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
이래인.이지환 지음 / 가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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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지환 작가가 공동집필한 책이라니, 조금 흥미롭다. 작가님의 전작들을 떠올려 보면 상당히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이지환 작품의 경우 다소 파격적인 소재들과 과감한 에로스가 존재함과 동시에 스토리만큼이나 감동과 재미도 공존하기에 로내스 소설 장르에서는 비교적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딸이 귀한 집안에서 딸 손주를 얻기 위해서 정 장군 집안과 이회장 집안에선 각각의 손녀와 손자를 결혼시키고자 한다.

그렇게 두 집안의 어른들의 강압적인 추진으로 결혼식을 올리게 된 인물이 바로 도도한 살쾡이 정예원 vs 거만한 늑대 이승후이다.

가히 밤의 황태자에 카사노바로 불러도 좋을 천하의 바람둥이 이승후와 도도한 듯 하지만 위로 네 오빠들의 과잉보호로 남자와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온 정예원이다.

어른들의 손녀 타령과는 별개로 예원과 승후는 서로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든지 둘의 관계를 끝내주겠다는 계약 아니 계약을 한 상태이다.
참한 외모와는 달리 남자에겐 무관심한 예원으로 인해서 답답한 것은 오히려 승후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예원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면서 승후는 예원이 자신에게 반하도록 하려고 하지만 천하의 이승후도 쉽지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승후만큼이나 그런 승후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예원이다.

결국 어른들의 바람대로 둘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집안의 소원대로 예원은 쌍둥이 딸을 낳음으로써 어른들의 소원을 성취시켜 드린다.

이지환님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약간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긴 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과정은 나름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지환식의  사랑이야기를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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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조례진 지음 / 발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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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스펙으로 따지자면 최강의 커플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스펙은 최고다. 주변(부모님 빽과 같은)은 제외하고 남녀 주인공 자신만의 스펙은 최강인 듯 하다.

시크한 매력이 돋보이는 남자 주인공이 한 없이 멋진 로맨스 소설이기도 하다.

터프한 그녀. 이휘경.
무감각한 그. 정이헌.
두 사람은 검사다. 그리고 어릴적부터 옆집에 산 관계로 은근히 비교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 이휘경은 그 정이헌에게 대놓고 라이벌을 외친다.

이헌은 어릴적 부터 너무 반듯했다. 애어른이란 말이 딱 맞는 어린이였다. 그런 그에게 봄바람을 몰고 온 이가 바로 이헌 자신을 대놓고 라이벌이라고 부르짓는 그녀 이휘경이다.

그때부터 그의 무관심을 가장한 휘경 바라기가 시작된다.

아닌 듯 하면서도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무수한 남자들의 관심으로부터 당당히 지켜내고 있다. 오로지 그녀 휘경만 모르는 사실이다.

휘경이 라이벌이라고 하니 그저 라이벌인 듯 행동해주는 이헌이다.

그런 둘 사이에도 변화가 찾아 온다. 휘경이 이헌에게서 라이벌이 아닌 남자의 향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평생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그 감정이 사실은 동경과 사랑의 또다른 표현이였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자신의 마음이 황당하고, 어이없어 망설이면서도 대학동기 두 친구의 도움으로 이헌과 휘경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고백하게 된다.

극 후반 이헌이 범죄자에게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둘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휘경은 끝까지를 이헌을 일에서의 라이벌로 외친다.

무엇보다도 남자 주인공인 이헌의 차도남 이미지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사랑스러웠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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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열쇠
타티아나 드 로즈네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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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사라의 인생이 너무 슬퍼서, 그리고 줄리아의 결혼 생활이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화가 나기도 했다.

1942년 7월 파리.

자유, 평등, 박애가 국가 이념인 프랑스에서 그와는 지극히 정반대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버린 어쩌면 기억 속에 자리조차 없는 지도 모른다.

그 당시 파리 시민들에게 '이 것은 일종의 비밀이었다. 과거 속에 묻힌 이야기.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 이야기.' 이다.

이 일은 모티브가 되는 1942년 7월 16일 벨디브 사건(벨디브 사건은 나치 치하의 프랑스에서 프랑스 정부가 유대계 프랑스인 만여 명을 기습 검거해 사이클 경기장인 '벨로드롬 디베르'에 가둬두었다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은 허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전부가 사실 같아서 모두가 거짓이길 바래본다.

 

프랑스인 지금의 남편 베르트랑과 결혼해서 프랑스에 살고 있는 미국인인 줄리아는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의 기자이다.

그런 그녀에게 편집장 죠수아는 벨디브 사건의 60주년을 맞이해서 이 사건을 기사화하길 권한다.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된다.

그녀는 벨디브 사건의 진실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갈 수록 이번 일에 자신의 시댁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건축가인 베르트랑은 현재 그녀의 시할머니가 살았던 낡은 아파트를 개조 수리중이고 공사가 끝나는 대로 딸 조에, 베르트랑, 줄리아가 들어가 살 계획이다.

시할머니는 현재 요양원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는 중이기에 그 집을 줄리아 가족들에게 물려 준 것이다.

이 이야기는 벨디브 사건 때 부모님과 함께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던 60년 전 사라의 이야기와 현재에 사라의 이야기를 뒤쫓는 줄리아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그리고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 줄리아와 사라의 이야기는 교집합이자, 합집합이 된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 뭐하러 기억하겠어? 이 나라의 가장 어두운 과거인걸." 이라고 말하던 어느 노파의 말처럼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또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게 기억 속에서 지워 버렸던 그 일이 되살아 난 것이다.

이와 함께 줄리아의 인생도 새로운 국면에 접하게 된다.

 

"가끔은 과거를 되돌아보기가 힘겨울 때도 있죠. 뜻밖의 불쾌한 사실들 때문에 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더 힘든 일이 잖아요." 라고 벨디브 사건을 담당하며 처리하고 있는 프랑크 레비는 말했다.

그녀 역시 불안했지만 그녀는 모두를 위해 진실을 알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60년간 유지되던 시댁의 비밀을 그들이 모두 알게 하고, 줄리아에 동조하는 가족과 그 반대의 가족으로 나뉘는 사태까지 된다. 반나치 투쟁에 목숨을 받쳤던 프리모 레비는 이렇게 말했다.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인 인간들 말이다."

 

그 사건 당시의 파리 시민들도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물론 시대적 상황에 편승한 인물도 있었을 테지만 그 상황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긴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을 도왔던 시민들도 적진 않았다.

그 당시 그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들조차 어쩔 수 없는 거대한 사건들 앞에서 맥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은 결코 꺾이진 않았다.

 

Zakhor. Al Tichkah.

기억할지어다. 절대 잊지 말지어다.

 

그러니 평생을 남들과 공유하지 못한 고통을 가슴으로 삼키며 살았던 사라의 마지막 말처럼. 잊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 그날의 그 사람들을 잊지 말고 영원히 기억해 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이 역사 속에 묻히지 않도록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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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퀸카
정경하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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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가족이 타인보다 못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을 보면 딱 그런 것 같다. 세상천지 혼자인 고아보다는 그래도 속 썩이지만 가족이 있는 게 낫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정하를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녀의 나이 19살에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급작스레 운명을 달리하셨다. 그로부터 모든 꿈을 접고 그녀는 오로지 홀로 남은 아픈 어머니와 그녀보다 5살이나 어린 이란성 쌍둥이 두 동생을 위해서만 살았다.

그게 가족이라 생각했다. 내가 힘들어도 다른 가족이 행복하면 그러면 괜찮은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서른을 앞둔 그녀는 결국 모든 것이 그녀 혼자만의 생각이였음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오로지 정하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만 생각하고, 여동생 정연은 기껏 퇴직금 미리 정산해서 교사 만들어 놨더니 제 사랑 찾아 결혼할테니 전세금 빼서 혼수해달라 한다.

게다가 끊임없이 사고쳐서 뒷감당하게 하는 남동생 정훈까지.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그녀의 편이라곤 없으며, 지친 마음 한켠 나눌 곳도 없다.

정연이 자신이 부끄러워 상견례 자리까지 그녀에게 숨긴 것을 계기로 그녀는 집을 나온다. 가출이다.

어디 갈 때가 없다는 것에 그녀는 더 서글프다.

그렇게 정처없이 떠나 도착한 곳이 지리산 자락의 조그마한 암자다.

그곳에서 주지 스님이자 유일한 스님이 여봉 스님과 선방에 기거하고 있는 선호. 우연히 머물게 된 정하까지 세사람의 기거가 동거가 시작된다.

산사에서 그녀가 차츰 선호와 묘한 감정적 교류를 할 찰라 어머니의 병환에 급히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정하에게 선호는 잊지 못할, 잊기 싫은 추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산사의 만남과 인연이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되고 그 사이 둘은 인연을 넘어 연인이 된다.

친구의 배신과 부모의 버림과 방치로 차갑기만 하던 그의 마음에도 봄이 온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다독여 준다.

둘의 사랑은 결국 결혼 그리고 쌍둥이 출산, 정하의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둘의 사랑에 지나치게 큰 난관과 억지스러운 설정이 없어서 좋았고, 무심한 듯 냉정한 듯 해도 제 여자만 사랑하고 그 사랑을 여과없이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의 모습이 유난히 더 멋져 보이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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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뉴욕 : 2011-2012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조은정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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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도시들 중에서 뉴욕은 꼭 한번 살아 보고 싶다. 모든 도시가 좋은면만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여러 영화나 미국 드라마 등에서 보여진 뉴욕은 세계 그 어느 도시들보다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뉴욕커가 되어 보고픈 마음도 이런 맘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뉴욕에 관련된 책은 눈이 한번 더 가고, 관심이 더 많이 생긴다.

이 책은 여행서이다. 여행 에세이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 뉴욕을 여행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서 여행 작가 조은정씨가 글과 그림을 담은 여행서인 것이다.

일반적인 지리적 분류에 따른 여행지를 소개한 여행서가 아니라 각각의 테마를 가진 분류법으로 나누어진 진짜 뉴욕 이야기이다.

뉴욕의 매력을 한껏 맡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뉴욕의 유명한 관광, 여행지와 꼭 해봐야 할 일들, 맛있는 세계의 음식들을 파는 곳들, 그리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뉴욕커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3 chapter는 이 책이 일반적인 여행서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내용이다.

또한 뉴욕의 사계절에 따른 그보다 더많은 매력을 소개한 코너도 볼만하다.

여행서라는 특징에 맞게 각 장소는 간략한 특징적인 소개와 함께 해당 홈페이지가 있는 경우엔 함께 적혀 있고, 찾아가는 방법의 경우 지하철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전화번호도 적혀 있다.

이 책이 2011년과 2012년을 겨냥한 책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변경된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 여행을 가지 전에 미리 확인해 보는 수고는 필요할 것 같긴 하다.

각 장소들에 대한 사진을 글과 함께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도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나른하고 따뜻한 오후의 센트럴 파크의 벤치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공원을 누비는 뉴욕커들을 바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언젠간 떠날 그날을 기약하며, <THIS IS NEW YORK>의 레알 뉴욕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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