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브라운'의 소설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때로는 연인처럼』인데, 여기에는 아주 친한 친구(물론 남자와 여자)가 등장한다. 이 둘은 서로의 일과가 끝나면 만나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얘기하거나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인데, 어느날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여행을 떠나고 한 침대서 잠들게 되면서 이 둘은 더이상 친구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지만, 어쨌든 이 둘은 서로의 하루 일과가 끝난 후, 혹은 일과 중, 서로에게 연락을 하고 만나러 가고 하는 일들이 지독하게 자연스러운 친구사이였다. 

때로 주변에서 어떤 연인들을 보고 '저 둘은 대체 왜 사귀는걸까' 싶어질 때가 있듯이 때로는 주변에서 '저 둘은 대체 왜 사귀지 않는걸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언젠가 여러명이 함께 모여 왁자지껄 수다를 떨고 모임이 끝났을 때, 그 다음날 친구 한명이 내게 전화를 걸어 '나는 너와 K 가 대체 왜 사귀지 않는지 모르겠어. 니네 그냥 사귀는 사이 같아.'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K 와 하루에도 몇번씩-특히 새벽에는 더- 전화를 하는 사이였다. 누가 전화를 하든, 또 누가 만나자고 하든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사이. 내가 정신 사납다고 하면, 그는 모임자리에서도 전화를 걸어, 니 정신이 왜 사나운지 다 말해봐, 라고 말해주는 그런 친구였다. 니 정신이 사납다니까 내 정신이 사나워서 모임에 집중이 안돼, 라고 하면서. 나는 이 관계가 퍽 만족스러웠는데 그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어버리는 순간 내 핸드폰에 더이상 그의 전화번호는 남아 있질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이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리 장군의 고조부모에서 조부모 이야기로 넘어갈 즈음 책을 내려놓고 젭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전화를 받자 대뜸 물었다. 
"뭐 하고 있어요?"
"밤에 불을 켜놓고 자는 것의 부작용에 대한 글을 읽고 있어요."
"밤에 불을 켜놓고 자는 거라니?"
"밤에 불을 켜놓고 자는 습관이 있는 아이는 결국 시력에 문제가 생긴대요. 눈이 충분히 쉬지 못해서 그럴 거라는 가설이 있어요."
"아니면 아이들이 원래 눈이 나쁘기 때무넹 불을 켜놓고 자려는 걸 거예요. 시력이 나쁜 것과 어둠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레바카가 물었다.
"흠."
 (pp.221) 

밤 열시쯤, '이 시간에 내가 이 사람에게 전화해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이,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뭐하냐고 물어도 되는 사이, 대뜸 묻는 질문에 거리낌없이 대답해 줄 수 있는 사이.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사이란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을 읽는데 마음이 포근해졌다. 이 둘은 함께 살지 않아도, 그러니까 늘 한침대에 누워 그날 하루의 일과를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하지 않은가 싶어진거다. 여자는 쉰이 넘었다. 자신이 그동안 살아온 삶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우울하기도 하다. 과거의 연인을 만나보기도 한다. 과거의 연인과 새롭게 시작할까 갈등하기도 한다. 나는 그녀가 과거의 연인을 다시 만나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왜 그녀는 젭을 염두에 두진 않을까 싶어졌다. 젭이 있는데. 과거의 연인조차도 젭은 자신의 경쟁자임을 알고 있는데, 왜 그녀는 모를까. 

몇번의 파티나 혹은 일상사에서, 젭이 그녀의 마음의 상처를 위로 하기도 하고 그녀의 사정을 이해해주기도 하는 그 과정들 속에서, 또 과거의 일들을 얘기하며 젊은시절의 그녀의 모습에 대한 기억조차도 잊지 않고 얘기하는 젭을 보면서,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젭이 그녀에게 사실은 그동안 당신을 사랑해왔다고 고백하진 않을까, 혹은 그녀가 '젭이 언제나 내 옆에 있었구나' 라는걸 깨닫고 그를 다시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조마조마했다. 그렇지만 그 둘은 그저 내내 지금과 같은 관계로 유지될 것 같다. 그건 단순히 젭이 그녀의 시동생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새벽, 나는 내 잠꼬대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나는 코를 골다가도 (하하) 잠꼬대를 하다가도 스스로 깨곤 한다. 몇해전에도 어느 지방으로 놀러갔다가 내 잠꼬대 소리에 놀라서 화들짝 눈을 떴는데 마침 옆에서 자던 친구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너 지금 누구랑 얘기한거야?" 

라고 물었더랬다. 아, 나는 너무 놀라고 당황하고 챙피해서 우물쭈물 아무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 말할걸 그랬다. 나는 신과 대화중이었다고. 너에게만 말하는데, 사실 나는 하늘에서 살던 천사야. 그런데 천사는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거든. 그래야 가벼운 몸으로 구름위를 깡총깡총 뛰어 다닐 수 있어서. 그런데 나는 하늘에서도 자꾸만 자꾸만 고기를 먹어서 무거워졌어. 너무 무거워져서 그만 땅위로 뚝- 떨어져 버린거야. 그러다 너를 만나 사랑하게 됐고, 그러니 지상에서 나는 내내 머물고 싶어서 계속 고기를 먹는 거란다. 내가 지금 고기를 그만 먹어서 가벼워져 버리면, 나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천사가 되어야 하거든. 이 땅에 너를 두고 내가 혼자 갈 순 없지. 내가 고기를 먹는건, 정말이지, 고기를 좋아해서가 아니야. 지금 신이 찾아와서 다시 하늘로 올라오라고 설득하길래 그럴 수 없다고 대화중이었어.

아, 나는 왜 그때 그렇게 말하지 못했을까? 왜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야 생각이 날까?

 

앤 타일러의 『인생』은 재미있다. 나는 어느 부분에서는 쿡쿡대고 웃기도 했고 또 포근해지기도 했다가 설레이기도 했다가 신경질이 나기도 했다. 앤 타일러의 인생은 내가 읽었던 그녀의 다른 작품 『아마추어 메리지』보다도 조금 더 재미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지만 이 책은 현재 절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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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3-1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 먹는 천사에서 빵 터졌어요. 오늘 나를 처음 웃게 했네요. 어떡하죠? 날마다 다락방님 서재로 출근해야겠어요.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웃게 될 거예요. 다락방님! 고기 계속 드세요. 꼭꼭 씹어서요!!

다락방 2011-03-15 17:14   좋아요 0 | URL
고기 계속 먹으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마노아님. 안그래도 주변에서 자꾸 채식 얘기해가지고 압박감 느껴서 도망치고 싶었거든요. 휴~ 계속 고기 먹을래요. 전 고기 없이 안될것 같아요. 글쎄, 지난 토요일엔 예쁜 여자랑 둘이서 치킨을 두마리나 먹어치우지 않았겠습니까!!!!!

굿바이 2011-03-15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밤 열시, 혹은 그 이후, 정말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오는데, 생각해보니 저는 정작 전화할 곳이 없는 것 같고, 예전에도 없었나 생각해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그나저나, 고기 먹는 천사, 저 한 명 더 알고 있어요. 우리 조카요 :)

다락방 2011-03-15 17:20   좋아요 0 | URL
저는 밤 열시든 그 이후든 혹은 또 그 이전이든 전화가 울릴 생각을 안해요. 시계..아, 요즘엔 메신저네요. 하하하하. 전화가 울린다는게 어떤건지, 밤 열시에 친근하게 전화를 받는다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인지, 제가 과연 그런 기분을 느껴본적이나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통화는 뭘까요? 전 낮에 사무실에서 업무상 통화하는 거 말고는 개인적인 통화를 한달에 한번쯤 하는가봐요.
굿바이님 조카는 여러모로 마음에 들어요. 저 다음에 뚝- 떨어진 천사가 있다더니, 굿바이님 조카였군요!!

Mephistopheles 2011-03-1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꼬대로 시작해....결국은 고기의 합리화......라니....이런 비약이 있나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3-15 17:22   좋아요 0 | URL
에, 그러니까, 에, 음, 어............ 뭐, 진실이니까요. 왜 제가 천사라는 걸 믿지 않으시나요? 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3-15 19:34   좋아요 0 | URL
아..천사라도 날개 달고 어디 날아가진 마세요..그럼...지.구.는.누.가.지.키.죠?

다락방 2011-03-16 08:31   좋아요 0 | URL
독수리 오형제, 독수리 오형제요!!!!

Mephistopheles 2011-03-16 09:22   좋아요 0 | URL
독수리오형제(X) 조류오의남매(O)

레와 2011-03-1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제 하늘로 돌아가리??? ㅎㅎㅎ;;;


오늘 새벽꿈에 조국 교수님이 나왔어요. 자다가 내가 '이히히히' 웃기까지 했다는데, 로또 살까요??? ㅋㅋㅋ

다락방 2011-03-15 17:23   좋아요 0 | URL
요즘 날개 다시 샘솟는거 느껴지지 않아요, 레와님? ㅎㅎㅎ
로또 사요. 유명인이 나오는 꿈 좋다고 예전에 치니님이 그러셨는뎅 ㅎㅎㅎㅎ
오늘 집에 들어가면서 로또 꼭 사요!!

에디 2011-03-1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는 너와 X가 대체 왜 사귀지 않는지 모르겠어. 니네 그냥 사귀는 사이 같아' 파와 혹은 '남녀관계에 친구는 없어' 파와 오랫동안 강하게 대치중인데요. 사귀는 사람이 있을 때면 연락이 다소 줄고 하는걸 또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오래가는거 같아요.

한 친구는 밤에 자고 있을때 전화하면 (보통 바로 다음날 약속을 잡고 싶을때) 이상하게 잠꼬대로 '안자고 있는 척' 을 해요. 계속 '너 잤어? 자고 있는거 아냐?' 여러번 확인을 해도 아냐, 안잤어, 그래 몇시에 보자. 해놓고 다음날 혹시나 확인해보면 약속을 모르는... 그런데 이 친구는 왜 잠을 자고 있는 현실을 부인하는걸까요...... 나쁜짓을 한 것도 아닌데..


고기 먹는 천사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가끔씩 주변에 내가 만든냥 써먹어도 될려나요? 전 잠꼬대를 안해서 각색이 필요해요.


다락방 2011-03-15 17:29   좋아요 0 | URL
남녀관계에 친구는 있을수 있지만 만약 그 둘이 완전 친근한 절친이라면, 저는 어느 한쪽은 애틋한 마음을 숨기고 있다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어요. 물론, 저 역시 어린 시절에는 니랑 나랑 동성친구냐 했던 친한 사내녀석들이 많았지만 나이 들고 나서는 그런 친구들은 점점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그보다는 그 친구관계가 어쨌든 '친구' 사이로 유지되려면 어느 한쪽은 상대가 긋는 선을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져요. 그 선을 넘어가면 친구라는 관계마저 깨져버릴 수 있으니까요. 제가 원하는 것 같은, 그러니까 저 위에 인용한 부분같은 편안하고 친근한 이성관계라면, 어느 한쪽은 다른 한쪽을 '이성'으로서 지켜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하하하하, 잠을 자고 있는 현실을 부인하는 건 말이죠 에디님, 저의 경우에 간혹 그럴때가 있었는데, 그건 내가 잔다고 하면 상대가 전화를 끊을까봐 였어요. 그래서 졸려 죽겠는데도 고개 도리질해가며 안자 안자 안잔다고 다 깼어 막 이랬었어요. 하하하하. 뭐 요즘엔 새벽에 전화 올일도 없지만요.

고기 먹는 천사는, 에디님, 마음대로 사용해요. 마음대로 각색하구요. it's my pleasure.
마음대로 써먹게 시도 한편 써줄까요? 어제 막 지은 시인데 뭐랄까, 공개하기엔 부끄러워서.


[천생연분]
-다락방


나는 당신의 미져리
당신은 나의 머저리




어때요? 근사하죠? ㅎㅎㅎㅎㅎ

에디 2011-03-15 20:58   좋아요 0 | URL
....계속 공개하기엔 부끄러워하시지..

다락방 2011-03-16 08:32   좋아요 0 | URL
아, 에디님! 진짜 빵 터졌어요. 제 생각에 에디님은 소설을 쓰셔야 할 것 같아요. 소설 써주세요. 푸하하하. 그렇게 형편 없었어요? 응? 난 어떻게 보면 뭐랄까 좀 멋진것 같기도 한데요?
나는 당신의 미져리
당신은 나의 머저리
좋지 않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웽스북스 2011-03-17 01:12   좋아요 0 | URL
Les Misérables

나는 당신의 미져리
당신에게 나는 머저리

이건 어때요? ㅋㅋ

다락방 2011-03-17 18:0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차마 웃을 수 없는데요. 완전 슬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이렇게 슬픈시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니 2011-03-1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다보니 앤 타일러의 영문 원서로 된 책을 한 10년 전에 사들고 왔는데 한 줄도 읽지 않았다는 생각이 났어요. 어휴, 언능 책장으로 가서 찾아봐야겠다. 하지만 오늘도 읽지 않을 듯. ㅠ

다락방 2011-03-15 17:30   좋아요 0 | URL
저는 치니님의 가슴 속 깊은곳에 숨겨둔 글들을 쿡쿡 찔러대는 군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처럼 말입니다. 조만간 읽고 리뷰 써줘요, 치니님. 히힛. 저도 앤 타일러 다른 소설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 2011-03-1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드라 브라운이란 작가의 이름을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이 작가가 그쪽(?)분야에서 완전 일인자 취급받는 작가던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은 예리하시군, 생각했죠. 하하하하

밤 열시에 전화가 곤란한 사이인데, 연락을 하고 싶다면 새벽 세시에 이메일을 써 버리죠, 뭐. ㅋ

다락방 2011-03-15 17:42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저는 말입니다, 성인 남녀의 육체적 끌림을 산드라 브라운 처럼 제대로 써내는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로맨스 소설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가 제 집 책장에 방출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로맨스 소설은 산드라 브라운 뿐입니다. 어느 여름날, 섹시한 남자에게 산드라 브라운의 책 한구절을 읽어주다 숨이 막힌 기억을 저는 또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미친짓이었어요. 왜 그런짓을 했을까요? 이젠 안해야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산드라 브라운은 정말 대단한 여자에요. [프렌치 실크]란 책에서는 무려 '치솟는 정열의 분출, 절정의 쇄도'란 표현을 쓰기도 했지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ㅎ

새벽 세시에 이메일을 썼는데 답장이 안오면 어떡하죠, 브론테님?

2011-03-15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3-1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옛날 호랭이 담패피던 시절 하늘에서 한 명 없어졌다는 천사가 다락방님이었군요. 드디어 찾았어요!! 꺄~~ ^0^

앤 타일러 하니까 언듯 생각난 작품이 '종이시계' 에요. 이 책은 읽었고 갖고 있는데 생각은 안나요 -_-;
읽어 보셨어요? 보내드릴까요? 예~~엣날 책이지만요 :)

다락방 2011-03-15 17:42   좋아요 0 | URL
앗, 하늘에서 천사가 한명 사라졌다는 소식은 천국을 지키던 파수꾼들만이 알고있었는데, 무스탕님은 경쟁률이 대단하다던, 천사중에서도 정의로운 자들로만 뽑는다던, 그 천국의 파수꾼이었군요!!!!! 반가워요!!!!!

무스탕님, 무스탕님. 저 안그래도 [종이시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검색해보니 개정판 나왔길래 이거 사야지, 막 이러고 있었는데 이렇듯 무스탕님이 뿅~ 하고 나타나셔서 선뜻 주신다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네, 주세요, 저 받을게요! 히히 :)

노이에자이트 2011-03-15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나 <아마추어 메리지>는 2000년 이후 작품인가 보군요.저는 타일러 것은 20세기 것만 갖고 있어서...

다락방 2011-03-15 17:43   좋아요 0 | URL
앤 타일러의 작품이 생각외로 많은가보더라구요. 저도 검색해봤는데 제가 아는 책 세권, 그러니까, 종이시계랑 아마추어 메리지 그리고 인생 말고도 여러권이 주루루룩 떠서 놀랐어요.

노이에자이트 2011-03-16 17:06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번역자 장영희 씨의 명성 덕에 <종이시계>가 유명해지면서 그녀의 소설이 많이 팔린 것 같아요.마치 우리나라 일일극에 나오는 장면과 비슷한 장면이 많아서 친근한 느낌이 나는 것도 인기를 얻은 원인이지요.

다락방 2011-03-17 11:58   좋아요 0 | URL
앤 타일러의 작품은 요란하지 않고 조용조용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일극 같달까요. 요란하지도 않고 특별할것도 없느느 사람들의 이야기라 친근하다는 느낌이 딱 맞는 느낌인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3-1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요즘 나온 산드라 브라운 소설 알고 있나요? 아무래도 이젠 유행이 지난 것 같아서요.

다락방 2011-03-17 11:57   좋아요 0 | URL
아니요. 요즘 나온 산드라 브라운 소설은 알고 있는게 없어요. 저는 심지어 산드라 브라운이 요즘 소설을 쓰는지조차 알지 못하는걸요. 그저 번역된 것들만 책장에 꽂아두고 간혹 꺼내읽을 뿐입니다. 그런데 산드라 브라운이 유행하긴 했나요? 전 어쩐지 저만 읽는것 같아서... 하핫 ;;

노이에자이트 2011-03-17 17:04   좋아요 0 | URL
오오...90년대에 산드라 브라운,다니엘 스틸이 양대 산맥이었죠.산드라 브라운은 약간 스릴러물 같은 분위기로 다니엘 스틸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잖아요.

다락방 2011-03-17 18:0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다니엘 스틸은 한권인가 두권 읽어봤는데 재미없어서.. 산드라 브라운만 엄청 읽었네요. 그런데 왜 제 주변엔 산드라 브라운 읽는 사람이 없죠? 지금은 좀 있는데 그것도 다 제가 빌려줘서.. 하하하하.

노이에자이트 2011-03-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드라 브라운을 좋아한다면 시드니 셀던 작품도 좋아하실 듯...제임스 클라벨은 여자들은 잘 안 보더라구요.

다락방 2011-03-18 17:19   좋아요 0 | URL
시드니 셀던은 이십대 초반에 엄청 찾아 읽었습니다. 하하하하. 네, 정말 재미있게 봤었지요.
 

날씨에 대해서만큼은 난 완전히 인질이나 다름없어, 라고 내가 사랑하는 작가 샐린저가 그의 단편집 『아홉가지 이야기』에서 말한바 있다. 나는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그 문장에 밑줄을 그어뒀었다. 맞다. 정말 그렇다. 나는 바람부는 날에게 그만 불어, 라고 말할 수 없고 비 오는 날에게 이제 그만 멈춰, 라고 말할 수 없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게 눈을 내려줘 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설사 말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날들이 내 말을 들어주려나? 나는 그저 날씨가 날씨인대로 그저 그대로 그 날들을 살아가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러니까 샐린저의 말은 명백한 사실이다. 날씨에 대해서만큼은 난 완전히 인질이나 다름없다. 물론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는 눈오는 날도 비오는 날도 좋아하질 않았었다. 눈오는 날은 길이 미끄러워 싫었고,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들고 걸어야 한다는 건 끔찍하게 여겨졌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사람들은 눈이 오는날 눈이 온다고 전화를 걸고, 비가 오는 날 비가 온다고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런 연락들은 눈이 오는 날과 비가 오는 날을 나로 하여금, 특별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온 몸이 흠뻑 젖을 수 있는건 비가 오는 날이라야 가능하다. 비릿한 내음이 진동해서 섹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비가 오는 날이라야 가능하다. 우산 하나를 쓰고 근사한 남자와 보도 블럭을 걸으며 물을 튀기는 것도 비오는 날이라야 가능하다. 비가 오는 날 나는, 남자와 하나의 우산을 함께 쓰고 걷기도 했고, 바지를 적시며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도 했다. 혼자 걸어가며 비를 맞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은 더욱더 나는 내가 여자라는 사실이 좋다.  

 

 

 

세장쯤 읽고 있던 다른 책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 책을 다 읽고 나서 읽으려고 그저 미뤄두고 있었다. 그런데 책 제목이 하필이면 '일곱까지 색깔로 내리는 비' 였다. 그래, 하필이면 비였다. 그래서 그냥 목차만 보려고 했다. 목차만 봐야지. 목차를 보노라니, 으윽, 김이설과 황정은을 너무 읽고 싶어지는거다. 안돼, 중간에 이러지말고 읽던 책 다 읽고 읽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목차를 보고 나니 목차를 보기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 김이설하고 황정은만 읽고 다시 돌아오자 싶었다. 김이설하고 황정은만, 김이설하고 황정은만. 

어휴, 김이설은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나는 김이설이 이 책에서 다룬 소재에 꽤 민감하고 절박하다. 나는 김이설을 읽으며 제발 제발 이라고 자꾸 되뇌었다. 두번쯤은 책을 덮기도 했다. 그만 읽고 싶기도 했고 얼른 다 읽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결국 남자는 비, 로 응징받지만 나는 그것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전부여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미 그 남자 앞에서 울어야 했던 그 숱한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것들이 나를 답답하고 초조하게 했다. 안타깝게 했다.  

 

비는 사람들에게 기쁨보다는 우울함과 슬픔을 그리고 쓸쓸함을 주는가보다. 황정은의 글은 외로웠다. 황정은의 글은 쓸쓸했다. 그런데 이토록 쓸쓸한 글이, 어처구니 없게도,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런 문장이. 

야노 씨.
보고 싶어요.
나 떨어지고 있어요.
무척 쓸쓸하답니다.
(p.211) 

나는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읽었지만 아직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를 읽지 못했다. 나는 황정은의 보고 싶어요, 나 떨어지고 있어요, 무척 쓸쓸하답니다, 라는 문장들이 무척 좋아서,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책을 또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말들로 위로를 받을때가 있다. 그러니까 상대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닌데도 위로 받는 일. 황정은의 글을 읽기 전에 내가 기운을 낸 건 영화 『컨트롤러』에서 였다. 맷 데이먼과 천사가 나누는 짧은 대화. 

자신이 관리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개입하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되지만 감정이 없는 건 아냐.
어떤이는 더 많구요. 

그 천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이게 정말 옳은일일까, 하는 의심을 품었고 맷 데이먼을 도와주려고 한다. 맷 데이먼은 그 천사가 다른 천사들보다 감정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준다. 아, 나는 이 대화가 정말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건(나는 이 영화가 좋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맷 데이먼이 비오는 날 사랑하는 여자를 찾기 위해 뛰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그가, 뛴다, 맹렬하게, 열심히. 비오는 날 뛰는 남자라니! 근사하잖아! 게다가 그가 맷 데이먼이라니!! 

 

자, 다시 소설집 얘기로 돌아가자면, 나는 김이설과 황정은만 읽고 나서 다시 돌아올 수가 없었다. 그냥 내처 다 읽기로 한다. 김이설의 작품인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과 『나쁜 피』는 다 읽어봤고, 황정은의 작품 『백의 그림자』도 읽어봤지만 다른 작가들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이다. 그런데 특히 김 숨의 글이 좋다. 비가 오는 날, 발치하기 위해 치과에서 기다리는 네번째 순서의 남자, 나는 이 글이 무척 좋아서 김 숨을 검색해본다. 아, 얼마전에 경향신문 신간코너에서 본 『간과 쓸개』가 그녀의 작품이던가.  

이 책에는 일곱편의 비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그 비들 중 어느 하나 내가 생각하거나 기대한 비는 없었다. 그러나 내가 알지 못하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비가 있었다. 

 

며칠전 만난 친구가 자신의 친구 얘기를 해줬다. 십년이상 짝사랑 하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친구'로만 대했다고 했다. '친구'란 단어는 때때로 슬픈 단어다.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그저 연정을 품은채로 '친구'로 그를 만나고 있었는데, 오, 그 둘이 결혼 날짜를 잡았다고 했다. 나는 매운 닭찜을 먹으며 정말 잘되었다고,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면 정말 그 사람 앞에 서게 되는 모양이라고 축하해줬다. 웃었다. 그런 일들은 그러니까 좀 기쁘다. 십년 이상 걸린게 좀 짜증나지만.. 

 

일요일이 가고 있고 봄날이 가고 있다. 그렇게 봄밤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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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13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믿고 컨트롤러 보러가도 괜찮을까요? 저는 킹스스피치 대신 메카닉 봤다가 완전 후회. 아무리 스트레스해소용 액션물이라 하더라도 뜬금없이 사람들 죽이는 것은 싫더라구요. 이게 계절 탓인가 나이 탓인가... 예전엔 거뜬히 잘 보던게 싫어지니...

다락방 2011-03-13 20:18   좋아요 0 | URL
아, 어제 만난 친구랑 얘기했는데 친구는 컨트롤러 보고 좀 실망했대요.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갔다가 기대 이하였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런데 동행이 보고 싶다고 해서 다른 영화 보고 싶은데 그냥 본거거든요. 예상외로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브론테님께 추천할 만한 작품이냐 하면, 음, 킹스스피치를 보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맷 데이먼을 애정한다 해도 이 영화속 맷 데이먼은 음, 뚱뚱해서 -0- 하하하하. 그렇지만 어쨌든 저는 결말을 제외하고는 참 재미있었어요. 정신없이 봤네요. 흠뻑 빠져가지고요.

Mephistopheles 2011-03-13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라는 단어가 인칭대명사 "비"였다면 어떤 글들이 나왔을까 생각 중...
(무지막지한 팬픽 소설이 되겠죠?)

다락방 2011-03-13 21:19   좋아요 0 | URL
아마도 삼류로맨스에로소설..쯤이 되지 않았을까요? 하핫 ;;
비에 젖은 비의 근육 이야기...훗

2011-03-13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4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3-1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에 대해서라면 난 인질이나 다름없어. 라는 말.

다락방 2011-03-14 08:5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너에 대해서라면 전 정말 꼼짝없이 인질이 되곤 하죠.

세실 2011-03-1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곱가지 빛깔로 내리는 비라는 표현이 참 예쁘죠~~ 일곱작가의 빛깔이 참 다른것도 인상적이구요.
김이설 작가. 저도 몇번을 주춤하며 읽었습니다.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더 끔찍했어요.
아 봄비 그리워라~

다락방 2011-03-14 09:03   좋아요 0 | URL
네, 세실님.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끔찍한거죠. 드러난것보다 더 많은 그런쪽의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답답해요.

오늘 출근하는데 세상이 좀 축축했어요. 어어, 오늘은 봄비가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더랬어요. 봄비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저도 봄비온다고 누군가에게 메세지를 띄우고 싶거든요.
좋은 월요일 아침인가요, 세실님?
:)

무해한모리군 2011-03-1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이설의 책을 너무 마음이 아플까봐 차마 읽지를 못하고 있어요 --;;
봄비 오늘 올거 같지요?
우리 이번 한주도 잘 버텨봐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1-03-14 09:19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저는 김이설의 이전 책들보다 이 책에서의 단편이 더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피해자가 한명이 아니라는 생각에 돌아버릴 것 같았어요. 게다가 이 소설속에서의 일들은 곧 현실이니까요. 없는 일을 그려낸게 아니니까요. 끔찍해요.

휘모리님도 봄비의 기운을 느끼고 계세요? 저도 그래요. 봄비, 오늘 올 것 같아요.
네, 잘 버텨봐요, 휘모리님!

무스탕 2011-03-1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같은 날씨엔 뭘 잘못해도 20%는 감안하고 처벌할것 같아요.
이젠 비도 귀찮고 눈도 귀찮은 탕이가 되어버렸어요.
다락방님 말씀대로 정만 눈오면 눈온다고, 비오면 비온다고, 맑으면 쨍쨍하다고 문자 날리고 커피마시고 그랬었는데.. ㅠ.ㅠ

비가 오는 날 나는, 남자와 하나의 우산을 함께 쓰고 걷기도 했고, <= 요걸 글쎄, '남자 하나와 우산을 함께 쓰고..' 라고 읽었지 뭡니까? 어휴...;;;;

다락방 2011-03-14 11:39   좋아요 0 | URL
저도 비도 귀찮고 눈도 귀찮아요! -_-
전 근데 원래부터 귀찮아 했던 것 같아요. 게으른 여자사람인거죠, 저는. 특히나 출퇴근때 눈 비 오면 진짜 짜증이 막 나가지고ㅠㅠ 낭만따윈 없는 다락방. 흑흑 ㅜㅜ

남자와 하나의 우산을 쓰고 걷는거나 남자 하나와 우산을 함께 쓰고 걷는거나 마찬가진걸요, 뭐. ㅎㅎ 아 그런데 이 얘긴 그만해요, 우리. 막 날은 축축하지 이런 얘기하니까 막 마음이 물렁물렁대지..그만해요, 우리. ㅎㅎㅎㅎㅎ

2011-03-14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4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좋은왕이 되지 못할거라는 압박감이 그를 짓눌렀을때,그때부터 나는 그와 함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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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3-1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쿠폰 안쓰시는분,저 좀 주세요!

2011-03-13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3-13 18:4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11-03-1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잖아도 기대하고 있는 영화인데 다락방님이 별 다섯 주셨음 무조건 봐야죠^^

다락방 2011-03-13 18:4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께도 이 영화는 정말 좋을거에요. 저는 보고난 후, 이 영화가 괜히 작품상을 탄게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조지6세에 대해 책도 찾아 읽고 싶어졌어요. 울고나니 어찌나 힘들던지요. 흑.

프레이야 2011-03-13 22:57   좋아요 0 | URL
앗, 오늘 서점에서 킹스스피치 책을 봤어요.
원작이 있었나봐요. 전 몰랐어요.
조지6세가 말더듬이였다면서요? 그를 교정해준 사람이 있었구요.
아무튼 이 영화 기대돼요.^^

다락방 2011-03-14 08:52   좋아요 0 | URL
조지6세의 형이 미국인 여성 심슨과 결혼하느라 왕위를 버렸다는 것만이 제가 아는 이야기였는데 그 뒤의 비화가 엄청난것 같더라구요. 심슨 부인이 나치 신봉자였다고 해요. 그리고 심슨 부인이 단지 조지6세의 형만을 사랑한 것도 아닌것 같더라구요. 많은게 궁금해졌어요.

무스탕 2011-03-1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개봉하길 기다리고 있어요.
왕과 같이 울어주는 다락방님은 왕비님? +_+

다락방 2011-03-13 18: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는 왕비도 아닌데 왜 같이 울어가지고. ㅎㅎ
이게 슬픈 영화도 아닌데 중간부터 계속 제가 눈물을 줄줄 흘리더라구요. 아마 이 영화 보고 운 사람은 저 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요. 보면서도 계속 내가 미쳤나 왜이래 했어요. 하핫.

Mephistopheles 2011-03-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보면 참으로 복잡하고 꼬일대로 꼬인 영국왕실가문이군요. 그래도 조롱받을 때 받더라도
국가의 위기상황에선 구심축 역활을 하는 걸 보면 구시대 유물이라는 '왕'의 존재가 아주
부정적이진 않아 보이곤 해요.

다락방 2011-03-14 09:53   좋아요 0 | URL
조지6세는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왕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더라구요. 자신이 말을 더듬는 왕이 되어서 연설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왕이 되는것에 대해 너무나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왕이 되고나서 공문들을 보며 압박감을 느껴 폭발하는데 어휴..
언제나 그렇고 어디나 그렇겠지만 누가 어떤식의 군주로 위에서 백성들을 다스리든, 그 사람이 백성들의 편이 되려고 하고 그들의 말을 귀기울이려고 하면 긍정적인게 아닐까요? 조지6세가 궁금해졌어요.
 
컨트롤러 - Controll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왜 이런 감정이 드냐구요?운명이니까 그냥 날 믿어봐요.이영화,재밌잖아!결말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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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보고 사랑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진리라면, 글만 보고 사랑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 역시 진리다. 그 사람이 쓰는 글로 또, 이메일로 혹은 문자교환만으로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그러지말자. 그리고 또 하나, 목소리만 듣고 사랑에 빠지는 것 역시 얼마나 어리석은가! 나는 어제 출근길, 버스안에서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이 노래를 듣고 아 목소리 너무 멋져..하고 반했었다. 

 

 

just don't give up 할 때는, 나는 원래 계몽적인 가사의 노래를 정말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나는 문제없어~ 류의 노래들), 이런 목소리로 들으니 그래 포기하지 말자 하고 순간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싶었다. 내가 그린 이미지가 있었고, 나는 그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 나는 그가 져스트 돈 기브 업, 이라고 노래해도 이제는, 그냥 니 말 안듣고 내맘대로 살래, 라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 사람을 실제 만나서 눈을 보고 대화하지 않은상태로 그 사람의 글과 사랑에 빠지거나 혹은 그 사람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진다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만든 환상'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그들을 맞닥뜨렸을 때 도무지 내가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상대 라는걸 깨닫고 나면 우리는 종종 '실망했다'고 표현하지만, 그건 상대의 잘못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는 변한게 아니다. 다만 내가 가진 환상이 산산이 부서진것 뿐.   

Adam Lambert,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나저나 당신, 지금 무슨 책 읽고 있습니까? 궁금해요.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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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 그저 당신을 아직 못 만났을 뿐이에요.
    from perfect stranger 2011-03-22 22:38 
    어쩌면 다락방님의 기준(?)으로 따진다면. 땡! 탈락! 일지도 모르겠지만...일단 이 가수는 소리가 참 특이하다. 그리 고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낮게 깔리는 중저음도 아니고 그냥 평이한 것 같은데.....보이스 음색이 독특하다고 해야 하나. 귀에 착착 감긴다. (어쩌면...나만..?) 이런 저런 노래도 들어보고 남의 노래 부르는 것(Quando Quando Quando) 도 들어보니 곡 해석력이 좋은 것 하다. 더군다나 목소리에 어울리게 손발이 오글거리는
  2. 운명이 흐르는 밤
    from 마지막 키스 2011-09-04 20:00 
    지난주 금요일, 알라딘 고객센터 직원과 통화를 했다. 나는 어떤 요구사항이 있었고 그것대로 될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고객센터 직원은 굉장히 친절하게 응대해줬으며 내 요구사항도 들어줬다. 심지어 더 나은 다른 방법을 유도하기도 했다. 물론 나는 그대로 하지는 않았지만 그 오전의 통화가 기분이 좋아서 하루종일 기분이 나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상황, 그래도 그 직원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고객센터에 글을 남
 
 
Mephistopheles 2011-03-1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외모에서 탈락했군요 저 가수는....그쵸? 그쵸?

다락방 2011-03-10 13:09   좋아요 0 | URL
그.....그..........그게 그러니까... ( '')
외모와 목소리와 성격이 다 훌륭해야 좋은 남자........인거 아닙니까? 어느 하나 빠져서는 안되죠. 하하하핫 ;;;;;

웽스북스 2011-03-1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아 완전 웃겨 ㅜㅜㅜㅜㅜㅜㅜ

다락방 2011-03-10 13: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웬디양님은 어때요? 저 남자 보니까 사랑에 빠지게 돼요? 네? 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1-03-10 13:11   좋아요 0 | URL
그 사랑에서 빠지고싶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1-03-10 13:12   좋아요 0 | URL
그니까 ㅎㅎㅎㅎㅎ 정신이 막 차려지더라구요. 에비비비비 안돼안돼안돼안돼 ㅎㅎㅎㅎㅎ

2011-03-10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0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0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1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3-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처음으로 웃게 했어요. ㅋㅋㅋ
다락방님 얘기가 다 옳아요.ㅎㅎㅎ
글만 보고 호감을 가졌다가 된통 디었던 기억, 저도 있습니다. 아, 악몽이었어요....(>_<)

다락방 2011-03-10 14:33   좋아요 0 | URL
저는 대학시절 목소리에 쑝갔다가 실제로 보고 완전 기겁했던.....근데 그남자도 그랬대요. 하하하하. 목소리 듣고 나를 너무 만나고 싶었대요. 그런데 만나보고 나서 다시 통화할 때 그남자가 나한테 실망했다고 말했어요. 엄청 예쁠줄 알았다고...아 짜증나네 갑자기. 병신. ㅠㅠ 암튼 그 뒤로 우리는 더이상 통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음..
쫌 슬픈데요? 쓰고나니까...

다락방 2011-03-10 14:42   좋아요 0 | URL
그남자 완전 짜증나는게요 제가 일하는 편의점 바깥에서 멀뚱멀뚱 저 보기만 했어요. 저한테 말한마디 시키지도 않고 갔어요. 아 머저리에요 그쵸? -_-

꿈꾸는섬 2011-03-1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다락방님 덕에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외모와 목소리, 성격, 글쓰기까지 모든 걸 갖춘 남자여야 좋은 남자인거죠.^^

다락방 2011-03-11 11:23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꿈꾸는섬님. 그정도는 갖춰야 그래도 남자라고 부를 수 있는거 아닐까요? 그쵸? ㅎㅎ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계시다면 즐거운 저녁도 그리고 즐거운 밤도 보내세요. 몰아쳐서 즐거운 꿈까지!
:)

에디 2011-03-10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수철님 댓글에 첨부하신 파브레가스는 너무 예전의 파브레가스 같아요. 요즘 보면 저 아담의 훨씬 큰 형 같은데...

전 요즘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보고 있어요.

다락방 2011-03-10 17:02   좋아요 0 | URL
앗 그래요? 저는 네이버로 검색해서 이미지 뜬거 가져온건데, 요즘은 또 그렇군요. 훨씬 큰 형.....하하하하. 그것도 쫌 슬프다 ㅠㅠ

에디님, 그런데 하루키의 먼 북소리는 처음 읽으시는 거에요? 어쩐지 읽으셨을 것 같은데요?

에디 2011-03-15 21:57   좋아요 0 | URL
아 처음 보는거였어요. 어디 카페 같은데서 비치되어 있던 것에서 앞부분만 여러번 보다보니 마치 본 듯 했지만.

전 이탈리아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웃으면서 봤어요. 단순히 여행기가 아니라 작품활동에 대한 생각도 많아서 좋았구요. 지금은 나를 떠나지 마 를 보고 있어요. 읽다가 가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3-16 08:34   좋아요 0 | URL
에디님이라면, 하루키의 모든 책들을 한번쯤은 다 보신게 아닐까 싶었어요. 저는 여행도 여행에세이도 좋아하질 않아서 하루키의 먼 북소리가 딱히 기억에 남아있진 않아요. 다만, 이탈리아에서 우편물 보낼때 요금이 자꾸 달라져서 나중엔 평균으로 지급했다는 그 이상하고도 해괴망측한 이야기만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이탈리아 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거든요. 하핫.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 말씀하시는 건가요, 에디님? 가즈오 이시구로는 더 읽지 않아도 좋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읽고 있는 거에요? 그러면 나는 내내 보관함에만 있는 [남아있는 나날들]을 이제는 살까봐요.

에디 2011-03-18 15:12   좋아요 0 | URL
나를 떠나지마................는 어디서 온 제목일까요. 나를 보내지마 맞아요 ㅠㅠ

네, 그렇게 생각했는데 볼 책이 떨어진 참에 집에 누군가 놔두고 간게 눈에 띄여서 읽었어요. 근데 너무 몰입해서 잘 봤어요. 이 책은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좌절감을 줄 것 같아요. 이렇게 글을 잘 쓰다니!

다락방 2011-03-18 15:41   좋아요 0 | URL
나를 떠나지마............는 에디님이 제게 하시고 싶었던 말씀, 아닐까요? 하하하핫;; 음..쓰고나니 저 미쳤나 싶네요. 하하하하 ㅜㅜ 제가 미쳐도 저를 떠나지 마세요, 에디님. (점점..)

에디님,
저는 요즘 아주 많이 불안하고 답답해서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이제 겨우 50쪽 쯤 읽긴 했지만, 뭐 어쨌든 계속 불안한건 마찬가지네요. 삶은..원래 불안한걸까요?

김토끼 2011-03-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봤는데 독설가 싸이먼이 엄청 잘한다고 마구마구 칭찬했었어요. 게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잘 모르겠어요..)

저도 누가 아주 세련된 문자메시지를 날리거나
목소리가 끔찍하게 내 스타일이면 마음이 혹 하는데요..
(영혼이 통할 것 같아 이러면서^^;)
요새는 그렇게 반할 사람도 없어요 ㅠ 누구든 사람을 좀 만나고 싶네요.

다락방 2011-03-10 17:23   좋아요 0 | URL
앗,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인가보군요! 제가 봤던 시즌5에는 이 사람 없었던것 같은데..흠..게이person 맞는것 같아요. 아까 이미지 검색하는데 남자랑 키스하는 사진도 몇장 있더라구요. 이게 뭔가, 게이인가 했는데 그런거였군요. 그가 게이어도 슬프지 않아 다행이에요. 휴..

푸하하하 김토끼님 뿜었어요. 영혼이 통할 것 같아....라뇨!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그런 사람과는 절대 만나지 않도록 해요. 그 실망감을 어떻게 견뎌요! 전 영혼이 통하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나같은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요새는 반할 사람도 없다니, 아우, 제 가슴이 찢어져요. ㅠㅠ

치니 2011-03-1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 저 얼굴은, 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조연 배우와 닮았네요. 그분은 주로 조폭 영화에서 악역으로 등장하시는데.

저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읽고 있어요. :)

다락방 2011-03-10 17:24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얼굴 지금 사진으로 볼때마다 어우 싫다 뭐 이런 말이 절로 나와요. ㅎㅎ 사진감추기 잘한것 같아요. 그냥 막 들어올때마다 저사람 사진 보이면 참 많이 의욕상실 될 듯. ㅎㅎㅎㅎㅎ

우왕우왕. 질문에 충실하게 대답해주신 한수철님과, 에디님과, 치니님과 비밀댓글님을 애정합니다. 흑흑.
곰스크로 가는 기차! 아우. 치니님은 참 예쁜 사람이에요. 하트 뿅뿅 ♡.♡

레와 2011-03-1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또 안그럴거 같지만 (목소리와 글에 반하는거=내 환상) 사람일은 알 수가 없는거...ㅎㅎ

전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읽고 있어요. 보스가 출타중이시라..ㅋㅋ

다락방 2011-03-10 17:4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레와님. 사람일은 알 수가 없는 것.. 저 그거 비단잉어 키우는 어플 없다는거에 지금 패닉. ㅠㅠ 나도 손으로 숑숑 스트레스 받을때마다 건드리고 싶어요. ㅠㅠ 샤라라랑~ 붕어들 움직이게. ㅠㅠ
돼지 키우는거 없나 찾아볼까..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다가 혹 일의 기쁨을 발견하게 되면 말해줘요. 그럼 나도 읽을래요. 요즘의 나는 일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밑바닥에 간신히 붙어있으니까 말이죠. ㅠㅠ
그나저나 출타중인 보스라니, 쫌 좋네요. ㅎㅎ

sslmo 2011-03-1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습장에 쓴 글씨를 보고 사랑에 빠졌어요.
그 단정한 글씨체라니...지금도 남편의 다이어리를 보면 묘하게 설레여요.^^

전, 지금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를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11-03-11 08:53   좋아요 0 | URL
아, 양철나무꾼님!
저도 글씨 잘 쓰는 남자 엄청 좋아해요. 글씨 잘 쓰면 그 남자가 정말이지 다르게 보이지 않습니까! 글씨 잘쓰는 남자 보면 옆에서 가만히 글씨 쓰는거 들여다보고 싶어져요. 그순간은 제게 아무도 말 걸어서는 안돼요. 후훗.

양철나무꾼님도 독서의 폭이 엄청 넓어요. 저처럼 편협하지 않고 말이지요. 추리에 인문에 시집에 할것없이 마구 읽으시는 것 같아요!

... 2011-03-1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이지 2011 그래미 앨범은 대박 아닙니까. 계속계속 줄창 듣는 노래가 화수분처럼 나오니까요, 힛.

책은, 뭘 읽고 있었는지 잠시 까먹 ;; 미나토 가나에의 <야행관람차>를 읽었군요. 이제 자렵니다....

다락방 2011-03-11 08:55   좋아요 0 | URL
미나토 가나에는 [고백]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다른 작품을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던데 말이죠, 브론테님의 40자평과 마노아님의 리뷰를 봤더니 흐음, 하고 호기심이 생기긴 하더란 말이죠. 그렇지만..음... 여튼 이건 패쓰.

그래미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에미넴과 리한나가 부른 노래에요! 전 그걸 한 남자의 벨소리로 설정하기도 했죠. 울리질 않아서 문제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turnleft 2011-03-11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약간 느끼한 타입은 별로시군요 ㅋ 아니면 남자 좋아하는 타입은 별로? 그것도 아니면 피부?

저는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를 막 끝내고 [Reality is Broken] 이라는 책을 막 집어 들었어요. 한창훈 작가 글이 참 맛깔나내요. 마초끼가 좀 풍기긴 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괜찮았어요. 다락방님은 무슨 책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11-03-11 08: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게이person 이어도 좋은 남자는 좋죠. 그렇지만 저남자는 뭐랄까...음.... 음....암튼 영....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ㅎㅎㅎㅎㅎ

턴님, 한창훈의 글은 [나는 여기가 좋다]가 진짜 짱인데 말입니다!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제가 보내드릴까요? 거기 [밤눈]과 [올라인네코]가 진짜 완전 슈퍼울트라대박이에요. ㅠㅠ 말씀하시면 보내드릴게요. 훗. 그쯤은 제가 할 수있죠.

그리고 저는요, 지금요, 놀라지마세요. 이 댓글을 달기전까지 출근해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고 있었어요. 아무데나 펼쳤는데 또 저를 쑝가게 하네요. 제가 읽은 부분은 이랬어요.

2시간 뒤
Re:
떠나기 전에 하나만 더. 레오,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저에 대한 관심을 잃었나요?

5분 뒤
Aw:
정말로 솔직한 답을 바라세요?

8분 뒤
Re:
네, 물론이에요. 솔직하게, 그리고 빨리요! 요나스 깁스 풀러 병원에 데려가야 한단 말이에요.

50초 뒤
Aw:
당신에게서 이메일이 와 있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어제 그랬고 일곱 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꼭 그래요.


아우. 진짜 다니엘 글라타우어 천재천재 ㅠㅠㅠㅠㅠㅠㅠㅠ 전 또 금요일, 심장이 몰랑몰랑해져가지고 히융 어쩌지를 못하겠네요. 저도 저거 써먹어봐야 겠어요. 저에 대한 관심을 잃었나요? 하는 문장요. 아 좋아. 근데 턴님. 턴님은 왜이렇게 댓글을 예쁘게 달아요? 좋아 죽겠네요. ㅎㅎㅎㅎㅎ

turnleft 2011-03-11 10:46   좋아요 0 | URL
와, [새벽 세시] 를 또 읽는거에요? 몇 번째에요 이게? 아예 사무실 책상에 비치해두고 마음이 딱딱해질 때마다 꺼내 읽나봐요.

댓글은 음.. 다락방님 읽는 책 물어봐서 좋았던 거에요? 내가 원래 댓글 잘 안 다는데, 다락방님 글만 보면 이렇게 술술 뭐가 써져요. 도대체 그 날 술에 뭘 탄 겁니까? ㅎㅎ 아치님 또 질투하겠네.

아, 4월 중순 정도에 한국 한 번 더 들어가요. 한창훈 작가 책은 그 때 빌려줘요.

다락방 2011-03-11 11:17   좋아요 0 | URL
새벽 세시는 집에도 한권, 사무실에도 한권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이 딱딱해졌을 때 꺼내 읽거나 아니면 그냥 수시로 꺼내 읽어요. 아무데나 들춰보죠. 들춰볼때마다 레오에게 반해요. 이 남자는 어쩌면 이렇게 말을 할까. 내 이메일이 온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남자를 도대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읽죠. 글라타우어는 천재에요, 천재. 그는 어쩌면 레오였는지도 몰라요. 그에게도 에미가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 둘 사이의 글을 그대로 옮긴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설레임과 실망과 서운함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다 담아낼 수 있을까요? 기절할 노릇이죠.

댓글은 네, 무슨 책 읽냐고 물어봐준게 좋았어요. 전 저한테 요즘 무슨 책 읽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아주 좋아요. 마음이 몰랑몰랑 해져요. 아주 자세하게 대답하고 싶어지죠. 그런데 그 질문이 아니어도 턴님 댓글은 예뻐요. 턴님이 쓰는 페이퍼보다 저한테 와서 달아주는 댓글이 더 예뻐요. 그건 아마도 제가 그날 술에 뭔가를 탔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 그게 뭔지는..비밀이에요. ㅎㅎㅎㅎㅎ 다른 사람들도 타면 안되니까요.

네, 한창훈 책은 그 때! :)

건조기후 2011-03-11 12:25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저남자는 뭐랄까...음.... 음....암튼 영....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니 이것보다 더 정확한 설명이 어디 있다고 ㅎㅎ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잖아요.ㅋㅋㅋ

다락방 2011-03-11 14:25   좋아요 0 | URL
그쵸, 건조기후님? 저 잘했죠? ㅋㅋㅋㅋㅋ

kimji 2011-03-11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좋은 목소리도 좋은 남자의 조건에 들어가지요.
저는 남자의 손가락... 을 많이 보던 편이었는데요. 뭐랄까, 섬세한 느낌이 있어야 그 남자에 대한 호감도가 생겼던 것 같아요. 여자 손 같지도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두툼하고 커다란 손도 별로였어요. 새끼 손가락이 하늘을 향하는 남자 손도 별로였구. 아무튼
양철나무꾼 님 말씀 듣다가 생각이 나서... 전, 아직도 남편 손을 보면 묘하게 설레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곱던 손도 쭈글거리겠죠. 아, 우리 남편 손에 더 이상 물 뭍히면 안 되겠다.

저는 요즘 김숨 작가의 <간과 쓸개> 읽고 있어요. 제목 완전 멋있다! 이러면서.

다락방 2011-03-11 09:03   좋아요 0 | URL
아 김지님..orz
새끼 손가락이 하늘을 향하는 남자 손.......이라뇨!! 아...정말 싫으네요. orz
저도 손 보면 설레여요, 김지님. 그렇지만 남자를 볼 때 손을 먼저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에게 호감이 가고 그 남자를 '남자'로 강하게 인식하면 그때 손을 보는 것 같아요. 게다가 그 남자랑 손이라도 한번 잡았다치면 그땐 게임오버죠. 전 그 손을 그 모습 그대로 유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에요 아마. 핸드크림을 사준다든가 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 웃고있는데 눈물이 날라고 할까요?

[간과 쓸개]는 지난주 토요일 경향신문에서였나 신간소개로 보고 저도 호감을 가졌던 작품인데 김지님은 벌써 읽고 계시군요!! 재밌어요?

무스탕 2011-03-11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다른곳, 여기 말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요즘 무얼 읽고 있어요? 라고 물으면 몇 명이나 어떤 책을 읽고 있다고 대답을 할까 생각이 드네요.
여기에선 언제든지 뭐 읽으삼? 물으면 나 요즘 뭐 읽어요 대답해 주는 분이 대다수인데 말이에요.
좋은 곳이에요. 알라딘 서재는 :)
전 그제부터 '눈 그림자' 잡고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얼른 끝낼려구요 ^^;;;

글구, 어제 깜딱 놀랐어요. 벌써 오다니욧-! 신랑이 들고 올라왔는데 오잉~? 하고 헤벌레~~ 했지요 ^^

다락방 2011-03-11 09:06   좋아요 0 | URL
좋은 곳이에요, 알라딘 서재는. 네, 정말 그래요. 전 알라딘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것 같아요. 전 제가 꽤 노멀한 보통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게 모르게 예민하고 까다로운 여자더라구요. 너무 들이대지도 또 너무 멀리 도망가지도 않는 관계형성을 좋아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됐는데, 알라딘에서 제가 만난 사람들은 그 선을 적정하게 잘 지켜주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 관계가 다있나 싶을 정도에요.

[눈 그림자]는 작가의 초기작이에요. 그 뒤로 작가는 몇편 더 작품을 냈는데, 초기작이라 그런지 욕심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이쿠, 이 작가 하고 싶은말이 아주 많았구나 싶어지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그 책이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아니지만요.

우리나라 우체국은 정말 좋아요, 무스탕님. 물론 그렇게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그래도 하루만에 가다뇨!) 집배원님들이 너무나 고생하시지만 말입니다. 우체부 아저씨들 많이 많이 더 충원했으면 좋겠어요. 며칠전 뉴스보니까 고생이 너무 심하던데 ㅠㅠ

재미있게 읽으세요, 무스탕님!
:)

카스피 2011-03-1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사진속의 저 남자 잘 생기긴 했는데 피부가 엉망인것 같아요.피부 관리좀 받지....ㅡ.ㅡ;;

다락방 2011-03-11 14:26   좋아요 0 | URL
하하 피부 관리 안받아도 노래도 잘하고 사랑도 잘 하는 것 같은데요. 피부 보다는 다른쪽에 더 중점을 두는 가수인가봅니다.

버벌 2011-03-1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세시... 읽어볼까. 아직 책장에 있거든요. 요즘 전 새로 산 책은 쌓아만 두고 오래 전 읽은 책들 다시 떠들어보고 있어요. 지금은 "나는 훌리아 아줌마와 결혼했다" 다시 보고 있는데... 그때는 못봤던 부분이 새로 보이네요. 새벽 세시... 읽어야 겠다...

다락방 2011-03-11 23:38   좋아요 0 | URL
어휴, 버벌님. 좀 읽어봐요! 얼른요! 당장요! 오늘 그거 다 읽기전에는 자지 말아욧!!!!!
앗, 저도 [나는 훌리아 아줌마와 결혼했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직 사지도 않았어요. 당분간 좀 그만사자 모드, 언제나 찾아오는 자제력 모드. ㅎㅎ 그러나 쉽게 자제를 잃곤하죠.
새벽 세시 다 읽으면 어땠는지 꼭 말해줘요, 버벌님. 알았죠? 히히

알로하 2011-03-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빵 터졌네요ㅋㅋ 정직하게 대답하자면 '정치의 발견'/박상훈 보고 있어요

다락방 2011-03-14 15:45   좋아요 0 | URL
오옷, 제가 앞으로도 읽을것 같지 않은 장르의 책을 보고 계시는 군요, 알로하님.
빵 터지신 기분 그대로 하루를 보내세요. 히히

조선인 2011-03-23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은 '순이 삼촌'을 읽었더랬어요. 그래서 살짝 우울모드...

다락방 2011-03-23 08:49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마가렛 타운을 읽고 있어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는 다 읽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딱히 좋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