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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에스터 셀스던.지넷 츠빙겐베르거 지음, 이상미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에로틱한 작품에도 신성함은 있다.(p.18)
예술인가, 외설인가. 한 때 우리나라 소설가를 두고서 많이 나왔던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외국의 화가를 비유하자면 에곤 실레만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 그의 작품은 유독 누드화가 많다. 게다가 단순히 여성의 몸이 갖는 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적나라한 모습을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그런 그의 지나치게 솔직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지니는, 그 작품에 담고자 했던 에곤 실레의 예술에 대한 열의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자신만의 영역을 공고히 했다고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에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고 이번에 만나 본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에서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이 책은 문화예술 이슈인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레오폴트 미술관 특별전 기념 으로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함께 출간되었는데 화가 오스카어 코코슈카는 실레의 첫 런던 전시회에 대해 그의 작품들을 혹평한 것에 비해 그의 작품은 당시 빈의 주류적이고도 전통적 화풍을 탈피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개척해 나갔던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점이 그를 표현주의 화가 중 한 명이 아닌 거장의 반열에 올렸을거란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는 그런 실레의 탄생, 가족 관계, 어린 시절 불우했던 환경과 이후 친구와 후원자들을 통해 자신의 창작 세계를 넓혀가고 공고히 해가는 과정들이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음란과 외설을 오가는 당시로서는 충격적이였을 작품들이나 그의 사생활들도 만나볼 수 있다. 간혹 화가들의 삶을 보면 난잡하기 그지없는 삶도 있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실레의 경우를 보면 확실히 평범하지 않거니와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는 하나 고소를 당해 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하니 단순히 세상이 자신을 이해 못했다고 하기엔 당시 미성년자였던 발리와의 연애와 동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실레는 주류적 분위기에 반기를 들며 당시의 시대적인 분위기에 반항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로 또 어떤 면에서는 대중의 관음적 욕구를 채워주며 소위 돈이 되는 그림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고 할 수 있으며 자신도 사회적 지위 상승을 생각해 상당히 계획적으로 안내가 되었던 에디트 하름스에 접근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파격적인 그림만큼이나 자유분방했고 열정적이였던 삶을 살다 스페인 독감으로 젊은 나이에 요절한 에곤 실레의 예술가의 삶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책에는 에곤 실레의 모델이 되어 주었던 여동생, 연인, 아내의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보통 그의 작품집에서 보기 힘들었던 젊은 나이의 에곤 실레 자화상이나 그가 그린 풍경화를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그가 그린 풍경화는 확실히 그의 주류적 작품인 누드화나 초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풍의 그림이 의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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