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 예민한 나에게 필요한 반경 5m의 행복
나오냥 지음, 백운숙 옮김 / 서사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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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외출을 할 때 최대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서 한꺼번에 해결하고 오기 위해 동선까지 짜고 대략적으로 걸리는 시간까지 계산한다. 그냥 나갈볼까는 없다. 목적이 없다면 굳이 나가고 싶지 않은게 사실이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지 않냐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집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면서 얻는 스트레스와 지침을 생각하면 집에 있는게 좋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라는 책에 너무나 공감이 갔다. 집에 있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나름 집에서도 할 일이 많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다보면 나만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평화롭고 좋다. 표지 속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분홍 토끼의 표정이 이해가 가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민감한 기질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런 기질 탓에 직장 생활이 쉽지 않았던것 같다. 결국 이런 경험담을 극화시켜서 일러스트로 만들었고 필명 나오냥으로 그림 에세이로 풀어낸 책이 바로 『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이다. 

절대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다.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른 성향을 가졌을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민하고 민감한 기질(Highly Sensitive Person)', 일명 HSP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니 스스로가 왜 그토록 적응하기 힘들었는지를 이해했고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도 편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록 한 발짝도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충분히 반경 5m 안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남과 다른 나, 나와 다른 타인을 남의 기준이나 나의 기준이 아닌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의 필요성,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것의 필요성을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남과 다르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이 책은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깥으로 나가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저자처럼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자신의 분신 같은 분홍 토끼를 통해 솔직하게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조금 남을 덜 의식하며 자신에 집중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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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테사 란다우 지음, 송경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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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결국 행복하기 위해 힘든 하루하루를 견디고 열심히 생활한다. 누군가는 그 행복이 물질적인 것에서 온다고 할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정신적인 편안함과 쉼에서 온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곤 말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살아보니 삶의 정답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 사람의 살아온 삶을 우리가 다 모르기에 그 사람이 왜 그런 목표를 추구하는지도 알 수 없다. 설령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사회적, 도덕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비난할 수 없는게 사실이고 비난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최근 나의 경우를 보면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 싶다. 먼 미래의 행복보다 현재의 작은 행복을 조금씩 쌓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삶을 열심히 살고 싶지만 그건 오롯이 나를 위한 삶으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고 싶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레 책으로 이어지고 어쩌면 『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을 보고 싶었던 이유도 이러한 데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참 열심히 사셨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현대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살아온 사람이기도 하다. 대학을 다니고 졸업 후에는 취업을 하고 육아를 병행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번아웃 그리고 스트레스. 

요즘 현대인들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결국 그녀는 퇴사를 하고 자신이 정신적 아픔과 힘듦을 치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고 찬찬히 읽다보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쁜 나날들 속에서도 우리가 내면의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숲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노부인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가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질문, 그 질문을 통해 내 삶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들이 잘 나와 있다. 

살면서 누구라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 할 질문들이다.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마도 젊은이들이 이런 조언을 얻을만한 존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 의지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마치 인생을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더욱 의미있었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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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잠든 사이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지음, 권도희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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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으로 여덟 권의 로맨스 소설을 썼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이 자신의 실명으로 처음 출간한 작품이 바로 『정의가 잠든 사이에』이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 자신이 정치인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어느 정도 정치적 경험도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미 전세계 10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고 유니버셜픽처스의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작품 속 주요 설정은 대법관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대통령은 국제적 음모에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이는 나라의 대혼란이 예고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워드 윈 대법관이 갑작스레 혼수상태에 빠진 가운데 하워드는 대법원 서기로 일하고 있는 에이버리 킨을 법적 후견인으로 지명하게 된다. 대법원에서 일하긴 하지만 서기일 뿐인 그녀를 왜 법적 후견인으로 지목했을까. 

졸지에 에이버리는 대혼돈의 상황의 중심에 서게 되고 하워드 대법관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비밀리에 아주 특별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과연 에이버리가 하워드를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가열되고 그러는 가운데에서도 에이버리는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사건의 경위를 추적하게 되면서 사건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간다. 

오히려 자신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이 사건에 내밀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파악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또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작품은 단순히 여러 부분에서 다각도로 사건들이 발생하고 어느 하나 간단히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연상케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고 여러 부처가 관여되어 있으며 국제 조약, 국가 법률과도 상관있다. 여기에 생물유전학이나 바이러스가 등장하는데 과연 미국이라는 나라에 정의는 존재하는가라는, 비록 소설 속 상황이긴 하지만 나름의 논란의 화두를 던지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야기는 고작 대법원 서기인 에이버리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거대한 사건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에이버리를 하워드 대법원이 법적 후견인으로 지목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작품이 이어지는 동안 그녀 앞에 놓이는 많은 장애물과 그럼에도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에이버리의 활약 속 사라진 정의는 과연 실현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면서 상당한 흥미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확실히 영화보다는 드라마도 제작되면 극의 전개로 봐도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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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것들 네오픽션 ON시리즈 26
기에천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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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나 제목만 보면 상당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제11회 네오픽션상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뭔가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히나 호러와 판타지가 조합된 작품이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는데 그러면서도 ‘지금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 유독 좋아하던 인형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인형의 천이 헤져서 결국 버렸던 기억이 난다. 참 좋아했지만 시간의 흐름은 막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인형을 나이가 들어서도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커가면서 관심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며 점차 인형의 주인은 그 인형의 존재를 잊거나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이 작품 속 이야기에는 그런 존재 같은 깔랑이라는 토끼 인형이 등장한다. 여느 인형 같은 분명 주인으로 이희지라는 여자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심도가 줄어들어버린, 그러나 깔랑은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왜 희지가 자신을 더 사랑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 같은 거 말이다.

이야기는 상당히 기괴하고 그래서 크로테스크하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동네에 난 불이 인형이 저지른 것이라는 소문부터가 그렇다. 그 인형이 바로 토끼 인형 깔랑이며 희지라는 아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다 결국 버림받은 후 그에 대한 보복심리마냥 자기 의지를 갖게 된 깔랑이 인형 고문관 같은 여자의 집으로 가게되면서 그 집안에 존재하는 온갖 존재들과 그것들이 겪는 일들이 오싹함을 넘어 크로테스크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깔랑을 버렸던 희지의 등장과 그녀가 겪는 충격적이고도 끔찍한 일들이 말 그대로 잔혹동화를 넘어 너무나 기괴한, 그러나 무서운 방향으로 한번쯤 상상해봤음직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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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작은 별 하나까지 널 도와줄 거야
씨씨코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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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같이 뛰어내려 줄게』로 무려 96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씨씨코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응원에세이 『우주의 작은 별 하나까지 널 도와줄 거야』는 그녀의 전작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사람들이라면 분명 기다리고 있었을 책일 것이다.

응원에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온 우주의 힘이 나를 도와줄것 같은 그런 제목, 어떻게 보면 맹목적인 그 응원과 기원이 요즘 그 누구에게나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무계획 유럽 여행을 떠난 길에서 만난 사람들, 그 여행에서 느끼고 경험하고 깨달은 바를 담아낸 책은 분명 여행 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도 뭔가 인생의 깨달음을 전달하는, 삶의 물음표에 간결한 해답을 들려주는 철학서 같은 느낌마저 든다. 절대적으로 무겁지 않은, 그러나 충분히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이야기로 채워진 그런 철학서 같은 책 말이다. 

여행 이야기는 도시별로 기록되어 있긴 하다. Amsterdam, Berlin, Hamburg, Alps, Italy를 오가는 여행기 속 그 도시나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이 사진으로 남겨져 있기도 한데 대체적으로 짧지만 울림이 있는 글귀들이 오히려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는 나쁜 경험을 했을 때
거기에 완전히 잡아먹히고
모든 걸 그 감정에 내어줄 때가 많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러지 말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행복마저 미룬 채, 아니면 가까이 있는 것들에서 행복을 찾기 보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행복을 쫓아 현실을 감내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오늘의 행복을 절대 미루지 말자는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있겠지만 때로는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전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잔잔한 듯 하지만 나름의 소신이 느껴지는 묵직한 울림을 간직한 책이라는 점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되 행복 기원 응원 메시지에 공감하게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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