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뭐가 어떻게 꼬인건지 모르겠는데 나의 SNS 에 요즘 부쩍 제니 가 나온다. 나는 제니에 대해서라면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는데 내가 언제 무슨 얘기를 한건지 요즘 제니를 막 보여주네. 그런데 보다 보니까 제니 너무 예쁘고 멋지고 대단하다! 블랙핑크가 외국에서도 엄청 인기 많은 그룹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찾아보니 멤버들이 전부 아주 대단한 활동들을 하고 있었다. 제니도 이번 신곡을 따라서 부르고 또 춤추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고 로제의 아파트야 말해 뭐해. 아니, 이 젊은 여성 가수들 정말 대단하지 않나? 어떻게 전세계적으로 팬들을 불러모으는거지? 로제의 경우 브루노 마스에게 같이 노래하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훨씬 선배인 브루노 마스랑 같이 노래하고 인기를 끌고 이러는게 진짜 와 대단하다 하는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리사? 리사라는 멤버도 최근에 영화도 촬영한 것 같다. 하여간 대단들하다. 진짜.. 대단해. 내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직접 다들 해내다니. 그들은 어떤 중년이 될까?


그런데 내가 블랙 핑크나 제니 얘기 하려는건 아니었고, 트윗에서였나 이영자와 황동주 에 대한 숏츠들을 보게됐는데, 황동주가 이영자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또 오래 좋아한다는 거였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찾아보니 그들은 <오래된 만남 추구>라는 예능 프로에서 만났는데 그전부터 황동주가 이영자를 아주 오래 좋아했다는 것. 오.. 이게 뭔데? 하고 나는 OTT 로 오래된 만남 추구를 틀어서 보게 됐다. 세상에.. 예능은 안보고 살 줄 알았는데 샬라샬라에 이어 오래된 만남 추구까지. 난리났네 난리났어.


일단 <오래된 만남 추구>는 여전히 싱글인 50대 이상의 남녀가 만나서 우리 어디 한 번 서로를 이성으로 볼 수 있는지 보자, 데이트 하면서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보자, 그러다가 마음에 들면 애프터도 신청하자, 라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다. 요즘 짝 찾아주는 예능이 엄청 많고 또 인기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런 프로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대체 왜 연애할 상대 고르는 걸 사람들 앞에서 하는건지.. 그렇게까지 다들 연애를 하고 싶어? 하여간 노관심이었는데, 내가 이영자와 황동주의 스토리가 궁금해서 이 예능을 보게된 것. 그런데 이 예능 너무 재미있다. 일단 이영자가 너무 웃긴거다. 개그우먼의 끼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그래서 육성으로 빵빵 터져가면서 웃는 일이 생긴다. 게다가 이들이 어느만큼 나이가 있어서일까, 불편한 장면들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비슷한 연령대이며 한 쪽이 오빠이다가 또 한 쪽이 누나이기도 한 조건들이라는 게 좋다. 



황동주 는 배우라는데 나는 이 프로를 통해 처음 존재를 알게 됐다. 아무리 내가 드라마를 안봐도 그렇지 어쩌면 그렇게 내가 모를 수 있나요? 이 황동주는 데뷔전부터 이영자를 엄청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다 8년전 <안녕하세요> 라는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됐고 그 때도 좋아한다고 말했었다고. 뭐가 좋냐는 말에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너무 예쁘다는거다. 오.. 황동주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 번도 다른 파트너에게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오직 이영자만 향해 직진하고 이영자 앞에서 긴장하고 웃고 그랬다. 이영자도 자기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니 시선 한 번 더 주게 되고 신경 쓰게 되고 그러는데, 그래서인지 이 프로그램 진행중일 때 오픈톡방에서 이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하여간 재미있게 봤다. 자,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제부터인데,


매력이라는 건 무엇인가.

'짚신도 제 짝이 있다'는 말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누가 봐도 잘생기고 키도 큰 사람을 보면 누구나 다 좋아하고 끌릴 것 같지만, 그러나 그런 사람에게 끌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미모롭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매력적인 사람이 있고. 내 주변에서도 그렇고 또 알라딘에서 다른 분과도 대화하다가 서로 깨달은건데 '못생긴 사람한테 끌리면 약도 없다'는 거였다. 그게 진짜 매력이라고.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끌리면 그건 그냥 게임 끝이라고.

이 매력 포인트라는게 저마다에게 다르게 다가가는 거라서, 이영자는 처음 자기 소개에서 이재황에게 매력을 느꼇었다. 고깃집을 한다는 게 직업적으로 참 호감이 간다고.. 그래, 그럴 수 있다!!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이런거..


일단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내가 나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한다면 나도 누군가를 선택해야 겠지만, 사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매력을 느낀 이성은 없다. 누가 봐도 잘생긴 이재황에 대해서도 나는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더라. 황동주도 마찬가지. 딱히 이성적으로 매력을 느낀건 아닌데, 한 번, 어? 하고 살짝 호감이 생겼던 순간이 있다. 이영자가 황동주 옆에 앉아서 자꾸 자기 손으로 황동주 팔을 쳤는데, 다른 멤버가 그걸 보고 '황동주 팔 부러지겠다'고 하자, 이영자가 '동주씨가 운동을 해서 내가 손으로 칠 때마다 팔에 힘을 줘'라고 말했을 때였다. 오, '운동을 해서', '팔에 힘을 준다'고? 오.. 나는 왜 이런거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셔츠 입었을 때 등근육 실루엣 나오기도 하더라. 후훗.



우희진은 지상렬을 처음 보면서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굉장히 깔끔하게 옷을 잘입는 것 같더라. 여하튼 나는 이 멤버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어느 부분 참여자들도 어떤 설정들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1 이 남자2 에게 매력을 느끼고 남자3이 여자 4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 자체는 참 재미있었다. 이런거 너무 신기하지 않나. 각자에게 매력으로 다가가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짚신도 제 짝이 있는것인가 보다. 


구본승과 김숙이 만나 애프터 데이트를 하면서 황동주를 불렀던 적이 있다. 김숙은 황동주에게 물었다. 이영자에게 애프터를 신청해 따로 만난 적이 있냐고. 황동주는 가끔 안부 문자는 주고받지만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너무 조심스럽다면서. 이때 김숙은 만나자고 하라면서 구본승이 보냈던 문자메세지를 보여준다. 구본승은 김숙과 애프터 데이트를 하기로 하면서 자기 스케쥴을 공유해준거다. 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서울에 있고 그 다음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제주에 있고  그 다음에는 또 언제부터 언제까지 서울에 있을거다, 하는. 그 문자를 보고 김숙이 너무 좋았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랬다. 이건 정말 만나자는 거니까. 언제 밥 한 번 먹자, 가 아니라 구체적은 일정을 잡자는 거고 만나자는 의욕이 정말로 있음을 보여주는 거니까. 무엇보다 계획을 잡을 수 있는게 아닌가. 이런 구체적인 실행력이 진짜 너무 좋은거다. 상대가 그렇게 나오면 나 역시 내 스케쥴을 보면서, 흐음, 그러면 내가 이때 제주에 가서 만날까? 라는 일정 같은거 조율해볼 수 있지 않나. 구본승이란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스케쥴을 공유하고 일정을 잡으려는게 참 좋더라. 그에 반해 황동주는 이영자를 좋아하는 마음'만 터질 것 같더라.



아주 오래전에 방송했던 시트콤이 있다. 제목이 잘 생각 안나는데, 시트콤 속에서 '첫째 사위'는 장모님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고 생일 선물로 안마의자를 드리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장모님이 피곤해하셨고 저걸 쇼핑몰에서 테스트해보고 좋아했던 걸 기억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백수였던 그는 그 선물을 살 돈이 없었다. 반면 둘째 딸은 돈은 가지고 있었지만 엄마가 무얼 좋아하는지를 몰라 그 안마의자를 사지 못했고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다른 선물을 샀다. 결국 그 시트콤에서 '장모이자 엄마'인 여성이 원했던 것은 안마 의자였지만, 생일에 안마의자를 받지 못했다. 한 명은 마음은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한 명은 돈은 있었지만 마음이 없어서. 아무리 마음이 있었다한들 돈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마음이 없었던 사람과 같을 수밖에 없다. 돈이든 마음이든 하나만 가지고는 안마 의자를 살 수가 없다. 상대에게 좋은 걸 선물하기 위해서는 그 상대에 대한 마음과 그 마음을 표현할 돈이 함께 있어야 하는 거다. '나는 네가 안마의자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 는 소용이 없다. 그래봤자 나는 안마의자를 갖지 못했으니까.


나는 황동주가 그런 면에서 저 시트콤의 사위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 안타까웠다. 물론 그들 사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좋아해요 좋아해요 이십년전부터 좋아했어요 라고 이천번 삼천번 말하고 식사하셨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문자 사천번 보내도, 언제 만나자고 정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 그냥 앞으로도 오천번 좋아한다고 말만 하는 사람이 된다.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감히 그걸 행동으로 옮기기 조심스러운것 같은데, 조심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 이십년간 짝사랑했던 거, 사십년간 짝사랑 하고 오십년간 짝사랑 하는 사람이 된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요리도 하고 빨래도 잘 하고 정리정돈도 잘하고 장점이 아주 많은 사람이지만, 조심스러워요 조심스러워요 칠천번 외치다가 받아들일 마음 있는 여자를 놓치게 된다고. 이영자 앞에만 서면 긴장해서 덜덜 떠는 사람인데, 그렇게 좋아하기 때문에 어쩌면 만나지 않는 상태가 더 나은걸까. 마음의 평온을 위해 만나지 않는게 더 나은걸까. 그런 마음도 뭔지는 알 것 같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상대를 만나기 전과 만나고 있을 때 긴장이 너무 커서 한 번은 편지를 쓴 적이 있었더랬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너랑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아' 라고. 내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전화가 오면 너무 좋아서 꺄울 소리지르고 빨간색 힐을 꺼내 신고 향수를 뿌리고 달려가는 일이 피곤해서 .. 입을 크게 벌리고 무언가 먹는 일이 조심스러워서, 아 그만 만나야지, 모르고 지내야지, 생각했던 적이 내게도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물론, 그 편지는 보내지 못했다. 그와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는데, 그런데 그러기는 싫어서. 그 편지를 어느 책에 끼워뒀던가, 문서 세단기에 갈아버렸던가 잘 모르겠다. 뭐 그 때 그렇게 요동치는 마음이었다한들, 그는 결혼해서 살고 있다. 물론, 다른 여자랑. 그 전에 나랑 안보는 사이가 된게 먼저였고. 그것은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가 아니라, 나를 빡치게 했다는 다른 이유로.. 



지상렬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희진만 봤지만, 그러나 최종선택에서는 '선택하지 않는'걸 선택했다. 자신이 아직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나는 그것이 무슨 마음인지도 알겠더라. 그것은 내가 부족하다, 내가 아직 준비가 안됐다 등등 여러가지 다른 말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혼자인 쪽이 더 편한게 아닐까. 우희진 역시 '선택하지 않는'걸 선택했는데, 우희진은 사실 딱히 연애의 마음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우희진은 저 사람도 이런 면이 좋고 저 사람은 또 이런 면이 좋다고 말했지만, 그건 결국 사실 그들중 누구에게도 특별한 매력은 느끼지 않았다는 말인것 같고, 그게 지금 내 상태인 것 같다. ㅎㅎ 내가 최근에 매력을 느낀 사람은 제니.. 정도? 흠흠.




중년 싱글들의 이성연애 프로그램 뜻밖에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이재황이 한다는 고깃집 너무 가보고 싶다. 고기 정말 맛있게 생겼어.. 검색해보니 인천이네. 가브리살 정말 맛있겠던데.. 인천이라.. 1박 2일로 가서 고기 먹고 하룻밤 자고 와야되는거 아닌가. 앗. 김포에도 있네. 그렇다면 김포로 한 번.. 삼겹살도 맛있겠더라. 그런데 김포까지도 지하철 두 시간... 히융-





그런데 로제는 아파트보다 이 노래가 더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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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8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오만추라고 해서 다락방 누구 만나는 사람 생겼나 했음요! “오래 먹는 만남 추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생긴 사람한테 끌리면 약도 없다‘에서 빵 터졌습니다.... 그런 거 같기도. 솔직히 저는 상대 외모 보는 편인데요......(이것참 어쩔 수 없지만 인정 ㅋㅋ) 그 상대들은 대부분 못난 저를 그냥 만나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예전에 만난 사람이 “귀여움”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매력이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로 저를 만난 사람들은 저의 이 귀여움에서 못 헤어나는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오늘 너무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런 프로그램에서 정말 좋아한다는 건, 진짜 좋아하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설정??? 암튼 황동주인가 저 사람은 좋아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다락방 님 말처럼 좋아한다는 말 천만번 하는 것보다 “좋아해요” 한두 번만 말하더라도 행동으로 약속으로 실천으로 옮기는 게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데는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다락방 2025-03-28 11:09   좋아요 0 | URL
저는 상대에게 끌릴 때 외모에 끌리지는 않더라고요. 못생긴 남자 여럿 만났습니다. 돈 없는 남자도 여럿 만났.. 아니 백프로 다 돈 없었다. 몸매도 제멋대로인 남자들도 수두룩했고요. 아니, 몸 관리 하는 남자는 딱 한 명이었네요. 그렇다면 저는 도대체 그들의 어떤 것에 끌려서 만나걸까요? 잠자냥 님은 귀여움을 언급하셨지만 그들은 귀엽지도 않았는데... (먼 산) 그러고보니 저는 귀여운 남자는 만나본 적 없는것 같네요. 그런데 귀여움은 그런 말 있잖습니까. 상대가 갖춘게 아니라 나의 감정에 찾아오는 거라고. 그러니까 잠자냥 님을 귀엽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그들이 잠자냥 님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뭐 이런 거죠. (그렇다고 잠자냥 님의 귀여움을 부정하는게 아니라 그들의 사랑을 강조하고 싶은겁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에게 귀여워본 적이 있는가... 역시 없는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제가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기는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나는 뭣이냐. 나는 어떤 매력을 갖고 있냐.....

그만둡시다, 이런 얘기는. 저는 어쩐지 나이들수록 더 싸가지가 없어지고 있는것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저 프로 보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설정인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황동주가 정말 좋아한다고 하니 좀 더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영자는 그가 자신을 이성으로 좋아해줘서 자신이 자신감이 생기고 그래서 다른 남자들한테도 (프로그램에서)데이트를 신청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의 좋아하는 마음을 이영자가 알고(정말 많이 언급하고 또 태도에서도 티가 나니까요) 그래서 이영자도 황동주를 신경쓰는데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얼굴 보고 만나고 만지고 그래야 합니다. 육체적으로도 다가가라, 실체로 다가가라!! 물론 이건 저의 오지랖입니다. 알아서 잘 만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나 잘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3-28 11:18   좋아요 0 | URL
*만나고 만지고*

이 인간 역시 육체를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3-28 11:47   좋아요 0 | URL
모름지기 만나서 만지기도 좀 해야 더 무르익는 것 아니겠습니까. 흠흠.

망고 2025-03-28 13:17   좋아요 0 | URL
귀여운 잠자냥님, 야한 다락방님...서재 횐님들에 대한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5-03-2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더와 역사의 정치> 페이퍼 쓰러 알라딘 들어왔다가 오래된 만남 추구에 헤~~ 되어버린 나... 어쩌란 말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귀여운 스타일이시구나, 제가 기억해 둘게요!
다락방님의 ‘만나고 만지고‘도 기억해 둘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나서 써먹야겠어요!

다락방 2025-03-31 08:13   좋아요 0 | URL
중년 싱글들의 단체 소개팅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자신의 삶에서 어느만큼은 다 이룬 사람들이라서인지 이들이 설사 여기서 진짜로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뭐 사람 일은 모르는거지만 말입니다. 하하.
저는 단발머리 님의 페이퍼를 읽으러 가겠습니다. 슝 =3

Forgettable. 2025-03-2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모 봅니다. 후후.. 20년 짝사랑 보니까 콜레라시대의 사랑이 생각나네요. 50년 짝사랑하면서 자기 연애(?)할 거 다 하던 남자 ㅎㅎㅎ

다락방 2025-03-31 08: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 얘기 하는줄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짝사랑 오래 하면서 연애할 거 다 했던 여자. 그런 주제에 기다렸다고 말한 여자 되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하 잘생기면 일단 호감이 가기는 하지만 저는 대화가 안되는 순간 얼굴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더라고요. 잘생김, 의미 없다.. 이렇게 되어버리는............. 저는 얼마전에 일본 소설 [파선] 읽다가 ‘콜레라 시대의 사랑‘ 떠올렸는데 말입니다. 후훗.
 















어제 젠더와 역사의 정치 에 대한 페이퍼를 쓰면서 '실비아 페데리치'의 [캘리번과 마녀]에서 가져온 인용문이 있다.



여성은 원래 그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지던 맥주양조나 산파 일에서 밀려나고 있었고, 여성고용에 대한 새로운 제한들에 묶이게 되었다. 특히 프롤레타리아트 여성은 최하층의 직업 말고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성 노동인구 3분의 1은 하녀였고, 나머지는 농장 일 · 방적 ·뜨개질 ·자수 ·보따리장사 ·유모와 같은 일에 종사했다. 비스너Merry Wiesner가 말하듯이, 법률 ·징세기록 ·동업조합법령에서 여성은 집 바깥에서 일하지 말아야 하며 남편을 돕는 방식으로만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가 힘을 얻고 있었다. 심지어 여성이 집에서 한 일은 그것이 내다 팔기 위한 노동일지라도 비노동non-work 이라는 주장도 나타났다(Wiesner 1993:83ff). 따라서 여성이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입을 옷을 만드는 경우 이는 "집안일"로 간주되었지만, 남성이 옷을 만들면 "생산적" 노동으로 간주되었다. 여성노동이 이처럼 평가절하 되다보니 시정부는 동업조합들에게 여성의(특히 과부의) 생산물은 무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닌데다가 공공부조 예산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비스너에 따르면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여성들은 이 허구를 받아들였고, 심지어 마뜩치 않아 하면서도 일자리를 구하려 다녔다(같은 책: 84-85). 곧 가내여성은 모두 "집안일"로 분류되었고, 가외여성노동에 대한 보수도 남성노동의 보수에 비해 적었으며 생계유지에도 불충분했다. 결혼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직업으로 인식되었다. 여성은 당연히 생활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돼서, 독신여성은 설사 임금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해도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토지를 상실한 여성들이 임노동에 고용될 힘까지 잃어버리자 결국 매춘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라뒤리Le Roy Sadurie가 말한 것처럼, 프랑스 어디에서나 창녀의 수가 늘어났음이 명백했다.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p.152

젠더와 역사의 정치에서 여성의 노동이 가치폄하 되는 부분을 읽었고 그러다 페데리치 글에서 결국 성매매가 활성화되는 흐름에 대해 가져왔던 것. 그런데 어제 퇴근후 젠더와 역사의 정치를 읽다보니, 조앤 스콧도 결국 여성의 노동에 대한 가치 폄하가 결국 성매매를 불러온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더라. 여성의 노동, 임금 노동에 대해서 말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성매매는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임금 계산의 비대칭성은 놀라울 정도였다. 남성의 임금에는 최저 생계비용과 재생산 비용이 포함되었지만, 여성의 임금은 자신을 부양하기에도 부족해 가족으로부터 지원이 필요했다. 남녀 모두 가족 구성원으로 상정(그리고 가족 구성원이 되도록 장려)되었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남성은 미혼이건 기혼이건 자신의 임금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여성은 그럴 수 없었다. 남성은 정치경제학자들이 제기한 개인 자유의 가능성을 체현하고 있었지만, 여성은 그 이론이 상정한 대로 타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닌 의존적인 사회적 존재가 되었다.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든 임금은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의 최저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경제학자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는 여성의 임금이 남성으로부터 오는 원조로 채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p.258


산업적으로 보면 여성은 불완전한 노동자다. 만약 남성이 자신의 벌이를 파트너의 충분치 못한 임금에 보태 주지 않는다면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만으로 빈곤에 빠지게 된다. -p.258, 외젠 뷔레 재인용


일하는 독립 여성을 표현하는 용어는 모호했다. 성매매 감시 제도 아래서 '독신 여성femmes isolees은 성매매 허가 업소에 등록하지 않고 비밀리에 성매매를 하는 여성으로 여겨졌다. 1848년 파리 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산업통계] 와 같은 노동자 실태 조사에서 '독신 여성'은 기성복 산업 내에서 생산 건수에 따라 임금을 지불받으며 가구가 딸린 셋방에 혼자 사는 임노동(보통 여성 봉제사나 여성복 재봉사를 하는) 여성을 의미했다. 여기서 '독신 여성'이라는 같은 용어가 사용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1836년 성매매에 대한 파랑-뒤샤틀레의 대규모 조사 이래로 노동하는 소녀들 가운데 비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p.252


성매매를 초래한 여러 원인 가운데 일자리 부족과 저임금의 불가피한 결과인 빈곤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없다. 이는 특히 파리와 기타 대도시에서 그러하다. 우리의 여성복 재봉사, 여성 봉제사, 수선사, 그리고 바늘을 갖고 일하는 모든 이들은 보통 얼마를 버는가? ..... 그들이 노동해서 받는 대가와 불명예스러운 일을 해서 받는 대가를 비교해 보면, 그토록 많은 이들이, 불가피하게 무질서에 빠져드는 것은 놀랍지 않다. -p.252, A Parent 의 글 재인용


사회주의자들이 노동력을 파는 것이 여성이 몸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고 경제적 착취와 성적 착취가 같다고 지적했다면, 정치경제학자들은 "근력"의 생산적이고 규율된 사용과 성적 활동의 낭비적이고 방종한 측면을 신중하게 구분한 것이다. 게다가 섹슈얼리티를 여성의 몸에 둠으로써, 그들은 노동과 섹스, 생산성과 낭비성, 규율과 방종, 남성과 여성 등의 젠더화된 대조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성매매를 성립시키는 교환에서 남성의 역할을 부정하는 효과를 낳았으며, 그래서 겉보기에 성매매로 더렵혀지지 않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경제적 생산성과 도덕적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면 남성적 원칙이 널리 퍼져야 했다. 이것은 가부장적 가족 -위계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독립체- 이 질서를 위한 학교가 되고 이 질서를 체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빈곤과 섹슈얼리티를 연결함으로써 만들어진 독신 여성의 양가적 형상은, 규제된 상황의 외부에서 살아가는 모든 삶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p.259-260



성매매하는 여성을 창녀라고 비하하지만 성구매를 하는 남성을 비하하는 용어는 없다. 자기들은 돈을 주고 성을 사면서 그런데 자기한테 성을 파는 사람을 욕한다. 자기한테 성을 파는 사람을 손가락질하면서, 그런데 자기가 성을 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자랑스레 내보이고 후기를 공유하기도 한다. 왜 구매자와 판매자가 있는 거래에서 한 쪽은 욕을 먹고 한 쪽은 자랑스러워할까?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성매매가 빈곤한 여성들이 이를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말에는, 그건 자기 선택이지 다른데에서 알바를 하면 되지, 라면서 역시 그런 '선택'을 한 여성들을 욕한다. 


언제나 말해왔지만 무지는 죄다. 무지는 악이다. 무지하기 때문에 비난과 혐오가 쉽다. 알면, 그렇게 못한다. 

지금 당장, 한달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금 당장 현금이 있어야만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있어서, 지금 당장 현금이 있어야만 굶어죽지 않을 수 있어서, 성매매 여성들은 일단 선불금을 받고 그걸 갚는 방식으로 일한다. 물론, 그 빚은 일하고 또 일해도 갚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빈곤해서 어쩔 수 없이 하게된 일인데, 그 일은 더 빈곤으로 몰아넣는다. 

가난한 자에게 악은 쉽게 찾아오지만 가난한 자에게 구원은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

일단 현금이 당장 필요할 정도로 빈곤한 여성이 성매매를 자신의 돈벌이로 선택했다고 해서 어떻게 그것을 '자신의 선택'이라는 말로 비하할 수 있을까. 



여성은 일해야만 하는데 기존의 직업과 임금 규모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사실과 관련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끼치는 영향은 물질적이면서 도덕적이었다. 독신 여성에게 그와 같은 영향의 결과는 "빈곤이냐 수치냐"였고, 이 둘은 모두 방탕과 죽음으로 이어졌다. -p.284



나는 이것이 싫다.

성매매라는 것이 방법이 되는게 싫다.

성매매라는 것이 가능성이 되는게 싫다.

이미 먹고살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있다면 결코 직업의 하나로 염두에 두지 않을 일이, 누군가에겐 어쩔 수 없이 먹고 살 방법이 되는게 싫다. 그렇게 먹고 산다고 비하하고 혐오하는게 싫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아예 가능성 자체가 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남성에게 그랬듯이 여성도 하나의 독립된 인간이라는 인식이 생긴다면, 우리가 그것을 교육으로 가르친다면,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이 올 것이고, 성적대상화 하지 않을텐데, 그런데 과연 그런 세상이 오기는 할지 알 수가 없다.

성매매가 최종적으로 해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여성들이 하지 않기 위해서,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을 것이다. 

빈곤과 수치를 선택지로 받아들게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만약에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았는데 그 애기가 백혈병이나 무슨 병에 걸려서 막 되게 아파요. 그런데 내가 만약 업소 생활이나 이런 생활을 모르면 그런 쪽으로 생각도 하지 않을 테지만 내가 이미 이런 거를 알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을 때는 분명히 그쪽에서 돈을 벌려고 생각할 거란 말이죠. 그럼 '나, 참 내가 몰라도 될 거는 모르고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하고 그러는데. <다혜> -p.282


평등이라는 정치적 개념은 차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며, 실제로 이런 인식에 의존하고 있다. 평등에 대한 요구는 그 안에 내포돼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인식되지 않는, 차이에서 비롯된 주장에 기초하고 있다. 만약 개인들이나 집단들이 단일하거나 서로 똑같다면 평등을 요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평등을 특정한 차이에 대한 의도적 무관심으로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 P300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원주민을 제거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 P335

여성이 인구의 절반이 넘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을 소수자로 지칭해 온 것은 남성과 여성의 권력 차이 때문이었다. 내가 덧붙이고자 하는 핵심은, 소수자를 소수자로 고정하는 사건들은 소수자의 지위를 소수자 집단의 본질적 특성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이런 특성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불평등을 초래한 이유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것이 바로 핵심이다. 예를 들어, 모성은 종종 여성의 정치적 배제에 대한 설명으로 주어졌고, 인종은 흑인의 노예화나 종속의 이유로 제시되었지만, 사실 인과관계는 그 반대다. 즉, 사회적 차이화의 과정이 배제와 노예화를 낳고, 그런 다음 생물학이나 인종을 통해 정당화된다. - P353

"나는 여성이고, 위대한 인간으로서 국가에 봉사한다." 요점은 여성에게는 시민권을 부여받을 자격이 있으며, 성별은 차이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구주는 차이로 규정된 바로 그 여성으로서 주장해야만 했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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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25-03-2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도 되는 걸 모르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랍니다. 저도.

저희 둘째는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는데, 개인의 능력 외에도 필요한 부모의 뒷바라지(이른바 정치질)라는 게 있다고들 해서 아주 정신이 아찔한 요즘입니다. 정말 모르고 싶어요. 이런 세상.

다락방 2025-03-28 10:59   좋아요 0 | URL
대한민국에서 운동을 진로로 정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는 힘드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도 해야 하고요 ㅠㅠ 그게 너무 치사한 것 같아요. 왜 굳이 그래야 하는걸까요. ㅠㅠ

어제였나 sns 에서 에전 드라마의 짧은 릴스를 보게 됐는데 룸쌀롱에서 아가씨들 옆에 앉히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국내 정규방송 드라마였는데, 아..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남자들이 술집 가서 아가씨 불러 논다는 거 미리 다 학습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정말.. 유해한 문화입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5-03-2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든 임금은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의 최저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경제학자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는 여성의 임금이 남성으로부터 오는 원조로 채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부분, 저는 아직 읽기 전인데, 다락방님의 제일 중요한 주장과 딱 맞아 떨어지는것 같아요. 매춘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 방식을 선택한 여성에 대한 비난이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니깐요. 결국 국가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읽기 어려운 부분을 자주 만나게 되지만 다락방님 글 올라오는 거 보면서 힘내서 따라 읽게 되네요. 찬찬히 가고 계세요, 곧 따라갑니다^^

다락방 2025-03-28 11:03   좋아요 1 | URL
우리가 함께 읽었던 레이첼 모랜의 [페이드 포]에는 이런 구절도 나옵니다.

<남성에게 자신의 몸을 파는 것보다 더 모멸적인 것이 있다면 또 다른 남성의 이득을 위해 남성에게 몸을 팔아야 할 때이다. - P124>

이 몸의 주인이 나고 이 몸을 파는 것도 나인데 나에겐 여전히 빈곤이 남고 다른 남자가 대신 돈을 벌죠. 아주 치사스런 그리고 수치스런 상황입니다.

[젠더와 역사의 정치]너무 어려웠는데 뒤로 갈수록 조금 나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차이‘와 ‘평등‘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은 한 번 더 읽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남아 있으니 열심히 마저 읽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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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으로 세상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고 자신을 내던져가며 그 세상을 구하려는 것도 인간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불가사리+월드워 Z 를 합쳐놓은 듯한 재미, 영화로 만들면 흥미진진할 것 같다.

늬들이 불가사리를 알어?? 볼때마다 재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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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6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

다락방 2025-03-26 10:01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은 바보, 바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때마다 재미진 영화 있습니다. 잠자냥 님은 결코 보지 않을 그런 영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5-03-2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사리 재밌죠. 후속편들 말고 원조가 진짜 재밌죠. (이러면서 다 봤죠) 케빈 베이컨의 어린 모습이 인상적이고요.

다락방 2025-03-26 10:01   좋아요 0 | URL
원조 진짜 최고죠. 그거 티비에서도 가끔 해주는데 볼 때마다 빨려들어요. 이미 다 봐서 아는데도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너무 징그러.. 으.......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님이 보셨다니 의외네요!!

유부만두 2025-03-26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tv서 하면 반갑고 볼때마다 내용 알면서 긴장하고 응원하며(거기 뛰어! 점프!) 보게 되는 영화에요. 괴수 영화의 한 획을 긋는 명작이죠! 월드워z도 재밌는데 이 책 찜하겠습니다.

관찰자 2025-03-2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불가사리를 아시다니.... 불가사리가 땅 밑에서 ˝꽈다다다다다다다˝ 다가올때의 그 스펙타클이라니....

다락방 2025-03-28 08:17   좋아요 0 | URL
아니, 관찰자 님도 불가사리 를 아십니까! 우리 시대의 명작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위에 부딪쳐서 터져 죽을 때 진짜 너무 혐오스러워요. 으.. 그러면서도 끝까지 보게 된다는....
 















3월의 책을 생각보다 어려워서 힘들게 읽고 있다. 이제 3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절반도 못읽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 이번 주중에는 술 마시지 말고 책이나 읽어야할 것!!

계속 언급되는 차티스트 운동 뭔지 한 번 찾아봤고. 차티스트 운동은 러다이트 뒤에 왔다.



그리고 노동에 관한 이야기.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p.194



이 노동에 대한 부분에서는 [캘리번과 마녀]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다.
















여성은 원래 그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지던 맥주양조나 산파 일에서 밀려나고 있었고, 여성고용에 대한 새로운 제한들에 묶이게 되었다. 특히 프롤레타리아트 여성은 최하층의 직업 말고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성 노동인구 3분의 1은 하녀였고, 나머지는 농장 일 · 방적 ·뜨개질 ·자수 ·보따리장사 ·유모와 같은 일에 종사했다. 비스너Merry Wiesner가 말하듯이, 법률 ·징세기록 ·동업조합법령에서 여성은 집 바깥에서 일하지 말아야 하며 남편을 돕는 방식으로만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가 힘을 얻고 있었다. 심지어 여성이 집에서 한 일은 그것이 내다 팔기 위한 노동일지라도 비노동non-work 이라는 주장도 나타났다(Wiesner 1993:83ff). 따라서 여성이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입을 옷을 만드는 경우 이는 "집안일"로 간주되었지만, 남성이 옷을 만들면 "생산적" 노동으로 간주되었다. 여성노동이 이처럼 평가절하 되다보니 시정부는 동업조합들에게 여성의(특히 과부의) 생산물은 무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닌데다가 공공부조 예산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비스너에 따르면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여성들은 이 허구를 받아들였고, 심지어 마뜩치 않아 하면서도 일자리를 구하려 다녔다(같은 책: 84-85). 곧 가내여성은 모두 "집안일"로 분류되었고, 가외여성노동에 대한 보수도 남성노동의 보수에 비해 적었으며 생계유지에도 불충분했다. 결혼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직업으로 인식되었다. 여성은 당연히 생활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돼서, 독신여성은 설사 임금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해도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토지를 상실한 여성들이 임노동에 고용될 힘까지 잃어버리자 결국 매춘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라뒤리Le Roy Sadurie가 말한 것처럼, 프랑스 어디에서나 창녀의 수가 늘어났음이 명백했다.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p.152



여성들의 노동은 가치 폄하되고 돈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남자들과 똑같이 임금노동을 바깥에서 하려고 하면 또 가사 노동까지 같이하래. 이래저래 빡치는 와중에, 이 부분 읽다가 며칠전에 읽었던 중국 여행기 책에서 마오쩌둥 얘기했던게 생각났다. 여자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이란 사회주의 세상인가.

















엄마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한국인,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나 중국 남자나 다 공자의 후예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남자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난 것일까? 중국 남자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무시하고, 부엌일은 여성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통 시대는 물론이고 근대 시기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한국 남자와 같았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달라졌다.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두고 긍정적·부정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녀관계 차원에서 보자면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는 가부장 문화를 단절하고, 남녀관계를 새롭게 세운 시대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사회적 노동을 제공하는 한편, 가사노동, 육아노동 부담을 줄였다. 밥도 공동 식당에서 먹거나 사다 먹어서 집에서 밥할 일이 없어졌다. 마오쩌둥 시대에 지은 아파트의 주방이 손바닥만 한 것은 이런 때문이다. 탁아소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출근할때 아이를 직장 탁아소에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았다. 심지어 아이를 일주일 동안 맡기는 시스템도 있었다.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보장되어 있지만, 밥하고 아이 키우는 부담이 여전하다면 여성은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오쩌둥 시대 중국은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를 맞았다. -102~103



처음부터 이 얘기를 하려던건 아닌데, 이런 저런 인용문 읽다보니 얼마전에 미성년자 그루밍으로 언급되던 남자연예인에 대해 sns 에서 본 댓글들이 생각났다. 이 범죄에 대해 무슨 실드가 가능하단 말인가 했는데, 여전히 그를 믿고 기다리겠다는 팬들의 댓글도 많더라.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내가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 그리고 그들은 공개된 사진에서 그가 설거지를 한 것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설거지까지 해주다니 너무 다정한 남친이라는거다. 아니, 다들.. 어떤 남자랑 연애하셨던 혹은 연애하시는 거에요? 설거지에 그렇게 감탄할만한가요? 나원참.. 49년생 저희 아버지, 가부장제에 찌든 아버지도 설거지는 하십니다. 물론 그것은 엄마와 나의 훈련으로 가능한 것이었지만. 남자로 살기 참 쉽네, 자기가 먹은거 설거지만 해도 졸 멋지고 나이스하고 스위트한 가이 되어있어.. 여자들은 늘상 하는 일인데. 집 밖에서 일하고 와도 해야 되고 애기를 보다가도 해야되고 주말에도 해야 되고 주중에도 해야되는데, 어쩌다 남자가 설거지하면 졸 멋진 남자가 되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남자의 설거지에 반하는 여자라는 거, 그거 좀 자기 자신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설거지하는 남자에 반하는 여자, 같은거, 하지 맙시다.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 내 남동생네 가면 삼시 세끼 주중이나 주말이나 설거지도 남동생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가사노동 다 남동생이 함 ㅋㅋㅋㅋㅋㅋㅋ나 주말에 놀러가면 분리수거 할 때마다 나 데리고 다닌다. 이놈이 ㅋㅋㅋㅋㅋ 이왕 이성애를 할 거라면 누나 밑에서 자란 남자를 적극 추천합니다. 훈련이 잘 되어있음. 하여간 나는 세상 용서 못할 범죄가 누군가에겐 커버칠 수 있는 일이라는게 혼란스럽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 나를 따르라!! 막 이러는 남자가, 얌전히 앉아서 차려주는 밥을 받아 먹는 것에 대해 썼던, 줌파 라히리의 소설도 생각났다.




우다얀은 혁명을 원했지만 집에서는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했다. 식사 시간에 그가 하는 거라곤 자리에 앉아서 가우리나 어머니가 그 앞에 접시를 놓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저지대], 줌파 라히리, 203쪽










줌파 라히리, 역시 좋아. 



뭔가 자꾸 쓰면 쓸수록 옆으로 새버렸는데, 그러니까 3월의 책 넘나 어렵다는 거고 이걸 완독할 일이 부담이라는 거다. 히융-

아무튼 힘을 내보자. 빠샤!!



이번 페이퍼는 주제를 모르겠네.

이해하십쇼. 책이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흠흠.

메이슨식으로 말하자면, "비행위자"들도 정치적 영역 안에서 확립된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사적 영역은 공적 창조물이다. 공식적 기록에서 빠진 사람들이라 해도 역사 형성에 한몫을 담당했다.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도 권력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정치적 권위의 활용에 대해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 P57

17-18세기 자유주의 정치 논쟁의 초점이 되었던, 권리를 가진 추상적 개인은 어쨌든 남성의 형상으로 체현되었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그 남성의 이야기his-story를 해왔다. 페미니스트들의 연구는 여성을 이 보편적인 재현 속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들의 연구가 잘 보여주었듯이, 남성적 재현은 여성적 특수성과의 대조를 통해서 그 보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 P58

가정에서 수행되는 노동은 가내노동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비숙련이었다. 경제 상황의 악화와 탈숙련화는 남성 공간에서 여성 공간으로의 이동과 동일시되었다. 영역의 혼란은 불가피하게 가정과 노동 모두의 오염을 가져왔다. 가정에서 노동하는 남성은 암묵적으로 여성성과 연관되면서 비하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전통적인 수공업 작업장atelier에 대한 방어는 숙련의 남성성, 그리고 숙련노동자로서 남성복 재봉사의 정치적 정체성을 보장했다. - P186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 P194

젠더는 성차의 사회적 구성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젠더가 여성과 남성의 고정적이고 자연적인 신체적 차이를 반영하거나 실행한 결과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젠더는 신체적 차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는 문화에 따라, 사회집단에 따라, 그리고 시기별로 다양하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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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2222222222222
요리를 뚝딱뚝딱 잘하는 것도 아니고 설거지가 어떻게 스윗한 건지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 배우가 그 사진 때문에 성적 수치심 느낀다고 죽은 그 배우 부모 고소한 게 더 어치구니 없더라고요...성적수치심 느낄 정도면 미성년자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지....-_-)

그나저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이 책이 어렵군요. 제목이나 책 만들어진 형태만 보면 안 어려울 것 같은데....;; (작년에 사두고 여태 펼쳐보지 않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5-03-25 15:41   좋아요 0 | URL
지가 어떻게 감히 성적 수치심을 운운합니까. 제정신이 아니죠. 무지는 악입니다. 무지는 죄입니다. 뻔뻔하기도 정도가 있지. 오늘은 그 범죄자의 미래의 통로가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는 여성 유튜버의 글을 보게됐는데요, 이미 이야기가 끝나버린 피해자가 있는데 또 그건 무슨 말이란 말입니까. 진짜 답답하네요. 휴..

젠더와 역사의 정치, 저도 제가 읽을만하겠지 싶었는데 너무 안읽혀서 미치겠어요. 이게 안읽히는 바람에 독서 자체의 속도가 훅 줄어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멈춰버린 내 독서여.. ㅠㅠ

단발머리 2025-03-2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거에 반하는 거는 전체적으로 올려쳐져 있어서 그런거 같아요. 손에 물 안 묻히는 남자가 대세였던터라 대충 시늉만 해도 큰 칭찬 받는거.... 정말 뭔 일입니까. 여자들은 평생 한다고요. 혹 자주, 아내보다 자주 설거지 하는 남편 있다면 그 사람은 좀 칭찬해 주고 싶고요.

저도 진도 잘 안 나가서 읽고는 있는데 지지부진합니다. 페이퍼도 반 정도 써두었는데, 이 책은 페이퍼 쓰는데도 시간이 ㅋㅋㅋㅋㅋ차티스트 운동은 저도 찾아보았어요, 찌찌뽕!

그리고, 이 페이퍼 읽는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피씨로 읽으면 더 쏙쏙 들어옵니다. 정리가 한 눈에 쫙!!!

다락방 2025-03-26 10:03   좋아요 1 | URL
따지고보면 이 책 어려운 책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어렵고 ㅋㅋ 왜 진도 안나가죠? 아주 미치겠네요. 이 책 진도가 안나가서 독서 자체가 제자리상태인듯 합니다. 어휴. 얼른 읽고 다른책 읽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매달 이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러면서 이걸 왜 하는가... 인생..... ㅋㅋㅋㅋㅋ

저는 오늘 페이퍼를 또 쓸 예정입니다. 만세!

햇살과함께 2025-03-2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차티스트 운동 찾아봤어요.
이 책 어려워요. 저의 집중력도 점점 떨어지고 ㅠㅠ

다락방 2025-03-26 10:02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도 페이퍼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만 회사 본업무를 좀 하다보니 자꾸 쓰다 멈추게 되네요. 아놔. 나 페이퍼 쓰는데 방해하지 마라!! ㅋㅋㅋㅋㅋ
저도 계속 집중력 떨어져서 이 책 어려운거 내가 너무 스맛폰을 봐서인가, 하다가 지금 읽는 7장은 또 그런대로 잘 읽히고 있습니다. 에휴. 얼른 다 읽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ㅠㅠ

독서괭 2025-04-0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 ㅋㅋㅋㅋ 명심하자, 그런 걸로 우쭈쭈 해주지 말자! ㅎㅎㅎ
이제야 읽었네요 이글 >ㅁ<

다락방 2025-04-03 11:41   좋아요 1 | URL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이라는 걸 남자도 알아야 하고 여자도 알아야 합니다. 설거지 했다고 범죄도 실드쳐주는 거 대체 뭔지 원.. 쯧쯧..
 

루쉰 생가에서 내 발길이 오래 머무는 또다른 방은 루쉰의 첫 부인이 살던 곳이다. 루쉰 어머니 방 위층에 있다. 공개하지 않아서 올라가 볼 수는 없다. 루쉰이 도쿄에서 유학할 때, 어느날 어머니가 위중하니 얼른 돌아오라는 전보를 받는다. 급히 집에 왔더니 붉은 등이 온 집을 밝히고 있었다.

결혼식 준비가 한창인 거였다. 루쉰 나이 스물여섯살 때였다. 혼기가 찬 장남을 하루빨리 결혼시켜 후손을 보려는 홀어머니 마음에 거짓 전보를 친 것이다. 루쉰은 혼례를 거절하지 않았다. 혼례를 치르고 신부와 하룻밤을 지낸 뒤, 다시는 그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나흘째 되는 날에 루쉰은 동생을 데리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루쉰의 부인은 루쉰이 나중에 베이징에 살 때도 루쉰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으로 따라간다. 하지만 루쉰과 한집에서 살 뿐 두 사람은 같은 방을 쓴 적은 없다. 루쉰은 친구에게 그녀에 관해서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내게 준 선물이다. 나는 그저 잘 보살필 따름이다. 사랑은 나는 모른다." 루쉰의 첫 부인은 전통적인 여성이었다. 전족을 한데다 글도 배우지 못했다. 루쉰은 그런 첫 부인과 이혼하지도, 그렇다고 부인으로 인정하지도 않은 채 살았다. 왜 그랬을까? 같이 살기에는 애정이 없었고, 그렇다고 돌려보내면 소박맞고 쫓겨온 비참한 여인으로 살아야 했다. 글도 모르고 생계를 꾸릴 능력도 없는 그녀였다. 그래서 그녀는 루쉰이 베이징에서 다른곳으로 이사할 때 친정으로 돌아가길 원하느냐고 묻자 그냥 남겠다고 했다. 그녀는 루쉰 아내이기보다는 루쉰 어머니의 동반자로서 살았다.

교육부 공무원이자 대학 강사로서 베이징에서 어머니, 아내와 같이 살던 루쉰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다. 그녀 이름은 쉬광핑(廣平). 루쉰은 베이징 여자사범대학에서 강의했는데, 그때 강의를 듣던 학생이었다. 학생회 리더이자, 루쉰의 집을 드나들면서 루쉰의 원고 정리를 돕기도 했다.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인생과 세상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둘 사이에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넘는 사랑의 감정이 생겼다. 그녀는 루쉰에게 ‘안면‘ ‘와유臥‘ 글자를 자수로 새긴 베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베개를 베고서 편히 잘 잘고, 자면서 좋은 꿈을 꾸길 기원한 것이다. 이 베개는 베이징 루쉰 생가의 루쉰 침실에 지금도 보존되어있다. 첫째 부인과 한집에 살면서 동시에 제자와 사랑의 감정이 싹튼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루쉰은 결국 1926년 8월 베이징을 떠난다. 한편으로는 진보 인사를 탄압하는 정부의 감시와 체포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을 위해서였다. 루쉰은 샤먼, 광저우를 거쳐 1년 뒤인 1927년에 상하이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1936년 죽을 때까지 루쉰은 쉬광핑과 함께 상하이에서 새 삶을 살았다. 둘사이에서 아들도 하나 태어났다. 루쉰이 이렇게 상하이에서 새 부인과 같이 살 때, 첫 부인은 베이징에서 루쉰이 상하이에서 보내준 생활비로 그의 어머니를 모시면서 살았다. -p.183~185



















중국에는 청도에 며칠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고 베이징에서 환승을 해 영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적이 있다. 그 때마다 공항에서 좋지 않았던 인상을 받았었고 또 청도를 여행할 때 내가 알지 못하는 중국어에 당황하기도 해서 앞으로 중국으로 여행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중국이란 나라에 그다지 관심도 없기도 했고. 그런 참에 '이욱연'의 [홀로 중국을 걷다]는 책이 나온걸 알고 사게 됐는데, 이건 순전히 표지 때문이다. 표지가 너무 좋아서 오오~ 하고 더 들여다보게 됐고, 그러다보니 '흐음, 나는 중국에 가고 싶지도 않은데 왜 어떤 사람은 중국을 홀로 걷는걸까?' 하는 생각에 사게된거다. 왜 어떤 사람은 중국을 걷기로 여행하는지 궁금해진거다. 


저자 이욱연은 나같은 일반인 여행객은 아니었고,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도 받은 중국 유학 1세대이다. 그러니 중국의 도시들을 걸을 때 그 도시에 관한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책 그리고 인물들에 대해서도 떠올릴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기록이다. 이 도시에 갔으니 이런 음식을 먹어보고 그런데 그 음식은 이런 역사가 있고, 이 도시에는 누구의 생가가 있는데 거기엔 또 이런 역사가 있고, 하고 풀어주는데 그게 참 재미있다. 덕분에 딩링, 마오쩌둥, 모옌, 루쉰 등에 대해서 그전보다 조금 더 알게 되었는데, 딩링의 책을 검색했다가 이미 내가 읽고 리뷰쎴던 책도 있어서 아아, 나란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감탄하기도 했다. (네? 갑자기요?)


위의 인용문은 루쉰에 대한 거다. 

그러니까 루쉰은 얼굴도 모르는 여자와 결혼을 했고 그녀를 한 번도 사랑한 적도 없고 동침한 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쫓겨난 여자를 만들 수 없어 그대로 함께 산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채 살면서 루쉰의 어머니를 모신다. 그리고 루쉰은 하아.. 자신의 제자와 연애를 한다. 하아. 인생..도대체 왜 강제 결혼같은거 시키고 도대체 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손주를 원하고, 왜 그래서 모두를 불행하게 하나요, 왜, 왜.


그런데 이 루쉰의 이야기를 읽노라니 기시감이 든다.

어? 그런데 나 이런 이야기 아는데? 분명히 내가 읽었는데? 이거.. 나는 소설로 읽었는데? 그런데 그 소설도 중국소설 이었는데? 전족을 한 아내, 그러나 직장의 여자와 바람을 피고 아내와 이혼도 못하고... 그런거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게 뭐였지? 그거.. 모델이 루쉰이었나?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내가 아는 중국 작가들을 검색해보려고 하는데, 내가 사실 중국 소설을 막 많이 읽진 않았어가지고, 그런데 완전 중국 사람이 아니라 영어중국.. 막 이렇게 되어서 떠올린 이름이 이윤 리 였다. 그렇게 이윤 리의 작품들 중 내가 읽은 것들에 대해 페이퍼를 읽어보는데 아니야, 아니야, 게다가 이윤 리 .. 여자 작가잖아? 아니야, 남자 작가였다. 남자 작가였고, 이윤 리와 비슷하게 작품이 나왔다, 하다가 하진 이란 이름을 어느 페이퍼인가 리뷰에서 보게 되었고, 그래 맞아, 하진이다, 하진이야! 하고 또 하진 검색했는데 어, 그런데 이런 책들이 아닌 것 같은데, 하다가 기어코 찾아냈다. 품절되어서 하진을 검색하면 나오지 않았었지만, 제목과 함께 넣으면 나오는 그 책, '하진'의 [기다림] 이었다. 2011년에 읽고 페이퍼를 썼더라. 세상에, 벌써 15년 전이네요...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 이거다, 바로 이 책이야! 이게 완전 루쉰의 삶이다!!



군의관 '쿵린'은 얼굴도 본 적 없는 '수위'와 결혼을 한다. 어머니가 시킨 강제결혼으로 수위의 아내는 글도 모르고 전족을 한 여성이다. 그러니까 소설이 금서로 지정된 시대 연애가 자유롭지 못한 시대였는데, 쿵린은 수위와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그녀와 동침한 적이 없다. 수위는 남편 쿵린이 자신을 좀 다정하게 봐주기를 내내 바라지만, 그러나 쿵린은 같은 직장에서 만난 동료 '만나'와 불륜 관계가 된다. '만나'는 쿵린을 좋아했고, 그와 자유롭게 연애하기 위해 쿵린이 그의 아내와 이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올해는 꼭 이혼할거야, 라고 집으로 돌아가 수위를 만나고와서는, 이번에도 이혼을 못했어... 하면서 만나에게 여전히 불륜 상대일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그렇게 18년, 만나는 18년이나 쿵린의 불륜여성으로 숨겨진채 살아왔고, 게다가 쿵린은 만나와 동침하지도 않는다. 아직 부부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만나가 진작에 포기했다면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동침도 할 수 있었을텐데 만나는 그런게 유부남의 숨겨진 여자로 늙어가버리게 된 것. 이제 다른 선택도 없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 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쿵린은 그렇게 아내를 기다리게 하면서 애인도 기다리게 한다. 인생... 연애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첫문장이다.



매년 여름 쿵린은 수위와 이혼하기 위해 어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p.7) 



루쉰과 그의 아내 그리고 그의 애인까지의 이야기가 너무 이 소설과 같아서 이 소설의 모델은 루쉰인가, 하다가 그 시대에 사실 그렇게 살았던 사람이 어디 루쉰 뿐이겠는가, 다들 그런식의 삶으로 빗겨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제결혼, 어머니를 무시할 순 없어서 하긴 했지만 사랑 안해, 그런데 저기 저 다른 여성이 너무 좋아서 연애해, 그렇다고 아내를 내칠 수도 없어, 그렇게 아내는 남편과 서로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하, 쉬바, 남편의 어머니는 모시고 살아...............



인생 너무.. ㅠㅠ 

그래도 루쉰도 그렇고 쿵린도 그렇고 다른 여자를 만나 감정이나 욕망을 품기라도 했지, 나를 보지도 않을 남편을 기다려야 하는 여자들 인생은 대체 뭔가요.. 걍 평생 시어머니나 모시고 살아야 하는 여자 인생 어쩌라고요.....



'최명희'의 [혼불] 도 생각났다.

내가 혼불 읽다가 대체 여자들 삶이 왜 이랬던거야, 왜이렇게 부당하고, 왜이렇게 모욕적이야, 하면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이 이유를 알 수 있나? 답을 찾을 수 있나?' 해서 그 때부터 페미니즘 책들을 읽기 시작했더랬다. 최명희의 혼불에서도 집에서 정해준 혼례가 나오고 여자도 남자도 서로 모르는채로 식을 올리고 한 방에서 밤을 보내야하는 상황이 된거나. 그런데 남자는 이미 마음에 품었던 다른 여자가 있어 이 덩치 큰 신부를 안을 마음이 없고, 그렇게 그녀를 건드리지도 않은 채로 집을 떠나고, 그런데 그녀는 ㅠㅠ 그게 너무 모욕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집 며느리로 살면서 살림을 꾸려야 되는거다. 그렇다면, 그 신랑 강모.. 는 그 뒤로 어떻게 됐느냐, 세상 개새끼가 되었는데, 세상에 그런 시대에, 여자가 남자의 재산이며 소유물이며 여성의 정절이 너무나 당연시되던 그 때, 자신이 흠모하던 여성을 강간해버리는거다. 강간당한 여성은 아무리 누구에게 말하지 않으려고 해도 이미 동네에 소문이 다 나서 혼처 자리가 들어오질 않고, 동네 노비가 그걸 알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는거다. 강모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개새끼.. 



하여간 이욱연의 책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샀다.



















모옌과 장애령의 책은 이욱연의 책 읽다가 급박하게 샀다. ㅎㅎ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이 좋아서 책을 읽으면 또 책을 사게 됩니다.. 히융

[오래된 빛]은 왜 샀는지 모르겠다. 뭔가 내가 살만한 어떤 이유가 있었을텐데..

[오염된 정의]는 잠자냥 님 서재에서 보고 땡투 꾹 누르고 샀다. 오래된 빛도 누군가에게 눌렀을텐데, 그게 누구?

















스웨덴은 대학 학비가 무상인데 외국인이 가서 공부해도 대학 등록금을 안내는걸까? 그게 궁금해서 이래저래 검색해봤지만 필요한 답은 찾지 못했고 저 책의 존재만 알게 되어서 [딱 10일만 스웨덴 걷기]를 샀다. 인생이여, 책이여, 독서인이여..


[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는 시집인데 평소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딱히 시집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이 시집은 트윗에서 시 한 편을 보게 되어 급박하게 샀다. 그 시는 이것이다.



<산타의 세계>



영화를 보다가 싱크대 앞으로 왔다

개수대 속에 빈 그릇이 쌓여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와 내가 머물러 있는 세계는 서로 달랐다

나의 질병은 이 둘 사이의 거리에서 비롯됐지만

오랫동안 갈 곳이 정해져 있다고 믿고 훈련해왔다

날마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그렇고

전화 한 통 없이 은하와 헤어진 것도 그렇고

중앙분리대 옆에서 신발을 갈아신은 것도 그렇고

바닥 안무 뒤에 연결 동작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간식을 먹으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다 헤어지는데

나는 어떤 사내의 집에 오래전부터 얹혀살면서

언제 시작됐는지 모를 춤을 멈추지 못하고

모든 것은 그 곳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다가 어느 날은 그런 곳이 없다는 게

산타의 부재를 알아챘을 때처럼 순간 깨달아지면서

이렇게 참고 견뎌도 갈 수 있는 세계가 없다는 게

이렇게 모아둔 의문을 해결해줄 세계가 없다는 게




ㅋ ㅑ ~

너무 좋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세계와 내가 머물러 있는 세계는 서로 달랐다, 나의 질병은 이 둘 사이의 거리에서 비롯됐지만, 이라니.

ㅋ ㅑ ~


좋다.


내려둔 캡슐커피와 동료가 사다준 마늘빵을 먹어야겠다.



엄마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한국인,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나 중국 남자나 다 공자의 후예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남자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난 것일까? 중국 남자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무시하고, 부엌일은 여성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통 시대는 물론이고 근대 시기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한국 남자와 같았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달라졌다.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두고 긍정적·부정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녀관계 차원에서 보자면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는 가부장 문화를 단절하고, 남녀관계를 새롭게 세운 시대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사회적 노동을 제공하는 한편, 가사노동, 육아노동 부담을 줄였다. - P102

밥도 공동 식당에서 먹거나 사다 먹어서 집에서 밥할 일이 없어졌다. 마오쩌둥 시대에 지은 아파트의 주방이 손바닥만 한 것은 이런 때문이다. 탁아소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출근할때 아이를 직장 탁아소에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았다. 심지어 아이를 일주일 동안 맡기는 시스템도 있었다.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보장되어 있지만, 밥하고 아이 키우는 부담이 여전하다면 여성은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오쩌둥 시대 중국은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를 맞았다. - P103

마오쩌둥이 중국공산당을 이끌고 옌안에 지도부를 꾸릴때는 옌안에도 여느 도시처럼 성곽이 있었다. 지금은 유적으로 그 흔적만 있을 따름이다. 어느날 마오쩌둥이 옌안 성곽을 지나다가 성벽에 붙은 표어를 보고는 기분이 상한다. ‘노동자 농민 단결하여 항일 승리 쟁취하자‘ 이런 내용이었다.
당시는 안으로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싸우고, 밖으로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해서 중일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항일 선전구호로서 그 내용은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런데 마오쩌둥은 노동자를 뜻하는 ‘공인‘이라는 한자 두 글자가 못마땅했다. 그냥 ‘ㅅ이라고 쓴게 아니라 ‘공‘ 자는 중간을 한 번굽혀서 ‘도‘으로, ‘인‘ 자는 오른쪽 삐침에 두번 표시를 한‘‘으로 쓴 것이다. 마오쩌둥은 왜 이걸 못마땅하게 생각했는가? - P125

마오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공인이라는 글자를 저렇게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많이 배운 사람일 터인데, 옌안 성벽에 하필 왜 저렇게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 이렇게 쓰면 안 되는 것일까. 어떤 내용을 선전하려면 이 선전이 누구를대상으로 하는지, 누가 이 선전 문구를 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이렇게 글자를 쓴 사람은 그런 생각 없이 자기 지식만 보여주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마오는 ‘쇠귀에 경읽기‘라는 속담을 예로 들면서, 경을 읽어주어도 알아듣지못하는 소를 비판하는 건 잘못이고, 소에게 경을 읽어주려면 소가 알아듣는 언어를 익혀서 그 언어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지식인이나 작가가 글을 쓰고 말할 때는 먼저 그 글을 읽는 대상, 말을 듣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보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고 소통하라는 것이다. 마오가 당내 형식주의를 비판한「당팔고에 반대한다」(1942)란 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 P126

그런데 차츰 옌안 생활에 익숙해지자 옌안의 빛만 아니라 어둠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더없이 선진적인 옌안이지만 가부장 의식은 여전하여 중국의 다른 곳이나 마찬가지로 보였다. 여성주의 차원에서는 여기도 어둠이 많다는 걸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딩링은 1941년부터 특유의 여성주의 시각에서 옌안의 현실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 딩링은 작가로서 출발할 무렵, 한 출판사에서 여작가라는 이름으로 책 출판을 제안하자, "나는 원고는 팔지만 ‘여‘를 팔지는 않는다"면서 거절했다. 여성의 이름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을 거부한 이런 딩링의 개성이 옌안에서도 발휘된 것이다. - P130

딩링의 눈에 옌안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혁명의 성지였지만, 여성에게 새로운 세상을 약속하는 여성의 성지는 아니었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세상이었다. 그래서 딩링은 이른바 진보적인 남자들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일지 모르지만, 문화적으로나 남녀평등 차원에서는 여전히 다른 남자와 다를 게 없이 보수적이라고 일갈하는 것이다. 딩링이 옌안에서 가졌던 의문의 핵심은 이것이다. 민족국가 수립이든 혁명이든 그 과정에서 혁명이나 민족, 국가의 이름으로 새로운 형식의 남권 중심의 문화 질서가 다시 세워지는 게 아닐까? 딩링은 이 의문 속에서 옌안의 어둠을 고발하는 글을 쓰고 소설을 썼다. 딩링이 비판한 이런 현실, 이런 남성이 당시 옌안에만 있었을까?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기도 어렵지만, 문화적으로 진보적이기는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남녀평등의식은 더욱 그렇다. 딩링이 비판한 옌안의 진보적인 남자들이 한국에도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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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4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빛> 왠지 폴스타프 님 아닌가요??? ㅎ

은하수 2025-03-24 10:40   좋아요 0 | URL
저도 폴스타프님 리뷰 봤어요~~~~~~

다락방 2025-03-24 11:01   좋아요 0 | URL
음.. 제 생각엔 아마도 시사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니 제가 구매한 책에는 폴스타프 님 리뷰가 없는데 말이지요. 아 도대체 어디서 본거지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5-03-24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욱연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읽은 책 이야기라 반갑네요.
루쉰 이야기에 더해 20-30년대 중국의 호텔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다락방 2025-03-24 11:01   좋아요 0 | URL
저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실 이 책도 호기심에 읽긴 하면서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어요. 저는 무엇보다 홍콩반점이 음식점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5-03-24 11:04   좋아요 2 | URL
이욱연 교수의 전작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도 재미있어요. 중국 역사를 영화와 연결시키며 짚어가요. 영화 좋아하시는 다락방님께도 흥미로울거 같아요.

은하수 2025-03-2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중국이 여행가보고 싶은 나라로 인식개선을 했달까~~
인상이 좋아져서 가보고 싶지만
전 작가처럼 중국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가서 또 수박겉핥기식 여행을 하고 오겠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5-03-24 11:02   좋아요 1 | URL
저도 상하이는 가봐도 좋겠다 싶어져서 상하이는 가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야 당연히 중국어도 모르니 수박 겉핥기 조차도 힘들겠지만 그래도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건수하 2025-03-2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불> 읽고 있는데 그 ㄱㅅㄲ 때문에 화가 나더라고요...

이욱연 책은 재미있을 것 같고, 또 옆지기 취향일 거 같아 담아둬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5-03-25 07:57   좋아요 0 | URL
그 자식은 두고두고 사람 화나게 합니다. 어디까지 읽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신세 비관만 하고 여러 사람 빡치게 하는 놈이죠. 으..

이욱연의 저 책은 중국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갖게 해줘서 참 좋은 책이었어요. 덕분에 중국 작가들 책을 샀네요. 하하.

그레이스 2025-03-2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옌의 <개구리> 인상적이었습니다.
<혼불>에서 큼지막한 버선을 빨래줄에 걸어놓은 장면! 저는 너무 기분 좋았었어요 ㅋㅋ

다락방 2025-03-25 07:59   좋아요 1 | URL
모옌의 개구리를 사두고 읽지 않았다는 것을 방금 이 댓글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하하
그건 또 언제 읽죠? 아휴 책 읽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단발머리 2025-03-2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너무 좋네요. 루쉰의 삶이 좋은게 아니라, 아.... 소설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살아내는 사람들 이야기가 참...
남자들도 애로사항 있었을 거에요, 그죠? 이혼하기 위해 가고, 이혼 못 하고 돌아오고. 하지만 기다리는 여자들의 삶이란 건. 양쪽 다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요. 자신의 삶이, 인생이 그렇게 되리라는 걸 모르고 말이지요. 어쩜 평생 기다리는 삶....

저는 요즘 제 독서생활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 이 페이퍼 읽고 깨달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는 책이 한 권도 없고 처음 보는 작가들도 수두룩. 독서 생활에 정진해야겠다! 마구마구 다짐을 하게됩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