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아이오와 일기
문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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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일기시대』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문보영 시인의 신작이 바로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이다. 이 작품은 문보영 시인이 3개월 동안 아이오와 문학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IWP에 참가해서 여러 엑소포닉(exophoix, 이중 언어자) 작가들과 교류하며 보낸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 책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는데 시인으로 하여금 이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한 아이오와가 어떤 곳들이 궁금하기도 했던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면서도 책에도 이와 관련한 사인 이미지라도 좀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였다.

시인이 직접 그린것 같은 이미지가 나오기도 하고 다른 이미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흑백처리되어 있고 다소 작아서 아쉬웠다.

그러는 와중에도 책을 읽으며 과연 무엇이 시인으로 하여금 아이오와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했을까? 이곳에서가 아니라면 여전히 같은 시간을 살았을거라는 표현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이미 다른 선배 시인들이 다녀간 곳을 후배 시인이자 문인이 저자도 다녀온 셈인데 익숙한 공간을 떠나 외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한국과 한국인 작가로서의 정체성은 물론이거니와 근원적인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들은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시간들 같아 인생에서 이런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할것 같다.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곳에서 체류하면 스스로가 경험하고 마주한 것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고 고찰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잘 담겨져 있어서 단순한 에세이 집이라기 보다는 뭔가 조금은 사색의 시간을 함께 가져볼 수 있는 책이였던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 온 삶의 시간들을 돌이켜보게 만들고 앞으로 살아갈 삶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런 기회의 시간들에 대해, 비록 아이오와의 IWP에 참여하기란 힘들겠지만 간접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하는 시인의 이야기를 만나보면 좋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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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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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은 단골로 가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자신의 헤어 상태나 원하는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는 헤어 디자이너가 있으니 지속적으로 그곳에 가서 머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동네 미용실의 경우에는 아예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 미용실이 여성들을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는 비밀 요새의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바로 『로라미용실』 이야기다.

사실 로라미용실의 진짜 정체는 찬서와 정원장이 운영하는 탐정사무실이다. 특히 정원장은 지방경찰청 최초로 여성 경찰서장이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왠지 믿음이 가면서 전문성도 느껴진다. 

요즘은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헤어지는게 그 보다 더 중요해진 시대이다. 그만큼 교제 중에도 헤어지고자 한 이후에도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연인이였던 상대로부터 스토킹, 협박, 죽음에 이르는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로라미용실을 배경으로 데이트 폭력을 소재로 한 이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작품 속 탐정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찬서 역시 어머니를 교제 살인으로 잃었다. 무려 25년 전 어머니를 그런 이유로 잃고 형사가 된 경우이며 시간이 흘러 고향으로 돌아와 탐정 사무실을 차린 것이다. 그리고 찬서와 함께 하는 정원장은 경찰서장을 은퇴한 후에 위협에 놓인 여성들을 돕고자 한다. 

현실에서 피해자는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터무니없는 처벌을 받는다.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이 작품에서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에 어떻게 보면 현실에선 볼 수 없는 통쾌함이 느껴지는 대응이 그려진다. 

만약 현실에서도 이렇다면 피해자의 마음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고통을 조금씩 치유해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복수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현실에서도 데이트 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아닌 그들의 중심에서 그들을 위하는 방식으로 합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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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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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시가 아키라 작가의 신작으로 미스터리소설이다. 전작도 스토리가 충분이 있음직해 보이는데 이번 작품인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역시도 현실감 있는 소재가 흥미를 자아낸다. 

작품 속 주인공 다카요는 남편이 저지르는 폭력을 피해서 딸과 함께 지내고 있지만 이미 월세가 몇 달치가 밀려서 지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결국 급한 불은 꺼야 했기에 인터넷 사업체업자로부터 돈을 빌리지만 사실 이런 류의 업체가 그렇듯 고금이며 당장 월세만 해결되었을 뿐 각종 공과금도 밀려 있는 상황이라 너무 힘들다.

천만다행으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겠지만 밀린 돈은 커녕 고금리의 이자를 감당하기에도 쉽지 않다. 결국 악순환의 연속으로 다카요는 고금리의 대출 때문에 대출을 받는, 그래서 이것들이 더 많아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우리나라의 법정 이자율은 상한선이 있지만 여전히 불법 사채의 덫이 있고 실제로 시중의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몰리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에 소개된 소재나 스토리는 너무나 현실적이다. 

이런 다카요의 상황은 사채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상황을 절묘하게 그려내고 이런 다카요의 상황이나 심리를 이용하는 사채업자들 행태 역시 현실 속 모습들을 담고 있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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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의 소원해결소
요코제키 다이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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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표지가 인상적인 작품, 『삐에로의 소원해결소』는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요코제키 다이 작가의 작품으로 감동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다. 삐에로라고 하면 왠지 그 분장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다소 무섭게 느껴지는데 이 작품에서는 소원을 해결해준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나선 이 삐에로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도 작품을 읽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작품에선 취업에 실패한 료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료에게 삐에로는 소원이 뭐냐고 말해보라고 말하는데 그 물음이 황당한 것도 사실이지만 취업에 대한 마음이 컸기에 료는 자연스레 취직하고 싶다고 말하고 이에 삐에로는 료를 고용한다. 이 정도면 소원 해결엔 직방인가.

이때부터 료는 삐에로와 함께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들의 이야기와는 또다른 축으로서 시장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열린 시정을 꿈꾸며 시정 활동에 최선을 다하지만 제약회사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도시는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장이 폐쇄된 후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과 그 가족들까지 도시를 떠나면서 도시 전체가 경제난을 겪게 되는 문제는 실로 엄청난데 시장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게 쉽진 않아 보인다. 도시 한편에서는 삐에로가 사람들의 소원 해결을 해주며 활기를 띄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시장의 후원회장이 죽은 채 발견되자 시장이 유력한 용의자가 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그런 가운데 삐에로, 료, 신문기자가 합심해서 시장의 무죄를 증명하고자 하는데 시를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장의 위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삐에로의 활약, 그 삐에로에게 고용된 료와 신문기자까지. 각자가 이 사건 해결에 과연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도 주목할만하고 이들의 활약이 과연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궁금해지는 스토리 전개이다. 

의문스러운 삐에로 등장과 살인사건의 해결이라는 미스터리의 결합이 만들어 낼 감동 미스터리는 한 사람의 선의에서 비롯된 시작이 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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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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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쉽지 않았기에 도러시아는 노학자를 통해 그 지적 욕망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실제 결혼생활에서 남편인 캐소본이 보여준 모습은 학자적 무능과 그녀에 대한 질투, 그리고 다른 남자와의 불륜에 대한 상상이였고 이는 유산 상속까지 받지 못하게 하려고 유언장을 고치는 옹졸함으로 이어진다. 

또 사회적으로 보여지는 평판이라고 해야 할지... 지금도 이런 것들을 아예 무시할 순 없지만 프레드와 메리의 이야기를 보면 빚으로 힘들어하고 결국 신학을 공부하려고 하지만 이또한 자신이 원한 선택이 아니라 아버지의 강요나 다름없는 선택이였기에 그 선택이 반갑지 않았고 그런 사정을 모두 알고 있었던 메리와 메리 아버지 덕분에  프레드는 농부가 되기로 하고 결국 그토록 바라던 메리와의 결혼까지 성공하게 되는 인물인데 어떻게 보면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는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 목사라는 신분이 아닌 농부를 하려고 하는 아들의 선택을 프레드의 아버지는 이해할 수 없었을테지만 메리의 아버지는 기꺼이 프레드를 도와주니 프레드에게 있어서 어떻게 보면 진짜 가족은 메리와 메리 가족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한 인물인 리디게이트와 로저먼드 부부의 경우에는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힘들어하고 이때 도러시의 도움이 크게 작용한다. 리디게이트는 의사로서 의술에 대한 원대한 목표가 있었지만 아내 로저먼드에겐 그런 남편의 이상보다는 남편의 사회적 지위와 사치스러운 생활이 우선이였고 결국 이런 차이는 부부의 결혼 생활을 파국에 이르게 하지만 도러시아의 도움으로 부부의 위기를 잘 넘기고 서로에 대한 믿음까지 회복하게 되는 이야기다. 

빅토리아 시대의 다양한 군상들의 결혼을 둘러싼 모습들,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현실과 신분에 따른 사회적 인식,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 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여서 시대극으로 드라마화해도 상당히 재미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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