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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주인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9월
평점 :
끊임없이 영미문화권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대표적인 단편들을 모은 책 『인형의 주인』은 고딕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그녀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 6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2016년 국제스릴러작가상 최우수 단편상 수상작인 「빅마마」도 포함된다니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해주고픈 단편모음집이다.
이외에도 나머지 5작품은 표제작이기도 한 「인형의 주인」을 비롯해 「군인」, 「총기 사고」, 「적도」, 「미스터리 주식회사」이며 주된 분위기는 공포라고도 할 수 있는데 평소 그녀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드거 앨런 포와 견줄 정도라니 더욱 기대된다.
뭔가 비주얼적으로, 아니면 물리적으로 대놓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보다는 심리 스릴러 같은 공포가 왠지 더 무섭게 다가오는데 표제작인 「인형의 주인」만 해도 그렇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남들이 보지 않는 틈에 인형을 훔쳐와 자신만 아는 곳에 숨겨놓는다는 것부터가 기이한데 그 인형에 관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군인」은 정당방위라고 말하는 한 남자의 주장 뒤에 감춰진 진실이 그려지고 「총기 사고」는 30여 년 전 발생한 총기 사고를 둘러싼 진실은 무엇인지 해나라는 인물의 회상으로 그려지고 「적도」는 헨리의 세 번째 부인이 된 오드리라는 여자의 남편에 대한 판단이 진짜인지 아니면 그녀의 단순한 상상 뿐일지 진실이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빅마마」가 과연 뭘까 싶었는데 의외다 싶었고 전학온 이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바이올렛 앞에 나타난 리타, 빅마마를 둘러싼 이야기이며 끝으로 「미스터리 주식회사」는 고서점의 이름으로 이 서점에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사람과 서점 주인의 관계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각 이야기들이 몰입감있게 잘 표현되어 있고 몽환적이거나 판타지한 공포라든가 아니면 초자연적인 것들의 등장이 불러오는 공포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일상생활 속 사람들의 심리와 관련해서 그 내면 속에 자리한 공포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다른 공포/호러 소설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