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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아이들의 집』은 2022 부커상 최총 후보였던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미스터리 스릴러 장편소설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고아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고 지금도 국내 입양처를 찾지 못한 경우 해외로 입양되는 사례가 있을 것이다.
저출산에 인구절벽, 초고령화를 넘어 국가 소멸론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국내에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해외 입양으로 보내진다는 사실이 굉장히 아이러니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보면 여전히 혈육을 중시하는 인식이 오래도록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 작품 역시 이런 해외 입양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있게 다가오는데 정보라 작가가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이름이 수학의 도형 또는 무생물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기이한 이름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동학대 사건이 결국 살인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조사관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 무정형이며 아이가 다녔던 보육시절인 아이들의 집의 양육교사가 정사각형이다.
또 해외로 입양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인가가 있었다고 짐작하며 자신들의 입양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고자 하는 인물로 표와 관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무정형은 앞서 발생한 아동학대(살인) 사건이 발생한 건물을 관리하는 조사관이기도 하고 정사각형은 아이가 마지막으로 보냈던 국립보육시설의 양육교사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껴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의구심을 파헤치고자 한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흥미롭다.

게다가 모종의 일들로 인해 관이 졸지에 강제 추방과 표와결혼이 무산될 상황에 놓이면서 둘의 지위가 불안정해 버리고 이런 이유로 자신이 태어난 나라로 돌아와 조사를 하던 중 표와 관이 사실은 한국에서 같은 단체를 통해 입양이 되었는데 사실은 단순한 입양이 아니라 납치를 당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특이한 점은 이 아이들의 집이 보통의 보육시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는 선생님도 보육교사가 아닌 양육교사라고 하는데 아이를 잠시 맡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가 아이의 어린시절을 책임져 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아이를 양육교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제재하거나 어떤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묘하고 또 한편으로는 현실을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진짜 추구해야 할 돌봄 서비스와 진정한 양육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꽤나 묵직한 주제의 작품이 아니였나 싶다.
아울러 이 작품에 대해 소설가 듀나는 “로봇 공학과 인공 자궁 연구가 조금 더 발달한 근미래의 평행우주”이자 “아이들의 비명”이 들려오는, 조금은 “귀신 들려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이다. “살해당하고 이용당하고 버려지고 팔려 나간 아이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정보라식 미스터리 스릴러를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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