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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법학자 - 화가의 날선 붓으로 그린 판결문
김현진 지음 / 어바웃어북 / 2024년 9월
평점 :
지금도 예술은 다양한 시대상을, 때로는 어떤 사건에 대한 풍자와 해학, 또는 이를 넘어선 사회 고발적 포지션으로 창작되기도 한다. 그나마 요즘은 이런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다각화되다보니 그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텐데 이번에 만나 본 『미술관에 간 법학자』는 다양한 그림의 중심에 법이 있고 이러한 법을 소재로 하여 의미를 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 선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는 미술관련 종사자가 아닌 변호사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법정이나 법전이 아닌 미술관과 그림에 관심을 가진 것은 법 이야기가 법정과 법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며 그림들에 담긴 부조리, 불법, 위법 등을 발견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컸고 그중에서 지나친 조세부과에 항거하고자 했던 고디바 부인의 이야기를 그린 누드화로 이 작품이 놀라운 점은 그림의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고디바 부인의 행동에 마을 사람들이 보여 준 감사와 존경의 표시일 것이다.
이보다 더 강한 메시지가 있을까 싶은 놀라운 그림이였는데 책에는 이런 인간의 기본권을 물론이거니와 인간의 위선, 예술의 부흥과 관련한 이야기까지 3가지의 주제로 분류된 미술과 법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해당 그림과 관련한 법률적 사건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분명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점에서 수 백, 때로는 그 이전의 시대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과연 그림은 어떻게 그 부당함을 묘사하고 때로는 옹호하고 그 과정에서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출간되었던 '미술관에 간 000'시리즈의 하나로서 역시나 그 인기를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였다.
간혹 재판의 과정이나 처형의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구체적인, 개별 사건으로 접근한 그림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었던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