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고조 노리오 지음, 박재영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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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지만 죽은 게 아니다? 특수설정 미스터리로 증쇄의 증쇄를 거듭한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상당히 기대되었던 작품이 바로 『살인자는 천국에 있다』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죽어 버린 존재들이다. 그런데 자신이 누군지도 왜 죽었는지도 모른 채 깨어난다. 

물론 자신이 죽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마치 이승과 저승의 중간 단계에 갇힌 존재들 같다. 그들은 죽었으되 제대로 죽어 성불하지 못한 채 그들이 살해된 현장과 똑같은 천국에 갇혀서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를 추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특수 설정 미스터리로 인해 놀랍게도 일본 내에서는 서점에 작품이 배포된 이후부터 화제가 되었고 결국 품절 사태와 증쇄의 증쇄를 불러 왔다고 한다. 참고로 제9회 신초미스터리대상 최종 후보작이라고 하니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기대될 요소라고 생각한다. 

살해 현장과 똑같은, 그러니깐 범죄 현장과 똑같은 천국에 갇힌 채 이미 죽은 자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로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목이 베여 죽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 모두 한 파티에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한 공간에서 모두 목이 베어 죽었다는 것인데 말이 천국이지 이는 곧 감옥 같은 곳이다. 

누가 왜 자신들을 죽였는지, 이곳에 모인 6명 중에 범인이 있기도 한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가운데 저택에는 매일 신문이 배달된다. 근데 또 누가 이 신문을 배달해주는지는 알지 못하는데 이 신문은 그나마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서의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자신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기에 마치 별명처럼 서로를 부르는 가운데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추리에 힘을 모으고 설령 이들 중 누가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건 뭐 무한 굴레인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살인 사건과 그에 따른 추리를 하는 것임에도 오싹하거나 섬뜩한 분위기 보다는 뭔가 의기투합하는(어찌됐든 서로 아는게 없다보니) 모습은 무슨 다함께 살아남고자 하는 단합된 추리 서바이벌 같은 느낌도 드는데 이런 요소들이 오히려 뻔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 이야기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서 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살인자는천국에있다 #고조노리오 #하빌리스 #신초미스터리대상 #특수설정미스터리 #밀실살인 #신간미스터리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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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여자, 축구 - 슛 한 번에 온 마을이 들썩거리는 화제의 여자 축구팀 이야기
노해원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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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즐기는 스포츠가 있는 것은 아니며 스포츠는 직접 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오롯이 보는 것에서 만족하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도 많지 않다. 그나마 보는 것이 축구 그리고 야구, 테니스 정도인데 7월부터는 윔블던 대회가 열리고 현재 한창 유로 2024와 2024 코파아메리카가 진행중이라 중계를 보고 있다. 


이중에서 축구와 야구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서포터즈가 갖춰진 스포츠로 특히 축구의 경우에는 조기축구회도 많고 더이상 남자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인식으로 TV에서 여자 연예인들과 방송인들로 팀을 꾸려 방송에 내보내기도 할 정도이다. 

그렇기에 과연 『시골, 여자, 축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마치 해시태그 같은 제목이 흥미롭게 다가왔던 부분도 크다. 


이 책은 무려 8천여 편의 후보작들 중에서 '제11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에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언제부터인가 일반인들도 충분히 작가의 길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고 그중 브런치의 경우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면 좀더 관심이 가는데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글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골, 여자, 축구』도 그런 책이다. 대도시도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때에 면 단위의 작은 말에서 여자 축구팀을 만든 저자의 이야기, 도전부터가 참 대단하다. 여자면 어떠리, 애 엄마면 또 어떠리,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에 남녀노소가 무슨 상관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저자의 축구에 대한 진심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축구를 매개체로 드러나는 멤버들의 열정과 그들 사이의 열정이 뜨겁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지만 팀을 꾸리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이야기가 성공을 제쳐 두고서라도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고 응원하고 그럼에도 생각만큼 늘지 않는 실력에 좌절하기도 하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과감없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연 최근 무언가에 이렇게 열정을 보인 적이 있었나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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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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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라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건 줄넘기, 그나마 지속적으로 하는 건 걷기다. 짧고 굵게 런닝을 하고 싶은데 쉽지 않고 일단 걷기로 건강을 챙겨보려고 한다. 그래도 가장 많이 하는 건 흔히 말하는 쉼쉬기 운동이다. 


그래서 처음 '오운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건 또 무슨 말의 줄임말인가 싶었다. 이젠 알지만 말이다.그래도 여전히 이런 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침대 딛고 다이빙』을 보면서 저자는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까 싶어 흥미롭게 느껴졌다.


저자는 당당히 말한다. '못 걷는 게 아니라 안 걷는 거'라고. 그러니 운동도 못하는게 안 하는게 거라는 말인데 정말 움직이는 걸 싫어하시는 것 같고 운동과는 담 쌓고 살았던 저자지만 신체 나이가 부모님과 동급, 그러다간 마흔이라는 한창(?) 나이에 이미 아플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커다란 결심을 하고 자신과는 하등 상관없어 보이던 운동을 삶 속에 합류시키게 된다. 


움직이지 않기로 결심(?)하다시피 한 사람이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심적 변화와 함께 행동력이 필요한 일인데 그런 결심도 행동력의 부족으로 곧바로 으싸으쌰하며 운동에 열중하지 않는다. 

운동도 해본 사람이 잘 하는 법이라 막상 해보려고 하면 뭘 해야할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이게 맞나 싶은 생각들이 따라올텐데 저자 역시 그러했고 그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점차 운동이라 불릴만한 움직임으로 나아간다. 

새해가 되면 꼭 나오는 목표 중 하나가 아마도 외국어 공부 하나와 운동이 대표적일텐데 어느 덧 2024년도 하반기를 앞둔 시점에서 올해의 목표를 재점검하고 다시 한번 그 목표를 새워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운동과는 담 쌓았던 저자도 이렇게 하니 누군들 못할까 싶은 자신감으로 말이다. 

특히나 올해 7월은 1일이 월요일이다.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기에 얼마나 좋은 날짜와 요일인가 상반기 이틀 동안 계획을 세우고 하반기 첫날부터 무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저자의 이야기를 참고해 시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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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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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에 출간된 『결혼』이라는 작품과 1954년에 출간된 『여름』이라는 작품이 수록된 『결혼·여름』이다. 알베르 카뮈의 여행 에세이라는 점이 꽤나 흥미롭다. 과연 그는 여행 에세이에 어떤 식의 표현을 썼을까도 상당히 궁금했던 대목이다. 

카뮈에게 있어서 알제리가 갖는 의미는 크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책에서 등장하는 알제리의 티파자와 오랑은 물론 이탈리아를 넘어 브라질 등에 이르기까지의 여행과 그곳에서의 여정과 휴식을 담아낸 책은 그동안 보아왔던 카뮈의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느낌이라 더욱 남달랐던것 같다. 


물론 이 작품들 속에도 평소 카뮈가 자신의 소설 등에서 그토록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가 없진 않지만 애초에  다른 장르의 작품 속에 그려지는 그 메시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고뇌하는 청춘은 무엇인가를 과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란 생각도 들고 그런 가운데에서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속에 철학적 사유를 통한 한 인간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상을 향한 치기어린 반항이나 투정과는 질적으로 다른 결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현생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경향이 짙어진 요즘을 생각하면 카뮈 역시도 어쩌면 그런 성향을 이 작품을 드러내고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혼』에는 총 4편의 이야기 속 카뮈가 알제리와 피렌체를 여행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여름』에는 총 8편에 걸쳐서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지중해와 관련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데 그의 바다에 대한 애정과 함께 이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에 대할 갈망 역시 잘 그려지고 있는 글들이다. 

두 작품 모두 카뮈 특유의 문체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라 그의 작품을 소설로만 만나 본 사람들이라면 여행 에세이에서 까뮈는 과연 어떤 풍의 글을 쓸까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고뇌와 사색 속 펼쳐지는 카뮈 식 여행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 에세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카뮈 그 자체라고 여겨질 정도로 너무 가볍지도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어둡게 그려지고 있지만은 않아서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카뮈를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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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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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핑크빛인 표지는 언뜻 보면 마치 어린 여자아이 특유의 방처럼 보이지만 표지 중앙에 놓인 커다란 고기 한 덩이에 꽂힌 식칼이 상당히 이질적으로 보인다. 

『달콤한 살인 계획』이라는 아이러니한 제목 속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한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이 그려진다.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고 그로 인해 아이까지 잃은 홍진은 결국 정신병원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살아도 사는게 아닌것 같은 죽은 것 같은 존재이다. 

결국 홍진은 정신병원에서 나온 후에 산 속의 절로 들어가 생활하게 된다.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또다시 파란만장한 속세와 연결이 되는데 그것은 바로 소명이라는 한 여중생의 죽음 때문이였다. 

소명은 절에서 홍진과 함께 지냈던 여중생으로 경찰은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종결하려 하지만 그녀가 남긴 유류품들을 보면 절대 그녀는 자살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홍진은 우연한 기회에 이지하라는 인물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증거를 발견하게 되면서 소명에 대한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이지하의 가게 근처에서 정육점을 개업해 그를 죽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지만 애초에 킬러도 아닌 그녀가 살인 계획을 쉽게 이루기란 만무하다. 여기에 경찰인 화인까지 등장하면서 사건은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서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애초에 가정폭력으로 피폐해진 한 여성과 죽은 채 발견된 10대 소녀, 그 과정에서 존재했던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사건 해결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사적 보복이라고 할 수 있는 홍진의 살인 계획의 잔혹함을 보면서도 결론은 어설픈 시도로 끝이나는 과정이 그려지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정신적으로 불완전한 상태인 홍진의 환시 내지는 환청이라고 해야 할지 이미 죽은 소명과 나누는 대화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큰 메시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영화화해도 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르소설로서는 분명 흥미로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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