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의 제목은 이 책의 소제목 중 하나를 인용한 것임을 밝힙니다.

 

아, 남자들을 대체 어쩌란 말인가.

   
 

어떤 날에는 ‥‥ 딸기파이가 먹음직해서 빵집에 들어갔는데 빵집 청년이 내 미소가 아름답다고 칭찬하지 뭐니. 그러자 등이 아픈 것도, 온갖 불행도 잊게 되었단다. 나는 곧 공격할 태세의 뱀처럼 몸을 곧추세웠지. 청년이 덧붙여 말하더구나.
"유혹하려고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제 할머니뻘이신걸요."
아, 콩스탕스 ‥‥ . 남자들은 다정할 때 조차도 잔인해.
(p.15)

 
   

아,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부분이다. 참으로 다정하게 잔인하구나. 천국과 지옥을 찰나에 오고가게 만드는게 바로 남자들의 힘이로구나.

 

 

 

 

 

 

책의 제목은 남자의 부드러움이고, 이 책속에는 한 할머니의 인생동안 등장한-아니, 연애한- 숱한 남자들이 얘기되지만, 그 남자들이 딱히 매력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한테는. 게다가 책 자체도 딱히 재미있다거나 한건 아닌데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표현들이 많다. 게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내내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이 떠오르는데, 그건 이 책속에서 할머니와 손녀-친손녀는 아니지만-가 같이 여행을 다니며 사랑과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얘기를 하고, 손녀는 거의 듣는쪽인데, 아마도 여든이 넘은 할머니의 이야기라 그럴까, 이런 문장들은 사랑에 있어서 진리인 듯 생각된다.

   
 

"세 가지 비밀을 알려줄게. 네가 눈물을 흘릴 가치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어느 날 네가 이 예외적인 경우를, 네가 눈물을 흘릴 만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은 너를 울게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아둬. 아마도 네가 그를 울게 만들 거야.
두번째 비밀은 이거야. 사랑에 빠지는 데는 아주 짧은 시간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바람이 불거나 혹은 약간 고독하고 무료한 날, 햇살 좋거나 혹은 때 아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충분해. 요컨대 그다지 큰 사건이 없어도 충분하단 말이지. 하지만 사랑에 빠지고나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으려면 자기 시간을 모조리 쏟아부어야 하지. 그래도 결국 막지는 못해. 희미해지긴 해도 그대로 남아 있지. 거기에 속아선 안 돼. 그건 너의 일부가 되지. 네 기쁨과 네 눈물의, 네가 이긴 싸움과 지게 될 싸움들의 일부가 돼.
마지막 비밀은 이거야. 네가 이 두 가지 상태를 경험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라는 거야."
(p.64)

 
   

이 중 첫번째 비밀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 나오는

   
  울면서 잠들게 만드는 사람을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p.57)  
   

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 울면서 잠들게 만드는 사람을 친구라고(혹은 연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 특히, '눈물을 흘릴 만한 존재는 나를 울게 하지 않을거'라는 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그래, 그럴거야. 나를 울게 만들지 않겠지.

내 앞에서 울었던 남자들이 갑자기 떠올랐는데, 그중에 한명은 술 취해서 그냥 지가 운거고, 또 다른 한명은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울었다. 내가 안받아준다고. 음.. 나는 그때 엄청나게 당황해서 무섭기까지 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난 참 고집이 센 여자구나 싶다. 그런데 그렇게 울었던 남자가,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울고, 수십통의 부재중 전화를 만들고, 끼니를 거르며 나를 기다리던 그가, 결국 3주만에 나보다 여섯살 어린 여자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그의 눈물은 고작 3주짜리..음.. 아, 그만하자 이런 찌질한 얘기는. 그리고 또 한명이 울었던 건, 에이, 이유는 구질구질하니까 생략하고. 암튼 그 또 한명은 삼겹살 집에서 나랑 삼겹살 먹다가 울었다. 나는 그때 울던 그에게 물수건을 건네줬었는데, 그러고보니 나는 내 앞에서 울던 남자들을 한번도 안아준 적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할머니가 '아마도 네가 그를 울게 만들거야'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앞으로 남자를 울게 만든다면 (응?), 그게 순수하게 나 때문이라면, 그러니까 내가 너무 싫다거나 재수없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나를 너무 사랑해서 혹은 그와 비슷한 이유로 울게 된다면, 그의 머리통을 내 가슴에 품어주고 싶다는 로망이 생겨버렸다. 두 팔로 그의 머리통을 안고 어깨를 두드려줘야지. 미안, 앞으로 안그럴게, 라고. 너를 울게 하지 않을게, 라고.

앗. 이런 얘기를 쓰려던게 아닌데 왜 갑자기...orz

다시,

할머니는 젊은 시절 가장 사랑했던 남자에게 이런 고백을 받고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파티장에서 당신은 꽃병 하나와 책 더미와 그리고 내 마음을 쓰러뜨렸소. (p.143)  
   

우앗. 신선하다. 내 마음을 훔쳤다는 표현은 흔하고 내 마음에 들어왔다는 표현도 질리는데, 꽃병 하나와 책 더미와 그리고 내 마음을 쓰러뜨렸다니. 아,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아니 사실 예쁜 여자를 본 남자들은- 그 순간 시인의 본능이 튀어나오는가보다.

 

나는 아직도 어느 일요일,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울던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순간을. 또한, 누군가에 대한 마음 때문에 뒤척이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숱한 날들을 경험해본 바 있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이런 일기를 썼다.

   
  내 가슴속에서 뛰는, 너무 심하게 뛰어 밤잠을 깨우는 이 심장에 지쳤다. (p.160)  
   

지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미치도록 심하게 뛰는 심장, 그게 남자 때문이다. 아, 이런 빌어먹을 남자들.

나는 한번도 남자에게 무언가를 요구한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것도 그렇고 감정적인것도 그렇다. 요구라는 걸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연애시절에도 그들과 싸우지를 않았었다. 이걸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잘한거든 못한거든 나는 앞으로도 어떠한 요구도 하지 못할 것 같다. 물질적으로는 내가 필요한 건 내가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고, 만약 감정적인 걸 원한다면 그들이 내 요구대로 해주지 않았을 경우, 내가 받게 될 상처가 두렵기 때문이다. 나는 남자 때문에 아프고 싶지는 않다. 물론, 내가 아팠던 많은 순간들이 남자 때문이기는 했지만.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았고, 그가 내게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았다. (그가 줄 수 없을까봐 두려워서였을까?) (p.161)

 
   

그가 줄 수 없을까봐 두려워서, 라는 쪽이 맞다고 본다, 나는. 그러니까, 내 경우에는.

'임태경'의 노래 「옷깃」이라고 있는데, 그 가사중에 '내게 신앙같고 내게 형벌같았던 그대의 옷깃을' 이라는 부분이 있다. 신앙과 형벌, 그 극과 극이 한 사람의 옷깃에서 비롯된다. 이 책속에서 할머니가 젊은 시절 사랑했던 또 하나의 남자, '니겔' 에 대한 묘사는 바로 임태경의 옷깃에서 말했던 신앙과 형벌, 그것과 같다.

   
  니겔은 춤이면서 벌이고, 애무이자 폭력이고, 번민이자 절망이며, 분노이면서 광기 어린 웃음이고, 그 밖의 또 다른 무엇,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것, 내가 아닌 모든 것이었어. (p.72)  
   

내가 사랑에 빠지게 된 남자를 이토록 잘 설명한 말이 있을까. 특히나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것'에 나는 형광펜으로 구멍날때까지 밑줄을 긋고 싶은 심정인데, 취향을 맞춰보고 사소한것들에 대한것까지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거기에 대한 답을 들어도, 그는 영영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일것 같다. 물어볼때마다 그는 언제나 답을 해주고, 나는 그의 답을 듣고 울다가 웃다가 하지만, 나는 그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내가 어떻게 그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는 내가 아닌 모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는 내가 '아니'라는 거다. 내가 아닌 모든 것.

 

자, 한숨 한번 쉬고, 나는 이제 일이나 해야겠다. 사랑을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없다는, 딱히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 책 속 필립의 말을 끝으로.

 

   
  사랑을 하면 상대의 발밑에서 얼쩡거릴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래야 합니다. 사랑을 하면 상대의 귀에다 대고 사랑한다고 외치지 않을 권리가 없어요. 설령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 . 길을 가다 아무 데서나 사랑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p.166)  
   

  

덧. 이 책은 딱히 추천할 만큼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덧붙이자면 지금 반값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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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2-2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다락방님은.......남자들을 제법(?) 많이 울리셨군요.....!!
(자책하지 마세요. 미녀의 숙명이에요..)

다락방 2011-02-24 15: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왜 우리 엄마는 날 이렇게 낳아놔가지고..성가셔요.
=3=3=3=3=3=3=3=3=3=3=3=3=3=3=3=3

따라쟁이 2011-02-24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다락방님은.......남자들을 제법(?) 많이 울리셨군요.....!!
(자책하지 마세요. 미녀의 숙명이에요..) 2

다락방 2011-02-24 15:1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무리 남자를 울렸다한들 따라쟁이님만 하겠습니까. 하하하핫
글쎄 한놈은 그냥 술마시다가 술기운에 취해서 운거고, 한명은 삼겹살 먹다 운거라니깐요. 미녀라서가 아니라 ;;

따라쟁이 2011-02-24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때려서 울린거고, 다락방님은 미모로 울린건데 차원이 틀리죠, 차원이~!!!!

다락방 2011-02-24 16:02   좋아요 0 | URL
미모에 대해서라면,
후아-
저도 인정할게요.
네, 저도 제 미모를 더 어찌할 수가 없네요. 태어나길 그냥 미모롭게 태어났어요. 수술도 안했는데..
=3=3=3=3=3=3=3=3=3=3=3=3=3=3=3=3=3=3=3=3=3=3=3=3=3=3=3

레와 2011-02-2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다락방님은.......남자들을 제법(?) 많이 울리셨군요.....!!
(자책하지 마세요. 미녀의 숙명이에요..) 3

히히히히히

다락방 2011-02-24 15:1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내가 얘기할려고 했던건 그게 아닌데. 난 이제 어떻게 수습하죠? ㅎㅎㅎㅎㅎ
나는 또 어디로 가야하나...( '')

다락방 2011-02-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이 페이퍼는 내가 늘 쓰던대로 썼는데 왜 '본문의 너비가 페이퍼의 제한 너비를 초과한' 글이라는거야. 아 신경질나. 뭘 어째야 해. 아 진짜. ㅠㅠ

Mephistopheles 2011-02-24 15:14   좋아요 0 | URL
남자를 울린(?) 미녀가 썼기에 그런걸 껍니다.

다락방 2011-02-24 15:15   좋아요 0 | URL
다시는 안울리겠습니다! 훌쩍. ㅠㅠ

nada 2011-02-2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수습 안 되는 댓글들.
3주짜리 눈물에서 빵 터졌네요.
아, 찌질해요 그 남자.
남자들이.... 좀 많이 약하긴 하더라구요.
근데 찌질함과 인간적인 연약함의 차이는 뭘까요.

다락방 2011-02-24 15:53   좋아요 0 | URL
슬퍼요 꽃양배추님. 이젠 저 좋다고 우는 남자가 없어요. 어느틈엔가 사라져버렸어요. 이게 다..늙어서 그런걸까요? 저 오늘 거울 보는데 주름이 자글자글 하던데.. 후... 그런데 저 좋다고 하는 남자는 주변 다른남자들이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거든요. 어떻게 다락방을 좋아하지? 신기해. 이러면서... -_-

찌질함과 인간적인 연약함의 차이는 지금 현재 사랑하지 않느냐 사랑하느냐의 차이 아닐까요.
사랑하지 않는 남자라면 찌질한거고, 사랑하는 남자라면 연약한거고. ( '')

2011-02-24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5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4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5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4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5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2-2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요즘 김태희 때문에 막 설렜는데 것도 오늘로 끝났어요.ㅠㅠ
다락방님이 김태희면 좋을텐데, 나한테 답글도 달아주니까!

어떻게 다락방을 좋아하지? 신기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랑에 빠지는데는 아주 짧은 순간으로도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행에 옮길만큼 대담한 사람은 별로 없지 않아요? 괜찮다 생각했는데 또 만나고 또 만나지는 그런 인연은 영화에서나 가능하니까요.

다락방님 때문에 우는 남자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시시콜콜 역사를 들을 수 있을텐데, 아쉽다, 흡.
내일 눈뜨면 짠- 하면서 나타나지 않을까요?

다락방 2011-02-25 14:04   좋아요 0 | URL
앗 어제 잠깐 거실 텔레비젼 보니 송승헌과 김태희가 어설픈 키스를 하고 있던데, 그게 그럼 마지막회였던 건가요? 송승헌하고 키스를 하는건....어떤 기분일까요? 갑자기 궁금하네. 그런데 송승헌, 어쩐지 키스 못할것 같지 않아요? (나랑 키스할 일 없으니까 막 이러기)

남자 안울릴거에요, 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눈 떴는데 짠- 하면서 나타나는 남자는 아무도 없던데요. ㅠㅠ
 

- A 부서에 들렀다가 우리 부서 앞으로 온 우편물을 보고 가져오면서, 마침 B 부서로 온 우편물도 있길래 가져다주자 싶어 들고왔다. 그리고 B 부서에 들러 y씨에게 건네려는데, y 씨는 마침 일어나 다른 자리에 가 있다가 나를 보고 그저 목례만 한다. 나는 자리에 우편물을 놓아둔다는 손짓을 하고 내 자리로 왔는데 메신저로 y 씨가 말을 걸었다.  

「과장님」 

나는 네, 하고 그의 말을 듣는데 그는 제 자리 지저분하죠? 라고 묻는다. 으응? 나 자리 보지도 않았는데? 나는 자리 보지도 않았다고, 설사 지저분했어도 내 자리에 비하면 결벽증 수준일테니 상관말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블라블라 말이 많다. 자신이 원래는 깔끔하게 정리해놓는데 요새는 일이 많아서 서류를 쌓아두다 보니 어쩌고 저쩌고... 나는 일하다보면 다 그렇죠, 하며 대꾸를 해주는데 그는 내게 변명하고 싶었어요, 라고 말한다. 푸핫. 그래서 내가 말했다. 

「나한테 지저분한 남자로 보이고 싶지 않은거군요?」 

그러자 그는 물론이죠, 라고 답했다. 귀여워...;; 역시 사무실엔 젊은 남자들이 좀 많아야 돼. 사무실 분위기 좋아지니까. ( '') 

 

 

- 어제는 나의 후버까페로부터 오랜만에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다. 오랜만의 장문의 메일이라 나는 또 완전 좋아서 흥분해가지고 답장을 보냈는데 그 답장에 대해 후버까페가 또 답장을 보냈다. 그 답장의 내용은 이랬다. (공개해서 미안.)

「하긴 삼겹살이 중요하긴 중요하죠. 
그런데 제가 여쭤본 안부에 대한 답변은 전혀 없군요! 」 

아.. 어쩔 ;; 삼겹살 얘기만 답장으로 보낸거다, 나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긴 메일에서 캐치한게 그저 삼겹살 이라니! orz  나란 인간 왜 이모양 ㅠㅠ 

 

 

- y씨로부터 10cm 의 정규앨범 파일을 받았는데 들어보니, 오 괜찮다. 특히 처음 듣자마자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가 있는데 그건 바로, 『그게 아니고』란 노래. 이 노래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유는 바로 가사 때문인데, 그 가사가 이렇다. 

어두운 밤 골목길을 혼자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내가 눈물이 난 게 아니고
이부자리를 치우다 너의 양말 한 짝이 나와서
갈아 신던 그 모습이 내가 그리워져 운 게 아니고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

책상서랍을 비우다 니가 먹던 감기약을 보곤
환절기마다 아프던 니가 걱정돼서 운 게 아니고
선물 받았던 목도리 말라빠진 어깨에 두르고
늦은 밤 내내 못 자고 술이나 마시며 운 게 아니고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

어두운 밤 골목길을 혼자 털레털레 오르다
지나가는 네 생각에 우네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아, 웬디양님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봄이 와요, 이제 보일러 때문에 울 일은 없을거에요.  

 

 

 

이 책을 읽고 있다. 읽다가 보면 가끔 오 그렇지! 하는 구절들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이별에 대해서 혹은 사랑에 대해서 아니 그보다는 사랑하고 이별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예의를 갖추자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한 것 같은데, 이 책을 읽다가 아직 사두고 읽지 않은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 없게 읽었던 '우애령'의 [여자, 정혜]를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작가가 [여자, 정혜]를 읽고 이렇게 썼기 때문에.

 

 

 

정혜가 사랑이란 걸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준석에 의해서이다. 정혜가 근무하는 우체국에 준석은 자신이 쓴 소설을 공모전에 부치러 온다. 준석은 정혜에게 '한스 카롯사'를 좋아하느냐고 묻기도 했었다. 결국 준석은 자신의 취향을 밝힌 셈이고, 정혜의 취향을 물은 셈이다. 그렇게 취향을 먼저 맞추어보는 일, 사랑의 기미幾微이다. (p.219)

후아- 내가 최근에 취향을 먼저 맞추어 볼 생각이 들었던 사람은 누구인가. 취향이 달라서 조금 속상했던 사람은? 취향을 짐작해본 일은? 취향이 같기를 희망했던 사람은? 이 책의 이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어제 책장을 덮었다. 왜 그런게 궁금한지조차 알 수 없는 많은 사소한 것들이 궁금했던 사람에 대해 생각하다 잠들고 싶어서. 늘 그랬듯이.

 

- 봄이 오고 있다. 저 혼자 오고 있다.

  

- 앗. 일요일에 인기가요에서 본 최강창민의 팔뚝이 정말 정신줄 쏙 빼놨다는 얘기를 어딘가에 쓰려고 했는데 까먹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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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02-2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여자,정혜]의 원작 소설인가요?
영화는 좋았는데..

다락방 2011-02-22 09: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이에요. 원작과 영화가 얼마나 다른지 저는 영화를 안봐서 알수 없지만 영화가 좋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 제 여동생도 영화 좋다고 책 산거였거든요. 그래서 저는 책을 읽은거구요. 그런데 책이 그렇게 딱히 기억에 남아있진 않아요.

레와 2011-02-22 13:59   좋아요 0 | URL
기회되면 영화도 봐요. ^^

다락방 2011-02-22 15:40   좋아요 0 | URL
영화 보고 너무 좋아서 여동생이 막 얘기해주던게 생각나요. 책 안사는 애가 오죽하면 책을 샀을까... ㅎㅎ

건조기후 2011-02-2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cm 되게 재밌죠?ㅎㅎ 아메리카노밖에 못 들어봤는데 이 노랜 또 완전 다르네요.
제목이 마음에 들어요 가사도 좋고.. 근데 이부자리가 왜 이렇게 웃기지;;
여자, 정혜는 옛날에 영화로 봤었어요. 보고 나니까 이거 되게 졸린 영환데 안 졸고 잘봤네 싶었던... 좋았다구요^^
취향을 먼저 맞추어보는 일, 사랑의 기미이다. 전 여기서 또 멋대가리없이 기미상궁이나 떠올리고 있어요. ;

음 댓글 쓰기 시작할 땐 제가 1빠였는데 (1빠 이런 거에 집착하는 건 아닙니다만;)
여자, 정혜를 본 게 언제였는지 한참 생각하다가 저장이 늦어버린.ㅎ

다락방 2011-02-22 13:2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메리카노 밖에 못 들어봤었는데 이렇게 들어보게 되네요. 그런데 너는 왜 양말 한쪽을 두고간걸까요? 발 시렵게..싸우다 나간걸까요? 양말은 챙겨가지고 가지. 싸울땐 말입니다, 차려입을 거 다 차려입고, 챙겨 먹을거 다 챙겨 먹고 싸워야 해요. 그래야 구질구질하지 않은 모습으로 헤어질 수 있죠. (응?)
건조기후님이 기미상궁..얘기 하시니까 저는 갑자기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ㅠㅠ 막 이런거 생각나고.

전 건조기후님만 보면요, 육군사관학교 학생들 가방에 떡볶이 넣어서 먹는다는 일화가 자꾸만 떠올라서 웃겨 미치겠어요. 아, 저도 그런거 봤어야 되는데. 근사하게 제복입고 떡볶이 먹는 육사생들! 제가 그러니까 담탱이(담임선생님)랑 조금만 의견을 조율해서 원서를 다르게만 썼어도 저도 육사생들 버스에서 떡볶이랑 새우깡 먹는거 볼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후회스러워라..쩝........


아, 그리고 1빠는, 앞으로 제 글에 관한한,
집착하세요!

웽스북스 2011-02-2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10cm 이번 음반이 그냥 그랬어요. ㅎ 그럴 때마다 전 늘 너무 기대한놈 잘못이라고 그냥 저를 탓해요. ㅎㅎㅎㅎ 보일러 고장에서 저를 떠올라주시다니 감사감사드려요. 하지만 전 보일러가 고장나면 고치는 강한 여자사람!! ㅋㅋ 그러니 눈시울 뜨거워하지 마셔요~ :)

다락방 2011-02-22 13:24   좋아요 0 | URL
전 저 노래 듣다가 웬디양님 생각나서 그만, 좋아지고 말았어요. 절대로 젊은 남자 직원이 줬기 때문에 좋다고 말하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그리고 10센치, 얘네들이 하는 음악이 트롯 같기도 해서 저는 오히려 '노 리플라이'보다 마음에 들어요. 지금 시디를 살까 어쩔까 생각 중이에요. i got you 실린 Leona Lewis 살라고 했는데 10센치로 변경할까, 둘다살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며 두꺼운 돈까스를 먹은 점심시간을 보냈습니다.(으음, 문체가 한수철님 스러워졌어요. 히융)

웬디양님은 보일러 고장나면 고치는 강한 여자사람, 그리고 밑에 브론테님 말씀대로 스마트 앤 스트롱 우먼이에요. 히히

Mephistopheles 2011-02-22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우리의 대견한 웬디양님은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울고 있진 않고 씩씩하게 맥가이버처럼 고쳤잖아요..ㅋㅋㅋ

다락방 2011-02-22 13:26   좋아요 0 | URL
우리는 말입니다, 메피스토님.
살아야 해요. 인생은 어차피 혼자 가는것,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도 않고 함께 살아주지도 않습니다. 나를 사랑할 수 있는건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어요. 보일러 고장나면 울기보다는 씩씩하게 고치는 쪽이 훨씬 가치있는 일입니다. 우리의 스마트 웬디양님은 그걸 몸소 보여주신거죠.

아, 뭐가 이렇게 장황하답니까, 저는. orz

... 2011-02-2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런 페이퍼가 좋아요! 구질구질한 일상에 빛이 밝혀지는 것 같아서... (다락방님의 일상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저의 일상이 요 며칠간 그랬어요)

"보일러가 고장나서 울지" ==> 이 부분이 굵게 되어있으니까 정말 웬디양님이 떠오르네요. 스마트하고 스트롱한 그녀.

<이별리뷰>의 리뷰를 마노아님 서재에서 보고, 또 거기에 달린 다락방님과 Jude님의 댓글을 보고, 흥 난 넘어가지 않을테야, 라고 굳게 다짐했었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님은 그 리뷰로 상 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11-02-22 13:28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제 일상도 구질구질해서 미칠것 같아요. 제가 미처 쓰지 못하는 그 많은 일들, 그 많은 생각들, 그 많은 마음들을 페이퍼에 쓰면 말이죠,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어요. 슬픈 백뮤직만 흐른다면 제 인생은 새드무비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이제 이별리뷰 다 읽어가요. 사실 이런류의 에세이를 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좀 괜찮아요. 뭐랄까, 음,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그러니까, 가볍지 않은듯한 느낌이라 좋아요. 아 어떻게 설명을 다 하지는 못하겠네요. 저는 이 책을 모두에게 권하고 선물할 만큼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읽기에는 시간낭비도 돈낭비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런 책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님은 그 리뷰 보다는 제 친구해줘서 상 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1-02-2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들은 레오나 르위스보다 10cm가 귀에 더 착착 감겼어요. 제가 예상한 것보다 얌전한 비트였지만요.
토요일에 차카게 살자 공연 가는데 거기에 10cm나와요~ 제가 보고 나서 어땠는지 얘기할게요.^^
참, 저도 여자 정혜는 영화로 보았는데 김지수랑 황정민 참 좋았어요.

다락방 2011-02-22 13:29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생각한것보다 얌전한 비트더라구요. 이름이 10센치라 이 십원짜리야, 뭐 이런 노래일줄 알았거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노 리플라이 보다(내 맘대로 비교하기) 10센치가 괜찮은 것 같아요.

영화 [여자, 정혜]에 김지수 나오는건 알았는데 남자는 황정민이었군요!

Kir 2011-02-2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정말 삼겹살을 사랑하시는군요^^
만약 살면서 먹을 수 있는 삼겹살 양이 정해져있다면,
소비될 일 없는 제 몫까지 반드시 다락방님께 드리겠습니다!

10cm의 저 노래가사, 정말 가슴을 후벼팝니다.
저도 추운 날 보일러가 고장 나면 눈물 날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2-22 15:55   좋아요 0 | URL
제가 사랑한다고 하면 그건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죠. 하하하핫.
제가 어떻게 감히 Kircheis 님의 삼겹살까지 먹겠습니까마는, 또 소비될 일 없다고 하시니 제가 기꺼이 먹어야지 도리가 있습니까. 하하하핫.

추운 날 보일러가 고장 나면 눈물 나죠, 정말 눈물 날 거에요.
우리 보일러 고장내지 말고 살아요. 하핫 ;;

굿바이 2011-02-2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을 먼저 맞추어보는 일, 듣기만해도 좋은데요^^
저는 어땠는지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뭔가 "쨍"하는 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 이거 시작이다, 아, 이거 난리났네, 아.... 뭐 이런 느낌을 어떤 한순간에 받는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뭘 맞추어보는 일을 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ㅠㅠ

그나저나 보일러가 고장에서 웬디양을 떠올리다니, 웬디양은 참 복받은 아가씨네요.
물론 그 복이 다 그녀에게서 나왔겠지만요^^

다락방 2011-02-22 15:56   좋아요 0 | URL
아, 굿바이님.
이것은 사랑을 부르는 댓글이네요. 뭔가 "쨍"하는 순간이 있었다니! 아 이거 시작이다, 하는 느낌을 한순간에 받았다니. 저 그거 알아요, 굿바이님. 정말로요. 진짜 알아요. 저 그랬어요.

아, 이런 이를 어쩌지. 이제 난 큰일이다. 난리났네.

저 이랬어요. 저 정말 이랬어요. "쨍" 했어요. 충격이었어요.
그런데요 굿바이님, 이렇게 쨍, 하는걸 나만 하면 안되는거잖아요, 그치요? 그놈도 같이 해야죠, 쨍을.

아, 봄이 오는데 이런 댓글이라니. 굿바이님, 야속해요. ㅠㅠ
아 나 죽겠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굿바이 2011-02-22 16:36   좋아요 0 | URL
앗! 아시는군요.

그런데 상대방과 동시에 "쨍"하면요, 갑자기 주변에서 목련이 불을 밝히고, 치자꽃이 향을 뿜어요.
손목에 있던 푸른 맥이 붉게 뛰구요.
그러면....대책없어요. 불장난은 늘 그렇게 시작되고, 화마가 쓸고간 자리는....엉엉....


다락방 2011-02-22 18:04   좋아요 0 | URL
그만, 그만, 그만해요, 굿바이님!
이러지 마세요, 이러지 마시라구요. 전 봄이 되면 안그래도 자기 혼자 미친다구요. 그런데 이런 댓글이라뇨! 절더러 어떻게 살라고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목련이 불을 밝힌다뇨, 치자꽃이 향을 뿜는다뇨, 손목의 푸른 맥이 붉게 뛴다뇨. 하아-
저 지난 가을 겨울을 무사히 잘 넘기고 이 봄도 잘 넘기려는데 왜이러세요.
아스팔트 위에서도 코끝에 꽃향기가 실려올 거라고 하지 마세요, 가슴속에 나비가 팔랑 거린다고 하지 마세요. 저 잘 버티고 있었어요. 잘 버티고 있다구요. 제발 저를 다시 올림픽공원에 가서 혼자 캔맥주 까마시며 울게 하지 마세요. 흑흑 ㅠㅠ
울어버릴거에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늘빵 2011-02-22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일러는 이제 그냥 켜두기만 해요. 까짓거 고장나도 이제 춥지 않아요.

다락방 2011-02-22 15: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프락사스님, 살아있습니까? 괜찮아요? 잘 지내고 있는거에요?
보일러 켜두고 또 이제 춥지도 않으니까 이민 가지 말고 여기있어요. 내가 재미있게 해줄게요.

치니 2011-02-2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 후버까페가 있는데, 취향 맞춰 볼 사람을 꿈 꾸는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저 의견에 동의해요. 잠깐 반짝이는 사랑보다 오래 계속하는 사랑이 되려면, 반드시 취향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갈수록 굳어지거든요. :)

다락방 2011-02-22 15:59   좋아요 0 | URL
치니님의 경우를 보면 취향이 맞는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인것 같아요. 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그것을 같이 감상한다는 일은 와- 진짜 근사하잖아요!
저 근데 어제 그런 문자메세지를 받았어요. 서로 다른 유전자를 많이 가졌을수록 천생연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저는 그 말에 기대볼래요. 그의 취향을 궁금해하고 맞춰보면서, 그러나 다른 유전자라 우리의 취향이 극과 극이라면 오히려 천생연분이라는 가능성을 안고.
:)

nada 2011-02-23 19:30   좋아요 0 | URL
흠... 저도 치니님처럼 생각하던 사람인데요.
근데 또, 역시 취향 따위는 상관없어, 라는 생각이 종종 들더란 말이죠.
취향이 극과 극이라서 재밌다, 그런 것과는 좀 다른..
뭐랄까. 취향이란 게 인생에서 별로 중요해지지 않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아니면 제가 인생에서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포기해야 행복하다는 주의자..ㅠㅠㅠ

다락방 2011-02-24 15:13   좋아요 0 | URL
네, 꽃양배추님. 취향 따위는 상관없다는 마음가짐이 될때는 저는 오히려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으로 그를 놓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죠. 취향이 맞다면 맞는대로 우리는 잘 맞는군, 하면서 놓지 않으면 되고. 이러나저러나 놓지 않을 이유가 많습니다만,
그러나 결국 저도 포기가 빠른 여자. ㅠㅠ

비연 2011-02-2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준석은 자신의 취향을 밝힌 셈이고, 정혜의 취향을 물은 셈이다....그렇게 취향을 먼저 맞추어보는 일, 사랑의 기미幾微이다...멋진 글귀네요. 웅...저 영화 아직 안 봤는데. 봐야겠당. 책도 읽어야겠당..ㅜ

다락방 2011-02-22 16:00   좋아요 0 | URL
비연님, 정말 멋진 글귀죠?
취향을 먼저 맞추어보는 일, 사랑의 기미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랑이 스물스물 시작되려고 취향을 먼저 묻는거에요. 그치요?
봄이에요. 누군가에게 취향을 묻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계절이 오고있어요.

moonnight 2011-02-2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다락방님 직장의 저 y씨는 아무래도 우리 다락방과장님께 지대한 맘이 있는 듯 보이는걸요! 귀여워. >.<
여자, 정혜는 저도 영화로 보고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은 별로인가봐요. 다락방님의 감성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지 못했다면 제게는 고문용 책이 될 게 분명하군요. 패스 -_-;

다락방 2011-02-22 16:01   좋아요 0 | URL
글쎄요 지대한 마음...이라기 보다는 흐음, 하하하핫.
가끔 귀엽죠. 그러나 가끔 귀엽기만 할 뿐이에요.
[여자, 정혜]는 별로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는데 이 [이별리뷰]를 읽고 나니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하하하핫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다른 책들이 아주 많으니까 다시 읽어봐야 겠어요.
아, 좀 전에 마구 졸았어요. 이제 일해야해요. ㅠㅠ

Arch 2011-02-22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만큼 댓글도 좋아요. 다락방은 봄을 몰고 오는 여자, 사람!

다락방 2011-02-22 16:02   좋아요 0 | URL
아우, 봄이 오니까 덩달아 저는 미치기 시작하네요. 중심을 잘 잡아야 되는데. 히융 ㅠㅠ

2011-02-23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4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5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2-2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그런데요, 저 젊은 남자는 몇 살이었어요?
그냥 저도 젊은 여자에 속하는지 아닌지 좀 보게요, 흑흑.
<이별리뷰>는 많이 배운 여자가 쓴 이별에 대한 논문 같다고 누가 그러길래, 그 리뷰 냉큼 받아먹을랬더니
<여자,정혜>까지 추천해주시니까 저는 노선 다시 우회중.

다락방 2011-02-23 15:0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 젊은 남자가 몇살이더라...저는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의 나이를 기억할 수가 없어서..가만있자....81년생이던가 그랬던 것 같아요. 80년생인가..81년생인가..뭐 암튼 그정도일 거에요. 애죠. ㅎㅎㅎㅎㅎ

[이별리뷰]는 많이 배운 여자가 쓴 이별에 대한 논문 같다는 말도 맞는말 같은데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아서 읽기에 괜찮아요. 전 뭐 딱히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긴 했습니다.
 
이별 리뷰 - 이별을 재음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책 읽기
한귀은 지음 / 이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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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실연 후 연인을 '빨리' 잊는 '건전한' 사람은, 실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것은 연인을 '잘' 잊는 것이 아니라, 잊지 못해서 서둘러 도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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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2-2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게 더 슬프게 들려요.ㅜ.ㅜ

다락방 2011-02-22 09:21   좋아요 0 | URL
건강하지 못하면 덜 슬플까요? ㅜ.ㅜ

레와 2011-02-2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서늘해라..;

다락방 2011-02-22 09:32   좋아요 0 | URL
레와님, 저는 '도피' 해놓고 '잊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봐왔어요. 그들에게 이 문장을 꼭 들려주고 싶었어요. 너희들은 도피한거야, 그냥 못잊었다고 인정하고 아파해도 돼, 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2-2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건강해건강해 ^^
비록 모두가 지지리 궁상이라고 말했지만..

다락방 2011-02-22 13:11   좋아요 0 | URL
전 도피한 자들이 가여워요, 휘모리님.
이 책에서도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충분히 애도해도 돼요. 그치요?
건강해야죠, 건강해야 합니다. 나도 건강 휘모리님도 건강 우리 모두 건강. ( '')
 

꿈을 꿨다. 꿈에서 그가 내게 만나기를 청했고, 나는 그래서 그가 기다리는 까페로 갔다. 그가 의자에 앉아있는 게 보였다. 그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주기를 바랐는데, 그는 나를 보면서도 무심히 고개를 돌렸다. 나는 당황했다. 그에게로 가서 그의 앞에 앉아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돌아서 나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까페안의 다른 사람들이 내게 인사를 해왔다. 나는 아는 사람이 혹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 까페의 모든 이들이 모두 나의 아는 사람들이었다. 학교 동창들이라든가, 직장 동료라든가 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와 인사를 하는 소란스러운 중에도 그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분명 그의 전화를 받고 나왔는데. 나는 너무 속상해서 그 까페를 나와버렸다. 그리고 집에 가려고 했다. 집에 가려다가, 아니야, 이대로 갈 순 없어. 내가 가서 인사를 하자, 라고 생각했다. 나 왔다고, 니가 오라고 해서 나는 여기에 너를 보러 왔다고 얘기하자. 자, 이제 나는 다시 까페로 들어갈 것이고 용기를 낼 것이다, 라고 다짐하는데 꿈을 깨버렸다. 

젠장. 

 

 

 

 

 

 

 

 

 

책속에서 남자는 여자를 찾아 해변으로 간다. 그리고 서 있는 그녀를 본다. 그녀의 뒤에 선다. 그러나 그녀가 돌아보질 않는다. 

'그녀는 모르는군...... 짐작도 못 하겠지. 그녀가 내 뒤로 가까이 왔다면 난 알았을 텐데.' (p.268) 

그녀가 정말 몰랐을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바로 등 뒤에 있다는 것을 그녀는 정말 알지 못했을까? 그녀가 내 뒤로 가까이 왔다면 난 알았을텐데, 하는 그의 그 안타까움은 내가 느끼는 것과 같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독 예민해져서 별다른 힌트없이도 그에 대한걸 알아챌 수 있다. 그가 하는 모든 말들과 모든 표정들을 기억속에서 재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런것들이 얼마만큼의 의미인지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이 책속의 남자 '아처'처럼 그는 이런 나를 짐작도 못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아처가 그녀에게 하는 말들이 좋다. 그녀, '엘렌'도 아처가 하는 말들을 모두 가슴속에 새기지 않을까. 아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으니까. 

"맹세컨대 당신 얘기를 듣고 당신이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을 뿐이오. 우리가 만난 지 100년은 된 것 같아요.... 다시 만나려면 또 100년이 흘러야 할지도 모르지." (p.290)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한 시간은 짧게 느껴지고 보지 못하는 시간은 길고 또 길고 또 길게만 느껴진다. 다시 만나려면 100년이 또 흘러야 할지도 모른다니. 그저 한숨만 난다. 가슴속에 돌덩이가 들어가있는 것 같다. 누군가 그 돌을 꺼내어서 망치로 좀 부수어 줬으면 좋겠다.  

"불행해지면 안 돼요." 그녀가 자기 손을 빼내면서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대답했다. "돌아가지 말아요.... 안 돌아 갈거죠?" 그것만 아니라면 다 참고 견딜 수 있다는 듯이.
"돌아가지 않을게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몸을 돌려 문을 열고 식당으로 통하는 길로 나갔다
. (p.303) 

아, 나도 돌아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말할걸. 아 짜증나. 후회는, 일단 그것이 후회인 이상, 언제나 늘 늦다.

이 책속에서 나는 '메이'도 아닌 '엘렌'도 아닌 '아처' 에게 몰입한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엘렌을 가슴속에 품은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되니까. 

그 후로 그들 사이에 더는 연락이 없었다. 그는 자기 마음속에 일종의 성소(聖所)를 만들어 놓고 비밀스러운 생각과 열망가운데 그녀를 간직해 두었다. 그곳은 조금씩 그의 진짜 삶이자 이성이 활동하는 유일한 장이 되어 갔다. (p.324) 

누구나 마음속에 일종의 성소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누군가를 간직하지 않을까? 내가 만들어낸 마음속 성소에도 누군가 있는것처럼.  

"저기, 아버지, 올렌스카 부인은 어떤 분이었나요?"
아처는 아들의 뻔뻔스러운 시선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자, 솔직히 털어놔 보세요. 아버지랑 그분은 보통 사이가 아니었지요? 그렇게 아름다운 분이었나요?"
"아름답다고? 모르겠다. 그녀는 달랐어."
"아, 바로 그거였군요! 항상 그런 식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거죠. 척 보니 다르더라.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몰라도. 제가 패니한테 바로 그런 걸 느꼈거든요."
(p.435)

 

그녀는 달랐어. 그는 달랐어. 항상 그런 식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거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항상 그런 식으로 시작되는 거다. 항상. 그가 달라서, 그리고 그녀가 달라서.  

 

  

『친구와 연인사이』(아, 제목 진짜 싫다. 나는 친구와 연인 사이라는 말 자체도 싫고 이 영화의 제목이 이런것도 싫고 친구와 연인 '사이'라는 것도 싫다. 다 싫어, 다. 친구와 연인 사이라니, 대체 그 사이가 뭐야. 친구면 친구고 연인이면 연인이지..아 짜증나.), 이 영화속에서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에게 남자가 컵케익을 들고 찾아온다. 그리고 생리통을 겪고 있는 그녀를 위로할 만한 음악을 구운 CD도 함께 들고서.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와 남자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노래를 함께 부른다.  

내가 생리통을 앓고 있는걸 알고 있는 남자라면, 그 남자는 자신이 좀 '특별한' 사람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는 결코 나에게 '아무나'는 아닐테니까. 나는 '친구'에게는 생리통을 앓고 있다고, 맹세컨대, 단 한번도 말한적이 없다.

 

 

 

영화속에서 그가 그녀를 위해 선택한 노래, 그리고 그녀가 그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도넛츠를 입에 넣고 울면서 따라 부르는 노래는 Leona Lewis 의 Bleeding Love. 

 

 

 

이 영화, 『만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버스에 탄 여자를 남자가 보내는 장면이다. 여자는 버스안에 있고 남자는 버스 바깥에 있다. 남자는 버스 바깥에서 여자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해준다. 여자도 같이 인사한다. 그리고 여자는 앞을 본다. 잠시후 여자는 다시 돌아본다. 남자가 또다시 자기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그녀가 볼때마다 그가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어준다.  

나는 바로 그때, '이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라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그녀가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나라면 그랬을테니까. 내가 돌아볼때 마다 있어주는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뛰어오기까지 했다. 나를 만나기 위해 뛰어오는 남자를 대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피할 도리가 없는 것. 

탕웨이는 기다리는 여자가 된다. 나는 그녀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을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순수의 시대를 다 읽었고, 이제 이십분만 더 있으면 월요일이고, 그래서 나는 도무지 잠을 이룰수가 없고, 눈은 말똥말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에는 100년의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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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음속 성소(聖所)와 다락방
    from 마지막 키스 2018-10-04 09:05 
    폴은 대학에 입학했던 그 나이에 동네에 사는 오십대 여자 '수전'과 연인 사이가 되었다. 그들은 사랑의 도피까지 감행했지만, 수전은 불행했고 알콜중독에 시달렸다. 수전의 곁에서 수전을 지켜주려고 했지만 점점 지쳐갔던 폴은 다른 여자친구를 사귄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첫연애상대인 수전에 대해서 늘 신경을 쓰고 있고, 그녀의 존재와 또 자신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새로 사귄 또래의 여자친구 '애너'에게 말했다. '애너'는 폴의 말을 듣고 이해하며 수전에
  2. [백래시]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
    from 마지막 키스 2018-10-30 08:51 
    이틀전 일요일에 백래시 페이퍼를 썼으니, 앞으로 일요일에만 쓰자..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냥 닥치는대로 쓰겠다.그러니까 내가 어제 자기 전에 '백래시를 조금만 읽다 자자' 했는데, 읽다보니 또 딥빡이 온 것이다.'킴 베신저'는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당시에 섹시한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었다. 내가 아마 내 페이퍼를 통해서 여러번 킴 베신저 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녀의 몸매가 강조되는 영화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녀가 찍었던 영화 중에는 나도 대학시절 보
 
 
2011-02-20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1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2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2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2-2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생리통 있을 때 컵케잌이 좋은 건가요? +_+; 영화 보면서, 술 마신 다음날 라면 -_- 이런 식으로 쟤네들은 생리통에는 컵케잌. 이란 공식이 있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어요. 저는 그럴 땐 타이레놀과 따뜻한 아랫목에 드러눕는 거 외에는 생각이 안 나더라는.

다락방 2011-02-21 13:15   좋아요 0 | URL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컵케익을 다 좋아하니까 사온게 아닐까 싶어요. 그냥 단거? ㅎㅎ 그장면도 엄청 웃기지 않았어요? 다들 생리주기가 같아서 골골 거리는데 문 안열어주려다가 컵케익 사왔단 말에 두말않고 열어주잖아요. ㅋㅋㅋㅋㅋ 저라도 그랬을 듯. 그리고 야, 놓고 가. 했을지도. ㅋㅋㅋㅋㅋ

저는 타이레놀 패쓰. 거의 약 안먹고 침대에 실신해서 드러누워있죠. 완전 널부러진 젖은 휴지가 된달까요. 얼굴도 만신창이가 되요. 다크써클은 더 진해지죠. 표정은 썩어버려요. 하하하핫

레와 2011-02-2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나 컵케익 사줘요. 엄청 큰걸로.

다락방 2011-02-21 15:45   좋아요 0 | URL
우리 컵케익 쌓아놓고 먹을까요? 기분도 구리구리한데. 먹으면서 막 울고 울다가 노래부르고 그러다 목메면 벌컥벌컥 커피를 마시든가 맥주를 마시든가 하면. 그럼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아이리시스 2011-02-2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 100년을 만들기 위해 저는 월요일마다 늦잠을 자요.
새로운 한 주를 늘 남보다 늦게 시작하는 게 첨엔 좀 위화감이 느껴졌는데 이젠 내가 일요일을 늦게 끝내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요. 꿈섬님이 안가르쳐주셔서 다락방님한테 물었는데, 혹시 가르쳐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두 분 다 왜 현빈이 탕웨이 만나러 못갔는지 안가르쳐줘서 저 너무 슬퍼요.ㅠㅠ

아, 저도 컵케익도 좋고, 돌아볼 때마다 손흔들어주는 남자도 좋은데..
생리통도 싫고 혼자 버스타는 건 더 싫어요, 힝.

다락방 2011-02-21 16:56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월요일도 벌써 오후 다섯시가 되었어요.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끔찍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그리고 아이리시스님, 현빈이 탕웨이 만나러 가지 못한 이유(!)라고 까지 쓴 것만으로도 스포일러 일듯 한데, 그걸 말하면 어쩝니까! 봐야지요! 아이리시스님이 직접 봐야지요! 그리고 보고 그 속으로 퐁당 들어가야지요. 그래서 탕웨이가 느끼는 기분, 그리고 현빈이 느끼는 기분, 그거 직접 느껴야지요. 네? 전 끝까지 말씀드리지 않을거에요! 말씀 드리지 않을거라구욧!!

저는 생리통이 아주 고통스럽다고 느껴지지만 싫지는 않아요. 음...변태삘이 느껴지네요. 하핫 ;;

아이리시스 2011-02-22 00:18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이제 묻는 것도 그만해야겠다,, 주워들었거든요, 스포일러라고 생각을 안했어요, 푸하하.
나 완전 바보다, -_-;; 고마웠어요, 일깨워줘서.ㅠㅠ

다락방 2011-02-22 13:14   좋아요 0 | URL
하하 바보라고 자책할것 까진 없구요, 아이리시스님.
직접 보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누가 영화나 책의 줄거리 혹은 결말을 얘기해 달라고 하면 볼건지 안볼건지 먼저 묻거든요. 그래서 볼거라고 하면 궁금해서 미치고 팔짝뛰겠다고 말해도 얘기 안해줘요. 전 잔인하고(응?) 냉정한(응?) 여자사람이니까요.

그나저나,
점심은 드셨습니까! 후훗

따라쟁이 2011-02-2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꾸 만추의 마지막 장면과 새벽세시의 마지막 장면이 겹쳐져요. 우우웅

다락방 2011-02-25 14:0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페이퍼 봤어요. 새벽 세시랑 만추가 들어가있는 그 페이퍼.
그런데 왜 '에미'를 자꾸 '에이미' 라고 하는거에요, 응? 에미가 되보기도 했던 사람이 왜 이름을 헷갈리는거에요, 대체 왜! 이름 헷갈리지 말아요! 난 이름 헷갈리는거 싫어한단 말이에요!!!!!!!!!!!!!

따라쟁이 2011-02-25 15:07   좋아요 0 | URL
수정했어요. 저는 왜 그녀가 에이미였으면 좋겠죠? 에이미.. 가 더 좋아요. 에미는 왠지 부르다 만것 같아요. ㅠㅠ
 
친구와 연인사이 - No Strings Attach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는 도넛츠를 먹으면서 울고싶지 않아.그러니까 당신은 나랑 정식으로 데이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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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2-2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이..
그래도 배우들은 볼만한데요.

다락방 2011-02-20 00:26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휘모리님. 많이 웃었습니다 ㅎㅎ 별은 뭐 큰 의미 있겠습니까! 밤이 늦었어요.잘자요!

프레이야 2011-02-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탈리 포트만이 좋아요.^^
영화는 안 봤지만요.ㅎㅎ 블랙스완도 기대되어요.

다락방 2011-02-20 22:09   좋아요 0 | URL
저도 블랙스완 엄청 기대되요, 프레이야님. 빨리 보고 싶어요! 헤헷.

moonnight 2011-02-2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보고 울었어요. ㅠ_ㅠ; (주인공들이 알흠답지 않았다면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을 것 -_-;)


다락방 2011-02-20 22:10   좋아요 0 | URL
애쉬튼의 집에 갔을때 덤불에 숨잖아요. 그리고는 자신의 차 문을 열고 동생에게 전화를 하면서 나는 그를 잃었다고 울잖아요. 아,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 장면 보면서 나는 절대로 사랑하는 남자를 잃지 않겠다고 불끈 결심했다니깐요. ㅠㅠ

L.SHIN 2011-02-2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정식으로 데이트해요. 뭐,다락님이 햄버거를 들고 방 창문을 넘어오는 것도 좋지만.
그래,언제 어디에서 데이트할까요? 응? ㅋㅋ

다락방 2011-02-20 22: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엘신님에게는 햄버거를 들고 방 창문을 넘어가는 쪽이 더 잘어울려요. 저는 엘신님한테는 그렇게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훗.

비로그인 2011-02-2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을 때도 아, 도넛츠 먹고 싶다, 생각했는데 만추를 보고 나서는 `아, 고속도로 휴게소 커피 마시고 싶다'에 이어 다시 도넛츠로....

다락방 2011-02-20 22:11   좋아요 0 | URL
쥬드님, 이 영화에서 나탈리 포트먼은 혼자 운전하면서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슬픔에 울면서 도넛츠를 먹으면서 노래를 불러요. 이야- 저는 앞으로 슬픔을 도넛츠를 먹으면서 극복하겠다고 생각했답니다.

Kitty 2011-02-2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봐야하는데요!!!!!! 보고싶다!!!!!!!!!!!!

다락방 2011-02-21 17:14   좋아요 0 | URL
울면서 도넛츠 먹는 나탈리 포트만에게 감정이입이 마구 되지 뭡니까!!!!!!!!!!!!!

Kir 2011-02-2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뜬금없지만...
울면서 도너츠를 먹으면 사레들리지 않을까요?
아니, 삼킬 수나 있을까요? 생각만 해도 목이 메이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2-22 13:15   좋아요 0 | URL
나탈리 포트만(이 이름 쓸때 자꾸 니콜 키드만하고 헷갈려요 ㅠㅠ)은 울면서 노래도 따라부르면서 잘 먹더라구요. 그런데 그 순간 그게 너무나 완벽한 치유의 방법 같아서 저도 결심했어요.

나도 앞으로 좌절할 일이 생기면 반드시 울면서 도넛츠를 먹겠어! 그렇게 극복해버리고 말겠어!! 하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