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 저녁엔 서점에 들렀다. 원래 사려고 생각했던 책은 따로 있었는데, 나는 시집코너로 가서 시집을 찾다가, 김행숙, 의 시집을 꺼내든다. 브론테님 페이퍼로 이미 목의 위치를 만났던 바, 그 시의 전문을 읽어보고 싶다. 그런데 아, 전문이 좋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시집을 집어든다. 오늘은 서점에서 시집을 한권 사는거야, 생각하고 신간 코너에 들러 소설도 한권 집어 든뒤에 계산을 한다. 그리고 혼자 우동집에 들러 우동을 시키고서는 『목의 위치』를 읽는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앉아서도 또 『목의 위치』를 읽는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읽는다. 

 

 

 

 

 

 

 

 

목의 위치 

 

기이하지 않습니까. 머리의 위치 또한. 

목을 구부려 인사를 합니다. 목을 한껏 젖혀서 밤하늘
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당신에게 인사를 한 후 곧장 밤하늘
이나 천장을 향했다면, 그것은 목의 한 가지 동선을 보여
줄 뿐, 그리고 또 한 번 내 마음이 내 마음을 구슬려 목의
자취를 뒤쫓았다는 뜻입니다. 부끄러워서 황급히 옷을 주
워 입듯이. 

당신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면 목은 어느 방향을 피하여
또 한 번 멈춰야 할까요. 밤하늘은 난해하지 않습니까. 목
의 형태 또한.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목에서 기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문득, 세상에서 가장
긴 식도를 갖고 싶다고 쓴 어떤 미식가의 글이 떠올랐습니
다. 식도가 길면 긴 만큼 은식이 주는 황홀은 천천히 가라
앉을까요, 천천히 떠나는 풍경은 고통을 가늘게 늘리는 걸
까요, 마침내 부러질 때까지 기쁨의 하얀 뼈를 조심조심
깎는 중일까요. 문득, 이 모든 것들이 사라져요. 

소용없어요, 목의 길이를 조절해 봤자. 외투 속으로 목
을 없애 봤자. 그래도 춥고, 그래도 커다란 덩치를 숨길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목을 움직여서 나는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지
않습니까. 다리를 움직여서 당신을 떠나듯이. 다리를 움직
여서 당신을 또 한 번 찾았듯이.
 

 

술을 마시지 않은 금요일에 침대에 누워 내내 이 시만 반복해서 읽다가, 다른 시들도 뒤적여 보다가, 아, 그래도 목의 위치가 제일 좋구나 하고 또 읽다가 그렇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당신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면 목은 어느 방향을 피하여 또 한 번 멈춰야 할까요, 하는 부분에서 후아- 하는 한숨만이 계속해서 나왔다가 다리를 움직여서 당신을 떠나듯이, 다리를 움직여서 당신을 또 한 번 찾았듯이, 에서 무너진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저기,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예전에 『소설보다 이상한』이란 영화를 보고서는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물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희극인가요, 비극인가요, 라고. 그러자 그는 내게 "당신은 내게 희극이지만, 나는 당신에게 비극이 될 것 같아요." 라고 말했었다.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라고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묻는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듣게 될까.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2. 오늘 오후, 남동생은 머리(카락)를 자르고 왔다. 와서 거울을 보더니 좀 덜 다듬어진 부분이 있는데, 미장원 다시 가기 귀찮으니 누나가 좀 잘라줘, 라고 했고 나는 그래 뭐 그러지, 하고서는 신문을 가져다 대고 조금 잘라주었다. 이정도면 되겠어? 남동생은 거울을 보더니 괜찮다고, 이렇게 잘라달라고 한다. 나는 다시 가위질을 하는데 갑자기 남동생이 아! 하고 소리를 지른다. 나는 깜짝 놀란다. 남동생은 누나 내 귀 잘랐지? 한다. 나는 남동생의 귀를 들여다보는데, 어어, 조금 베인자국이 있다. 내가 건드렸나보다 싶은데, 이내 남동생은 피나지? 한다. 설마 그럴리가 하고 다시 보니 피가 난다. 그런데 젠장, 피가, 피가, 흐른다. '피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줄줄줄줄 흐른다. 아 내가 니 귀를 잘랐어. 어떡해! 남동생은 머리를 자르랬더니 왜 귀를 자르는거야, 라고 흥분하고 괜찮으니까 머리나 마저 잘라, 라고 하는데 나는 발만 동동구른다. 내가 니 귀를 잘랐어. 나 니 귀를 잘랐다고. 나 니 귀를 잘랐어!! ㅠㅠ

애매하지 않습니까, 귀의 위치 또한. 

 

3. 오늘 밤. 책을 읽으려고 침대에 앉았다가 남동생 방에 갔다. 남동생은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폭두백수 타나카』였는데, 남동생은 4권을 보고 있었고 나는 방에 널부러진 7권을 집어서 아무데나 펼쳤다. 그런데 이런 문장이 보인다. 

누가 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런 말이 있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낸다.
라고.  

 

표지를 보니까 내가 널부러진 책들중에 왜 7권을 뽑았는지 알겠다 ;;

 

 

 

 

 

 

4. 다시, 김행숙. 

 

 

목의 위치를 읽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김행숙의 시집을 떠올렸다. 당연히 나는 김행숙이 아니라 다른 어떤 시인의 시도 외우고 있는 것은 한편도 없는데, 내가 가진 김행숙 시인의 시집을 좋아했던가? 목의 위치를 읽고 이렇게 좋아했던 것 처럼, 그 시집속의 시를 무언가 좋아했던가? 라고 떠올려 보니 대답할 말이 없다. 좋았다고 느꼈던 시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시집을 다시 펼쳐본다. 그런데, 『일요일』을 읽는다. 아, 맞아! 내가 이 시는 좋아했었어! 

 

 

 

 

일요일




며칠 늦게 일요일이 찾아왔다. 햇빛은 일요일의 뒤
에 있었고, 몇 덩어리의 구름은 일요일의 느리고 느
리고 부드러운 말씨.

그리고 내린 비는 일요일의 가득한 눈물처럼. 앞에
있는 햇빛처럼. 나는 토요일 밤의 송별회를 지나 월
요일 그리고 화요일 밤,

나쁜 일은 영원히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날들이 멀
리 흐르지 않고 가까이 향월 여인숙에서 잠이 들고
다음 날 다시 새 이불을 덮는다. 나는 화요일 밤을
지나 수요일 아침 그리고 목요일 아침의 순서로 일요
일을 기다린다.

일요일은 제멋대로 다리를 뻗고 두드리고 발을 주
무른다. 일요일이 쓰고 온 넓은 모자가 넓은 그늘을
만들고, 나는 금요일 저녁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구두들이 글썽거리며 웃음을 물고 모여 있는 것을 본
다. 금요일 저녁에서

발이 녹는다. 발부터 일요일까지. 토요일이라는 누
구누구의 이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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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애매하지 않습니까. 당신에 대하여.

다락방 2010-12-05 00:34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은 애매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 2010-12-05 00:35   좋아요 0 | URL
일요일은 난해하지 않습니까. 밤하늘이 난해하듯이.

다락방 2010-12-05 00:38   좋아요 0 | URL
일요일은 난해합니다. 비오는 출근길이 난해하듯이.

... 2010-12-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의 위치> 좋쵸? <화분의 둘레>도 좋던데요. 근데 다락방님은 시를 잘 못 읽는다고 하시면서 김행숙의 다른 시집도 가지고 계신겁니까! 일요일은 오후6시 이후가 싫어요. ㅋㅋ

다락방 2010-12-05 00:38   좋아요 0 | URL
전 [목의 위치] 만큼 좋은 시를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당신이 지진이라면]이 그마나 좀 나았어요. 그러게요, 김행숙의 다른 시집은 제가 어떻게 가지고 있는걸까요? 저 시집 다 합쳐서 한 열권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전부에요. ㅎㅎ
일요일은 아침부터 신경쓰여요. 오후가 오겠지, 밤이 오겠지, 내일이 오겠지 ㅠㅠ

moonnight 2010-12-0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도 읽으시는 멋진 다락방님 ^^

일요일이 너무 빨리 지나갈까봐 토요일은 잘 못 자고 새다시피 하고 일요일은 일요일대로 월요일이 싫어서 안 자고 버티다보니 월요일 컨디션은 정말이지... -_-;;;;; 저는 오늘 나가서 영화보고 술 한 잔 할 거에요. 이주넘게 앓았던 감기가 드디어 끝을 보이는 듯 해서 축하기념으로요.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

다락방 2010-12-05 21:2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영화도 보고 술도 드셨나요? 저는 비빔국수를 먹고 유자차를 마셨답니다. 배 불러요. 하핫.
술 한잔 하신다면 아직 집에 들어오시기 전이시겠어요. 영화는 뭘 보셨나요?
감기가 나아가는데 술 마시고 피곤하면 어떡해요, 문나잇님. 감기 빨리 나으시고, 나으시면 다시는 감기 걸리지 마세요. 일요일이 이제 채 세시간도 남질 않았네요.

moonnight 2010-12-06 15:49   좋아요 0 | URL
앗. 비빔국수. 저 좋아하는데 맛있었겠어요. ^^
영화는요. '스카이라인'을 봤는데, 생각보단 괜찮더라구요. 워낙 혹평을 많이 들어서 ;;;;
월요일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몇시간만 있으면 퇴근이에요. 호홋 ^^

다락방 2010-12-06 16:39   좋아요 0 | URL
퇴근시간이 한시간 반 남았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보내고 있어요.
스카이라인 괜찮았어요? ㅎㅎ

저는 다음주쯤에는 아마도 [투어리스트]를 보러가지 싶습니다. 졸리가 나오잖아요! 히히 :)

깐따삐야 2010-12-05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점 진열대에 누워있는 <타인의 의미>를 봤는데 그냥 뽀로로 책만 사갖고 왔네요.

천천히 떠나는 풍경은 고통을 가늘게 늘리는 걸까요.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시인이 이렇게 대신 말해주네요.
천천히 떠나는 풍경은 기쁨도 가늘게 늘리는 걸까요. 그게 그런가? 그건 또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0-12-05 21:36   좋아요 0 | URL
저는 다른 책 사러 서점 갔다가 [타인의 의미]를 사들고 왔네요. 그리고 [해피엔드에 안녕을] 이라는 책도 사가지고 왔는데, 그 책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어요.

하나의 글을 읽고 모두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같지 않듯이 한편의 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천천히 떠나는 풍경은 고통을 가늘게 늘리는 걸까요, 란 부분이 깐따삐야님의 눈에 띄었군요. 저는

그래도 목을 움직여서 나는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지
않습니까. 다리를 움직여서 당신을 떠나듯이. 다리를 움직
여서 당신을 또 한 번 찾았듯이.

이 부분이 참 좋아요.

poptrash 2010-12-0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멋대로 다리를 뻗고 두드리고 발을 주무르는 일요일이네요.
그런데도 발은 이렇게 시리기만 하고.

다락방 2010-12-05 21:37   좋아요 0 | URL
팝님, 수면양말요, 수면양말 신어요! 수면양말 정말 따뜻해요. 저도 발이 시려서 수면양말 가끔 신고 자는데 정말 따뜻해요.

stillyours 2010-12-0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다락방님. 나도 지난 금요일부터 [타인의 의미]를 읽고 있어요.
아,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좋아할 것 같은 시를 어젯밤에 읽었어요. 김혜순의 '첫'이에요. [당신의 첫]이라는 시집에 있어요.

손 시려요.

다락방 2010-12-06 09:28   좋아요 0 | URL
으응, 그 시집은 또 뭐람? 검색해보고 살게요. moon님이 그렇게 말했으면 정말 내가 좋아할 만한 시일거에요. 히히. 아웅, 겨울에 시집 사는 여자사람이네요, 나는. 히히.

손이 왜 시려요, moon님. 잡아줄 사람이 있잖아요! 응?
겨울이다!! 손 시렵다는 핑계로 손 잡을 수 있는 겨울!
:)

영삼이 2010-12-0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폭두백수 다나카. 전 폭두직딩 다나카를 다 읽었습니다. 한참 웃다 울었었지요. 좋네요, 시도 만화도. ㅎㅎ

다락방 2010-12-07 13:52   좋아요 0 | URL
앗 저도 폭두직딩 폭두고딩 폭두백수 다 읽지는 않았고 다들 조금씩 읽다 말았네요. 재밌죠? ㅎㅎ 전 폭두직딩 에서 타나카랑 동료가 서로 거시기 하는 장면을 들킬때 너무나 가슴이 아팠어요. 흑 ㅜㅡ
 

책을 읽다가 문득 문득 다른 사람들의 감상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나는 이랬는데 이사람은 어땠을까? 나는 이랬는데 다른 사람은 어땠을까? 하는 것들. 이건 누가 읽으면 좋아하겠다, 이건 누가 읽으면 짜증내겠다, 이건 누가 읽으면 별 셋 주겠군, 하는 생각도 물론 들지만.

 

표지만 보고도 이 책은 별 다섯을 줄만한 책이 아닐까 싶어졌다. 아이의 뒷모습 때문에, 읽기도 전에 이 소설은 참으로 먹먹하겠구나 싶어졌던 것. 생각을 많이 하게 하겠지, 하고. 다섯살 아이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자연스럽게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생각나게 했다. 그러나 『엄청나게~ 』에서의 오스카가 안아주고 싶고 옆에 있어주고 싶은 아이였다면, 이 소설 『룸』의 '잭'은 그정도는 아니었다. 잭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잭을 안아주고 잭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되지, '내가 그렇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질 않더라. 잭을 완전히 사랑할 수가 없어서 유감이다. 나는 별 넷을 준다. 아름답고 슬프지만 완전히 내 가슴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직장생활의 고단함이야 이루 말할수도 없을것이다. 과중한 업무로 피로할수도 있고, 상사한테 깨져서 기분이 나쁠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말고도 직장안에서의 고단함은 얼마나 많은지! 때때로는 택배를 선불로 할것인지 착불로 할것인지로 고민해야 하고, 점심 메뉴로도 누군가와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미묘하게 신경을 톡톡 건드리는 고집센 부하 직원 때문에 이를 악 물어야 하기도 하고. 어휴, 뭐 끝도 없다. 처음 몇장을 넘기면서는 그저 소품 같은 책이로군, 싶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사회와 직장과 사람들이 주는 일상의 스트레스가 이 안에 들어있다. 여자로서,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가급적이면 정정당당하게 살고 싶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이 책의 주인공에게 자꾸만 공감하게 된다.  

아, 그렇다고 막 좋은건 아니고.

 

 

 

엄마랑 여동생은 가끔 내게 '장녀는 뇌구조가 다른것 같아' 라는 말을 하는데, 그건 내가 '그러지말라고 아무리 말해도 자꾸만 가족들 생각'을 하기 때문이란다. 엄마는 나에게 엄마 생각좀 그만하라고, 너는 너무 엄마 생각을 해서 속이 상한다고 말한다. 니 생각을 좀 하라고 한다. (아, 왜 울컥거리지 -_-).  

 회사동료 E 양은 고양이를 두마리 키우고 있다. 그녀에게도 인간 수컷은 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녀는 남자를 사귀는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고양이와 놀고, 고양이의 장난감을 사주는데 열정을 쏟는다. 고양이가 할퀸자국을 보여주면서 화를 내지도 않는다. 나는 정말이지 놀랍다. 어떻게 나를 할퀴는 동물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아, 나도 나를 서운하게 하는 남자를 사랑하기도 하는구나!-  핸드폰 사진첩에도 고양이 사진이 가득하다. 마치 이 책의 마리여사처럼. 그녀는 이 책을 읽고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이 책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장녀의 뇌구조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구조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당연히, 이 책을 읽으면 정말로 인간 수컷이 필요없게 느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100쪽쯤 읽은 지금, 그만 읽을까 싶어진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그 일상으로 책 한권을 써낼 수 있다는 건 분명 놀랍지만, 난 별 재미도 없고...  마저 읽을까, 말까..  

그러보고니 나는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도 별 재미가 없었다. 아, 집에 아직 안읽은『프라하의 소녀시대』도 있는데 어쩌지? -_- 

 

이건 좀 다른 얘긴데, 

영화속에서 남자는 젊은 여자들과 연애하는 것을 즐긴다. 대상을 자주 바꾼다. 그런 그가 한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아주 심하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남자는 여자와 한 침대에 누워 '네 가슴이 정말 예쁘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 남자를 두고 여자가 떠났다. 남자는 그녀가 떠난후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한참후에 여자가 돌아왔다. 돌아온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이 더이상 예쁜 가슴을 가질 수 없음을 얘기한다. 그러나 남자는 괜찮다고 한다. 남자는 여자의 예쁜 가슴을 혹은 예쁜 가슴 때문에 사랑했지만 예쁜 가슴이 없어도 그녀를 사랑하니까. 

어제, 여자사람 친구와 남자 이야기를 했고, 사랑 이야기를 했다. 그 여자사람 친구는 트위터에 계정을 가지고 있고, 나는 가지고 있지 않은데, 우리는 이야기도중 '트위터 하는 남자를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트위터를 하는 남자라면 그렇다고 해서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게 되지는 않겠지만, 변함없이 계속 사랑하겠지만, 그래도 트위터를 하지 않는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나는 얘기했는데, 그녀는 나의 이런 마음이 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자신 역시 그렇다고 했다. 이런 마음이 구체적으로 어떤 마음인지 설명하기 복잡한데, 어쨌든 그녀는 이것에 대해서는 나와 생각이 일치했다. 난 이런게 몇개 더있다. 해도 사랑하겠지만 안했으면 좋겠는 것. 싸이월드도 그렇고, 카카오톡도 그렇다. 그걸 한다고 해서 사랑이 식어버리진 않을테지만, 안했으면 좋겠다. 그냥. 이런게 뭔지, 어떤 기분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요즘 매일 듣는 노래는 이것. Keane 의 『Somewhere only we know』 

 

 

 

음... 노래만 들었을 때 상상했던 보컬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구나! 음....음...... 뭐, 이노래를 앞으로 안들을거야, 라고 결심하게 된 건 아니지만, 음, 오늘부터는 coldplay 의 scientist 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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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0-12-0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하고 달콤한 라떼,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 부드럽고 노란 목폴라
그리고 다락방 페이퍼..

겨울 되니깐 요런것만 찾게 되요. :)

다락방 2010-12-04 10:27   좋아요 0 | URL
나는요 레와님, 어제 서점에 가서 시집을 한권 샀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 우동을 먹으며 시집을 읽었어요. 정말 좋았어요! (물론 모든 시가 다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그리고 오늘은 아마도 저 위의 요네하라 마리 책을 다 읽던가 혹은 어제 서점에서 산 우타노 쇼고의 책을 읽던가 할 것 같아요.
겨울이에요, 레와님. 저는 지금 막, 유자차를 마셨답니다.

여강여호 2010-12-03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어본 책은 없는데 다락방님 글을 보고 읽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다락방 2010-12-04 10:2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여강여호님. 여강여호님도 책 많이 읽으시는 것 같은데요! 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미녀스파이 2010-12-0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읽은 책도 없고, 내가 본 영화도 없고, 내가 들어본 노래도 없는데,
굳이 대답하자면, 다락방은 나한테 정말 괜찮았어요. 잇힝~ :)

다락방 2010-12-04 10:28   좋아요 0 | URL
아이쿠야. 어떻게 이런 댓글을!!!!!!!!!!!!!!!!!!!!!!!
미녀스파이님아, 나 가져요. 나 다 줄게, 다 가져요. ♡

치니 2010-12-0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수컷은 필요없어,는 고양이가 아니어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저는 몇 번 눈물까지 훔쳐가며 읽었지요. :) 말 못하는 짐승이라서, 그런 애들이 인간에 의해 버려지고 인간에 의해 다시 구원받는 그 과정이 늘 너무 애틋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 짐승보다 못한 존재 같아요.

ㅎㅎ 다락방님, 트위터 아니라 그보다 더한 걸 해도 한번 좋아지면 그걸로 끝!그가 무엇을 해도 다 이해할 거라는데 나 만원 걸래요.(하긴,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맥락도 그러네요. ㅎㅎ)


Keane의 저 아저씨는 한 때 B군을 닮았다고 놀린 아저씨. ㅋㅋ

2010-12-03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2-04 10:30   좋아요 0 | URL
치니님, 그러게요. 회사동료도 아주 좋아서 이 책을 읽고 그녀책을 차례대로 읽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뭐 도무지...흐음.. 저도 강아지 키운 적 있는데.... 흐음...
그리고요 치니님. '만원'이나 걸어주셔서 아주 뿌듯해요! 백원 걸었다면 전 치니님께 실망했을 거에요. 움화하핫. 전 만원정도의 베팅은 할 수 있는 여자인거죠! 우하하하.

그리고 B군이 저 보컬을 닮았다니요! 말도 안돼욧! 저 보컬은..꽃돼지 스럽잖아요! >.<

그쵸, 비밀댓글님? ㅎㅎ

치니 2010-12-04 11:4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ㅂㅅㄹ보다 더하잖아요에서 빵 터졌건만, 아 - 이렇게 밖에 공유할 수 없다니 안타깝.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닮았다고 했죠, 한 때 꽃돼지스럽게 살이 오른데다 머리도 파마를 살짝 했거든요, 그 때 아주 닮아보였는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2-05 00:42   좋아요 0 | URL
상상할수 없어요. 꽃돼지스러운 B 군을 ㅎㅎㅎㅎㅎ
갑자기 저는 한 남자사람친구가 저에게 꽃등심 같다고 했던말이 떠오르네요. ;;

hnine 2010-12-0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처음 들어보는 그룹인데 싱어의 빨간 볼이 귀엽네요 ^^ 노래 괜찮은데요? 잘은 몰라도 영국 분위기가 팍팍 나요. 관중석 속의 영국기를 보니 영국이 맞긴 한거 같은데.
그런데 coldplay의 scientist요? 제목이 scientist? 오늘 밤에 잊지 않는다면 들어봐야겠어요.
위의 책 중엔 읽은게, 한~개도 없어요 이런.

... 2010-12-04 03:29   좋아요 0 | URL
hnine님 전 coldplay노래 중에 scientist가 제일 좋아요 ^^ coldplay의 멤버와 결혼한 기네스 팰트로우를 질투한 만큼! (물론 말은 안 됩니다만...큭)

hnine 2010-12-04 07:00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The scientist, 들어보니 그것도 괜찮아요. 왜 제목이 그런지도 알겠고.

다락방 2010-12-04 10:40   좋아요 0 | URL
아, hnine님. 들어보셨어요? 보이스도 가사도 노래도 다 좋지요? 처음의 피아노 전주도 참 좋아요. 브론테님이 말씀하셨듯이, 보컬 크리스 마틴과 기내스 팰트로우는 부부랍니다. 하핫. 이 부부는요, 공식행사에 꼭 같이 다니질 않는대요. 서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자리면 함께 가지 말기로 합의를 했대요. 그래서 파파라치 사진엔 같이 다니는 모습이 종종 찍히지만 레드카펫을 밟을때는 기네스 팰트로우 혼자 있는 사진이 많대요. 딸 이름이 애플이래요. 아들은 모세고. 이름도 참 예쁘죠? 헤헷. 그래도 음악 안올리면 서운하니까, 음악까지.


비로그인 2010-12-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 2010-12-04 10:41   좋아요 0 | URL
이 미소는 무얼 말하나요, 바람결님? ㅎㅎ
그러면 저도 미소로.
:)

... 2010-12-04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룸과 얼굴은 아직 안 읽은 관계로 보류해 두고, 요네하라 마리부터 말하겠습니다. 전 그녀의 거의 모든 책을 가지고 있어요, 가장 근래 나왔던 책만 빼고. 그런데 20페이지 이상 읽은 책은 단 한권도 없습니다. 이건 무슨 뇌구조의 영향일까요? 다음은 엘러지. 전 참 좋았는데요. 특히 페넬로페 크루즈가 마지막에 나타나 "이젠 당신보다 내가 더 늙어버렸어요 (맞나?)"라고 말했을때요. 페넬로페 크루즈가 가장 예쁘게 나온 영화중 하나라고 생각되던데요? 이 영화의 원작이 필립로스의 소설이라지요?
트위터하는 남자에 대한 저의 생각은 다락방님과 어쩌면 이리도 똑같은지요. 게다가 Keane의 Somewhere only we know와 Coldplay의 Scientist라니요!! 최고예욧!

다락방 2010-12-04 10:47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브론테님! 그랬군요, 그랬군요! 저도 요네하라 마리 글이 재미가 없어요. 읽으면서 이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기지도 않구요. 제 주변엔 그러나 그녀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해요. 어쨌든 브론테님과 저는 이쪽으로는 뇌 구조가 같은가보군요. 음하하핫.
엘레지는 저도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좋았어요. 특히 이 영화에서 페넬로페가 교수의 집에 처음 방문한 날, 그때 둘 사이에 흐르던 성적인 긴장감은 정말 최고였어요. 그녀가 그림을 보고, 그는 그림을 보는 그녀를 보는 장면도 좋았어요. 손을 잡을듯 했던 그 순간은 정말 극장안에서 제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네요. ㅎㅎ
게다가 트위터 하는 남자에 대해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다니! 오, 감동이에요, 브론테님!! 킨의 노래도, 콜드플레이의 노래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어제는 퇴근하면서 계속 사이언티스트 들었어요. 브론테님, 과학이 발전해도 그를 내곁에 두는 방법은 발견되질 않아요. 그쵸? ㅎㅎ 아 멋지다.

moonnight 2010-12-0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대부분 다 가지고 있는데요. 저는 저 책, 나름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이 (아직은) 전혀 없고 오히려 동물을 좀 무서워하는 편인데도요. 너무 유난 떠는 거 아닌가 싶은 면이 있긴 하지만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란 제목에 강하게 동의하기 때문일지도. ^^;
독신에 책과 동물을 사랑하였고 일찍 세상을 떠난 그녀가 애처롭게 떠올려지기보다는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는 게 참 좋아요.

Keane은 everybody's changing 부른 그룹이죠? 예전에 뮤비보고 음악이랑 너무나 이미지가 달라서 깜놀했던 ^^; 이 곡도 좋네요. ^^

다락방 2010-12-04 23:47   좋아요 0 | URL
아, 문나잇님도 음악이랑 얼굴이랑 매치가 안되서 좀 당황하셨군요! ㅎㅎ

문나잇님은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이 없는데도 이 책이 재미있으셨군요! 그러고보니 전 제목부터 좀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라고 말하는게 오히려 더 인간 수컷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변명처럼 들렸던게 아닌가 싶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너무 유난을 떤다기 보다는 뭐랄까, 매달릴 것이 이것뿐이로구나 싶은 마음도 좀 있더라구요. 그래서 읽을수록 더 답답해졌어요. 결국 읽지 않기로 결심하고 오늘은 우타노 쇼고의 책이나 읽다 자려구요. 이 책 재미있더라구요!

2010-12-04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4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2010-12-0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음악과 너무 매칭이.. 안되고 있는...
요네하라 마리는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올가의 반어법>까지만 읽는게 작가에 대한 감동을 유지하는 비결인 듯 해요.

다락방 2010-12-04 23:44   좋아요 0 | URL
저 결국 [인간수컷은 필요없어]는 안읽기로 결심했어요. 포기입니다, 중도 포기.
저 이어폰 꽂고 킨의 음악 들을때는 정말 좋았거든요! 그런데 저 분홍빛 통통 얼굴을 보노라니..참.... 하하하핫 ;;

2010-12-04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0-12-0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 글보고 '얼굴'을 볼까말까 고민중인데....

다락방 2010-12-09 08:41   좋아요 0 | URL
나 웃었어요, 주이님.
음, 좀 생각해봤는데, 주이님은 이 책 봐도 좋겠어요!
 
환상의 그대 -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환상과 착각안에서는 찬란하고 아름답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도망치고만 싶어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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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큐브에서 [환상의 그대]라는 제목으로 상영중인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

moonnight 2010-12-0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가 있어요? +_+;;;;;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라니, 꼭 보고 싶어라.

다락방 2010-12-03 13:26   좋아요 0 | URL
재미있었어요. 우디 알렌이 보여주는 유머와 현실성은 저한테 잘 맞는것 같아요. 헤헷 :)

치니 2010-12-0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락방님 이거 벌써 봤어요? 나도 소문 듣고 보고 싶었는데.

다락방 2010-12-03 13:23   좋아요 0 | URL
이거 재미있어요. 어제 씨네큐브 개관10주년 기념행사에 초대받아 가서 본 영화가 이거였어요. 히히

2010-12-03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3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어로 읽는 어른들의 로맨스는 어떤 느낌일까 싶어서 영어를 잘 하지도 못하는데 원서를 덜컥 사버렸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몇달에 걸쳐서 간신히 150페이지까지 훑고-말 그대로 '훑었다'- 그리고는 포기했다. 더이상은 못하겠다, 하고 구석에 던져두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끝까지 읽어야 내가 원하는 어른들의 사랑이(응?) 제대로 나올텐데, 에라이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의 49페이지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She stopped abruptly when he raised his hand to her cheek and brushed it with the back of his fingers. Startled into silence, she gaped at him. 
"Mosquito."
"Oh." She touched her cheek where his fingers had been. "Thank you."
"You're welcome."

그러니까 상황인즉슨, 남자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여자의 볼을 만지는데 그것이 모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몇장 더 넘기다 보니 102 페이지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She recoiled. "Back up."
"Not yet."
"What are you doing?"
"Confessing. I lied to you."
"I would expect that. You'll have to be more specific."
"The mosquito."
She stared up at him with incomprehension.
"This afternoon, down at the bayou, when I brushed the mosquito off your cheek? There was no mosquito, Sayre. I just wanted to touch your face." 
He wasn't touching her now, except with his eyes, and their touch was almost as effective as fingertips. He shouldn't have been standing this close to her. It was an inappropriate distance between strangers. Furthermore it was physically uncomfortable. It was too sultry for two poeple to be standing this close, close enough to feel each other's body heat, forced to share the inadequate air.
"I don't remember that," she lied.

그러니까, 남자가 여자의 볼에 모기가 있다고 말하며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던 건, 거짓말이었다는 거다. 모기는 없었고, 나는 단지 너의 얼굴을 만져보고 싶었다는 것. 남자가 이렇게 고백하는 순간 그들 사이에는 관능적인 기운이 생겨버리고, 그래서 그녀는 그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 이젠 원서까지;; 나 진짜 별짓을 다하는구나. 힘들어.. orz) 

오늘 음악을 듣고 있다가 갑자기 이 부분이 생각나서 먼지가 풀풀 쌓인책을 뒤져 이 부분을 찾아냈다. 책갈피는 여전히 150페이지에 끼워져 있었다. 찾느라 애먹었다. 밑줄 그어놓은 것도 아니고 한글도 아니라 눈에 확 띄질 않아서. 이 장면들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나는 책에서 읽은 것 대신 내 마음대로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겨울이니까. 

1. 일단 로맨스소설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것이다. 

「오늘 오후 내가 당신볼을 쓰다듬으며 모기가 있다고 했던 건 거짓말이었소. 나는 단지 당신의 얼굴을 만져보고 싶었소.」 

ㅎㅎ 오글거린다.  

 

2. 다락방식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것이다. 

「오늘 오후에 내가 당신볼을 만지며 모기가 있다고 했던거, 그거 거짓말이었어요. 나는 단지 당신의 얼굴을 만져보고 싶었어요.」 

ㅎㅎ 다정하고 예의바르면서 솔직한 남자구나. 1번에 비해서 뭐랄까, 육체적인 포스(?)는 약하지만, 괜찮다. 이정도면 됐다. 

 

3. 거기에 살을 붙여서 내 마음대로 여자주인공의 대사를 끼워넣어 보자면 이런 말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살랑거리는 버젼.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나 지금, 쇄골에 모기가 앉은 것 같아요.」 

여자의 쇄골에 앉은 모기라면, 남자가 손으로 쓰다듬어 떼어줘도 될 것이고 입술로 쓰다듬어 떼어줘도 될 것이다. 

 

4. 살랑 버젼 말고 두근거리는 버젼으로 해보자면 여자의 반응은 이렇게 되겠다. 

(앉은 자세로 스커트를 살짝 걷어올리며) 「내 무릎에 모기가 앉았어요.」 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 남자가 여자의 무릎에 앉은 모기를 어떤식으로 떼어낼지는 상상력에 맡겨두고. 

 

오늘 내가 이런 생각들을 참으로 잡스럽게 그리고 머리 터지게 해가며 들었던 음악은 K-Ci & JoJo 의 『All my life』 였다. 

 

 

I will never find another lover sweeter than you,
Sweeter than you
And I will never find another lover more precious than you
More precious than you
Girl you are close to me you're like my mother,
Close to me you're like my father,
Close to me you're like my sister,
Close to me you're like my brother
You are the only one my everything and for you this song I sing

And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thank God that I, that I finally found you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hope that you feel the same way too
Yes, I pray that you do love me too

I said you're all that I'm thinking of.....baby

Said, I promise to never fall in love with a stranger,
You're all I'm thinking of, I praise the Lord above,
For sending me your love, I cherish every hug,
I really love you

And all my life, baby, baby,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thank God that I, that I finally found you, baby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hope that you feel the same way too
Yes, I pray that you do, love me

You're all that I ever known, when you smile, on my face, all I see is a glow.
You turned my life around, you picked me up when I was down,
You're all that I ever known, when you smile on your face all I see is a glow,
You picked me up when I was down
You're all that I ever known, when you smile on your face all I see is a glow,
You picked me up when I was down and I hope that you feel the same way too,
Yes I pray that you do love me too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thank God that I, that I finally found you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Yes, I pray that you do love me too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And I thank God that I, that I finally found you
All my life I've prayed for someone like you
Yes, I pray that you do love me too  

 

사실, 기분이 좀 나쁘다. 그래서 이것저것 좋은 생각들을 해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자러 갈거고, 꿈을 꿀 예정이다. 꿈속에서 모기는 벗은등, 엎드려있는 내 날개뼈 위로 날아와 앉아줬으면 좋겠다.  

비록 날개뼈가 어디있는지 찾을 수 없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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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2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컷모기를 키워 보심 어떨까요?
꿈속에서 모기는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이 가능하고...
근데,꿈속에선 날개뼈에서 날개가 돋아나지 않을까요?ㅋ~

엉뚱하게도 엉뚱한 얘기가 하나 떠올라요.
재주를 부리는 개미를 키우는 어떤 사람이 자랑을 하고 싶어 레스토랑에 개미를 데리고 갔대요.
개미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지배인을 불렀겠죠.
개미를 본 지배인은,
"죄송합니다,청결에 만전을 기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면서 손톱으로 눌러 죽였다죠~

다락방 2010-12-02 09:02   좋아요 0 | URL
아, 양철나무꾼님! 너무나 슬픈 이야기에요. 자랑하고 싶은 개미를 한방에 눌러죽이다니. 세상은 늘 이따위죠. ㅠㅠ 죽은개미가 저 같아요. 흑흑 ㅠㅠ (아 이런 찌질한 모드 ㅎㅎ)

저는요, 양철나무꾼님.
날개뼈위로 날개가 돋아난다면 정말이지, 날아갈 거에요.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훨훨 날아갈거에요. 아무도 없는 외딴섬이라도 괜찮을거에요.
즐거움도 슬픔도 미움도 사랑도 없는곳으로 훨훨 날아가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지내고 싶어요.

그런데 꿈에는 날개뼈도, 모기도 나오질 않았어요.

2010-12-02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12-0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꿈은 딱 하나. 딱 하나의 주제와 변주죠.
그 속에서 난 늘 뭔가를 찾아요. 급하게, 그거 아니면 안되는데 뭔가 희미하고 잘 안보여요.
어젯밤에도 그걸 찾았어요. 그런데 그게 뭔지는 전혀 모르겠어요.
내 세로토닌 수치는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주는군요.

-이건, 모두 다 다락방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을 내게 다시 묻고, 내가 다시 답을 낸 것들.

어때요, 다락방님? 지금 어때요?

다락방 2010-12-02 09:37   좋아요 0 | URL
여전히 반복하고 있어요, Jude님.
하지말자
하지않는걸 할수있을까
하지말자
하지않는걸 할수있을까
하지말자
그럴 수 있을까
하지말자
그럴 수 있겠느냐고

혼자서요,
혼자서 그래요, Jude님.
주저앉고 싶죠, 늘.

섬사이 2010-12-0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영어 원서다~~~!!!
다락방님, 기운내서 끝까지 읽어봐요.
49페이지에 여자볼을 만지고 싶어서 없는 모기가 있다고 거짓말한 남자가 나오고
102페이지에 그 거짓말을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한 200페이지나 300페이지 쯤에선... *^^*
기운내서 읽고 200페이지, 300페이지, 400페이지, 500페이지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해줘요. 제발..^^

다락방 2010-12-02 10:05   좋아요 0 | URL
아! 섬사이님!!! 이런 ... 이런..... 이런 끝까지 읽어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하는 댓글이라니요! 그러게요, 그러게요! 49페이지에서 그랬고 102페이지에서 그랬다면 으음, 200페이지쯤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아 미치겠네 ㅎㅎㅎㅎㅎ
음,
음,
어쩌지..어쩌지..... 다시 읽어볼까요? 아 그런데 힘든데. ㅠㅠ
어쩌지..어쩌지..... 다시 시도해볼까봐요. ㅎㅎㅎㅎ 음.....

2010-12-02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2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12-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영어는 아무리봐도 느낌이 안 살아요. 삘이 안난다고나 할까.
옛날에 일본인 남자랑 사귀던 친구가 사랑고백을 영어로 받았는데 (러시아에서 왜 영어로 대화했는지..ㅋㅋ)
전혀 설레지 않더래요. 정말 그 남자를 좋아했는데. 우리말로 '사랑해'를 들었을 때의 감동이 없었다고 아쉽다고 말하던 기억이 나요. ㅎㅎ;

다락방 2010-12-02 11:54   좋아요 0 | URL
사랑한다는 말은 영어로 하면 별로 느낌이 안 살것 같긴 하지만,

I just wanted to touch your face. 이런건 영어가 더 좋지 않아요? 어떤 말이냐에 따라, 어떤 문장이냐에 따라 한국어와 영어가 주는 느낌이 다른것 같아요. 그나저나 영어로 받는 사랑고백이라니, 그것도 좋지만, 저는 그게 사랑고백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겠군요. 예를들어 I love you. 로 끝나는 고백이라면 오, 사랑고백이로구나 하겠지만, 아주 길고 멋지고 감동스럽게, 그러니까 예를들면 너의 골반에 모기가 앉는다면 그것을 내가 늘 잡아주고 싶어, 니가 앉아서 소파가 움푹 들어가는 그 자리 바로 옆에 내가 앉아서 나란히 움푹 들어가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 등의 고백을 영어로 한다면 저는 이게 대체 뭔말인가 싶겠죠. 아마 왜이렇게 길게 말하는걸까, 무슨말인걸까, 이해하지 못하고 저는 아마 뒤돌아 가버릴거에요. 어쩌면 말이죠. 그러니까 제 결론은,

저도 한국어를 모국어로 쓸 줄 아는 남자, 한국어의 분위기를 캐치할 수 있는 남자와 사랑하고 싶다는겁니다. ㅎㅎ

레와 2010-12-02 15:24   좋아요 0 | URL
한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는 사람이면 더 좋겠죠?! (응?ㅋㅋ)

다락방 2010-12-02 16: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면 좋죠. 아 근데 나는 욕심 없는 여자사람 ㅋㅋㅋㅋㅋ (설득력없나? ㅎㅎ)

레와 2010-12-03 09:23   좋아요 0 | URL
욕심 좀 있어도 됨!!

다락방 2010-12-03 09:40   좋아요 0 | URL
난 다른쪽으로 욕심과 질투의 화신 ㅠㅠ

moonnight 2010-12-0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다락방님은 영어도 잘 하시는군요. @_@;;
all my life 는 예전에 후배가 들어보라 해서 좋아하게 된 곡이에요. 간만에 들어도 좋네요. ^^

마지막에 날개뼈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 다락방님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못 찾을 리가 없죠!!!

다락방 2010-12-02 16:26   좋아요 0 | URL
내가 이래서 이 페이퍼를 쓸까말까 망설였는데 말입니다 문나잇님. 저 영어 못해요! 150까지 읽다가 던졌다니깐요. 제가 시도해본 유일한 원서입니다. 그마저도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을거에요. 제가 이해한거라곤 (존재하지 않았던)모기를 사이에 둔 저 남자와 여자의 멜랑콜리 정도 입니다. ㅎㅎ 제가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일거라는 오해는 부디 하지 말아주세요. 그건 정말 오!해! 입니다.

all my life 는 아주아주 오래전에 명동레코드샵에 시디 사러 갔다가 그 매장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사게 된 음반이에요. 점원에게 이게 뭐죠? 라고 묻고는 이거 주세요, 라고 했거든요. 전 그렇게 산 시디가 좀 있어요.

날개뼈 보이도록 다이어트를 좀 해야겠어요. 그래야 모기가 앉죠. ㅎㅎ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올리브의 뒤척이는 밤

어제 만나 영화를 본 친구와 맥주를 앞에 두고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면서, 나는 친구에게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지난번에 교보 같이 갔을때 락방님이 추천해준 책 산거, 그거 읽어요, 라고 했다. 내가 뭘 추천했죠? 라고 하자 친구는 『올리브 키터리지』라고 말했다. 

 

아, 그거 좋죠? 정말 좋죠? 라고 물으니 친구는 아직 초반을 읽고 있다고 했다. 올리브의 남편의 이야기. 그래서 나는 마구 멜랑콜리해져서는, 거기, 그 얘기 나오잖아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라는 말이요. 

친구는 아직 그부분을 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멈추지 않고 말한다. 그런 말하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여자가 또 그래요. 

미안해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서요, 라고 말이죠. 아, 정말 미치게 좋지 않아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서 미안하대요. 

 

 

이 책 이야기 하기 전에는 우리는 우리가 본 영화가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 하고 있었다.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영화속에서 남자는 머릿속에 여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건넬 말을 세시간이나 생각해보지만, 결국 그녀의 얼굴을 맞닥뜨리고 나면 아무말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는 그녀를 보자마자 천사가 온 줄 알았다는 멘트를 한다. 남자는 그에게 묻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나는 몇시간을 준비해도 말할 수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녀를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고. 그러자 그가 대답한다. 

"당연하지.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거든." 

사랑하고 있는 남자에게는 한마디 말을 건네는 것이 몹시 힘들기만 하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는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자는 다른남자와 약혼을 한 상황이고,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있다. 그녀는 그에게 제안한다. 내가 선택한 삶에 이의를 제기해 달라고. 그러나 그는 그녀로부터 그런 엄청난 제안을 받아놓고서도 결국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야 만다.  

아, 물론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남자와 여자때문이 아니다.  이 영화는 도무지 감상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좋다.

 

월요일에 본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는 마치 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영화같다. 

그저 주변인물로, 눈에 띄지 않는 인물로 살아가고 있던 여자에게 유일한 취미라면 독서일뿐이다.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까페에서도 책을 읽는다. 일주일에 두번 작문수업을 듣고, 공항 설문조사팀에서 일한다. 그녀는 혼자 살고, 어쩌다 데이트를 하게 되도 그 다음단계로 발전하질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온다. 그를 만나 함께 하루를 꼬박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그녀의 눈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정오에 다시 그곳으로 가면 그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으니까. 만나지 못하고 오해하고 변명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때에, 그녀가 그에게 말한다. 

 

나는 포기하고 단념하는게 더 편한사람이에요. 그런데 당신 때문에 힘들어요.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한 여자라니, 그녀가 눈물 흘리며 앉아있는 벤치로 가서 옆에 앉아 있어주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충고도 하지 못하고 어떤 조언도 못하겠지만, 이렇게는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도요, 나도 그래요. 나도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해요. 그런데 나 대신 하비가, 그러니까 그녀를 힘들게 한 그 남자가 그녀에게 다시, 다가간다.  

 

 

 

 

요즘,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유로, 정신을 집중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나는, 그러니까 정신이 오로지 딴 데 팔려있어서 자꾸만 멍때리는 모습을 보이는 나는, 어제 하루 온종일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생각났다. 딱, 이 마음이 되어서. 

 

 

 

   
  "아주 아주 조심하겠다고 약속해요. 당신이 길을 건너기 전에 길 양쪽을 다 살핀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한 번 더 길을 살폈으면 좋겠어요, 내 부탁이니까." (p.184)  
   

 

나는 이 말을 자꾸만 자꾸만 머릿속으로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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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0-11-2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조심하겠다고 꼭꼭 약속할게요. 그리고 오늘 아침은 기분이 참 좋네요.

다락방 2010-11-29 10:08   좋아요 0 | URL
네, 아치, 조심조심 살아요. 오래오래 살아서 오래오래 친구해야죠. 오늘 아침에 아치가 왜 기분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계속 좋았으면 좋겠어요.

깐따삐야 2010-11-2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 오면 꼭 책을 사고 싶어져요. <올리브 키터리지> 클릭!

다락방 2010-11-29 10:08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내 커피 취향을 아는 던킨 종업원' 부분에 대해서는 깐따삐야님은 조금 행복해질지도 모르겠어요.
:)

자하(紫霞) 2010-11-30 11:0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커피취향에 대해 급 궁금해졌어요~

다락방 2010-11-30 11:09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커피숍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던킨에서는 오리지널블랙을 마십니다. 던킨 오리지널블랙은 1,900원 이거든요! ㅎㅎ
별로 취향이랄건 없어요, 베리베리님. ㅎㅎ

2010-11-29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9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0-11-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비..' 봐야겠군요. 제 얘기 같아요...ㅜ

다락방 2010-11-29 10:34   좋아요 0 | URL
비연님.
여자가 울먹이며 나는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한사람이에요, 라고 하는데 아! 정말이지 내 얘긴줄로만 알았어요. 이별은 상처에요,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데, 아 이 세상에는 나처럼 사는 여자가 또 있구나, 하고 생각해버리고 말았어요. 감정이입 백프로였죠.

치니 2010-11-2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북 퍼스널 쇼퍼 다락방님, 나는요? 나는 올리브 카터리지를 좋아할까요?

다락방 2010-11-29 10:45   좋아요 0 | URL
네, 좋아할거에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네, 좋아할거에요, 치니님! 확신해요!
치니님은 올리브가 아주 나이 들어서 만나게 될 사랑 부분에 대해서 특히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어요.

꿈꾸는섬 2010-11-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싶네요. 전에 다락방님 글도 생각나고, 나비님의 추천도 생각나고...오늘 머릿속으로 말을 해요...이 부분이 또 끌리고 그러네요.

다락방 2010-11-29 11:52   좋아요 0 | URL
저도 토요일에 친구에게 그부분 얘기해주는데, 얘기하다가 또 막 좋아지더라구요. 그때 아마 저는 흥분했었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너무 좋아서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아, 정말 좋지요?
책도 좋아요, 꿈꾸는섬님.

moonnight 2010-11-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영화를 봐도 다락방님이 느끼는 감성을 저는 아마도 못 느낄 듯 ^^;;;;

다락방 2010-11-29 13:30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문나잇님. 내가 이렇게 다 써주잖아요. 히히 :)

레와 2010-11-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 2010-11-29 13:30   좋아요 0 | URL
레와님은 늘,
안전운전!!

2010-11-3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1-30 08:41   좋아요 0 | URL

Kir 2010-11-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도 지르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누르고 있었는데, 어흑...ㅠㅠ

다락방 2010-11-30 13:31   좋아요 0 | URL
Kircheis님, 이 책이라면 Kircheis님도 좋아하실 거에요. 추천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씨익 :)

새초롬너구리 2010-11-3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락방님이 추천해준 책 읽고싶다. 저 요즘에 좀 슬픈거 읽었더니 아, 기분이 다운되요. 뭔가 너구리 기분 업되는거 추천해주세요.

다락방 2010-11-30 14:33   좋아요 0 | URL
새초롬너구리님,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읽어 보셨어요? 단편집인데, 그 중에 [올 라인 네코]라는 단편이 있어요. 그거 읽어보세요, 새초롬너구리님. 씨익, 하고 웃게 될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