금 책탑 사진에 없는 이유는 회사 동료를 빌려줬기 때문. 프리다 맥파든의 [하우스 메이드] 재미있게 읽고 '이런 책 또 있어요?' 물어봤던 동료라 빌려줬다. 



달리기 얘기도 쓰려고 했는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자.

오늘의 간식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조합, 카스테라와 흰우유 이다.






저 책들 사고 멀티수납 북엔드 받았는데 너무 좋아서 ㅋㅋㅋ 어제 책 또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뭐,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일단 받자마자 책만 꽂아본 사진이고 이 후에 저기 서랍에도 뭐 막 넣었고 ㅋㅋㅋ 옆에도 막 뭐 꽂았더니 책상이 조금 깔끔해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하여간 이때 어린왕자 받고 어제는 이거 말고 다른거 신청했다. 글자 써진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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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5-04-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앤드 예쁘네요. 저도 하나 갖고 싶은데 따로 사야할 것 같네요. 여긴 물건은 잘 안 보내주고 책과 미디어만 배송이 되는 것 같아요. 달리기를 하시나 봅니다. 저는 근육운동은 그래도 계속 하는데 지구력운동은 한번 놔버리니 다시 하기 힘드네요. 몸도 마음도 조금씩 늙어가는 것 같아요.ㅎㅎㅎ

다락방 2025-04-09 09:14   좋아요 1 | URL
달리기를 시작한지 이제 막 일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잘 달리는 사람은 아니고요. 아주 느리게 달리고 있습니다. 돌고 돌아 결국 정착한 것이 느리게 달리기였어요. 요즘 슬로우 달리기 열풍이라는데 저도 바로 그 차를 탔습니다. 저에게 유산소 운동은 슬로우 달리기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서요. 그렇지만 게으른 러너입니다. ㅎㅎ
저는 요즘 달리기 말고 다른 운동을 안하고 있는데 조만간 다시 요가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사실 겨울내내 너무 추워서 달리기를 안햇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 놓으니 다시 시작하기까지 너무 어렵더라고요.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데 그게 잘 안되니.. 하여간 트랜 님, 화이팅 입니다!!

건수하 2025-04-08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침대도 아니고 담요를 공유... 성폭력 등의 가능성이 생각나며... 왠지 무서울 것 같아요.
저는 학생 때 다른 사람과 한 침대를 많이 써봤는데 - 개인 돈으로 방을 잡기도 눈치보이는 상황이라 - 한 번 들어갔더니 물침대라 참 곤란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저 수납 북엔드 땡기는데 이벤트 상품 중 사고 싶은 게 없더라구요... =ㅁ=

독서괭 2025-04-08 10:11   좋아요 1 | URL
물침대에 뿜었…

건수하 2025-04-08 10:14   좋아요 1 | URL
그리 좁지는 않았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출렁출렁... 그 날 거의 못 잤어요 ㅠ

잠자냥 2025-04-08 14:13   좋아요 0 | URL
물침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4-09 09:15   좋아요 0 | URL
저 여인숙이 주로 뱃사람을 재우는 것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남자라는 한 성별을 가지고 있긴 했어요. 물론 그 안에서도 성폭력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만, 전혀 의심없는 상황을 주인공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불편함에 대해 고민할 뿐.. 제가 1권의 170여페이지까지 읽었는데 등장하는 여자라고는 여인숙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이네요.

저는 스물아홉살에 물침대에서 처음 자봤는데요 ㅎㅎ 저 역시도 잠을 못잤습니다. 그건 물침대 때문은 아니고 기타 등등 다른 이유이긴 했지만, 하여간 저는 물침대는 사지 않는 걸로.. 흠흠..

독서괭 2025-04-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잠자냥님 달려와 한마디 하실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4-08 14:14   좋아요 1 | URL
왜, 뭐, 왜!

난 이불 공유하는 건 싫어....... -_-

다락방 2025-04-09 09:2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러니까 나도 싫다고요, 한 이불 덮는 거!! 누가 좋아하냐고!! 싫다고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04-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은 좀 그랬지만 저는 이슈마엘과 퀴퀘그의 우정이 참 좋았어요.
간식 옆의 소화가 잘 되는 우유도요.
유당불내증 가진 제가 이 제품때문에 요즘 우유에 커피 듬뿍 넣어 마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건수하 2025-04-08 13:29   좋아요 1 | URL
저도 저 우유 좋아합니다~ 배도 안 아프고 약간 단맛이 있어서 더 좋아해요 :)

건수하 2025-04-08 14:18   좋아요 1 | URL
아, 작살잡이가 퀴퀘그군요... 댓글을 다시 보고 깨달았습니다 ^^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은 하는데...)

페넬로페 2025-04-08 14:30   좋아요 0 | URL
네, 두 사람이 한 침대에 ㅎㅎ

다락방 2025-04-09 09:25   좋아요 0 | URL
저도 우유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이라서 우유를 마실 일이 있으면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사마시곤 합니다. 마실 일이 있다기 보다는 카스테라 먹고 싶어지면.. ㅎㅎ

blanca 2025-04-0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모비딕을 읽기 시작했다고요? 오마나, 저는 이거 읽고 싶은데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시작도 못하고 있어요. 다락방님 완독하고 추천해주시면 시작할게요. 그리고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저는 영화 봤는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더라고요 카스테라에 흰우유 저는 이제 이 아름다운 조합과 이별입니다. 당뇨 전단계 떴어요. 훌쩍. 어제 그래도 한 1킬로 뛰었나 봐요. 소박하죠. ㅋ

다락방 2025-04-09 09:27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모비딕 읽기가 어렵지 않은데요? 전쟁과 평화 보다 훨씬 낫습니다. 일단 주인공들 이름이 어렵지가 않아서 말이지요. 그래서 헷갈리지도 않아요. 저는 고래 잡는 이야기가 무슨 재미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1권의 170페이지까지 읽은 현재, 아직 고래 잡는 배를 타고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ㅋㅋㅋ 아, 배 타기 전 이야기가 이렇게 길구나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고요 좋습니다. 아직 얼마 안읽었지만 블랑카 님, 도전하셔도 좋겠습니다!!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이미 영화로 보셨군요. 저는 영화도 책도 존재도 모르다가 며칠전에 트윗에서 알게됐어요. 저는 일단 책으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그런데 당뇨 전단계라뇨 ㅠㅠ 블랑카 님, 천천히 달립시다, 천천히요. 천천히 달리면서 조금씩 늘려갑시다. 건강하게 지냅시다!!

망고 2025-04-0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침대는 싫고 두 침대에서 각자 자는게 좋아요 한방에서도 상관없고 왜냐면 집 밖에서 자는 건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혼자는 무섭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상황이 안 된다면 한침대도 참을 수 있죠 단 동성인 경우에만🙄

다락방 2025-04-09 09:28   좋아요 0 | URL
다행스럽게도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동성이었기 때문에 ㅎㅎ 한침대에서 잤습니다. 그리고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서로 이마를 맞대며 우정을 맹세하기도 합니다. ㅎㅎ 이마 맞대는 장면에서 저는 ‘아무리 동성이어도 나는 이마를 맞대진 못하겠다‘ 했어요. 저는 역시.. 친밀한 관계가 어려운 사람인가보다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4-0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테라에 비해 우유가 너무 작아서 목 메일 듯요..
한 침대는 잘 수 있어도 이불은 따로 따로!

다락방 2025-04-09 09:30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당연한 걱정이십니다. 그러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에 우유가 하나 있다는 것이 마실 우유가 하나라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우유 또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4-09 13:19   좋아요 0 | URL
다행이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5-04-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인간 모비딕 읽기 시작했구만!
근데 이슈마엘하고 퀴퀘그하고 너무 찐하지 않아요? 나중에 막 끌어안고 잡디다...-_-;;
친구하고는... 다른 객실 또는 다른 방에서 자고 싶군요.
근데 공주/부여 그쪽 진짜 잠 잘 곳 찾기 어렵지 않아요?? 집사2랑 자전거 여행 갔을 때 진짜.. 숙박 잡기 너무 어려웠다능...(그래서 군산까지 달렸습니다......엥? ㅋㅋㅋㅋㅋㅋ)

서브스턴스 아직 안 봤어요?! 으아.. 이거 꼭 봐! 다락방 할 말 많을 걸.... <서브스턴스> 다 보면 <티탄> 추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둘 다 .... 바디호러 장르인데 괜찮겠니...? ㅋㅋㅋㅋ

나도 책 샀는데 오늘.... 근데 책 사기 전에 다락방 페이퍼 훑어보고 저 멀티수납 북엔드 나도 굿즈로 선택했다능.. 땡투는 할 수가 없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괴물들>에서 다락방은 조앤 K. 롤링은 안 미워할 듯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4-08 14:20   좋아요 0 | URL
부여에 롯데리조트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가보진 않았어요 ㅋㅋ

서브스턴스 보고싶은데 애플티비에 있던가

장바구니 전부 주문 눌러봤는데 북엔드가 안떠요... ㅠㅠ

잠자냥 2025-04-08 14:24   좋아요 0 | URL
자전거 여행자에게 롯데리조트는 너무 고급진 선택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암튼 그 아래급 호텔이 전무한 상태라능. 공주/부여는 관광지로도 훌륭한데 말이죠.

서브스턴스 왓챠에 있던데요. 얘들아 이거 꼭봐~!!
여기에 페미니즘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ㅋㅋㅋㅋㅋ

저도 사고 싶은 책이 없어서.. 그나마 잠자냥 추천 도서 중에서 골라서 겨우 받았어요.

페넬로페 2025-04-08 14:32   좋아요 0 | URL
서버스턴스
무섭나요?

잠자냥 2025-04-08 15:00   좋아요 1 | URL
무섭다기보다는... 좀 끔찍(?)한 장면이 있습니다. 피가 튀기는...?!

다락방 2025-04-09 09:33   좋아요 1 | URL
공주 호텔 너무 없는데 안그래도 여동생이 부여에 롯데 호텔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저는 ˝뚜벅이 여행자에게 공주에서 부여로의 이동은 빡세..˝ 라고 답하고 저렴한 관광호텔에서 묵었습니다. ㅎㅎ

저 어제부터 ott 에서 서브스턴스 보고 있는데 이거 왜이렇게 무서워요. 저는 끔찍한 장면 때문에 무서운게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너무 끔찍해요. 늙은 여자의 육체를 미워하는 세상, 그리고 자기 자신.. 아무튼 다 보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랑도 매치가 될 것 같고요. 허랜드 생각도 났습니다. 히융 ㅜㅜ

단발머리 2025-04-0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 침대 괜찮고 한 이불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엇보다 제가 신나게 코를 골아대는 사람이라 그 선택권이 저에게 있는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 수가 없다능. 시그리드 책 눈에 쏙 들어옵니다.
표지 일등은 모비 딕이지만요!

다락방 2025-04-09 09:42   좋아요 1 | URL
저는 한 침대도 싫어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ㅋㅋㅋㅋㅋ 저는 애인이랑도 따로 자고 싶습니다. 제가 코를 골아서... 코를 심하게 고는 저는 그냥 혼자가 제일로 편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여동생하고 한 침대에서 자는데 그러면 여동생은 저 때문에 잠을 못잔대요... 히융 ㅠㅠ

모비 딕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계속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잉크냄새 2025-04-08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비딕은 잡기도 어렵지만 읽기도 어려워요.

다락방 2025-04-09 09:43   좋아요 0 | URL
저는 전쟁과 평화보다 읽기가 훨씬 수월한 것 같아요. 전쟁과 평화는 등장인물들 이름 때문에 너무 힘들었거든요. 모비딕은 아직까지는 읽을만 합니다. 후훗. 계속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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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km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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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4-03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탄핵 기원 캠페인보다 건강하고 씩씩하고 간절하네요!!
우리 작은 소원 꼭 이뤄지기를! 🙏👏🎉

다락방 2025-04-04 08:47   좋아요 2 | URL
제발, 부디! 오늘밤은 축배를 들도록해요!!

잠자냥 2025-04-04 12: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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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서재활동 오래 하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오래전에 포르투갈 다녀와서 찍은 사진들을 엽서로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었다. 내가.. 참.. 자본주의가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타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자본주의에 아주 찌들어있는 인간이기도 한 바, 뭐가 됐든 어쨌든 어떻게 돈을 벌어볼까 늘 생각하는 사람이다. 머릿속에 돈, 돈 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내가 벌고자 하는 돈은 정정당당한, 그러니까 내가 무언가를 내놓고 벌어들이는 돈이기를 원한다. 복권 구매 잘 안하는 사람.. 이다, 내가. 하여간 그래서 오오, 사진 잘 나왔는데? 오오, 돈으로 한 번? 이래가지고 엽서 만들어서 팔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사주기는 했는데, 나는 애초에 '정말 엽서가 필요한 사람'에게 팔고 싶었더랬다. 나는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엽서가 필요한 사람이거든. 엽서를 실제로 쓰는 사람이거든. 그래서 여행지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미술관 전시를 가면 꼭 엽서를 사오는 사람이고 그걸 쓰는 사람인 것이다. 나는 나같은 사람이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해서 판매를 시작한건데, 그러니까 내가 만든 물건이 상대에게 '필요'이길 바랐는데, 막상 주문이 들어와 판매하고 보니 다 그냥 나 아는 사람들,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 이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지인 장사가 되어버리고 만것이다. 사실 내가 마진을 남기지 못하기도 했지만, 왜냐하면, 뭔가 .. 본격적인 것도 아니고 그래가지고 하여튼, 그 때 많이 팔긴 했지만 이익은 5만원 정도였고, 우편료까지 빼면.. 하여간 그래가지고 내가 '이건 아니다' , '지인장사는 하지말자' 이래가지고 그 뒤로 다시는 엽서를 팔지 않았더랬다.


잠깐 다른 길로 새자면, 내가 그래서 글 구독 서비스 한창 유행할 때도 그걸 해 볼 엄두가 안났다. 구독자가 없을까봐서가 아니라, 지인들이 구독할까봐서 였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요. 지인들 돈 털라고 내가 하는거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냥 나는 근로소득.. 만 챙기고 있다. 하여튼,


사무실 책상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유물을 찾아냈다. 그건 내가 영국과 체코에 갔을 당시에 찍었던 사진인데 엽서 사이즈로 출력되어 있더라고? 설마, 나 이것도 엽서로 만들었니? 하고 뒤를 보니 엽서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빵터졌네. 기억이 희미하지만, 아마도, 이번엔 돈 받지 말고 원하는 사람 주자, 라고 샘플로 인쇄해둔 것 같았다. 샘플 받아보고 괜찮으면 엽서 인쇄해서 갖고 싶은 사람한테 그냥 줘야지, 라고 생각했었을 것 같은데, 역시 돈이 연결되지 않아서 그런지 그 뒤로 아무것도 안했는가보다. 엽서가 뭉탱이로 나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엽서가 많은데 이것이 쓰여야 엽서일 것이며 쓰이지 않으면 그것은 쓰잘데기 없는 물건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이 엽서를 엽서로 제대로 써보기로 했고, 그래서! 이벤트를 해볼라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엽서 하나씩 써서 보내드릴게요. 열다섯분들 정도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스무분도 가능하지만.. 미운 엽서는 좀 제껴야할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엽서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비밀댓글로 주소 적어주세요. 엽서 보내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날의 뜬금 이벤트.

샤라라랑~~


그럼 안녕.


*이 이벤트는 엽서가 소진될 때까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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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4-0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그 엽서 제 책장 어딘가에 잘 계십니다. ㅎㅎㅎㅎ

다락방 2025-04-03 12:4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끄럽기 짝이없습니다. 이렇게 또 경험으로 하나 배웁니다. 지인 장사 하지말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5-04-03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5:06   좋아요 0 | URL
요청사항 반영하겠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5-04-0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신청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누구보다 다락방님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ㅋㅋㅋㅋㅋㅋ
이 이벤트도 놓칠 수 없습니다!!! 주소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4-03 15:06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한국에서 보낸 엽서를 받게 되실겁니다. ㅎㅎ

2025-04-0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5:06   좋아요 0 | URL
네네 기다리시면 도착할겁니다!

독서괭 2025-04-03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엽서 퀄리티가..! 사진이 정말 멋져요.
손글씨 엽서 받고 싶긴 한데… 우편함에 꽂혀 있으면 남편이 먼저 볼 것 같아.. 저의 비밀의 알라디너 생활이 들통날 것 같아ㅋㅋㅋㅋ

다락방 2025-04-03 14:36   좋아요 0 | URL
독서괭 님은 특별히 봉투에 넣어서 보내드릴게요. 그 점은 걱정마삼!

2025-04-03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9:32   좋아요 1 | URL
헉!! 저만 알고 있겠습니다!!

잠자냥 2025-04-03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아!!!!!!!

나~!!!!

는 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4-03 15:06   좋아요 1 | URL
쳇!

건수하 2025-04-03 18:05   좋아요 0 | URL
쿨한 잠자냥…

잠자냥 2025-04-04 12:34   좋아요 1 | URL
생각이 바뀌었다...... 아래 문장으로 써 보내달라~!!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합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4-04 12:36   좋아요 1 | URL
콜!

psyche 2025-04-0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봄날에 받는 엽서라니!! 저도 받고 싶으나 해외라 안타깝네요 ㅜㅜ

다락방 2025-04-03 14:35   좋아요 1 | URL
ㅎㅎ 해외 가능합니다. 주소 적어주세요!

2025-04-03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3 15:25   좋아요 1 | URL
콜!!

건수하 2025-04-0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댓글 16개라 이미 마감됐나? 했는데 아니네요~ ^^ 신청해야겠습니다!

다락방 2025-04-03 19:32   좋아요 1 | URL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주소 고고!!

2025-04-03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25-04-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면에 엽서 형식이 인쇄된 특별한 인화지가 있는 건가요? 좋은 아이디어 같아 궁금해서요.

다락방 2025-04-03 21:00   좋아요 0 | URL
사진 파일을 등록하면 엽서 형식으로 인쇄해주는 업체가 있어 맡긴겁니다. 사진 인화를 엽서에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5-04-0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직 기회가 있을까요? 저도 신청하고 싶어요!!^^

다락방 2025-04-04 08:47   좋아요 1 | URL
네네 아직 엽서 많이 남아 있습니다. 주소 적어주세요!!

2025-04-04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05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05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4-05 23:53   좋아요 0 | URL
기다리시면 도착합니다!!

단발머리 2025-04-1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엽서 잘 도착했어요~~ 마음이 콩닥콩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각 다르게 써서 보내주시는거라 했죠? 저의 감상은 콩닥콩닥입니다.
다락방님 컬렉션의 한 칸이 이 엽서로 채워졌습니다! 감사해요^^

다락방 2025-04-13 14:58   좋아요 1 | URL
오 글씨가 번지지는 않았나요? 처음 쓴 엽서들은 봉투에 넣질 않아서 글씨가 번져서 들어가진 않았을까 걱정되더라고요. 그런데 엽서는 사실 봉투에 넣지 않고 그 그림 그대로, 소인 그대로 받는 맛인데..
하여간 잘 도착했다니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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