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건물 탐방기 - 노노하라 작품집
노노하라 지음, 김재훈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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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건물 탐방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인디게임 개발자이기도 한 노노하라 작가가 선보이는 첫 번째 일러스트 작품집이라고 한다. 공상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림들이 가득한데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게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신기하고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싶어질 때도 있다. 단순히 집만을 그린게 아니라 하나의 세상, 그리고마을 등을 그려내어 더욱 흥미롭다. 
단순한 그림 이상으로 마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구성인데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처럼 대륙의 전도가 나오고 또 세부적으로 평야지역, 연안/섬 지역, 산악/삼림 지역/협곡의 나라라는 4개의 지역으로 나눠서 거기에 해당하는 집, 가게, 산장, 마을 등이 그려져 있는 구성이다. 

마치 환상의 모험을 떠나는 주체가 있는 것처럼 여행 도구까지 꾸려서(제법 많고 구체적 물품들이 그려져 있다) 각 지역 별 목적지를 향해간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일러스트가 중심이다 보니 스토리는 짧게 소개되는데 그래도 마치 주인공인 돼지를 따라, 그 모험에 동행한 듯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스토리가 내레이션 같은 느낌도 든다.

마을이나 그 지역 전체가 그려진 경우도 있지만 집이나 가게 같은 곳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그려진 경우도 많은데 일단 수채화풍의 그림 색감이 상당히 예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 같은 경우에는 세부적인 구조가 마치 건출설계도마냥 그려져 있기도 하다. 

또 각 부분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곁들이고 있는데 명칭, 용도 등이 실제인 것을 설명하듯한 어조로 적어 두고 뭔가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여행 기념품까지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을 따라 함께 세상의 신비로운 곳들을 여행하고 그 세계에 자리한 매력적인 건물들을 탐방한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 이 자체를 짧은 러닝타임이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집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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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7주년 기념 플라워 에디션) -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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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가 들면서 그 사람의 품경이 드러나는 것들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말과 행동이다. 행동도 그렇지만 소위 입만 열면 깬다는 말처럼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도 상스럽게 말하거나 무식함을 느끼게 하는 경우 그 사람의 전체 이미지는 물론 심각한 수준인 경우에는 신뢰도까지 떨어지고 나아가 인생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말의 품격』이란 책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만나보게 된 7주년 기념 플라워 에디션이며 무려 19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언어의 온도』의 이기주 작가님의 인문서라고 한다.
흔히들 사람의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가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의미라고들 하고, 말을 많이 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말하기 보다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듣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총 4장에 걸쳐서 각 장마다 6개의 키워드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때로는 침묵이 왜 말보다 중요한지, 그리고 시선과 반응은 어떻게 하는지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이야기들이 나를 품격있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을것 같아 정말 '주옥'같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두고두고 말의 품격을 높이고 나아가 나의 품격을 드높이는 방법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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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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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가지의 디저트를 소재로 다섯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 바로 『녹을 때까지 기다려』 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디저트 역시 초콜릿, 이스파한, 젤리, 사탕, 슈톨렌으로 디저트라는 공통된 소재로도 이렇게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오한기 작가님의 「민트초코 브라우니」는 초콜릿이라는 디저트를 소재로 한다. 요즘 소위 사상 검증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무슨 공산주의에서나 있을법한 이 말을 경험하게 된 한 작가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동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부방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동네 커뮤니티 카페를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사상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곤란을 겪는 이야기로 작가님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결국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은 지극히 정상적인 작품을 쓰기로 하는 이야기인데  혹시 본인의 경험담이신가 싶다는...
한유주 작가님의 「세계의 절반」은 이스파한을 소재로 하는데 이게 뭐지 싶어 검색해 보니 대왕 마카롱 같은 거라고 하는데 타인의 전생을 보게 된 한 치과의사의 이야기로 타인의 전생이 왜 원래부터가 아닌 어느 날부터 보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길래... 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읽어보게 된다. 

박소희 작가님이 젤리를 소재로 쓴 「모든 당신의 젤리」는 판타지한 이야기다. 마치 인형이 살아 움직이든 곰 모양 젤리가 말을 걸어오는데 이 젤리는 자신의 전생이라고 해야 할지, 곰 젤리가 되기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는데 뭔가 기괴하지만 소원이 뭘까 싶으면서 누구라도 호기심에 일단 한 번 말해보라고 하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다.
「박하사탕」은 제목 그대로 사탕을 소재로 한 장희원 작가님의 이야기로 오래도록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이 한 친구의 부고 소식과 함께 오랜만에 마주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며 마지막 이지 작가님의 「라이프 피버」는 슈톨렌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소원했던 가족들과의 관계 속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해주는 매개체가 슈톨렌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크리스마스 날 먹는 빵이라는 슈톨렌이 오랜 시간이 흘러 집으로 돌아 온 주인공이 가족들과 마주한 채 보통의 가족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 대화를 이끌어 가는 순간 먹게 되는 디저트로 그려진다는 것은 어쩌면 원래 슈톨렌이 지닌 의미를 이 가족들 사이에도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일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섯 가지의 디저트, 생소한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일상적이거나 판타지한 순간에 등장해 이야기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있을지를,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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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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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이라는 작품이 국내에서도 화제였는데 바로 그 작가인 사라 페너의 신작이 바로 『런던 비밀 강령회』이다. 강령회를 잘 묘사한 표지가 전작과 함께 멋스럽게 느껴지는데 이번 작품은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컬트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작품 속 19세기 런던에서는 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있고 동시에 강령회가 유행하고 있다. 그리고 연쇄살인의 피해자의 가족들이 한 폐저택에 모이게 된다. 그들의 목적은 그날 밤 이곳에서 열리는 강령회 때문인데 보델린 달레어라는 상당히 유명한 영매로 보델린이 유명한 이유는 강령회를 통해서 피해자의 영혼을 이승으로 불러내고 그 영혼을 통해서 살임범이 누군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보델린의 강령회에 모인 이유도 이해가 가는 대목인데 그 와중에 보델린의 조수인 레나는 사실 동생이 살해되었고 유령을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를 통해서 동생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꽤나 매력적인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영매, 강령회, 그런데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런던 강령술 협회도 그렇고 과연 영매와 조수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살인사건의 살인범의 정체를 이번에도 알아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아울러 레나는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작품이다. 

특히 레나에게 있어서 강령회는 여동생인 에비와 친구 엘로이스의 죽음과 관련한 비밀과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그녀가 보델린의 강령회에 참석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영매인 보델린이 강령회를 통해서 불러내는 영혼도 그 대상이 특정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인데 그것은 바로 죽었으나 살해당한, 그것도 살인범조차 잡히지 않은 살인 피해자인 경우라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에도 이런 강령회가 있다면, 그래서 정말 보델린이 그 유명세만큼 어떤 증명을 해낸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강령회로 모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피해자의 가족들에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겠다 싶어진다. 

그런 가운데 보델린에게 런던 강령술 협회로부터 강령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오게 되고 애초에 보델린이 런던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자신조차 그 협회의 비리를 짐작하고 있던 차에 협회 회장이였던 볼크먼의 죽음과 그의 강령회를 열어달라는 협회의 요청이 과연 어떤 의미인가 싶은 우려가 들기도 한다.

애초에 여성은 출입을 금하던 곳에서 보델린에게 강령회를 요청했다는 사실도, 그 대상을 보더라도 뭔가 함정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기에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진행된다. 『넬라의 비밀 약방』도 분명 재미있었지만 신작 역시 소재만큼이나 스토리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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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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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쓰레기라고 했던가. 나 역시도 그런 걸 좋아한다. 정말 쓸모라고는 가만히 놔두고 보는 것 정도일것 같은, 그래서 아무리봐도 실용성은 없는 것들 참 좋아해서 어렸을 때는 나만의 보물 상자에 온갖 것들 모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아기자기한 예쁜 것들 좋아하지만 마냥 모으진 않는다. 마음이야 소장하고 싶지만 결국은 집정리 때 1순위로 집 밖으로 나가야 할 물건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예쁜 것들을 보면 마음 단단히 먹고 사지 않으려고 내적 갈등을 하기에 『잡화감각』이라는 책의 부제('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에 더욱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일본 도쿄의 니시오기쿠보에서 FALL이라는 잡화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그 쓸모를 다한, 그래서 굳이 어떤 공간에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 잡화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어딘가 모르게 등한시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 꽤나 철학적인 생각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 바로  『잡화감각』인 것이다. 

일종의 생활에세이 같기도 한 이 책은 결국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 줄 아는, 물건과 삶을 관조할 줄 아는 사색가이기에 탄생 가능했던게 아닐까 싶다. 

특히나 단순히 자신의 가게에 놓인 잡화들을 이야기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일본의 유명 잡화점이나 다양한 분야의 유명한 물건들이나 문학 등을 가져와서 이 책에 풀어놓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책을 펼쳐보면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 글들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유용과 무용 그 사이에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개인에 따라서는 그 범주를 명확히 하기 힘든 것일수도 있는 것이 잡화일 것이다. 그런 잡화의 세계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며 소비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는 도쿄 잡화점 주인의 이야기가 색다르지만 재미있게 전개된다. 

누군가에겐 잡화로 보일 물건도 또다른 누군가에겐 보물 같은 것일수도 있으니 잡동사니와는 분명 그 의미를 달리해 읽어본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잡화였던 것이 어느새 시대의 트렌드가 되기도 하면서 다시금 유행이 되기도 하는 걸 보면 이제는 잡화로 분류되는 것도 당시에는 나름 그 시대의 소비문화를 촉진했거나 아니면 대세 트렌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잡화를 넘어 잡화화 현상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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